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소동(Much Ado About Nothing)
챨스 빌리어스 스탠포드
챨스 빌리어스 스탠포드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대부분 비극이지만 코믹한 작품으로 '활스타프'(Fallstaff)와 '헛소동'(Much Ado About Nothing)이 있다. 베를리오즈의 '베아티르스와 베네딕트'(Béatrice et Bénédict: Beatrice and Benedick)는 '헛소동'을 바탕으로 작곡한 오페라이다. 아일랜드에서 태어나 영국에서 활동한 챨스 빌리어스 스탠포드(1852-1924)도 '헛소동'이라는 제목의 오페라를 만들었다. 가급적이면 셰익스피어의 원작을 충실하게 표현한 오페라이다. 대본은 줄리안 스터기스(Julian Sturgis)라는 사람이 썼다. 1901년 5월 30일 런던 코벤트 가든의 로열 오페라 하우스에서 초연되었다. 상당한 성공을 거두었다. 아마 출연진이 훌륭해서 더 성공을 거두지 않았을까 라는 얘기들이다. 초연에서 베네딕트 역은 미국 출신의 유명한 바리톤인 데이빗 비스팸(David Bispham)이 맡았고 베아트리스 역은 마리 브레마(Marie Brema)가 맡았으며 헤로 역은 수잔느 애덤스(Suzanne Adams), 클라우디오 역은 존 코츠(John Coates)가 맡았다. 이렇듯 '헛소동'에는 4명의 주인공이 등장하지만 아무래도 진짜 주인공들은 베네딕트와 베아트리스일 것이다. 오늘날 '헛소동'은 거의 공연되지 않고 있지만 1964년에 웩스포드 오페라 페스티벌에서 리바이벌한 것이 그중 최근의 일이다. 우리나라에서는 Much Ado About Nothing을 '헛소동'이라고 번역하여 사용하고 있지만 '아무것도 아닌 것에 대하여 소동만 많다'는 뜻이다.
'헛소동'의 세계초연에서 베네딕트 역을 맡은 미국의 바리톤 데이빗 비스팸과 베아트리스 역을 맡은 영국의 소프라노 마리 브레마
일언이폐지하고 줄거리로 들어가고자 한다. 무대는 시실리의 메시나(Messina)이다. 전령이 들어와 총독인 레나토에게 돈 페드로(Don Pedro) 장군이 전쟁에서 승리하여 돌아오고 있다고 전한다. 함께 있던 레나토 총독의 딸인 헤로(Hero)와 헤로의 사촌인 베아트리체(Beatrice)도 돈 페드로 장군의 전승을 기뻐한다. 잠시후 돈 페드로가 부장(副將)인 클라우디오(Claudio)와 베네딕트(Benedict), 그리고 자기의 못된 동생인 돈 존(Don John)과 함께 도착한다. 클라우디오는 헤로를 보자 첫 눈에 사랑에 빠진다. 베네딕트와 베아트리체는 서로 좋아하는 것 같지만 마음을 감추고 계속 티격태격하는 말싸움만 한다. 클라우디오는 베네딕트와 단 둘이서만 있게 되자 헤로를 사랑한다고 털어 놓는다. 베네딕트는 사랑이란 그렇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면서 오히려 놀린다. 그러나 돈 페드로는 클라우디오에게 헤로와 맺어지는 것을 적극 도와주기로 약속한다. 우선 돈 페드로는 클라우디오로 가장하고 헤로에게 접근하여 사랑을 고백하고 헤로로부터도 사랑한다는 다짐을 받기로 한다. 레나토의 동생인 안토니오가 돈 페드로와 클라우디오의 얘기를 엿듣는다. 안토니오는 베아트리체의 아버지이다. 안토니오는 돈 페드로가 헤로에게 사랑을 고백하겠다는 말만 엿듣고 헤로를 사랑하고 있는 사람은 클라우디오가 아니라 돈 페드로라고 믿는다. 안토니오는 형 레나토에게 돈 페드로가 형의 딸인 헤로를 사랑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아주 잘된 일이라고 좋아한다. 레나토도 기뻐하여 그 사실을 헤로에게 말해 주기로 한다. 한편, 돈 존의 하인인 콘라데(Conrade)는 돈 존에게 돈 페드로가 클라우디오를 위해 헤로에게 구혼할 것이라는 얘기를 한다. 그러자 남들이 괴로워하는 내용의 소문내기를 좋아하는 돈 존은 돈 페드로와 클라우디오의 계획에 초를 칠 계획을 꾸민다. 실상, 못된 돈 존은 헤로를 은근히 좋아하고 있기 때문에 헤로가 클라우디오와 맺어지는 것을 가만히 보고만 있을 위인이 아니다.
왼쪽으로부터 콘라데, 돈 존, 클라우디오, 베네딕트, 돈 페드로. 달라스 오페라.
저녁이 되어 모두 만찬을 함께 하게 되었다. 식탁에 둘러 앉은 사람들은 남편의 역할이나 존재에 대하여 얘기를 나누고 있다. 우선 베네딕트가 자기는 남편이라는 존재는 종속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에 결혼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이에 대하여 베아트리체는 남편이라는 존재는 불필요한 것이라고 전제하면서 좀 전에 베네딕트가 다짐한 말을 상기하며 자기도 결코 결혼하지 않고 살겠다고 말한다. 잠시후 무도회가 열린다. 이날의 여흥으로 남자들은 모두 마스크(가면)를 쓰고 등장한다. 클라우디오로 가장한 돈 페드로가 헤로와 춤을 춘다. 두 사람은 정말 다정하게 보인다. 베네딕트와 베아트리체도 함께 춤을 춘다. 가장무도회에서 남자들이 가면을 쓰고 있기 때문에 여자들은 누구와 춤을 추고 있는지 잘 모르는 눈치이다. 그렇지 않으면 알고 있으면서도 일부러 모른채 하는지도 모른다. 베아트리체가 특히 그러하다. 베네딕트와 춤을 추면서 계속 베네딕트를 놀라는 얘기를 지꺼린다. 아마 자기와 춤을 추고 있는 사람이 베네딕트인 것을 알면서도 일부러 모른채 하며 놀리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베네딕트는 속이 부글부글하지만 가장무도회이므로 참는다. 돈 존이 클라우디오에게 다가와 자기가 베네딕트라고 말하면서 할 얘기가 있다고 한다. 돈 존은 클라우디오에게 사실상 돈 페드로가 헤로를 사랑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 얘기를 들은 클라우디오는 낙담한다.
클라우디오는 헤로에게, 베네딕트는 베이트리체에게 청혼한다.
클라우디오가 낙담한 모습을 본 돈 페드로는 이러면 안되겠다고 생각하고 클라우디오와 헤로에게 사실을 말하여 서로 속히 약혼이라도 하라고 권고한다. 낙담 중에 있던 클라우디오는 그제서야 기운을 차려 헤로에게 구혼한다. 헤로가 받아들였음은 물론이다. 돈 페드로는 또한 베네딕트와 베아트리체가 비록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살겠다고 강조했으나 이들을 설득하여 결국 결혼하기로 약속토록 만든다. 돈 존은 클라우디오와 헤로가 결혼하기로 약속하다는 것을 알고 그래도 아직 시간이 있으니 두 사람의 결혼을 엎어 놓아야 겠다고 다짐한다. 사악한 돈 존은 하인인 보라키오(Borachio)와 짜고 헤로가 매춘부였다는 소문을 퍼뜨린다. 헤로가 돈 존에게 항의하자 돈 존은 자기와 결혼해 주면 되지 않느냐면서 협상을 제시한다. 한편, 정원에서 돈 페드로와 레나토와 클라우디오는 베네딕트가 베아트리체에게 마음은 있으면서도 겉으로는 서로 싸우기만 한다면서 어서 두 사람이 결혼을 약속하게 만들어 주자고 합의한다. 이런 모의를 숨어 있던 베네딕트가 다 듣는다. 그것고 모르고 돈 페드로 등은 베네딕트에게 베아트리체가 그를 분명히 사랑하고 있으니 어서 결단을 내리라고 종용한다. 베네딕트는 그 말이 지어낸 것인줄 알면서도 일부러 믿는 척 한다.
베네딕트와 클라우디오
마찬가지로, 헤로와 하녀인 우르술라(Ursula)는 그들 나름대로 어떻게 하면 베네딕트가 베아트리체에게 사랑을 고백토록 해야 할지에 대하여 의논하고 있다. 이들의 얘기를 베아트리체가 나무 아래에 숨어서 엿듣는다. 베아티리체는 이들의 계략대로 일부러 믿는척 하기로 한다. 못된 돈 존이 돈 페드로와 클라우디오에게 헤로가 매춘부였다는 얘기를 해주며 결혼식이 열리기 전날 밤까지 그 사실을 입증하겠다고 말한다. 말라프로피즘(Malapropism)에 능한 덕베리(Dogberry)와 베르제스(Verges)가 야경을 도는 병사들에게 오늘 밤에 무슨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경계를 철저히 하라고 지시한다. 그 때에 술 취한 보라키오가 콘라데에게 자기가 어떻게 하여 헤로의 침실에서 헤로의 하녀인 마르가레트(Margaret)로부터 청혼을 받았는지에 대한 얘기를 한다. 보라키오의 얘기는 듣기에 따라 헤로가 매춘부로서 자기 방에서 손님들을 받아들인 것으로 해석할수 있다. 덕베리와 베르제스는 보라키오의 말을 엿들은후 돈 페드로와 클라우디오에게 헤로가 분명히 매춘부라는 얘기를 한다. 이말을 들은 클라우디오는 아무래도 더욱 낙담하여 다음 날 헤로와 결혼식을 올릴 때에 헤로를 비난하고 결혼을 무효로 만들 생각을 한다. 한편, 덕베리와 베르제스는 야경 병사들과 함께 유언비어를 퍼트리는 보라키오와 콘라데를 체포하여 감옥에 가둔다. [말라프로피즘이란 말 할때에 일부러 웃기면서도 냉소적인 단어를 사용하여 혼란스럽게 만드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셰익스피어의 '헛소동'에는 Comparisons are odorous." 라는 말이 나온다. 원래 말하고자 했던 것은 Comparisons are odious 이다. 이렇듯 odious 라는 단어와 발음이 비슷한 odorous라는 단어를 일부러 사용하여 의미를 엉뚱하게 만드는 것을 말라프로피즘이라고 한다.
베아트리체와 베네딕트. 영화
결혼식이 열리고 있다. 클라우디오와 돈 페드로는 헤로가 매춘부였다고 비난한다. 헤로의 아버지인 레나토는 너무나 기가막혀서 그 주장이 사실인지 반드시 가려내겠다고 말한다. 결혼식을 주관하려던 신부는 헤로가 비난에 못이겨 죽었다는 소문을 듣고 그런 나쁜 소문을 낸 사람은 마땅히 죄값을 치뤄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편, 베네딕트와 베아트리체는 서로의 사랑을 고백한다. 베아트리체는 베네딕트에게 자기를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사촌인 헤로가 클라우디오 때문에 말할수 없는 괴로움을 겪고 있으므로 클라우디오를 죽여 달라고 말한다. 한편, 감옥에서 덕베리는 보라키오와 콘라데를 심문하여 유언비어의 진원지를 알아내고 이를 레나토 총독에게 보고키로 한다.
영화에서의 결혼식 장면
베네딕트는 베이트리체의 당부로 클라우디오를 죽이기 위해 그에게 결투를 신청한다. 그러나 그에 앞서 헤로가 죽은 것으로 알고 있는 레나토는 결혼식을 몇 시간 앞둔 클라우디오를 집으로 오라고 하여 헤로가 죽었으나 결혼식을 치루지 않을수 없으므로 조카 딸인 베아트리체와 대신 결혼하라고 부탁한다. 베아트리체라고 소개받은 헤로가 들어온다. 클라우디오가 보니 헤로와 똑같이 생겼다. 클라우디오와 헤로는 사연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아는 듯 모르는 듯 아무튼 서로 화해하고 결혼식을 올리기로 한다. 베네딕트와 베아트리체도 사연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아는 듯 모르는 듯 서로 사랑을 다짐한다. 돈 존은 그의 음모가 탄로나서 체포된다. 모두들 즐겁게 춤을 춘다.
해피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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