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오페라 집중 소개/추가로 읽는 366편

85. 앙드레 프레빈의 '욕망이란 이름의 전차'

정준극 2008. 9. 21. 19:09

욕망이란 이름의 전차(A Streetcar Named Desire)

Andre Previn (안드레 프레빈)

 

1998년 샌프란시스코 오페라의 세계 초연. 스탠리(로드니 길프리)가 블랑세(르네 플레밍)의 위선적인 행동을 비난하고 있다.  


타이틀: A Streetcar Named Desire. 전3막. 테네씨 윌리엄스(Tennessee Williams)의 동명소설을 필립 리텔(Philip Littell)이 오페라 대본으로 만들었다.

초연: 1998년 샌프란시스코 오페라

주요배역: 블랑세 뒤부아(S), 스탠리 코왈스키(T), 스텔라 코왈스키(S), 해롤드 미치(Bar)

사전지식: 테네씨 윌리엄스의 ‘욕망이란 이름의 전차’가 브로드웨이에서 히트한지 50년이 지나서 지휘자로 유명한 안드레 프레빈의 작곡으로 오페라가 나왔다. ‘욕망...’은 미국 연극사에 있어서 중요한 랜드마크를 기록한 작품이다. ‘욕망...’은 두 사람의 상징적 인물의 갈등을 두 개의 서로 다른 문화의 충돌로 표현한 작품이다. 아름다운 블랑세는 미국 남부의 잊혀져가는 향수를 상징하고 있으며 스탠리는 산업사회에 따른 도시 이민자 계층을 상징한다.

에피소드: ‘욕망이란 이름의 전차’는 1947년에 브로드웨이 뮤지컬로 등장하였다. 엘리아 카잔이 감독했으며 말론 브란도(Marlon Brando)가 스탠리역을 맡았다. 1951년에는 역시 엘리아 카잔(Elia Kazan)이 감독하여 영화가 제작되었다. 비비안 리(Vivien Leigh)가 최우수여우주연상을 받는 등 여러개의 아카데미상을 받았다. 비비안 리는 블랑세의 역할을 맡았고 말론 브란도가 스탠리역을 맡았다. 뉴올리언스에 도착한 주인공 블랑세가 동생 스텔라의 집에 가기위해 탔던 전차의 노선이 ‘욕망’(Desire)이었다. 스텔라의 집은 뉴올리언스의 엘리시안 휠드 애비뉴(Elysian Field Ave.)와 훠부르 마리니(Faubourg Marigny)가 만나는 곳에 있다. 

 

 

2003년 비엔나 초연의 포스터                         1998년 샌프란시스코 세계초연 DVD 

 

줄거리: 블랑세 뒤부아(Blanche DuBois)는 이름이 말해주듯 프랑스계의 미국인이다. 미국 남부의 프랑스 영향지역에서 태어났다. 블랑세는 프랑스식 생활에 젖어 우아하고 고상한 스타일이다. 블랑세는 모든 사람이 부러워할 만큼 괜찮은 남자를 만나 결혼하였으나 나중에 알고보니 동성연애자였다. 그러므로 블랑세의 부부생활은 비참한 것이었다. 블랑세의 남편은 블랑세를 만족시켜주지 못하는 자신을 증오하여서 결국 자살한다. 블랑세는 먹고 살기 위해 고등학교 영어교사가 된다. 블랑세는 마치 환상을 쫓듯 여러 남자들과 스캔들을 만든다. 블랑세는 나무에서 수액이 빠져나가는 것처럼 점차 기력을 잃는다. 술은 블랑세의 유일한 동반자가 된다. 그러던중 17세의 남학생과 정사를 벌인 것이 알려져 교사로서 학교에 머물수 없게 된다. 블랑세는 마지막 피난처로 동생 스텔라(Stella)의 집에 가서 살기로 한다. 블랑세는 동생 스텔라의 집에서 안심하고 쉬게 되기를 희망한다. 그러나 활달한 스텔라는 언니 블랑세가 바라는 조용하고 품위있는 생활을 마련해주지 못한다. 블랑세를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스텔라의 남편인 스탠리 코왈스키(Stanley Kowalski)이다. 폴란드 이민 출신의 스탠리는 군대에서 제대하고 나서 트럭 운전사로 일하고 있다. 스탠리는 성격이 격렬하고 폭력적이다. 그는 자신이 남자다운 사람, 즉 마초(Macho)라고 생각한다. 그런 스탠리의 눈에는 처형인 블랑세가 거짓으로 몸을 감싼 중년의 여자로 비친다. 오페라의 내용은 원본 소설과 약간씩 다를수 있다.


제1막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저택과 직장을 잃은 블랑세가 뉴올리언스에 사는 동생 스텔라를 찾아오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처음 하루 이틀은 아무런 문제가 없이 모두 그런대로 지낸다. 얼마후 스탠리는 블랑세의 일부러 꾸민듯한 행동과 말씨 등에 대하여 못견딜만큼 화가 치민다. 더구나 블랑세는 자기 부인인 스텔라에게 돌아갈 유산까지도 독차지하더니 결국은 모두 잃지 않았던가! 스탠리는 거짓으로 일관하는 블랑세의 과거를 사람들에게 폭로하고 싶은 심정이다. 사실 스탠리가 알고 있는 블랑세의 과거는 스탠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더 비극적이며 더 지저분하고 더 탐욕스럽다. 어느날 집에서 포커 게임이 있었다. 블랑세는 이 자리에서 미치(Mitch: Harold Mitchell)를 만난다. 스탠리의 직장 동료이다. 미치는 마치 마마보이와 같은 타입이지만 실은 연상의 여인에 대하여 어머니와 같은 애정을 느끼는 타입이다. 미치는 결혼하여 아이까지 있다. 블랑세는 그런 미치에게 눈길을 준다. 이날 밤, 술에 취한 스탠리는 아내인 스텔라가 자기편을 들어주지 않고 블랑세의 편만 들어준다고 하면서 폭력을 휘두른다. 블랑세는 동생이 그렇게 매를 맞자 너무나 충격을 받아 동생 스텔라에게 집을 버리고 떠나라고 충고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중에 스텔라는 남편 스탠리의 침대로 기어든다. 다음날 아침, 스탠리는 블랑세가 동생 스텔라에게 어떻게 그렇게 매를 맞고도 남편의 침대에 들어가느냐며 비난하는 소리를 듣는다.

 

블랑세의 생일파티에서 블랑세의 과거를 비난하고 있는 스탠리(오스틴 오페라)


제2막은 그로부터 몇주 후이다. 스탠리는 아내 스텔라에게 로렐(Laurel)에 살고 있는 어떤 친구가 블랑세에 대하여 나쁘게 말하며 어디 있는지 궁금하다고 물었다는 얘기를 해준다. 스탠리는 좁은 집에서 블랑세와 함께 사는 것이 불편하다. 그날 저녁, 스탠리는 이미 임신중인 아내 스텔라와 함께 외식을 하러 나간다. 홀로 집에 있는 블랑세는 고독하고 버려졌다는 느낌을 받는다. 블랑세는 신문배달하는 소년을 유혹하려고 하지만 소년이 마지막 순간에 블랑세의 손길을 뿌리치고 돌아서는 바람에 뜻을 이루지 못한다. 블랑세는 미치에게 연락하여 그와 함께 데이트하러 나간다. 미치는 블랑세에게 마음을 털어 놓으며 사랑한다고 말한다. 블랑세는 미치에게 젊은 여인으로서 잠시 어떤 동성연애자와 결혼하여 살았으며 남편이 자살하였다는 얘기를 해준다. 그러면서 그런 남편을 가졌었다는데 대하여 대단히 부끄럽게 생각한다고 말한다.

 

블랑세를 강간하는 스탠리(르네 플레밍과 로드니 길프리)


제3막. 그로부터 또 몇주후, 블랑세의 생일날이다. 미치는 아직 생일파티에 도착하지 않았다. 스탠리는 미치의 가정과 결혼생활이 블랑세 때문에 위협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스탠리는 친구로부터 들은 얘기라고 하면서 블랑세가 전에 살고 있던 마을에서 심지어 어린 학생을 유혹하여 정사를 가졌기 때문에 마을에서 쫓겨났다는 얘기를 털어 놓는다. 생일파티는 없던 일이 된다. 스탠리는 블랑세에게 버스표를 주면서 전에 살던 마을로 돌아가라고 요구한다. 그러면서 미치가 블랑세의 과거에 대하여 모두 알고 있기 때문에 생일파티에도 오지 않는 것이라고 덧붙인다. 블랑세는 아무 말도 못한다. 블랑세의 마음은 산산조각이 된다. 그날 밤, 스텔라는 조산의 기운이 있어서 급히 병원으로 실려 간다. 잠시후 술에 취한 미치가 찾아와 블랑세에게 심한 비난의 말을 퍼붓는다. 블랑세의 마음은 더구나 심하게 찢어진다. 두 사람은 모두 감성적인 피난처를 잃는다. 블랑세의 마음은 산산조각이 난다. 그날 밤, 병원에 갔다가 집에 돌아온 스탠리가 블랑세를 강간한다. 블랑세의 마음은 결국 완전히 파괴된다. 블랑세는 스탠리가 자기를 강간할 때에 만족감과 비참함을 함께 느꼈던 것을 증오한다. 블랑세는 정신이상을 일으킨다. 그로부터 며칠후, 스텔라는 언니 블랑세를 정신병원으로 보내기로 한다. 스텔라는 블랑세에게 그를 흠모하는 어떤 나이든 사람을 만나러 가자고하며 준비한다. 실제로 그런 사람은 없다. 블랑세는 동생 스텔라에게 스탠리를 비난한다. 스텔라는 블랑세의 그런 비난을 믿지 못한다. 스텔라는 언니 블랑세를 정신병원으로 보내기 위해 짐을 싸고 있다. 이제 블랑세는 알지 못하는 사람들의 친절함에 의지해야 한다. ‘욕망’과 함께, ‘욕망’으로 향하는 여행의 마지막 정류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