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오페라 집중 소개/집중탐구 150편

26. 주세페 베르디의 '시몬 보카네그라'(Simon Boccanegra)

정준극 2013. 4. 21. 23:37

시몬 보카네그라(Simon Boccanegra)

주세페 베르디의 서막과 3막의 오페라

 

시몬 보카네그라의 바리톤 플라치도 도밍고. 2010년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시몬 보카네그라는 실존 인물이다. 제노아 공국의 총독(Doge)이었다. 14-15세기 당시 제노아는 공화제로 운영되는 공국이었다. 시민들이 총독을 선출했다. 그렇게 하여 선출된 제노아 공국의 첫 총독이 시몬 보카네그라였다. 1339년부터 1344년까지 5년을 초대 총독으로 지냈고 이어 1356년부터 1363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7년 동안 또 다시 제노아 총독을 지냈다. 그의 행적은 스페인의 소설가인 안토니오 가르시아 구티에레즈(Antonio García Gutiérrez: 1813-1884)가 1843년에 희곡 Simón Bocanegra(시몬 보카네그라)로 썼고 그것을 바탕으로 하여 베르디가 1857년에 오페라 Simon Boccanegra(시몬 보카네그라)를 작곡하여 시몬 보카네그라라는 이름이 유명해졌다. 시몬 보카네그라는 1339년 9월에 길벨린(Ghilbelline)당의 공천을 받아 총독에 선출되었다. 당시 이탈리아의 여러 공국을 비롯한 중부 유럽에서는 신성로마제국의 황제를 지지하는 길벨린 당파와 교황을 지지하는 귈프(Guelf) 당파의 세력으로 갈라져 있었다. 귈프당은 귀족들이 중심이 되었고 길벨린당은 평민들이 중심이 되었다. 시몬 보카네그라는 원래 해적 출신이었다. 그런 그를 평민들이 중심이 된 길벨린당이 지지하여 총독으로 선출되도록 했다. 그러므로 시몬 보카네그라의 행동은 귀족들이 중심이 된 귈프 당파들의 반대를 받았다. 사실상 귈프당의 중심이 되는 귀족들은 상업으로 부유하게 된 사람들이었다. 귈프 당파들은 우선 시몬 보카네그라의 공적활동을 제한하였다. 아울러 길벨린 당파 사람들의 권한도 제약을 받았다. 그렇게 되자 새로운 중상주의 가문들이 발호하게 되었다. 아도르노(Adorno)가문, 구라코(Guraco) 가문, 프레고소(Fregoso) 가문, 몬탈도(montaldo) 가문등이었다. 그중에서 아도르노 가문을 대표하는 가브리엘레 아도르노가 귈프 당파의 사람으로서는 시몬 보카네그라의 뒤를 이어 처음으로 제노아 총독에 선출되었다. 오페라에서는 아도르노가 보카네그라의 딸인 아멜리아(마리아)와 결혼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시몬 보카네그라라고 생각되는 기념상. 제노아의 피아짜 팔라쪼에 있다.

 

시몬 보카네그라가 총독으로 있는 동안 제노아 공국은 프랑스와 이탈리아 리비에라까지 영향력을 행사하였다. 다만 그리말디 가문이 유지하고 있는 모나코와 이탈리아 북부의 벤티밀리아(Ventimiglia) 공국은 예외였다. 그리고 시몬 보카네그라가 총독으로 있는 기간에 사라센과 전투를 벌이고 있는 카스틸의 알폰소 11세를 도와주기 위해 제노아의 함선들을 파견하기도 했다. 그러나 반대파들은 시몬 보카네그라가 총독으로 선출된 직후부터 그를 제거하기 위한 음모를 여러 차례 시도하였다. 신변의 위험을 느낀 시몬 보카네그라는 호위대로서 103명의 기병대를 조직하였다. 기병대는 주로 피사에서 차출한 병사들이었다. 피사는 전통적으로 제노아와 숙적의 관계이 있었다. 그러므로 제노아의 기득권 세력을 견제하기 위해 피사의 병사들로 호위대를 구성했던 것이다. 시몬 보카네그라의 어머니는 피사의 귀족 계급 출신이었다. 시몬 보카네그라는 그가 소집한 공공회의에서 사임을 강요당했다. 1344년 12월 23일의 일이었다. 그러다가 1356년에 다시 권력을 잡았다. 그러나 반대파들의 음모는 또 다시 집요하였다. 결국 시몬 보카네그라는 1363년에 독살되었다. 베르디는 시몬 보카네그라의 이야기를 1857년에 오페라로 만들었다. 그런데 이탈리아의 시인이며 인본주의자인 프란체스코 페트라카(Francesco Petraca: 1304-1374)가 제노아의 시민들에게 보내는 글이라면서 편지들을 보낸 것이 있다. 주로 두 당파가 적대적인 분쟁을 그치고 공동의 목적을 위해서 힘을 합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베르디는 나중에 페트라카의 편지들을 읽고 감명을 받아 1881년에 이미 작곡해 놓은 '시몬 보카네그라'의 내용과 음악의 일부를 수정하였다. 그 수정본이 오늘날 전세계적으로 공연되고 있는 '시몬 보카네그라'의 스탠다드 스코어이다. 시몬 보카네그라의 묘소는 카스텔레토의 산 프란체스코 교회에 있었다. 생전의 그의 모습을 그대로 느낄수 있는 조각을 실물대로 만들어 놓아 석관에 올려놓았다. 현재 그 조각들은 제노아의 산타고스티노(Sant'Agostino)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제노아의 산타고스티노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시몬 보카네그라 석관

 

이제 베르디의 '시몬 보카네그라'를 찾아가보자. '시몬 보카네그라'의 대본은 스페인의 시인인 안토니오 가르시아 구티에레즈의 희곡인 '시몬 보카네그라'(1843)를 바탕으로 프란체스코 마리아 피아베가 썼다. 안토니오 가르시아 구티에레즈는 '엘 트로바도르'(El trovador)라는 희곡도 썼다. 베르디와 살바도레 카마라노가 '엘 트로바도르'를 바탕으로 1853년에 불후의 걸작인 '일 트로바토레'(Il Trovatore)를 완성했다. '시몬 보카네그라' 는 1857년 3월 12일에 베니스의 테아트로 라 페니체에서 초연되었다. 1881년의 수정본의 대본은 아리고 보이토(Arrigo Boito)가 마련했으며 1881년 3월 24일 밀라노의 테아트로 알라 스칼라에서 초연되었다. 1881년의 버전이 오늘날 일반적으로 공연되고 있는 내용이다. 스탠다드 스코어는 1882년 비엔나에서, 1883년 파리에서 공연되었다. 한편, 1857년의 오리지널 '시몬 보카네그라'는 100년이 훨씬 지난 후인 1975년에 런던에서 콘스트로서 리바이발 되었다. 그리고 무대공연은 1997년 로열 오페라가 수행하였고 1999년에는 뉴욕 그랜드 오페라가 공연하였다. 1999년의 뉴욕 공연은 오리지날 버전의 뉴욕 초연이었다.

 

가브리엘레 아도르노 역의 테너 플라치도 도밍고

                    

주요 등장인물은 다음과 같다. 타이틀 롤인 시몬 보카네그라(드라마틱 바리톤)는 원래는 해적이었다가 나중에는 초대 제노아 총독으로 선출되었고 몇 년후 다시 총독을 지낸 인물이다. 그러나 오페라에서는 다시 총독이 되었다느니 하는 얘기는 없다. 1881년 수정본의 밀라노 초연에서는 바리톤 빅토 모렐(Victor Maurel)이 시몬 보카네그라의 이미지를 창조하였다. 시몬 보카네그라의 딸이 아멜리아 그리말디(Amelia Grimaldi: 스핀토 소프라노)로 알려진 마리아 보카네그라이다. 1881년 수정본의 밀라노 초연에서는 소프라노 안나 단제리(Anna d'Angeri)가 아멜리아의 역할을 맡았다. '가면무도회'의 여주인공의 이름도 아멜리아이므로 혼돈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제노아의 귀족인 자코포 피에스코(Jacopo Fiesco: 리릭 베이스)는 1881년 수정본의 초연에서 에두아르 드 레츠케(Edouard de Reszke)가 맡았었다. 제노아의 신사인 가브리엘레 아도르노(Gabriele Adorno: 드라마틱 테너: 헬덴테너)는 1881년의 밀라노 초연에서 테너 프란체스코 타마뇨(Francesco Tamagno)가 맡았다. 프란체스코 타마뇨는 훗날 베르디의 '오텔로'에서 타이틀 롤을 맡아 대성공을 거둔 테너이다. 파올로 알비아니(Paolo Albiano: Bar)는 총독이 가장 신임하는 인물로서 금세공이다. 피에트로(Pietro: B)는 제노아의 시민리더이다. 아멜리아의 시녀는 메조소프라노가 맡는다. 궁노수 대장은 테너이다. 이밖에 병사들, 선원들, 시민들, 원로원 의원들, 총독궁의 궁신들, 죄수들 등이 등장한다. 시기는 14세기 중반이며 장소는 제노아와 그 일대이다.

 

제노아 총독궁과 그 앞의 광장

 

[프롤로그] 휘에스키(Fieschi)궁 앞의 광장이다. 평민당의 리더들인 파올로 알비아니와 피에트로는 귀족당에게 권력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음모를 꾸민다. 이들은 과거에 해적으로 유명했던 시몬 보카네그라를 제노아 공화국의 총독으로 만들 생각이다. 그러면 자기들 마음대로 총독을 주무를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이 이야기를 나누는 중에 보카네그라가 등장한다. 파올로는 보카네그라에게 총독이 되면 지금 감옥에 갇혀 있는 사랑하는 마리아와 결혼할수 있을 것이라고 설득한다. 보카네그라는 마리아를 생각하면 한시라도 마음이 편할리가 없다. 보카네그라는 마리아와 결혼할수 있다는 희망에 총독에 이들의 말대로 출마키로 결심한다. 마리아는 보카네그라를 사랑하여서 아이를 낳았다. 마리아의 아버지인 귀족당의 휘에스코는 이를 가문의 수치라고 생각하여 마리아를 자기의 궁전에 있는 지하감옥에 가두었다. 한편, 태어난 아기는 보카네그라가 맡아서 데리고 있다. 어머니의 이름을 따서 마리아 보카네그라라는 이름을 지어 주었다. 파올로와 피에트로는 보카네그라가 총독에 출마하면 적극 지지하겠다는 약속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그곳을 떠난다. 잠시후 귀족당의 리더인 휘에스코가 나타난다. 그는 딸 마리아가 감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기 때문에 비통한 심정이다. 휘에스코의 아리아(로만차)가 Il lacerato spirito(슬픈 아버지의 고통받는 영혼)이다. 보카네그라에 대한 분노와 성모 마리아에 대한 실망의 심정이 담겨 있는 로만차이다. 그러나 휘에스코는 감히 성모 마리아를 저주함으로서 신성모독을 저지른 사실을 깨닫고 크게 후회한다. 그러면서 자기의 죄를 용서해 달라고 간절히 기구한다. 그러면서 자기의 가족을 파멸시킨 보카네그라에 대하여 복수할 것을 다짐한다.

 

English Touring Opera의 현대적 연출에 의한 무대. 아르도노가 보카네그라를 죽이려하자 아멜리아가 막아선다.

 

휘에스코는 보카네그라를 만나지만 마리아가 죽은 것을 알리지 않는다.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보카네그라는 휘에스코에게 평화를 제안하며 함께 힘을 합쳐 제노아 공화국을 부유하고 강한 나라로 만들자고 말한다. 휘에스코는 보카네그라에게 우선 자기의 손녀를 내놓으면 자비를 생각할수도 있다고 말한다. 그러자 보카네그라는 유모에게 맡긴 어린 딸이 어디론가 사라졌다고 설명한다. 보카네그라의 아리아가 Del mar sul lido이다. 휘에스코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떠나자 보카네그라는 휘에스코의 궁전 안으로 들어간다. 보카네그라는 그곳에서 마리아의 차가운 시신을 발견한다. 그때 밖에서는 군중들이 새로운 총독으로 보카네그라가 선출되었다고 하면서 환호하는 소리가 들린다.

 

그로부터 어언 25년이란 세월이 지났다. 이 기간동안 보카네그라는 여러 명의 정적들을 추방하고 그들의 재산을 압류하였다. 휘에스코도 추방당했다. 휘에스코는 제노아 교외의 그리말디 궁에서 안드레아라는 가명으로 지내고 있다. 그가 신분을 감추고 지내는 것은 보카네그라를 파멸시키고자 하는 무리들과 함께 은밀히 연대하기가 쉬어서이다. 그(안드레아)는 그리말디 궁전에 머물면서 백작의 딸인 아멜리아 그리말디의 보호자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다. 그런데 안드레아(휘에스코)는 아멜리아가 자기의 손녀인지는 전혀 모르고 있다. 그리말디 백작에게는 어린 딸이 하나 있었다. 백작은 어린 딸을 피사 부근에 있는 어떤 수녀원에 맡겨서 지내도록 했다. 그 어린 딸이 갑자기 수녀원에서 세상을 떠났다. 백작의 어린 딸이 죽은 바로 그날 수녀원의 마당에는 어떤 여자 아이가 버려져 있었다. 백작은 수녀원에 버려진 어린 여자아이를 죽은 딸 대신에 키우기로 했다. 백작은 버려진 어린 아이를 자기의 딸로 간주하여 아멜리아 그리말디라는 이름을 주었다. 모두들 아멜리아가 백작의 친딸인줄로 알고 있다. 백작이 그렇게 한 것은 그에게도 비록 딸이지만 후계자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며 또한 만일 언젠가 정치적 이유로 추방당할 때에 재산을 모두 빼앗기지 않으려는 생각에서였다. 백작의 두 아들은 총독의 명령에 의해 이미 멀리 추방당해 있다. 아멜리아 그리말디는 마리아 보카네그라였다. 시몬 보카네그라의 딸이며 휘에스코의 유일한 손녀이다. 그런데 휘에스코는 물론 보카네그라도 아멜리아 그리말디의 진짜 신분을 알지 못한다. 아멜리아가 사랑하는 사람은 귀족당의 가브리엘레 아도르노이다. 가브리엘레 아도르노도 물론 아멜리아가 보카네그라의 잃어버린 딸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가브리엘레와 안드레아라는 이름으로 신분을 감춘 휘에스코는 어떻게 해서든지 보카네그라 총독을 제거하려는 음모를 꾸민다. 지금까지가 프롤로그이다.

 

아멜리아(안야 하르테로스). 로열오페라하우스.

 

1막 1장. 그리말디 백작궁의 정원이다. 동이 트기 시작하는 시간이다. 그런 이른 아침에 아멜리아는 사랑하는 가브리엘레 아도르노를 기다리고 있다. 아멜리아의 카바티나가 Come in quest'ora bruna(얼마나 빛나는 아침 빛인가, 새벽 별과 바다가 미소짓도가)이다. 아멜리아가 먼 바다를 바라보며 어린 시절을 회상하는 노래이다. 새벽 별들과 바다가 아멜리아로 하여금 바닷가의 오두막집에 살고 있는 어떤 노파가 자기를 길러주었다는 것을 생각나도록 해준다는 내용이다. 아멜리아는 넓고 웅장한 궁전보다는 보잘것 없는 오두막집을 잊을수 없다고 말한다. 아멜리아는 아도르노가 총독을 제거하기 위한 음모에 가담하고 있다는 소식을 어렴푸시 들은 일이 있다. 아멜리아는 아도르노에게 그런 음모에 가담하는 것은 목숨을 거는 위험한 일이므로 제발 그만두라고 간청한다. 그러할 때에 총독(보카네그라)이 도착한다는 소리가 들린다. 아멜리아는 총독이 자기를 나이 많은 파올로와 결혼시키려고 한다는 것을 알고 두려워하고 있다. 보카네그라를 총독의 자리에 앉힌 파올로는 이제 총독의 자문관이 되어 있다. 보카네그라로서는 파올로에게 신세를 갚겠다는 마음도 있었지만 아멜리아와 결혼하고 싶다는 파올로의 요구를 거절할수도 없었다.

 

보카네그라와 아멜리아와 아르도노(피날레)

 

그런 내막을 짐작하고 있는 아멜리아는 아도르노에게 보호자인 안드레아(휘에스코)에게 자기와의 결혼을 허락해 달라고 간청하라고 다그친다. 아도르노가 안드레아(휘에스코)를 만나 아멜리아와의 결혼을 허락해 달라고 간청하자 안드레아(휘에스코)는 그제서야 아도르노에게 실은 아멜리아가 그리말디 백작의 진짜 딸이 아니며 버려진 아이를 입양한 것이라고 말해준다. 그말을 들은 아도르노는 순간 충격을 받은듯 놀라지만 그런 일은 상관 없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이에 안드레아(휘에스코)는 두 사람의 결혼을 축복한다. 보카네그라가 들어와서 아멜리아에게 추방당해 있는 오빠들을 사면했다고 말한다. 아멜리아는 보카네그라가 감사하다고 말하고 이어 용기를 내어 자기가 사랑하고 있는 사람은 파올로가 아니므로 결혼할수 없다고 거절의 뜻을 분명하게 밝힌다. 보카네그라는 아멜리아의 뜻에 반하여서 강제로 결혼시킬 생각은 없다. 아멜리아는 자기는 그리말디의 진짜 딸이 아니라 입양된 딸이라고 밝히고 자기의 부모가 누구인지 모르지만 아기일 때에 어머니가 어머니의 초상화가 들어 있는 작은 메달을 주었다면서 보여준다. 아멜리아가 보여준 메달 속의 사진을 본 보카네그라는 깜짝 놀라면서 그가 가지고 있는 메달을 꺼내어 그 속에 있는 사진과 대조해 본다. 보카네그라는 아멜리아가 아직도 아기일 때에 잃어버린 딸인 것을 비로소 알게 된다. 보카네그라와 아멜리아는 마침내 아버지와 딸로서 만나게 되어 감격으로 기뻐한다. 아멜리아가 궁전 안으로 들어가고 정원에는 보카네그라가 혼자 남아 있다. 그때 파올로가 나타나서 혹시 아멜리아가 자기와의 결혼을 승락했는지 알고 싶어한다. 보카네그라는 파올로에게 아멜리아와의 결혼을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한다. 파올로는 분노에 넘쳐서 아멜리아를 납치할 음모를 꾸민다.

 

시몬 보카네그라, 아멜리아, 아도르노.

 

1막 2장. 의회의 회의실이다. 총독은 의회 의원들에게 베니스와의 평화협정을 맺도록 노력하라고 당부한다. 그런데 밖에서 갑자기 무리들의 거친 외침 소리가 들린다. 그 소리를 들은 파올로는 아멜리아를 납치하려는 계획이 실패한 것으로 생각한다. 총독은 군중들의 소리가 들리자 의원들이 밖으로 나가는 것을 막고 문을 열어놓으라고 지시한다. 한떼의 무리가 들어선다. 아도르노를 추격하여 온 무리들이다. 아도르노는 아멜리아를 납치한 장본인인 로렌치노라는 평민을 죽였다고 고백한다. 그러면서 아멜리아의 납치가 어떤 고위층의 지시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라고 주장한다. 아도르노는 그 고위층이 보카네그라라고 생각하여 당장 그를 죽이려고 할 때에 아멜리아가 뛰어 들어와서 아도르노를 제지한다. 아멜리아의 아리아가 Nell'ora soave(사랑스러운 시간에)이다. 사랑스러운 시간에 홀로 바닷가를 거닐고 있었는데 어떤 괴한이 달려와서 납치를 했다는 내용이다. 아멜리아는 괴한에게 납치 당하여 어떤 배에 실렸다는 것만을 기억하는데 그 후에 깨어보니 어떤 집이었다고 설명한다. 아멜리아는 자기를 납치한 사람에게 납치 사실을 총독에게 밝히겠다고 하자 그 사람은 겁에 질려서 실은 자기가 납치를 주도한 것이 아니라 진짜 납치를 지시한 사람은 따로 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진짜 납치자를 밝히려고 하는 순간에 또 다시 평민 무리들과 경비병과 귀족들 사이에 전투가 벌어지려고 한다. 보카네그라가 질서를 지키라고 외치고는 일단 아도르노를 체포하라고 명령한다. 보카네그라의 아리아가 Plebe! Patrizi! Popolo!(평민들이여! 귀족들이여, 시민들이여/참담한 역사의 상속인들이여)이다. 싸움을 중지하고 형제애로 단결하자는 내용이다. 보카네그라가 사태를 평정하자 무리들은 그의 자비로운 자세를 찬양한다. 보카네그라는 파올로가 아멜리아의 납치에 책임이 있다고 믿지만 근거가 없으므로 오히려 파올로에게 모든 관련자들을 밝혀내라고 지시한다.

 

English Touring Opera의 무대. 아멜리아가 납치된 것을 알고 비탄에 빠져 있는 보카네그라

                                          

2막. 총독의 거실이다. 사악한 파올로는 아멜리아의 납치범으로 안드레아(휘에스코)를 체포하여 감옥에 가둔다. 파올로는 이제는 더 참을수 없다고 생각하여 보카네그라를 암살키로 결심한다. 파올로는 보카네그라가 마시는 물에 독약을 탄다. 서서히 독이 퍼지는 독약이다. 파올로는 그러면서 보카네그라를 암살하는 희생양으로 휘에스코를 택한다. 파올로는 휘에스코에게 보카네그라를 죽이면 석방하겠다고 설득한다. 휘에스코가 거절한다. 그러자 파올로는 아도르노를 만나 실은 아멜리아가 보카네그라의 정부라고 말해 준다. 분노한 아도르노가 보카네그라에게 복수할 것을 기대하고서였다. 아도르노는 아멜리아와 보카네그라가 서로 포옹하며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질투심에 분노한다. 아도르노의 분노에 넘친 아리아가 Sento avvampar nell'anima(나의 영혼에 불길이 타오르다)이다.

 

아멜리아가 총독의 거실로 들어선다. 그 모습을 본 아도르노는 아멜리아가 보카네그라의 정부이기 때문에 거실에도 마음대로 드나든다고 생각하여 아멜리아의 부정함을 크게 비난한다. 아멜리아는 차마 아도르노에게 보카네그라가 아버지라는 사실을 밝히지 못하고 다만 자기의 사랑에는 변함이 없다고만 말한다. 왜냐하면 아도르노의 가족들이 보카네그라의 손에 의해 죽임을 당했기 때문이었다. 그때 보카네그라가 들어오는 소리가 들리자 아도르노는 얼른 몸을 숨긴다. 보카네그라는 이미 아도르노가 자기를 제거하려는 음모에 가담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였는지 아멜리아에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일 아도르노가 마음을 바꾼다면 용서해 줄수도 있다고 말한다. 아멜리아가 방에서 나가자 보카네그라는 무심코 물을 마신다. 파올로가 탁자 위에 놓아둔 독약을 탄 물이다. 보카네그라는 깊은 잠에 빠진다. 보카네그라가 잠이 들자 아도르노가 나타나서 칼을 빼어 들고 보카네그라를 찌르고자 한다. 그러한 찰나에 아멜리아가 나타나서 아도르노의 저지한다. 소란한 소리에 보카네그라가 잠에서 깨어난다. 보카네그라는 대강의 사정을 짐작하고서 더 이상 숨길수가 없다고 생각하여서 아도르노에게 아멜리가 실은 자기의 딸이라고 밝힌다. 그 소리를 들은 아도르노는 아멜리아를 오해하였던 것을 심히 뉘우치며 용서를 구한다. 보카네그라가 아도르노를 용서한다. 아멜리아는 천국에 있을 어머니를 위해 기도한다. 보카네그라, 아멜리아, 아도르노의 트리오가 Perdon, Amelia...Indomiito(용서하시오, 아멜리아...거칠었었소/질투에 넘친 사랑은 나의 것이었소)이다. 밖에서 소란하게 싸우는 소리가 들린다. 파올로가 총독에 반항하는 봉기를 부추켰기 때문이다. 아도르노는 보카네그라를 위해 싸우겠다고 약속한다. 보카네그라가 아도르노에게 저 반도들을 분쇄한 후에 아멜리아와 결혼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파올로가 부추킨 반도들이 보카네그라를 반대하여 총독궁에 난입하고 있다.

                                                         

3막. 총독궁이다. 총독에 반대하는 봉기는 진정되었다. 폭도들과 함께 총독에게 반기를 들었던 파올로는 사형선고를 받는다. 그리고 감옥에 갇혀 있던 안드레아(휘에스코)는 보카네그라의 명령으로 석방된다. 파올로는 사형장으로 끌려가면서 마침 감옥에서 나오는 안드레아(휘에스코)를 보고 자기가 보카네그라에게 독약을 마시게 했다고 자랑스럽게 얘기한다. 파올로는 아직까지 안드레아가 휘에스코인지 모르고 있다. 그 말을 들은 휘에스코는 크게 놀란다. 이윽고 휘에스코가 보카네그라를 만난다. 보카네그라는 파올로의 독이 온 몸에 퍼지면서 죽어가고 있다. 보카네그라는 그제서야 안드레아가 옛날의 숙적이던 휘에스코인 것을 알아보고

휘에스코에게 아멜리아가 마리아의 딸, 즉 휘에스코의 손녀라고 밝힌다. 휘에스코는 지난날 보카네그라를 원수로 여기고 죽이려 했던 것을 크게 뉘우치고 보카네그라에게 파올로가 마시는 물에 독약을 넣었다는 얘기를 한다. 결혼식을 올린 아도르노와 아멜리아가 돌아온다. 두 사람은 휘에스코와 보카네그라가 마침내 화해한 것을 보고 기뻐한다. 보카네그라가 두 젊은이를 축복한다. 그리고 아멜리아에게 휘에스코가 할아버지라고 말해 준다. 보카네그라는 마지막 숨을 거두기 전에 아도르노를 후임 총독으로 지명한다. 보카네그라의 마지막 아리아가 Gran Dio, li benedici(위대한 신이시여,  모든 사람들이 총독의 죽음을 애도하는 중에 막이 내린다.

 

죽어가고 있는 보카네그라가 아도리노와 아멜리아를 축복하고 있다. 마드리드 테아트로 레알. 플라치도 도밍고

 

[명음반] 보카네그라, 아멜리아, 아도르노, 휘에스코 - 지휘자, 오케스트라

 

- 1939년: Lawrence Tibbett, Elisabeth Rethberg, Giovanni Martinelli, Ezio Pinza - Ettore Panizza, Metropolitan Opera Orchestra and Chorus

- 1951년: Paolo Silveri, Antonietta Stella, Carlo Bergonzi, Mario Petri - Francesco Molinari-Pradelli, Coro e Orchestra di Roma della RAI

- 1957년: Tito Gobbi, Victoria de los Angeles, Giuseppe Campora, Boris Christoff - Gabriele Santini, Teatro dell'Opera di Roma orchestra and chorus

- 1958년: Tito Gobbi, Leyla Gencer, Mirto Picci, Ferruccio Mazzoli - Mario Rossi, Teatro San Carlo Orchestra and Chorus

- 1973년: Piero Cappuccilli, Katia Ricciarelli, Placido Domingo, Ruggero Raimondi - Gianandrea Gavazzeni, RCA Italiana Opera Chorus and Orchestra

- 1976년: Piero Cappuccilli, Katia Ricciarelli, Jose Carreras, Nicolai Ghiaurov - Oliviero de Fabritis, NHK Symphony Orchestra and Union of Japan Professional Choruses, Tokyo

- 1977년: Piero Cappuccilli, Mirella Freni, Jose Carreras, Nicolai Ghiaurov - Claudio Abbado, Coro e Orchestra del Teatro alla Scala

- 1984년: Sherrill Milnes, Anna Tomowa-Sintow, Vaile Moodoveanu, Paul Plishka - James Levine, Metropolitan Opera Orchestra and Chorus

- 1988년: Leo Nucci, Kiri Te Kanawa, Giacomo Aragall, Paata Burchuladze - Sir Georg Solti, Coro e Orchestra del Teatro alla Scala

- 1995년: Vladimir Chernov, Dame Kiri Te Kanawa, Placido Domingo, Robert Lloyd - James Levine, Metropolitan Opera Orchestra and Chorus

- 2010년: Placido Domingo, Adrianne Pieczonka, Marcello Giordani, James Morris - James Levine, Metropolitan Opera Orchestra and Chorus

 

아도리노(마르첼로 지로다니)가 아멜리아(아드리안느 피촌카)를 오해하여 찌르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