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궁 일화/창덕궁과 비원

차경(借景)의 후원(後苑)

정준극 2009. 3. 23. 11:56

차경(借景)의 후원(後苑)


창덕궁의 후원은 궁궐의 북쪽에 있기 때문에 북원, 궁궐 안에 있다고 하여 내원, 일반인 출입금지여서 금원이라고 불렀다. 후원을 관리하던 관청이 따로 있었다. 관청의 이름이 상림원(上林苑)이었기 때문에 후원을 상림원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구한말에 궁궐의 내부 관제를 개편하면서 후원을 관리하는 관청으로 종전의 상림원을 폐지하고 비원(秘院)을 두었다. 그로부터 후원을 비원(秘苑)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일제는 일반인 출입금지인 이곳을 의도적으로 공개하기 시작했다. 왕실에 대한 인식을 삭제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었다. 그로부터 비원이라는 명칭이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일본 고급 관리들은 창덕궁 후원에서 파티를 자주 열었다. 창덕궁의 후원은 중국의 이화원, 일본의 계리원과 함께 아시아의 3대 정원이다. 그러나 중국이나 일본의 정원이 인위적인데 비하여 창덕궁의 후원은 자연을 이용한 정원이다. 즉, 차경(借景)정원이다. 자연의 경치를 빌려왔다는 의미이다. 정조가 의빈 성씨인 성송연과 데이트를 하던 곳도 창덕궁의 후원이다.  


자연에 둘러싸인 부용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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