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로메(Salome)의 정체
- 살로메라는 이름은 오스카 와일드가 지어낸 것-
쟁반에 담은 세례 요한의 머리를 들고 있는 살로메. 레온 헤르보 작.
신약성서에는 세례 요한을 죽음으로 몰고간 여자의 이름이 살로메라고 설명된 구절이 하나도 없다. 다만 ‘헤로디아의 딸’이라고만 설명되어 있다. 신약성서에서 ‘헤로디아의 딸’에 대한 스토리는 마태복음 14장 6-11절, 마가복음 6장 21-28절에만 나온다. 다시 말하지만 두 복음서에는 문제의 여인을 모두 ‘헤로디아의 딸’이라고만 설명했으며 살로메라는 이름은 언급되지 않는다. 의붓아버지인 헤롯은 부인인 헤로디아의 딸을 ‘소녀’라고 불렀다. 따지고 보면 자기의 딸이기도 한데 소녀라고 부른 것이다. 소녀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10대의 어린 아가씨를 말한다. 사랑에 대하여는 아직 눈을 뜨지 않은 나이라고 생각할수 있다. 신약성서에는 헤로디아의 딸이 세례 요한을 사랑했다는 얘기는 나오지도 않는다. 살로메가 세례 요한을 사모했다는 얘기는 도대체 어디서 연유한 것인가? 그보다고 헤로디아의 딸의 이름이 살로메라는 근거는 어디서 연유한 것인가 결론적으로 말해서 헤로디아의 딸에게 살로메라는 이름을 붙여준 사람은 극작가 오스카 와일드(Oscar Wilde)이다. 그가 1893년에 내놓은 희곡의 제목이 ‘살로메’이다. 오스카 와일드는 희곡 '살로메'에서 살로메가 세례 요한을 깊이 사랑하였다는 내용을 넣었다. 아무튼 이 희곡을 바탕으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가 오페라를 작곡하였다.
소프라노 패트리시아 라세트. 엘에이 오페라
오페라에는 헤로디아의 딸이 헤롯 안티파스의 생일잔치에서 ‘일곱 베일의 춤’을 추었다는 얘기가 있다. 이 얘기도 신약성서에는 나오지 않는다. 역시 오스카 와일드의 창작이다. 왜 하필이면 일곱 베일의 춤이라고 했을까? 일곱은 행운의 숫자이므로 그렇게 붙인 것 같다. 오스카 와일드가 일곱이란 숫자를 택한 것은 일곱 천체(天體)를 표현하기 위해서인 것 같다. 일곱 천체는 해, 달, 수성, 금성, 화성, 목성, 토성을 말한다. 일곱 천체는 하늘에 올라간 영혼들의 상징이다. 일곱 베일은 일곱 가지 신비한 경험을 말한다. 즉, 꿈(Dream), 이성(Reason), 열정(Passion), 희열(Bliss), 용기(Courage), 동정(Compassion), 지식(Knowledge)을 말한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오페라 '살로메'에서 일곱 베일의 춤을 추고 있는 소프라노 Susan Pierson
참고로 신약성서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에 나오는 헤로디아의 딸에 대한 얘기는 다음과 같다. 헤롯 안티파스는 자기의 형제인(일설에는 동생) 빌립이 세상을 떠나자 그의 아내 헤로디아와 결혼하였다. 세례 요한은 이를 두고 형제의 아내를 취한 것은 옳지 못하다고 비난하였다. 그렇게 비난하자 헤로디아는 세례 요한을 원수로 여기고 죽이고자 하였다. 하지만 헤롯은 사람들이 요한을 의롭고 거룩한 사람이라고 믿고 있어서 함부로 할수 없었다. 헤롯은 요한을 두려워하면서도 요한의 비난을 어쩔수 없이 받아들였다. 그러나 새로 부인이 된 헤로디아의 경우는 달랐다. 헤로디아는 요한의 비난을 참을수 없었다. 결국 헤롯은 헤로디아의 간청에 못이겨 요한을 잡아 옥에 가두었다. 헤로디아는 요한을 죽여서 입을 다물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여 그를 죽일 기회만 노리고 있었다. 마침 헤로디아에게 좋은 기회가 왔다. 헤롯이 자기 생일에 대신들과 천부장들과 갈릴리의 귀인들을 초청하여 잔치를 열었다. 헤로디아는 자기의 딸에게 연회 석상에 나가서 춤을 추라고 했다.
살로메 역의 니콜라스 쿤
헤로디아의 딸은 헤롯의 앞에서 춤을 추어 헤롯과 그와 함께 앉은 자들을 기쁘게 했다. 헤롯은 그 소녀에게 무엇이든지 원하는 것이 있으면 주겠다고 말했다. 나라의 절반이라도 달라면 주겠다고 약속했다. 헤로디아의 딸은 어머니에게 가서 무엇을 달라고 하면 좋겠느냐고 의논하였다. 헤로디아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자기의 딸에게 세례 요한의 목을 달라고 시켰다. 헤로디아의 딸이 헤롯에게 다시 나와서 세례 요한의 머리를 쟁반에 얹어 달라고 청했다. 헤롯은 몹시 근심했지만 자기가 맹세한 것이 있으므로 거절하지 못하고 시위병을 보내어 옥에 갇힌 요한의 머리를 가져오라고 명령했다. 시위병이 옥에 갇힌 요한의 목을 베어 소반에 얹어 소녀에게 주니 소녀가 그 어머니인 헤로디아에게 전했다. 대단한 모녀였다. 덧붙이자면 신약성경에는 진짜 살로메라는 이름이 별도로 나온다. 열두 제자중에서 요한과 야고보의 어머니의 이름이 살로메라고 나온다. 예수께서 십자가에 달리셨을 때에 주변에 있던 여인중 한 사람의 이름이 살로메였다. 살로메는 성모 마리아의 여동생으로 되어 있다. 살로메의 아들은 사도 요한이라고 한다. 그래서 십자가상의 예수께서 어머니인 마리아를 사촌동생인 요한에게 잘 모셔달라고 부탁하셨다는 것이다.
소프라노 패트리시아 라세트. 피츠버그 오페라
'오페라 이야기 > 오페라 더 알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르페우스 이야기 (0) | 2010.05.24 |
---|---|
슈타츠오퍼를 빛낸 중국 오페라 뮬란(木蘭) (0) | 2009.12.14 |
'트로이 사람들' 스토리 (0) | 2008.10.24 |
베를리오즈와 카롤린 공주 (0) | 2008.10.24 |
작곡가의 영향력 - 바그너가 1위 (0) | 2008.10.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