유명 오페라 집중 소개/추가로 읽는 366편

2. 필립 글라스의 '아크나텐'

정준극 2008. 9. 3. 06:22

아크나텐 (Akhnaten)

Philip Glass(필립 글라스)

 

 

타이틀: Akhnaten. 전3막의 오페라. 대본은 작곡자인 필립 글라스가 여러 동료들과 함께 작성했다.

초연: 1984년 3월 24일 독일 슈투트가르트(뷔르템부르크 슈타츠오퍼)

주요배역: 아크나텐(카운터 테너), 네페르티티(아크나텐의 부인: A), 호렘하브(장군, 장래의 파라오: Bar), 아예(네페르티티의 아버지, 파라오의 자문관: B), 아몬(아문)의 고승(T), 아크나텐과 네페르티티의 여섯 딸들(S+A)

사전지식: 파라오의 왕좌에 앉은 아크나텐은 태양신을 섬기는 이단이다. 그런 그가 세월을 초월하여 현대에 모습을 나타낸다. 작곡자 글라스는 아크나텐이 고대의 왕관을 쓴 현대인이라고 설명했다. 이 오페라의 음악은 글라스가 앞서 내놓은 종전의 오페라들에 비하여 소음이 더 많기 때문에 상당히 귀에 거슬린다. 기계적 음향효과가 거친 인상을 준다. 오페라 ‘아크나텐’은 제작자에 따라 해석이 다를수 있다. 최근의 어떤 제작자는 아크나텐을 이 세상에 빛을 가져오는 존재로 부각하였다. 휴스턴에서 미국초연일 때의 제작자는 아크나텐을 변덕스러운 양성체(兩性體: Hermaphrodite)로 표현하였다.

에피소드: 오페라 아크나텐은 글라스의 3부작중 마지막 편에 해당된다. 글라스의 3부작은 1976년의 ‘해변의 아인슈타인’, 4년후인 1980년의 ‘사티야그라하’, 그로부터 4년후인 1984년의 아크나텐이다. 제1부의 주인공은 천재과학자 아인슈타인이며 제2부의 주인공은 비폭력주의자인 간디이며 제3부의 주인공은 고대 이집트의 파라오이다.

                 

 

줄거리 무대는 테베(Thebes)와 아케타텐(Akhetaten). 시기는 BC1365-48년, 그리고 현재.

1막의 전주곡으로 A단조의 더블 베이스가 주제를 연주하며 변주곡이 뒤따른다. 서기관이 피라밋에서 장례문을 소리 높이 읽고 있다. 제1막. 파라오인 아멘호텝(Amenhotep: 아메노피스3세: Amenophis III)의 장례식이 진행되고 있다. 아크나텐의 아버지인 아멘호텝을 태양신 라(Ra)에게 인도하는 의식이다. 아크나텐(Akhnaten)이 새로운 파라오로서 의식을 주재하고 있다. 북을 치는 사람들이 앞을 인도한다. 아예(Aye)와 몇몇 남자들이 장송곡을 나직하게 부르며 등장한다. 남성합창은 대합창으로 변한다. 음악은 기본적으로 행진곡이다. 대합창의 마지막은 마치 환희의 절정을 이루는 듯 격렬하다. 장면이 바뀌어 아크나텐의 대관식이다. 상당히 긴 오케스트라 음악이 진행된다. 그러는 중에 아크나텐이 등장한다. 솔로 트럼펫이 우렁차게 울려 퍼지는 가운데 고승 아예와 대장군 호렘합이 의식문을 읽으며 등장한다. 아크나텐에게 왕관이 씌어지는 때에 내레이터가 아크나텐에게 부여되는 수많은 타이틀을 낭송한다. 대관식이 끝나면 합창단이 다시 합창으로 화답한다. 아크나텐이 창문에서 백성들을 향하여 창조주를 찬양하는 노래를 부른다. 아크나텐이 무대에 등장한지 20분이 지났지만 처음 부르는 노래이다. 아크나텐의 카운터 테너 음성은 과연 놀랄만하다. 아크나텐의 노래에 네페르티티(Nefertiti)가 합류한다. 네페르티티의 음역은 아크나텐보다 훨씬 아래다.

         

2막. 아크나텐이 나라를 통치한지도 어느덧 10년이 지났다. 무대는 신전이다. 고승과 일단의 사제들이 아문(Amun)신에 대한 찬송을 부르고 있다. 음악은 매우 드라마틱하다. 이 나라에는 다신을 숭배하는 사제들이 막강한 권력을 잡고 있다. 아크나텐은 다신을 숭배하고 있는 사제들의 성을 함락하고 아텐(Aten: Aton)을 유일한 태양신으로 선포한다. 아문신전의 지붕이 벗겨지자 태양신 아텐(Aten)의 햇살이 신전에 비친다. 장면은 바뀌어 내레이터가 태양신에 대한 기도문과 같은 시를 낭송할 때에 아크나텐과 네페르티티의 사랑의 듀엣이 울려 퍼진다. 아크나텐은 아텐신을 위한 새로운 신전과 새로운 도시인 아케타텐(Akhet-Aten: Akhtaten)을 건설한다. 아텐신의 수평선이라는 뜻이다. 새로운 도시를 완성했다는 팡파레가 울려 퍼진다. 이어 축하 댄스가 벌어진다. 아크나텐은 아텐 신을 위한 새로운 찬송을 부른다. 이 오페라의 핵심되는 부분이다. 만물에게 생명을 주는 태양에 대한 감사의 찬가이다. 이어 무대 뒤에서 합창단이 히브리어로 시편 104장을 노래 부른다. 시기적으로는 아크나텐의 시기보다 4백년 후의 일이다. 그런데도 아크나텐의 찬미와 시편의 찬양이 비슷하게 들린다. 

 


3막. 첫 장면은 아크나텐의 가족에 대한 것이다. 아크나텐과 네페르티티 사이에서 태어난 여섯명의 딸들이 등장한다. 가사가 없는 노래를 만족스러운 듯이 부른다. 이들은 왕궁 밖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전혀 모르는 것 같다. 내레이터가 시리아 총독의 편지를 읽는다. 적군과 싸울 군대를 지원해 달라는 내용이다. 그러나 아크나텐은 군대를 보내지 않는다. 나라가 절단될 위험에 처하게 된다. 그래도 왕궁 안에서는 밖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모른다. 무대는 아케타텐 신도시이다. 아크나텐이 통치한지 17년째가 되는 해이다. 대장군 호렘합과 고승 아예가 아텐 신전의 제사장들까지 합세한 가운데 백성들을 선동하여 새로 지은 왕궁을 공격한다. 이들은 결국 왕족들을 죽인다. 태양의 도시는 파괴된다.

 


장면은 바뀌어 폐허가 된 도시이다. 서기관이 아예(네페르티티의 아버지)의 무덤에서 비문을 읽고 있다. 서기관은 예전의 신이 되돌아온다고 말한다. 아크나텐의 아들인 투텐카문(Tutenkhamun)이 부서진 아문 신전을 복구한다. 무대는 바뀌어 현대의 이집트이다. 폐허가 된 고대도시 아크타텐이다. 현재는 아마라(Amara)라고 하는 유적지가 되었다. 일단의 관광객들이 아마라 유적지를 찾아왔다. 고대의 서기관이 관광 가이드가 되어 아마라의 유래에 대하여 설명한다. 하지만 관광객들은 아무런 흥미를 보이지 않는다. 관광 가이드도 안내하는데 관심이 없다. 아크나텐과 네페르티티 왕비와 티예(Tye) 모후의 망령이 나타나 폐허 속에서 의미 없는 노래를 부른다. 수평선에서 첫막에서 등장하였던 장례 행렬이 나온다. 장례 행렬은 아크나텐의 일행과 합류한다. 죽은 아크나텐의 아버지인 파라오의 모습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