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더 알기/공휴일 탐구

예수공현일(Epiphany)

정준극 2012. 5. 30. 08:49

예수공현일(Epiphany) - 1월 6일 - 주현주일

Heilige drei Könige(세 사람의 성스러운 왕들)

이탈리아: Epifania, 스웨덴: Trettondedag jul, 스페인: Epifany (Reyes Magos: 동방박사)

 

동방박사들의 경배

 

공현일(公顯日: Epiphany)은 예수께서 이방인인 세 동방 박사를 통하여 메시아임을 드러낸 날이다. 크리스마스로부터 12일째이다. 그래서 Epiphany를 Twelfth Day(열두번째 날)라고도 부른다. 예수님의 제자도 열두명인 것은 의미있는 일이다. 동방으로부터 별을 따라 온 박사들은 고향을 떠난지 12일 만에 베들레헴에 도착하여 아기 예수에게 예물을 드리고 경배하였고 한다. 예수께서 태어난 후 처음으로 경배한 사람들은 들에 있던 목자들이었다. 그들이 유태인이었는지 사마리아인이었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유대 땅이었으므로 유태인으로 보고 있다. 예수께서 태어난후 처음으로 유태인들의 경배를 받았다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다. 그 다음으로 이방인인 동방박사들이 찾아와 경배하였다. 성경에서 말하는 동방은 당시의 파르티아제국을 말하는 것이라고 한다. 동방박사들의 경배를 받은 것은 예수께서 전하실 복음이 유태인들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 땅끝까지 이방인들에게도 전해야 하는 것임을 말하는 것이라는 해석이다.

 

예수공현. Jean-Baptiste Greuze 작품

 

오늘날 예수공현일은 기독교에서 부활절, 성탄절과 함께 3대 축일의 하나가 되어 있다.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로는 동방에서 세명의 박사들이 찾아왔다고 하지만 성경에는 몇 명이라고 명시한 곳이 한 군데도 없다. 다만, 삼위일체를 생각하여서 세 명이라고 부르기 시작한 것 같다. 또한 황금과 몰약과 유향이라는 세가지 선물을 드렸다고 기록되어 있으므로 세명이 아니겠느냐는 추측일 뿐이다. 그러다가 교회가 동방박사의 숫자가 3명이라고 인정된 것은 AD 500 년 경이었다. 세명이라고 인정한 것은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선물이 세개라는 것에 근거를 두고있다. 스페인과 독일에서는 예수공현일(에피파니)을 '세 왕의 날'이라고도 한다. 아기 예수를 찾아온 이방의 박사들을 왕으로 보고 세명의 왕이라고 못을 박은 것이다. 덴마크에서는 1770년에 예수공현일을 교회의 공식적인 축일에서 제외하였다. 그러나 아직도 여러 곳에서는 성탄일로부터 열두번째 날의 전날 밤에 특별한 촛불을 밝히며 축하하고 있다. 덴마크의 어느 지방에서는 성탄일로부터 열두번째 날 밤에 좋은 옷을 입고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예수 탄생의 기쁜 소식을 전하는 풍습이 남아 있다. 그리스에서는 전통적으로 이날 물을 뿌려 다른 사람들을 축복하는 관습이 있다. 특히 그리스 남단의 피리우스(Piraeus)에서는 마을 사제가 십자가를 물에 던져 넣으면 뛰어 들어가서 그것을 찾는 사람이 1년 내내 행운을 얻는다는 관습이 있다. 프랑스에서는 예수공현일을 공식적인 공휴일로 간주하지 않고 있다.

 

오늘날 신학자들은 동방에서 온 현자(Magi: 박사)들이 최소 2명에서 최대 20명이 아니겠느냐는 주장이다. 그리고 이들의 신분은 조로아스터교의 사제들이 라는 의견이다. Epiphany 라는 말은 그리스어의 Epiphaneia에서 발전한 것이다. 영어의 Manifestation, 즉 표현, 표시, 영현 등을 의미한다. 종교적으로는 보이지 않는 신성함이 비로소 보이게 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공현일을 축하하기 시작한 것은 로마 가톨릭이 아니라 동방교회였다. 동방교회는 처음에는 1월 6일을 성탄절로 정하고 이날을 또한 예수공현일로 삼았다. 그러다가 그레고리안 달력이 확정되면서부터 로마의 교회들은 12월 25일을 성탄절로 지키기 시작했고 예수공현일은 1월 6일로 지키기 시작했다. 아르메니아교회가 아직도 성탄절을 1월 6일로 지키고 있음은 그러한 배경에서이다. Epiphany 를 공휴일로 지키고 있는 나라는 오스트리아, 벨기에, 핀랜드, 독일(지방에 따라 다름), 그리스, 이탈리아, 폴란드, 슬로바키아, 스페인, 스웨덴, 스위스(지방에 따라 다름) 등이다. 미국에서는 노우스 캐롤라이나주가 이날을 공휴일로 삼고 있다.

 

동방박사들의 경배

 

[예수공현일과 마르디 그라스(Mardi Gras)]

 

마르디 그라스(Mardi Gras)는 프랑스어로서 '식육의 화요일'(Fat Tuesdaey: Shrove Tuesday)을 말한다. 사육제 기간의 마지막 날로서 앞으로 40일간 육식을 하지 못하고 나아가 금식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이날만은 마음껏 고기를 먹는다는 날이다. 마르디 그라스에 고기를 먹던 말던 그것은 개인사정인데 나라에 따라서는 거의 광적인 퍼레이드가 이루어지므로 유명하다. 마르디 그라스는 영어로 팻 튜스데이(Fat Tuesday)라고 하는데 여기에서 Fat는 고기를 말한다. 마르디 그라스는 슈로우브 튜스데이(Shrove Tuesday)라고도 한다. 슈로우브는 참회, 고해를 말한다. '식육의 화요일'(Fat Tuesday)과 '참회의 화요일'(Shrove Tuesday)은 공교롭게도 같은 날에 해당한다. 사육제(카니발)는 예수공현일(또는 왕들의 날) 직후에 시작하여 '재의 수요일'(Ash Wednesday)에서 절정을 이룬다. 마르디 그라스에는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고 광대같이 이상한 의상을 입으며 거리로 나와서 춤을 추거나 행진을 한다. 미국의 어떤 지역에서는 '마르디 그라스'라고 하지 않고 '마르디 그라스 데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어떤 지방에서는 마르디 그라스가 발렌타인 데이와 마찬가지로 짝을 찾는 날로 지키고 있다. 영국을 비롯한 유럽의 여러 나라에서는 '재의 수요일' 전의 한 주간을 '참회절'(Shrovetide)이라고 부른다. '참회절'은 '재의 수요일'에 끝난다.

 

마르디 그라스 퍼레이드. 왜들 이 난리들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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