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와 음악/오스트리아 작곡가

Erich Zeisl(에리히 차이슬)

정준극 2015. 11. 30. 15:59

Erich Zeisl(에리히 차이슬)

오스트리아 출신의 유태계 미국인

 

에리히 차이슬

 

에리히 차이슬(Erich Zeisl: 1905-1959)은 오스트리아의 유태계 가정에서 태어났으나 미국으로 이민을 간 미국의 작곡가이다. 비엔나의 중류 유태인 가정에서 태어난 차이슬은 부모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음악을 위해 비엔나국립음악원에 들어가서 리하르트 슈퇴르, 요제프 맑스, 휴고 카우더 등에게서 음악이론과 작곡을 배웠다. 그는 1934년에 진혼곡으로서 국가상을 받았다. 그러나 그가 유태계였기 때문에 직장을 구하기도 힘들었고 그의 작품을 출판하기도 어려웠다. 당시 독일에서는 나치가 이미 세력을 장악하였으며 오스트리아에서는 서서히 권력을 잡으려고 준비를 하고 있었다. 1938년 드디어 독일이 오스트리아를 합병하자 차이슬은 앞으로 닥칠 박해를 피해서 우선 파리로 갔다. 그는 파리에서 요제프 로트(Joseph Roth)의 '욥'에 대한 스토리를 바탕으로 오페라 작곡에 전념하다가 파리도 안전하지 못하다고 판단하여 미국으로 떠났다. 한편, 그는 오페라 '욥'(Hiob)을 생전에 완성하지 못한채 세상을 떠났다. 미국에 온 차이슬은 결국 할리우드로 가서 영화음악을 작곡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고향에 대한 향수와 외국에서 지내야 하는 고독, 그리고 너무나 힘든 작업 때문에 결국 병에 걸리고 말았다. 그가 만든 영화음악 중에서 대표적인 것은 1946년의 '우편배달부는 두번 벨을 울린다'(The Postman Always Rings Twice)와 '애보트와 코스텔로가 투명인간을 만나다'(Abbott and Costello Meet the Invisible Man: 1051) 등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학교에 나가서 강의하는 시간도 가질수 있었고 혼자만의 시간에 작곡도 할수 있었다. 그는 실내악, 피아노 협주곡, 첼로 협주곡(첼리스트 그레고르 피아티고르스키를 위한 곡), 합창과 솔로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시편 92편 등 여러 작품을 완성했다. 1944-45년에 완성한 시편 92편을 바탕으로 삼은 작품은 '히브리 진혼곡'(Requiem Ebraico)라고 불렀다. 또한 오케스트라 변주곡으로서 '그 맑고 환한 밤중에'(It Came Upon A Midnight Clear)가 있다. 차이슬은 게르트루트 수잔느 옐리네크와 결혼했다. 그의 딸인 바바라 차이슬은 아놀드 쇤버그의 아들인 로날드 쇤버그와 결혼했다. 차이슬은 로스안젤레스에서 심장마지로 1959년에 세상을 떠났다. 차이슬의 음악은 나치 시대에 퇴폐음악으로서 규정되어서 연주가 금지되었다. 그러나 종전이후 그의 음악에 대한 새로운 조명이 시작되었다. '히브리 진혼곡'은 2006년 이스라엘과 런던에서 주빈 메타의 지휘로 연주되었다. 오페라로서 완성된 것은 '레온스와 레나'(Leonce und Lena)가 있다. 앞에서 말한 대로 오페라 '욥'은 미완성이었다. 발레음악으로서는 '병속의 피에로'(Pierrot in der Flasche), '우라니움 235'(Uranium 235), '나봇의 포도밭'(Naboth's Vinyard), '야곱과 라헬'(Jacob und Rachel)이 있다. 합창곡으로는 '아프리카가 노래하다'(Afrika singt), '콘세르탄테 진혼곡'(Requiem Concertante), '히브리 진혼곡'(Requiem Ebraico)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