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이야기/오페라 팟푸리

오페라에서의 유명 행진곡

정준극 2018. 9. 26. 10:14

오페라에서의 유명 행진곡


오페라에는 군대나 전쟁을 내용으로 삼은 작품들이 상당수가 있다. 당연히 행진곡이 나온다. 전쟁터에 나갈 때병사들의 행진곡, 개선해서 돌아올 때의 행진곡, 병사들이 행군할 때의 행진곡 등이다. 하지만 반드시 군대와 관련이 되지 않는 행진곡들도 있다. 군대와 관련이 있던 없던 아무튼 그런 행진곡들이 나오는 오페라로서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본다. 행진곡을 들으면 우선 기분이 힘차게 된다. 유쾌하고 기운찬 음악을 들으면 무병장수 한다는 얘기가 있다. 오페라 작곡가의 라스트 네임을 알파벳 순서로 정리했다.


○ Hector Berlioz(엑토르 베를리오즈)의 '파우스트의 겁벌'(La Damnation de Faust: The Damnation of Faust)에서 '헝가리 행진곡'(Hungarian March). 또는 '라코치 행진곡'(Rakoczi March): '파우스트의 겁벌'(또는 파우스트의 저주)은 괴테의 '파우스트'에 바탕을 둔 오페라이다. 노학자인 파우스트는 헝가리의 어느 평원에 홀로 서 있다. 그는 자연의 순환에 대하여 깊은 생각에 잠겨 있다. 마침 들판에서 농부들이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파우스트는 농부들의 단순한 행복에 그가 경험해 보지 못한 무언가가 있다는 생각을 한다. 멀리서 헝가리 병사들이 행군하는 소리가 들린다. '헝가리 행진곡' 또는 '라코치 행진곡'이다. 병사들의 노래는 없고 밴드만의 연주이다. 파우스트는 어찌하여 병사들이 명예와 영광에 집착하고 목숨을 초개와 같이 버릴수 있는지 전혀 이해를 하지 못한다. 라코치 행진곡(헝가리어로 Rákóczi induló)은 마쟈르 민족의 불운과 합스부르크의 압정을 탄식하며 헝가리의 헝가리 국민의 애국심을 일깨우는 내용의 노래이다.


'라코치 행진곡'은 헝가리에 정식 국가가 생기기 전까지 국가로 불려졌다. 라코치 행진곡은 1703-11년의 기간에 합스부르크에 항거하는 봉기를 주도했던 프란시스 라코치 2세를 기념하는 행진곡이다.


○ Georges Bizet(조르즈 비제)의 '카르멘'(Carmen)에서 '만세 만세 그랜드 투우'(Viva! viva! la course est belle). 비제의 '카르멘'이라고 하면 에스카미요가 부르는 '토레아도르'(Toreador: 투우사의 노래)를 우선 생각하게 되지만 4막에서 투우장에 모인 사람들이 투우가 시작되려 하자 환호하면 부르는 행진곡도 있다. 보통은 투우장을 무대에 설치하기가 어려워서 관중들은 무대 뒤에서 합창을 하도록 하고 있다. 이 합창의 멜로디는 서곡에도 나온다. 그래서 어떤 경우에는 서곡에 합창이 나오는 것으로 편곡해서 부르기도 한다. 또한 피날레 파트에서 잠시 다시 나오기도 한다. 카르멘은 투우장 밖에서 호세와 만나 싱갱이를 하고 있는 중에 투우장 안에서 관중들이 다시 부르는 합창이다. 가사는 다음과 같다. 3막에서 에스카미요가 주막에서 부르는 '투우사의 노래'(Votre toast, je peux vous le rendre)와는 완전히 다르다. Viva! viva! la course est belle(만세, 만세, 얼마나 멋진 투우인가)/ Viva! sur le sable sanglant(만세, 피에 물든 모래 위로)/ le taureau,le taureau s'èlance!(황소가 달려드네!)/ Voyez! voyez! voyez!(보시오, 보시오, 보시오)/ La taureau qu'on harcele(몸부림치는 저 황소를)


'카르멘'에서 투우장 장면. 아틀란타 오페라. 베이스 바리톤 알레스케이 보그다노프


○ Alexander Borodin(알렉산도 보로딘)의 '이고르 공'(Prince Igor)에서 '폴로비치안 행진곡'(Polivtsian March). '이고르 공'이라고 하면 '폴로비치안 무곡'(Polovetia Dances)가 먼저 생각나지만 '폴로비치안 행진곡'도 별도로 나온다. 3막이 시작되면서 연주되는 곡이다. 이 행진곡은 서곡에서도 멜로디가 잠시 선을 보이기도 한다. 참고로 말하자면, '폴로비치안 무곡'은 보로딘이 세상을 떠나는 바람에 미완성이었지만 나중에 니콜라이 림스키 코르사코프와 알렉산더 글라주노프 무대용으로 완성했다. '폴로비치안 행진곡'은 '폴로비치안 무곡'과 함께 콘서트 레퍼토리로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곡이다. 그런데 콘서트에서는 일반적으로 두 곡을 모음곡으로 만들어서 연주한다. 이경우의 제목은 Overture, ZPolovtsian Dances and March이다. 행진곡은 폴로비치안 전사들의 용맹을 그린 것이며 무곡은 아름답고 자유스러운 고향을 그리워하는 내용의 곡이다.


'이고르 공'. 마리인스키 무대


○ Gaetano Donizetti(게타노 도니체티)의 '사랑의 묘약'(L'Elisir d'Amore) 1막에서 벨코레 상사가 인솔하는 한 무리의 병사들은 이 마을 저 마을을 다니며 모병을 하는데 마침 아디나의 마을을 찾아 올 때의 행진곡이다. 마을에 들어온 벨코레는 아디나를 보고 마음이 동해서 옛날 파리스 왕자가 헬렌에게 한 것처럼 꽃을 바치오니 사랑해 달라고 노래한다.


'사랑의 묘약'에서 병사들을 인솔하고 마을에 들어선 벨코레 상사가 마을 아가씨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인사하고 있는 장면. 벨코레 역은 바리톤 마리우츠 크비치엔.


○ Gaetano Donizetti(게타노 도니체티)의 '연대의 딸'(La fille du Régiment: La Figlia del Reggimento)에서 병사들의 행진곡. 마리는 북부 이탈리아의 알프스 어느 지역에 주둔하고 있는 프랑스 연대의 마스코트이다. 고아로서 어릴 때부터 이 연대와 함께 생활해 왔다. 마리는 병사들과 함께 노래하고 일하면서 지내고 있다. 병사들이 부르는 '란타플란'(Rantanplan: Rataplan)이 흥겹다. 란타플란은 북소리를 둥둥 내면서 진군하자는 노래이다.


Rantanplan! rantanplan!/ Quand le son charmant/ Du tambour bruyant/ Nous appelle au regiment/ Chaque coeur. a l'instant,/ D'un doux battement./ A ce roulement/ Fait un accompagnement,/ Rantaplan! rantanplan/ Plan/ Vive la querre et ses alarmes!/ Et la victoire et les combats!/ Vive la mort, quan sous les armes/ on la trouve en braves soldats!/ ...Rantanplan! ratanplan!/ Quand le son charmant, etc.


'연대의 딸'에서 병사들과 함게 힘차게 노래하는 마리(패트리치아 치오피). 로열 오페라 하우스


○ Mikhail Glinka(미하일 글링카)의 '루슬란과 루드밀라'(Ruslan and Ludmila)에서 '체르노모르 행진곡'(March Tchernomor: The March of Cernomor): 무대는 키에프이며 시기는 옛날이다. 블라디미르 왕의 아름다운 딸인 루드밀라 공주가 씩씩한 기사인 루슬란과 결혼식을 올리는 중에 사악한 마법사 체르노모르가 휘오리바람 처럼 나타나서 루드밀라 공주를 납치해 간다. 루드밀라의 아름다움에 반하여 와이프로 삼을 생각에서였다. 루슬란을 포함한 네명의 기사들이 루드밀라 공주를 찾으로 모험의 여행을 떠난다. 체르노모르 마법사가 등장할 때의 음악이 '체르노모르 행진곡'이다. 일반적인 군대 행진곡과는 다른 행진곡이다.


'루슬란과 루드밀라'에서 아름다운 루드밀라 공주(안나 네트렙코). 마리인스키


○ Charles Gounod(샤를르 구노)의 '파우스트'(Faust)에서 '병사들의 합창과 행진곡'(Soldiers' Chorus and March): 병사들의 합창은 4막에서 전쟁터에 나갔던 병사들이 귀환하는 장면에서 나오는 것이다. 그러므로 진군하기 위해서 부르는 것은 아니다. 집에 돌아와서 가족들을 만나게 되어 기쁘다는 내용으로 시작하여 영원한 영광을 위해서 싸웠다는 내용이다. 지면상 가사는 생략한다.


'파우스트'에서 전쟁터로에서 돌아온 병사들의 합창. 1917년.


○ George Friderick Handel(조지 프리데릭 헨델)의 '리날도'(Rinaldo)에서 행진곡: '리날도'는 영국에 온 헨델이 처음 완성한 이탈리아 오페라이다. 대본도 이탈리아어이다. 1711년에 완성했다. '리날도'는 헨델의 대표적인 오페라이다. 이 오페라에 나오는 알미레나 공주의 아리아 '울게 하소서'(Lascia dh'io pianga)는 유명한 곡이다. 시기는 11세기 제1차 십자군 전쟁이 있던 때이며 무대는 예루살렘 인근이다. 스토리는 복잡하기 때문에 생략하고 행진곡만 소개한다. 3막에서 십자군이 성지 예루살렘을 사라센으로부터 탈환하기 위해 진군할 때의 음악이 '크리스챤 행진곡'이다. '리날도'의 3막에는 또 다른 행진곡이 있다. 사라센 군대가 전투를 위해 행군해 나갈 때의 음악이다. '이교도 행진곡'(Pagan march)라고 부른다. 두 행진곡 중에서 '크리스챤 행진곡'이 널리 알려져 있다.


성지 예루살렘을 탈환하기 위해 출전하는 십자군 기사들. '리날도'에서


○ Albert Lortzing(알베르트 로르칭)의 '운디네'(Undine)에서 결혼행진곡(Wedding March): 멘델스존의 결혼행진곡만 있는 것이 아니라 로르칭의 결혼행진곡도 있다. 다만, 잘 알려지지 않고 있을 뿐이다. 운디네는 실은 물의 정령이지만 인간 마을에 와서 살고 있는 참으로 아름다운 아가씨이다. 하지만 뭍에 와서 사는 바람에 영혼이 없다. 기사 후고 폰 링슈테텐은 사냥을 갔다고 폭풍우로 길을 잃고 헤매다가 어느 어촌에 머물게 된다. 후고는 어부 토비아스의 딸 운디네를 사랑하여서 결혼을 약속한다. 후고에게는 실은 정혼한 베르탈다가 있다. 영주 하인리히 공작의 딸이다. 그러나 후고는 전생에서 운디네와 인연이 있다고 믿어서 운디네와 결혼한다. 후고와 운디네가 마을 사람들의 축복을 받으면서 결혼식을 위해 교회당으로 들어갈때의 음악이 '결혼행진곡'이다. 잔잔한 기쁨을 주는 음악이다. 


후고와 운디네. 운디네는 원래 물의 정령이었다.


○ Giacomo Meyerbeer(자코모 마이에르베르)의 '예언자'(Le propèhte: The Prophet)에서 '대관식 행진곡'(Coronation March): 시기는 11세기 종교전쟁 중이며 무대는 서부 네덜란드의 도르드레헤트이다. 평범한 농부인 장은 역시 농부의 딸인 베르트를 사랑하여 결혼을 약속했다. 농노들이 결혼하려면 도르드레헤트 영주의 허락을 받아야 했다. 영주 오베르탈 백작은 아름다운 베르트를 탐하여서 장의 어머니와 함께 납치한다. 오베르탈 백작은 장에게 베르트를 포기하지 않으면 어머니 피데를 죽이겠다고 위협한다. 장은 어머니를 살리기 위해 오베르탈 백작에게 손을 들어야 했다. 장은 복수를 결심한다. 당시 네덜란드에서는 귀족들의 횡포와 가톨릭 교회의 전횡에 반발하는 세력이 있었다. 이들은 참인간으로 중생하려면 과거의 세계는 무시하고 다시 세례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을 아나밥티스트(Anabaptists)라고 불렀다. 재세례주의자들이다. 재세례주의자들은 장이 도르드레헤트 영주에 대하여 복수심에 불타고 있는 것을 이용하여 장에게 그들의 지도자가 되어 달라고 간청한다. 뮌스터 대성당의 성화에 그려진 다윗 왕의 모습이 장과 똑같다는 이유였다. 장도 꿈에서 왕이 되는 하늘의 계시를 받았다고 말한다. 그래서 '예언자'라는 제목이 붙은 것이다. 장을 비롯한 재세례주의자들은 무장을 하고 마침내 뮌스터를 함락한다. 그리고 장 스스로가 왕이 되고 싶어하여서 뮌스터 대성당에서 대관식을 갖는다. 이 때의 음악이 저 유명한 '대관식 행진곡'이다.



'예언자'에서 장의 대관식. 현대식 연출. 뮌헨 국립오페라


○ Wolfgang Amadus Mozart(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Le Nozze di Figaro)에서 '더 이상 날지 못하리'(Non piu andrai): 알마비바 백작의 저택으로 견습을 나온 아직 소년티의 케루비노는 이성에 대한 관심이 유난히 많아서 백작부인의 하녀인 수잔나에게 눈길을 보내더니 급기야는 백작부인에게 연모의 마음을 가진다. 이를 눈치 챈 백작이 케루비노를 가만히 두면 안되겠다고 싶어서 백작이 운영하는 군대로 쫓아보내기로 한다. 이 소식을 들은 피가로도 잘되었다고 생각해서 케루비노에게 군대에 가면 얼마나 멋있는지 아느냐면서 놀린다. 실은 피가로도 케루비노가 수잔나에게 철모르는 접근을 하고 있는 것을 알고 속이 상해서 케루비노가 귀족만 아니면 가만두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Non piu andrai, fartallone amoroso,(이제는 더 이상 날지 못하리, 사랑에 빠진 나비야)/ Notte  giorno d'intorno girando,(낮이나 밤이나 돌아다니면서 날개짓으로)/ Delle belle trubando il riposo,(아름다운 여인들이 휴식하는 것을 방해하였지)/ Narcisetto, Adoncino d'amor.(나르시스여, 사랑의 아도니스여)/ Non piu avrai questi bei penacchini,(이제는 더 이상 가질수 없네 이 멋진 깃털을)/ Quel cappello leggiero e glante,(이 가볍고 우아한 모자를)/ Quella chioma, quell'aria brillante,(이 머리칼을, 찬란한 공기를)/ Quel vermiglio dnnesco color!(이 여자다운 붉은 색깔을 )/ Fra guerrieri, poffar Bacco!(병사들 사이에서, 바카스의 옆에서)/ Gran mustacchi, stretto sacco,(얼굴을 덮은 수염과 번거로운 배낭)/ Schioppo in spalla, sciabla al fianco,(어깨에는 장총을, 옆구리에는 긴칼을)/ Collo dritto, mus franco,(목깃을 높이 세우고 코는 치키고)/ Un gran casco, o un gran turbante,(커다란 헬멧 또는 거대한 터번)/ Molto onor, poco contante.(명예는 많지만 돈은 조금이지)/ Ed in vece del fandango(그리고 춤을 추는 대신에)/ Una marcia per il fango.(진흙 속을 행군해야 하지)/ Per montagne, per valloni,(산을 넘고 계속을 지나)/ Con le nevi, e i solioni,(눈이 오거나 햇볕이 쨍쨍해도)/ Al concerto di tromboni,(나팔소리에 맞추어서)/ Di bombarde, di cannoni,(포탄소리, 대포소리)/ Che le palle in tutti i tuoni,(온갖 소리를 내어)/ Cll'orecchio fan fischiar.(귀를 멍멍하게 만들지)/ Cherubino, alla vottiria!(케루비노, 승리를 위해!)/ Alla gloria militar!(군인의 명예를 위해!)
               

'피가로의 결혼'에서 피가로는 군대에 가야 하는 케루비노에게 '이제는 더 이상 날지 못하리'라고 한마디 해 준다.


○ Modest Mussorgsky(모데스트 무소르그스키)의 '호반시치나'(Khovanshchina)에서 '프레오브라첸스키 연대 행진곡'(March of Preobrazhensky Regiment): 시기는 17세기 중반이며 장소는 모스크바이다. 신앙적인 문제에 정치적인 문제가 겹쳐서 러시아 정교회의 일부 세력이 구신앙을 지키겠다며 분리해 나갔다. 이들은 제정러시아 당국의 비호를 받고 있는 정교회를 개혁하기 위해 깃발을 들었다. 도시페이는 구신앙 신봉자들의 지도자이다. 그러나 당국의 엄중한 제재로 제대로 이상을 펼치지 못하고 자멸해야할 입장이 된다. 구신앙 신봉자들은 흰옷을 입고 횃불을 들고 모스크바의 광장에 모여 스스로 희생될 각오이다. 멀리서 짜르의 군대가 이들을 타도하기 위해 나팔을 울리며 다가오는 소리가 들린다. 이때의 행진곡이 유명한 '프레오브라첸스키 연대 행진곡'이다. 프레오브라첸스키는 현재 모스크바에 속한 구역의 명칭이다. 이곳에서 표트르 대제가 짜르경호부대로서 연대를 창설했다. 엘리트 부대이다. 이 연대를 상징하는 행진곡이 '프레오브라첸스키 연대 행진곡'이다. 이 행진곡은 너무나 유명해서 한동안 제정러시아 군대의 대표적인 행진곡으로 사용되었다. 그러면 구신앙 신봉자들은 어떻게 되었는가? 한사람 한사람씩 광장에 장작더미를 쌓아 지펴놓은 불 속으로 걸어 들어가서 스스로의 목숨들을 끊었다.


'호반시치나'의 피날레. 멀리서 '프레오브라첸스키 연대 행진곡'이 들려오는 중에 구신앙 신봉자들은 더 이상의 항거를 포기하고 스스로 불속에 뛰어들어 신앙을 지키기로 한다.   


○ Sergei Prokofiev(세르게이 프로코피에프)의 '세 오렌지의 사랑'(Love for Three Oranges)에서 행진곡: 전래 동화를 오페라로 만든 것이다. 무대는 환상의 왕국이다. 왕자가 병에 걸린다. 백약 무효이다. 대개의 동화에는 공주가 난치병에 걸리는데 여기서는 왕자이다. 왕자의 병은 정신병, 현대적으로 말해서 우울증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왕은 누구든지 왕자를 실컷 웃기는 사람에게 큰 상을 주겠다고 약속한다. 왕자의 병이 치료되지 않는다면 사악한 공주가 왕관을 가져가야할 판이다. 왕자를 웃기게 하기 위해서 축제가 준비된다. 서커스도 그 중의 하나이다. 3장의 서커스 장면에서는 말이 뛰어다니고 광대들이 텀블링을 하며 난리도 아니다. 화려한 복장의 연예인들이 제각각 장기자랑을 한다. 이 때 유명한 행진곡이 나온다. 군악대의 웅장한 행진곡이 아니라 타악기와 현악기를 중심으로 한 재미난 행진곡이다.


'세 오렌지 사랑'의 서커스 장면. 롱우드대학교


○ Nicolai Rimsky-Korsakofv(니콜라이 림스키 코르사코프)의 '짜르 살탄의 이야기'(The Tale of Tsar Saltan)에서 행진곡: 러시아 전래동화에서 스토리를 가져온 이 오페라에는 유명한 '뒝벌의 비행'(The Flight of Bumble Bee)가 나온다. 사족이지만 우리는 '왕벌의 비행'이라고 부르지만 정확하게 말한다면 뒝벌이다. 이야기의 시기는 분명치 않으며 무대는 러시아의 트무타라칸 왕국으로 되어 있다. 1막에서 트무타라칸의 짜르(황제)가 병사들을 이끌고 먼 전쟁터로 떠날 때에'제국 행진곡'(Imperial March)이 나온다. 그런가하면 3막에서 33명의 보가티르(Bogatyrs)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에도 이 행진곡의 잠시 비쳐진다.


'짜르 살탄의 이야기'의 피날레 장면. 짜르 살탄은 짜리나와 회우하며 짜레비치는 백조의 공주의 손을 잡는다. 


○ Johann Strauss II(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집시남작'(Der Zigeunerbaron)에서 행진곡: 행진곡의 제목은 '입장 행진곡'(Einzugsmarsch)이지만 피날레 장면에 나온다. 시기는 18세기 말엽이며 무대는 헝가리의 테메스바르 마을 인근이다. 당국으로부터 추방당한 산도르 바린카이는 명예 회복을 위해 군대에 입대한다. 스페인과의 전쟁에 오스트리아 제국군으로서 참여하기 위해서이다. 바린카이는 전쟁에서 빛나는 전공을 세운다. 이에 비엔나에서 황제로부터 전쟁영웅으로 치하를 받으며 신분을 확인해보니 귀족 출신이어서 정식으로 남작의 작위를 회복한다. 이에 사랑하는 집시 여인인 자피와도 결합한다. 바리카이와 동료들이 전쟁에서 승리하여 돌아올 때의 음악이 '입장 행진곡'이다.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신나고 아름다운 행진곡이다. 음악에 맞추어서 마을 사람들이 합창을 부른다.


'집시 남작'에서 개선의 장면. 배경은 비엔나 


○ Giuseppe Verdi(주세페 베르디)의 '아이다'(Aida)에서 '개선 행진곡'(Triumphal March): 이집트군을 이끌고 에티오피아 침략군과의 전투를 벌여 승전한 라다메스 장군이 수많은 재물과 진기한 보물들, 그리고 포로들을 데리고 개선해 올 때의 행진곡이다. 아마 오페라 행진곡 중에서는 가장 유명한 곡일 것이다. 행진곡의 연주가 끝나면 무희들의 화려한 댄스가 이어진다.


라다메스 장군의 개선 장면. 리세우


○ Richard Wagner(리하르트 바그너)의 '로엔그린'(Lohengrin)에서 '결혼행진곡'(Wedding March) 또는 '신부의 합창'(Bridal Chors). '진실로 인도하소서'(Treulich führt): 결혼행진곡이기는 하지만 여성 합창으로 이루어진 것이어서 좀 그렇기는 하지만 일부 사람들이 행진곡의 범주에 넣었기에 소개하는 바이다. 자세한 내용은 본 블로그의 오페라 집중탐구에서 찾아보시기 바란다.


○ Richard Wagner(리하르트 바그너)의 '탄호이저'(Tannhäuser)에서 '대행진곡'(Grand March): '탄호이저'의 시대는 13세기 초이며 2막의 무대는 봐르트부르크(Wartburg)이다. 봐르투브르크의 '가수의 홀'(Sängerhalle)에서는 노래경연대회가 열릴 예정이다. 투링기아의 영주가 엘리자베트와 함께 노래경연대회에 참가하는 기사들과 백작들, 그리고 이들과 함께 온 귀부인들을 환영한다. 대행진곡은 '가수의 홀'에 기사들과 백작들, 귀부인들이 입장 할때에 나오는 곡이다. 전반부는 오케스트라만의 연주이며 후반부에 합창이 나온다. 가사는 비교적 간단하기 때문에 소개한다.


(Chor der Rittter und Edlen)(Knights and Nobles)(기사들과 귀족들)

Freudig begrüssen wir die edle Halle.(Joyful we greet the noble hall,)(기쁨으로 고귀한 홀에서 인사하네)

wo Kunst und Frieden immer nur verwiel.(where may art and peace alone linger ever,)(예술과 평화만이 영원히 머무르라)

wo langenoch der Ruf ershcalle,(and the joyous cry long ring out:)(기쁨의 외침이 오래도록 울리라)

Thüringens Fürsten, Landgraf Hermann, Heil!(To the Prince of Thuringia, Count Hermann, hail!)(투링기아의 영주이신 헤르만 백작, 만세)

 이 가사의 노래를 귀부인(Edelfrauen: Ladies)들이 반복해서 부른다.


'탄호이저'에서 봐르트부르크 성의 가수의 홀에 운집한 기사와 귀족과 귀부인들. 뮌헨국립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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