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형무소 역사관 그리고 독립공원
(Seodaemun Prison History Hall and Independence Park)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2010년 5월 현재 내부공사중.
독립문 뒤편에 있는 서대문형무소의 역사관이 10월 초에는 새로 단장하여 공개한다고 해서 안 가볼 수도 없어서 가보았다. 예정과는 달리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서대문형무소는 역사적으로 중요한 장소이기 때문에 찾아오는 사람들이 심심찮게 많이 있다. 주로 나이 많으신 분들이 일제시대를 생각해서 찾아온다. 그리고 일본 관광객들도 더러 단체로 방문한다. 서대문형무소에서는 두 군데가 사람들의 관심을 끈다. 첫째는 이른바 ‘유관순 굴’이라고 하는 지하감방이다. 일반 감옥건물과는 떨어져 있는 무슨 정자같이 생긴 집이다. 마치 덕수궁에 있는 서양식 정자처럼 생겼다. 덕수궁의 건물은 손님들을 청해서 파티를 여는 장소이지만 이곳의 건물은 일제가 우리의 민족열사들을 짐승보다 못하게 다루던 집이었다. 일제가 1916년에 여성만을 투옥시키기 위해 지은 여성옥사이다. 건물의 겉모양은 그럴듯하지만 유리창 안으로 자세히 들여다보면 지하에 좁아빠진 감방들이 있는 것을 볼수 있다. 여성 애국지사들을 가두었던 감방이라고 한다. 그곳에서 가혹한 고문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유관순 열사도 바로 이곳에 갇혀 있었다고 한다. 유관순 열사는 일제의 모진 고문 끝에 못내 이곳에서 순국하였다. 그래서 ‘유관순 굴’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공연히 말로만 나라사랑이니 뭐니 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이곳을 한번 둘러보고 숙연해야 할것이다.
일명 '유관순 굴'이라고 불리는 여자전용 감옥. 유관순 열사는 지하의 바람도 안 통하는 좁디 좁은 독방에 갇혀 있었다.
유관순을 가두어 두었던 감방. 눕지도 못할 만큼 좁은 방이었다. 더운 여름을 생각해 보라. 겨우 한평이 될까말까한 방이다. 용변은 방안의 작은 통을 사용해야 했다. 위생이 어쩌니 저쩌니하고 말할 처지는 아니지만 정말 말이 아니었다.
또 한군데 관심을 끄는 곳은 사형장이다. 서대문형무소의 한쪽 구석에 있는 목조 건물이다. 건물의 사방을 시멘트 담으로 둘러쌌기 때문에 겉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교수형을 집행하는 곳이었다. 내부 구조는 간단하다. 마루 가운데에 네모난 작은 나무 걸상이 있어서 사람이 그 위에 올라서면 천정에서 밧줄이 내려와 목을 매도록 되어 있고 간수가 마치 철도의 방향을 바꾸는데 쓰는 큰 레버같은 것을 잡아당기면 사람(죄수)이 올라선 의자 밑의 마루가 열려 의자가 아래로 떨어지는 것과 동시에 몸이 허공에 뜨게 되어 목이 졸려 숨을 거두게 되어 있다. 이 원시적인 장치를 이용하여 수많은 애국지사들이 불귀의 객이 되었다. 일제 치하인 1923년에 지은 건물이라고 하는데 오리지널은 아니고 여러 군데 손질을 한 것 같았다. 그나저나 근자에 우리나라에서도 사형제도를 적극 실시해야 한다는 주장이 높다. 특히 국민의 혈세를 억수로 횡령해 먹고도 눈하나 깜짝하지 않는 공무원들, 억대 뇌물을 받아 먹고도 다른 사람에게는 청렴결백만을 주장하던 이른바 사회주도층 인사들, 기타 공공의 적들은 모두 사형에 처해야 한다는 소리가 높다.
한센씨병(나병)환자들만을 따로 수감한 건물
사형장. 벽돌로 두른 담장 안에 별채의 건물이 있어서 사형이 집행되었다.
사형장 내부 재현. 오른쪽에 있는 간수가 지시에 따라 레버를 잡아 당기면 가운데 네모난 의자 밑의 마루가 열려 의자가 아래로 떨어진다. 그러면 목에 밧줄을 매고 의자 위에 서 있던 사람은 허공에 뜨게 된다.
사형장 건물의 바깥쪽에는 웬 동굴 같은 것이 있다. 시구문(屍軀門)이라고 한다. 시신을 몰래 형무소 밖의 공동묘지까지 몰래 버리기 위해 일제가 뚫어 놓은 비밀 통로라고 한다. 일제는 해방 전에 그들의 만행을 감추기 위해 시구문을 폐쇄했으나 1992년 독립공원을 조성할 때에 시구문 입구로부터 40m를 복원했다고 한다. 현재 출입금지이다. 전시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옥사의 방 한곳에 사형장의 모습을 재현해 놓은 것이 있다. 그걸 보면 사형장의 모습이 어떠했는지를 짐작할수 있다. 사형의 장면을 비디오로 만들어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옥사에서 사형장으로 가는 도중에는 추모비가 있다. 서대문형무소에서 목숨을 잃은 애국선열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세운 추모비이다. 추모비에는 순국자들의 이름이 줄줄이 적혀 있다. 형무소의 자료에 의해 이곳에서 사형당한 분들을 확인하여 이름들을 새겨 넣었다고 한다. 이름 하나하나에 대한독립을 위해 목숨을 버린 숭고한 정신이 배어 있어서 발길을 떼지 못하게 한다.
시구문을 들여다보고 있는 어떤 노인. 사형당한 시체를 이곳으로 내보내면 저 멀리 밖에 있던 가족들이 받아갔다.
어떤 가족이 서대문형무소에서 세상을 떠난 분들의 위령탑 앞에서 추도의 묵념을 드리고 있다.
서대문형무소의 옆에는 독립공원이 넓게 자리 잡고 있다. 이곳에 독립문이 서 있으며 독립관이 있고 독립선언기념탑이 있으며 서재필 선생의 기념상이 있다. 독립관은 독립을 위해 자기를 희생한 분들을 넋을 기리기 위한 사당이다. 독립공원과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을 통하여 선열들의 독립정신을 되새기고 그들이 겪었던 고난을 체험하는 산 교육장이 되었으면 한다. 세상에서 가장 서러운 것이 나라 없는 설음이라고 한다. 우리가 아직도 일제의 식민지가 되어 있다면 어떻게 되었겠는가? 대한민국이 6.25전쟁 때에 북한 공산당의 손아귀에 들어갔으면 어떻게 되었겠는가? 독립공원과 서대문형무소는 우리가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것을 감사해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 주는 장소이다. 누군가 이런 말을 했다. “친북을 외치고 모북을 주장하는 자들이 있다. 그렇게도 북한이 좋으면 왜 여기서 살고 있는지 모르겠다. 모두 북한에 가서 살아야 할 것이다. 그런 사람들은 대한민국의 국민 될 자격이 없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이 아직도 많이 대한민국에 살고 있다. 폭력 데모나 하면서.
송재 서재필 선생 기념상
혹시나 서대문형무소와 독립공원이 어디 있는지 모르는 사람을 위해서 교통편을 설명하자면 지하철 3호선 독립문역에서 내려 4번이나 5번 출구로 나가면 된다. 버스는 수없이 많기 때문에 안내 생략. 입장료는 어른 1,500원, 청소년 1,000, 어린이 500원이다. 경로우대자, 유아, 장애우, 군경원호대상자는 무료이다. 여름에는 아침 9시 반부터 저녁 6시까지 문을 열며 겨울에는 오후 다섯시에 문을 닫는다. 기왕에 서대문형무소의 역사를 잠시 적어보면, 1908년에 경성감옥으로 출발하여 1912년에 서대문감옥으로 명칭 변경되었고 1923년부터는 서대문형무소라고 불렀다가 해방이 되자 서울형무소로 이름을 바꾸었고 1961년에는 서울교도소라고 불리다가 1967년부터는 서울구치소라고 다시 명칭을 바꾸었다. 서대문형무소는 1987년 경기도 의왕시에 서울구치소가 건설되자 문을 닫았다.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은 1998년에 개관되었고 2009년 10월 현재 대보수작업을 진행 중에 있다.
제11옥사에 걸어 놓은 대형 태극기. 아, 이곳에서 숨을 거두신 분들이 이 모습을 보면 얼마나 감격스러워 했을까?
서대문형무소 입구 및 망루
어떤 여성 수인은 모진 고문을 받고 감방에 돌아온 후에도 대한독립만세만을 외치고 있다. 스피커로 만세 부르는 소리가 나오도록 해 놓았다.
일본 간수들이 감방 안에까지 들어와서 곤봉으로 독립지사들을 구타하고 있다.
이른바 고문의 현장이다. 전기고문도 하고 있다. 사복을 입은 사람들은 왜놈들의 앞잡이인 조선 사람들.
변기통을 사용한 물고문. 도저히 사람으로서는 저지를수 없는 짓들이다.
감방을 감시하는 간수의 건방진 자세. 저 뒤에는 결박을 당한채 새로 잡혀온 사람이 감방배정을 기다리고 있다.
일제는 여자들에게 더 혹독했다. 손톱을 뽑는 고문을 하거나 몽둥이로 사정없이 두드려 팼다.
간수들이 감방에 까지 와서 여자들을 구타하고 있다.
서대문형무소의 옥사들. 겉은 멀쩡한 양식집인데 실은 지옥도 그런 지옥이 없다.
옥사의 전시물을 관람하고 있는 일본 관광객들. 어떤 남자가 마침 스피커를 통해서 나오는 '만세'소리를 듣고 '오, 한국에서는 반사이를 만세라고 하는구나'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우리나라 정치인들처럼 별 생각들이 없는 것 같다.
독립문을 세웠던 곳은 중국 사신들을 맞이했던 모화관 앞의 영은문. 영은문이라는 이름이 영 거슬렸다. 독립문 앞에 있는 두 개의 커다란 돌 기둥은 영은문의 기둥과 주춧돌이었다.
독립문(영은문)과 주춧돌은 실상 멀리 떨어져 있었다. 사진.
독립공원 안에 있는 독립관. 장애우들도 우정 독립공원을 찾아오는데 성한 사람들은...
독립문
독립공원에 있는 독립선언기념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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