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 따라, 추억 따라/서울

국립민속박물관, 추억의 상점들 재현

정준극 2009. 9. 17. 17:33

국립민속박물관: 추억의 상점들 재현

 

경복궁 구내에 있는 국립민속박물관은 개화기를 비롯한 옛 추억의 상점가들을 박물관 건물 옆의 부지에 재현해 놓고 2009년 9월 중순부터 무료공개하고 있다. 원래는 오래전부터 박물관 입구의 마당에 몇채의 개화기 상점들을 마련해 놓았었으나 기왕에 1960-70년대의 거리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모두 치우고 장소를 옮겨 대폭 확장하여 설치했다. 새로 마련한 추억의 상점가에는 개화기의 포목점, 신발점, 갓점, 죽제품점 등도 포함되어 있으며 1960-70년대 상점으로서는 이발소, 다방, 식당, 만화가게, 복덕방, 사진관, 레코드점 및 라디오방, 양장점 등이 그때의 그 모습으로 재현되어 있다. 상점가 일각에는 옛날 전차도 한 대 서있어서 초창기 전차가 어떻게 생겼는지 보여주고 있다. 다방에서는 차는 팔지 않지만 들어가서 잠시 다리를 쉬어 갈수 있다. 커피 150원, 쌍화차 200원, 위스키티 300원이라고 적혀 있다. 상점의 바깥 벽에는 영화 1960년대 포스터들이 붙어 있다. 전쟁과 평화, 쿼바디스, 왕과 나, 고개를 넘으면, 지게꾼 등 추억의 영화 포스터들을 볼수 있다. 

 

어떤 상점의 벽에는 선거에 입후보한 사람들의 선전 포스터도 붙어 있다. 정대철, 육인수 등등...다방이나 만화가게 또는 레코드방들을 들여다보면 옛날 어려웠던 시절이 저절로 생각난다. 유치하기도 했고! 집 밖에는 연탄들이 쌓여 있고 수도가 제대로 없어서 뽐뿌(펌프)가 설치되어 있다. 아이들과 함께 와서 구경하면 좋을 것 같다. 아이들은 연상 '엄마 저건 뭐야? 다방이 뭐하는데야?' '아빠, 여기가 사진관이야?'등등의 질문이 줄기찰 것이다. 어렵겠지만 아예 식당에서는 국밥을 팔고, 다방에서는 음료수를 팔며 사진관에서는 가족 사진을 찍어 주었으며 좋겠다. 그리고 가게 한 곳에서는 옛날 물건들을 벼룩시장처럼 팔았으면 좋겠다. 추억을 되새기기 위해서 이것 저것을 사가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선전만 잘 되면 사람들이 많이 찾아 올것 같다. 그러나 저러나 외국어로 설명되어 있는 것이 없어서 외국인들은 그냥 짐작으로 겉돌고 있다. 중국 사람, 일본 사람, 러시아 사람, 미국 사람... 

 

1960-70년대 상점들을 재현해 놓은 국립민속박물관.  

국립민속박물관이 새롭게 마련한 옛날 상점거리. 전차도 있다. 

개화기의 건재당약방. 장작 파는집 같다.  

 식당안. 목로주점과 같다. 소고기국밥이 1500원. 그땐 수입고기가 없었다.

이발관과 담배가게. 요즘도 시골에 가면 이런 이발관이 있다. 이발관에는 이발관 그림이라는 것이 붙어 있기 마련이다.

영화 포스터. 요즘 아이들이 지게꾼이 무엇인지 알까? 지게 지는 사람은 왜 꾼이라고 불렀을까? 포스터들이 선명한 것을 보니 아마 원본을 스캔해서 포샵으로 처리한후 컴퓨터 프린터로 다시 뽑은 모양이다.

뽐뿌가 설치되어 있는 우물. 세숫대야와 물동이 들이 옛날 생각을 갖게 한다. 왼쪽의 담벽에 붙어 있는 것이 쓰레기통. 지금은 분리수거가 철저하지만 예전엔 분리수거는 커녕 쓰레기통에 넣어주기만 해도 감지덕지했다.

약속다방. 창문에는 찻잔들을 진열해 놓았다. 문밖에는 공중전화도 있었고...공중전화는 누가 집어 갈까봐 밤이 되면 떼어서 들여 놓았다.  

다방 내부. 마담이 앉아 있지만 실은 박물관 직원이 관리차 앉아 있는것 같았다. 다방전화는 만인의 공중전화였다. 기둥에 비닐우산이 하나 걸려 있는 것은 아마 어떤 손님이 두고 간 것인 모양인데 한번 쓰면 망가지는 비닐 우산이지만 그나마도 다시 사용하기 위해 찾아가기 때문에 버리지 못하고 두었다.

노라노 양장점. 그땐 기성복들이 없었다. 점포 앞의 가로수가 보기에 좋다. 아마 참여정부인지 무언지의 좌파 시대 같았으면 나무가 무슨 필요가 있느냐면서 베어버렸을 것이다.

사진관의 내부. 사진 찍을 때 필요한 조명용 우산들이 보인다. 

식당내부. 고무신, 바구니, 주전자. 수저통, 진로소주병, 깔때기, 손금고, 보루바꾸...

레코드점. 카세트 테이프도 팔았다. 그리고 라디오나 전축도 고쳤다. 국산 음반은 바늘이 자꾸 미끄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