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와 음악/신동 모차르트

모차르트 효과(Mozart Effect)

정준극 2013. 8. 31. 20:48

모차르트 효과(Mozart Effect)

모차르트 음악을 들으면 지능이 향상된다는 이론

 

피아노를 연주하는 소년 모차르트

 

'모차르트 효과'(Mozart effect)라는 이론이 있다. 모차르트 음악을 들으면 지능이 향상된다는 이론이다. 여러 학자들이 연구를 해서 그런 결론을 얻었다는 것이다. 연구결과를 조금 더 정확히 표현한다면 모차르트의 음악을 들으면 공간-시간 추리력(spatial-temporal reasoning)이라고 알려진 일종의 정신작용을 비록 단기간이긴 하지만 증진한다는 것이다. 그런 연구결과가 나오자 이를 인용하여 '모차르트 음악을 들으면 더 똑똑해 진다'는 주장이 생겼고 또한 어릴 때에 클래시컬 음악을 자주 듣게 한다면 두뇌발전에 도움을 준다는 주장이 생겼다. 말하자면 IQ가 높아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약삭빠른 장사꾼들은 모차르트의 음악들을 편집해서 '지능을 높여주는 음악' '정신활동이 활발해지는 음악'이라는 타이틀의 CD를 만들어 팔아 재미를 보기도 했다. 왜 하필이면 모차르트일까? 결론부터 말한다면 모차르트 음악이 듣기에 경쾌하고 편안하기 때문에 머리를 맑게하여 지능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학자들이 연구를 위해 선정한 음악은 모차르트의 두대의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D 장조 (작품번호 448)이다. 우리는 보통 아름답고 마음이 편해지는 모차르트의 피아노 음악으로서는 피아노 협주곡 21번 C 장조를 생각하게 되지만 학자들의 선정기준은 우리의 평상적인 관념과는 다른 모양이다. 모차르트의 두대의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D 장조 K448은 3악장으로 구성된 경쾌한 곡이다. 1악장 알레그로 콘 스피리토(allegro con spirito), 2악장 안단테(andante), 3악장 몰토 알레그로(molto allegro)이다. 전체 연주시간은 길어야 25분이다. 학자들은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23번 K488 도 같은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 피아노 협주곡 23번도 3악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악장 알레그로, 2악장 아다지오, 3악장 알레그로 아싸이 및 알라 브레베(프레스토)이다. 그러면 다른 곡들은 해당이 되지 않는가? 순수 클래시컬 음악이 아닌 대중적인 음악 중에서는 그런 효과를 기대할수 있는 곡이 없는가? 학자들은 그리스 출신의 작곡가인 야니(Yanni)의 Acroyali/Standing  in Motion 이라는 곡이 비슷한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 왜냐하면 템포, 구조, 멜로디 및 하모니, 그리고 기대치에 있어서 야니의 곡이 모차르트의 K448과 흡사하다는 이유였다. 이제 '모차르트 효과'를 철저분석해 보자.

 

'모차르트 효과'라는 용어를 처음 고안해 낸 사람은 알프레드 토마티스(Alfred A Tomatis)라는 사람이다. 알프레드 토마티스라고 하면 프랑스의 국제적으로 유명한 이인후학(耳咽喉學: otolaryngology) 학자이다. 그는 이른바 청각정신음성학(Audio-Psycho-Phonology)를 개발한 사람이다. 그는 모차르트의 음악을 정신장애가 있는 환자들을 치료하는데 이용해 보았다. 결과,  모차르트 음악을 들으면 비록 일순간이지만 아이큐 테스트에서 어떤 부분에 대한 성적이 올라간다는 것이었다. 토마티스 박사는 모차르트의 음악을 귀를 재훈련시기는 목적으로 사용했고 각각 다른 주파수의 음악을 들으면 귀의 능력을 증진시킨다고 믿었다. 그리하여 뇌를 치료할수 있고 아울러 뇌의 발전시킬수 있다는 것이다. 토마티스 박사는 그의 연구결과를 1991년에 Pouquoi Mozart?(왜 모차르트인가?)라는 책자로 펴냈다. 토마티스 박사의 치료방법은 상당한 인기를 끌어서 널리 소개되었고 다른 사람들도 토마티스의 방식을 따라 시도를 해보기 시작했다. 미국 조지아주의 첼 밀러 지사는 '모차르트 효과'의 신봉자로서 조지아주에서 태어난 모든 어린아이에게 모차르트의 음악 등을 담은 CD를 만들어서 주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이를 위한 예산을 요청하기까지 했다.

 

과연 모차르트의 음악은 그런 효과가 있을까? 미국의 라우셔 등 관련 학자들은 1993년에 그런 의문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 실험을 했다. 즉, 세 사람을 대상으로 하여 첫번째 사람에게는 모차르트의 음악을 들려주고, 두번째 사람에게는 긴장을 풀고 편한 마음을 가질수 있는 말을 부드럽게 해주고, 세번째 사람에게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히 있도록 하는 실험을 했다. 결과, 모차르트의 음악을 들은 사람의 지능이 잠시이지만 보통 보다 높았다는 것이다. 무슨 뜻인지는 필자도 자세히 모르지만 하여튼 '공간 지능'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공간 지능'이란 것이 다른 것이 아니라 IQ라고 말했다. 모차르트의 음악을 들으면 지능지수가 높아 진다는 소문이 돌자 평소 모차르트를 숭배하는 사람들에게는 뜻하지 아니한 좋은 선전꺼리가 생긴 셈이었다. 그래서 조금 과장하기도 하고 한술 더 떠서 모차르트의 음악을 들으면 분명히 머리가 좋아진다고 선전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언론도 한 몫 했다. 1994년에 뉴욕 타임스 음악 컬럼니스트인 알렉스 로스(Alex Ross)는 학자들(라우셔와 쇼)의 연구에 따르면 모차르트의 음악은 당신을 보다 스마트하게 만들어 준다는 식의 글을 썼다. 그러면서 지금까지는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음악가로서 베토벤을 꼽았지만 모차르트야 말로 베토벤을 능가하는(베토벤을 왕좌에서 물러나게 한) 위대한 음악가라는 것이 입증되었다고 주장했다. 1977년에 보스톤 글로우브지는 또 다른 기사를 게재하여 고전음악이 지능지수에 미치는 영향을 보도했다. 이에 의하면 8개월 동안 피아노 레슨을 시킨  3살 또는 4살 아이들 그룹이 피아노 레슨 대신에 콤퓨터 레슨을 받거나 또는 아무런 레슨도 받지 않은 같은 나이의 어린이 그룹보다 34%나 공간-시간적 추리력이 높았다는 것이다. 결국 어릴 때부터 고전음악에 물들게 되면 머리가 좋아진다는 주장이었다.

 

1997년에 돈 캠벨(Don Campbell)이라는 사람이 The Mozart Effect: Tapping the Power of Music too Heal the Body, Strengthen the Mind, and Unlock the Creative Spirit라는 긴 제목의 책을 펴냈다. 음악의 힘으로 병을 고칠수 있고 심리 활동을 강화할수 있으며 잠재해 있는 개인의 창의성을 발굴해 낼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그러면서 모차르트의 음악, 특히 피아노 협주곡들을 들으면 지능지수가 높아질 뿐만 아니라 정신작용이 활발해진다고 덧 붙였다. 아울러 돈 캠벨은 특별히 선정한 고전음악을 아기때부터 들려주면 정신개발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사실 이러한 주장은 근거가 희박한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지금까지 비슷한 연구가 나온 것들이 있지만 분명한 결과를 보여준 연구는 하나도 없으며 다만 추측일 뿐인데 그것을 마치 확정적인 것처럼 간주해서 '어릴 때부터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을 들으면 머리가 좋아진다'는 식으로 확정적으로 말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반론이었다. 그건 그렇고 돈 캠벨은 The Mozart Effect 를 펴내고 난 후에 후속편으로 The Mozart Effect For Children(어린이를 위한 모차르트 효과)을 발표했다. 돈 캠벨은 한 발짝 더 나아가서 돈을 벌려는 생각이었는지 모르지만 아무튼 모차르트의 음악을 선별하여 수록한 제품을 만들고는 '충분한 휴식을 이룰수 있으며 젊음을 되찾을 수 있는 음악'이라고 선전했다. 휴식(rest)까지는 이해하겠지만 회춘(rejiuvenation)까지 이룰수 있다는 것은 아무래도 좀 지나친 것 같지만 사람들은 대단한 관심들을 가졌다. 돈 캠벨은 또한 선별된 모차르트 음악을 들으면 '저능과 교양을 높일수 있고 창의성과 상상력을 높일수 있다'고 선전했다. 음악의 힘은 건강, 교육, 복지로 변형된다는 것이다. 음악은 스트레스, 절망감, 불안을 감소시키며 휴식을 유도하여 잠에 빠지게 만들며 육체의 활동을 활발하게 만들어주고 기억력과 인지력을 높여 준다는 설명이었다. 아무튼 그런 CD 들이 불티나게 팔리기 시작했고 이어 그와 비슷한 제품들이 판을 치게 되었다. 하기야 근자에는 음악치료법이라는 것이 개발되어서 청각장애, 난독증, 주의력결핍증, 자폐증 및 기타 정신적 또는 육체적 질병과 장애를 고칠수 있다고 하니 두고 볼 일이다.

 

그런데 2001년 4월에 왕립의학협회지(Journal of the Royal Society of Medicine)는 모차르트 음악이 특정 질병을 치료하는데 도움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인 존 젠킨스(John Jenkins)가 모차르트의 소나타 K. 448을 간질병 환자들을 위해 연주하였더니 간질증세가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에 힘입어서 영국간절병기구(British Epilepsy Organization)도 그 사실을 입증하기 위한 연구를 하였다. 그랬더니 모차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K448 과 마찬가지로 피아노 협주곡 23번(K 288)도 그런 효과가 있다고 보았으며 모차르트 이외의 음악으로서는 그리스 작곡가인 야니(Yani)의 Acroyali/Standing in Motion(야니가 아크로폴리스에서 연주한 실황 곡을 편곡한 것)도 효과가 있었다는 것이다. 야니의 곡은 모차르트의 K 448과 템포, 구조, 멜로디 및 하모니적 협화음, 그리고 기대치가 비슷하다고 한다.

 

모차르트의 음악이 과연 지능발달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사항은 여러 연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안하지만 아직도 미지수이다. 그래서 다른 연구들도 열심히 진행되고 있고 새로운 연구결과가 속속 보고되고 있지만 확실치는 않다. 어떤 연구는 뇌전증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도 했다. 또 어떤 연구는 마우스를 이용해서 수행되었는데 모차르트의 음악을 들은 마우스들에게서 미로에서 빠져 나오는 능력이 향상되었음을 볼수 있었다는 것이다. 아무튼 만일 모차르트 효과가 과학적인 근거를 가지고 사실로 입증된다면 사회의 여러 분야에서 응용될수가 있다. 예를 들어서 독일 브란덴부르크주의 트뢰엔브리첸(Treuenbrietzen)이라는 마을에서는 오수처리를 할 때에 모차르트의 음악을 계속 틀어놓았더니 오수처리가 더 신속하게 이루어졌다는 얘기도 있다. 담당자는 그 이유가 작품의 진동(바이브레이션)때문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진동이 물, 오수, 조직 등을 포함하여 모든 것을 투과하기 때문에 더 신속하게 처리될수 있었다는 얘기였다.

 

이밖에 '모차르트 효과'가 있다고 생각되는 모차르트의 음악들.

 

- 피아노 협주곡 21번 2악장

- 피아노 협주곡 23번 1악장

- 교향곡 40번 1악장

- 아이네 클라이네 나하트 무직 2악장

-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서곡

- 바이올린 소나타 K378 론도

- 혼 협주곡 3번 2악장

- 클라리넷 협주곡 2악장

- 오페라 '마술피리' 서곡

 

그리고 쇼팽의 피아노 음악들도 모차르트의 음악과 같은 효과가 있다고 말하고 있다.

 

- 전주곡 4번 Op 28

- 전주곡 15번 '빗방울'

- 연습곡 25번

- 야상곡 7번 Op 9

- 야상곡 2번 Op 15

 

콘스탄티니의 소네토 레 플랫과 베르체우세(Berceuse), 린도스(Lindos)고 권하고 있는 곡이다.

 

 

**********

베토벤 효과?

몇년 전에 영국의 챨스 왕세자는 왕립원예협회에서 식물들과 얘기를 나누었다고 밝힌 일이 있었다. 왕립원예협회는 여러 연구를 하는 중에 인간의 음성이 식물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도 수행중이었다. 챨스왕세자는 식물에게 얘기를 해주는 것은 식물의 성장을 위해 대단히 중요한 일이라고 주장하고 좋은 얘기를 해주면 식물들도 응답한다고 말했다. 이 애기를 들은 사람들은 '식물이 어떻게 사람의 얘기를 들을수 있단 말이냐?'면서 챨스가 정신이 나간 것이 아니냐고 비웃음을 보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왕립원예협회는 챨스의 말에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해서 토마토 나무에 문학작품을 들려주면 어떤 효과가 있을지에 대한 연구를 정식으로 시작하였다. 문제는 누가 어떤 문학작품의 구절들을 읽어주느냐는 것이었다. 우선 왕립원예협회는 읽을 사람을 공개 오디션을 통해서 선발키로 했다. 아무래도 음성이 호소력이 있는 사람으로 하여금 읽도록 하는 것이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오디션은 서리의 위슬리에 있는 왕립원예협회 가든에서 치루기로 했다. 읽어줄 작품은 셰익스피어의 '한여름 밤의 꿈' 중에서 요정의 왕 오베론의 스피치로 정했고 추가로 존 윈덤(John Wyndham)의 '트리피드의 날'(The Day of the Triffids)를 선정했다. 그래서 사람을 선발해서 읽어주게 되었다. MP3 플레이어를 작물의 뿌리 부분에 장치하고 매시간마다 반복해서 잃어주기로 했다. 대상은 토마토 나무 10그루였다. 물론 대조를 할 토마토 나무들도 선정해 놓았다. 토마토 나무들은 문학작품을 들려주기 전과 들려주는 동안과 들려주고 난 후에 각각 변화가 있는지 조사하기로 했다. 왕립원예협회는 사업 중의 하나가 어떻게 하면 나무들이 빨리 자랄수 있게 하느냐는 것이기 때문에 만일 문학작품을 들려주어서 나무들이 들려주지 않은 나무들보다 더 빨리 더 크게 자랄수 있게 하면 큰 수확이라는 설명이었다. 위슬리에서 일하는 정원사인 콜린 크로스비라는 사람은 '저도 나무들과 얘기를 나눈답니다. 나무들이 제 말을 알아 듣는다고 믿습니다. 다른 정원사들도 나무에게 얘기를 하는데요, 어떤 때는 부드럽게 또 어떤 때는 겁을 주거나 야단을 치기도 합니다.'라고 말했다. 솔트포드대학교의 음향학 교수인 트레버 칵스라는 사람은 신문에 '저주파가 식물을 진동시켜서 성장에 영향을 줄지도 모른다'고 말한 일이 있다. 그러면서 그 교수는 사람의 음성은 배리 화이트(Barry White)의 음성과 비슷한 음성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여름 밤의 꿈' 중에서 식물들에게 읽어준 구절은 I know a bank wehereon the wild thyme blows, Where ox-lips and the nodding violet grows였다. 아무튼 결과가 어떻게 되었는지는 모르겠다.


챨스 왕세가가 식물과 얘기를 나누었다는 보도가 있자 여러 사람들이 빈정대는 얘기들을 했는데 그건 좀 섣부른 판단이었는지 모른다. 왜냐하면 한국에서는 과학자들이 벼에게 베토벤의 소나타 14번 '월광'과 23번 '열정'(Appassionata)를 들려주었더닌 벼의 유전자가 음악을 듣고 반응했다는 보도가 나왔기 때문이다. 몇년 전에 한국 수원에 있는 국립농업과학원의 농업생명공학연구소의 정미정 연구원 팀은 벼를 대상으로 14곡의 각기 다른 클래시컬 음악을 들려 주었더니 벼의 유전자가 어떤 표현을 한 것으로 조사되었다는 것이다. 즉, 성장과 관련이 있는 DNA가 무슨 지시를 받은것으로 관찰되었다는 것이다. 정미정 연구팀은 어떤 특별한 주파수, 예를 들면 125 헤르츠에서 250 헤르츠 사이의 소리가 유전자의 rbcS와 ALD(Atomic Layer Disposition)를 더욱 활발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50 헤르츠의 음파에는 별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벼에게 들려준 음악 중에서는 베토벤의 '월광 소나타'가 다른 음악을 들은 벼보다 더욱 활발한 반응을 보였다는 것이다. 정말 그럴까? 별 일이 다 있다.


천재가 만든 음악을 계속 듣거나 연주를 하면 자기도 머리가 좋아진다는 이상한 학설이 있다. 그건 그렇고 모차르트가 얼마나 천재였던가를 보여주는 한가지 에피소드가 있다. 기왕에 소개코자 한다. 알만한 사람이라면 다 아는 에피소드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차르트가 얼마나 음악적 천재인가를 알수 있는 얘기이므로 소개코자 한다. 모차르트는 잘츠부르크에서 1756년에 태어났다. 아버지 레오폴드 모차르트도 대단한 음악가였다. 바이올리니스트로서 작곡도 했던 사람이었다. 레오폴드 모차르트는 어린 아들 모차르트를 데리고 유럽의 여러 곳을 순회연주하였다.목적은 돈도 벌고 놀라운 재능의 아들 자랑도 하기 위해서였다. 모차르트가 13세 때에도 아버지 레오폴드는 아들 모차르트를 데리고 이탈리아 연주여행을 떠났다. 어린 모차르트는 1770년 고날주간에 즈음해서 바티칸의 시스틴 채플(Cistine Chapel)의 '재의 수요일' 미사에 참석했다. 이때 그레고리오 알레그리(Gregorio Allegri: 1582-1652)의 '미제레레'(Miserere)라는 미사곡을 처음 들었다. 말할수 없이 감동적인 음악이었다. 미사가 끝나서 숙소에 돌아온 모차르트는 좀 전에 들었던 '미제레레'를 순전히 기억을 되살려서 오선지에 그대로 옮겨 적었다. 모차르트는 이틀 후인 '성금요일'에 다시 시스틴 채플(Cappella Sistin)을 찾아가서 음악 담당자를 만나 자기가 옮겨 적은 '미제레레'의 악보를 보여주면서 혹시 수정할 부분이 있는지 보아 달라고 부탁했다. 바티칸의 음악 담당자는 모차르트의 '미제레레'악보를 보고 깜짝 놀랐다. 우선은 당시 14세 밖에 되지 않은 어린 모차르트가 그 복잡한 음악을 순전히 한번 들은 기억으로만 오선지에 옮겨 적었다는 사실에 놀랐고 두번째는 바티칸의 소유로 되어 있는 음악들은 단 한번도 외부로 유출된 일이 없는데 이번에 바티칸 이외의 사람이 악보를 가지게 되어서 놀랬다.


그레고리오 알레그리의 '미제레레'는 교황 우르반 8세 때에 완성된 작품이다. '미제레레'는 Miserere mei, Deus(주여, 자비를 베푸소서)를 줄여서 부르는 말로 시편 51편의 말씀을 바탕으로 삼은 음악이다. 교황 우르반 8세는 알레그리의 '미제레레'를 매우 중요하게 여겨서 특별히 성주간의 마지막 3일, 즉 세족의 목요일, 성금요일, 성 토요일에만 부르도록 하고 악보는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단단히 지시하였다. 실제로 알레그리는 시스틴 채플에서 열리는 성금요일 미사인 테네브라에(Tenebrae: 어둠에서)의 한 파트로서 부르도록 '미제레레'를 작곡했다. 아무튼 모차르트의 그런 사건이 있은후 거의 석달이 지났다. 교황 클레멘트 14세가 갑자기 어린 모차르트를 접견하겠다는 연락이 왔다. 교황은 모차르트의 뛰어난 음악적 재능을 크게 칭찬하고 신동이라고 부르며 축복했다. 그러니까 세상의 작곡가 중에서 교황으로부터 개인적인 축복을 받은 경우는 아마도 모차르트가 유일할 것이다. 이어서 교황은 모차르트에게 교황청의 '황금박차 훈장'(Order of the Golden Spur)를 수여하였다. 1770년 7월 4일의 일이었다. 그러면 그후 '미제레레'는 어떻게 되었는가? 영국의 역사학자인 챨스 버니라는 사람이 이탈리아를 여행 중에 모차르트를 만났고 이때 모차르트로부터 '미제레레'악보를 받아서 런던으로 가져와서 이듬해인 1771년에 출판해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그후 멘델스존이 1831년에 모차르트의 악보를 바탕으로 편곡을 했고 또 리스트 등등도 편곡을 했다. 그리하여 금지조치로 햇빛을 못보았던 '미제레레'는 모차르트에 의해서 높은 인기를 차지하는 곡이 되었다.

'비엔나와 음악 > 신동 모차르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모차르트 메달  (0) 2016.01.16
모차르트의 오페라 일람  (0) 2013.09.01
모차르트 어록  (0) 2013.08.29
모차르트라는 이름이 붙은 이런 저런 경우  (0) 2013.08.28
모차르트와 하이든  (0) 2012.1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