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이야기/작곡가별 오페라 2

▓ Cherubini, Luigi (케루비니) [1760-1842]

정준극 2007. 5. 9. 11:35

이틀간의 사건


타이틀: Les deux journées (이틀간의 사건) 또는 Le Proteur d'Eau (물장수). 3막의 서정적 코미디. 대본은 장 니콜라스 부일리(Jean Nicolas Bouilly)가 썼다.

초연: 파리 1800년 페이도극장(Theater Feydeau)

주요배역: 아르망백작(의회의장), 콘스탄스(아르망의 부인), 미셸(또는 미켈리: 물장수), 다니엘르(물장수의 아버지), 안토니오(물장수의 아들), 마르첼리나(물장수의 딸), 로제뜨(동네 부자의 딸), 마차린(추기경)

베스트 아리아: Guide mes pas(B)

사전지식: 모함을 받아 도망치는 사람을 위험을 무릅쓰고 숨겨주었더니 나중에 사태가 반전되어 숨겨준 사람들과 마을 전체가 복을 받는 다는 해피엔딩 스토리. 이런 종류의 오페라를 이른바 도피오페라(Escape Opera)라고 하며 베토벤의 휘델리오도 이 부류에 속한다. 실제로 베토벤과 괴테는 케루비니의 이 오페라를 높게 평가했다.


줄거리: 무대는 1647년, 장소는 파리근교의 고네쓰(Gonesse)마을이다. 제1막. 의회의장인 아르망(Armand)백작은 언젠가 추위와 굶주림에 빠져 있는 파리 외곽의 사보야르덴 마을을 도와준 일이 있다. 그런 아르망백작은 이제 정치적으로 마차린(Mazarin)추기경의 모함을 받아 도망가는 신세가 된다. 아르망백작의 목에는 6천 두카라는 거금의 현상금이 걸려있다. 누구든지 신고만하면 거금을 거머쥐고 부자로 살수있다. 아르망백작과 부인인 콘스탄스(Constance)는 평민으로 위장을 하고 파리에서 도피하지만 정작 갈곳이 없자 생각 끝에 옛날 자기들이 구해준 일이 있는 사보야르덴 마을을 찾아간다. 이 마을에서 물장수를 하고 있는 미셸(Michell: 또는 Mikéli)과 그의 아들 안토니오(Antonio)는 예전에 은혜를 베풀어준 백작과 백작부인을 당장 알아보고 이들을 진심으로 환영하며 자기들의 누추한 집으로 모신다. 그러나 도망자를 색출하는 병사들이 당장이라도 닥칠지 모르므로 언제까지나 미셸의 집에 숨어 있을수만은 없는 없는 노릇이다. 누군가는 백작과 백작부인을 파리 근교의 삼엄한 경계를 뚫고 멀리 성문밖으로 피신시켜야 한다. 물장수 미셸은 백작을 물장수의 커다란 물통 속에 숨도록 하고 백작부인은 백작과는 별도로 미셸의 아내 마르첼리나(Marcellinas)로 변장한후 마르첼리나의 신분증을 가지고 아들 안토니오의 안내를 받아 따로 파리 외곽의 성문을 빠져 나간다는 계획을 세운다. 한편 마을사람들은 자기들을 도와준 백작을 위해 왕궁에 탄원서를 보낸다.


제2막. 백작부인 콘스탄스는 안토니오의 도움으로 무사히 파리의 성문을 빠져 나간다. 그러나 안토니오가 신분증이 없기 때문에 병사들에게 잡힌다. 안토니오를 구출하는 일은 아버지 미셸의 일이었다. 그러나 우선 백작부터 피신시키는 일이 급했다. 미셸은 마차에 큰 물통을 여럿 싣고 성문을 향한다. 그 물통중 하나에는 백작이 숨어 있다. 마을 사람들은 성문을 지키고 있는 병사들에게 백작이 반대쪽 방향으로 간것 같다고 하면서 병사들이 다른 길로 추격하도록 한다. 병사들은 현상금을 차지하기 위해 기를 쓰고 마을 사람들이 가르쳐 준 방향으로 쫓아간다. 이 틈에 백작은 무사히 성문을 빠져나간다. 제3막. 다음날은 물장수의 아들 안토니오와 예쁜 마을 처녀 로제뜨(Rosettes)와의 결혼식이 열리게 되어있는 날이다. 로제뜨는 마을 유지의 딸이다. 그런데 신랑 안토니오가 보이지 않는다. 어제 백작부인을 피신시키는 중에 신분증이 없어서 병사들에게 잡혀 있다. 마을 처녀들이 신부에게 축하를 보내고 있는 중에 한떼의 병사들이 백작을 추적하여 마을로 들이 닥친다. 마을을 점령한 병사들은 마을 처녀들에게 백작의 행방을 대라고 추궁한다. 병사들은 파리에서 도망가다가 잡힌 몇 사람을 데려온다. 아, 이것이 어찌된 일인가? 잡혀온 중에는 미셸의 부인 마르첼리나로 변장한 백작부인도 포함되어 있지 않은가? 그 때 파리에서 여왕의 메시지를 가지고 전령이 급이 달려온다. 여왕은 사보야르덴 마을 사람들의 탄원서를 받아보고 백작이 반역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던 것이다. 여왕은 백작을 디시 의회의장의 자리를 맡도록 한다. 마을에는 기쁨의 노래가 울려 퍼지고 안토니와 로세트의 결혼식이 진행된다. 백작과 백작부인도 이들의 결혼을 함께 축하한다.


▩ 구원 오페라(Rescue Opera): 구원 오페라는 19세기 오페라에 있어서 인기 있는 주제였다. 일반적으로 구원 오페라는 위기에 처한 주인공을 무사히 구출하는 내용이다. 이같은 장르는 프랑스 혁명과 연계하여 프랑스에서 인기였다. 구원 오페라는 주로 정치적으로 위기에 처한 인물을 구하는 내용이다. 케루비니의 ‘이틀간의 사건’은 대표적이다. 베토벤의 휘델리오, 모차르트의 ‘후궁에서의 도피’도 마찬가지이다. 페르디난드 파에르, 베드리치 스메타나의 오페라 중에서도 그런 내용을 찾아 볼수 있다.


메데아


타이틀: Médéa (Medea). 전3막의 오페라 코믹. 대본은 프랑소와 베누아 호프만(Francois Benoît Hoffman)이 썼다.

초연: 1797년 파리 테아트르 페이도(Théâtre Feydeau).

주요배역: 제이슨(쟈소네, 아르고너트의 선장), 메데아(제이슨의 부인: 콜키스의 공주), 네리스(메데아의 시녀), 크레온(코린트의 왕), 디르체(크레온의 딸), 이게우스(아테네왕)

베스트 아리아: Ah! nos peines seront communes[아, 우리의 고통은 서로 나누리](MS), Vous voyez de vos fils la mère infortunée[당신의 아들들의 불행한 어머니를 보도다](S), 또 quoi, je suis Médée(무엇이라고? 내가 메데아로다](S)

사전지식: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메데아에 대한 이야기이다. 무대는 코린토(Corinto: Corinthus)이다. 메데아에 대한 그리스 신화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메데아는 콜키스(Colchis)의 공주로서 마법과 요술에 능하다. 메데아는 제이슨(Jason)을 사랑하여 아버지 이이테스(Aeëtes)의 뜻을 거역하고 제이슨이 황금양털을 차지하도록 도와준다. 제이슨이 콜키스를 떠나려하자 메데아도 함께 떠나 다른 곳에서 제이슨의 부인으로서 몇 년을 같이 살며 두 아이까지 낳는다. 얼마후 제이슨은 코린토 크레온왕의 딸 크레우사(Creusa)와 결혼코자 한다. 이를 안 메데아는 크레우사에게 축하의 선물로 결혼 가운(웨딩드레스)을 보낸다. 누구든지 그 가운을 입으면 불이 붙어 죽는다는 무서운 가운이다. 크레우사가 가운을 입자마자 불에 타서 죽는다. 메데아는 복수를 완성하기 위해 두 아이들까지 살해한다. 또 다른 버전에 따르면 성난 코린도 시민들이 제이슨과 크레우사를 돌로 쳐 죽인다고 되어 있다. 그후 메데아는 아테네로 가서 이게우스(Aegeus)왕과 결혼한다. 그러나 대본가 프랑소아 베누아 호프만은 케루비노의 오페라에서 등장인물을 약간 다르게 설정하는 등 원래 신화의 내용과 다르게 써놓았다. 예를 들어 제이슨이 차지한 것은 황금양털(Fleece)이 아니라 황금종이라는 식이다.

에피소드: 케루비니의 메데아는 그동안 별로 알려지지 못했다. 그러다가 1953년 마리아 칼라스가 주인공인 메데아의 역할을 맡아 무대에 서자 크게 각광받게 되었다. 마리아 칼라스는 거장 파솔리니(Posolini) 감독의 영화 메데아에도 출연했다. 이로서 메데아는 오늘날 오페라 애호가들의 폭넓은 사랑을 받게 되었다.


줄거리: 제1막. 코린토(Corinto)항구에 제이슨(쟈소네: Giasone: Jason)의 아르곤(Argon: Argonauts)배가 정박해 있다. 제이슨은 황금종을 차지하고 돌아왔다. 제이슨이 황금종을 차지하는 데에는 콜키데(Colchide: Colchis)의 공주인 메데아의 도움이 컸다(따른 버전에는 황금양털이라고 되어있다). 메데아는 마법을 행하는 능력이 있다. 제이슨과 메데아는 사랑에 빠져 멀리 떠나 함께 산다. 두 사람 사이에서 두 아들이 태어난다. 제이슨이 코린토로 돌아가겠다고 하자 메데아도 두 아들과 함께 코린토로 떠난다. 제이슨은 메데아와 인연을 끊고 코린도왕의 딸 글라우체(Glauce: Creusa)와 결혼할 계획이다. 메데아는 복수심에 불탄다. 메데아의 아버지 크레온테왕은 메데아가 낳은 두 아들만이라도 제이슨에 대한 메데아의 복수극에서 빠지게 하기위해 아이들을 보호하겠다고 제안하지만 메데아는 아버지의 제안을 뿌리치고 두 아들을 데리고 제이슨이 결혼하려는 코린토로 떠난다.


제2막. 메데아가 제이슨과 코린도 크레온테왕의 딸 글라우체와 결혼하는 것을 방해한다는 소문이 퍼지자 코린토 시민들은 메데아를 추방하자고 주장한다. 코린토왕 크레온테은 메데아를 추방하고 아이들만 코린토에 남아 있을 것을 허락한다. 사위가 될 제이슨이 자기의 두 아들을 만나 볼수 있게 하기 위해서이다. 메데아는 단 하루만 코린토에 머물수 있다. 메데아는 복수하는데 하루면 충분하다고 말한다. 코린토왕은 메데아에게 두 아들을 데려오도록 명령한다. 제이슨과 결혼할 글라우체에게 인사시키기 위해서이다. 메데아의 충성된 하녀 네리스(Neris)가 아이들을 데리고 궁전으로 들어간다. 아이들은 마치 글라우체에게 보내는 결혼 선물과 같다. 메데아의 복수심은 더욱 불탄다. 메데아는 마녀를 불러 이러저러한 일들을 지시한다.


제3막. 바다에서 번개가 치고 폭풍우가 몰아닥친다. 메데아가 두 아들을 기다린다. 드디어 하녀 네리스가 두 아들을 데리고 나타난다. 아들들은 엄마 메데아를 보자 반가워서 달려와 품에 안긴다. 그러나 메데아가 단검을 빼어들어 아들들은 찔러 죽이려 한다. 하녀 네리스가 재빨리 메데아의 단검으로부터 아이들을 구출한다. 메데아는 어머니의 정으로서 눈물을 흘리며 두 아들과 작별을 고한다. 네리스가 두 아들을 데리고 신전으로 도피한다. 잠시후 코린토의 시민들이 글라우체공주가 독약을 마시고 죽었다고 전한다. 마녀가 자기의 궁전으로부터 걸어 나와 신전으로 가서 불을 지른다. 안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불에 타 죽는다. 메데아는 아이들의 죽은 몸을 붙잡고 슬퍼한다. 메데아는 아이들의 시신들을 헤라(Hera)가 사는 천국에 묻겠다고 약속한다. 그리고 제이슨에게는 영원한 저주를 내린다. 메데아는 아테네로 가서 이게우스(Aegeus)왕과 결혼한다.


[마르크-안투안느 샤펜티어의 메데(Médée)]. 케루비니의 메데아보다 약 1백년전인 1693년에 파리에서 초연되었다. 주요배역은 콜키스의 공주 메데, 시녀 네리느(Nérine), 테쌀리의 왕자 제이슨, 그의 측근 아르카스(Arcas), 코린트의 왕 크레온(Créon), 아르고스의 왕자 오론테(Oronte), 크레온의 딸 크레우스(Créuse, Creusa)등이다. 샤펜티어의 메데에는 크레온왕의 광란의 장면, 메데의 마법의 장면, 그리고 ‘사랑’의 포로들과 정령들, 악마들이 함께 추는 발레가 포함되어 있다. 메데가 부르는 아리아는 슬픔에서 분노까지 걸치는 폭넓은 아리아이다. 막이 오르면 목동들이 루이14세를 찬양하는 소리가 무대에 넘쳐흐른다. 목동들은 승리의 여신, 벨로나(전쟁의 여신), 영광의 여신에게 루이14세를 보살펴 달라고 기구한다. 1막에서는 메데가 제이슨이 크레온의 딸 크레우사와 결혼하기 위해 자기를 버린데 대하여 불만을 터트린다. 메데는 크레우사에게 좋은 의상을 선물한다. 제이슨은 황금양털을 차지하게 해준 메데에 대한 감사가 중요한지 크레우사에 대한 자기의 사랑이 중요한지 저울질 한다. 제이슨은 결국 크레우사공주를 택한다. 한편, 제이슨은 크레우사공주를 사모하는 아르고스의 왕자와 연맹을 맺는다. 크레우사공주의 아버지인 크레온왕은 누그든지 크레우사를 해치려하면 먼 곳으로 추방하겠다고 약속한다. 이제 메데는 사면이 자기 편이 아니다. 메데는 마법을 써서 크레온왕을 미치게 만들고 이어 크레온왕이 오론테스왕자를 죽인후 자기도 목숨을 끊도록 한다. 크레우사공주는 메데가 선물로 준 옷을 입고 독이 퍼져 죽는다. 마지막으로 메데는 제이슨과의 사이에서 난 두 아들을 죽였다고 고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