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실 이야기/스웨덴의 빅토리아

한 가족의 유럽 왕실들

정준극 2010. 1. 16. 06:26

한가족 여러 지붕의 유럽 왕실들

서로가 사촌 아니면 적어도 사돈의 팔촌

 

빅토리아공주

 

기왕에 얘기가 나온 김에 빅토리아와 유럽 왕실과의 관계를 대강이나마 살펴보자. 우리로서야 별로 흥미로운 얘기가 아니지만 유럽의 왕실들로서는 그야말로 죽기 아니면 살기로 따지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우선, 빅토리아의 풀 네임부터 알아보자. 대개의 경우 왕가에서 새로 태어난 아이의 이름을 지을 때에는 관계가 있는 친척들의 이름을 빌려서 짓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빅토리아의 풀 네임은 빅토리아 잉그리드 알리스 데지레(Victoria Ingrid Alice Désirèe)이다. 빅토리아라는 이름은 구스타브5세의 부인인 독일 바덴 출신의 빅토리아의 이름에서 가져 온 것이다. 빅토리아공주로서보면 먼 고조할머니(great-great-grandmother)가 된다. 또한 역시 먼 고조할머니가 되는 영국의 빅토리아여왕의 이름을 빌려온 것이기도 하다. 잉그리드라는 이름은 숙모할머니가 되는 덴마크의 잉그리드왕비의 이름에서 가져온 것이며 알리스는 외할머니가 되는 브라질 출신의 알리스 좀모라트(Sommerlath)의 이름에서 따 온 것이다. 그리고 데지레는 나폴레옹1세의 약혼녀였으며 샤를르14세의 왕비였던 데지레 클라리(Desiree Clary)의 이름에서 빌려온 것이다. 아무튼 복잡하다.

 

스웨덴국경일에 백성들과 함께

 

빅토리아공주는 태어난지 두달 후인 9월에 왕실교회에서 세례를 받았다. 유럽의 왕실들은 거의 모두 기독교인이므로 새로 태어난 아기를 하나님께 봉헌하는 의식인 세례는 대단히 중요한 의식이다. 세례를 받을 때에는 대부와 대모가 누구냐는 것도 중요하다. 신앙의 아버지와 어머니이므로 결코 무시할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대부모는 노르웨이의 하랄드5세 국왕과 외삼촌인 랄프 좀모라트, 네덜란드의 베이트릭스여왕, 숙모인 데지레공녀였다. 다른 사람이야 몰라도 노르웨이의 왕과 네덜란드의 여왕이 대부와 대모였다는 것은 빅토리아의 향후 국왕생활에 큰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닐수 없다. 빅토리아는 비록 결혼을 하지 않은 미혼의 몸이지만 스웨덴의 왕위계승자로서 유럽의 여러 왕가에서 태어난 아기들의 대모 역할도 했다. 그 중에는 왕위계승자들도 더러 있다. 예를 들면 노르웨이의 잉그리드 알렉산드라공주, 네덜란드의 카타리나-아말리아공주, 덴마크의 크리스티안왕자, 벨기에의 엘레오노레공주 등이다.

 

구스타브16세는 1973년에 스웨덴 국왕의 자리에 앉았다. 그러므로 2010년으로 무려 37년을 국왕으로 존재하여 왔다. 사람이 아주 점잖고 신중하며 겸손하기 때문에 백성들의 존경을 받고 있다. 평민출신의 사랑스러운 왕비(실비아)도 백성들을 위한 봉사활동을 많이 하고 있다. 세 자녀들도 남의 나라 왕자나 공주처럼 말썽이나 부리는 아이들이 아니었다.


빅토리아 공주 내외의 한국 방문. 2015. 3.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