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이야기/오페라 팟푸리

사이파이(공상과학) 오페라

정준극 2018. 7. 15. 19:40

사이파이(Sci-Fi: 공상과학) 오페라 총점검(Science Fiction Operas)


오페라의 내용이 공상과학에 대한 것을 사이파이(Sci-Fi) 오페라라고 부른다. 사이언스 픽션(Science Fiction)의 준말이다. 우주전쟁과 외계인의 침입에 대한 내용, 우주여행에 대한 내용, 돌연변이에 대한 내용, 연금술이나 묘약에 대한 내용의 오페라이다. 이상향(유토피아)에 대응한 디스토피아(Dystopia: 암흑향)를 내용으로 삼은 오페라도 사이파이 오페라에 포함된다. 미래세계에 대한 내용이면 사이파이 오페라에 포함된다. 공상과학 오페라는 17세기부터 시작하였고 19세기에 대단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사이파이 영화가 더 인기를 끌고 있어서 사이파이 오페라는 한물 간 느낌이다. 지금까지 어떤 사이파이 오페라들이 나왔었는지 점검해 본다. 사이파이 오페라를 작곡한 작곡가를 작품과 함께 연대별로 소개한다. 오페라의 줄거리는 지면상 생략한다. 본 블로그의 '유명 오페라 집중소개' 편에 대체로 다 소개되어 있으니 궁금하면 검색해 보기 바란다.


○ 요제프 하이든(Joseph Haydn: 1732-1809)의 '달세계'(Il mondo della luna). 1777년 초연.

이탈리아의 유명 대본가인 카를로 골도니가 1750년에 쓴 '달세계' 대본을 그대로 사용한 오페라 부파이다. 초연은 1777년 8월 3일 헝가리의 에스터하지 궁에서였다. 골도니의 대본은 과거에 이미 여섯 작곡가들이 오페라 대본으로 사용한바 있다. 첫번째가 이탈리아의 발다사레 갈루피이다. 갈루피의 '달세계'는 1750년에 베니스 카니발에서 초연되어서 대인기를 끌었다. 그 다음이 하이든의 것이다. 하이든이 봉사하고 있는 니콜라우스 에스터하지 공자의 막내 아들인 니콜라우스 에스터하지 백작과 마리아 안나 비센볼프 백작부인의 결혼식을 축하하기 위해 작곡된 것이다. 하이든의 '달세계'는 대본이 이탈리아어로 되어 있지만 독일어로 번역되어서 Die Welt auf dem Monde라는 제목으로 공연되기도 한다.


하이든의 '달세계'. 고탐실내오페라 무대

 

골도니의 대본을 처음 사용해서 오페라를 만든 발다사레 갈루피(Baldassare Galuppi: 1706-1785)의 오페라는 1750년 1월 29일에 베니스의 테아트로 산 모이세(성모세극장)에서 초연되었다. 3막의 드라마 조코소이다. 갈루피의 오페라 '달세계'의 음악은 '투명'하다는 평을 받았다. 그중에서도 주인공인 부오나페데 영감을 위한 음악은 종래에 볼수 없었던 깨끗한 음악이어서 호평을 받았다. 골도니의 대본으로 오페라를 만든 작곡가들은 갈루피 이외에도 페드로 안토니오 아본다노(1765), 조반니 파이시엘로(1774. 제목은 Il credeulo deluso), 제나로 아스타리타(1774), 요제프 하이든(1777), 미켈레 네리 본디(1790), 마르코스 안토니오 포르투갈(1791) 등이다. 마르코스 안토니오 포르투갈의 오페라는 대본이 포르투갈어로서 제목은 O lunatico iludido 이다. 파이시엘로는 골도니의 '달세계' 대본을 바탕으로 4개의 각기 다른 버전의 작품을 만들었다.


○ 자크 오펜바흐(Jacques Offenbach: 1819-1880)의 '달 여행'(Le voyage dans la Lune: A Trip to the Moon). 1877년 초연.

오펜바흐는 쥘르 베르느의 공상과학 소설 중에서 두 작품을 오페라로 만들었다. 하나는 '달 여행'이며 다른 하나는 '옥스 박사'(Le docteur Ox)이다. '옥스 박사'의 스토리는 영국의 개빈 브라이아스가 '닥터 옥스의 실험'이라는 제목으로 오페라를 만든 것이 있다. 오펜바흐의 3막짜리 오페라 부프인 '달 여행'은 베르느의 소설 '지구에서 달로'(De la terre à la lunea)를 참고로 삼은 작품이다. 1875년 10월 26일 파리의 테아트르 들 라 게테에서 초연되었다. 가상의 왕국에서 카프리스 왕자는 부왕으로부터 왕좌를 이어 받고 결혼하는 등의 문제에는 관심도 없고 오로지 달 여행에 깊은 관심을 갖는다. 왕은 그런 왕자의 소원을 들어주는데...


오펜바흐의 오페레타 '달 여행'


오펜바흐의 또 다른 사이파이 오페라 부프로서 3막의 '닥터 옥스'(Le docteur Ox)라는 것이 있다. 1877년에 처음 공연되었다. 프랑스어 대본은 아놀드 모르티에와 필립 지유가 공동으로 작성했다. 대본은 쥘르 베르느의1872년도 동명의 단편을 바탕으로 삼은 것이다. 우리에게는 '해전 3만리'로서 알려진 베르느는 오펜바흐와 여러번 작업을 함께 한바 있다. '달 여행'(Le voyage dans la lune)가 대표적이다. 베르느는 '닥터 옥스'의 공연을 위해 직접 여러번이나 리허설에 참석하는 등 협조를 아끼지 않았다. 오페라에는 베르느의 오리지널 스토리와는 다른 점이 한두가지 첨가되었다. 괴짜 과학자 옥스와 프라스코비아, 수젤과 프란츠의 로맨스가 그것이다. 이 오페라에서 오펜바흐는 제작자에게 여러가지 특수 효과를 요구하였다. 압축 탄산수를 채운 사이폰(빨아 올리는 관)을 준비하여서 가스가 새어나오는 소리를 내도록 핶고 종과 금관악기로서 자전거 경주의 효과를 내도록 했다. 오펜바흐는 '닥터 옥스'를 당대의 인기 여배우인 안나 쥬디크(Anna Judic)에게 헌정하였다.


'덕터 옥스' 의 한 장면. 스케치


○ 레오시 야나체크(Leos Janacek: 1854-1928)의 '마크로풀로스 사건(The Makropulos Affair). 1926년 초연.

체코어 제목은 '베츠 마크로풀로스'(Vec Makropulos)이다. '마크로풀로스 케이스' 또는 '마크로풀로스 비밀'이라고도 번역할수 있다. 베츠는 그냥 '물건'이란 뜻이다. 3막인 이 오페라의 대본은 체코 작가인 카렐 차페크(Karel Capek)의 동명 희곡을 바탕으로 야나체크가 썼다. 초연은 1926년 12월 18일 브르노의 국립극장에서 였다. 당시 체코를 대표하는 지휘자인 프란티세크 노이만이 지휘했다. 야나체크는 젊은 여인인 카밀라 스퇴슬로바에게 흠뻑 빠져 있었는데 이 오페라에도 그와 비슷한 열정적인 연애이야기가 나온다. 연금술사의 딸이 아버지가 만들어 놓은 묘약을 마시는 바람에 3백년을 살게 되며 그로 인해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내용으로 삼고 있다.


'마크로풀로스 사건'의 한 장면


○ 레오시 야나체크의 '브루체크씨의 달 여행, 그리고 15세기로의 여행'(The Excursions of Mr Broucek to the Moon and to the 15th Century). 1920년 초연.

체코어 제목은 Výlety páně Broučkovy이다. 야나체크의 다섯번째 오페라로서 원작은 체코작가인 스바토플루크 체크(Svatopluk Cech)의 두 소설인 '미스터 브루체크의 진짜 달 여행'과 '미스터 브루체크의 또 다른 여행으로 이번에는 15세기로의 여행'을 원작으로 삼았다. 이 두 풍자 오페라는 1920년 4월 23일 프라하의 국립극장에서 초연되었다. 야나체크의 오페라로서 브르노에서 초연되지 않은 유일한 작품이다.


미스터 브루체크의 달 여행, 그리고 15세기로의 여행. 프라하 국립극장. 2018


○ 빅토르 울만(Viktor Ullmann: 1898-1944)의 '아틀란티스의 황제'(Der Kaiser von Atlantis: The Emperor of Atlantis) 또는 '죽음의 불복종'(Die Tod-Verweigerung: The Disobedience of Death). 1975년에 초연.

단막으로 대본은 페터 킨(Peter Kien)의 것이다. 빅토르 울만과 페터 킨이 1943년경 나치의 테레지엔슈타트(테레친) 강제수용소에 수감되어 있을 때에 협동하여 이 오페라를 완성했다. 나치는 이 오페라를 테레지엔슈타트에서 공연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래서 처음 공연은 전쟁이 끝나고도 한참 후인 1975년 12월 16일 암스테르담의 네덜란드 오페라 극장에서 이루어졌다. 제목은 '죽음이 유괴당하다'(Der Tod dankt ab: Death Abdicates)라고도 한다. 울만은 이 오페라를 오페라라기 보다는 '4장면의 전설'(Legend on four scenes)이라고 설명했다. 빅토를 울만은 1944년에 나치의 강제수용소에서 죽임을 당했다.


'아틀란티스의 황제'의 한 장면


○ 마이클 티페트(Michael Tippett: 1905-1998)의 '새해'(New Year). 1989년 초연.

3막의 '새해'는 영국의 티페트가 대본도 쓴 작품이다. 1989년 10월 27일 휴스턴 그랜드 오페라가 처음 공연했다. 미래로부터의 시간여행과 우주선에 대한 내용이다. 작곡자인 티페트는 이 오페라에서 주요한 사항이 댄스라고 말했다. 초연에서 안무를 맡은 사람은 미국의 저명한 안무가인 빌 존스였다.

 

○ 지안 카를로 메노티(Gian Carlo Menotti: 1911-2007)의 '목성에서 온 신부'(A Bride from Pluto). 1982년 초연.

메노티는 단막의 이 오페라를 틀별히 어린이들을 위해 작곡했다. 메노티는 전에도 어린이들을 위한 오페라를 내놓아서 환영을 받았다. 대표적인 것이 '아말과 밤에 찾아온 손님'이었다. 1982년 4월 14일 케네디센터 테라스 극장에서 처음 공연되었다. 목성이라는 가상의 행성의 여왕이 남편을 구하러 다른 행성을 찾아가는 중에 마침 지구에 들려 빌리라고 하는 양복장이의 아들을 남편으로 삼고자 한다는 내용이다.


'목성에서 온 신부'. 목성의 여왕과 빌리가 식사를 하고 있다.


○ 지안 카를로 메노티의 '헬프, 헬프, 글로보링크스'(Help, Help, the Globolinks). 1968년 초연.

4장의 이 오페라도 실은 어린이들을 위한 작품이다. 대본은 원래 영어이다. 작곡자 자신이 대본을 썼다. 함부르크 국립극장이 의뢰한 오페라이다. 1968년 12월 21일 함부르크 국립극장(슈타츠오퍼)에서 초연되었다. 이때에는 독일어로 번역된 대본이 사용되었다. 독일어 제목은 Hilfe, Hilfe, die Globolinks! 였다. 함부르크 초연에서는 메노티의 '아말과 밤에 찾아온 손님들'이 더블 빌(2본 동시 공연)로서 공연되었다. 영어 대본으로 처음 공연된 것은 1969년 8월 1일 산타 페 오페라에서였다. 이때에도 스트라빈스키의 '나이팅게일'이 더블 빌로 공연되었다. 두 초연 모두 메노티가 감독하였다. 산타 페 초연의 캐스트들은 그해 12월 뉴욕시티오페라에서의 초연에 그대로 출연하였다. 우주에서 글로보링크스라고 불리는 괴물들이 지구에 도착하여 평범한 시골마을의 스쿨버스를 스톱시키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헬프, 헬프, 글로보링크스'의 한 장면. 글로보링크스라는 우주 괴물은 소리로서 쫓아버릴수 있다. 유터고등학교 합창단 출연.


○ 카를 비르예르 블롬달(Karl-Birger Blomdahl: 1916-1968)의 '아니아라'(Aniara). 1959년 초연.

스웨덴의 블로달이 음악을 맡은 2막의 오페라이다. 대본은 해리 마티슨(Harry Martison)의 시 '아니아라'를 바탕으로 에릭 린데그렌(Eric Lindegren)이 완성했다. 1959년 5월 31일 스톡홀름 왕립오페라극장(Operan)에서 초연되었다. 작곡자인 블롬달은 이 오페라를 '시간과 공간 속에 살고 있는 인간에 대한 시사풍자익살 드라마'라고 설명했다. 블롬달은 여러 장르의 음악을 복합적으로 사용하였다. 예를 들면 재즈, 병렬주의, 전자 테이프, 미나라는 이름의 컴퓨터의 음향, 합창 등을 사용하였다. 기본적으로 이 오페라(또는 시)는 시간을 통한 개인과 단체 간의 관계에 대한 내용이다. 1959년은 마침 전세계적으로 우주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기 시작하던 때여서 이 오페라도 많은 관심을 끌었다. 이 오페라가 리바이발된 것은 1994년 스웨덴의 요테보리에서였다. '아니아라'는 컴퓨터 미나에 의해 조정되는 우주선의 이름이다.


'아니아라'


○ 칼 하인츠 슈토크하우젠(Karl Heinz Stockhausen: 1928-2007)의 '빛'(Licht)의 시리즈.

연작 오페라인 '빛'은 독일의 슈토크파우젠이 1977-2003년에 작곡한 일곱 편의 오페라 사이클이다. 사이클 오페라는 하나의 커다란 오페라로 볼수 있고 각각의 오페라로도 볼수 있다. 바그너의 '링 사이클'이 대표적이다. '빛'은 부제가 '한 주간의 일곱 날'(Die sieben Tage der Woche)이다. 슈토크하우젠은 이 오페라를 '영원한 나선'(Eternal spiral)이라고 불렀다. 왜냐하면 우리가 주(Week)라고 부르는 것에는 시작도 없고 끝도 없기 때문이라는 설명이었다. '빛 사이클'을 모두 연속 공연한다면 29시간이 걸린다. '빛 사이클'에서 세편을 우선적으로 소개한다. 첫번째는 '빛으로부터의 화요일'(Dienstag aus Licht)이다. 인삿말과 2막, 그리고 작별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대본은 슈토크하우젠 자신이 작성했다. 다음은 '빛으로부터의 수요일'(Mittwoch aus Licht)이다. 인사의 장과 3막, 그리고 작별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빛 사이클'로서는 여섯번째이지만 초연되기는 가장 마지막이다. 초연은 슈토크하우젠 사후인 2012년이었다. 세번째는 '빛으로부터의 금요일'(Freitag aus Licht)이다. '빛 사이클의 일곱 오페라 중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작품이다. 특별히 부제로서 '금요일의 유혹'(Freitag-Versuchung)이 붙어 있다. 슈토크하우젠의 생전에 공연된 마지막 오페라이다.

 

○ 죄르지 리게티(György Ligeti: 1923-2006)의 '그랑 마카브르'(Le Grand Macabre: 대종말). 1978년 초연.

헝거리의 죄르지 리게티가 1974년에 작곡에 착수하여 3년 후인 1977년에 완성한 2막의 오페라이다. 리게티의 유일한 오페라이다. 리게티는 초연에서의 반응을 고려하여 1996년에 스코어와 대본의 일부를 수정하였다. 대본은 리게티와 스톡홀름 인형극장장인 미카엘 메슈케와 공동으로 작성했다. 원작은 벨기에의 아방 갸르드 극작가인 미켈 데 겔더로데(Michel De Ghelderode: 1898-1962)의 희곡인 La balade du grand macabre(대종말의 발라드)이다. 오리지널 대본은 독일어로 되어 있었다. 제목도 Der grosse Makaber 였다. 그러다가 스웨덴에서 초연을 갖게 되어 제목을 Le Grand Macabre로 고치게 되었다. 리게티의 '그랑 마카브로'(대종말)은 각국으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아서 대본도 영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헝가리어, 덴마크어 등으로 번역되었다. 초연은 1978년 4워 12일 스톡홀름의 왕립오페라극장에서였다. 대단한 관심을 끌어서 30회나 되는 공연기록을 세웠다. 리게티는 1996년 잘츠부르크 페스티발을 위해 스코어와 대본의 상당부분을 수정하였다. 제2장과 제4장을 삭제하였고 여러 대부분의 대사에 음악을 붙였다. 그리고 불필요한 대사들은 상당부분 삭제하였다. 수정버전의 잘츠부르크 초연은 1997년 7월 28일이었다. 제작감독은 피터 셀라스였는데 리게티는 셀라스의 제작을 대단히 못마땅했다고 한다. 특히 묵시록의 아포칼립스 장면을 체르노빌 사건의 프레임워크에서 처리한 것을 두고 못마땅하게 생각했다.


'그랑 마카브르'(대종말)의 한 장면


○ 크쥐시토프 메이어(Krzysztof Meyer: 1943-)의 '사이버리아다'(Cyberiada). 1986년 초연

폴란드의 크쥐시토프 메이어가 폴란드어 대본도 직접 작성한 3막 11장의 사이파이 오페라인 '사이버리아다'를 완성하여 1986년 5월에 독일 부페르탈 오페라하우스에서 처음 공연하였다. 원작은 역시 폴란드의 작가인 스와니스와프 렘(Stanislaw Lem)의 동명 단편이다. 메이어의 '사이버리아다'는 1970년에 모나코의 피에르 왕자 작곡경연대회에서 그랑 프리를 받은 작품이다. 이 오페라는 시기는 미래의 인공두뇌학 시기로 설정되어 있다. 제니아(Genia: Genialina) 여왕은 멜랑콜리 증세로 고통을 받고 있다. 여왕은 기분을 유쾌하게 하기 위해 그의 인조인간(안드로이드)인 트룰(Trull)에게 재미있는 동화를 얘기해 줄수 있는 로보트들을 만들도록 지시한다. 트룰은 강력한 수퍼컴퓨터이기도 하다. 세개의 로보트가 만들어지고 각각 이야기를 말한다. 트룰은 로보트를 만들 때에 매번 자기의 존재가 포함되도록 한다. 로보트가 오페라의 주인공으로 등장하기는 처음일 것이다.


'사이버리아다'. 폴란드 비엘키 국립극장 무대


○ 로린 마젤(Lorin Maazel: 1930-2014)의 '1984'. 2005년 초연

미국의 세계적인 지휘자인 로린 마젤은 프랑스에서 태어났으며 어릴 때에 부모와 함께 미국으로 이민 왔지만 오리진은 러시아(우크라이나)의 유태인이다. 뛰어난 바이올리니스트인 마젤은 작곡에도 재능을 보였고 그 중의 하나가 오페라 '1984'이다. '1984'는 영국의 조지 오웰이 지은 Nineteen Eighty-Four를 원작으로 삼은 것으로 대본은 J. D. 맥클라치가 완성했다. 초연은 2005년 5월 3일 런던의 로열 오페라 하우스에서였다. 이 오페라는 유토피아에 대응하는 디스토피아(암흑향) 오페라에 속한다. 시기는 1984년이며 세계인구의 대부분이 끊임없는 전쟁으로 큰 희생을 본 때이다. 사람들은 어디에나 있는 무소부재의 정부로부터 계속적인 감시를 받고 있다. 정부는 또한 대중을 조작할수 있는 능력이 있다. 그런 상황 속에서 피어나는 한줄기 인간애를 그렸다.


'1984'의 무대 


○ 필립 글라스(Philip Glass: 1937-)의 '행성 8을 위한 대표단 구성하기'(The Making of the Representative for Planet 8). 1988년 초연.

2007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영국 출신인 도리스 레싱의 연작인 '아르고스의 카노푸스'의 네번째 소설을 바탕으로 저자 자신이 대본을 맡은 풀 스케일의 오페라이다. 이 오페라는 잉글리쉬 내셔널 오페라, 휴스트 그랜드 오페라, 암스테르담의 헤트 무지크테아터, 키엘 극장 등이 공동으로 의뢰한 작품이다. 1988년 7월 8일에 휴스턴 그랜드 오페라에서 초연되었다. 런던 초연은 그해 11월 9일이었다. 행성 8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평화스럽고 만족스런 생활을 한다. 그럴 때에 카노피 에이전트들이 나타나서 이제 얼마 있으면 아이스 에이지(빙하시기)가 시작될 것이라며 준비하라고 말한다. 싸울 준비를 한 주민들은 용감하게 죽음에 맞서서 싸운다. 이들의 노력은 각자로 하여금 행성 8의 주민들과 문화의 대표로서 변형 된다.


○ 필립 글라스의 '3 지대, 4 지대, 5 지대간의 결혼(The Marriages between Zones Three, Four and Five).

영국 출신의 도리스 레싱의 5부작 공상과학 소설인 '아르고스의 카노푸스'(Canopus in Argos)에서 두번째 소설이다. 첫번째는 '쉬카스타'(Shikasta)이다. 행성 쉬카스타는 지구를 비유한 것이다. 두번째는 쉬카스타 행성을 둘러싸고 있는 여섯 형이상학적 지대에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오페라이다. 특히 부계사회인 4 지대와 모계사회인 3 지대와의 결혼에 대한 것이다. 그리고 5지대는 부족 지대이다. 이야기는 모계사회적인 3 지대의 견지에서 설명되고 있다. 3지대는 이상향으로 간주하는 곳이다. 또한 성별과 관련한 분규, 이성간의 장벽을 허물어야 한다는 내용등이 복합되어 있다.


○ 필립 글라스의 '항해'(The Voyage). 1992년 초연.

3막이지만 서막(프롤로그)와 종막(에필로그)가 덧붙여진 작품이다. 영어, 라틴어, 스페인어 대본은 미국의 데이빗 헨리 황이 작성했다. 데이빗 헨리 황은 하워드 쇼어의 사이파이 오페라인 '파리', 진은숙의 '이상한 나라의 알리스' 등의 대본으로 유명한 극작가이다. '항해'는 메트로폴리낱 오페라가 콜럼버스의 아메리카 대륙 발견 5백주년을 기념하여 글라스에게 위촉한 작품이다. 콜럼버스의 아메리카 대륙 발견 5백주년을 기념하는 1992년 10월 12일에 메트로폴리탄에서 초연되었다. 자크 오펜바흐는 베르느의 이 단편을 참고로해서 동화 오페라인 '달 여행'(Le voyage dans la lune)를 작곡했다. 쥘르 베르느는 오패라 대본에도 재능이 있어서 다른 대본가들과 협동하여서 몇편의 오페라 대본을 완성한바 있다.


○ 개빈 브라이아스(Gavin Bryars: 1943-)의 '닥터 옥스의 실험'(Doctor Ox's Experiment). 1998년 초연.

영국의 개빈 브라이아스가 음악을 붙인 2막 오페라이다. 대본은 블레이크 모리슨이며 원작은 쥘르 베르느의 공상과학 소설인 '옥스 박사의 환상'(Une fantasie du docteur Ox)이다. 1998년 6월 15일 런던 콜리세움에서 처음 공연되었다. 잉글리쉬 내셔널 오페라(ENO)와 BBC TV가 공동으로 의뢰한 작품이다. 닥터 옥스는 플란더스의 어떤 한적하고 보수적인 마을에 이상한 가스를 살포한다. 결과, 마을 주민들과 살아 있는 가축들은 모두 무척 빠르게 행동하며 그로 인하여 엄청난 혼란이 온다. 닥터 옥스는 현대를 사는 사람들은 과학적으로 그리고 정치적으로 현대의 변화를 지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편 닥토 옥스의 조수인 이제느(Ygène)는 지나친 해방과 전통적 리듬의 상실은 불행을 가져올지도 모른다는 주장이다. 닥터 옥스와 조수인 이제느를 합해서 옥시젠(Oxygene: 산소)이라는 단어가 생겼다는 얘기이다.


'닥터 옥스의 실험'의 무대


○ 하워드 쇼어(Howard Shore: 1946-)의 '파리'(The Fly). 2008년 초연.

캐나다 토론토 출신인 하워드 쇼어가 미국의 대본가인 데이빗 헨리 황의 대본으로 만든 2막의 공상과학 오페라이다. 초연은 2008년 7월 2일 파리의 테아트르 뒤 샤틀레에서였다. 당시 로스안젤레스 오페라의 감독인 에드가 베첼(Edgar Baitzel)이 제작감독하였다. 로스안젤레스 오페라에서는 두달 후인 9월 7일에 초연되었다. 그리고 2008년 8월 2일에는 라디오 프랑스에서 방송되었다. 이 오페라는 데이빗 크로넨버그의 1986년도 영화인 '파리'(The Fly)를 바탕으로 삼은 것이다. 데이빗 크로넨버그의 영화는 게오르게 랑겔란()의 동명 단편소설을 원작으로 삼은 것이다. 하워드 쇼어는 영화 '파리'의 음악도 작곡했지만 그 음악은 오페라에서 하나도 인용하지 않았다. 천재적이지만 괴짜 과학자인 세스 브런들이 물질들을 분자로 분해하여 이들을 공간이동할수 있는 기계를 개발하여 자기 자신을 실험대상으로 삼았지만 집파리 한마리가 함께 분자분해되는 바람에 브런들은 파리의 유전인자를 받아서 괴물로 변한다는 내용이다.


파리의 인자를 받아서 파리처럼 변한 과학자 브런들의 모습


○ 풀 루더스(Poul Ruders: 1949-)의 '대리모 이야기'(The Handmaid's Tale). 2000년 초연.

덴마크의 중견 작곡가 풀 루더스가 음악을 맡았고 폴 벤틀리가 대본을 작성한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포함한 2막의 오페라이다. 원작은 캐나다의 마가렛 애트우드(Margaret Atwood)의 동명 소설이다. 영화로도 제작되어서 대단한 반응을 얻었던 작품이다. 시대는 서기 2195년이며 장소는 가상의 길리아드 공화국이다. 길리아드는 성경에 나오는 길르앗과 같은 명칭이다. 요단강 동편에 있는 산악지대이다. 길리아드 공화국에서는 여자들이 노동을 하거나 재산을 소유할수 없다. 여자들은 레드 센터라는 곳에서 아주머니라는 사람들로부터 대리모가 되기 위한 세뇌교육을 받는다. 그리고 한달에 한번씩 남자의 정액을 자궁에 주입하는 의식을 갖는다. 그중에서 어떤 대리모가 두번째 남편인 루크와, 이들 사이에서 태어난 딸과 함께 공화국의 규율을 어기고 숨어 산다는 내용이다.


'핸드메이드 이야기'에서 여인들이 레드 센터에 들어가서 강제로 임신하는 장면


○ 스티븐 테일러(Steven Andrew Taylor: 1951-)의 '실락원'(Paradise Lost).K. Le Guin). 2014년 초연.

미국의 여류작가인 우르술라 르 귄(Ursula K. Ge Guin)의 문집인 '세계의 생일'(The Birthday of the World)에 포함된 단편 '실락원'을 바탕으로 미국의 스티븐 테일러가 2막의 오페라를 만들었다. 일리노이대학교의 요청에 의해서였다. 일단의 사람들이 새로운 살곳을 찾아 지구를 떠나서 우주를 항해한다. 언제 목적지를 찾을수 있을지 모르는 항해이다. 여러 세대에 걸쳐서 이루어지는 항해이다. 우주선에서 태어난 5세대의 청년들인 싱과 루이스가 기대하는 희망과 경험하는 난관들이 내용이다. 초연은 챔버 버전으로 2012년 1월 20일 오레곤의 포틀랜드에서 이루어졌고 전체 초연은 며칠 후인 26-29일에 일리노이의 어바나에서 이루어졌다. 이어 2013년 9월에는 토론토의 섬머위크스에서 공연되었다.


○ 토드 마초버(Tod Machover: 1953-)의 '발리스'(Valis). 1987년 초연.

발리스(Valis)는 Vast Active Living Intelligence System의 약자를 말한다. 미국의 작가인 필립 딕(Philip Dick)의 1981년도 3부작 소설 중 1부인 '발리스'의 스토리를 토드 마초버가 전자 오페라로 만들었다. 1987년 파리의 조르즈 퐁피두 센터에서 초연되었다. 생음악을 노래하는 가수들과 비디오 연출로 구성되었다. 필립 딕은 우주와 철학과 인간에 대한 3부작을 구상했다. 그 첫번째가 '발리스'이며 두번째는 '신의 침략'(The Divine Invasion)이다. 세번째가 '한낮의 올빼미'(The Owl in Daylight)인데 완성하지 못했다. 1부인 발리스의 원래 제목은 VALISystem A 이었으나 오페라에서는 그냥 VALIS로 제목을 삼았다. 주인공인 호스러버 패트(Horselover Fat)는 지구생활의 실체에 대한 숨겨진 사실들을 폭로하는 환상을 경험한다. 패트와 뜻을 같이하는 다른 사람들도 이 문제를 공동으로 연구하기로 한다. 작가의 이름인 필립 딕에서 필립(Philip)은 그리스어로 '말을 사랑하는 사람'(Horselover)이라는 뜻이며 Dick는 독일어에서 '뚱뚱하다'(Fat)라는 의미인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발리스'의 한 장면


○ 이프 반 브린(Eef van Breen: 1978-)의 '유'(u). 2010년 초연.

네덜란드의 재즈 트럼페터이며 작곡가인 이프 반 브린의 '유'는 클링곤어로 쓰여진 최초의 오페라라는데에 큰 의미가 있다. 클링곤어는 스타 트렉의 우주에서 공상의 인물들인 클링곤들이 사용하는 언어를 말한다. 대본은 키스 리그텔린(Kees Ligtelijn)과 마르크 오크란드(Marc Okrand)가 작성했다. 가상적인 클링곤 역사에서 메시아적인 인물인 '잊지 못할 칼레스'(Kahless the Unforgettable)의 대서사시적 전설을 바탕으로 삼은 내용이다. 2010년 9월 10일 너델란드의 헤이그에서 초연되었다.



'스페이스 오페라'(Space Opera)라는 용어가 있다. 우주에 관한 오페라라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오페라가 아니라 공상과학 소설의 한 장르이다. 주로 우주전쟁, 멜로드라마틱한 모험, 행성간의 전쟁, 우주에서 기사도 정신의 로망스 등을 다룬 소설이다. 우주전쟁의 경우에 대체로 상대방 외계인이 지구의 기술보다 월등히 높은 기술을 사용한 미래의 무기를 사용한다. 그런가하면 지구에서는 아직 실용되지 않은 고도로 복잡한 기술이 등장한다. '스페이스 오페라'는 1930년대에 우주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을 때에 등장하였다. TV에서 Soap Opera 또는 Horse Opera라고 해서 실제로 오페라가 아닌 것과 마찬가지이다. Soap Opera는 일일연속극 형태로서 비누(Soap)회사가 스폰서했기 때문에 그런 명칭이 붙은 것이며 Horse Opera는 카우보이들이 말을 타고 달리는 서부영화와 같은 드라마이기 때문에 그런 명칭이 붙은 것이다. Space Opera도 우주를 주제로 삼은 드라마이기 때문에 그런 명칭이 붙었다. 대표적인 스페이스 오페라로서는 아이작 아시모프의 '화운데이션'(Foundation) 시리즈, E.E.  스미스의 '렌스맨'(Lensman) 시리즈, 오손 스캇 카드의 '엔더스 게임'(Ender's Game) 시리즈 등이다. 스페이스 오페라는 소설, 드라마, 만화, 텔리비전 연속극 뿐만 아니라 비디오 게임으로도 발전하였다. 초창기의 스페이스 오페라 영화로는 1936년 알렉스 레이몬드가 창조한 '플래쉬 고든'(Flash Gordon)이 유명하다. 1970년대에는 조지 루카스(George Lucas)가 창조한 '스타 워스'(Star Wars)가 이 장르의 작품으로서 대인기를 끌었다.


렌스맨 시리즈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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