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오페라하우스/유명 오페라극장 2

그라츠 오페라(Oper Graz)

정준극 2015. 2. 4. 22:10

그라츠 오페라(Oper Graz) - Grazer Oper - Graz Opera

'2001년의 오페라 하우스'로 선정

 

그라츠의 오페른링에 있는 그라츠 오페라 하우스. 주소는 카이저 요제르 플라츠 10번지이다.

 

그라츠는 오스트리아에서 비엔나 다음으로 제2의 도시이다. 그라츠의 오페라(Oper Graz)는 비엔나의 슈타츠 오퍼 다음으로 오스트리아에서 규모가 크다. '그라츠 오페라'는 1899년 9월 16일 오픈되었다. 개관 기념 공연은 연극으로 쉴러의 '빌헬름 텔'(윌리엄 텔)이었다. 그 다음날에는 바그너의 '로엔그린'을 공연했다. 그라츠 오페라가 처음 공연한 오페라였다. 이후 그라츠 오페라는 오페라를 중심으로 하여 수많은 귀중한 공연을 가졌다. 1906년에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살로메'가 작곡자 자신의 지휘로 그라츠 오페라에서 공연된 것은 그 중의 하나였다. '살로메'는 오스트리아에서 처음 공연되는 것이었다. 그라츠 오페라는 아름다운 극장이다. 신바로크 양식의 화려하고 아름다운 극장이다. 외관은 비교적 점잖은 모습이지만 내부는 화려하다. 현관을 들어서면 나오는 중앙 홀과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특히 화려하다. 오디토리움도 화려하다. 지나치게 화려하지는 않지만 바로크적인 향취를 느낄수 있는 화려함이다. 그리하여 2001년에는 그라츠 오페라가 '2001년의 오페라 하우스'로 국제적인 인정을 받았다. 그렇게 인정을 받은 배경으로는 건물도 아담하게 아름답지만 그보다도 공연되는 오페라의 수준이 세계적이라는 이유가 더 많았다.

 

그라츠 오페라의 현관 홀과 계단

 

그라츠 오페라는 지금까지 수많은 오페라를 무대에 올렸지만 세계 초연은 몇 안된다. 베아트 푸러(Beat Furrer)의 '나르시서스'(Narcissus: 1994), 게르트 퀴르(Gerd Kuhr)의 '죽음과 악마'(Tod und Teufel: 1999), 그리고 콘스탄틴 베커(Konstantin Wecker)의 어린이 오페라인 '틸 오일렌슈피겔'(Till Eulenspiegel: 2006)이 그것이다. 돌이켜 보건대, 그라츠에서 오페라가 선을 보이기 시작한 것은 17세기부터였다. 그라츠에 있는 합스부르크 황실의 마차 보관소를 개조하여서 연극도 공연하고 오페라도 공연한 것이 시작이었다. 그러다가 제대로의 극장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1776년에 국립극장을 완공하고 '그라츠 연극관'(Schauspielhaus Graz)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극장에서는 아무래도 오페라보다는 연극을 더 자주 공연했기 때문에 그런 이름을 붙였다. '그라츠 연극관'에서 공연되는 오페라들은 주로 모차르트의 초기 오페라들이었다. 

 

그라츠 오페라의 오디토리움과 무대

 

그러다가 늦었지만 19세기 초에 들어서서 그라츠의 위신을 생각해서 오페라 전용 극장이 필요하다는 생각들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1864년에 오래된 서커스 공연장을 개조하여서 탈리아 극장(Thalia Theater)라는 이름으로 오페라 극장을 하나 마련했다. 이것이 오늘날 그라츠 오페라의 사실상 전신이었다. 세월이 흐르고 시대에 맞는 새로운 극장이 필요하다는 생각들을 했다. 처음 생각은 '독일 예술의 새로운 전당'으로서 사용되었으면 하는 것이었다. 1887년에 계획이 구체화되었다. 극장건설의 관록이 지대한 펠너 앤 헬머(Fellner & Helmer) 회사가 설계를 맡았다. 그리하여 1899년에 현재의 오페라 하우스가 완성되었던 것이다. 그라츠 오페라는 2차 대전중에 포격을 받아 상당히 파손되었으나 전쟁이 끝나자 곧바로 복구작업을 착수하여 얼마후 재개관하게 되었다. 그후 1983년에 무려 1천 5백만 달러의 예산이 드는 대대적인 보수공사가 시작되었다. 극장의 오리지널 모습은 건드리지 않고 다만 음향과 조명 장치들을 최첨단으로 바꾸는 것이 주였다. 공사는 1985년에 마무리되었다. 이제 그라츠 오페라는 세상의 다른 어느 오페라 극장에 비하여 하나도 손색이 없는 극장이 되었다.

 

그라츠 오페라 오디토리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