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실 이야기/세계의 여왕: 빅토리아

[참고자료 10-1] 영연방 집중탐구 - 1

정준극 2009. 10. 15. 14:03

[참고자료 10-1]

영연방 집중탐구 - 1

(Commonwealth of Nations)

 

엘리자베스여왕은 현재의 영연방 수장이다.

 

세계에서 UN 다음으로 가장 많은 회원국을 거느린 정부간기구는 무엇인가? 영연방기구이다. 전에는 British Commonwealth(영연방)라고 불렀으나 지금은 Commonwealth of Nations(국가연방) 또는 간단히 Commonwealth(연방)라고 부르는 기구이다. 원래 Commonweatlh라는 단어는 공익이라는 뜻이지만 요즘에는 공동의 목적과 이익을 추구하는 단체, 특히 국가 간의 기구를 말하기도 한다. 우리는 Commonwealth of Nations를 편하게 영연방이라고 부르자. 오늘날 영연방 회원국은 53개국이다. 영연방은 싱가포르선언(Singapore Declaration)에 명시된 대로 공동의 가치와 목적을 추구한다. 예를 들면 민주화, 인권, 올바른 통치, 법질서 준수, 개인의 자유, 평등사회, 자유무역, 조화로운 다민족사회, 그리고 세계평화를 추구한다는 것이다. 영연방은 1931년 웨스트민스터 헌장(Statute of Westminster)에 근거를 두고 있다. 영연방은 정치적 연맹이 아니다. 사회, 정치, 경제 배경이 서로 다르더라도 같은 지위의 국가로 간주하는 정부간기구이다. 영연방은 마치 기존의 국제기구처럼 사무총장(SG)이 이끄는 사무국(Commonwealth Secretariat)이 있어서 매2년마다 열리는 영연방 정상회의(Meetings between Commonwealth Heads of Government)와 영연방재단(Commonwealth Foundation)에서 결정된 사항을 집행한다. 이 두 개의 비정부기구(NGO)를 ‘영연방패밀리’라고 부른다. 영연방정상회의의 상징적인 대표는 현재 엘리자베스2세 여왕이다. 상징적이라는 것은 영연방이 주관하는 행사나 의식에서 대표를 맡을 뿐이며 일반적으로는 한 사람의 회원국대표일 뿐이라는 뜻이다.

 

우간다의 캄팔라에 있는 초등학교를 방문한 엘리자베스2세.

 

엘리자베스2세 여왕은 16개국의 군주를 겸하고 있다. 이들 16개국을 영연방 나라(Commonwealth Realms)라고 부른다. 16개국은 각각 독립된 국가이므로 이들을 대표하는 군주는 특별한 타이틀을 갖는다. 공식호칭의 끝에 Head of Commonwealth라는 표현을 넣도록 한 것이다. 예를 들어 엘리자베스2세 여왕은 호주의 군주를 겸하고 있으므로 공식 호칭은 Elizabeth the Second, by the Grace of God, Queen of Australia and of Her other Realms and Territories, Head of Commonwealth이다. 영연방에서는 이들 16개 국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각각의 군주를 가지고 있다. 32개국은 공화국이므로 대통령을 두고 있으며 5개국은 왕국이지만 엘리자베스2세가 아닌 별도의 국왕을 두고 있다. 브루나이의 술탄(Sultan), 레소토의 국왕, 말레이시아의 양 디-페르투안 아공(Yang di-Pertuan Agong: 국왕), 스와질랜드의 국왕, 통가의 국왕이다. 이렇게 하여 영국이 군주를 겸하고 있는 16개국, 32개 공화국, 5개 별도 왕국을 합하여 모두 53개국이 영연방 멤버이다.

 

런던의 호스 가드 로드에 있는 외무성 및 영연방 사무국 건물 인근에 게양되어 있는 영연방회원국 국기들

 

영연방은 대영제국의 후계자이다. 1884년 당시 영국 수상이던 로즈베리(Rosebery)경이 호주를 방문했을 때 ‘대영제국은 변하고 있다. 식민지들이 독립국으로 변하고 있다. 그러므로 대영제국을 국가들의 연방(Commonwealth of Nations)이라고 부르는 것이 합당하다’고 말한 데에서 비롯하였다. 그로부터 3년후인 1887년 첫 영식민지 수상회의가 열렸다. 그리고 1911년에는 제국회의(Imperial Conferences)가 발족되었다. 오늘날의 영연방회의의 전신은 제국회의이다. 1926년 이후에는 제국회의의 참가자들을 영연방국가(British Commonwealth of Nations)라고 불렀다. 2차대전이 끝나자 영국의 식민지들이 하나 둘씩 독립을 하기 시작했다. 대영제국은 사실상 막을 내리게 되고 대신 United Kingdom of Great Britain and Northern Ireland라는 기나긴 이름을 공식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영국은 14개의 해외 지역만을 갖게 되었다. 미얀마(버마)와 아덴은 종전의 영국식민지였으나 2차 대전 이후 영연방에 가입하지 않은 유일한 국가들이 되었다. 과거 영국이 영향력을 행사하였던 국가들 중에서도 영연방에 가입하지 않은 국가들이 여럿이 있다. 이집트(1922년 독립), 이락(1932), 트란스요르단(1946), 팔레스타인(대부분 지역이 1948년 이스라엘이 되었다), 수단(1956), 영령 소말리랜드(1960 일부가 소말리아가 되었다), 쿠웨이트(1961), 바레인(1971), 오만(1971), 카타르(1971), UAE(아랍 에미레이츠연합: 1971)이었다.

 

영국의 식민지였으나 2차 대전 이전에 독립한 나라들이 있다. 이런 나라들을 올드 컴먼웰스(Old Commonwealth)라고 부른다. 반면, 2차 대전 이후에 독립하여 영연방에 남아 있는 국가들이 있다. 이들을 뉴 컴먼웰스(New Commonwealth)라고 부른다. 문제는 언제 독립했느냐가 아니라 빈부의 격차와 피부의 색깔이다. 영연방의 가족 중에 가난한 사람이 있고 흑인이나 아시아인이 있으면 문제가 복잡해진다. 말로는 한 가족이라고 해 놓고 노골적으로 차별하기도 어려워서 고민이 생긴다. 특히 유럽의 백인중심인 화이트 컴먼웰스와 헐벗고 굶주린 아프리카 컴먼웰스 사이의 격차는 극복하기가 힘든 것이다. 영연방 멤버국가들 간에는 장벽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 기본철학이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이민을 받아 들일수도 없는 일이었다. 아프리카에서 독재를 일삼고 국민들을 도탄에 빠트리는 국가들을 어떻게 영연방의 가족이라고 볼수 있겠느냐는 어려움도 있다. 나이제리아와 짐바브웨가 대표적이다.

 

영연방사무국인 말보로 하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