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이야기/작곡가별 오페라 2

▓ Bungert, August (분게르트) [1845-1915]

정준극 2007. 5. 9. 11:33
 오디쎄이의 귀환


타이틀: Odysseus' Heimkehr (Odysseus' Return, 또는 Ulysses' Return). 3막의 그랜드 오페라. 작곡자 자신이 대본을 마련했다.

초연: 1898년 드레스덴 국립오페라극장

주요배역: 오디쎄이(이타카의 왕 율리시즈), 페넬로페(왕비), 텔레마쿠스(오디쎄이의 아들), 하이페리온(왕자의 친구), 유메우스(오디쎄이의 오랜 충복), 아테나 여신

사전지식: 옛날 그리스의 여러 도시국가중 하나인 이타카(Ithaca)의 오디쎄우스왕에 대한 전설을 스토리로 삼은 작품이다. 원작은 호머의 오디쎄이(Odyssey)이다. 분게르트는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까지 유럽에서 명성을 떨쳤던 작곡가이다. 분게르트는 호머의 그리스 신화에 매료되어 두편의 대서사시에 도전하였다. 일리아드(Iliad)와 오디쎄이(Odyssey)이다. 분게르트는 이를 ‘호머의 세계’(Homerische Welt)라고 불렀다. 그는 일리아드를 2부작으로로 만들고 오디쎄이는 4부작으로 만들고자 했다. 일리아드는 제1편 아킬레스(Achilleus), 제2편 클리템네스트라(Klytamnestr)로 구상하였으나 완성하지 못했다. 하지만 오디쎄이편은 완성하였다. 4부작인 오디쎄이는 Kirke(키르케), Nausikao(나우시카오), Odysseus' Heimkehr(오디쎄이의 귀환), Odysseus’ Tod(오디쎄이의 죽음)이다. 그중에서 오늘날 가장 알려진 작품은 ‘오디쎄이의 귀환’뿐이다.

에피소드: 오디쎄이의 라틴 이름은 율리시스(Ulysses)이다. 커크 더글러스와 실바노 망가노가 주연한 ‘돌아온 율리시즈’는 외눈박이 거인과 사이렌까지 등장하는 대작이다. 몬테베르디의 Il Ritorno d'Ulisse in patria(The Return of Ulysses to His Own Country: 율리시스의 조국 귀환)도 같은 내용의 오페라이다.


줄거리: 프롤로그. 아테나 여신인 팔라스(Pallas Athena)가 이타카 왕국으로 돌아오고 있는 율리시스의 무사귀환을 지켜준다. 율리시스의 귀환은 이타카에 있는 어느 누구도 모른다. 장면은 바뀌어 이타카의 왕궁이다. 아름답고 고귀하며 우아한 왕비 페넬로페(Penelope)와 결혼코자 하는 여러 왕국의 왕들과 귀족들이 한데 모여 율리시스의 아들인 영웅 텔레마쿠스(Telemachus)를 제거할 음모를 꾸미고 있다. 이들에게 있어서 왕비의 재혼을 완강히 반대하고 있는 왕자 텔레마쿠스의 존재는 장애물이며 적이기 때문이다. 텔레마쿠스는 부왕 율리시스가 분명히 살아 있으며 지금쯤이면 분명히 왕국으로 돌아오고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왕자는 부왕 율리시스를 한시라도 빨리 만나 위기에 처한 이타카 왕국을 적들의 손으로부터 구하고 왕비를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에 바다로 나가 부왕을 마중키로 결심한다. 왕자는 친구 하이페리온(Hyperion)에게 자기가 없는 동안 왕비를 무슨 일이 있더라도 지켜줄것을 당부한다. 그러나 왕자는 친구 하이페리온이 다른 왕들과 마찬가지로 자기 어머니인 왕비에게 마음을 두고 있는 것을 알지 못한다.


제1막. 이타카 왕국의 어느 해변이다. 드디어 율리시스가 몇 년 동안의 모험을 마치고 돌아오지만 이곳이 이타카 왕국의 해변인지는 모른다. 율리시스는 너무나 오랜 항해에 지친 나머지 해변에 내리자마자 깊은 잠에 빠진다. 팔라스 아테나 여신이 나타나 잠에 빠져 있는 율리시스의 옆에 누더기 옷을 놓고 간다. 율리시스의 오랜 충복인 늙은 유메우스(Eumaeus)가 어떻게 알았는지 해변의 율리시스를 찾아온다. 아테나 여신이 유메우스의 꿈에 나타나 그를 해변으로 인도한 것이다. 율리시스를 본 유메우스는 벅찬 감격에 그 자리에 엎드려 눈물을 흘린다. 그는 율리시스에게 지금 왕비가 얼마나 괴로움과 위협 을 당하고 지내고 있는지, 왕자 텔레마쿠스의 목숨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얘기해 준다. 율리시스의 가슴에는 분노가 치민다. 율리시스는 우선 왕자를 만나겠다고 원한다. 충복 유메우스는 왕자가 지금 부왕을 찾기 위해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갔다는 얘기를 해준다. 마침 왕자는 해변에서 율리시스가 타고온 배를 발견하고 달려오는 중이며 그 뒤를 원수들의 배가 맹렬히 추격해 오고 있다. 왕자의 배는 중과부적으로 모두 전멸할 운명이다. 아! 텔레마쿠스는 끝내 못된 적군의 손에 죽임을 당해야 하는가? 아니지요! 돌연히 율리시스가 왕자의 배에 뛰어 올라 적군들을 물리치고 아들 텔레마쿠스를 구해온다. 아버지와 아들은 실로 몇 년만에 반갑게 만난다. 왕자는 이제 어머니가 살았다고 기뻐하며 못된 구혼자들을 어서 물리치자고 한다. 율리시스는 걸인 행색으로 이타카 궁전으로 향한다.


제2막. 페넬로페 왕비는 자기의 슬픈 운명을 한탄하며 신들에게 위험에 처한 아들 텔레마쿠스 왕자를 보호해 달라고 간구한다. 기도를 마치기도 전에 아들의 친구인 하이페리온이 들어와 왕비에게 사랑을 고백하며 지금 왕자는 적들의 추격을 받아 목숨이 경각에 달려 있다고 털어 놓는다. 뜻밖의 말을 들은 왕비는 놀라움과 당황함으로 어찌할줄을 모른다. 한편, 왕비와 결혼하겠다는 사람들이 왕비의 방 밖에 모여 자기들 중에 한 사람을 선정해서 결혼할 것을 강요한다. 왕비는 이들의 끈질긴 요청에 시간을 끌기 위해 짜고 있는 옷감을 마치는 날에 결정하겠다고 말해왔다. 그러면서 낮에 짠 옷감을 밤에 몰래 다시 풀어 놓는 일을 되풀이해 왔다. 이 사실을 안 구혼자들은 이제는 더 이상 지체할수 없으므로 당장 누구와 결혼할지 결정하라고 주장한다. 왕비는 위험에 처한 왕자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더 이상 결혼을 지체할수 없음을 알고 번민에 쌓인다. 왕비는 스스로 목숨을 끊을 결심도 여러번 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만일 율리시스가 살아 돌아왔을 때 어떻게 되는 것이며 또 만일 율리시스가 죽었다면 왕자는 누가 지켜줄지를 생각하여 죽음을 선택하지 못했다.


텔레마쿠스 왕자가 누더기를 걸친 어떤 걸인과 함께 왕궁으로 돌아온다. 율리시스는 정절을 지키고 있는 왕비를 보자 반갑기가 이를데없지만 좀 더 두고 보기 위해 자기의 정체를 밝히지 않는다. 페넬로페 왕비도 그런 율리시스를 알아보지 못한다. 걸인은 왕비에게 왕자를 적들로부터 지켜줄것을 약속한다. 그 소리를 들은 왕비는 무언가 확신이 선듯 구혼자들이 떼를 지어 기다리고 있는 곳에 나타나 다음날인 아폴로의 축제일에 경기를 하여 승자와 결혼하겠다고 선언한다. 한편, 친구 하이페리온을 만난 왕자는 친구가 페넬로페 왕비를 사모하고있는 것을 알고 격분하여 결투를 한다. 하이페리온은 중상을 입고 죽어가면서도 왕비를 다른 원수들의 손아귀로부터 구하기 위해 결혼할 생각을 했다고 하면서 왕비가 결혼하는대로 원수들이 왕자를 죽이기로 결정했음을 알려준다. 이 모습을 본 율리시스는 어서 속히 원수들을 도륙할 생각을 하지만 과연 다음날 아침 왕비가 결혼을 결정할 것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기다리기로 한다.


다음날, 아폴로의 축제일이다. 궁성에는 구혼자들이 모두 모여 환락하고 있다. 이제 왕비가 약속대로 결혼을 결정할 시간이다. 왕비는 율리시스가 쓰던 큰 활을 가지고 와서 누구든지 이 활에 활줄을 매고 열두개의 도끼 구멍을 통과하도록 활을 쏘는 사람이 있으면 그와 결혼하겠다고 선언한다.  몇사람이 낑낑대며 힘을 써보았지만 아무도 활에 활줄을 매지 못한다. 왕비는 오로지 율리시스만이 그 일을 할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 때 걸인 행색의 율리시스가 나타나 자기가 ‘소인도 한번 해 보겠나이다’라고 자청한다. 모두들 ‘거지 주제에!’라면서 비웃는다. 이윽고 율리시스가 활에 활줄을 매고 화살을 쏘아 열두개의 도끼 고리를 통과시킨다. 페넬로페 왕비는 그 걸인이 바로 남편 율리시스인 것을 단번에 알아차린다. 모두들 놀라는 가운데 율리시스가 걸인의 옷을 벗어 버리고 본 모습을 들어낸다. 율리시스는 화려하게 빛나는 왕의 갑옷을 입고 있다. 율리시스는 충성스런 하인 유메우스에게 아무도 빠져 나가지 못하도록 궁전의 문을 걸어 잠그라고 지시한다. 이타카의 왕 율리시스로서 오만하고 사악하며 왕비와 왕자를 멸시하고 핍박한 자들을 처치하는 것은 정의의 실현이었다. 아무도 율리시스의 창칼을 피할수 없었다. 피비린내 나는 살육이 시작될때 신비한 모습의 팔라스 아테나 여신이 율리시스의 옆에 나타나 그를 지켜준다. 정의가 실현되고 나자 율리시스는 사랑하는 왕비 페넬레페의 정절을 높이 치하하며 그를 가슴에 안는다. 아테나 여신이 이들에게 천상의 축복을 내린다. 이타카왕국 만세! 율리시스왕 만세! 페넬로페왕비 만세! 텔레마쿠스왕자 만세! 팔라스 아테나여신 만세!로 막이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