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실 이야기/스웨덴의 빅토리아

체육관 트레이너인 평민과 결혼

정준극 2010. 1. 16. 06:30

체육관 트레이너인 평민과 결혼

 

빅토리아공주. 2009년 드로트닝홀름궁전에서.

 

2002년 5월, 스웨덴의 엑스프레센(Expressen)이라는 신문은 빅토리아공주에게 새로운 보이프렌드가 생겼다고 보도했다. 빅토리아공주의 체육관 훈련교사인 다니엘 웨스틀링(Daniel Westling)이라고 했다. 두 사람이 처음 알게 된 당시의 빅토리아는 15세의 소녀였고 남친인 다니엘은 17세의 소년이었다. '아니, 너무 이른 것 아닌가?'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북구의 아이들이 상당히 조숙하도다'라고 생각하면 그뿐이다. 아무튼 빅토리아와 웨스틀링에 대한 보도가 나가자 그로부터 웨스틀링은 언론의 표적이 되어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다. 웨스틀링은 언론이 자기에 대하여 사사건건 보도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아직 아무것도 확정된 사항이 없기 때문이었다. 더구나 그는 왕족이 아니므로 결혼이 성사되리라고는 생각지 않았다. 그러나 남녀관계는 도무지 알다가도 모르는 일이어서 두 청춘남녀는 자기들도 모르게 서로 깊이 사랑하게 되었다. 하지만 주위 사람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은근히 연락하며 지냈다. 그러는데 그해 7월, 카롤리네라는 빅토리아의 친구의 생일파티에 참가한 빅토리아와 웨스틀링이 정식으로 키스하는 장면이 카메라맨에게 포착되어 보도되었다. 이제 두 사람의 교제는 기정사실로 되었다. 그러나 아직 성년이 되지 않은 빅토리아가 남자친구를 사귀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더구나 빅토리아로서는 해외근무 등 여러 가지로 할 일이 많아서 남친에 대하여 크게 신경을 쓰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었다.

 

2010년 6월 19일 결혼할 약혼자 다니엘과 함께

 

그로부터 2년이 지난 2004년 12월, 빅토리아가 TV4에 출연하였을 때 다니엘 웨스틀링에 대하여 매스컴이 지나치게 간섭한다면서 불평을 털어놓았다. 특히 웨스틀링에 대하여 이러쿵 저러쿵 비난성 보도가 나오고 있는데 대하여 코멘트하면서 ‘정의는 이긴다’라고까지 말하였다. 결국 다니엘 웨스틀링과의 교제를 은연중에 선포한 셈이었다. 빅토리아는 2005년 4월 일본에서 개최된 엑스포 2005에 참석했다가 요미우리신문과 인터뷰를 가진 일이 있다. 요미우리의 기자는 공주의 결혼관에 대하여 문의하였다. 빅토리아는 ‘중요한 것은 사랑이며 신분이나 출신은 중요치 않다’고 말했다. 그리고 비록 다니엘 웨스틀링의 이름은 직접적으로 거명하지 않았지만 ‘누구 한사람 마음에 두고 있는 사람이 있다’고 밝혔다. 그로부터 거의 4년후인 2009년 2월, 스웨덴 왕실은 빅토리아와 웨스틀링과의 약혼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2010년 6월 19일 스톡홀름에서 결혼식을 올린다는 사항도 발표되었다.

 

현재의 스웨덴 왕위계승법에 따르면 스웨덴의 공주나 왕자가 결혼할 때에는 국왕의 요청에 의해 정부가 승인하도록 되어 있다. 만일 승인을 받지 못하면 당사자는 더 이상 공주나 왕자로서 행세할수 없게 된다. 빅토리아와 다니엘 웨스틀링과의 결혼도 정부의 승인을 받았다. 결혼식 날짜로 정한 6월 19일은 빅토리아의 아버지와 어머니의 결혼 34주년 기념일이다. 다니엘 웨스틀링은 빅토리아와 결혼하게 됨으로서 다니엘공(His Royal Highness Prince Daniel), 배스터요틀란드(Västergötland)공작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되었다. 출세는 순식간이라는 말이 실감나는 상황이었다.

 

(식욕부진증)

빅토리아가 19세 되던 해에 식욕부진증으로 고생하고 있다는 내용이 알려진바 있다. 통 입맛이 없어서 제대로 밥을 먹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듬해인 1997년에 빅토리아가 오스트리아 귀빈을 위한 공식무도회와 만찬에 참석한 사진이 보도되었는데 사진을 보면 빅토리아가 영양을 제대로 섭취하지 못하여 대단히 말라 있음을 알수 있었다. 그 해에 빅토리아는 우프살라대학교에서 공부하기로 되어 있었다. 하지만 공부가 문제가 아니었다. 식욕부진증에 걸려서 아무리 맛있는 것을 대령해도 먹지를 않기 때문에 의료진의 긴급치료가 필요했다. 우프살라대학교에 입학하는 계획이 취소되고 대신 미국 예일대학교로 보내는 계획이 추진되었다. 미국에서 전문적인 치료를 받도록 하자는 의도에서였다. 빅토리아는 미국에서 가명으로 지내며 전문적인 치료를 받았다. 그리고 참으로 다행스럽게도 회복되었다. 빅토리아는 1999년 6월에 가진 TV 인터뷰에서 ‘이젠 아무 걱정이 없다’고 말했다. 빅토리아는 2010년을 맞이하여 22세가 되었다. 결혼식이 얼마 남지 않았다. 식욕부진은 커녕 아마존 여전사 정도는 안될지 모르지만 하여튼 튼튼한 모습이다. 아주 씩씩한 아가씨가 되었다.

 

지체부자유자와 유전질환자를 돕는 활동

빅토리아공주 기금(The Crown Princess Victoria Fund)

 

빅토리아공주는 1997년부터 라디오와 TV를 통해 지체부자유 어린이를 위한 기금을 마련해왔다. 빅토리아공주기금이다. 지체부자요 및 유전적 질환을 앓고 있는 어린이들에게 오락 및 휴양시설을 제공하는데 사용되고 있다. 승마, 스키, 휠체어 구기경기, 캠핑, 하이킹 등 많은 분야의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스웨덴의 방송들은 매년 국경일인 6월 6일과 빅토리아의 생일인 7월 14일(빅토리아데이: Victoriadagen)에 즈음하여 모금방송을 하고 있다. 빅토리아데이의 방송은 보리홀름(Borgholm) 궁전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된다. 일반 국민들과 왕실 가족들이 함께 참여하는 프로그램으로 누구든지 방송에 출연하여 기부금을 낼수 있으며 또한 경품의 상을 받을수 있다. 아를라식품, 스웨드뱅크등 기업체들도 매년 고정적으로 기금을 지원하고 있다. 스웨덴제빵제과협회도 동참하고 있다. 이 협회는 매년 1주일간 이 행사에 동참하는 상점들에서 판매한 빵이나 케이크의 일정액을 빅토리아공주기금으로 제공하고 있다. 빅토리아공주기금은 1년에 약 6백만 스웨덴 크로네가 조성되고 있다. 스웨덴 국민들은 빅토리아 공주를 너무나 사랑한다.

 

어린이를 포옹하고 있는 빅토리아공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