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드리아나 르쿠브로
타이틀: Adriana Lecouvreur (Adrienne Lecouvreur). 전4막. 대본가로 유명한 유제느 스크리브(Eugène Scribe)의 동명희곡을 아르투로 콜라우티(Arturo Colautti)가 대본으로 만들었다. 아드리아나 르쿠보로는 주인공인 여배우의 이름이다.
초연: 1902년 밀라노 리리코극장(Teatro Lirico, 코미디 프랑세스극장)
주요배역: 아드리아나 르쿠브로(코미디 프랑세스의 배우), 마우리치오(작소니의 백작), 미쇼네(아드리아나를 혼자 사랑하는 코미디 프랑세스 극장의 무대 감독), 드 부이용공작(아마추어 화학자), 드 부이용 공작부인(아리아드네를 질투하는 여인), 뒤클로(여배우: 드 부이용공작의 정부: 마우리치오의 전애인), 기타 코미디 프랑세스 극장의 배우들(퀴노: 푸아쏭: 마드모아젤 쥬베노: 마드모아젤 당즈비유 등)
음악적 하이라이트: 마우리치오의 아리아, 공주가 감정을 폭발하는 장면의 음악, 아드리아나의 입장 아리아
베스트 아리아: Lo son l'umile ancella[나는 보잘것 없는 하녀](S), La docissima effigie sorridente[더할수 없이 달콤한 미소로서](T), Respiro appena..lo son l'umile ancella(S), Poveri fiori(S), Acerba voluttá(MS)
사전지식: 프랑스 오페라 역사상 이 오페라만큼 화제를 뿌리며 공연된 작품도 아마 없을 것이다. 아드리아나 르쿠브로는 실제 인물이다. 1692년 태어나 38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난 당대의 유명한 여배우이다. 파리의 코미디 프랑세(Comédie Française)에서 활동했던 아드리아나는 대사를 억지로 꾸며대거나 마치 노래를 하는 것처럼 전달하는 것을 지양하고 자연스러운 대화체로 이끌어 갔다. 당시로서는 가히 혁명적인 시도였다. 아드리아나는 명성과 인기만큼이나 수많은 추종자, 숭배자가 있었다. 그 중에는 파리 예술계에서 내노라하는 시인, 지식인들이 포함되어 있다. 아드리아나는 사상가 볼테르(Voltaire)의 팔에 안겨 숨을 거두었다. 그녀의 죽음은 신비에 싸여 있지만 분명한 것은 오페라에서처럼 오랑캐꽃다발에 숨겨진 독약의 냄새를 들여 마시고 죽은 것은 아니다.
또 다른 주인공인 마우리치오는 실존 인물이었던 모리츠(Moritz)라고 한다. 화끈하게 멋있고 야망이 있는 군인이었다. 작소니(Saxony)왕국의 왕위 계승권을 가지고 있는 아우구스트(August)공작의 사생아라고 한다. 모리츠는 나중에 아버지 아우구스트가 폴란드왕으로 즉위하는 바람에 적자로 인정을 받았다. 모리츠는 12세 때에 군대에 들어가 10여년을 지나면서 화려한 경력을 쌓았다. 그는 아버지 아우구스트가 폴란드왕으로 즉위하는 일에도 두드러진 기여를 했다. 그래서 처음 얼마 동안은 아버지의 총애를 받았으나 나중에는 지나친 야심 때문에 미움을 받아 급기야 목에 현상금까지 걸리게 되었다. 모리츠가 처음으로 아드리아나를 만난 때는 1720년이었다. 당시 모리츠는 프랑스군 사령관이라는 높은 직위였고 아드리아나는 28세의 한창때였다. 두 사람의 연애 행각은 온 파리가 다 아는 스토리였다. 여성 편력이 화려했던 모리츠는 아드리아나와의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변덕스럽고 격하기 쉬운 성격의 드 부이용(De Buillon) 공작부인과 결혼까지 약속하며 관계를 유지했다. 때문에 두 여인 사이에는 불길 같은 질투심과 함께 말할수 없는 적대감정이 솟아오르게 되었다. 질투와 증오의 화신이 된 공작부인은 냄새만 맡아도 목숨을 잃을수 있는 독약으로 비밀리에 아드라아나를 독살하려고 했지만 사전에 음모가 발각되어 미수로 그치고 만 일이 있다. 그사건이 있은지 얼마후 아드리아나가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일부에서는 드 부이용 공작부인의 계속되는 음모 때문이라는 추측도 있었지만 장기의 기능장애 때문에 세상을 떠났다는 것이 정설이다. 그 후 모리츠는 아버지 아우구스트왕의 분노의 손길을 피해 계속 도망자 신세를 면치 못하게 되었고 이로서 그의 말도 많았던 애정행각도 종지부를 찍게 되었다.
에피소드: 당대의 극작가 유제느 스크리브가 아드리아나의 비극적 생애에 연민을 느껴 한편의 희곡으로 만들었고 이를 칠레아가 오페라로 작곡한 것이 바로 이 작품이다. 칠레아의 오페라는 아드리아나가 세상을 떠난지 약 2백년후에 그녀가 연극에 출연했던 코미디 프랑세스극장에서 초연을 갖게 되었다. 아드리아나 공작부인의 삼각관계 스토리를 다룬 유제느 스크리브의 드라마 ‘아드리아나 르쿠브로’는 이 오페라가 나오기 전부터 프랑스는 물론 유럽 각국에서 계속적인 인기를 얻으며 공연되었다. 이 연극에 대한 인기는 유명한 여배우 사라 베른하르트(Sarah Bernhardt)가 주인공 아드리아나 역을 맡자 절정을 누리게 되었다. 사라 베른하르트에 대한 소문을 들은 베르디도 오페라를 작곡하려 했을 정도였다. 그러나 20세기 말에 접어들어서 이 드라마의 인기는 서서히 고개를 숙이게 되었다.
그러한 때에 이탈리아의 유명한 오페라 대본가인 움베르토 죠르다노(Umberto Giordano)가 이 드라마의 오페라적 가능성을 본능적으로 느껴서 자기의 대본을 칠레아에게 보내어 작곡을 의뢰하였다. 칠레아는 여러편의 오페라를 작곡했지만 당시 히트한 작품은 L'Arlesiana(아를레시아나 여인)뿐이었다. E la solita storia del pastore...로 시작되는 주인공 페데리코의 탄식은 L'Arlesiana에 나오는 유명한 테너 아리아이다. 마스카니, 레온카발로, 푸치니 등과 같은 시대에 활동했던 칠레아는 당시 베리스모 스타일이 한창이어서 그 풍조에 깊은 영향을 받았다. 아드라아나 르쿠브로는 이탈리아 사실주의(베리스모)의 전형이다. 그러면서도 고전적인 서정적 스타일을 유지하였기 때문에 매우 감미로운 작품이다. 아드리아나 르쿠브로는 칠레아의 명성을 하루아침에 높여준 작품이었다. 이 오페라가 초연을 거듭하자 사람들의 관심은 누가 디바가 될지에 쏠리게 되었다. 누가 아드리아나의 역할을 가장 완벽하게 소화할수 있을 것인가? 카닐리아, 치냐, 무치오, 올리베로, 레나타 테발디, 카바이반스카, 조앤 서더랜드, 레나타 스코토, 미렐라 프레니, 몽세라 카바예, 리나 카발리에리....지금까지 아드리아나의 명성을 지켜온 소프라노들이다. 아드리아나 르쿠브로의 초연에는 마우리치오를 엔리코 카루소(Enrico Caruso)가, 아드리아나를 소프라노 안젤리카 판돌휘니(Angelica Pandofini)가 맡았다. 카루소가 1막에서 부르는 La docissima effigie sorridente(참으로 감미로운 미소)는 참으로 감미롭고 아름다운 곡이다. 이 오페라는 비록 무대가 18세기초의 파리이지만 20세기에 이탈리아에서 풍미한 현실주의, 즉 베리스모의 전형이다. 코믹한 요소와 비극적 요소가 혼합된 현실적인 스토리이다. 마지막 장면에 관객들의 감정을 뒤흔드는 것으로 끝나는 것도 베리스모의 전형이다.
줄거리: 이미 에피소드에서 여러가지를 얘기했기 때문에 줄거리는 간략하게 소개한다. 때는 1730년, 장소는 파리 코미디 프랑세스극장의 회랑이다. 무대감독인 미쇼네(Michonnet)가 공연준비를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그는 여배우 아드리아나 르쿠브로(Adriana Lecouvreau)를 사랑하지만 마음속으로만 삭이고 있을뿐 내색은 하지 않는다. 아드리아나가 자기에게는 따로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아드리아나는 그가 누구인지 밝히지 않고 다만 자기를 사모하고 추종하는 여러 사람중의 한 사람이라고만 말했다. 이 극장의 후원자인 드 부이용(De Buillon)공자(또는 공작)는 왕족이면서 한량인 프랑스군 사령관 마우리치오(Maurizio)에게 보내는 편지 한 장을 우연히 발견한다. 드 부이용공자는 아무리 보아도 자기의 정부인 여배우 뒤클로(Duclos)가 마우리치오에게 보낸 것 같다고 생각한다. 편지에는 그 날밤 뒤클로의 집에서 단 둘이 만나 뜨거운 시간을 가지자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드 부이용공자는 그 여배우의 집에서 파트를 열어 밀회하려는 두 사람을 놀래주기로 결심한다. 그런데 그 편지는 실은 드 부이용공자의 딸인 드 부이용공주가 마우리치오에게 뒤클로의 별장에서 만나자고 보낸 것이다.
제2막은 여배우 뒤클로의 별장이다. 마우리치오가 등장한다. 뒤클로는 마우리치오의 전 애인이다. 뒤 따라서 드 부이용공자와 그의 친구 아베(Abbé)가 도착한다. 별장에 미리 와있던 드 부이용공주(또는 공작부인)는 얼른 숨는다. 이 때 마침 아드리아나가 별장에 도착한다. 아직 아무에게도 밝히지 않았지만 아드리아나가 사랑하는 사람은 바로 마우리치오이다. 이야기는 계속 진행되지만 그간의 복잡한 사정을 설명하기에는 지면이 한정되어있어서 곤란하다. 아무튼 아드라아나는 마우리치오에게 자기의 사랑을 표현하기 위해 오랑캐꽃다발을 주고 마우리치오는 이 꽃다발을 드 부이용공주에게 주며 공주는 연적을 죽이기 위해 꽃다발 속에 냄새만 맡아도 목숨을 잃는 독약을 넣어 아드리아나에게 다시 준다. 아드리아나가 쓰러진다. 마리오치오는 여러 사람 앞에서 자기가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은 아드리아나라고 선언하지만 아드리아나는 이미 숨을 거둔 뒤였다. 관객들은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는다.
아를르의 여인
타이틀: L'Arlesiana (아를레지아나). 전3막. 스토리는 알퐁스 도데(Alphonse Daudet)의 단편 소설집 Lettres de mon moulin에서 빌려온 것이다. 알퐁스 도데는 나중에 이 단편을 ‘아를르의 여인’이라는 제목의 희곡으로 만들었다. 레오폴도 마렌코(Leopold Marenko)라는 대본가가 이 희곡을 오페라 대본으오 만들어 칠레아에게 주었다.
초연: 1897년 밀라노 리릭극장
주요배역: 아를르에서 온 여인, 페데리코(로사의 아들), 비베타(페데리코를 사랑하는 아가씨), 로사 마마이(억척같이 살고있는 여인), 메티피오(마구간 일꾼), 발다싸레(양치기 영감)
베스트 아리아: E' la solita stria del pastore(T. Lamento di Federico), Vieni con me sui monti(Bar), Esser madre e un inforno(MS), Come due tizzi accesi(Bar)
사전지식: 오페라의 제목이 ‘아를르의 여인’으로 되어 있지만 타이틀의 여인은 단 한번도 등장하지 않는다. 무대 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아리아를 부르는 것도 아니다. 단, 관객들은 제3막에서 이 여인의 비명소리를 몇 번 들을 뿐이다. 사실 무대 뒤에서 아무나 소리 지르면 되는 역할이다. 그 아를르의 여인의 이름이 무엇인지도 언급이 되지 않았다.
에피소드: 이 희곡을 기본으로 비제가 유명한 막간음악인 ‘아를르의 여인’을 작곡하기도 했다.
줄거리: 제1막. 막이 열리면 늙은 양치기 발마싸레(Baldassarre)가 과부 로사 마마이(Rosa Mamai)의 막내아들인 린노첸테(L'Innocente)에게 불쌍한 어린 염소와 굶주린 늑대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는 모습이 보인다. 린노첸테는 이름 그대로 순진한 소년이다. 그러나 약간 정박아이다. 마을에는 집안에 정박아가 있으면 그 집에 복이 굴러 들어온다는 미신적인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고 있다. 그렇지만 가족들은 물론이고 마을 사람들까지 린노첸테를 무시하며 거들떠보지 않는다. 다만 늙은 양치기 발다싸레만이 린노첸테의 친구가 되어 얘기를 나눈다. 발다싸레의 얘기는 그의 베이스 아리아 Come due tizzi accesi에 잘 표현되어 있다. 불쌍한 작은 염소가 굶주린 늑대를 만난다. 작은 염소는 있는 힘을 다하여 늑대와 싸운다. 작은 염소는 죽을힘을 다하여 싸우지만 자기가 이기리라는 희망은 아예 없다. 싸움은 밤새도록 계속된다. 새벽이 되자 작은 염소는 지쳐서 바닥에 쓰러진다. 태양이 올라와 밝고 부드러운 햇빛으로 작은 염소에게 키스하며 그의 눈을 감겨준다(이 스토리는 나중에 ‘페데리코의 탄식’이라는 유명한 아리아에서 다시 소개된다).
억척같이 생활을 꾸려가고 있는 로사 마마이는 큰 아들 페데리코(Federico) 때문에 걱정이다. 아를르에서 왔다는 어떤 여자에 빠져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로사의 대녀(代女: Goddaaughter)인 비베타(Vivetta)는 오래전부터 페데리코를 사랑해 왔지만 수줍고 얌전하며 다른 여자들처럼 노골적이지 못해 아직까지 사랑을 고백하지 못하고 있다. 비베타는 페데리코가 아를르에서 온 여자에게 푹 빠져 있다는 얘기를 듣고 무척 실망한다. 잠시후 문제의 페데리코가 삼촌 마르코(Marco)와 함께 기분이 좋아서 집에 들어선다. 마르코 삼촌의 말에 의하면 아를르의 여인의 아버지를 만나보았는데 두 사람의 결혼에 대하여 아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엄마 로사는 큰 아들 페데리코의 결혼을 승낙하지 않을수 없다고 생각한다. 모두들 즐거운 마음에 포도주를 기울인다. 이때 마구간에서 일하는 메티피오(Metifio)가 로사를 만나고자 청한다. 메티피오는 자기가 그 아를르의 여인의 애인으로 결혼까지 약속한 사이였으나 며칠전 그 집으로부터 결혼 얘기는 없었던 것으로 하자는 통보를 받고 어찌된 영문인지 몰라 즉각 알아보니 그 집에서 재산이 많은 페데리코와 결혼시키기 위해 그랬다는 것이며 증거로 편지가 있으니 보라고 한다. 정말 편지를 보니 한 장은 메티피오에게 당장 떠나라는 내용이었고 다른 한 장은 메티피오가 쓴 것으로 내일까지 떠나겠다고 약속하는 답장인데 곧 보낼 것이라고 한다. 엄마 로사는 그 편지들을 아들 페데리코에게 보여준다. 페데리코는 자기가 사랑하는 여인이 자기를 진심으로 사랑하지 않고 배신했다고 생각하여 낙담한다.
제2막. 페데리코는 밤새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 로사와 비베타가 페데리코를 찾아 나선다. 로사는 비베타를 벌써부터 며느리 감으로 생각해왔었다. 로사는 비베타에게 너무 새침해 있지 말고 다른 여자들처럼 애교도 부리고 섹시하게 굴어야 페데리코가 아를르의 여인과 같은 다른 여자에게 관심을 두지 않을 것이 아니냐고 넌지시 말해준다. 비베타는 페데리코를 유혹해보라는 로사의 말을 듣고 당황해서 어찌할줄 모르다가 어디론가 뛰어간다. 페데리코는 그 전날 밤새도록 양떼 틈에 숨어 있었다. 발다싸레가 양떼들 틈에 숨어있는 페데리코를 발견하고 아를르의 여인인가 뭔가는 그만 잊어버리고 어서 산에 올라가 함께 염소떼나 돌보자고 권한다. 페데리코가 내키지 않아 하자 발다싸레는 할수 없다는 듯 먼저 산위로 올라간다. 페데리코는 편지들을 다시 한번 뚫어지게 읽은후 평소에 발다싸레가 얘기해준 작은 염소와 굶주린 늑대를 생각하며 ‘페데리코의 탄식’이라는 아리아를 부른다. 비베타는 페데리코의 관심을 끌기 위해 아무래도 로사가 코치해준 내용들을 실현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해서 페데리코를 만나 과감히 사랑한다고 말하며 페데리코의 가슴을 파고든다. 평소 얌전하던 비베타가 갑자기 이상하게 돌변하자 페데리코는 놀라서 비베타를 밀치며 자기는 이미 아를르의 여인을 사랑하고 있기 때문에 사랑을 받아들일수 없다고 말한다. 이 말을 들은 비베트는 부끄럽고 창피하고 기가 막혀서 슬프게 운다. 우는 소리를 듣고 로사가 달려온다. 엄마 로사는 비베타를 측은하게 여겨 기어코 아들 페데리코와 결혼시키기로 마음을 굳힌다. 페데리코는 엄마 로사가 자기를 끔찍이 사랑하는 것으로 믿어 감동한다. 페데리코는 자기는 가치있다고 생각되는 여인 한 사람에게만 자기의 이름을 주겠다고(결혼하겠다는 뜻임)말하며 비베타에게 자기의 우울하고 병든 열정을 회복하는 것을 도와 달라고 사뭇 철학적으로 말한다.
제3막. 페데리코와 비베트의 결혼 잔치 준비가 한창이다. 두 사람은 서로 손에 손을 잡고 (실은 포옹하고서) 달빛 아래에서 장래의 행복을 노래한다. 이때 마구간에서 일하는 메티피오가 양치기 영감인 발다싸레를 만나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는 끝에 이제 페데리코가 비베타와 결혼하게 되었으니 아를르의 여인에게 다시한번 구혼하겠다고 하면서 그래도 자기의 구혼을 받아 주지 않는다면 강제로 납치해 오겠다고 말한다. 메티피오는 신이 나서 ‘말발굽 소리가 우렁차게 울리는 가운데 가벼운 가운만을 걸친 아를르의 여인을 낚아채고 밤길을 달려가노라! 아를르의 여인이 비명을 지르더라도 멈추지 않고 말을 달려간다!’라면서 마치 팝송처럼 노래를 부른다. 마침 페데리코가 비베타와 함께 산책을 나왔다가 우연히 메티피오의 마지막 얘기를 엿듣는다. 발다싸레는 메티피오에게 아무런 값어치가 없는 한 여인을 위해 인생의 막을내리지 말라고 타이르지만 메피티오는 들을 생각도 하지 않는다. 페데리코가 어둠 속에서 뛰어나와 ‘야, 인간이 그럴수 있냐? 뭐 납치해 오겠다고?’하면서 메티피오와 언쟁을 벌인다. 이 장면에 나오는 4중창은 이 오페라에서 가장 전율을 느끼게 해주는 기막힌 곡이다. 이들의 소란은 로사가 말리는 바람에 겨우 진정된다.
방안에서 로사가 엄마 노릇 하기가 이렇게도 어려운가 하면서 약간의 신세타령을 하고 있을 때 못난 막내아들 린노첸테가 잠에서 깨어 다가오면서 ‘엄마, 이제부터 제가요, 큰 형을 잘 살펴보고 돌봐 줄께요’라고 말한다. 이말을 들은 로사는 놀라며 ‘이 집안에는 이제 더 이상 바보천치가 없다’고 하면서 기뻐한다. 그러면서 로사는 이같은 기쁨 뒤에는 또 무슨 불행한 일이 닥칠것인지 모르겠다면서 불안한 걱정을 한다. 페데리코가 정신 나간 사람처럼 비틀거리면서 들어온다. 페데리코는 평소에 늙은 양치기 발다싸레가 얘기해준 불쌍한 작은 염소와 굶주린 늑대 이야기의 마지막 장면을 생각한다. 페데리코는 불쌍한 아를르의 여인이 늑대와 같은 메티피오에게 납치되어 끌려가면서 ‘살려 주어요!’라고 외치는 소리와 말발굽 구르는 소리가 들리는듯 머리를 감싸 안는다. 페데리코는 로사가 말릴 사이도 없이 집 밖에 있는 높은 창고 꼭대기에 올라가 아무런 주저함도 없이 창문에서 땅 바닥으로 뛰어 내린다. 죽긴 왜 죽나? 진짜 바보는 페데리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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