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궁 일화/창덕궁과 비원

부용지와 등용어

정준극 2009. 3. 23. 11:59

천지인의 부용지


후원에는 두어 개의 연못이 있지만 대표적인 것은 부용지(芙蓉池)이다. 대개의 연못이 그렇듯 부용지도 네모난 연못이다. 연못 한가운데에는 둥그런 인공섬이 있다. 그리고 연못가에 부용정이 있다. 유교사상에 의거하여 연못 안에 둥그런 인공섬을 만드는 것은 하늘(天)을 뜻하며 네모난 연못은 땅(地)을 뜻한다. 즉, 천원지방(天圓地方)이다. 여기에 천지인 삼합의 철학에 따라 사람(人)이 필요했다. 부용정이 그 역할이다. 작은 연못에서도 천지인의 조화를 배울수 있다.

 

연못 가운데의 둥그런 인공섬(천), 네모난 연못(지), 부용정(인)의 조화 

 

 

등용어


부용지의 한쪽 끝 돌 축대에는 물고기 한 마리가 조각되어 있다. 언젠가는 용이 될 잉어를 상징한 것이다. 잉어가 폭포를 거슬러 올라가면 용이 된다고 한다. 등용문이란 말은 이같은 전설에서 비롯된 것이다. 인사동 관광길에도 고리를 조각한 네모난 구조물이 있어서 관심을 끈다.  부용지의 서쪽에는 작은 비각이 서있다. 사정기비각(四井記碑閣)이다. 후원에서 네 개의 샘물이 발견된 것을 기념하여 세운 비각이라고 한다. 아담한 비각이 멋스럽지만 현재는 출입금지로 되어 있다.  

 

 

부용지의 한쪽에 있는 잉어(?) 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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