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사람의 핀토(Die drei Pintos) - The Three Pintos,
Carl Maria von Weber (칼 마리아 폰 베버)의 3막 코믹 오페라
클라리싸(Barbara Zechmeister)와 고메즈(Peter Furlong). 웩스포드 공연.
타이틀: Die drei (PintosThe Three Pintos ). 전3막의 코믹 오페라. 대본은 테오도레 헬(Theodore Hell)이 맡았다.
초연: 1888년 1월 20일 라이프치히 노이에스 슈타트테아터(Neues Stadttheater)
주요배역: 돈 판탈레오네 로이즈 데 파체코(Don Pantaleone Roiz de Pacheco: 귀족: B), 돈 고메즈 데 프레이로스(Don Gomez de Freiros: 귀족: T), 클라리싸(Clarissa: 돈 판탈레오네의 딸: S), 라우라(Laura: 클라리싸의 하녀), 돈 가스톤 데 비라토스(Don Gaston de Viratos: 학생이었던 신사: T), 암브로시오(Ambrosio: 돈 가스톤의 하인: Bar), 돈 핀토 데 폰세카(Don Pinto de Fonseca: 젊은 시골 신사: B), 이네즈(Inez: 여관집 딸: S), 여관집 주인(B), 군악 대장(T)
사전지식: 1821년에 극작가인 테오도레 헬(Theodore Hell)은 베버에게 Der Brautkampf(신부 전쟁: The Battle for the Bride)이라는 극본을 주고 오페라로 작곡하여 볼것을 권유했다. 그러나 베베는 제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하며 Die Drei Pintos(세 사람의 핀토)라고 고쳤다. 핀토는 주인공의 이름이었다.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 진짜 핀토 이외에 두 사람이 자기가 핀토라고 주장함으로서 결국은 세 사람의 핀토가 빚는 코미디였다. 베버는 1821년에대본을 받았지만 약속된 3년이 지나도록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했다. 당시 베버는 Euryante(오이리안테)에 열중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베버는 ‘세 사람의 핀토’를 완성하지 못하고 1826년 세상을 떠났다. 베버가 만들어 놓은 것은 일부분에 대한 스케치뿐이었다.
베버의 유족들은 ‘세 사람의 핀토’를 완성해야겠다는 일념으로 여러 작곡가들과 접촉하였으나 누구도 선뜻 나서서 맡겠다는 사람이 없었다. 그러던중 베버의 미망인인 카롤리네(Caroline)가 마이에르베르와 연결이 되어 미완성 악보를 건네주며 완성을 부탁하였다. 마이에르베르는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몰라도 스케치 악보를 받은후 카롤리네가 세상을 떠날 때까지 무려 26년 동안 아무런 작업도 하지 않았다. 카롤리네가 세상을 떠나자 마이에르베르는 받은 그대로의 스케치 악보를 베버의 가족에게 돌려주었다. 카롤리네의 아들 막스(Max)가 또 다시 여러 사람을 접촉하여 오페라를 완성해 달라고 부탁하였지만 그럴 때마다 ‘포기하는 것이 좋을 것이외다’라는 대답을 들었을뿐이었다.
1881년 막스가 죽자 그의 아들 카를(Carl: 베버의 손자)이 베버의 음악관련 유산을 모두 물려받게 되었다. 카를 역시 이 사람 저 사람과 접촉하다가 마침내 당시 26세의 구스타프 말러를 만나 승낙을 받았다. 당시 말러는 라이프치히 국립극장의 부지휘자였다(1886-87 시즌). 말러는 작곡에 도움을 받기 위해 자주 카를의 집을 방문하여 자료도 찾고 얘기도 나누었다. 말러가 카를의 집을 자주 방문했던 것은 실은 카를의 부인인 마리온(Marion)에게 푹 빠져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카를은 말러와 자기 부인인 마리온이 친밀하게 지내는 것을 보고도 할아버지 베버가 남긴 ‘세 사람의 핀토’를 완성해야 한다는 일념으로 못본채 했다고 한다. 어쨌든 말러는 1887년에 베버가 스케치한 암호와 같은 내용들을 해석하고 베버의 스타일로 ‘세 사람의 핀토’를 완성하였다. 원래 베버가 만들어 놓은 스케치는 일곱 편의 곡(넘버)이었으나 말러가 무려 13편의 곡을 추가하였다. 하지만 베버의 라이트모티브(Leitmotif)와 주제는 최대로 살렸다. 말러는 오페라에 나오는 인터메쪼(Intermezzo)를 말러의 교향곡 1번의 1악장에 그대로 사용하였다. 인터메쪼는 말러가 완전히 작곡한 곡이었다.
에피소드: 1888년 라이프치히에서의 초연은 말러가 직접 지휘하였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는 말러가 완성한 베버의 ‘세 사람의 핀토’에 대하여 큰 찬사를 보냈다. 그러나 지휘자인 한스 폰 뷜로브(Hans von Buellow)가 ‘그것도 작곡이라고 했나?’라며 혹평하자 견해를 바꾸었다. 게다가 당시 유명한 평론가인 에두아르트 한스리크(Eduard Hanslick)도 혹평을 서슴치 않자 ‘세 사람의 핀토’는 슬며시 무대에서 사라지게 되었다. 1911년 말러가 세상을 떠난 후에는 더욱 그렇게 되었다. 그렇다고 완전히 도외시된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2003년에는 영국 웩스포드(Wexford) 페스티벌에서만해도 6회의 공연이 있었다.
진짜 핀토는 주점에서 술마시기에 정신이 없다.
줄거리: 시기는 17세기 후반. 장소는 무어의 영향아래애 있는 스페인. 제1막. 돈 가스톤 데 비라토스(Don Gaston de Viratos: 가스톤)는 친구들과 작별하고 마드리드로 가서 정부 관리의 자리를 얻고 내친김에 아름다운 아가씨도 만나 결혼할 계획이다. 평소에 가스톤을 은근히 사모해 온 여관집 딸 이네즈(Inez)는 가스톤이 마드리도로 떠난다고 하자 마치 경고하듯 Romance of the Lovesick Cat Mansor(상사병에 걸린 고양이 만소르의 로맨스)라는 노래를 부른다. 성실하지 못한 사람이 오히려 자기의 연인을 궁지에 몰아넣는다는 내용의 노래이다. 말하자면 ‘나를 버리고 가면 십리도 못가서 발명이 난다’는 내용이다. 그때 좀 바보스럽고 어리 숙한 시골신사인 돈 핀토 데 포네스카(Don Pinto de Fonesca)가 나타난다. 그도 마드리드로 가는 길이었다. 오래 전에 양가 부모의 약속으로 결혼이 예정되어 있는 돈나 클라리싸(Donna Clarissa)라는 아가씨와 결혼하기 위해 마드리드로 가는 길이다. 핀토는 결혼 상대자인 클라리싸를 처음 만나는 것이기 때문에 과연 어떻게 생겼는지, 마음씨는 어떤지 궁금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클라리싸를 만나면 어떤 방법으로 청혼해야 하는지도 걱정이다. 가스톤은 핀토에게 사랑은 불같이 뜨거운 것이라고 하며 청혼에 대한 모든 예술을 가르쳐주겠다고 나선다. 그러면서 자기 하인인 암브로이스(Ambrois)를 연습대상으로 하여 사랑의 고백과 청혼을 시범하며 핀토에게 잘 지켜보라고 한다. 하지만 핀토는 너무 복잡하여 제대로 신경을 쓰지 않는다. 대신에 먹고 마시는 데에만 정신을 쓴다. 가스톤은 그런 핀토를 일견 가엽게 여기며 미지의 아가씨인 클라리싸를 바보같은 핀토로부터 구원해야겠다는 일종의 사명감을 갖는다. 가스톤은 핀토를 술에 취하게 만든후 그의 주머니에서 결혼을 약속한 편지를 몰래 빼내어 간직한다. 가스톤은 하인 암브로이스와 함께 핀토를 여관방에 잘 모셔놓고 푹 자도록 한후 마드리드로 향하여 발길을 재촉한다. 여관에 있던 다른 사람들이 가스톤의 계략을 알고 박수를 치며 잘 갔다 오라고 한다.
제2막. 돈 판탈레오네 로이즈 데 파체코(Don Pantaleone Roiz de Pacheco)는 하인들을 있는 대로 다 불러 모은다. 하인들은 영문을 몰라 궁금해 한다. 판탈레오네는 하인들에게 시골에 사는 오랜 친구의 아들인 핀토가 딸 클라리싸와 결혼하기 위해 마드리드로 오니 모두들 준비를 잘 하라고 당부한다. 모두들 흥분해서 기뻐하지만 당사자인 클라리싸는 가만히 한숨을 쉰다. 클라리싸는 다른 어느 누구와도 결혼하고 싶지 않다. 돈 고메즈 데 프레이로스(Don Gomez de Freiros)를 사랑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클라리싸는 사람들에게 대놓고 고메즈를 사랑한다고 말할 처지가 되지 못한다. 왜냐하면 고메즈는 얼마전 결투를 한 후에 숨어 지내야 할 입장이기 때문이다. 고메즈는 뛰어난 검객으로 훌륭한 신사이다. 클라리싸가 수심에 쌓이자 하녀 라우라(Laura)가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위로한다. 무슨 수를 써야겠다고 생각한 클라리싸는 비밀리에 고메즈를 집으로 오라고 한다. 클라리싸를 만난 고메즈는 두 사람의 사랑을 굳게 지킬 것을 검(劍)을 걸고 약속한다. 고메즈는 내일 아침에 당장 핀토라고 주장하 나타나 클라리싸에게 청혼키로 한다.
제3막. 라우라와 하인들은 결혼준비로 부산하다. 이때 가스톤이 하인 암브로이스를 데리고 나타난다. 가스톤은 자기가 핀토라고 말하여 영접을 받는다. 가스톤은 웅장한 저택과 아름다운 클라리싸를 보고 장난이 아니라 진짜로 클라리싸와 결혼할 마음을 품는다. 한편, 넉살좋은 암브로이스는 라우라를 보고 첫눈에 반하여 수작을 건네다가 결국 라우라의 사랑을 얻어낸다. 잠시후 고메즈가 나타나 자기가 핀토라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클라리싸를 만나 사랑을 고백한다. 클라리싸가 고메즈의 사랑고백에 손을 내밀었음은 물론이다. 그러자 가스톤이 자기야 말로 진짜 핀토라고 하면서 훔친 결혼 약정서를 내보인다. 고메즈가 불리한 입장이 된다. 의기양양한 가스톤은 고메즈에게 결투를 청하고 판가름하자고 제안한다. 가스톤은 고메즈가 뛰어난 검객인 것을 모른다. 고메즈는 또 다시 결투를 하여 사람을 죽임으로서 명예스럽지 못한 사람이 되는 것만은 피하고 싶었다. 그래서 편지를 가진 가스톤이 진짜 핀토인 것으로 믿어 신사로서 클라리싸를 양보한다. 한편, 가스톤은 고메즈가 뛰어난 검객인 것을 알고 놀라며 공연히 결투를 신청한 것을 후회한다. 고메즈는 그러한 가스톤에게 결투는 없던 것으로 하자고 제안한다. 가스톤도 양심의 가책을 받아 고메즈야 말로 클라리싸와 결혼하기에 합당한 신사라고 단정하고 모두의 앞에서 고메즈를 진짜 핀토라고 선언한다.
이제 진짜 핀토가 등장할 차례이다. 술에 취해 여관방에서 자고 있던 진짜 핀토는 술에서 깨어나자 발길을 서둘러 마드리도에 온다. 판탈레오네의 저택에서는 바야흐로 결혼식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때 진짜 핀토가 나타나 자기가 신랑이 될 사람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아무도 그를 진짜 핀토라고 믿어주지 않는다. 그러자 진짜 핀토는 시골에서 가스톤으로부터 잠시 배워서 기억하고 있는 온갖 미사여구와 제스추어를 동원하여 클라리싸에게 사랑을 고백하고 청혼한다. 하지만 너무 어색하고 우스꽝스러워 모두들 진짜 핀토를 정신 나간 사람쯤으로 본다. 진짜 핀토는 저쪽에 서 있는 가스톤을 보자 무조건 달려가서 훔친 편지를 내놓으라고 난리를 편다. 그러나 가스톤은 이 어리석은 인간이 무슨 잠꼬대 같은 소리를 하느냐고 하면서 진짜 핀토를 칼로 위협하여 밖으로 몰아낸다. 진짜 핀토는 자기의 어리석음으로 클라리싸의 저택에서 쫓겨난다. 그렇지만 웬일인지 홀가분한 입장이다. 귀찮은 격식 속에서 살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오히려 기쁘다. 이제 아무도 고메즈와 클라리싸의 결혼을 방해할 사람이 없다. 가스톤과 암브로이스는 자기들의 모험이 그런대로 성공적이었다고 자찬하면서 만족해한다. 더구나 암브로이스는 라우라와 결혼까지 약속하지 않았는가? 또한 가스톤은 훌륭한 인품의 신사로 인정을 받아 판탈레오네의 주선으로 정부의 고위 관리의 자리를 약속 받는다.
진짜 핀토는 오히려 그 미련함으로 가짜로 오해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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