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오페라 집중 소개/화제의 300편

대론 하겐의 '아멜리아' - 233

정준극 2019. 7. 31. 18:36

아멜리아(Amelia)

대론 에이릭 하겐의 2막 오페라

베트남 전쟁 배경의 전통적 가치관을 가진 현대 오페라


대론 에이릭 하겐


우리에게는 '라스 베가스의 베라'(Vera of Las Vegas)로 귀에 익은 위스칸신주 밀워키 출신의 대론 에이릭 하겐(Daron Aric Hagen: 1961-)의 오페라 중에 '아멜리아'는 2010년 시애틀에서 초연된 이래 미국의 여러 지역에서 상당한 박수를 받으면서 공연되어 미국 현대오페라의 한 획을 그어주는 작품으로 인정을 받았다. 대론 에이릭 하겐은 작곡가이면서 지휘자로도 명성을 얻고 있고 또한 뛰어난 피아니스트이다. 그는 또한 대본가이며 무대감독이기도 하다. 그는 현대 작곡가이면서도 클래식을 기조로 삼고 있다. 그래서 청중들에게 부담감을 크게 주지 않고 있다. 그러나 그는 끊임없이 실험을 하는 작곡가이다.멀티 미디어를 혼합한 오페라는 앞으로 현대오페라가 나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 주는 것이다. 그의 2018년도 오페라인 '오슨이 연습하다'(Orson Rehearsed)는 멀티 미디어 오페라의 새로운 장을 열어주는 것이라는 평가를 받은 것이다.


오페라 '아멜리아'는 미해군 조종사인 닷지의 딸 아멜리아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것이다. 어린 아멜리아는 아버지를 무척 사랑하고 따랐다. 아버지도 어린 딸에게 말할수 없이 헌신하였다. 그런데 그런 아버지가 베트남 전쟁 중에 하이퐁 상공에서 적의 공격을 받아 격추되어 전사했다. 아멜리아의 생애에 이처럼 어렵고도 중대한 사건은 없었다. 아멜리아는 커서도 아버지에 대한 추억을 잊을수 없었다. 아멜리아의 노래 '나의 마음은 아빠에게 속해 있어요'(My Heart Belongs to Daddy)를 들어보면 알수 있다. 사실 아멜리아의 아버지에 대한 사랑은 오페라의 전편에 배어 있다. 그것이 이 오페라가 지닌 센티멘탈한 핵심이다. 이같은 마음을 울리는 가족 스토리 이외에도 이 오페라에서는 아멜리아 이어하트(Amelia Earhart: 1897-1937)에 대한 이야기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이카루스(Icarus)의 이야기도 나와 관중들의 시선을 신선하게 만들어 주고 있다. 아멜리아 이어하트는 미국의 항공 역사에 있어서 선구자적인 역할을 한 여성이다. 여성 비행사로서는 최초로 대서양을 횡단하는 기록을 세웠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이카루스는 그의 아버지 디달루스(Daedalus)와 함께 크레테 섬을 탈출하기 위해 새의 깃털과 왁스로 만든 날개를 달고 하늘을 날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카루스는 아버지가 '바다 가까이 낮게 날면 습기 때문에 날개가 떨어져 나갈수 있으며 그렇다고 하늘 높이 날면 태양에 가까워서 날개가 녹아내릴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경고를 듣지 않고 높이 높이 날다가 그만 햇볕에 날개가 녹아서 추락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태양 가까이 날리 마라'(Don't fly too close o the sun)이라는 명언까지 생겨났다. 이런 에피소드들을 소개한 것은 '남자나 여자나 하늘 높이 날면 나쁜 일이 생긴다'(Bad things happen when men and women take to the air)라는 메시지를 전해주기 위해서라고 생각된다.


어린 아멜리아. 조종사인 아버지에 대한 존경과 사랑에 가득차 있었다. 시애틀 오페라


그러나 또 다른 메시지도 있다. 앞에서 언급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남자나 여자나 모두 하늘을 난다'는 메시지이다. 그리고 이것들의 중심에는 아멜리아가 있다. 아멜리아가 아버지의 죽음을 받아 들이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전체 스토리의 감성적인 핵심이다. 부차적인 이야기도 있다. 관중들을 이야기가 어떻게 진전될지를 모르는 방향으로 이끄는 것이다. 시간이란 것은 이 오페라에서 앞으로만 나가는 직선적인 것이 아니다. 과거와 현재가 무대에서 혼합되고 있는 것이다. 아멜리아가 임신한 것도 그러하고 전쟁이 끝난지 한참 후인 1980년대에 아멜리아의 그의 어머니가 전쟁 중에 닷지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알고자 베트남을 찾아간 것도 그러하다. 그리고 여기에 재치있다고나 할까 익살스럽다고나 할까 하여튼 약간의 광란의 장면도 덤으로 연출된다. 오리지널 스토리는 무대감독으로 유명한 스테픈 워즈워스(Stephen Wadsworth: 1953-)이며 그 스토리를 바탕으로 가드너 맥폴(Gardner McFall)이 대본을 만들었다. 오페라 '아멜리아'는 시애틀 오페라가 창단 25년 만에 처음으로 위촉한 오페라이다. '아멜리아'는 시애틀에서의 초연이래 휴스턴의 무어스 오페라 하우스, 시카고 오페라 극장, 시카고 공연예술대학 등지에서 리바이발되었다. '아멜리아'는 두개의 버전이 있다. 시애틀 초연시의 버전은 '라지 버전'(Large version)이라고 하면 44명의 오케스트라를 위한 것이고 '챔버 버전'(Chamber version)이라고 하는 휴스턴의 스코어는 34명의 오케스트라를 위한 것이다.


출산을 위해 병원에 있는 아멜리아는 마치 아버지 닷지가 옆에 있는 듯한 상상을 한다.


등장인물들은 주역과 조역으로 나눌수 있다. 시기는 1966년과 1996년 사이이며 장소는 미국과 베트남이다. 주인공인 아멜리아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다루었다. 아멜리아는 첫 아이를 출산할 예정이어서 다른 일은 생각할 여유가 없는 듯이 보이지만 그런 중에어 미해군 조종사로서 베트남 전쟁에서 전사한 아버지 닷지와의 지나간 추억들을 계속 발굴하고자 한다. 이야기는 여러 시간대가 혼합되어 있으며 실제 사건과 역사적인 사건, 그리고 신화까지도 뒤섞여 있다.


[주역]

- 아멜리아(Amelia: Ms). 닷지의 딸

- 닷지(Dodge: T). 미해군 조종사. 베트남 전쟁에서 전사

- 어린 아멜리아(Young Amelia: Lyric S)

- 아만다(Amanda: Ms).닷지의 부인, 아멜리아의 어머니

- 폴(Paul: Bar). 아멜리아의 남편. 항공 엔지니어

- 헬렌(Helen: S)

- 비행사(The Flier: Lyric S)

- 이카루스/소년(Icarus/Young Boy: T)

- 디달루스/아버지(Daedalus/Father: B)


[조역]

- 트랑/간호사(Trang/Nurse: S). 후이의 부인

- 후이/의사(Huy/Doctor: Bar). 트랑의 남편

- 통역/제2의 의사(Imterpreter/2nd Doctor: Bar)

- 군목/공무원/미국 병원의 신부(Chaplain/Government Official/Prest: B)

- 지휘관/정치장교(Commanding Officer/Political Officer: T)

- 베트콩 지휘관/미국 병원의 심리 상담가(NVA Commander/Grief Counselor: Speaking roles)

- 3명의 베트콩 군인(3 NVA Soldiers: Mute)


아멜리아는 부상당한 아버지와 함께 비행기를 조종하는 상상을 한다.


[1막] 1장. 1960년대 중반, 미국이다. 교외의 젋은 뜰이 있는 집이다. 이제 아홉살인 아멜리아가 밤 하늘의 별을 바라보며 노래를 부르고 있다. 아멜리아의 어머니는 집 안에서 빨래를 개고 있다. 그렇게 조용한 때에 해군 조종사인 아멜리아의 아버지 닷지가 하얀 옷을 입고 느닷없이 집 안으로 들어선다. 닷지는 아멜리아에게 침대에 들어가서 잘 시간이라고 말한다. 아멜리아의 어머니인 아만다는 남편 닷지가 베트남 상공에서 임무를 수행하다가 격추되어 실종되었다는 소식을 듣는다. 어린 아멜리아는 아버지 닷지가 불러주는 자장가를 들으며 잠든다. 아멜리아는 아멜리아 이어하트의 마지막 비행에 대한 꿈을 꾼다. 관중들은 아멜리아와 아버지는 과거의 장면이며 어머니는 현재의 장면인 것을 알수 있다.


2장. 1990년대의 미국이다. 이제 31세가 된 아멜리아는 만삭의 몸이어서 언제 출산할지 모른다. 아멜리아는 남편 폴의 팔에 안겨서 잠들었다가 깨어난다. 폴은 항공 엔지니어이다. 다른 방에서는 이카루스와 그의 아버지 디달루스가 날개짓을 하며 애쓰고 있다. 이들은 사실 아멜리아의 상상 속에서 만들어진 인물들이다. 아멜리아는 아버지를 잃은 충격과 출산에 대한 걱정으로 정서적으로나 심리적으로 문제들이 씻어지지 않고 있는 상태이다. 아멜리아는 아버지가 베트남에서 실종되었다는 얘기를 어머니로부터 들었던 그 순간을 회상한다. 임[


3장. 1980년대 중반의 베트남이다. 아멜리아와 어머니 아만다는 베트남의 어느 마을을 여행중에 있다. 북베트남(월맹)의 후이와 트랑이라는 커플이 닷지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다고 해서 그들과 연락한후 이곳에 온 것이다. 아멜리아와 아만다는 통역을 통해서 후이 및 트랑과 얘기를 나눈다. 이때의 노래는 대부분이 베트남어로 부른다. 후이와 트랑은 닷지가 격추된 장소를 가르키면서 얘기를 이어나간다. 이들은 감정을 행동으로 표현하며 얘기한다. 마을의 정치 관리가 닷지에게 묻는 말에 대답을 하지 않으면 소녀를 해치겠다고 하며 어린 소녀를 총으로 위협한다. 그러다가 그 관리는 잘못헤서 그만 어린 소녀를 총으로 쏜다. 그 소녀는 후이와 트랑의 딸이었다. 정치 관리가 황만 중에 자리를 뜨자 닷지는 쓰러진 소녀에게 기어가서 소녀의 눈을 감겨 준다. 닷지는 자기의 비행 가방에서 사진 한장을 꺼낸다. 어린 딸 아멜리아의 사진이다. 닷지는 아멜리아의 사진을 소녀의 부모에게 보여준다. 그리고 그가 쓴 마지막 편지를 두 부부에게 준다. 아만다에게 보낼 이 편지는 실은 두 부부가 월맹군의 눈에 띠지 않게 숨겨 놓았던 것이다. 아멜리아는 두 부부에게 '어째서 그동안 아무런 연락도 하지 않았어요?'라고 원망하듯 말한다. 그러자 트랑이 '왜냐하면 그 소녀가 우리의 딸이었기 때문이지요'라고 대답한다. 트랑은 집안에 마련해 놓은 가족 제단으로 가서 그곳에 있는 사진을 집어서 아멜리아에게 준다. 그 사진은 닷지가 그 부부에게 준 어린시절 아멜리아의 사진이었다. 아만다가 가족 제단에 있는 편지봉투를 가르키며 저것은 무엇이냐고 묻는다. 후이가 '당신에게 보내려던 편지지요'라고 대답한다. 아멜리아가 후이에게 '그러면 봉투 안에 있던 편지를 아직 가지고 있나요?'라고 묻는다. 그러자 후이는 '태워버렸어요. 우린 겁이 났었죠'라고 대답한다.


[2막] 1장. 1990년대 중반의 미국이다. 아멜리아는 출산을 앞두고 있다. 당장이라도 진통이 닥칠 것 같다. 아멜리아는 남편 폴이 일하는 곳으로 억지로 뛰어 들어가서 걱정이 되어서 죽을 지경이라고 말한다. 아멜리아는 극도로 신경쇠약에 걸려 있다.


아멜리아와 어머니 아만다. 아멜리아는 아버지 닷지가 병실을 지키고 있는 듯한 상상을 한다.


2장. 3일후 어떤 병원이다. 아멜리아는 정신을 잃고 누워있다. 이 병원의 어떤 병실에서는 어린 소년이 병상에서 죽어가고 있다. 1막에서 이카루스의 역할을 맡았던 소년이다. 1막에서 이카루스의 아버지인 디달루스의 역할을 맡았던 사람, 즉 죽어가고 있는 소년의 아버지가 소년의 손을 꼭 붙잡고 있다. 어린 소녀가 아닌 성장한 아멜리아가 아멜리아 이어하트에 대한 꿈을 꾼다. 아멜리아 이어하트가 타고 다닌 비행기가 아멜리아의 침대 위에 만들어져 있다. 2막 내내 등장하는 아멜리아 이어하트는 아멜리의 실제 삶에서 그에게 영감과 용기를 준 원천이었다. 아멜리아는 아버지 닷지의 꿈을 꾼다. 아버지는 아멜리아에게 다가와서 그가 실종되었던 일, 어떻게 살아 왔는지를 얘기해 준다. 아멜리아는 꿈에서 깨어나서 일어났을 때 다른 곳에 있는 소년은 숨을 거둔다. 아멜리아는 진통으로 참을수 없을 정도가 된다. 간호원들이 아멜리아를 분만실로 데리고 간다.


3장. 같은 병원이다. 열 몇시간이 지난 후이다. 아멜리아는 육체적으로 위험부담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연분만을 주장한다. 이제 얼마 후면 분만이 시작될 것이다. 아멜리아의 주위에는 의사들과 간호원들과 보조하는 사람들이 둘러서 있다. 그런데 이들은 아멜리아의 분만을 돕지 않고 죽은 소년에 대한 사후처리를 하고 있다. 소년의 아버지는 작은 비닐 봉투에 들어 있는 소년이 남긴 물건들을 받는다. 이어 소년의 아버지는 병원 소속의 카운슬러와 신부의 상담을 받는다. 한편에서는 이윽고 아기가 태어난다. 아름다운 아 카펠라 노네트(음악 형태의 하나)가 무대에 울려 퍼진다. 오페라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을 위해서 부르는 노네트이다. 아멜리아 이어하트가 행복한 모습으로 무대를 바라보고 있다. 소년의 아버지는 그의 코트를 걸쳐 입고 사라진다. 폴과 아멜리아는 새로 태어난 아기를 보고 감격해 한다.


폴과 아멜리아가 태어난 아기에 대하여 감격하고 있는데 아멜리아 이어하트가 이들을 행복한 모습으로 바라보고 있다.


'아멜리아'에 대한 평론은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월 스트릿 저널은 '대단히 순수하고 마음을 사로잡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멜리아는 현대 오페라이면서 전통적인 가치관을 지니고 있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맥폴 여사의 대본도 전체 스토리를 잘 이끌어 나간 것이라는 평을 받았다. 그리고 물론 하겐의 음악은 핵심을 잃지 않은 것이 아니라는 얘기를 들었다. 뉴욕 타임스는 '별로 솜씨가 없어 보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멜로드라마적인 요소가 충분하여 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을수 있었다'고 썼다. '아멜리아'는 실제로 대본을 쓴 가드너 맥폴의 이야기라고 한다. 플로리다에서 태어난 가드너 맥폴은 해군 사관학교에 다닌 일이 있다. 그의 아버지가 해군 조종사였기 때문이었다. 가드너 맥폴의 아버지는 베트남전에 폭격기 조종사로 참전했고 이어 캘리포니아에서 베트남 전쟁에 참가할 조종사들을 훈련시키다가 바다에서 실종되었다. 아버지에 대한 애틋한 사랑에 넘쳐 있던 가드너는 그의 첫번째 시집인 '조종사의 딸'(The Pilot's Daughter)에서 '나는 집안의 모든 문을 열어 놓았다. 그래야 아버지가 언제라도 들어 올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썼다. 베트남 전쟁은 미국의 그 세대에게, 다시 말해서 참전용사는 물론 베트남 전쟁을 반대하는 전사자의 가족들에게 커다란 마크를 남겨준 것이었다. 베트남 전쟁은 소설에, 영화에 많은 영감을 준 것이었다. 그리고 이제는 오페라에도 영감을 주었다. '아멜리아'가 그것이다.


대본을 쓴 가드너 맥폴과 작곡가 대런 하겐. 2007년 뉴욕에서.


오페라는 굿바이로 시작한다. 하얀색의 군복 정장을 입은 사람이 어린 딸에게 자장가를 불러주고 있다. 그는 베트남으로 떠나야 한다. 그리고 어린 딸은 가드너 맥폴이었다. 1966년, 가드너 맥폴이 14세 때에 아버지는 캘리포니아의 어떤 해안에 있었다. 베트남전쟁에서 폭격기 조종사로서 활약을 하다가 잠시 미국으로 돌아와 신참 조종사들을 훈련하는 임무를 맡았다. 그날도 그는 훈련을 위해 조종하고 이륙하였다. 안개가 자욱한 밤이었다. 폭풍이 이는 밤이었다. 비행기는 바다에 착륙했다. 관제탑과 조종사와의 통신은 두절되었다. 그리고 다시는 그를 볼수 없었다. 가드너 맥폴은 '나는 언제나 그날 밤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자세히 알고 싶었어요. 아홉살인 내동생도 아버지가 왜 안돌아오먀면서 걱정했지요. 하지만 아무런 답변도 듣지 못했어요. 여러분의 아버지가 실종되었어도 아마 아무런 답변을 듣지 못했을 겁니다. 시신도 찾을수 없었지요. 그래서 그 일이 내 생애를 통해서 항상 마음에 걸려 있었답니다'라고 말했다. 가드너 맥폴은 20대 초반부터 아버지의 죽음을 다루는 내용의 시를 쓰기 시작했다. 그것이 1996년에 출판된 시집 '조종사의 딸'이었다. 가드너 맥폴은 아버지의 죽음을 다룬 시를 오페라의 대본으로 사용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 그러다가 친구인 대론 하겐이 시애틀 오페라로부터 작곡 의뢰를 받고 대본에 대하여 고심하고 있는 것을 보고 그를 신뢰하여서 '아멜리아'의 대본을 쓰게 되었다. 오페라에서는 어른이 된 아멜리아와 그의 어머니가 베트남을 찾아가는 것으로 되어 있다.


격추되어 포로가 된 닷지를 감싸기 위해서 노력했던 트란과 후에 부부를 생각날 것이다. 오페라에서는 월맹의 정치장교가 닷지의 입을 열기 위해 트란의 딸을 권총으로 위협하다가 실수로 그만 어린 소녀를 죽이는 것으로 되어 있지만 실제에서는 살아 있었다. 오페라에서는 마리 트란의 아버지가 의사로 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월남의 공무원이었다. 월맹군(베트콩)이 월남으로 밀려 내려오자 트란씨는 가족과 함께 작은 보트를 타고 어떤 섬으로 피신했다가 기회를 보아 사이곤으로 갔다. 트란의 어머니, 즉 마리 트란의 할머니는 죽더라도 고국에서 죽겠다고 해서 그대로 베트콩 점령하의 마을에 남아 있었다. 트란씨 가족은 1975년 4월 사이곤이 함락되기 6일 전에 베트남을 떠나 미국으로 갈수 있었다. 트란씨 가족은 오클라호마에 정착하였다. 그로부터 30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마리 트란은 현재 시애틀에 살면서 외국인 학교의 선생으로 있다. 오페라에서의 어린 아멜리아, 즉 가드너 맥폴은 뉴욕에 살고 있다. 가드너는 '아멜리아'의 대본을 구상하기 시작할 때부터 아버지 닷지를 아는 사람들을 찾아내려고 무던히도 애를 썼다. 아버지가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더 잘 알기 위해서였다. 그리하여 시애틀의 마리 트란과도 연락할수 있었다. 가드너는 오페라 '아멜리아'가 그가 아버지에게 말하고 싶었어도 말하지 못했던 '굿바이'를 말할수 있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가드너는 '아멜리아'가 아마도 세계의 여러 곳에서 공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면 그의 아버지 닷지의 이름이 세계의 하늘에 울려 퍼질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