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르그스키의 '호반시치나'- 203-2
시놉시스
시기는 1682년이며 장소는 모스크바이다. 우리나라는 조선조 숙종 8년이다. 장희빈이 소란을 떨던 때이다. '호반시치나'는 5막이나 되는 그랜드 오페라이기 때문에 공연에 따라서 또는 작품의 해석에 따라서 일부를 삭제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무대공연뿐만 아니라 음반 취입에 있어서도 그러하다. 삭제한 부분은 설명문 중에 [ ]으로 표시하였다.
호반스키나에 대하여 희망을 걸고 있는 군중들. 바르셀로나 리세우 극장
[1막] 모스크바 붉은 광장의 이른 아침이다. 스트렐치 대원 중의 하나인 쿠즈카가 밤새도록 얼마나 술을 퍼먹었는지에 대하여 노래한다. 다른 두 사람의 스트렐치 대원들은 지난 밤에 난동을 부리며 술을 마셨던 일에 대하여 얘기를 나눈다. 스트렐치는 이른바 러시아 군대에서 엘리트에 해당하는 부대를 말한다. 원래는 소총부대로 편성되었지만 지금은 짜르의 친위대 역할을 한다. 스트렐치 병사들은 친위대라는 위세를 믿고서 안하무인 격으로 난폭한 편이다. 그리고 날이면 날마다 술로서 지내며 방탕스런 생활을 하는 대원들도 많다. 사실상 백성들은 그런 스트렐치에 대하여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는 실정이다. 서기관 한사람이 나타난다. 스트렐치들은 서기관을 공연히 괴롭히며 시비를 건다. 그러다가 아무런 재미가 없었던지 그대로 어디론가 간다. 샤클로비티가 등장한다. 지체 높은 귀족이며 섭정과 짜르들의 대리인 역할을 하는 사람이다. 짜르들이라고 복수로 말한 것은 당시에 이반 5세와 페터 1세가 공동 짜르이기 때문이다. 샤클로비티는 서기관에게 황궁에 보내는 서한을 받아 적도록한다. 스트렐치 경비대장인 이반 호반스키 공자와 구신앙 신봉자들이 반란을 획책하고 있으니 경계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서한이 다 되자 샤클로비티는 서기관에게 절대로 다른 사람에게는 이 내용을 발설하지 말라고 주의를 준다. 서기관은 이처럼 무섭고도 중대한 사건에 혹시라도 연루되면 큰일이라고 생각해서 서한에 가짜 이름으로 서명한다. [군중들이 몰려와서 서기관에게 광장에 게시된 새로운 포고문의 내용이 무엇인지 큰 소리로 읽어 줄 것을 요청한다. 스트렐치에 의한 잔학행위를 밝힌 포고문이다.] 군중들은 러시아의 현상태에 대하여 탄식한다. 그때 호반스키 공자가 등장하여 군중들에게 어린 짜르들을 보호할 것을 약속하며 백성들의 지지를 당부한다. 그런 후에 호반스키는 군중들과 함께 퇴장한다.
군중들에게 짜르들을 보호하겠다고 약속하는 이반 호반스키 공자 . 마리인스키 극장 무대.
이반 호반스키의 아들인 안드레이 공자가 독일 처녀인 엠마를 쫓아서 나타난다. 엠마를 성폭행하려는 생각이다. 모스크바에는 상당수의 독일인들이 이주하여 살고 있다. 이들은 아무래도 이민족이기 때문에 무시를 당하며 살고 있다. 더구나 독일인들은 동방정교회가 아니라 개신교인 루터교의 신앙을 가지고 있다. 은수저를 물고 태어난 안드레이는 우연히 독일 처녀인 엠마를 만나서 좋아하게 되지만 엠마가 거부하자 난폭한 행동도 서슴치 않으려는 생각이다. 이때 한때 안드레이의 약혼녀였으며 현재는 구신앙 신봉자들의 편에서 활동하고 있는 마르파가 나타나서 안드레이가 더 이상 엠마를 괴롭히지 못하도록 간섭한다. 안드레이가 그런 마르파를 죽이겠다고 위협한다. 그때 이반 호반스키가 다시 나타나서 엠마를 보고 마음이 당겨서 엠마를 잡아서라도 데려가고자 한다. 아버지 이반과 아들 안드레이가 엠마를 두고 거친 다툼을 벌인다. 구신앙 신봉자들의 리더인 도시페이가 나타난다. 도시페이는 광장에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서로 다툼만 벌이고 신앙적이지 못한 행동만 하고 있다면서 심하게 책망한다. 그러면서 군중들에게 러시아의 새로운 연합을 위해서 구신앙 신봉의 대열에 모두 참여할 것을 당부한다. 이반 호반스키는 아들 안드레이를 데리고 나가고 마르파는 엠마를 데리고 간다. 군중들도 모두 퇴장한다. 홀로 남은 도시페이는 러시아의 앞날을 위해 기도한다.
구신앙 신봉자들의 리더인 도시페이
[2막] 바실리 골리친 공자의 여름 별장이다. 진보주의 사상을 가진 귀족인 골리친이 그의 애인이 보낸 편지들을 읽고 있다. 골리친은 신경질적으로 흥분하기 쉬운 사람이며 또한 소심한 성격의 사람이다. [골리친이 읽고 있는 편지 중에는 그의 어머니가 보낸 것도 있다. 결백한 생활을 하라고 경고하는 내용이다.][루터교 목사가 골리친을 찾아와서 독일인 거주 구역에서 스트렐치 군인이 독일인 서기관을 살해했고 또한 이반 코반스키의 아들인 안드레이 코반스키가 독일인 처녀인 엠마를 차지하기 위해서 음흉한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 불만을 말한다. 골리친 공자가 그런 루터교 목사에게 무슨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으니 안심하라고 위로한다. 루터교 목사가 교회를 짓고 싶다고 말하자 골리친 공자는 그건 현재로서는 곤란하므로 나중에 보자고 말한다. 골리친은 독일인들이 무슨 의도로 교회를 새로 짓겠다고 하는지 그 속셈을 알수 없다고 생각한다.] 골리친 공자는 은밀하게 마르파를 불러서 앞으로 러시아의 정세가 어떻게 될지를 묻는다. 마르파는 예언의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마르파는 골리친에게 권력에서 밀려날 것이며 추방당하게 될것이라고 말한다. 골리친은 마르파를 돌려보내고 나서 하인에게 마르파를 죽이라고 지시한다. 혼자 있게 된 골리친은 그동안 러시아의 개혁을 위해서 수행했던 일들을 생각하며 과연 그것이 옳았던 일인지 아닌지를 되새겨본다. 그럴 때에 이반 호반스키가 아무런 연락도 없이 갑자기 찾아온다. 골리친은 의아하면서도 못마땅한 눈치이다. 그런 모습을 본 이반 호반스키는 골리친 자신이 개혁의 한 방법으로서 귀족들이 서로를 방문할 때에 미리 하인을 보내어 통보하는 격식을 폐지하자고 주장했던 사실을 상기하면서 아이러니컬하다는 생각을 한다.
바실리 골리친(블라디미르 갈루치네)을 찾아온 이반 호반스키(아나톨리 고체르가). 메트로폴리탄
이반 호반스키는 골리친이 몇몇 귀족들을 모의하여서 개혁이라는 이름 아래 귀족들의 특권들을 없애려 한다고 불평을 털어 놓는다. 그러면서 짜르들이 모든 사람은 평등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고 언급한다. 또한 그렇게 되면 러사이가 타타르처럼 난폭하고 야만적인 나라가 될것 같아서 두렵다는 말도 덧붙인다. 두 사람의 언쟁이 계속된다. [두 사람은 서로가 군대를 동원해서 무슨 행동을 벌일것 같다면서 비난한다.] 그때 도시페이가 찾아와서 두 사람 모두를 비난하는 바람에 두 사람의 언쟁은 언제 있었냐는 듯이 사라진다. 도시페이는 골리친이 지나치게 개혁을 주도하고 있다고 비난하였고 호반스키에 대하여는 스트렐치가 날이면 날마다 술에 취해서 난동만 부리도록 놓아 두고 있다고 바난하였다. [이들의 대화 중에 도시페이가 실은 황족인 미셰츠키 공자였으며 모든 세상적인 욕망과 쾌락을 부인하고 신앙에 귀의하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호반스키는 황족이라고 하면 황족 답게 살다가 죽어야 한다고 말한다.] 잠시후 마르파가 다시 찾아온다. 마르파는 누군가 자기를 죽이려 했지만 다행히 페트로브스키(Petrovskiy: 짜르의 사병)가 구해주었다고 말한다. 마르파의 뒤를 이어 샤클로비티가 들어온다. 샤클로비티는 짜르가 반란의 기미를 알아채고 우선 호반스키 공자를 체포하라는 명령을 내렸다는 소식을 위협이나 하듯이 전한다. 그런 후에 어떻게 되었는지에 대한 얘기가 없이 2막은 끝난다.
호반스키와 도시페이와 골리친
[3막] 모스크바 강 남쪽에 있는 스트렐치 병영이다. 구신앙 신봉자들이 성가를 부르고 있다. 러시아의 장래를 위해서 부르는 노래이다. 한쪽에서는 마르파가 잃어버린 옛 사랑인 안드레이를 생각하며 노래를 부르고 있다. [구신앙 신봉자 중의 한 사람인 수잔나가 마르파의 허황된 사랑을 꾸짖는다. 도시페이가 나타나서 그런 수잔나를 쫓아버린다.] 마르파는 도시페이에게 아직도 안드레이를 사랑하고 있다는 심정을 털어 놓는다. 도시페이는 마르파에게 기도로서 아픔을 덜도록 하라고 말한다. 두 사람이 퇴장하자 샤클로비티가 등장한다. 샤클로비티는 지금까지 상당히 위협적인 인물이었으나 이제는 러시아를 스트렐치로부터 보호해야 한다는 내용의 노래를 마치 공허한 기도처럼 읊조린다. 샤클로비티는 노래에서 스트렐치를 용병에 불과하다고까지 말한다. 샤클로비티는 스트렐치가 다가오는 소리를 듣자 슬며시 퇴장한다. 몇명의 스트렐치가 나타나서 '술, 술을 마시자'라는 노래를 부른다. 스트렐치들의 부인들이 나타나서 남편이란 작자들이 허구헌날 술이나 퍼마시고 있다면서 비난한다. [스트렐치 병사들이 쿠즈카에게 박아지만 긁고 있는 부인네들을 어떻게 좀 해보라고 말한다. 그러자 쿠즈카는 부인들을 설득해서 마침내 모두 함께 축하잔치를 벌인다.] 서기관이 뛰어 들어와서 이제 짜르 페터의 군대가 스트렐치에 대한 공격을 시작했다고 전한다. 스트렐치 병사들은 그들의 지도자인 이반 호반스키를 소리치며 부른다. 호반스키는 스트렐치 병사들에게 보복하자는 것을 거부한데 대하여 용서를 구한다. 왜냐하면 새로운 짜르(페터 대제)의 힘이 워낙 강력해서라는 것이었다. 호반스키는 이제 스트렐치의 시대는 지났다고 설명한다.
스트렐치 병사들과 그들의 부인들. 마리인스키
[4막] 1장. 이반 호반스키 공자의 화려한 저택이다. 피곤하게 보이는 호반스키 공자를 위로하고자 페르시아 여노예들이 춤을 춘다. 이국적이고 매혹적인 춤이다. 호반스키는 모든 정치적인 골치거리들을 다 잊어버리고 여노예들의 위로나 받으면서 편안하게 사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이때 골리친 공자의 하인인 바르소노프예프가 달려와서 호반스키에게 목숨이 위험하다는 말을 전한다. 호반스키는 그같은 경고를 무시하고 오히려 골리친의 하인을 채찍으로 때린다. 호반스키는 페르시아 여노예들에게 계속 춤을 추라고 지시한다. 샤클로비티가 나타나서 단검으로 호반스키를 찌른다. 샤클로비티는 호반스키의 시체를 내려다보며 노예들이 호반스키를 위해 부르던 노래가락을 흉내내어 부른다. 2장은 모스크바의 복자 바실리 대성당의 광장이다. 골리친 공자는 병사들의 인솔 아래 유배를 떠난다. 도시페이는 골리친의 추락을 안타까워하면서 짜르 페터의 성공을 두려워한다. 왜냐하면 구신앙 신봉자가 다음번 타겟이 될 것이라는 제국위원회의 선포가 있었기 때문이다. 도시페이는 신도들 스스로가 하나님에게 제사드리는 희생물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안드레이가 나타나서 마르파에게 엠마를 어디에 숨겼느냐고 윽박지른다. 마르파는 엠마가 안전하며 그의 아버지와 약혼자와 함께 독일로 돌아가고 있는 중이라고 말한다. 안드레이는 분에 넘쳐서 당장 엠마를 잡아서 마녀로 몰아 화형에 처해겠다고 말하고 스트렐치 병사들에게 어서 떠나자고 말한다. 하지만 그때 두려운 함성이 들린다. 아마도 짜르의 군대가 공격해 오는 소리인것 같다. 마르파는 안드레이에게 안드레이의 아버지인 이반 호반스키가 이미 짜르의 세력에 의해서 살해되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그러면서 안드레이에게 구신앙 신봉자들과 함께 피신하면 안전할 것이라고 말한다. 스트렐치 병사들은 이제 더 이상 짜르의 군대에 대항할수 없다는 것을 알고 스스로 목숨들을 끊고자 한다. 짜르 페터가 특사를 보내어 이들을 사면함으로서 스트렐치의 봉기는 막을 내린다.
구신앙 신봉자들과 함께 있는 마르파. 올가 보로디나. 메트로폴리탄
[5막] 소나무 숲이 있는 곳, 외떨어진 수도원의 한밤중이다. 달빛만 어둠을 몰아내고 있다. 도시페이와 그를 추종하는 사람들은 이곳 외떨어진 수도원을 피난처로 삼고 있다. 도시페이는 비록 슬픔과 고통으로 절망상태에 있지만 타오르는 불길 속에서 영광의 면류관을 쓸수 있다고 믿는다. 도시페이는 그를 따르는 형제들에게 모두 흰옷을 입고 촛불을 들고 오도록 지시한다. 스스로 하나님에 대한 희생물이 되겠다는 결심이다. 이때 안드레이가 아직도 엠마를 잊지 못한듯 잃어버린 사랑에 대한 노래를 부르며 나타난다. 마르파가 안드레이에게 그에게 대한 사랑은 아직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고 말하면서 어떠한 경우에도 곁을 떠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도시페이와 그를 추종하는 형제들이 흰옷을 입고 촛불을 든채 나타난다. 이들은 마치 화형장처럼 장작더미를 쌓는다. 무대 뒤에서는 짜르의 군대가 나팔소리와 함께 다가오는 소리가 들린다. 이때의 행진곡이 유명한 프레오브라첸스키 연대 행직곡이다. 표트르 대제 때에 처음 만들어진 행진곡이다. 마르파가 마지막으로 안드레이이게 이제는 희망이 없다고 말한다. 다시 나팔 소리가 들린다. 도시페이는 형제들에게 마지막 순간까지 강하게 있으라고 강조한다. 마르파가 장작더미에 불을 붙인다. 마지막으로 구신앙 신봉자들의 찬양소리가 울려퍼진다. '하나님께서 구원하시리'이다. 도시페아, 마르파, 안드레이, 그리고 형제들이 차례로 불길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짜르 페터의 군대가 도착하지만 아무도 체포할수 없다.]
피날레 장면. 메트로폴리탄
[주요 아리아와 합창 리스트]
(1: 붉은 광장)
- 전주곡(오케스트라): 모스크바 강의 새벽(Dawn on the Moscow River)
- 합창(스트렐치와 군중): 백조를 위해 길을 넓혀라(Make a wide path for the White Swan)
- 합창(군중): 백조에 영광을(Glory to the White Swan)
(2: 골리친의 서재)
- 아리아(마르파와 골리친): '신비스런 힘'(Mysterious powers). 마르파의 예언
(3: 스텔치의 병영)
- 노래(마르파): '방랑하는 처녀'(A Maiden Wandered)
- 아리아(샤클로비티): 스트렐치는 둥자에서 잠들고(The Streltsy nest sleeps)
(4 : 호반스키 저택)
- 발레: 페르시아 여노예들의 춤
- 합창(처녀들, 샤클로비티, 이반 호반스키): 젊은 백조는 미끄러지듯 가고(A young swan swins)
프레오브라젠스키 연대의 행진곡(March of the Preobrazhensky Regiment)
(5: 붉은 광장)
- 도입부(오케스트라와 합창): 골리친은 떠나고(The Departure of Golitsin)
- 합창(스트렐치의 부인들, 스트렐치, 안드레이, 마르파): 자비를 보이지 마시라(Show them no mercy)
- 행진곡(오케스트라): 프레오브라젠스키 연대의 행진곡(March of the Preobrazhensky Regiment)
(6: 외떨어진 수도원)
- 아리아(도시페이): 이곳 성스러운 장소에서(Here, in this Holy place)
이반 호반스키의 약속. 마리인스키 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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