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와 음악/영화 아마데우스

프랑스 영화 '모차르트 시스터'

정준극 2012. 2. 16. 13:40

영화 '모차르트 시스터'(Nannerl, la sœur de Mozart) - Mozart's Sister

마리 페레(Marie Féret)가 모차르트의 누이 난네를(Nannerl)의 역할

볼프강 모차르트의 그늘에 가려졌던 누이 난네를의 스토리

 

2010년도 프랑스 영화 '모차르트의 누이 난네를'의 포스터

 

모차르트의 어린 시절을 얘기하는 중에는 난네를이라고 부르는 누이가 있어서 함께 연주여행을 가면 모차르트는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난네를은 하프시코드를 연주했다는 얘기가 가끔씩 나오지만 실상 난네를의 재능과 삶에 대한 이야기는 모차르트(볼프강)의 그림자에 가려서 거의 빛을 보지 못해왔다. 영화만 하더라도 지금까지 모차르트(볼프강)에 대한 영화는 '아마데우스'를 비롯하여 몇 편이 있지만 난네를을 주인공으로 삼은 영화는 없었다. 2010년에 프랑스의 르네 페레(René Féret: 1945-)가 감독한 영화 '모차르트의 누이'(Nannerl, la sœur de Mozart)는 난네를을 주인공으로 삼은 특별한 작품이다. 더구나 이 영화에서는 르네 페레의 큰 딸인 마리 페레가 타이틀 롤인 난네를의 역할을 맡았으며 작은 딸인 리사 페레가 프랑스의 루이스 공주역할을 맡아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픽션이기는 하지만 어떤 스토리인지 알아보자.

 

하프시코드를 연주하는 난네를

                 

난네를에 대한 사실적인 이력은 다음과 같다. 레오폴드 모차르트(1719-1987)와 부인 안나 마리아(1720-1778)는 일곱 자녀를 두었었다. 그 중에서 요행히 딸 난네를(마리아 안나: 1751-1829)과 아들 볼프강(1756-1791)만이 살아 남고 나머지는 어릴 때에 세상을 떠났다. 당시에는 유아 사망률이 높아서 자녀를 많이 생산하여도 장성하는 경우가 드믈었다. 난네를은 볼프강보다 5년 먼저 태어났지만 볼프강이 죽은후 38년을 더 살다가 세상을 떠났다. 난네를은 33세 때인 1783년 잘츠부르크에서 한참 떨어진 장크트 길겐에 살고 있는 부유한 변호사인 존넨부르크와 결혼하였다. 그래서 난네를은 결혼식을 올리고 나서 잘츠부르크를 떠나 장크트 길겐에서 살았다. 난네를의 남편인 존넨부르크는 두 번이나 결혼했던 일이 있으며 전처에게서 낳은 다섯 자녀가 있었다. 난네를은 이들 다섯 아이들을 모두 데리고 양육하였다. 난네를과 존넨부르크 사이에서는 1남 2녀를 두었는데 그중 딸 하나는 일찍 세상을 떠났다. 난네를은 나이가 많았던 남편이 일찍 세상을 떠나자 상당한 유산을 상속받아 잘츠부르크로 돌아와 살았다. 말년의 생활은 어쩐 일인지 곤궁하고 외로운 것이었다고 한다. 난네를은 잘츠부르크에서 향년 78세로 세상을 떠났다.

 

루이 왕세자와 사랑의 감정을 키워나가고 있는 난네를

             

영화 '모차르트의 시스터'의 대강 스토리는 다음과 같다. 어느 해에 모차르트 가족은 프랑스로 대연주여행을 떠난다. 아버지 레오폴드, 어머니 안나 마리아, 14세의 딸 난네를, 11세의 아들 볼프강이 함께 떠난다. 그런데 이들이 탄 마차의 바퀴의 축이 갑자기 부러지는 바람에 이들은 더 이상 여행을 계속하지 못하게 된다. [실제로 난네를과 볼프강은 다섯살 나이 차이인데 영화에서는 4살 차이로 설정해 놓았다.] 일행은 하룻밤을 지내기 위해 마침 인근에 있는 퐁트브러(Fontevraud) 수도원을 찾아간다. 그곳에는 프랑스의 공주인 13세의 루이스 마리(Louise Marie)가 어린 여동생 두명과 함께 교육을 받으며 지내고 있다. 난네를은 루이스 마리와 금방 친구가 된다. 얼마후 파리에 도착한 모차르트 일행은 베르사이유에서 루이스 마리의 오빠로서 프랑스의 왕세자인 루이를 만난다. 최근에 상처를 한 루이 왕세자는 난네를에 대하여 관심을 가진다. 루이는 난네를의 음악적 재능을 높이 평가하고 존경한다. 사실 난네를은 비록 볼프강을 앞세운 연주여행의 일원에 불과하지만 뛰어난 하프시코드 연주자로서, 또한 아름다운 음성의 소프라노로서 사람들의 사랑을 많이 받았었다. 난네를은 동생 볼프강처럼 작곡도 하고 바이올린도 연주하기를 원했다. 그러나 아버지 레오폴드는 볼프강만을 위해서인지, 또는 여자라는 제약 때문인지 난네를의 의욕을 금지하였다. 그러던 차에 난네를은 프랑스의 왕세자로부터 의욕을 북돋아 주는 말을 들으니 행복한 기분이다.

 

루이 왕세자와 난네를

 

루이 왕세자와 난네를은 점차 사랑의 감정을 가지게 된다. 그러나 두 사람의 관계는 오래 가지 못한다. 루이가 작소니의 마리아 요제파 공주와 약혼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괴로워하는 난네를에게 루이스 공주가 찾아와서 왕세자는 그런 것이니 부디 오빠 루이 왕세자를 단념해 달라고 요청한다. 그것을 운명으로 받아 들인 난네를은 모든 것을 체념하고 마지막으로 루이 왕세자와 새로 결혼한 왕세자비를 만나 작별을 고한다. 그러면서 난네를은 만일 남자로 태어났더라면 이런 괴로움을 겪지 않아도 될 것이 아니냐는 생각을 한다. 이 영화는 아름다운 음악만큼 아름다운 영상으로 가득차 있다. 베르사이유에서 여러 장면을 촬영했기 때문에 관광용으로도 심심치 않은 영화이다.

 

베르사이유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난네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