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버트 헤링
타이틀: Albert Herring. 전3막. 기 드 모파쌍(Guy de Maupassant)의 소설 Le rosier de Madame Husson(마담 허쓴의 장미숲)을 기본으로 에릭 크로지에(Eric Crozier)가 대본을 썼다.
초연: 1946년 런던 글린드본극장
주요배역: 알버트 헤링(야채가게 점원), 미시즈 헤링(알버트의 어머니), 레이디 빌로우(나이 많은 귀족부인), 시드(푸줏간 소년), 낸시(빵집 점원), 플로렌스 파이크(레이디 빌로우스의 하녀), 미쓰 워드워스(교장선생), 미스터 게지(교구 목사), 미스터 업홀드(시장), 미스터 버드(경찰서장)
사전지식: 브리튼의 두 번째 챔버 오페라인 알버트 헤링의 스코어는 기지에 넘쳐있으며 한편으로는 풍자와 해학을 암시해주고 있다. 곡중에 간혹 영국 아이들의 전래 동요스타일의 삽입한 것도 흥미를 더해주는 일이다. 마지막 장면의 신중한 음악은 마치 알버트의 죽음을 예견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브리튼의 오페라 작품세계에서 빼놓을수 없는 중심은 순진함의 파괴이다. 그러나 알버트 헤링에서는 오히려 가볍게 처리하여 코믹함을 잃지 않았다.
에피소드: 벤자민 브리튼은 이 오페라를 새로 결성된 영국오페라그룹과 새로 시작한 알데버그(Aldeburg)음악제를 위해 작곡했다. 1947년이다. 이 그룹은 현대 영국 오페라의 발전을 위해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브리튼은 그 전해에(1946년) 내놓은 The Rape of Lucretia(루크레티아의 능욕)이 비극인 것을 감안하여 코믹 오페라의 작곡을 생각하고 있던중 이 오페라를 작곡하게 되었다. ‘루크레티아의 능욕’과 ‘알버트 헤링’은 모두 실내 오페라의 범주에 속하는 것이다. 실내 오페라 (Chamber Opera)에서는 악기의 수를 최소한으로 하고 합창도 없으며 웬만한 무대장치나 소품도 필요 없다. ‘알버트 헤링’은 ‘피터 그라임스’, ‘루크레티아의 능욕’과 함께 브리튼의 초기 3대 걸작으로 손꼽히고 있다. 브리튼의 초기 작품에서부터 후기 작품에 이르기까지 일관된 주제는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개인을 다루고 있는 것이다.
줄거리: 제1막. 시기는 1900년의 어느 초여름이며 장소는 서포크(Suffolk)에 있는 록스포드(Loxford)라는 가공의 어떤 시장 거리이다. 자기 자신이 도덕심이 강하다고 믿고 있어서 다른 사람들의 도덕심까지 수호키로 스스로 나선 나이 많은 록스포드지방 서포크 마을의 귀족 부인네인 레이디 빌로우스(Lady Billows)는 마을의 메이퀸을 선발하기 위한 일 때문에 분주하고 초조하다. 여자 교장 선생님인 미쓰 워드워스(Miss Wordsworth), 시장인 미스터 업홀드(Mr Uphold), 경찰서장 미스터 버드(Mr Budd), 교구목사님인 미스터 게지(Mr Gedge)로 구성된 마을 유지들이 5월의 여왕 후보자를 심사하기 위해 레이디 빌로우스의 집에 모인다. 이들은 각 후보자의 적격 여부를 엄중하게 가린다. 레이디 빌로우스의 조수인 플로렌스(Florence)가 각 후보자에 대하여 은밀히 관찰했던 내용을 설명한다. 후보자중 단 한 명도 여왕이라고 부를 만큼 완전한 여자가 없다는 것이다. 아무리해도 마땅한 여왕을 선발하기가 어려워지자 이들은 아예 메이퀸을 포기하고 메이 킹을 선발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다. 의기투합한 이들 메이퀸 심사위원들은 메이킹으로 알버트 헤링(Albert Herring)을 만장일치로 선정한다. 알버트는 구멍가게를 운영하는 홀어머니를 모시고 착하고 부지런하게 살고 있다. 알버트는 어머니의 말이라면 절대 복종하는 모범 청년이다. 푸줏간집 심부름 소년인 시드(Cid)가 여자친구 낸시(Nancy)와 함께 구멍가게에 갔다가 알버트를 만난다. 예쁜 처녀 낸시를 본 알버트는 공연히 어쩔줄 모르면서 불편해 한다. 그만큼 알버트는 순진하다. 낸시는 ‘무슨 저런 남자도 다 있냐? 엄마 치마폭에서 꼼짝도 못하네!’라면서 알버트를 비웃는다.
제2막. 메이데이 축제가 한창이다. 알버트가 메이킹에 선발되어 왕관을 쓰고 단상에 오른다. 장난을 좋아하는 알버트의 친구들이 평소 술이라고는 입에도 대지 않는 알버트에게 레모네이드에 럼주를 넣어 자꾸 마시라고 권한다. 알버트는 메이킹 연설을 하는 도중 럼주 때문에 계속 딸꾹질을 하지만 친구들이 주는대로 받아 마신다. 그날 저녁, 집에 돌아온 알버트는 난생 처음으로 럼주를 들이켜서 기분이 좋은데다가 자기가 생각하기에도 메이 킹 수락 연설을 아주 잘한 것 같아서 마음이 들떠 있다. 알버트는 창밖에서 시드와 낸시가 시시덕거리는 소리를 듣는다. 시드와 낸시는 알버트가 자기 어머니의 앞치마 끈에 꽁꽁 매어져 있다고 하며 키득거린다. 이 소리를 들은 알버트는 사람들에게 자기는 그렇지 않은 사람이며 어머니의 치마폭으로부터 자유롭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밖으로 나갈까 말까? 알버트는 동전을 던져 밖으로 나가기로 결정한다. 잠시후 알버트의 어머니가 들어온다. 어머니는 알버트가 보이지 않자 아마 자기 방에서 잠이 들었겠지라고 생각한다.
제3막. 다음날 오후가 되었는데도 알버트는 집에 들어오지 않는다. 사람들은 무슨 사고가 생겨 죽었는지 모른다고 생각하며 어머니를 위로한다. 하지만 사람들의 생각을 뒤엎으며 알버트가 나타난다. 밤새도록 술집에서 진탕 마시고 놀다가 들어오는 길이다. 단정하던 옷차림은 수세미가 되어 더럽다. 생전 술이라고는 입에도 대지 않던 알버트가 술 냄새를 풀풀 풍기며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나타나자 사람들은 ‘저게 무슨 메이 킹이냐?’라면서 수군거린다. 어머니가 알버트를 야단치자 알버트는 어머니에게 대들면서 ‘제발 잔소리 좀 하지 말아요!’라고 소리친다. 이런 태도를 보고 마을 사람들이 어머니보다 더 놀란다. 그러나 알버트는 자기가 이 구멍가게의 주인인 것으로 생각하며 우쭐거리는 심정이다.
한여름 밤의 꿈
타이틀: A Midsummer Night's Dream. 전3막. 작곡자 자신과 피터 피어스(Peter Pears)가 셰익스피어의 동명희곡을 바탕으로 대본을 썼다. 극히 최근인 1960년 초연된 코믹 환타지. 베버의 오베론 참조 요망.
초연: 1960년 영국 알드버러의 쥬빌리 홀
주요배역: 오베론(요정나라 왕), 티타니아(요정나라 왕비), 퍼크(요정, 대사역할), 테세우스(아테네의 공작), 히폴리타(테세우스의 약혼녀), 리산더, 드미트리우스, 허미아, 헬레나, 바톰(직물쟁이), 퀸스(목수), 플류트(풀무수리공), 스넉(가구장이), 스나우트(주석장이), 사타르벨링(양복장이)
음악적 하이라이트: 삼림이 내는 소음 음악, 잠들게 만들 때의 코드
베스트 아리아: Je suis Tytania[나는 티타니아](S)
사전지식: 브리튼은 셰익스피어의 원작을 상당히 충실하게 표현했다는 평을 받았다. 음악뿐만 아니라 무대장치에서도 오베론, 티타니아, 퍼크, 요정들로 대표되는 마법적인 밤의 세계를 화려하게 표현토록 했다. 음악은 목가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것이다. 예를 들면 Pyramus and Thisbe(피라무스와 티스베)이다. 오페라중에 나오는 목가품의 연극이다. 광란의 장면도 풍자적인 목가풍으로 작곡했다.
줄거리: 마치 쌍쌍 파티와 같은 코미디이다. A팀과 B팀이 등장한다. 쌍쌍파티 A팀인 라이샌더(Lysander)와 허미아(Hermia)는 자기들 의사와는 상관없이 서로 다른 사람과 결혼키로 되어있는 결혼을 피하여 야반도주한다. 쌍쌍파티 B팀인 드미트리우스(Demetrius)와 헬레나(Helena)는 실은 진짜 연인 사이가 아니다. 여자는 남자를 사랑하지만 남자는 여자에 대하여 아무런 관심이 없는 그런 사이이다. 동화의 나라 요정들의 왕인 오베론(Oberon)은 B팀 남자의 마음을 돌리고자 한다. 그래서 보조 요정 퍼크(Puck)를 메신저로 보내 B팀 남자에게 사랑의 묘약을 주도록 한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퍼크는 실수로 사랑의 묘약을 A팀 남자에게 준다. 사랑의 묘약을 마신 A팀 남자는 B팀 여자와 사랑에 빠진다. 한편 오베론 왕도 사랑의 묘약을 자기 와이프인 티타니아(Tytania)에게 준다. 계속되는 부부싸움을 종식시키고자 하는 의도에서이다. 몇 명의 아마추어 배우들이 연극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드라마 속에서의 드라마이다. 요정인 퍼크가 또 다시 이상한 마법의 활동을 한다. 배우중 한 사람인 멍텅구리 버톰(Bottom)의 머리를 당나귀 머리로 만든 것이다. 웃기는 일은 사랑의 묘약을 마신 타이타니아 왕비가 당나귀 머리의 버톰과 사랑에 빠진 것이다. 정말 웃기지도 않는 코미디가 아닐수없다.
퍼크는 자기의 잘못을 바로 잡기 위해 사랑의 묘약을 남자 B에게 준다. 마침내 남자 B는 여자 B를 사랑하게 된다. 여자 B는 남자 B를 죽어라고 쫓아 다니던 사이므로 아주 잘 된 일이라고 생각할수도 있지만 여자 B는 왜 그런지 갑작스런 남자 B의 태도 변화를 이상하게 생각하고 따져 물으면서 다툰다. 사랑의 싸움이 번져 A팀, B팀 모두는 물론이고 티타니아 왕비와 멍텅구리 버톰도 싸움에 휩싸인다. 그러다가 모두 지쳐서 잠이 든다. 그 사이에 퍼크는 A팀은 A팀대로, B팀은 B팀대로 다시 원위치 시켜 놓는다. 오베론왕 역시 왕비 타이아나를 원위치 시켜 놓는다. 멍텅구리 버톰도 원래의 자기 머리를 갖게 된다. 잠에서 깨어난 이들은 이 모든 것이 한여름 밤의 꿈이라고 생각한다. ※ 좀 더 자세한 스토리가 필요하면 Purcell의 The Fairy Queen을 참고하기 바람.
빌리 버드
타이틀: Billy Budd. 전4막. 소설 백경(白鯨)으로 유명한 허만 멜빌(Herman Melville)의 단편 소설 빌리 버드를 프로스터(E.M. Froster)와 에릭 크로지어(Eric Crozier)가 극본으로 만들었다. 1951년 초연된 심리학적 해양 드라마. 원래 4막짜리였으나 1960년에 2막으로 단축했다.
초연: 원작은 1951년에 코벤트 가든, 수정본은 1964년 역시 코벤크 가든
주요배역: 빌리 버드(수병), 존 클라가트(선임위병하사관), 베르(인도미터블호의 선장), 미스터 레드번(장교), 미스터 플린트(항해사)
사전지식: 출연자 전원이 남성이다. 그러므로 여성금지구역의 작품이다. 브리튼은 남성들만을 위한 음악을 만들어야 한다는 기술적인 문제를 훌륭히 해결하였다. 오페라 빌리 버드는 영국의 일부 오페라들과 마찬가지로 순진무구한 사람이 어떻게 파괴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빌리 버드가 반란을 주도하라는 강압에 견디지 못하고 번민하는 것, 그에 따른 공포등이 잘 표현되어있다. 베르선장은 의무와 애정이라는 전통적인 갈등을 겪는 인간으로 그려져 있다. 이같은 플롯은 초기 영국 오페라의 전통이었다. 오페라 빌리 버드는 ‘영국이여, 바다가 있다’는 명제를 일깨워 주는 것이었다. 브리튼이 빌리 버드보다 6년전에 만든 피터 그라임스도 바다에 대한 도전을 표현한 것이다.
줄거리: 인터미터블(Indomitable)호의 늙은 선장 베르(Vere)는 젊은 시절, 그리니까 1797년, 프랑스 전함을 상대로 싸우던 영국 전함을 지휘하던 일을 회상하고 있다. 장면은 그 옛날로 돌아간다. 선장이 이끄는 수병들이 뱃노래를 부르며 낡은 함선 ‘라이트 오 맨’(Rights o' Man)에서 새 함선으로 옮겨 타고 있다. 한쪽에서는 새로운 수병들을 징집하여 함선에 오르도록 하고 있다. 그 중에 우리들의 영웅 빌리 버드도 있다. 빌리는 그와 오랫동안 함께 했던 ‘라이트 오 맨’에게 작별을 고한다. 장교들이 선임하사관 존 클라가트(John Claggart)에게 저 버드라는 청년수병을 특별히 관찰하라고 지시한다. 클라가트는 빌리의 젊음과 잘 생긴 모습을 보고 질투심에 저 녀석을 구겨놓겠다고 다짐한다. 못된 클라가트는 다른 수병에게 버드의 배낭속에 아무도 모르게 돈을 넣어 두라고 한다. 수병 한명이 돈을 넣으려는 순간 버드가 미리 그 사실을 알고 그를 잡아 흠씬 두들겨 준다. 클라가트는 또 다시 음모를 꾸며 이번에는 함선내 반란을 버드에게 주동하라고 부추긴다. 하지만 버드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
이도저도 통하지 않자 클라가트는 버드를 베르선장에게 데리고 가서 이 녀석이 선내 반란을 획책했다고 고발한다. 버드는 클라가트처럼 말을 능란하게 할줄 모른다. 더구나 말을 더듬는 습관이 있다. 버드는 백 마디의 말 보다는 한 방의 주먹이 더 효과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하여 단 한 방의 주먹을 날려 클라가트를 숨지게 한다. 베르선장은 살인범 버드를 쇠사슬에 묶어 마스트에 높이 매달라고 명령한다. 수병들이 버드의 생명을 구해달라고 탄원한다. 하지만 버드는 마치 오페라는 비극으로 끝나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나 하듯 스스로 자기의 행동에 대한 벌을 받겠다고 주장한다. 버드는 ‘스탠리 베르선장님, 신의 가호가 있으시기를!’이라고 외치고 마스트에서 몸을 날려 바다에 빠져 목숨을 끊는다. 다시 장면을 바뀌어 늙은 베르선장의 모습이다. 마치 그 당시 자기가 왜 버드의 입장을 생각하지 못했을까 하는 회한이 서려있는듯 하다. 그는 꿈꾸듯이 얘기한다. ‘나는 저 먼 바다에서 폭풍과 싸우며 표류하고 있었다. 폭풍 속에서 유유히 움직이고 있는 돛을 보았다. 나는 그 돛을 본 것만으로도 만족한다.’라는 노래로 막이 내린다.
베니스에서의 죽음
타이틀: The Death in Venice (Der Tod in Venedig; Morte a Venezia). 전 2막. 토마스 만(Thomas Mann)의 Der Tod in Venedig를 기본으로 마이훠니 파이퍼(Myfauwny Piper)가 대본을 썼다.
초연: 1974년 영국 알드버그(Aldeburg)(일설에는 1973년 양조공장인 Snape Maltings에서 초연되었다고 되어 있다.
주요배역: 구스타프 폰 아셴바흐(작곡가), 폴랜드 어머니, 타지오(폴랜드 어머니의 아들), 아폴로의 음성, 디오니서스의 음성, 호텔 지배인, 호텔 이발사, 늙은 곤돌라 사공, 중년의 멋쟁이 신사
베스트 아리아: My mind beats on...I, famous as a master writer(T)
사전지식: 브리튼의 마지막 작품. ‘베니스에서의 죽음’의 주인공은 소설에서 작가로 되어 있으나 오페라에서는(영화에서도) 구스타브 폰 아셴바흐(Gustave von Aschenbach)라는 작곡가로 되어 있다. 그러나 어떤 버전에는 원래대로 작가로 설명되어 있는 경우가 있다. 그 작곡가는 이름에서 느낄수 있듯, 구스타브 말러(Gustav Mahler)를 말하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있다. 토마스 만의 소설은 영화로 만들어져 많은 인기를 끌었다. 실마노 망가노가 소년 타지오의 어머니로 나오며 주인공 작곡가 역할은 더크 보가드(Dirk Borgarde)가 맡았다. 오페라에 나오는 Everyone Loves You When You're Dead(사람들은 당신이 죽었을때 당신을 사랑합니다)라는 대사는 유명하다. 타지오의 폴란드 어머니는 무언의 역할이다.
에피소드: 브리튼은 당대의 테너 피터 피어스(Peter Peras)에게 헌정하기 위해 이 오페라를 썼다고 한다. 피터 피어스는 초연에서 아셴바흐의 역할을 맡아했다. 그런데 실은 브리튼과 피터 피어스가 동성연애를 하며 동거했다고 한다. 브리튼은 이 오페라에서 광폭한 디오니소스(주신(酒神); 로마 신화에서는 Bacchus)와 침착한 아폴로의 양면을 표현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즉, 니체와 토마스 만이 암시한 분열주의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 아셴바흐가 예정론에 의한 운명을 받아들이려는 아폴로적 자세인데 반하여 무용수인 타지오와 그의 친구들은 디오니서스적인 요소를 표현하고 있다.
줄거리: 전쟁이 터지기 몇해전, 독일의 저명한 작곡가 구스타브 폰 아셴바흐(Gustave von Aschenbach)는 이제 피곤하여 더 이상 작품 활동을 하기가 어렵게 되었다. 그는 얼마동안 머리도 식힐 겸 요양하기 위해 햇빛 찬란한 베니스로 간다. 해변에 있는 호텔 드 벵(Hotel des Bains)에 여장을 푼 아셴바흐는 호텔의 살롱에 앉아 있는 어떤 폴란드 가족에게 특별한 관심을 갖게 된다. 교양이 있어 보이는 아름다운 어머니와 귀여운 딸, 가정교사 같이 생긴 여인, 그리고 특히 14살쯤 되어 보이는 소년에게서 눈을 뗄수가 없었다. 아셴바흐는 그 소년에게서 형용할수 없는 매력과 잔잔한 감동을 느낀다. 며칠 지나는 사이에 아셴바흐와 소년은 가까워진다. 소년의 이름은 타지오(Tadzio)라고 했다. 어떤 때는 성가실 정도이지만 아셴바흐와 타지오는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어느새 아셴바흐는 타지오가 그에게서 가까이 있기만을 바란다. 얼마후 아셴바흐는 친구의 권유에 의해서 베니스를 떠날 생각을 한다. 공기가 너무 후덥지근하여서 건강에 더 나쁠 것이라는 조언이었다. 기차역에 간 아셴바흐는 호텔에서 자기의 트렁크를 다른 곳으로 보낸 것을 알게 된다. 그러나 대수롭지 않은 짐이기에 다시 보내줄 것으로 생각하여 기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온다.
얼마후 아셴바흐는 자기 짐이 베니스의 호텔로 다시 돌아왔다는 연락을 받는다. 아셴바흐는 타지오를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기쁨으로 다시 베니스의 호텔을 찾아간다. 하지만 타지오의 행동은 전과 다르다. 어딘지 정신을 잃은것 같은 느낌이다. 베니스의 분위기마저 다른것 같다. 호텔 사람에게 물어보니 아시아 콜레라가 퍼져서 죽는 사람도 있다는 것이다. 아마 타지오의 증세도 콜레라일것 같다는 설명이다. 아셴바흐는 오랜만에 이발을 하여 젊게 보인다. 아셴바흐는 타지오에게서 자기가 추구해오던 이상적이고 순수한 미의 실체를 느낀다. 아셴바흐와 타지오는 해변에서 마치 연인처럼 뜨거운 감정을 가지며 시간을 보낸다. 베니스 도시에서는 콜레라 대피령이 내린다. 호텔 손님들은 모두 떠나기 시작한다. 하지만 아셴바흐는 마치 자기의 생명이 얼마 남지 않은듯 베니스에 남아 있기로 한다. 아셴바흐는 사람들이 떠난후 아무도 없는 해변을 내려다본다. 저만치에 타지오가 홀로 앉아 있다. 잠시후 아셴바흐는 타지오가 의자에 고개를 푹 떨구며 죽는 모습을 본다.
피터 그라임스
타이틀: Peter Grimes. 프롤로그와 전3막. 죠지 크래브(George Crabbe)의 시 The Borough(자치구)를 바탕으로 몬테이구 슬레이터(Montagu Slater)가 대본을 썼다.
초연: 1945년 영국 런던 새들러스 웰스(Sadler's Wells)극장
주요배역: 피터 그라임스(어부), 엘렌 오르포드(학교선생, 젊은 과부), 존(보이, 피터 그라임스의 견습), 발스트로드(퇴역한 선장), 아줌마(The Boar 주점의 여주인: Auntie), 아줌마의 두 조카, 봅 보울스(어부:, 김리교인), 스왤로우(변호사), 미시즈 세들리(동인도회사직원의 미망인), 호레이스 애덤스(목사)
베스트 아리아: Let her among you without fault[잘못함 없이 그대들 사이에서](S), Embroidery Song[자수의 노래](S), Now the Great Bear and Pleiades[이제 대곰좌와 플레이아드좌](B), Old Joe has gone fishing[조는 고기잡으로 가고](합창)
사전 지식: 3막짜리의 무언가 생각하게 해주는 감동적인 드라마. 프롤로그와 에필로그가 따로 있다. 헨리 퍼셀의 Dido and Aeneas가 나온 이후 실로 2백년만에 처음으로 무대에 오른 순수 영국산 강력 이미지의 오페라. 격정적이고 신선한 음악. 평화로운 작은 바닷가 마을 사람들이 군중심리에 의하여 차갑고 배타적인 인간들로 변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특별한 주인공도 없다. 반영웅(Anit-Hero)적 줄거리의 표본이다. 바다에 대한 인상을 뚜렷이 보여주는 오케스트라의 연주. 그래서 간혹 이 부분은 연주회에서 별도로 연주되기도 한다.
에피소드: 영국인(Briton)인 브리튼(Britten)은 런던에서 피터 그라임스가 초연을 가진 직후, 이 스토리의 무대였던 알드버그(Aldeburg)라는 작은 마을로 이사 오게 되었다. 우연의 일치? 한편 브리튼은 그의 친구인 테너 피터 피어스(Peter Pears)를 위해 이 작품을 썼다는 후문도 있다.
줄거리: (프롤로그) 주인공 피터(Peter)와 함께 먼 바다로 고기잡이 나갔던 견습어부 소년이 사고로 죽는다. 마을 사람들은 피터가 잘못해서 그 소년이 죽게 되었다고 수군거리며 비난한다. 재판이 열렸다. 판사는 피터의 잘못이 아니라고 판결하고 다음번 고기잡이에는 좀 더 경험이 많은 청년을 데리고 가도록 지시한다. 피터의 애인인 학교 선생님 엘렌(Ellen)이 피터를 위로한다. 엘렌은 남편과 사별한 후 혼자 지내고 있다. 마을 사람들은 피터가 과부 엘렌과 그렇고 그런 사이라고 하면서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었던 터였다. 그러는 중 함께 고기잡이 나갔던 소년이 죽어서 돌아온 것이다.
제1막: 마을 사람들이 한편으로는 수다를 떨면서 즐겁게 어망을 고치며 노래를 부른다. 평상시와 다름없다. 피터의 친구인 마을의 약국주인 네드 키네(Ned Keene)가 피터에게 괜찮은 견습 어부를 구했으니 데려 가라고 한다. 마을 사람들은 새로운 견습 어부가 너무 어리다면서 그러면 안 된다고 주장한다. 노도 폭풍이 몰려왔다. 마을 사람들의 합창은 후려치는 바람과 같다. 주막에서 피터는 늙은 선장 발스트로드(Balstrode)에게 지난번 바다에서 자기가 죽은 소년 어부와 함께 사흘 동안 얼마나 괴롭고 힘들게 지냈는지 모른다고 얘기해 준다. 피터는 자기의 장래 소망을 얘기한다. 고기를 많이 잡어 돈을 벌어 엘렌과 행복하게 살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보란 듯이 살겠다고 말한다. 마을 사람들이 주막으로 쏟아져 들어온다. 폭풍 피해에 대한 얘기를 나눈다. 바닷가 벼랑에 있는 피터의 집도 바다로 쓸려 들어갔을 것이라고 떠벌인다. 피터가 나타나자 마을 사람들은 피터를 외면한다. 피터도 마을 사람들에게 일부러 관심을 두지 않는다. 약제사인 친구가 나타나 겨우 어색한 분위기를 돌린다. 마을 사람들은 뱃노래를 흥겹게 부른다. 세 가지 뱃노래가 어울려지는 멋있는 곡이다. 피터는 마을 사람들을 골려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자기 배의 어망에 어떤 청년의 시체가 달려 있었다고 얘기한다. 마을 사람들은 겁에 질리고 두려워서 어서 그 시체를 가져와 누구인지 보자고 한다. 마침 엘렌이 폭풍을 뚫고 새로 구한 소년 어부를 데리고 피터를 찾아 주막으로 왔다. 피터는 그 소년 어부를 데리고 집으로 간다.
제2막: 일요일 아침. 마을 교회에서 찬송가 소리가 들린다. 소년 어부 존(John)과 엘렌이 얘기를 나누고 있다. 갑자기 엘렌이 겁에 질린듯 놀라면서 소리친다. 소년 존의 목에서 큰 상처를 보았기 때문이다. 엘렌은 피터에게 어떻게 된 일이냐고 따진다. 피터는 대답 대신 엘렌의 뺨을 때린다. 교회에서 사람들이 쏟아져 나온다. 사람들은 엘렌에게 왜 못된 피터를 감싸느냐고 따져 묻는다. 엘렌이 변명하지만 사람들의 성난 소리에 묻혀 버리고 만다. 사람들은 도대체 피터의 오두막집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가서 보자고 하면서 떼를 지어 몰려간다. 피터는 소년 존을 벼랑 쪽으로 가서 숨으라고 서두른다. 소년 존은 폭풍으로 씻겨 나간 벼랑에서 미끄러져 비명소리와 함께 사라진다. 피터가 쫒아 내려간다. 성난 마을 사람들이 집으로 들이 닥쳤지만 아무도 없다. 늙은 선장은 창문을 통해 저 아래 벼랑 끝에서 무언가 움직이는 것을 보았다. 하지만 늙은 선장은 다른 사람들이 보기 전에 창문을 조용히 닫아 버린다.
제3막: 한 밤중. 사람들은 주막집에서 여자들과 시끌 거리며 마시고 춤추고 있다. 그 때 어떤 사람이 파도에 쓸려 온 것 같은 소년 존의 셔츠를 바닷가에서 찾아 들고 나타난다. 마을사람들은 피터를 의심하며 이제는 도저히 참을수 없다는 듯 피터의 피를 보기위해 몰려 나간다. 한편, 피터는 바닷가로 밀려와 있었다. 나무판자를 움켜잡고 있는 것을 보니 먼 바다로부터 파선하여 밀려 온 것 같다. 늙은 선장과 엘렌이 바닷가에서 피터를 찾아내지만 피터는 미친 사람처럼 중얼거리기만 한다. 늙은 선장은 피터가 어제 밤, 자기 배를 타고 저 멀리 바다로 나갔었을 것이라고 얘기한다. 다음날 아침, 어떤 사람이 지난 밤 중에 먼 바다에서 배가 빠지는 것을 보았다고 얘기한다. 다른 사람들은 헛소문이라고 말한다. 마을 사람들은 다시 일상의 힘든 생활로 들아 간다.
루크레티아의 능욕
타이틀: The Rape of Lucretia. 전2막. 앙드레 오베이(André Obey)의 희곡 Le viol de Lucrtèce를 기본으로 로날드 던캉(Ronald Duncan)이 대본을 썼다.
초연: 1946년 영국 글린드본극장
주요배역: 루크레티아(정절높은 부인), 남녀 코러스, 콜라티누스(로마군 장교, 루크레티아의 남편), 유니우스(로마군 장교), 타르퀴니우스 섹스투스(로마군 사령관), 비안카, 루치아
베스트 아리아: Tarquinius does not dare... I remember when her hair fell(S), She sleeps as a rose(S), Bring him this orchid...Flowers bring to every year the same perfection(Cont)
사전지식: 1945년, 2차대전이 끝나던 해에 브리튼이 내놓은 피터 그라임스가 성공을 거두자 다음해애 내놓은 작품이다. 브리튼이 실내오페라에 관심을 보인 첫 작품이다. 그 이후에 내놓은 알버트 헤링은 완전 실내오페라용이었다. 루크레티아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여인으로 정절 을 지키기 위해 죽음을 택한 고귀한 부인이다. 그 신화의 무대를 기독교 시대의 로마로 옮겨 놓은 것이다. 드믈게 콘트랄토(루크레티아)가 주역이다.
줄거리: 제1막. 남성 코러스와 여성 코러스가 어떻게 하여 로마인이 아닌 에트루리아의 타르퀴니우스(Tarquinius)가 로마의 지배자가 된 배경을 설명한다. 음모와 살인으로 권력을 잡았다는 설명이다. 그의 아들인 타르퀴니우스 섹스투스(Tarquinius Sextus)왕자는 로마군 사령관으로 임명되어 그리스와의 전쟁에 참여하고 있다. 타르퀴니우스왕자의 병영이다. 지휘관들인 콜라티누스(Collatinus)와 유니우스(Junius)가 타르퀴니우스 왕자와 술을 마시고 있다. 이들은 전날 밤의 내기에 대하여 얘기를 나눈다. 로마에 두고온 자기들의 부인들이 얼마나 정절을 지키고 있는지에 대한 내기이다. 이를 알아보기 위해 몇몇 지휘관들이 말을 달려 로마에 갔다 왔다는 것이다. 결과 모든 부인들이 밤중에 자리에 없었으나 다만 콜라티누스의 부인인 루크레티아(Lucretia)만이 정숙하게 집에 있었다는 것이다. 모두들 콜라티누스에게 찬사를 보낸다. 약간의 질투를 느낀 동료 지휘관 유니우스가 타르퀴니우스 왕자에게 새로운 제안을 한다. 왕자가 직접 루크레티아의 정절을 시험해 보고 그때 가서 최고의 정절부인인지 아닌지를 결정하자는 것이다. 타르퀴니우스 왕자는 그날 밤 로마로 말을 달린다. 루크레티아는 두 하녀와 함께 집에서 조순하게 지내고 있다.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나고 타르퀴니우스 왕자가 나그네라고 하며 하룻밤 유숙하기를 청한다. 정숙하고 교양 있는 루크레티아는 집에 온 손님을 박정하게 대하는 것이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하여 남편의 방을 치우고 그를 유하도록 한다.
제2막. 남성 코러스와 여성 코러스가 로마의 통치자인 에트루리아 출신의 왕이 얼마나 가혹하게 통치하고 있는지를 설명한다. 이들은 로마에 반란의 기미가 있음을 전한다. 밤중에 타르퀴니우스 왕자가 자고 있는 루크레티아를 깨워 갖은 방법으로 유혹하지만 정숙한 루크레티아는 타르퀴니우스 왕자를 단호하게 거절한다. 타르퀴니우스 왕자는 루크레티아를 강제로 욕보이고 병영으로 돌아온다. 다음날 아침, 치욕으로 낙담한 루크레티아가 하녀를 시켜 남편 콜라티누스를 집에 오도록 한다. 남편 콜라티누스가 동료 유니우스와 함께 집으로 온다. 루크레티아가 지난밤에 일어났던 모든 일을 얘기하자 남편 콜라티누스는 자기도 이일에 무관하지가 않으므로 루크레티아의 결백을 믿는다고 말하며 안심시킨다. 하지만 정절을 최고의 미덕으로 믿는 루크레티아는 더 이상 치욕 속에서 살수 없다고 생각하여 칼을 들어 자결한다. 이 순간 유니우스가 루크레티아의 시신을 높이 쳐들고 ‘로마인이여! 에트루리아인인 타르퀴니우스가 이 정숙한 부인을 죽음으로 몰고 갔다’라고 소리치며 타르퀴니우스에게 항거할 것을 선동한다. 유니우스는 자기가 권력을 쥐기 위해 교묘한 계책을 꾸민 것이었다. 남성 코러스와 여성 코러스는 이 비극의 의미가 무엇인지 찾아본다.
턴 오브 더 스크류
타이틀: The Turn of the Screw (잘못 꼬인 일). 서막과 2막. 헨리 제임스(Henry James)의 소설을 미파느위 파이퍼(Myfanwy Piper)가 대본으로 만들었다.
초연: 1954년 베니스의 라훼니체극장
주요배역: 서막(프롤로그), 가정교사, 플로라(여자아이), 마일스(남자아이), 더글라스(가정교사의 애인), 미시즈 그로스(가정부), 미쓰 제쓸(전임 가정교사), 피터 퀸트(전임 집사)
사전지식: 이 작품은 이른바 실내오페라(Chamber Opera)의 범주에 속한다. 등장인물도 몇 명되지 않으며 무대도 대규모일 필요가 없다. 실내 오페라는 무엇보다 관객과 밀착되어 있다는 특징이 있다. 관객과 무대가 혼연일체가 될수 있다는 의미이다. 브리튼은 이 작품에서 12음 기법을 도입하였다. 12개의 무대 장면들은 서로 기묘하게 대칭을 이루도록 했다. 하지만 장면이 바뀔때마다 새로운 음조로 시작되도록 하는 배려를 했다. 현대오페라의 새로운 장을 꾸며준 작품이다.
줄거리: 막이 오르기 전, 해설자가 무대에 등장하여 어떤 크리스마스이브에 어떤 오래된 집에 모인 사람들이 서로 유령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중 더글러스(Douglas)라고 하는 사람이 자기 여동생 집에 있던 여자가정교사와 그 집의 두 아이들, 즉 마일스(Miles)와 플로라(Flora)에 대한 기묘한 유령 이야기를 털어 놓았다고 하면서 이제부터 그 이야기를 다시 들려주겠다고 말한다.
핸섬한 미혼 청년인 더글러스는 어떤 교양 있고 아름다운 여자 가정교사를 사랑하게 되었고 마침 자기 여동생 집의 가정교사가 세상을 떠나자 후임으로 와서 아이들을 돌보아 달라고 부탁한다. 이 여자는 사랑하는 사람의 부탁을 거절하기 어려워 승낙한다. 이야기는 그 여자 가정교사가 그 집에 가서 직접 경험한 이상한 일들을 노트에 적어 놓은 것을 읽는 것으로 시작된다. 가정교사는 블라이(Bly)라고 하는 한적한 시골의 외딴 저택에 첫날 도착했던 일부터 자세히 기록해 놓았다. 가정교사는 우선 가정부 미시즈 글로스(Mrs Glose)와 자기가 가르칠 두 아이들, 즉 마일스와 플로라를 만난다. 가정교사는 다소 긴장되었으나 그 집 딸 플로라가 아주 예쁘고 똑똑하게 생겨서 한결 마음을 놓는다. 어느 날 저녁, 가정교사가 정원을 거닐던중 어떤 수상한 사람이 지붕위의 골방에 붙어 있는 창문을 통해 자기를 뚫어지게 바라보는 것을 본다. 가정교사는 이 일에 대하여 가정부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궁금해서 죽을 지경이다. 잠시후 가정교사는 그 수상한 사람이 이번에는 식당 창문을 통해 집안을 뚫어지게 쳐다보는 장면을 목격한다. 가정교사가 밖으로 뛰어나가 보았지만 그 사람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 후였다. 가정교사는 가정부인 미시즈 글로스에게 그 이상한 사건들을 얘기하자 가정부는 그가 아마 전에 이 집의 집사였다가 죽은 피터 퀸트(Peter Quint)일것이라고 덤덤히 말할 뿐이었다. 죽은 사람이라니? 가정교사는 혼란해서 죽을 지경이다.
그 집사유령이 마일스를 찾아 배회하고 있다고 확신한 가정교사는 그 이후로부터 아이들에게서 잠시도 눈을 떼지 않고 지켜보기로 한다. 어느날 가정교사가 플로라와 함께 호숫가에 있을 때 이번에는 검은 옷을 입은 어떤 여자가 저 만치 서 있는 모습을 본다. 가정교사는 직감적으로 그 여자가 전에 가정교사를 했다가 죽었다는 미쓰 제쓸(Miss Jessel)이라는 생각을 한다. 가정교사는 플로라가 그 유령을 잘 아는듯 했지만 일부러 모르는 척하는 것을 느낀다. 그후 가정부에게서 들은 얘기에 의하면 집사장은 마일스에게, 가정교사인 미쓰 제쓸은 플로라에게 너무 관대하여서 이이들이 제멋대로 행동하도록 놓아두었다는 것이다. 가정교사는 이들 유령으로부터 아이들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을 다진다. 아무튼 그로부터 아이들은 새로운 가정교사를 아주 의지하며 잘 따르게 된다. 이러한 평온함은 어느날 저녁 돌연히 깨진다. 가정교사가 저녁나절 조용히 책을 읽고 있는데 갑자기 섬뜩한 소리가 들린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하고 급하게 사방을 둘러보았지만 아무 것도 달라진 것은 없었다. 그러자 갑자기 세찬 바람이 휙 불더니 가정교사의 촛불을 꺼버린다. 순간 집사였다는 퀸트가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서 있는 모습이 보인다. 퀸트는 가정교사를 뚫어지게 바라보더니 잠시후 사라진다. 그로부터 며칠 동안 가정교사는 제대로 밤잠을 이루지 못했다. 어느날 밤에는 인기척이 있어서 방 밖으로 나와 보니 자기의 머리를 손에 들고 있는 미쓰 제쓸이 계단에 앉아있는 모습을 보고 너무나 놀란적이 있었다. 또 어느날 밤중에는 이상한 느낌이 들어 깨어보니 촛불이 꺼져 있었고 플로라가 유령처럼 창문 쪽에 우두커니 서 있기도 했다. 가정교사는 플로라가 알아차리지 못하게 창문 밖을 내다보니 저만치 잔디밭에 마일스의 모습이 보였다. 마일스는 가정교사를 놀라게 해주려고 밤중에 밖에 나와 있었다고 말하지만 납득하기 어려운 설명이었다. 가정교사는 지금까지의 모든 정황을 보아 플로라와 마일스가 전 집사와 전 가정교사인 미쓰 제쓸의 유령을 수시로 만나고 있다는 결론을 내린다. 가정부는 이 일을 주인마님의 오빠인 더글러스에게 얘기하고 무슨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가정교사는 더글러스를 번거롭게 하고 싶지 않다고 하면서 거절한다.
일요일이 되어 모두들 교회로 걸어가는데 마일스가 가정교사에게 자기는 학교로 돌아가고 싶으며 삼촌인 더글라스를 집으로 와 달라고 편지 쓰겠다고 말한다. 가정교사는 마일스가 더 이상 가정교사가 필요치 않다는 것으로 받아 들여서 충격을 받는다. 가정교사는 교회도 가지 않은채 집으로 돌아와 떠날 준비를 한다. 가정교사가 계단에 앉아서 이일 저일을 생각하던중 갑자기 바로 이 계단에 미쓰 제쓸이 앉아 있었던 것을 생각하고 섬뜩한 느낌을 갖는다. 가정교사는 마일스가 다니던 학교에 가보면 무슨 단서를 찾을수 있을 것 같아서 학교 교실로 들어가 본다. 놀랍게도 미쓰 제쓸이 교실안에 앉아 있다. 가정교사가 놀라서 비명을 지르자 미쓰 제쓸의 모습이 사라진다. 가정교사는 사랑하는 더글러스를 생각하여서 아이들과 함께 집에 남아 있기로 마음을 바꾼다. 가정교사는 더글러스에게 편지를 쓰기로 결심한다.
그날 저녁, 가정교사는 마일스의 방에 들른다. 가정교사는 무언가 이상한 일이 생길것 같아 마일스를 불현듯 꼭 끼어 안는다. 갑자기 촛불이 꺼진다. 마일스가 비명을 지른다. 그렇지만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다음날, 가정교사는 갑자기 어제 저녁부터 플로라가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가정교사와 가정부가 호숫가에서 플로라를 발견한다. 가정교사는 호수 저 건너편에 서있는 미쓰 제쓸의 유령을 본다. 가정교사가 플로라와 가정부에게 저기 저 유령을 보라고 손짓하지만 두 사람은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고 말한다. 플로라는 갑자기 가정교사가 마음씨가 잔인해서 함께 있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이 말은 들은 가정교사는 히스테리를 일으키며 땅바닥에 쓰러진다. 다음날, 가정부는 가정교사에게 플로라가 몹시 아파서 누워 있다고 전해준다. 가정부가 플로라를 삼촌에게 데려다 주고 집에는 가정교사가 마일스와 함께 남아 있기로 한다. 가정부는 가정교사가 더글러스에게 보내는 편지를 어디다 두었는지 몰라 보내지 못했다고 얘기해 준다. 플로라가 가정부와 함께 떠난후 가정교사는 마일스와 함께 저녁을 먹으면서 얘기를 나눈다. 가정교사는 마일스에게 자기가 보내려던 편지를 가지고 있느냐고 묻는다. 마일스가 그렇다고 고백하는데 밖을 내다보니 퀸트가 서 있다. 가정교사는 겁에 질려 퀸트를 바라보다가 유령을 향하여 마일스를 데려가려면 가라고 소리친다. 마일스가 울음을 터트리며 가정교사의 팔에 쓰러진다. 마일스는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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