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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베르트의 극음악 '로자문데'(Rosamunde)

정준극 2013. 5. 17. 10:07

슈베르트의 극음악 '로자문제'(Rosamunde)

 

슈베르트는 친구들이 연극연습을 하면 극에 수반되는 음악을 피아노로 연주해 주기를 좋아했다. 피아노 앞에 앉아 있는 사람이 슈베르트이다.

 

슈베르트의 극음악 '로자문데'에서 서곡은 라디오 방송이나 콘서트에서 자주 들을수 있는 곡이다. 그런데 이 곡을 소개할 때에는 대체로 극음악에 나오는 곡이라고 소개한다. 극음악이라고 하니까 오페라라고 하기에는 조금 어색한 그런 무대작품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극음악은 음악용어로 Incidental music(인시덴탈 뮤직)이라고 한다. 하지만 '로자문데'의 설명에는  Schauspiel mit Musik(음악을 곁들인 연극)이라고 설명되어 있다. 어떤 자료에는 인시덴탈 뮤직을 극음악과 함께 부수음악이라고 설명한 경우도 있다. 부수음악이란 또 무엇인가? 간단히 말해서 극음악은 연극을 공연할 때에 장면이 바뀔 때에 부수적으로 간주곡처럼 연주하거나 또는 노래나 합창을 하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그런 저런 설명과 함께 슈베르트의 극음악 '로자문데'를 소개코자 한다.

 

'가곡의 왕'이라는 프란츠 슈베르트(1797. 1. 31-1828. 11. 19)는 무대작품(Stage works)에 대하여도 깊은 관심이 있었다. 슈베르트는 모두 19편에 이르는 징슈필, 오페라 등을 작곡했다. 더러는 미완성으로 남겼지만 '알폰조와 에스트렐라', '휘에라브라스'(Fierrabras)와 같은 오페라는 완성된 것이었다. 이렇듯 무대작품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연극도 좋아했다. 친구들이 연극연습을 하면 어울려서 피아노로서 극음악을 연주해 주는 것을 즐겨했다. 당시에 베를린 출신인 여류 시인이며 극작가이고 저널리스트인 빌헬미네 폰 클렌케(Wilhelmine von Clencke: 1783-1856)가 쓴 '로자문데'라는 연극이 인기를 끌고 있었다. 빌헬미네 폰 클렌케는 결혼 후에 예명을 헬미나 폰 셰치(Helmina von Chézy)라고 했다. 헬미나 폰 셰치는 유럽에서 첫 여성 외국특파원이라는 명예도 가지고 있다. 몇년동안 독일의 어떤 신문의 파리특파원을 지냈다. 오페라 대본으로는 칼 마리아 폰 베버의 '오이리안테'(Euryante)를 썼다.

 

연극 '로자문데'의 풀 명칭은 '키프러스의 공주 로자문데'(Rosamunde, Fürstin von Zypern)이다. 당시의 연극공연은 순수하게 연극을 공연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지만 음악을 반주로하여 마치 오페라 비슷하게 공연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를 위해서 작곡가들이 극음악(Incidental music)을 작곡했다. 슈베르트가 헬미네 폰 셰치를 어떻게 알게 되었고 어떤 사연으로 '로자문제'의 극음악을 작곡하게 되었는지 모르지만 아무튼 슈베르트는 '로자문데'의 극음악을 1823년에 완성하였고 그해 12월 20일에 테아터 안 데어 빈(비엔나강변극장)에서 '로자문데'가 초연될 때에 극음악으로 사용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엔진 때가 아니라 연극 '로자문데'의 공연이 별로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는 데에 있다. 슈베르트가 애써서 극음악까지 만들었는데 환영을 받지 못했다. 그뿐 아니라 연극의 대본이 분실되어서 영원히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행한 것은 연극대본은 분실되어 어떤 것인지 알수 없지만 슈베르트의 음악은 1867년에 찾았다는 것이다. 소프라노, 합창, 오케스트라를 위한 스코어이다. 영국의 음악사전 편찬자인 조지 그로우브(George Grove; 1820-1900)와 '미카도'를 비롯한 사보이 오페라를 작곡한 아서 설리반(Arthur Sullivan: 1842-1900)이 일부러 비엔나에 가서 찾아낸 슈베르트의 악보집에 들어 있었다. 조지 그로우브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Grove's Dictionary of Music and Musicians의 편찬자이다. 아무튼 그렇게 하여 슈베르트의 '로자문데' 극음악은 세상에서 빛을 보게 되었다. '로자문데'의 극음악은 슈베르트의 다른 작품들과도 관계가 깊기 때문에 조지 그로우브와 아서 설리반의 발견은 음악사에서 귀중한 공헌이 아닐수 없다.

 

'로자문데'의 극음악 중에서 발췌곡은 자주 들을수 있지만 전체 음악은 거의 연주되지 않고 있어서 들을수가 없다. 전체 음악을 연주하면 거의 한 시간이나 걸린다. 하지만 음반으로 나오기는 했다. 쿠르트 마수르(Kurt Masur)가 지휘한 것이 있으며 클라우디오 아바도가 지휘한 것이 있다. 연주회에서 전체 음악이 연주된 것은 2004년 오스트리아의 그라츠에서 열린 슈티리아르테 페스티발(Styriarte Festival)에서이다. 니콜라우스 하르논쿠르트가 지휘했다. 합창 파트는 아놀드 쇤버그 합창단이 불렀고 오케스트라는 '유럽실내악단'(Chamber Orchestra of Europe)이 맡았다. 전체 음악은 서곡과 10번까지의 개별곡으로 구성되어 있다. 서곡은 두개가 있다. 하나는 사실상 오페라 '알폰조와 에스트렐라'를 위해 작곡한 것을 사용한 것이다. 테아터 안 데어 빈에서의 초연에서는 이 서곡이 연주되었다. 두번째 서곡은 우리가 흔히 듣고 있는 '로자문데' 서곡으로 원래는 '마술하프'(Die Zauberharfe)라는 멜로드라마에 사용되었던 음악이다. 다음은 10번으로 구성된 음악이다.

 

1. 간주곡(Entr'acte) 1번. 슈베르트가 '미완성교향곡'의 피날레를 위해 만들어 놓은 곡이라고 믿어지고 있다. 알레그로 몰토 모데라토이다.

2. 발레음악 1번. 두개의 별개 곡이지만 하나로 간주되고 있다. 첫번째 곡은 행진곡풍이다. 간주곡 1번의 주제를 보완한 것이다. 두번째 곡은 서정적인 곡이다.

3. 간주곡 2번. 다섯번째 곡인 '정령들의 합창'의 주제음악과 흡사하다.

4. 로만체. 소프라노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곡으로 Der Vollmond Strahlt auf Bergeshöh'n(만월이 산정에 비치도다)라는 타이틀이다.

5. 정령들의 합창(Geisterchor). In der Tiefe wohnt das Licht(깊은 곳에 빛이 살고 있다)이다. 아다지오이다.

6. 간주곡 3번. 전체 음악 중에서 가장 잘 알려진 곡이다. 테마음악은 현악4중국곡 A 단조 (D804)에 사용되었고 또한 즉흥곡 Bb 장조에서 변경된 주제가 사용되었다.

7. 목동들의 멜로디(Hirtenmelodien). 클라리넷, 바순, 혼의 6중주 곡이다.

8. 목동들이 합창(Hirtenchor). Hier auf den Fluren(초원에서)라는 합창이다. 알레그레토여서 경쾌하다.

9. 사냥꾼들의 합창(Jägerchor). Wie lebt sich's so fröhlich im Grünen(전원의 생활이 얼마나 즐거운 것인가)이다. 알레그로 모데라토이다.

10. 발레음악 2번. 전체 음악 중에서 또 하나의 가장 사랑받고 있는 곡이다. G 장조의 안단티노이다.

 

'로자문데' 음악 음반. 소프라노 안네 조피 폰 오터가 독창자이며 에른스트 젠프 합창단이 합창을 맡았고 클라우디오 아바도가 유럽실내악단을 지휘했다. 앞에서 언급한대로 연극 '키프러스의 공주 로자문데'의 스토리가 어떤 것인지는 대본이 분실되는 바람에 아무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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