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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엔나의 이벤트와 페스티벌

정준극 2011. 1. 4. 16:52

비엔나의 이벤트와 페스티벌

 

이벤트나 페스티벌로 말하자면 비엔나는 무도회, 콘서트, 오페라로 유명하다. 가장 유명한 무도회는 물론 '오페라무도회'(Opernball)이다. 하지만 라이벌 성격의 무도회들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라이프 무도회'(Life Ball)이다. 에이즈 퇴치를 위한 자선의 성격을 띠고 있는 이벤트이다. 라트하우스 광장에서 열리는 '라이프 무도회'에서는 비엔나의 게이들아 대거 참여하므로 그들의 모습을 눈여겨 볼수 있다. 오늘날 '라이프 무도회'는 너무 인기가 높아서 전통의 '오페라무도회'에 버금하는 행사로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그런 배경에서 입장권을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렵다. 이밖에도 레도우텐발(Redoutenball: 가면무도회), 오스트리아 민속의상을 입고 참석하는 트라흐텐발(Trachtenball), 그리고 비엔나악우회에서의 빈필무도회(필하모닉 무도회)도 있다. 무도회 이외에도 비엔나는 콘서트로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예를 들면 비엔나신년음악회(Neujahrskonzert)이다.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이 TV로 실황중계되는 비엔나신년음악회를 보며 새해를 맞이한다. 여름에는 여름대로 수많은 콘서트가 열린다. 비엔나 사람들은 유럽의 다른 도시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여름철에 도시의 열기를 피하여 여행을 떠난다. 그런 상황에서도 비엔나에는 도나우인젤페스트(Donauinselfest)라는 음악축제가 있어서 사람들의 발길을 도나운 섬으로 향하게 하고 있다. 도나우인젤페스트는 아마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야외 음악페스티벌일 것이다. 매년 3백만명 이상이 찾아오고 있는 것을 보면 알수 있다. 이제 비엔나에서 연례행사로 열리는 세계적인 이벤트와 페스티벌을 대강만 살펴보도록 하자.

 

라트하우스(시청) 플라츠의 크리스마스 시장

 

1월: 비엔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신년연주회(Neujahrskonzert)가 1일 1일 오전 11시에 비엔나악우회 황금홀에서 열린다. 요한 슈트라우스 가족의 음악을 주로 연주하지만 모차르트와 베토벤의 작품도 간혹 포함된다. 1월에는 또한 필하모닉 무도회가 열린다. 슈타츠오퍼에서 열리는 오페라무도회보다는 국제적으로 조금 덜 유명하지만 비엔나 사람들은 악우회의 황금홀에서 열리는 무도회를 더 선호한다. 2011년에는 1월 20일 목요일 밤에 열린다. 신년음악회에 대하여 보다 자세한 내용은 본 블로그의 비엔나신년음악회 내용을 참고하기 바란다.


비엔나악우회 황금홀에서의 비엔나신년음악회

 

3월: 비엔나 오페라무도회가 열린다. 2011년에는 3월 3일 목요일 밤에 열린다. 비엔나 오페라무도회에 대하여 좀 더 자세한 내용은 본 블로그의 '오페라 무도회' 코너를 참고하기 바란다. 비엔나무도회의 피크 시즌은 사순절이 시작되기 전의 주간이다. 가장무도회를 포함하여 수백개의 무도회가 열린다. 3월 하순, 또는 4월 초순의 부활절에는 시내 곳곳에서 부활절 시장이 열린다. 색색갈의 부활절 계란을 판다. 가히 예술품이다.

  

호프부르크에서의 무도회


5월: 매년 5월 1일은 노동절이다. 비엔나 시청앞 광장에 수천명의 사회민주당 지지자들이 모여 비엔나가 1920년대 이후부터 '붉은 요새'였음을 자축한다. 나이 많은 사람들과 더 나이 많은 사람들과 또 더 나이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행진을 한다. 아마 이들은 아직도 혁명을 기다리고 있는지 모른다. 한쪽에서는 소수이기는 하지만 젊은이들이 현재의 당위원회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인다. 시청앞 광장에서의 행사 이후에는 프라터에서 박람회 스타일의 장터가 열린다. 먹을 것이 풍성하고 온갖 게임을 할수 있다. 5월말에는 '라이프 볼'(Life Ball)이 열린다. 점차 상업화되어가고 있어서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지만 게이들이 별별 단장을 하고 등장하기 때문에 상당히 재미있는 무도회이다.

 

시청 앞 광장의 무대에서 열린 비엔나 라이프 볼의 한 장면

 

6월: 비엔나 페스트주간(Wiener Festwochen)이 열린다. 여러 장소에서 여러 연주회가 연속적으로 열린다. 오페라로부터 콘서트와 연극 및 팝연주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오프닝 콘서트는 주로 야외에서 진행한다. 6월에는 비엔나 시티 마라톤이 열린다. 수천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마라톤으로서 스모그를 헤치고 정확히 40km를 뛴다. 마라톤 행사장 주변은 그야말로 시장바닥과  같다. 우리 식으로 보면 포장마차들이 마라톤 참가자들보다 더 많은 듯이 보인다.

 

비엔나 시티 마라톤. 출발 4분전. 2011년에는 4월 7일

 

7월: 간혹 6월말에도 열리지만 대체로 7월 초에 도나우인젤페스트가 열린다. 도나우인젤(섬)페스트라고 해서 반드시 도나우 섬에서만 열리는 것은 아니다. 다른 곳에서도 열리지만 사람들은 더위를 피하여 저녁이 되면 무조건 도나우인젤로 모여든다. 인근 헝가리나 슬로베니아 등지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일부러 구경하러 온다. 보통 3-4일간 진행되며 연 관객은 3백만명에 이른다. 비엔나 시의 총 인구가 2백만도 되지 않는 것을 보면 도나우인젤페스트가 얼마나 인기가 있는지를 짐작할수 있다.

 

도나우인젤페스트 야간공연

도나우인젤페스트

 

8월: 한 여름에는 슈타츠오퍼나 부르크테아터가 방학에 들어간다. 이 틈을 이용하여 재즈추종자들이 슈타츠오퍼와 부르크테아터에서 재즈페스티벌(Jazzfest Wien)을 갖는다. 어떤 때에는 7월 말에 열리기도 한다. 8월은 박물관구역(MuseumQuartier)에 젊은이들이 모여드는 시즌이다. 임플러스 탄츠(ImPlus Tanz)라는 행사가 열리기 때문이다. 젊은이들은 박물관구역을 재즈의 정신적인 본부로 생각하고 있다. 박물관 안에 들어가서 작품을 감상하는 일은 거의 없고 주로 마당에서 밴드의 요란한 소리에 맞추어 별별 춤을 다 춘다. 클랑보겐 페스티발(Klangbogen Fest)도 이때에 열린다. 테어타 안 데어 빈을 중심으로 오페라와 오페레타를 공연한다.

 

비엔나 재즈페스티벌

 

10월-11월: 비엔나 영화제(필름 페스티벌)는 주로 시청앞 광장에서 9월 하순부터 10월 하순까지 한달 동안 열린다. 각종 연주회 실황을 스크린으로 보여주기도 하지만 흘러간 영화를 상영하기도 한다. 그럴 때면 동네의 노인네들은 모두 나와서 관람한다. 빈 모던(Wien Modern)이라는 20세기 현대음악 축제도 10월 중에 열린다. 그리고 비엔나의 무도회는 11월 11일을 기점으로 막을 올린다.

 

라트하우스(시청) 앞 광장에서의 필름페스티벌

 

12월: 11월 하순이면 벌써 비엔나의 이곳 저곳에 크리스마스 시장이 들어서나. 시청 앞 광장에 마련된 크리스마스 마켓이 가장 대표적이다. 슈피텔버그의 크리스마스 시장도 가볼만하다. 쇤브룬의 크리스마스 시장은 주로 외국 관광객들 상대이다. 하지만 벨베데레, 칼스플라츠, 마리아힐르프 교회 앞, 프라이융, 암 호프 등 작은 규모의 크리스마스 시장을 관찰하는 것이 한적하면서도 유익하다.

 

칼스플라츠의 크리스마스 마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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