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 이야기/공동묘지 문화

아슈페른 공동묘지(Asperner Friedhof)

정준극 2010. 3. 12. 22:15

아슈페른 공동묘지(Asperner Friedhof)

 

아슈페른 옛교회의 묘지

 

제22구 도나우슈타트의 아슈페른 마을에 있는 아슈페른 공동묘지는 1차, 2차 세계대전의 희생자를 위한 묘비, 소련적군 묘비 등이 있어서 눈길을 끈다. 그리고 1809년 5월 아슈페른 전투에서 전사한 병사들의 묘지도 자주 볼수 있다. 현재 아슈페른 공동묘지에는 약 6천2백기의 묘지가 있다. 주소는  Langobardenstrasse(랑고바르덴슈트라쎄) 180번지이다.

 

아슈페른 전투의 전사자들을 추모하는 기념비. 아슈페른의 영웅광장(헬덴플라츠)에 있다.

 

아슈페른 마을에 묘지가 들어서기 시작한 것은 17세기 말부터였다. 성마르틴 교구교회의 주변에 묘지가 조성되었던 것이다. 그러다가 1679년에 페스트 사망자를 위한 교회가 별도로 세워지게 되자 새로운 교회의 주변에도 묘지가 들어섰다. 세바스티안 수도회가 세운 성세바스티안 교회(Sebastianikapelle)였다. 세바스티안 교회와 교회묘지는 1809년 5월 21일과 22일의 아슈페른 전투에서 중요한 전략거점이 되었다. 묘지의 담장과 교회의 높은 종탑은 적군의 공격을 방어하는데 유용하게 사용되었다. 묘지와 교회를 두고 나폴레옹군과 오스트리아군은 서로 공수를 계속하였으며 이로써 전사자들도 속출하게 되었다. 오스트리아군의 힐러 장군은 묘지와 교회를 점령한 프랑스군을 격퇴하기 위해 담장을 허물고 교회를 폭파했다. 전투가 끝난후 교회와 묘지는 오래 동안 폐허로 남아 있었다. 아슈페른 전투에서 전사한 3천명 프랑스군 병사들을 추모하는 기념비(오벨리스크)는 아슈페른 공동묘지가 아니라 Lobau(로바우)에 세워져 있다.

 

1차, 2차  대전 전몰장병 추모비

 

1813년에는 허물어진 담장을 보수했고 1822년에는 파괴된 교회를 재건하였다. 이와 함께 종래의 묘지가 포화상태가 되자 랑고바르덴슈트라쎄 쪽에 있는 약초농장의 땅을 구입하여 새로운 공동묘지를 조성하였다. 돌로 만든 십자가상(프리드호프크로이츠)은 아슈페른의 어떤 부자가 기증한 것으로 구공동묘지에 남아 있다. 구공동묘지의 일부 자리에는 현재 유치원이 들어서 있다. 2차 대전이 끝난 직후 아슈페른 공동묘지의 직원인 레오폴드라는 사람이 전몰장병들을 추모하기 위해 철모를 얹은 나무십자가를 만들어 세웠다. 당국은 기왕에 이곳에 2차대전 전몰장병 묘소와 기념비를 세울 작정이었다. 그러나 소련의 눈치를 보느라고 1951년까지 미적미적하였다. 1-2차 세계대전 희생자 추모비는 1951년 11월 1일 엄숙하게 제막되었다. 이와 함께 소련적군 전몰장병들을 위한 묘소와 기념비도 만들어 세웠다. 1976-77년에는 대대적인 보수공사가 진행되었다. 새로운 납골당과 영결식장이 마련되었다. 역시 에리히 볼텐슈테른이 설계했다. 세바스티안교회와 함께 ‘1809년 아슈페른-에쓸링 특별 기념관’이 마련되어 있어서 귀중한 역사적 현장을 볼수 있게 해주고 있다.

 

아슈페른 영결식장과 묘지들. 아무래도 가족묘지들이 많다. 경비절감, 성묘처 간소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