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더 알기/메시아 이해하기

기름 부음을 받은 왕

정준극 2012. 11. 23. 18:04

메시아(Messiah)는 '기름 부음을 받은 왕'

 

 

기독교에서는 예수 그리스도를 메시아로 받들고 있다. 부활하신 그리스도가 막달라 마리아에게 부활의 복음을 전하라고 말씀하고 계시다.

 

'메시아'라는 말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할렐루야' 합창이 나오는 헨델의 오라토리오 '메시아'로서 더욱 잘 알려지게 된 단어이다. 우리는 통상 '메시아'라고 하면 '구세주'라고 번역한다. 세상을 구할 주인공, 즉 구주(救主)라는 뜻이다. 실로 그렇다. '메시아'라는 말은 '해방자' 또는 '구조자', '구원자'라는 의미이다. 억압과 고통에서 해방시켜 주는 사람, 간난과 질고에서 구조해 주는 사람, 죄로 말미암아 죽을 수 밖에 없는 인간들을 구원해 주는 사람을 말한다. 그러면 '메시아'는 누구를 말하는 것인가? 두 말하면 잔소리이겠지만 지금으로부터 2천 10 여년 전 저 멀리 유대 땅 베들레헴에서 태어났고 나사렛에서 자란 예수 그리스도를 말한다. 그러나 그건 기독교에서의 주장이다. 유태교에서는 예수를 '메시아'로 간주하지 않고 있다. 선지자 중의 한 사람이라고만 말한다. 유태인들이 그렇게도 기다리고 있는 '메시아'는 아직 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메시아가 이미 오셨으면 어찌하여 유태인들은 아직도 각지에 흩어져 살며 천대를 받고 살고 있느냐는 얘기이다. 따라서 유태인들은 언젠가는 메시아가 올 것으로 기다리고 있다. 이슬람교에서도 예수를 대체로 엘리아나 이사야와 같은 예언자의 한 사람으로만 보고 있다. 물론 메시아를 구세주로 간주하는 이슬람 교도들도 있다. 하지만 이슬람교에서는 메시아를 유태교에서 처럼 죽어라고 기다리고 있지는 않다. 위대한 예언자 마호멧 한 분이면 충분하며 그분이야말로 마지막 예언자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슬람교에서는 성경에 기록된 예수 그리스도를 비롯한 다른 예언자들을 그저 그런 사람들이 있었다는 정도로만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메시아'라는 호칭이 멋있어 보였던지, 또는 '메시아'라고 하면 명예와 부를 쉽게 거머 쥘수 있다고 생각해서인지 아무튼 예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내가 메시아올시다'라고 주장하는 거짓 메시아들이 많이 나왔던 것도 숨길수 없는 사실이다. 그런 거짓 메시아를 믿다가 패가망신한 사람들도 부지기수이다. 멀리 갈 것 없이 우리나라에도 '내가 재림 예수다'라고 주장하며 맹목적인 신도들에게 피해를 입힌 사람들이 하나 둘이 아니었다. 메시아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메시아'에 대한 서로 다른 종교 간의 주장도 이해하는 것도 필요하다. 서론이 길어졌음을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이제로부터 '메시아'에 대한 간단 탐구를 시작코자 한다. 잘못된 설명이 있으면 가차(假借)없이 지적하여 주시기 바랄 뿐이다.

 

 

새로운 세상을 여실 메시아

 

우선 유태교에서 말하는 '메시아'부터 신원파악에 들어가 보자. 히브리 경전에서 '메시아'(또는 Mashiach)는  전통적으로 기름(성수) 부음을 받아 임명된 왕 또는 대제사장을 말한다. 그렇다고해서 반드시 유태인의 왕만을 대상으로 하지는 않았다. 히브리 경전에 의하면 페르시아(파사)의 왕인 사이러스 대왕(고레스 왕: Cyrus the Great: 대략 600 BC-530 BC)도 메시아라고 불렀다. 그런가하면 상당수 유태인들은 한때 주후 132년에 로마제국에 항거하다가 죽임을 당한 유태인의 지도자인 시몬 바르 코크바(Somon bar Kokhba)를 그가 세상을 떠난 이후 역사의 마지막에 세상을 다스릴 유태인의 왕을 메시아라고 불렀다. 시몬 바르 코크바는 죽임을 당하기 전에 3년 동안 독립된 유태 나라를 만들어 통치했던 인물이다. 유태인들은 시몬 바르 코크바 이후에 자기들에게 자유와 해방을 안겨줄 새로운 왕이 나타나기를 아직도 기다리고 있다. 메시아에 대한 전통적인 사고방식과 종말론(말세론)에서는 메시아를 하나님으로부터 기름 부음을 받은 유태인의 지도자를 의미하였으며 구체적으로는 다윗의 족보에 속한 미래의 이스라엘의 왕을 메시아라고 정의했다. 또한 그는 세상의 평화를 위해 오실 분이라고 믿었다.

 

'메시아'라는 단어는 현대 히브리어로는 마시아(Mashiah)라고 부르며 영어로 된 현대 유태교본에는 간혹 모시아크(Moshiach)라고 쓰기도 한다. 아랍어로는 알-마시(al-Masih)라고 쓰며 라틴어로는 메시아스(Messias)라고 쓴다. 그리스어로도 메시아스라고 하며 시리아어로는 메시하(Misiha)라고 부른다. 이 모든 표현의 단어는 '기름 부음을 받은 자'라는 뜻이다. 표준 히브리어에서는 간혹 멜레크 함마시아흐(Meleh ha-Masiah)라고 쓰는데 이는 '기름 부음을 받은 왕'이라는 뜻이다.

 

BC 270년경에 처음으로 히브리어 성경을 그리스어로 번역하여 완성한 이른바  70인역(譯) 성서(셉투아진트: Septuagint: 70장로들의 번역)에서는 히브리어의 마시아(Masiah)를 그리스어로 '그리스토스'(Khristos)로 번역하였다. 그리스어로 된 70인역 구약에는 메시아를 그렇게 번역한 경우가 39번이나 나온다. 신약에는 메시아라는 말이 요한복음에 두번 나올 뿐이다(요한 1: 41, 4: 25). 복음서에는 그리스도라는 단어가 여러번 나오지만 메시아라는 단어는 요한복음이 유일하다. 즉, 요한복음 1: 41에는 [그가 먼저 자기의 형제 시몬을 찾아 말하되 우리가 메시아를 만났다 하고 (메시아는 번역하면 그리스도라)], 요한복음 4: 25에는 [여자가 이르되 메시야 곧 그리스도라 하는 이가 오실 줄을 내가 아노니 그가 오시면 모든 것을 우리에게 알려 주시리라]라고 되어 있다. 이후 기독교에서는 메시아라는 단어가 나사렛 예수를 가르키는 용어가 되었다. 기독교인들은 히브리 성경(구약), 그 중에서도 이사야서에서 언급한 구원자에 관한 예언을 믿었으며 유대땅 베들레헴에서 태어난 예수를 메시아로 믿었다. 이슬람교는 전통적으로 마리얌(Maryam: 마리아)의 아들 이사(Isa)가 약속된 나비(Nabi: 예언자)이며 곧 이스라엘 민족에게 보낸 마시(Masih: 메시아)라고 보고 있다. 그리고 마시는 알 마디(Al-Mahdi)와 함께 세상 끝날 때에 이 땅으로 돌아와서 미시 아드 다잘(Masih ad-Dajjal), 즉 거짓 그리스도인 적그리스도(Antichrist: False Messiah)를 물리칠 것으로 보고 있다.

 

 

십자가의 힘으로 세상을 이김

 

아랍어로는 메시아를 마시(Masih)라고 부른다. 현대 아랍어에서 마시라는 표현은 예수를 일컫는 여러 타이틀 중의 하나로 사용되고 있다. 마시라는 단어는 아랍 기독교인들은 물론이고 무슬림들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아랍 기독교인들은 예수 그리스도를 '야수 알 마시'(Yasu al-Masih)라고 부르고 있으며 일반 무슬림들은 '이사 알 마시'(Isa al-Masih)라고 부르고 있다. 마시라는 단어도 히브리어에서와 마찬가지로 '기름 부음을 받은 자'라는 뜻이다. 이슬람교에서는 '이사 알 마시'가 태어날 때부터 알라의 기름 부음을 받았으며 예언자 및 왕으로서의 특별한 임무를 받았다고 믿고 있다. 이맘(이슬람교의 학식이 풍부한 학자 또는 지도자)인 부카리는예수를 만나 보았는데 예수의 머리칼이 젖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덧 붙여서 예수의 머리로부터 물이 떨어지는 듯한 모습을 보았다고 말했다. 이 말은 아마도 예수가 타고나면서부터 기름 부음을 받았다는 것으로 해석할수 있다. 무슬림들은 이것이 예수가 메시아라는 여러 증거 중의 하나라고 믿고 있다.

 

여기에서 잠시 기름 부음을 받은자라는 설명에서 '기름'이라고 말하는 것은 어떤 것인지 알아보자. 설명으로는 간단히 '기름'이라고 했지만 정식 표현은 '성유'(Holy oil) 또는 '머리에 기름을 바를 때에 사용하는 성스러운 기름'(Holy anointing oil)이다. 이렇게 의식을 위해 머리에 바르는 기름(Anointing oil)을 우리나라 성경에서는 관유(灌油)라고 번역했다. 아마 물병 같은 튜브에 넣어서 사용했기 때문에 그런 단어를 사용한 것 같다. 성유 또는 관유는 히브리어로 하 미슈카 세멘(ha-mishchah shemen)이라고 한다. 하 미슈카라는 말은 붓는다는 뜻이며 세멘은 기름이라는 뜻이다. '성유'를 어떻게 만들며 어떤 경우에 바르는지, 그리고 만일 '성유'를 함부로 만들거나 정해진 용처 이외에 사용하면 어떤 처벌을 받는지에 대하여는 구약성경 출애굽기 30장에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 다시 말하지만 기름을 붓는다는 것은 그를 거룩하게 만들기 위함이다. 그러한 기름은 처음에는 제사장과 성막(장막)에 있는 제사 도구들에 부어 성스럽게 했지만 나중에는 왕이나 선지자들에게도 기름을 부었고 심지어는 머리 뿐만 아니라 몸에도 부었으며 지체 높은 사람 뿐만 아니라 일반 사람에게도 부었다. 출애굽기 30: 31에는 '사람의 몸에 붓지 말며...'라는 구절이 있다. 이를 미루어 보아 사람의 몸에도 부었던 것다고 생각할수 있다.

 

 

헨델의 오라토리오 '메시아' 대연주회. 2015년 런던 로열 알버트 홀

 

성유 또는 관유는 품질이 좋은 액체 몰약(Pure myrrh) 5 백 세겔(shekels 약 6 kg), 향기로운 육계(肉桂: Sweet cinnamon) 250 세겔(약 3 kg), 향기로운 창포(Sweet calamus: 창포의 뿌리 줄기), 계피(Cassia) 500 세겔(약 6 kg), 감람 기름(Olive oil) 4-7 리터로서 만들도록 하고 있다. 성유 또는 관유를 바르는 곳은 우선 물건으로서 회막과 증거궤, 상과 그 모든 기구, 등잔대와 그 기구, 분향단 및 번제단과 그 모든 기구, 물두멍과 그 받침에 바르도록 했다. 사람에게는 제사장 직분을 맡을 사람들에게 우선적으로 바르도록 했다. 그러나 관유를 사람의 몸에 붓지 말도록 했고 기타 다른 목적으로 만들지(duplicate) 말도록 했다. 만일 다른 목적으로 만든다든지 또는 일반 사람에게 붓는다면 그 사람은 살지 못하리라고 했다. 관유를 바르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그 물건이나 사람을 거룩하게 만들기 위해서이다. 구약성경 출애급기 30: 23-33에 기록된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다.

 

23 너는 상등 향품을 가지되 액체 몰약 오백 세겔과 그 반수의 향기로운 육계 이백오십 세겔과 향기로운 창포 이백오십 세겔과

24 계피 오백 세겔을 성소의 세겔로 하고 감람 기름 한 한을 가지고

25 그것으로 거룩한 관유를 만들되 향을 제조하는 법대로 향기름을 만들지니 그것이 거룩한 관유가 될지라 

26 너는 그것을 회막과 증거궤에 바르고

27 상과 그 모든 기구이며 등잔대와 그 기구이며 분향단과

28 및 번제단과 그 모든 기구와 물두멍과 그 받침에 발라 

29 그것들을 지극히 거룩한 것으로 구별하라 이것에 접촉하는 것은 모두 거룩하리라 

30 너는 아론과 그의 아들들에게 기름을 발라 그들을 거룩하게 하고 그들이 내게 제사장 직분을 행하게 하고

31 이스라엘 자손에게 말하여 이르기를 이것은 너희 대대로 내게 거룩한 관유니

32 사람의 몸에 붓지 말며 이 방법대로 이와 같은 것을 만들지 말라 이는 거록하니 너희는 거룩히 여기라

33 이와 같은 것은 만드는 모든 자와 이것을 타인에게 붓는 모든 자는 그 백성 중에서 끊어지리라 하라

이처럼 원래는 출애굽한 이스라엘 민족이 세운 거룩한 장막(회막)과 그 안에 있는 물건들, 그리고 제사를 맡은 아론과 그 아들들에게 기름을 붓기 위해 관유를 만들어서 사용했으나 나중에는 예루살렘 성전의 기구에도 바르게 되었고 나아가 나중에는 선지자들이나 왕들(사무엘 상 10: 1)에게도 사용하게 되었다.

 

 

오늘날 판매되고 있는 성유. 여러 모양이 있지만 이것이 아마 가장 대표적인 형태일 것이다. 주로 올리브 오일로 만든다.

 

다음으로는 장막, 또는 회막이라고 번역한 태버나클(Tabernacle)이라는 말에 대하여 조사해 보자. 태버나클이라고 하면 우선 세계적으로 유명한 몰몬 태버나클 합창단을 생각하게 된다. 그건 그렇고 태버나클이란 단어의 뜻은 텐트, 오두막집이다. 고대 로마종교에서는 제사를 지내는 건물을 태버나클이라고 불렀다. 성서에서는 성소라는 의미의 생튜어리(Sanctuary)라는 단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생츄어리는 누군가 살고 있는 장소이기 때문에 함부로 들어갈수 없는 곳, 또는 누군가 무엇을 하기 위해 잠시 머물고 있는 장소이기 때문에 보호받아야 하는 장소라는 의미이다. 그래서 예를 들어 Bird sanctuary 라고 하면 조류보호구역을 말한다. 히브리경전, 즉 구약성경에 따르면 태버나클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애굽을 떠나 가나안 땅을 정복하기 까지 광야에서 지낼 때에 여호와가 머무는 곳으로 마련한 장소를 말한다. 장막을 설치하는 스펙은 출애굽기에 자세히 나와 있다. 모세가 시내산에서 하나님 야훼로부터 전해 들은대로 설치한다. 장막은 이스라엘 민족들이 광야에서 방황할 때에 줄곧 함께 모시고 다녔다. 그러다가 약속된 땅에 들어가 정착하였다. 이스라엘 민족들이 세운 예루살렘 성전은 광야의 장막(태버나클)의 연장이다. 그러나 예루살렘이 파괴된 이후, 그리고 주전 587년에 바벨론에 의해 성전이 파괴된 이후에는 타나크에 태버나클에 대한 표현이 나오지 않고 있다.

 

태버나클에 대한 설명을 보면 우선 언약궤(Ark of the Covenant)가 있는 집(이를 지성소라고 부른다. Holy of Holies)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이어 성소(Holy Place)라고 하는 바깥 방과 떡을 비롯한 제물(Showbread)을 놓는 탁자, 향을 피우는 제단, 황금으로 만든 촛대(Lampstand) 등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이에 대한 설명은 솔로몬의 성전의 구조를 이해하는데 필요한 내용들이다. 그런가하면 어떤 학자들은 태버나클이 단순히 이동식 텐트일 뿐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태버나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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