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실 이야기/세계의 여왕: 빅토리아

[참고자료 11] 빅토리아 데이(Victoria Day)

정준극 2009. 10. 15. 14:24

[참고자료 11]

빅토리아 데이(Victoria Day)

- 빅토리아 데이의 시작은 1854년 토론토 -

 

빅토리아 데이(프랑스어로는 Fête de la Reine)는 캐나다가  빅토리아여왕의 생일인 5월 24일을 기념하여 법정 공휴일로 정한 날이다. ‘메이 투-훠’(May Two-Four), ‘메이 롱’(May Long) 또는 ‘메이 런’(May Run)이라고도 부른다. 캐나다는 이날을 현재의 캐나다 군주의 공식 탄생일도 겸하여 축하하고 있다. 캐나다의 현재 군주는 두말하면 잔소리이지만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2세이다. 그러므로 5월 24일은 빅토리아 데이이자 엘리자베스2세 여왕의 생일도 함께 축하하는 날이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생일은 4월 21일이다(1926년). 만일 5월 24일이 주말(토, 일)에 해당하면 그 전주의 월요일을 공휴일로 삼는다. 이에 따라 2009년에는 5월 24일이 일요일이어서 5월 18일을 공휴일로 삼았지만 2010년에는 5월 24일이 월요일이므로 그냥 그날이 공휴일이 된다. 빅토리아 데이를 ‘메이 롱’ 또는 롱 위크엔드(Long Weekend)라고 부르는 것은 토, 일, 월의 연속 3일을 쉬기 때문이다. 캐나다의 일부지역에서 빅토리아 데이를 ‘메이 투-훠’라고 부르는 이유는 투-훠가 24일을 말하기도 하지만 맥주 한박스를 ‘투-훠’라고 부르기 때문이다. 긴 주말에 맥주 한 박스는 있어야 여유롭게 마신다는 생각에서이다. 그런데 정작 영국에서는 빅토리아 여왕의 생일을 2010년의 경우 6월에 지킨다고 한다.

 

빅토리아 여왕

 

빅토리아 데이는 캐나다가 국가로서 발족하기 이전부터 축일로 지켜왔다. 처음에는 빅토리아여왕의 실제 생일인 5월 24일 하루만을 공휴일로 지켰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날처럼 ‘긴 주말’(Long Weekend)은 없었다. 한편, 끊임없이 영국으로부터 독립하기를 원하는 퀘벡주에서는 ‘조용한 혁명’(Quite Revolution)이 일어난 이후 주의회가 5월 24일을 ‘빅토리아 데이’가 아닌 ‘애국자의 날’(National Patriots' Day)로 명명했다. 1837년 남부 캐나다에서 일어났던 프랑스 애국자들의 항거를 기념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다가 1960년대에는 퀘벡독립운동 지도자인 아당 돌라르(Adam Dollard)를 기념하기 위해 Fete de Dollard(돌라르 축일)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오늘날에는 퀘벡 사람들은 캐나다 국민으로서 체념했는지 상당수는 빅토리아 데이를 인정하고 있다.


빅토리아 데이의 나이아가라 불꽃놀이

 토론토 온타리오 파크에서의 빅토리아 데이 불꽃 놀이

캐나다에서는 별개의 국가로 발족하기 전인 1834년에 이미 영국 군주의 생일을 공휴일로 정하는 법이 있었다. 그후 1854년 토론토의 정부청사(현재의 King St와 Simcoe St 사이의 건물) 앞에 약 5천명의 시민들이 모여 빅토리아여왕의 35세 생일을 축하하여 만수무강을 기원하는 건배를 힘차게 외침으로서 영연방의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 볼수 없는 빅토리아 데이가 비롯되었다. 그러다가 1866년 캐나다 서부의 오움미(Omemee)라는 마을에서 이날 하루 종일 축제를 열고 영국왕실에 대한 충성심을 간접적으로 보이자 그 다음해부터는 다른 도시들도 여러 행사를 준비하고 화려한 축제를 지키기 시작했다. 오움미에서는 자정에 축포를 울리고 새벽에는 세레나데를 연주하며 낮에는 마을 주민들이 모두 참석하는 피크닉과 운동경기를 가졌고 저녁에는 횃불 행진을 했다. 거리는 형형색색의 조명으로 화려하게 장식되었음은 물론이다. 오움미에서의 그러한 전통은 오늘까지도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2005년 빅토리아 데이를 축하하는 불꽃 놀이. 토론토의 온타리오 플레이스

 

영국은 1901년 빅토리아여왕이 서거하자  5월 24일을 ‘제국의 날’(Empire Day)로 정하고 대영제국의 모든 영토에서 이날을 기념하도록 법으로 정했다. 영국왕실에 유난히 집착하는 캐나다는 이후 십수년동안 5월 24일을 현재 군주의 생일로 지켰다. 즉, 5월 24일은 빅토리아여왕의 생일이어서 그날을 '제국의 날'로 지키지만 빅토리아여왕의 뒤를 이어 군주가 된 에드워드7세의 생일도 ‘제국의 날’인 5월 24일에 축일로 지키기로 한 것이다. 그러다가 에드워드7세가 세상을 떠나자 그 이후에는 현재 군주의 실제 생일을 ‘제국의 날’로 지켰다. 즉, 조지5세는 6월 3일을, 에드워드 8세는 6월 23일을, 그리고 조지6세의 치하에서는 5월 20일과 6월 14일 사이의 하루를 ‘제국의 날’로 정하고 현재 군주의 탄생일로 지켰다. 이러한 전통 때문에 캐나다에서는 엘리자베스2세가 여왕이 된 이후에도 여왕의 실제 생일은 4월 21일이지만 6월에 생일을 축하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이같은 들쑥날쑥을 정비하여 마침내 ‘제국의 날’을 5월 25일 이전의 월요일로 지키기로 했다. 아울러 현재의 군주인 엘리자베스2세의 생일도 5월에 함께 지키는 것으로 결정했다. 영국은 1958년부터 ‘제국의 날’을 ‘영연방의 날’로 변경하였으며 1977년부터는 ‘영연방의 날’을 3월 둘째 월요일로 옮기고 5월 24일은 빅토리아 데이만을 지키도록 했다. 그리하여 영국의 뜻을 존중하는 캐나다는 오늘날 빅토리아 데이를 오리지널 5월 24일로 지키되 현군주인 엘리자베스2세의 생일도 함께 축하하고 있다.

 

빅토리아 데이에는 캐나다의 여러 도시에서 밴드를 앞세운 퍼레이드가 벌어진다.

 

캐나다는 1881년에 빅토리아 데이를 지키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때 온타리오주 런던 부근의 테임스강에서 빅토리아라는 이름의 페리보트가 전복되는 사건이 일어나서 수많은 인명이 희생되었기 때문이었다(캐나다에도 런던이라는 도시가 있고 그 옆에 흐르는 강의 이름은 테임스강이다). 이날 저녁에 테임스 강을 건너는 페리보트에는 정원보다 3배나 많은 600-800명이 승선하고 있었다. 빅토리아 데이의 연휴를 앞두고 어린이들이 가족과 함께 인근 스프링뱅크 파크에서 열리는 피크닉에 단체로 가던 중이었다. 배가 강의 중간쯤에 왔을때 페리보트는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전복하였고 그 바람에 무려182 명이 익사하였다. 대부분이 어린이였다. 이 사건을 빅토리아 데이 재난(Victoria Day Disaster)이라고 부르며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다. 캐나다에서 가장 열심히 빅토리아 데이를 축하하는 마을은 빅토리아여왕의 이름을 따온 BC(브리티쉬 컬럼비아)주의 빅토리아 마을이다. 빅토리아 마을의 퍼레이드는 유명하여 전국에서 관광객들이 일부러 몰려와서 구경할 정도이다. 토론토 동쪽 끝에 있는 애쉬브릿지 베이 비치(Ashbridge's Bay Beach)와 토론토 중심지역의 온타리오 호반에 있는 온타리오 플레이스(Ontario Place)에서 행하여지는 불꽃놀이도 장관이다. 그래서 온타리오주에서는 빅토리아 데이를 Firecracker Day(불꽃놀이의 날)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오타와 팔리아멘트 힐에 있는 빅토리아 여왕 기념상

 

빅토리아 데이는 캐나다 전역에서 빅토리아 여왕과 현재의 군주인 엘리자베스2세의 생일을 함께 축하하는 날로 기념할 뿐만 아니라 공식적으로 겨울이 끝나고 여름이 시작되는 날로 삼아 축하하고 있다. 알베르타의 밴프(Banff)에서는 5월 24일을 기하여 스키시즌을 마감한다. 이와 함께 여름장사를 준비한다. 캐나다의 정원사들은 빅토리아 데이를 봄의 시작으로 간주하여 정원을 손질하기 시작한다.

 

주한캐나다대사관에서는 캐나다에 대한 여러 정보를 제공하고 있거니와 빅토리아 데이에 대하여도 자세한 정보를 마련해 놓았다. 그러면 정작 영국에서는 여왕의 생일을 언제 축하하는지, 어떻게 해서 날짜를 정했는지를 알아보자. 다음 내용은 주한캐나다대사관의 윤상호님이 제공한 내용을 붙인 것이다.

 

영국에서는 '여왕의 공식생일(Queen's Official Birthday)'이라고 하여 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생일은 물론 이전 국왕들의 생일을 한꺼번의 축하하고 있다. 각 국왕이나 여왕의 생일도 따로 기념을 하긴 하지만 공식적으로는 한꺼번에 축하토록 하고 있는 것이다. 대체로 6월 첫째 혹은 둘째주 토요일에 축하하고 있으며 간혹 셋째주에 이뤄지기도 한다. 캐나다의 빅토리아데이와 마찬가지로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다.
 
이렇게 국왕이나 여왕의 생일을 한꺼번에 축하하는 이유는 국왕이나 여왕의 생일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이를 다 기념한다는 것도 애매할 뿐만 아니라, 왕과 여왕을 기념하는 '상징적인 공식 기념일'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날짜가 6월인 이유는, 생일이 늦가을이었던 에드워드 7세가 더 좋은 날씨에서 생일 파티를 하고 싶다고 주장한 데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그 이후로 6월이 공식적인 국왕(여왕)의 생일로 기념되어 오고 있다. 국왕의 생일기념일은 영어로 Queen's Official Birthday인데 현재는 여왕이기 때문에 그렇게 부르며 만일 왕(남자)이 군주로서 생존하여 있을 경우는 King's Official Birthday가 된다. 영연방국가에서도 여왕의 생일 축하를 편리한 날짜를 잡아서 알아서 시행하고 있다.   
 

스웨덴에서는 별도의 빅토리아데이가 있다. 스웨덴 왕위 계승권 1위인 빅토리아 공주의 생일인 7월 14일이다. 이날에는 스웨덴 TV가 빅토리아자선금을 위한 모금캠페인을 벌인다. 빅토리아 공주는 지체부자유자와 유전적 질환을 앓고 있는 어린이들을 위한 재활사업을 벌이고 있다.


빅토리아 여왕 1859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