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 하비샴의 웨딩 나이트(Miss Havisham's Wedding Night)
Miss Havisham's Fire(미스 하비샴의 불)
Dominick Argento(도미니크 아르젠토)의 단막 모노 오페라
챨스 디킨스의 '위대한 유산'(Expectations: 또는 오랜 기다림: Great Expectations) 원작
도미니크 아르젠토(1927-)
영문학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이라고 해도 챨스 디킨스(Charles Dickens: 1812-1870)의 소설인 '위대한 유산'(Great Expectations)의 주인공 미스 하비샴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챨스 디킨스의 '위대한 유산'을 미국의 작곡가인 도미니크 아르젠토(Dominick Argento: 1927-)가 단막의 모노 오페라로 만들었다. 모노 오페라는 주인공 1인의 성악가가 출연하는 오페라이다. 주인공은 소프라노 한 사람이지만 조역으로 두 명이 더 출연한다. 하지만 노래는 커녕 대사조차 한마디도 하지 않는 역할이다.1979년 초연은 뉴욕 시티 오페라에서 있었다. 1981년 1월 5일, 새로운 버전의 초연은 미네아폴리스의 타이론 거스리 극장(Tyrone Guthrie Theater)에서 미네소타 오페라단의 공연으로 있었다. 1979년 세계 초연할 때에는 '미스 하비샴의 불'(Miss Havisham's Fire)이라는 제목을 붙였다가 2년후의 공연에서는 '미스 하비샴의 웨딩 나이트'라는 제목으로 바꾸었다. 미네소타 오페라단은 원래 아르젠토의 단막 모노 오페라인 '물새 이야기'(A Water Bird Talks)를 공연할 예정이었으나 사정이 있어서 '미스 하비샴의 웨딩 나이트'를 대체공연했다. 오페라에서는 과거와 현재가 플래쉬백처럼 혼합하여 나온다.
연극의 장면. 세이티스 하우스를 모형으로 만들어서 저택이라는 분위기를 이루어냈다.
대본은 존 올론 스크림조르(John Olon-Scrymgeour)가 챨스 디킨스의 소설 '위대한 유산'에서 주인공인 미스 하비샴에 초점을 맞추어 썼다. 소설의 부제는 Being an investigation into the unusual and violent death of Aurelia Havisham on the 17 of April in the year 1860(1860년 4월 17일에 있었던 아울레리아 하샴의 특이한 사고사의 진상조사)라고 되어 있다. 내용인즉 이러하다. 미스 하비샴은 웨딩 드레스를 입고 결혼식이 시작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그때 어떤 사람이 신랑이 보낸 것이라고 하며 메모 한장을 전한다. 결혼할수 없으므로 떠난다는 내용이다. 너무나 뜻밖의 사태에 당황한 미스 하비샴은 배신당했다는 생각에 집안에 있는 시계란 시계는 모두 부수어 배신의 편지를 받은 그 순간을 영원히 정지시키고자 한다. 미스 하비샴은 집안의 모든 불도 끈다. 어둠만이 지배하는 집이 된다. 미스 하비샴은 평생 웨딩 드레스를 벗지 않으며 자기 집에서 밖으로 나가지 않기로 결심한다. 오페라는 그로부터 수많은 세월을 혼자 지낸 미스 하비샴의 내면적인 성격을 표현하느데에 비중을 두었다. 오페라는 불과 3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 그러나 비록 짧은 공연시간이며 소프라노 한 사람만을 위한 음악이지만 대단한 역작임을 보여주듯 매우 인상적으로 계속된다. 아무런 대사도 하지 않고 출연하는 두 사람은 미스 하비샴이 양녀로 데리고 있는 에스텔리(Estella)와 하녀이다. '미스 하비샴의 웨딩 나이트'는 공연시간이 짧은 작품이므로 다른 오페라와 함께 2본 동시공연을 한다. 대체로 사뮈엘 더글라스(Samuel Douglas)가 작곡한 '미스터 스크루지'(Mr Scrooge)와 함께 공연한다.
영화에서 미스 하비샴의 모습. 영화로는 지금까지 여러편이 만들어졌는데 그 중 대표적인 작품에서 미스 하비샴의 역할을 맡은 배우는 다음과 같다. 마리타 헌트(Marita Hunt: 1946), 마가렛 리턴(Margaret Leighton: 1974), 조앤 힉슨(Joan Hickson: 1981), 진 시몬스(Jean Simmons: 1989), 앤 벤크로프트(Ann Bancroft: 1998), 샬로테 램플링(Charlotte Rampling: 1999), 제이미 스크러튼(Jamie Scrutton: 2010).
시기는 19세기이며 장소는 영국 에섹스에 있는 미스 하비샴의 저택인 세이티스 하우스(Satis House)이다. 막이 오르면 미스 하비샴이 방에 홀로 앉아서 50년전의 일을 회상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미스 하비샴의 어머니는 하비샴이 어릴 때에 세상을 떠났다. 미스 하비샴의 아버지는 양조장을 경영했다. 집안은 넉넉하여서 어려움 없이 살았다. 아버지는 어린 하비샴을 혼자 길렀다. 그래서 하비샴은 너무 세상물정을 모르고 자랐다. 아버지는 세상을 떠나면서 모든 재산을 딸 하비샴에게 상속하였다. 하비샴이 살고 있는 커다란 저택도 아버지로부터 물려 받은 것이다. 하비샴은 결혼식날 아침에 신랑이 자기를 버리고 떠나자 공허함을 메꾸기 어려워 에스텔라를 양녀로 들였다. 미스 하비샴은 에스텔이 자라자 프랑스로 유학을 보냈다. 혼자 있게된 미스 하비샴은 자기 자신을 '마녀'라고 부를 정도로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고 지냈다. 이제 어엿한 아가씨가 된 하비샴은 콤페이슨(Compeyson)이라는 청년과 사랑에 빠진다. 그런데 그 청년은 실은 하비샴의 재산을 보고 접근한 것이었다. 하비샴의 사촌인 매튜(Matthew)가 하비샴에게 그 녀석을 조심하라고 경고하지만 사랑에 빠진 하비샴의 귀에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드디어 결혼식을 올리게 되었다. 결혼식이 시작되기 20분 전에 하비샴은 신랑으로부터 편지 한장을 받은 것이다. 하비샴은 자기가 속은 것을 알게 되었다. 하비샴은 결혼식장의 제단 앞에 홀로 서 있었을 뿐이었다.
미스 하비샴의 최후를 그린 그림
그로부터 하비샴은 세이티스 하우스(Satis House)라는 저택에서 혼자 문을 닫고 지냈다. 미스 하비샴은 웨딩 드레스를 입은 채로, 웨딩 케익은 손도 대지 않고 식탁위에 그대로 놓아둔채 지냈다. 미스 하비샴을 만날수 있는 사람은 하녀를 비롯한 몇명 뿐이었다. 얼마후 미스 하비샴은 개인 변호사인 미스터 재거스(Mr Jaggers)를 통하여 딸을 하나 양녀로 받아들인다. 미스 하비샴은 세상의 모든 남자들에게 복수하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딸 에스텔라만은 자기가 겪었던 것과 같은 불운을 겪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랬다. 미스 하비샴은 에스텔라의 마음을 테스트하기로 계획한다. 몇몇 남자 아이들을 에스텔라의 친구가 되도록 하고 서로 친하게 지내게 한후 무슨 이유를 만들어 헤어지도록하여 그 남자가 상처를 받도록 하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희생자가 핍(Pip)이었다. 미스 하비샴은 핍이 에스텔라에 대하여 최대의 관심을 가지도록 하기 위해 에스텔라를 마치 공주처럼 더 예쁘게 옷을 입히고 아름다운 악세사리로 장식토록 한다. 핍은 그런 에스텔라와 어울리기 위해 더 말쑥하게 옷을 입고 더 신사답게 행동했다.그러다가 미스 하비샴은 자기가 그랬던 것 처럼 에스텔라를 프랑스로 유학 보낸다. 핍의 상심은 말할수 없이 크다. 미스 하비샴은 핍이 얼마나 상처를 입었는지를 보는 것으로 만족해 한다. 미스 하비샴은 50대 중반의 여자라고 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아주 나이가 많은 노파로 보이며 모습도 밀랍인형과 해골의 중간쯤으로 보일 정도로 창백하고 여위어 있다.
에스텔라와 하녀들과 함께 있는 미스 하비샴
에스텔라는 핍과 헤어지고 나서 핍의 라이벌인 벤틀리(Bentley)라는 청년과 결혼하기로 결정한다. 나중에 에스텔라는 핍과 헤어진 것이 양어머니인 미스 하비샴의 계략에 의한 것이라는 것을 알고 집을 떠난다. 미스 하비샴은 마치 자기 자신이 상처를 입었던 것처럼 핍에게 상처를 준 것을 후회한다. 미스 하비샴의 괴로움은 날이 갈수록 심해진다. 결국 미스 하비샴은 핍에게 모든 것을 얘기하고 용서를 구한다. 절망한 핍이 집이 떠난 후 미스 하비샴의 드레스에 벽난로로부터 불이 붙는다. 핍이 급히 집안으로 들어가 불길 속에서 미스 하비샴을 구해낸다. 그러나 미스 하비샴은 가슴부터 목까지 심한 화상을 입는다. 미스 하비샴은 핍에게 종이와 연필을 가져 달라고 말하고 에스텔라에게 보내는 메모에 '나는 너를 용서한다'라고 쓴다. 의사가 화상을 치료하지만 희망이 없다고 말한다. 미스 하비샴은 그로부터 1주일 후에 숨을 거둔다. 에스텔라에게 거의 모든 재산을 상속한다. 그리고 핍의 조언에 따라 에스텔라의 생부인 허버트 포켓(Herbert Pocket)에게도 상당한 재산을 남긴다.
핍에게 용서를 구하는 미스 하비샴
[미스 하비샴의 모델?]
호주 시드니에 살았던 엘라이자 에밀리 돈니손(Eliza Emily Donneithorne: 1827-1886)은 1846년 결혼식 날에 신랑될 사람으로부터 버림을 받았다. 이후 그는 평생을 어두운 집안에서만 지냈다. 웨딩케익은 손도 대지 않은채 식탁 위에 수십년 동안 그대로 있었다. 너무 상해서 케익인지도 모를 정도였다. 신랑되는 사람은 결혼식이 예정되어 있던 때로부터 6년후에 죽었다. 엘라이자 돈니손은 그 사실을 모른채 혹시라도 신랑이 찾아올 것 같으면 절대로 집 안에 들여놓지 않으려고 평생 동안 현관문을 단단히 잠구어 놓았다. 엘라이자 돈니손은 챨스 디킨스가 창조한 미스 하비샴의 모델이라는 주장이 있다. 챨스 디킨스가 미스 하비샴이 등장하는 소설인 '위대한 기다림'을 발표한 것이 1861년이므로 시기적으로도 엘라이자 돈니손 사건과 맞는다. 물론 확실히 엘라이자 돈니손이 미스 하비샴의 모델이었다는 증거는 없다.
위대한 문호인 챨스 디킨스는 호주에 대하여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호주를 기회의 땅으로 보았다. 그는 비록 생전에 호주를 방문한 일은 없지만 두 아들을 호주로 이민가도록 했다. 아무튼 '위대한 기다림'에는 호주에 대한 여러가지 설명이 아주 자세하게 기술되어 있다. 그는 식민지 호주의 뉴 사우스 웨일스에 대한 정보를 시드니에서 호주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는 두 명의 친구들로부터 전달받았다. 그리고 디킨스는 호주에 정착한 사람들 중에 친구들이 많았다. 친구들은 디킨스에게 편지를 보내어 호주의 이모저모를 자세히 설명하고 훗날 소설의 소재로 사용하기를 희망하였다. 엘라이자 돈니손 스토리도 그렇게 하여 디킨스에게 전달되었을 것으로 본다. 뉴 사우스 웨일스는 소설에 등장하는 핍의 재산 상속자인 아벨 마그위치라는 사람이 큰 돈을 번 곳이다.
'위대한 기다림' 영화의 한 장면. 미스 하비샴과 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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