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의 기념상/역사적 인물

공화국 수립 기념조형물

정준극 2014. 1. 6. 09:25

공화국 수립 기념조형물

Denkmal der Republik

야콥 로이만, 빅토르 아들러, 페르디난트 하누슈

 

링슈트라쎄의 공화국 기념조형물(Errichtung der Republik)

 

링슈트라쎄의 독토르 카를 렌너 링에서 우니페어지태트링(구 독토르 카를 루에거 링) 쪽으로 잠시 걸어가다가 보면 라트하우스파르크의 끝자락, 거리에 면한 곳에 세명의 흉상이 설치되어 있는 조형물을 만난다. 공화국기념조형물(Denkmal der Republik)이다. 1차 대전후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이 몰락하고 새로 공화국이 들어섰을 때 두드러진 역할을 했던 세 명을 기념하는 조형물이다. 야콥 로이만(Jakoob Reumann: 1853-1925), 빅토르 아들러(Victor Adler: 1852-1918), 페르디난트 하누슈(Ferdinand Hanusch: 1866-1923)이다. 비엔나 출신의 야콥 로이만은 사회민주당 정치인으로 1919-23년간 최초의 사민당 출신 비엔나 시장을 지냈다. 빅토르 아들러는 프라하 출신으로 사민당 당수를 지낸 사람이다. 페르디난트 하누슈 역시 사회주의 정치인이었다. 이 기념조형물은 1928년 공화국 수립 10주년을 기해서 제막되었다. 이 기념조형물이 설치되자 사회 각계에서 대단한 논란이 일어났다. 사람들이 정치적으로는 물론 이념적으로도 서로 대립하여 그 세사람들이 과연 오스트리아 공화국을 위해 어떤 기여를 했느냐는 논란을 벌였다. 결국 논란은 사민당과 반대당인 돌푸스 내각과의 투쟁으로 발전하였다. 그리하여 1934년 2월 오스트리아의 내전을 계기로 철거되는 운명에 처해졌다. 그러다가 2차 대전도 끝난 1948년에 공화국 수립 30주년을 맞이해서 다시 세우기로 결정했다. 당시 페르디난트 하누슈의 흉상은 완전 파손되어서 이탈리아 출신의 오스트리아 조각가인 마리오 페트루치가 다시 제작해야 했다. 기념조형물 상단에 적혀 있는 ERRICHTUNG DER REPUBLIK 이라는 글씨는 2009년에 만들어 붙인 것이다. 공화국이 처음 수립되었을 당시에 정치사회적으로 커다란 논란에 휩싸였다는 사실을 기억하여 반면교사로 삼자는 뜻이 담겨 있는 기념조형물이다.

 

공화국 기념조형물. 야콥 로이만, 빅토르 아들러, 페르디난트 하누슈.

 

비엔나에는 이들 세사람을 기념하는 거리들이 있다. 야콥 로이만을 기념하여서는 10구 화보리텐에 로이만플라츠(Reumannplatz)가 있다. U1의 종점이다. 로이만플라츠에는 2차 대전 전몰장병기념비가 있고 유명한 티히 아이스크림 상점이 있다. 19구 되블링에는 로이만슈트라쎄가 있다. 빅토르 아들러를 기념하여서는 10구 화보리텐에 빅토르 아들러 플라츠(Viktor-Adler-Platz)가 있다. 그리고 페르디난트 하누슈를 기념하여서는 1구에 하누슈가쎄(Hanuschgasse)가 있다. 하누슈가쎄는 로브코비츠플라츠 부근에 있는 짧은 거리로 극장박물관에 연계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