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시컬 뮤직 팟푸리/오페라와 영화

그밖의 오페라 관련 영화들

정준극 2013. 7. 7. 15:58

그밖의 오페라 관련 영화들

 

○ Charlie Chan at the Opera(찰리 찬의 오페라 사건)

찰리 찬은 미국의 작가인 얼 데르 비거스(Earl Derr Biggers: 1884-1933)가 작품 속에서 만들어 낸 중국계 미국인 형사이다. 찰리 찬이 더욱 유명해 진 것은 1936년에 브루스 험버스톤(Bruce Humberstone)이 감독한 Charlie Chan at the Opeera 때문이다. 찰리 찬은 오페라의 오프닝 밤에 일어난 두 개의 살인사건을 조사하고 있다. 용의자는 스타 소프라노의 남편인 그라벨(Gravelle)이다. 실은 그 남편도 과거에는 뛰어난 테너였다. 그러다가 어쩐 일인지 정신병원에서 몇년을 지내다가 최근에 탈출한 사람이다. 그라벨은 무려 7년 동안이나 정신병원에 수용되어 있었다. 사람들은 그가 누구인지 신분과 정체를 알지 못했다. 실은 그라벨 자신도 자기가 누구인지 알지 못했다. 그러다가 어느날 우연히 기억이 되살아났다. 7년 전에 아내와 아내의 정부가 자기를 죽이려고 음모를 꾸미다가 제대로 되지 않자 자기를 정신병자로 몰아서 정신병원에 강제로 감금한 사실이 기억난 것이다. 그라벨은 복수를 생각한다. 그리하여 오페라의 오프닝 밤에 치밀한 계획으로 두 사람을 살해한다. 하지만 뛰어난 형사인 찰리 찬에 의해서 모든 사실이 밝혀진다.

 

'찰리 찬의 오페라 사건'의 한 장면

 

                                 

○ Diva(디바) 

프랑스의 장 자크 베넥스(Jean-Jacques Beineix)가 감독한 1981년도 영화이다. 빌헬메니아 위긴스 페르난데즈(Wilhelmenia Wiggins Fernandez)가 타이틀 롤을 맡았다. 신시아 호킨스(Cynthia Hawkins)는 인기 정상의 미국 출신 오페라 스타이다. 그러나 자기의 노래를 녹음하는 것은 절대로 허락하지 않는다. 그 때문에 많은 팬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우편배달부인 쥘르라고 하는 젊은 팬이 아무도 몰래 신시아의 노래를 불법으로 녹음한다. 쥘르는 신시아의 분장실까지 들어가서 신시아의 무대 의상 한 벌을 훔쳐 나온다. 쥘르는 우연히 길을 걷다가 어떤 창녀와 부딪친다. 그 창녀는 쥘르의 우편배달 가방에 테이프 한개를 몰래 넣는다. 잠시후 청부살인범으로 보이는 어떤 험상궂은 사람이 나타나서 그 창녀에게서 테이프를 빼앗으려다가 없자 살해한다. 그 테이프는 경찰국장 사포르타가 매춘과 마약등 범죄에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증언한 것이었다. 이제 쥘르는 경찰국장의 하수인들인 부패경찰들로부터 위협을 받게 되었음은 물론, 신시아의 불법 테이프를 차지하려는 대만 조폭들로부터도 위협을 받는 신세가 된다. 쥘르는 집시와 같은 생활을 하고 있는 친구 고로디쉬의 집으로 일단 피신한다. 고로디쉬는 신비의 인물이다.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 고로디쉬에게는 알바라고 하는 여자친구가 있다. 고로디쉬는 알바를 뮤즈라고 부른다. 고로디쉬는 데우스 엑스 마키나(deus ex machina)의 역할을 맡아한다. 쥘르가 위험에 처할 때마다 나타나서 해결해 준다. 쥘르의 적들이 서로 파멸하도록 조종해준다. 그러는 중에 쥘르와 신시아에게는 로맨틱한 관계가 생긴다. 두 사람이 어떤 날 아침에 파리의 거리를 거닐 때 나오는 블라디미르 코스마(Vladimir Cosma)의 피아노곡인 Promenade Sentimentale 가 두 사람의 관계를 암시해 준다.

 

영화 '디바'의 한 장면. 우편배달부 쥘르가  살인청부업자로부터 위협을 받고 있다

                                            

쥘르는 훔친 신시아의 의상을 돌려준다. 신시아는 처음에는 화가 났지만 나중에는 그런 정도의 팬이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오히려 흥미있어 한다. 그리하여 두 사람은 어느덧 어떤 날 아침을 함께 먹는 사이가 되었다(무슨 뜻인지 구체적으로 설명은 하지 않겠음). 신시아는 쥘르에게 자기의 리허설 장면을 볼수 있게 허락한다. 그런 일은 처음 있는 것이었다. 그러나 얼마후 신시아와 쥘르의 관계는 자못 이상하게 된다. 신시아가 우연히 해적판 테이프에 녹음되어 있는 자기 노래를 듣고 나서부터이다. 신시아는 자기 노래를 들을수 있게 해 준 사람은 쥘르 밖에 없으므로 당연히 쥘르를 의심하지 않을수 없었다. 해적판 테이프는 그 짓만을 하는 대만 사람들이 만든 것이었다. 대만 사람들은 신시아에게 정식으로 테이프를 제작할수 있도록 허락을 해주던지 그렇지 않으면 대만에서 해적판을 수없이 만들어서 전세계에 돌리겠다고 위협한다. 쥘르는 친구인 고로디쉬와 뮤즈라는 알바가 대만 사람들에게 자기의 비밀 테이프를 팔았다고 믿는다. 그런데 알고보니 고로디쉬가 쥘르의 테이프를 아직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쥘르는 고로디쉬로부터 테이프를 받아 신시아에게 돌려준다. 신시아는 자기의 노래를 녹음한 테이프를 처음 들어보고 기분이 이상하다. 자기의 노래를 한번도 들어본 일이 없기 때문이다. 신시아와 쥘르는 신시아의 노래에 맞추어서 춤을 추는 것으로 막이 내린다.

 

'디바'의 빌헬메니아 페르난데즈(신시어 호킨스 역)

 

○ Tonight or Never(투나잇 오어 네버)

1931년도 머빈 르로이(Mervyn LeRoy) 감독의 미국 코미디 영화. 글로리아 스완슨이 출연했고 보리스 칼로프도 나온다. 글로리아 스완슨의 상대역은 멜빈 다글라스(Melvyn Douglas)이다. 스토리는 다음과 같다. 넬라 바르고(Nella Vargo: 글로리아 스완슨)는 헝가리 출신의 프리마 돈나이다. 가장 최근의 공연은 베니스에서 '토스카'였다. 사람들은 바르고에 대하여 환호와 갈채를 보냈지만 바르고의 성악 선생인 루디그는 바르고가 뉴욕에 가서 공연하기 전 까지는 이름난 오페라 소프라노라고 할수 없다는 생각이다. 루디그는 바르고에게 노래 부를 때에 혼이 들어가 있지 않다고 주의를 주자 바르고는 화를 내며 루디그 선생과 결별할 생각을 한다. 그런데  바르고는 그때 저쪽 길거리에서 어떤 신비스럽기까지 한 사람이 걸어가고 있는 모습을 본다. 바르고는 어쩐 일인지 그 사람에게 빠져 들어간다. 루디그 선생은 그가 바람둥이(gigolo)라고 하며 최근까지는 지저분한 과거를 지닌 지난날의 디바였던 마르케사 비안카 산 조반니와 그렇고 그런 사이였다고 얘기해 준다. 바르고는 루디그 선생이 이러니 저러니해도 자기를 끔찍히 위해주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바르고에게는 오래전에 약혼한 사람이 있다. 나이가 많은 알베르트 폰 그로나크 백작이다. 사실상 바르고는 그를 사랑하지 않는다.

 

'투나잇 오어 네버'의 스케치

                    

그날 밤, 바르고는 루디그 선생, 집사인 콘라드, 하녀인 엠마, 그리고 약혼자인 알베르트 백작과 함께 부다페스트로 가기로 결정한다. 기차에 올라탄 바르고는 같은 기차에서 신비한 사나이를 다시 만나게 되어 깜짝 놀란다. 그 남자는 문제의 디바였던 마르케사와 동행이었다. 루디그 선생은 바르고에게 진정한 디바가 되려면 사랑을 경험해야 한다고 말한다. 다음날, 루디그 선생은 바르고에게 뉴욕 메트로폴리탄의 이름난 에이젠트인 플레처가 유럽에서 뛰어난 성악가를 스카웃하기 위해 유럽에 와 있다는 얘기를 한다. 그날 오후, 바르고는 소위 자기의 약혼자라는 백작이 평소 자기의 라이발이었던 여인과 데이트를 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한다. 분노로 화가 난 바르고는 호텔로 돌아와서 그 신비스런 사나이를 애인으로 삼아 자기도 사랑에 대한 경험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로 한다. 그러면 디바로서 자격이 있기 때문에 플레처의 눈에 들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다가 그 사나이가 바람둥이라는 생각이 미치자 주저한다. 그 사나이의 이름은 짐(Jim)이었다. 그런데 사실상 짐은 메트로폴리탄의 플레처였다. 플레처는 바르고에게 그 날 밤을 함께 지내던지 그렇지 않으면 2분 안에 당장 떠나겠다면서 마치 바르고를 이미 차지한 듯한 자세로 나온다.

 

'투나잇 오어 네버' 포스터. 글로리아 스완슨. 어디서 많이 본 얼굴. 그렇다. 챨리 챠프린과 함께.

 

바르고는 그 날 밤을 플레처와 함께 지내기로 결정한다. 하지만 다음날 아침 그가 깨어나기 전에 방에서 빠져 나간다. 그날 밤, 바르고는 부다페스트에서 다시 '토스카'를 불렀다. 바르고의 '토스카'는 그가 지금까지 맡아 했던 그 어느 공연보다도 훌륭했다는 평을 받았다. 호텔로 돌아온 바르고는 테이블 위에 메트로폴리탄의 계약서가 놓여 있는 것을 발견한다. 메트로폴리탄이 바르고와 계약을 맺는다는 내용이었다. 바르고는 매우 기뻤지만 그 전날 플레처와 하룻 밤을 지낸 것이 무척 마음에 걸린다. 그날 짐이 바르고를 찾아온다. 짐은 바르고가 짐의 서비스에 대한 보답으로 놓고 간 목걸이를 돌려주러 온 것이다. 짐은 바르고에게 자기를 택할 것인지, 그렇지 않으면 메트로폴리탄의 계약서를 택할 것인지를 결정하라고 요구한다. 바르고는 잠시 생각하다가 계약서를 찟어버린다. 짐은 바르고가 진정으로 자기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린다. 짐은 자기가 마르케사의 사촌오빠라고 밝히고 자기의 직업은 뛰어난 재능의 성악가를 스카웃 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제 바르고는 그렇게도 소원하던 뉴욕 경력을 가지게 된다.

 

영화 '투나잇 오어 네버'는 같은 제목의 헝가리의 연극에 바탕을 두고 대본이 만들어졌다. 연극은 1930년 11월부터 이듬해인 1931년 6월까지 브로드웨이에서 공연되었다. 브로드웨이 연극에 출연했던 멜빈 더글라스(짐 플레처), 페르디난드 고트샬크(루디그), 로버트 그레이그(집사 콘라드), 그레타 마이어(엠마), 워버튼 갬블(알베르트 백작) 등은 모두 영화에 출연하여 연극에서와 똑같은 역할을 맡았다. 조지 핏츠모리스 라는 사람이 처음에 감독으로 선임되었으나 나중에 머빈 르로이로 교체되었다. 머빈 르로이는 1923년에 글로리아 스완슨이 주역으로 나온 무성영화 Prodigal Daughters(방탕한 딸들)에서 신문팔이 소년으로 출연한 일이 있다.

 

영화에서 '토스카'로 분장한 글로리아 스완슨

 

○ Phantom of the Opera(오페라의 유령)

'오페라의 유령'의 내용에 대하여는 본 블로그의 '뮤지컬 스토리'에 이미 설명하였으므로 생략코자 한다. 다만, 지금까지 여러 '오페라의 유령'이 영화로 만들어졌는데 그 중에서 세 편만 대표적으로 소개코자 한다. 첫째는 1925년도 영화이다. 루퍼트 줄리앙(Rupert Julian)이 감독했고 론 채니(Ron Chaney), 메리 필빈(Mary Philbin)이 출연했다. 1929년 버전을 DVD로 복원한 것이 나와 있다. 두번째는 1943년도 작품이다. 아서 루빈(Arthur Lubin)이 감독했고 클로드 레인스(Claude Rains), 수잔나 포스터(Susanna Foster)등이 출연했다. 멜로드라마 형식의 작품이다. 세번째는 1962년에 영국에서 만든 영화이다. 테렌스 피셔(Terence Fisher)가 감독했다. 허버트 롬(Herbert Lom), 히서 시어스(Heather Sears)등이 출연한 것이다. 2004년도에 영국의 앤드류 로이드 웨버가 음악을 붙인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을 워너 브로스 사에서 영화로 만든 것이 있다. 그것은 뮤지컬을 영화로 만든 것이다.

 

'오페라의 유령' 브로드웨이 무대

 

○ The Piano Tuner of Earthquakes(어스퀘이크 피아노 튜너)

비교적 최근인 2005년도 독, 영, 불 합작의 영화이다. 스테픈 키(Stephen Quay)와 티모스 키(Timothy Quay)가 공동으로 감독했고 아미라 케이사르(Amira Casar), 고트프리트 존(Gottfried John), 아숨타 세르나(Assumpta Serna) 등이 출연했다. 유명한 오페라 소프라노인 말비나(Malvina)는 결혼식의 저녁에 못된 인간인 닥토 드로즈(Dr Droz)에게 납치된다. 닥터 드로즈는 말비나를 죽은 것처럼 만들어 사람들의 눈을 속여서 납치하였다. 닥터 드로즈는 말비나를 자기의 뜻대로 움직이는 노래하는 인형으로 만들 생각이다. 닥토 드로즈는 우선 피아노를 손보아야 하기 때문에 별로 알려지지 않는 순진한 청년인 펠리스베르토(Felisberto)를 외딴 곳에 있는 그의 비밀 저택으로 데려온다. 펠리스베르토는 피아노를 조율하면서 닥터 드로즈가 '악마 오페라'를 만들어 공연할 생각인 것을 알게 되고 또한 그 공연에서 말비나의 운명을 결정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펠리스베르토는 말비나를 비밀리에 구출할 계획을 세우지만 오히려 닥터 드로즈가 만들어 놓은 덫에 걸려 잡힌다.

 

어스퀘이크 피아노 튜너의 한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