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과 부활 이야기/최후의 만찬

최후의 만찬은 목요일이 아니라 수요일?

정준극 2011. 4. 20. 12:04

최후의 만찬은 목요일이 아니라 수요일?

 

교회는 전통적으로 예수께서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신 날을 금요일로 보고 있으며 그 전날인 목요일 밤에는 제자들과 함께 '최후의 만찬'(Last Supper)을 가졌고 또한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는 세족의 의식(Maundy)을 행하였다고 믿고 있다. 하지만 최근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최후의 만찬'은 목요일이 아니라 수요일에 있었다는 것이다. 영국 캠브릿지 대학교의 과학자인 콜린 험프리스(Collin Humphreys)교수가 오랜 연구 끝에 그런 논문을 내 놓았다. 이유는? 달력을 잘 못 계산해서 그런 오류가 생겼다는 것이다. 험프리스 교수는 예수께서 제자들과 함께 가진 '최후의 만찬'이 정확히 언제 행하여졌으며 또한 어떤 성격을 지닌 것인지를 규명하기 위해 성서적, 역사적, 천문학적 연구를 종합적으로 수행하여 그같은 결론을 도출하였다.

 

실상 성서학자들이나 역사학자들은 성서에 기록된 날짜들이 어떤 경우에는 서로 일치하지 않아서 대단히 궁금하게 생각했었다. 공관복음서인 마태, 마가, 누가복음에는 '최후의 만찬'이 유태인의 절기인 유월절(Passover)이 시작되는 날 행하여졌다고 말하지만 요한복음에는 유월절 이전에 행하여졌다고 기록되어 있다. 험프리스 교수는 그의 논문인 The Mystery of The Last Supper('최후의 만찬'의 신비)에서 마태, 마가,누가는 요한과 다른 달력을 사용했기 때문에 그런 표현이 나오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험프리스 교수는 '유태인들은 유월절을 결코 틀린 날짜에 지키지 않는데 복음서에서 이렇듯 서로 다른 주장을 한 것은 정말로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여러 신학자들은 복음서의 기록을 글자 그대로 믿기만 할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복음서의 기록을 과학적으로 검토하면 반드시 틀린 것만은 아니라는 점도 강조하였다.

 

1685년 시몬 오샤코프가 제작한 '최후의 만찬' 이콘. 최근 영국의 험프리스 교수에 의하면 최후의 만찬은 목요일 저녁이 아니라 수요일 저녁에 열렸다고 한다.

 

험프리스 교수에 의하면, 예수께서는 당시에 비로소 널리 사용되기 시작한 새로운 루나 칼렌다(우리 식으로 보면 음력)를 참고하지 않으시고 대신 옛날부터 사용되어 오던 구력을 보고 유월절 날짜를 계산하였다는 설명이다. 성경에 의하면, 예수께서는 '최후의 만찬'을 마치고 겟세마네 동산에 가서 밤이 지새도록 기도하시다가 체포되었고 그날 밤에 대제사장의 집에서 심문을 받고 이어 빌라도에게 심문을 받았으며 또한 병사들로부터 희롱과 고문을 당하였는데 이 모든 일들이 목요일 밤의 짧은 시간에 이루어졌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그래서 수요일 밤 늦게 체포되어 목요일 하루 동안 심문과 재판을 받고 병사들로부터 희롱과 고통을 당하였으며 금요일 오전에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로 가서 오후에 처형되었다는 것이다. 그래야 시간적으로 그나마 이해할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험프리스는 부활의 날은 현대 태양력에 따라 계산한 결과 2011년전 4월 3일이 아니라 4월 5일이라고 주장했다. (2011년 4월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