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틀: Anna Bolena (Anne Boleyn). 전2막의 서정적 비극. 대본은 도니제티와 콤비가 맞는 펠리체 로마니(Felice Romani)가 썼다.
초연: 1830년 12월 26일 밀라노 카르카노극장
주요배역: 안나 볼레나(헨리 8세의 두 번째 부인), 헨리 8세(영국 왕), 죠반나 세이무르(제인 세이무어: 안나 볼레나의 시녀: 나중에 헨리 8세의 세 번째 왕비가 됨), 리챠드 퍼시경(안나의 옛 연인), 로체포드경(안나의 오빠), 스미튼(궁정가수)
음악적 하이라이트: 안나 볼레나의 기도의 노래
베스트 아리아: Al dolce guidami(S), Piangete voi?[그대는 우는가?](T)
사전지식: 안나 볼레나느 도니제티의 명성을 처음으로 국제적으로 높여준 작품이다. 이로서 도니제티는 로마와 밀라노뿐만 아니라 런던과 파리에서도 인기를 끌게 되었다. 영국왕 헨리(엔리코)8세는 앤 볼레인(안나 볼레나)과 결혼하기 위해 첫 왕비인 아라곤의 캐서린과 이혼한다. 앤은 왕비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첫 애인 리챠드 퍼시를 멀리한다. 이야기는 앤이 헨리와 결혼한지 3년후부터 시작된다. 1536년에 있었던 역사적인 사실이다. 아름다운 멜로디가 전편을 누빈다. 영국 역사의 한 단면을 이해하는데 좋은 참고가 되는 내용이다.
에피소드: 오페라 안나 볼레나는 도니제티의 명성을 처음으로 국제적으로 널리 알려준 작품이다. 특히 파리와 런던에서 이 오페라에 대한 인기는 초연 이래 대단했다. 안나 볼레나가 감옥에서 헨리8세와 제인 세이무어의 결혼을 축하하는 대포소리가 은은히 들리는 가운데 미친듯 부르는 아리아는 눈물을 자아내게 하는 처절하도록 아름다운 곡이다.
줄거리: 제1막. 윈저성에 있는 안나(앤)왕비의 거실이 무대이다. 엔리코(Enrico: Henry)왕이 안나 왕비를 찾아 온지도 벌써 오래이다. 그러한 상황에서 안나 왕비의 시녀 제인 세이무어(Jane Seymour)의 마음은 왜 그런지 불안하다. 왕비 대신에 제인이 헨리의 사랑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안나 역시 요즘 자기를 보는 주위 사람들이 눈이 달라진것 같아 마음이 편치 않다. 안나는 침울한 분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궁정 가수인 마크 스미튼(Mark Smeaton)을 불러 노래를 부르도록 한다. 안나를 남모르게 사모하고 있는 스미튼은 안나가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한결같이 아름다우며 영원히 사랑받아야 할 사람이라고 노래하면서 자기의 심정을 간접적으로 호소한다. 안나는 노래를 들으면서 처녀시절, 한 때 사랑했던 리챠드 퍼시(Richard Percy)를 생각한다. 안나는 첫 사랑의 불길이 이제는 차가운 재가 되었을 뿐이라고 중얼거린다. 장면은 바뀌어 제인 세이무어의 방이다. 한 밤중에 엔리코가 비밀문을 통해 찾아온다. 제인은 엔리코에게 오늘 밤이 자기들의 밀회의 마지막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그러나 엔리코는 이 말을 이제부터는 떳떳하게 두 사람의 관계를 밝히자는 뜻으로 받아들인다. 엔리코의 이같은 생각에 충격을 받은 제인은 자기의 명예와 관계가 되는 일이므로 정식으로 결혼하기 전 까지는 만날 수 없다고 강경하게 주장한다. 엔리코는 제인에게 결혼하면 될것 아니냐면서 재회를 약속한다. 하지만 어떤 방법으로 결혼할지에 대하여는 설명이 없다.
제2막. 윈저성 안에 있는 왕실공원의 이른 아침이다. 안나의 오빠인 로크포드(Rochford)경이 공원에서 안나의 옛 애인 퍼시를 보고 깜짝 놀란다. 퍼시는 왕명으로 유배에서 풀려나 방금 돌아오는 길이라고 설명한다. 퍼시는 아직도 안나에 대한 감정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퍼시는 안나가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을줄 알았으나 더 이상 엔리코의 사랑을 받고 있지 못한데 대하여 절망감을 감추지 못한다. 얼마후 사냥을 가기 위해 엔리코가 신하와 시종들을 거느리고 등장한다. 안나가 나타나 엔리코에게 전과 같은 애정을 쏟아 달라고 간청하지만 엔리코는 들은 척도 하지 않는다. 엔리코는 그 자리에 있는 퍼시를 보고 짐짓 안나와 퍼시의 과거 관계가 아무런 혐의가 없음이 밝혀졌으니 이제 안나에게 감사하라고 말한다. 퍼시가 안나의 손에 키스를 하며 자기 때문에 왕비가 심적으로 고생한데 대하여 사죄한다. 하지만 그의 행동과 말은 누가 보던지 애정에 넘친 것이었다. 엔리코가 의도한대로 일은 진행되고 있었다. 궁정 가수 스미튼이 안나의 방에 숨어 들어온다. 그는 안나를 너무나 사모한 나머지 안나의 방에서 안나의 초상화를 훔쳤으나 도무지 마음이 불안하여 제자리에 가져다 놓을 생각으로 몰래 들어온 것이다. 마침 안나가 들어오고 이어 안나의 옛 애인 퍼시가 따라 들어오자 스미튼은 얼른 커튼 뒤로 숨는다. 안나는 퍼시에게 자기는 엔리코와 결혼한 몸이니 절대로 다시 나타나지 말라고 당부한다. 퍼시는 안나가 행복하지 못한 모습을 보고 절망하여 더 이상 살고 싶지 않다고 하며 칼을 빼어 들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한다. 이 장면을 본 커튼 뒤의 스미튼은 퍼시가 안나를 죽이려는 줄 알고 뛰어 나와 퍼시의 앞을 가로 막는다. 안나가 정신을 잃고 쓰러지는데 마침 엔리코가 들어선다. 엔리코는 사냥을 떠난 척 하다가 일부러 일찍 돌아온 것이다. 스미튼이 엔리코에게 상황을 설명하며 변명하는 중, 몸에 지니고 있던 안나의 초상화를 떨어트린다. 엔리코는 안나가 옛 애인 퍼시를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으며 스미튼이라는 미남 청년과도 삼각관계에 있음이 명백해 졌다고 말하고 안나를 비롯한 모든 관련자들을 감옥에 처넣으라고 명령한다. 안나는 자기의 운명이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것을 느끼며 공포에 몸을 떤다.
제2막. 런던탑에 있는 안나의 감방이다. 안나의 시녀인 제인은 안나에게 ‘잘못을 인정한다면 목숨을 구할수 있을 것’이라면서 설득한다. 그러나 안나는 이 제안을 거절한다. 안나는 제인에게 자기를 대신하여 왕의 사랑을 받고 있는 정부(情婦)가 누구인지 말해 달라고 부탁한다. 안나는 그 여인이 자기와 똑 같은 고통을 받게 되기를 하나님께 기도한다. 안나는 오로지 형장의 도끼날만이 자기를 축복하고 해방시켜 주는 것이라고 믿는다. 안나의 이같은 모습을 본 제인은 심히 고통스러워서 안나에게 자기가 바로 그 여인이라고 밝힌다. 이 소리를 들은 안나는 처음에 제인에 대하여 증오와 함께 실망하지만 제인의 신실한 태도를 보고 고통을 당해야 할 사람은 엔리코라고 말한다. 장면은 바뀌어 안나를 재판하는 재판장이다. 왕의 심복인 하베이(Harvey)가 들어와 궁정 가수 스미튼이 모든 혐의를 자백했다고 전한다. 안나와 퍼시가 끌려 들어온다. 안나는 결백을 주장하지만 엔리코는 안나가 퍼시와 공모하여 자기를 배신했다고 주장하며 두 사람 모두 처형토록 명령한다. 퍼시는 안나를 살리고자 하는 마지막 노력으로 실은 안나가 엔리코와 결혼하기 전에 이미 자기와 결혼했었다고 주장한다. 그렇게 되면 엔리코는 중혼을 한 것이기 때문에 아무리 왕이라고 해도 법을 어긴 것이기 때문이다. 엔리코는 이 주장에 혼돈하지만 결국 두 사람을 처형할 것을 왕명으로 재삼 지시한다. 제인이 들어와 안나의 결백을 주장하고 자기야 말로 죄를 지은 사람이라고 말하지만 엔리코의 눈치를 보는 재판관들은 누구든지 안나를 변호하는 사람이면 함께 처형될 것이라고 선언한다. 이에 제인은 속절없이 눈물만 흘린다. 감방에 갇힌 퍼시와 안나의 오빠 로크로드가 서로 자기 때문에 안나가 죽을 운명에 놓이게 되었음을 후회하고 자기들은 죽더라도 안나는 죽으면 안된다고 주장한다. 이때에 엔리코의 심복 하베이가 나타나 왕이 두 사람을 사면했다고 전한다. 하지만 두 사람은 그러한 왕의 사면이 잠시 회유코자 하는 줄로 생각하여 안나와 함께 처형당할 것을 결심한다. 안나는 지나간 옛 추억을 되새기면서 자기가 진정 사랑했던 사람은 퍼시임을 깨닫는다. 북소리가 안나의 추억을 현실로 돌려놓는다. 궁정에서는 엔리코와 제인의 결혼 축하연 소리가 들린다. 드디어 형리들이 도끼를 들고 들어서자 안나는 정신을 잃고 쓰러진다.
돈 파스쿠알레
타이틀: Don Pasquale (Lord Pasquale). 3막의 드라마 부포(Dramma Buffo). 주인공인 늙고 심술궂은 귀족의 이름. 대본은 안젤로 아넬리(Angelo Anelli)가 이미 써놓은 대본을 기반으로 작곡자 자신과 죠반니 루피니(Giovanni Rufini)가 공동으로 썼다.
초연:1843년 파리 이탈리아극장
주요배역: 돈 파스쿠알레(부자 영감), 말라테스타(파스쿠알레의 친구 겸 주치의), 에르네스토(돈 파스쿠알레의 조카), 노리나(에르네스토가 사랑하는 젊은 미망인), 카를리노(의사 말라테스타의 사촌)
음악적 하이라이트: 노리나가 돈 파스쿠알레를 조롱하는 장면, 에르네스토가 슬퍼하는 장면, 에르네스토의 세레나데, 돈 파스쿠알레의 우울한 심정을 표현한 음악, 돈 파스쿠알레와 말라테스타가 다투는 장면의 듀엣
베스트 아리아: Quel guardo il cavaliere[신사처럼 보이는](S), So anch'io la virtu magica[나도 알아요, 마술의 힘을](S), Ah, un foco insolito(S), Sogno soave e casto[달콤한 사랑의 꿈이여, 안녕!](T), Bella sicome un angelo[천사처럼 아름다운](B), Com'e gentil[얼마나 부드러운 밤인가](T), Tornami a dir che m'ami[이리 오셔요, 그리고 사랑한다고 말해주셔요](S&T)
사전지식: 욕심 많고 구두쇠인 파스쿠알레 영감의 조카와 그의 여자 친구가 이 심술궂은 영감을 교묘하게 골탕 먹여서 결혼한다는 줄거리. 멜로디가 반짝이는 하늘의 별처럼 아름답고 매력적이지만 어쩐 일인지 대히트는 하지 못했다. 겨우 아리아 한 두 곡만을 사람들이 생각난 듯 아직까지 흥얼거릴 정도이다. 이 오페라를 통해 무슨 영원불변의 도덕적 진리, 또는 인생의 진로를 밝혀주는 메시지를 기대할 필요는 없다. 그저 세 시간동안 가벼운 마음으로 즐겁게 보면 그 뿐이다.
에피소드: 도니제티는 작곡 스피드 경주에서 금메달이다. 열정적으로 작곡에 몰입하다 보면 눈 깜짝할 사이에 오페라 한편이 탄생된다. 돈 파스쿠알레는 단 하루만에 작곡 되었다. 도니제티의 64번째 오페라이다.
줄거리: 1800년대 초, 로마이다. 늙고 뚱뚱하며 심술궂고 욕심이 많지만 돈은 많은 귀족 파스쿠알레(Don Pasquale) 영감은 부인도, 자식도 없이 혼자 지낸다. 그러다가 점차 나이가 들자 상속 문제를 생각하지 않을수 없게 된다. 그것도 그렇지만 더 늙기 전에 마누라를 얻어 인생을 엔조이하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 영감은 장고 끝에 마침내 결혼하기로 결심한다. 결혼해서 아들이 생기면 재산을 아들에게 상속할수 있고 만일 아들이 없다고 해도 부인에게 상속할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결혼계획이었다. 만일 자식이나 부인이 없으면 보기 싫은 조카 에르네스토에게 재산을 물려주어야 한다. 영감은 비록 하나밖에 없는 조카이지만 못마땅해서 죽을 지경이다. 특히 에르네스토가 어떤 젊은 과부와 결혼하고 싶다고 하자 이를 극구 반대한다. 영감이 에르네스토-노리나의 결혼을 반대하는 이유 중에서 가장 큰 이유는 지참금이다. 그 젊은 과부가 지참금 없이 조카와 결혼하면 조카가 삼촌인 자기에게 와서 돈을 달라고 조를 것이므로 그렇게 되면 여간 골치가 아픈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아무튼 영감은 자기가 직접 결혼해서 이 모든 복잡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척 들떠있다. ‘조카여! 내가 결혼만 하면 그대가 기대하는 유산은 국물도 없느니!’가 삼촌인 영감의 주장이다. 다만 한 가지 문제가 있다면 아직 상대가 없다는 것이다.
파스쿠알레의 친구 겸 주치의인 말라테스타(Malatesta)박사는 젊은 연인인 노리나와 에르네스토에게 동정적 및 협조적이다. 박사는 두 사람을 위해 한 가지 음모를 꾸며 도와주겠다고 자청한다. 우선 박사에게 오래동안 멀리 떨어져 살고 있는 누이동생이 있는 것처럼 만든다는 것이다. 천사같이 예쁘고(Bella sicome un' angelo) 수줍기가 이만저만이 아니며 게다가 완전 처녀! 수녀원에서 자란 퍼펙트 여인이라고 선전한다는 것이다. 그런 연후에 파스쿠알레 영감에게 자기 누이동생으로 이러이러한 여인이 있으니 결혼하면 어떻겠냐고 강력 추천한다는 것이다. 다만 결혼 확정하기까지는 만나 볼 수 없다는 조건을 내세우는데 만나기만하고 결혼은 하지 않으면 자기 누이동생의 앞날에 손상이 갈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을 덧붙인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중에 자기 누이동생이 상속받도록 하면 파스쿠알레 영감을 골탕 먹일수 있지 않겠느냐는 계획이다. 하지만 조카 에르네스토는 박사의 계획을 듣고 불안감에 싸인다. 삼촌이 결혼하게 되면 유산은 당연히 새부인에게 돌아가게 되고 자기에게는 눈먼 동전 한푼도 없을 것이라는 계산 때문이다. 실망한 에르네스토의 아리아 ‘달콤한 사랑의 꿈이여, 안녕!’(Sogno soave e casto: Fond dream of love, goodbye!)은 이때 부르는 것이다. 멜라테스타박사는 그렇게 감정만 앞세우는 에르네스토와는 복잡한 계획을 수행하기가 어려우므로 더 이상 말해주지 않고 다만 노리나에게만 추가 계획을 설명해 준다. 젊고 아름다운 노리나를 박사의 누이동생으로 꾸며서 일단 파스쿠알레 영감과 결혼시킨후 곧 이어 노리나로 하여금 못된 성질을 있는 대로 다 부리도록 하여 파스쿠알레 영감이 질려서 당장 이혼할 수밖에 없도록 한다는 복잡한 계획이다. 그러면 재산은 재산대로 받을수 있고 다시 이혼하면 그때가서 에르네스토와 결혼하면 된다는 것이다. 이 계획을 들은 노리나는 ‘그거 참 괜찮은 아이디어입니다. 저로 말씀드리자면 파스쿠알레 영감님과 같은 남자를 다루는 데에는 일가견이 있습지요!’라고 말하면서 대찬성을 한다. 다만, 에르네스토에게는 끝까지 비밀! 이때 부르는 노리나의 아리아가 ‘나도 알아요. 마술의 힘을!’(So anch'io a virtu magica!)이다. 사건은 점입가경으로 들어간다. 아무것도 모르는 에르네스토는 파스쿠알레 삼촌이 결혼하게 되어 낙심천만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제2막. 어느덧 결혼식 날이다. 파스쿠알레는 제일 좋은 옷을 입고 부인이 될 신부를 기다리고 있다. 드디어 나타났다. 베일을 쓰고, 대단히 수줍어하면서, 그리고 어느정도 신비한 감을 주면서 다소곳이 서있다. 영감은 기뻐서 입이 찢어질것 같다. 친구인 박사에게 연속적으로 고맙다고 말한다. 드디어 결혼서약이 끝났다. 그러자마자, 수녀와 같다는 노리나는 순식간에 소크라데스 및 모차르트의 부인쯤으로 확 바뀐다. 오만불손, 방약무인, 고성방가, 특제 바가지 보유, 그보다도 제일 견디기 어려운 것은 낭비벽이었다. 그저 비싼 것이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쇼핑한다. 과연! 노리나는 세상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괴물 마누라 역할을 잘도 해낸다. 노리나는 파스쿠알레에게 ‘늙고 못생기고 뚱뚱해서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라는 말을 일부러 자존심 상하게 해댔다. 그 바람에 파스쿠알레는 엄청 쇼크를 먹는다. 파스쿠알레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서 소리소리 지르지만 이미 결혼서약을 했으니 아무 소용이 없다. 기뻐서 소리 지르고 싶은 쪽은 모든 계획을 알아차린 에르네스토이다. 정말 좋아서 죽고 싶은 심정이다.
제3막. 노리나는 파스쿠알레의 악몽이 되었다. 구두쇠 파스쿠알레가 가장 참기 힘든 것은 노리나가 돈을 펑펑 쓰는 것이었다. 비싼 옷들을 척척 사들이고, 하인들도 많이 쓰고, 심심하면 극장구경가고... 죽을 맛이었다. 영감이 노리나에게 무어라고 잔소리를 퍼부을 낌새면 노리나는 단연 폭력을 휘두르기 까지 한다. 영감은 ‘이거 잘못하다가는 제명에 죽지도 못하겠구나!’라는 인식과 함께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새 부인의 오빠인 멜라테스타박사를 만나 방안을 강구할 생각이다. 박사는 짐짓 파스쿠알레를 도와주는 듯, 이혼을 종용한다. 그리고 ‘수녀원에만 있어서 성질이 저렇게 된 것을 알지 못했다. 전에는 안 그랬었다. 아무튼 저런 못된 여자는 당신이 그토록 싫어하는 에르네스토와 결혼시키면 좋겠다. 에르네스토도 고통을 당해야 한다. 그리고 요즘 듣자하니 에르네스토가 지참금도 하나 없는 웬 미망인과 결혼하겠다는 소문인데 노리나와 결혼시키면 그 지참금 없는 결혼도 무산시킬 수 있지 않겠느냐’는 묘안을 던져 준다. 정원에서 에르네스토가 노리나에게 행복에 겨운 심정을 노래로 부른다. 대단히 아름다운 아리아이다. Com'e gentil이다. ‘달콤한 봄날 저녁, 하늘엔 구름 한 점 없고, 다이또 밝은데...’ 으로 시작하는 아리아이다. 파스쿠알레가 급히 나타나 조카 에르네스토에게 ‘내가 말이야, 노리나와 이혼 할테나 만일 자네가 저 여인과 결혼해서 나한테서 떨어지게만 해 준다면 백지수표 한 장을 주는 것은 물론 다른 마을에 커다란 집 한 채를 사 줄 터이니 제발 거기서 살아 달라’고 간청한다. 에르네스토가 마지못해 승낙했음은 물론이다.
라 화보리타
타이틀: La Favorita. (The Favorite; 총애하는 여인]. 4막의 그랜드 오페라. 대본은 알폰소 로이어(Alphonse Royer)가 썼으며 여기에 유제느 스크리브가 몇 군데를 추가했다.
초연: 1840년 12월 파리 오페라극장
주요배역: 알폰소II세(알폰소II세: 카스틸의 왕), 레오노라 드 구즈만(레오노라 디 구즈만: 알폰소왕의 정부), 페르난도(페르낭: 수도원의 수사), 돈 가스파르(알폰소왕의 장관), 발타자르(발다싸레: 수도원장)
음악적 하이라이트: 페르난드의 아리아, 레오노라의 아리아
베스트 아리아: O mio Fernando[오, 나의 페르난도](S), Favorita del Re...Spirto gentil(T), Una vergine, un'angel di Dio[사랑스런 처녀여, 하나님의 천사여](T), A tanto amor[그같은 사랑을 위해](B), Spirto gentil[부드러운 마음](T), Pietoso al par del nume[하늘과 같은 자비](S)
에피소드: La Favorita라는 단어는 총애하는 여인(The Favorite), 사랑하는 여인이라고 번역할수 있다. 무대는 중세의 스페인이다. 사랑을 위해 목숨을 버린 가엾은 여인의 이야기이다. 이 여인의 이름 역시 레오노라이다. 라 화보리타에는 프랑스어 버전과 이탈리어어 버전이 있다. 오리지널 프랑스어 버전은 프랑스에서 공연될 때 사용되며 이탈리아어 버전은 전세계에서 공연될 때 사용된다.
줄거리: 카스틸의 왕 알폰소(Alfonso, AlphonseXI)는 정부(情婦) 레오노라(Leonora, Léonor de Guzman)를 산타 레온(Santa Leon)섬에서 지내도록 한다. 사람들이 자기와 레오노라 사이를 눈치 채지 못하도록 하기위해서 먼곳에서 지내도록 한 것이다. 알폰소왕은 레오노라와 정식으로 결혼하려는 생각이다. 그래서 로마 교황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왕비와 이혼하고 다른 여인과 결혼하겠다고 정식으로 공표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상대방이 누구인지는 모른다. 한편, 레오노라는 섬 안에 있는 성야고보 수도원에 기도하러 다니다가 젊은 수사 페르난도(Fernando, Fernand)를 보고 ‘이, 어쩜 저렇게 훌륭한 사람이 다 있담? 오 마이 갓!’이라고 생각하며 어느덧 사랑하는 마음이 싹튼다. 페르난도 역시 아름다운 귀족부인을 보고 저런 여자를 위해서라면 목숨을 버려도 아깝지 않다는 생각을 하며 연모의 마음을 갖는다. 페르난도는 정식 수도사로 입문하는 날 밤, 자기의 번민을 수도원장에게 고백하고 어찌하면 좋을지 가르쳐 달라고 간청한다. 레오노라와 알폰소왕과의 관계를 알고 있는 수도원장은 ‘성스러운 사역을 담당할 수도사가 어쩜 그런 사악한 생각을 할수 있단 말인가’라고 핀잔하면서도 진정으로 사랑에 죽고 못살것 같으면 어쩔수 없다고 하면서 페르난도를 세상으로 내보낸다. 다만, 수도원장은 레오노라가 알폰소왕의 정부라는 사실은 얘기해 주지 않는다. 페르난도가 수도원에서 퇴출당한다는 소식을 들은 레오노라는 시녀를 시켜 페르난도를 자기의 처소로 데려온다. 드디어 만난 두 사람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 영원히 변치 말자고 굳게 약속한다. 하지만 레오노라는 자기가 알폰소왕의 정부라는 사실만은 비밀에 붙인다.
레오노라는 알폰소 왕에게 부탁하여 페르난도를 군대의 장교로 임명토록한다. 물론 레오노라는 페르난도를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은 말하지 않는다. 장교가 된 페르난도는 전쟁에 나가 혁혁한 승리를 거둔다. 알폰소왕은 페르난도의 전공을 높이 기리며 그를 매우 신임한다. 어느날 알폰소왕은 레오노라를 만나러 왔다가 기왕에 수도원에 들려 수도원장에게 이제 곧 레오노라와 결혼하겠으니 협조해 달라고 간청한다. 교회의 양해가 중요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수도원장은 알폰소왕을 크게 꾸짖으며 왕이 레오노라와의 부도덕한 관계를 청산하지 않는다면 교황에게 주청하여 파문당하도록 하겠다고 자기 딴에는 양심적으로 난리를 편다. 그러던중 왕은 자기의 정부 레오노라가 페르난도와 서로 깊이 사랑하는 사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왕은 로마 교황청으로부터 파문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 그리고 진심으로 사랑하는 레오노라의 행복을 위해서 레오노라를 포기하겠다고 결심한다. 왕은 승전하여 돌아온 페르난도에게 자기가 곱게 보호해온 레오노라라는 여인이 있으니 결혼할것을 제안한다. 레오노라가 왕의 정부였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 페르난도는 왕의 배려에 감읍할 따름이었다. 한편, 레오노라는 나중에 만일 페르난도가 자기의 과거를 알게 되면 자기를 버릴 것이 두려워서 결혼전에 비밀을 털어 놓기로 작정한다. 레오노라는 시녀를 페르난도에게 보내 모든 사실을 설명하도록 할 생각이다. 시녀의 임무를 알아차린 왕은 두 사람의 결혼에 어떠한 방해도 있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여 시녀에게 페르난도를 만나지 말도록 지시한다. 드디어 결혼식이 진행된다. 페르난도는 레오노라가 왕의 정부였다는 사실을 아직 알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레오노라는 시녀가 모두 말했기 때문에 페르난도가 자기의 과거를 이미 알면서도 모든 것을 이해하고 오로지 자기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결혼하는 것으로 믿고 감격해 한다. 결혼식이 끝난후 페르난도가 잠시 혼자 있을때 그는 궁정의 시녀들이 자기들끼리 소곤거리는 소리를 듣고 놀란다. 레오노라가 왕의 정부였다는 사실을 알게된 것이다. 수치와 비탄에 빠진 페르난도는 궁정을 도망치듯 빠져나와 전에 자기가 그리스도를 위해 헌신하겠다고 서약했던 수도원을 찾아간다.
실의와 번민에 쌓인 레오노라는 자기를 무척이나 학대하며 지낸다. 며칠후 페르난도가 산타 레온 섬의 수도원에 있다는 소식을 들은 레오노라는 지치고 병약해진 몸을 이끌고 수도원을 찾아간다. 페르난도를 만난 레오노라는 자기가 진정으로 사랑했던 사람은 페르난도 한 사람뿐이라고 고백하면서 자기를 용서해 달라고 간청한다. 처음에는 증오와 배신감으로 어찌할줄 모르던 페르난도였으나 비참한 모습으로 발밑에 엎드려 눈물로서 용서를 비는 레오노라를 보고 그리스도의 사랑의 마음으로 용서한다. 레오노라는 페르난도가 자기를 용서한다는 말을 듣고 페르난도의 팔에 안겨 숨을 거둔다.
연대의 딸
타이틀: La Fille du Regiment (Daughter of the Regiment: La figlia del reggimento). 전2막의 오페라 코믹. 대본은 드 생-죠르쥬(Jules-Henri de Saint-Georges) 및 베이야르(Jean-Francois-Alfred Bayward)라는 상당히 긴 이름의 인물들이 썼다.
초연: 1840년 파리 오페라 코믹극장
주요배역: 마리(연대의 마스코트), 토니오(마리를 사랑하는 마을 청년), 술피스(연대의 하사관), 베르겐펠트 후작부인(나중에 마리의 어머니로 밝혀짐)
음악적 하이라이트: 마리의 아리아, 토니오의 아리아, 라타플란(Rataplan)
베스트 아리아: Ciascun le dice[모두둘 알고 있네](S), Convien partia(S), Pour ce contrat fatal ...Ah! Salut a la France(S), Il faut partir[나는 가야하네](S), Ah, mes amis[아, 나의 친구](T), Chacun le sait[모두 알고 있네](연대의 합창)
사전지식: 무대는 1815년 스위스 티롤지방의 산촌. 이 오페라에 나오는 테너 아리아는 모든 테너 아리아중 가장 힘든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마리역할은 콜로라투라 소프라노로서 가장 어려운 역할중의 하나이다. 하이C 이상을 내야하는 경우가 많고 더구나 스케일 테크닉은 보통 이상이다. 지금까지의 소프라노중에서는 릴리 폰스, 조안 서덜랜드 등 뿐이다. 지금까지 토니오의 역할은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를 능가할 사람이 없다고 한다.
줄거리: 마을 여인들이 성모상 앞에서 전쟁의 여파가 이 평화스러운 마을에는 미치지 않도록 기구를 드린다. 산 너머에서는 대포 소리가 쿵쿵 울리고 있다. 마을에는 프랑스 군대의 제21연대가 주둔하고 있다. 프랑스에게 승리를 안겨주는 무적의 척탄병 연대이다. 전쟁의 와중에서 오스트리아의 베르켄펠트(Berkenfeld)후작부인이 집사와 함께 프랑스 군에게 잡힌다. 마을 청년인 토니오(Tonio)가 들어와 프랑스 군대가 이 마을에 들어오지 않고 멀리 떠났다고 전한다. 마을 사람들은 안심한다. 연대의 술피스(Sulpice)하사가 마리(Marie)와 함께 등장한다. 마리는 제21연대의 마스코트이다. 병사들은 마리를 ‘연대의 딸’이라고 부르며 무척 사랑한다. 마리는 어릴 때 전쟁터에서 발견되어 지금까지 연대의 따듯한 보살핌 속에 자랐고 이제는 예쁜 아가씨로 성장하였다. 술피스 하사는 마리에게 요즘 왜 그렇게 우울하냐고 묻는다. 마리는 얼마 전 벼랑에서 꽃을 따다가 미끄러져 위험할 때에 어떤 청년이 구해 주었다고 말하며 자꾸 그 사람이 생각이 나서 그런다고 대답한다. 술피스 하사는 마리에게 만일 앞으로 누구와 결혼하게 된다면 반드시 연대의 병사와 해야 된다고 말해준다. 잠시 후 병사들이 토니오를 붙잡아 온다. 병영을 엿보고 있어서 스파이로 간주하여 체포했다는 것이다. 병사들이 토니오를 처형하려 하자 마리가 나타나 이 사람이 바로 자기를 벼랑에서 구해준 사람이라고 하며 풀어 주도록 한다. 병사들은 마리가 위험에서 무사히 구조된 것을 축하하며 마리와 함께 ‘연대의 노래’를 부른다. 토니오는 마리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고 곧 청혼하러 오겠다고 한다. 마리의 아버지는 로베르티(Roberti)라고만 알려져 있다.
하사는 자기 성으로 돌아가겠다는 베르켄펠트후작부인에게 혹시 로베르티라는 사람을 아느냐고 묻는다. 왜냐하면 오래전 마리를 데려다 기를 때 마리의 주머니에서 로베르티 베르켄펠트라는 이름이 적혀있는 종이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그 종이를 찬찬히 훑어보던 후작부인은 마리가 오래전 잃어버린 자기 조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마리가 제대로의 교육을 받기 위해 자기 성에 가서 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마리는 후작부인을 따라 새 생활을 하기로 결심한다. 병사들이 모두들 자기 일처럼 환호한다. 한편, 토니오는 마리와 결혼하려면 연대의 병사가 되어야만 한다는 얘기를 듣고 병사로 입대한다. 그런 토니오를 보고 병사들은 마리와 결혼할수 있다고 하면서 축하해 준다. 마리는 토니오가 자기를 생각하여 입대한 것에 감동한다. 마리가 떠난다. 토니오는 곧 찾아가겠다고 약속한다. 하사 술피스는 제대하여 마리의 후견인으로 따라간다.
제2막. 몇 달후 후작부인은 크래켄토르프(Cräckentorp) 공작부인의 아들 스키피온(Scipion)공작과 마리와의 혼사를 은근히 진행시키고 있다. 마리가 후작부인의 조카이므로 공작과 결혼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후작부인은 공작에게 잠시 후 마리가 음악 공부하러 올 것이니 둘이서 잘해 보라고 힌트를 준다. 마리가 오자 함께 온 술피스는 마리에게 ‘연대의 노래’를 부르라고 요청한다. 마리에게 연대에 있는 토니오를 생각토록 하기 위해서이다. 그러자 후작부인은 마리가 연대 생각을 하지 않도록 다른 노래를 부르라고 한다. 한참 동안 재미있는 소동이 벌어진다. 마리는 술피스에게 연대를 잊은 일도 없고 토니오를 생각하지 않은 날이 없다고 말한다. 제21년대 병사들이 마리를 찾아 온다. 토니오는 이제 장교가 되었다. 모두들 재회를 기뻐한다. 토니오는 후작부인에게 마리와 결혼하겠다고 말한다. 그리고 최근에 자기의 삼촌이 이 도시의 시장이라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에 신분에 있어서도 걱정할 것이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후작부인은 마리와 공작부인 아들과의 결혼을 계속 추진할 생각이다. 토니오가 후작부인에게는 여동생이 없다는 새로운 사실을 밝힌다. 그것이 사실이라면 마리는 후작부인의 조카딸이 아니라 친 딸이 된다. 결국 후작부인은 마리가 자기 딸이라고 밝힌다. 그리고 두 사람의 결혼을 승낙한다. 토니오와 마리의 결혼식이 준비된다. 모두들 프랑스 만세를 외친다.
사랑의 묘약(妙藥)
타이틀: L'Elisir d'Amore (The Elixir of Love). 2막의 멜로드라마. 대본은 원래 유제느 스크리브가 오버(Auber)의 ‘사랑의 미약’(Le philtre)을 위해 쓴 텍스트를 휄리체 로마니(Felice Romani)가 고쳐 썼다.
초연: 1832년 밀라노 스칼라극장
주요배역: 아디나(젊고 부자인 지주 아가씨), 네모리노(아디나를 사랑하는 마을 청년), 벨코레(아디나와 결혼코자 하는 기분파 하사관), 둘까마라(유쾌한 떠돌이 약장수), 쟈네트(마을 아가씨)
음악적 하이라이트: 네모리노의 로망스, 아디나의 아리아, 둘까마라의 아리아
베스트 아리아: Una furtiva lagrima[남 몰래 흘리는 눈물](T), Quanto e bella, quanto e cara[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인가](T), Della crudelo Issotta(S), Udite, udite, o rustici[마을 사람들이여, 들으시오](B), Chieldi all'aura lusinghiera[가서 장난기 많은 바람에게 물어보아요](S), Ion son ricco, e tu sei bella[나는 돈이 많고 그대는 아름답다](S&T)
사전 지식: 위트가 넘치는 코믹 오페라. 재미난 스토리, 튀는 듯 감칠맛이 있는 음악. 유명한 테너 아리아 ‘남 몰래 흘리는 눈물’이 나온다. 그리스 산화에서 따온 제목. 묘약만 먹으면 자기가 마음속에 두고 있는 사람이 자기를 사랑하게 된다는 얘기. 바그너의 ‘트리스탄과 이졸데’에서도 그리스 신화에서 유래한 ‘사랑의 묘약’이 등장한다.
에피소드: 스피드 작곡가 도니제티는 대체로 한번 완성한 작품을 다시 검토하는 일이 없는 성격이다. 하지만 ‘사랑의 묘약’은 고치고 또 고치고, 도니제티 답지 않게 2주나 걸렸다. 역사상 오페라 주인공이 받은 커튼콜의 세계적인 기록은 1988년 8월 24일 베를린의 도이치오퍼에서 공연된 ‘사랑의 묘약’이었다. 네모리노 역으로 출연했던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였는 기록적인 167회의 커튼콜을 받았다. 기네스북에는 커튼콜이 무려 1시간 7분이나 계속되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줄거리: 1880년대 이탈리아의 어느 시골마을. 제1막. 아디나(Adina)는 우리가 오페라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소프라노의 전형이다. 마을의 아름다운 지주 아가씨로서 명랑하고 쾌활하며 로맨틱하다. 그래서 자석처럼 남성들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다. 그 남성중의 하나가 가난한 농부 네모리노(Nemorino)이다. 아디나를 짝 사랑하기가 그 얼마나 오래인지 모른다. 그저 아디나가 예뻐서 죽을 지경이다. 네모리노의 아리아 Quanto e bella는 이렇게 감미로운 세레나데가 또 어디 있겠는가 할 정도로 아름다운 곡이다. 하지만 아디나는 한 마디로 ‘아저씨, 관심 없어요!’이다. 어느 여름날, 마을 사람들은 포도밭에서 일하고 있고 지주 아디나 아가씨는 나무 그늘 아래에서 책을 읽고 있다. ‘트리스탄과 이졸데’이다. 그러다가 ‘사랑의 묘약’에 대한 얘기가 너무 재미나기 때문에 자기 혼자 알고 있기에는 아까워서 마을사람들에게 읽어 주기 시작한다. ‘옛날에 이졸데(이소타)라는 아가씨가 있었는데 사랑의 묘약을 잘못 마시는 바람에 다른 사람을 사랑하게 되었다’는 내용이다. 네모리노는 자기야 말로 그 얘기에 나오는 ‘사랑의 묘약’이 꼭 필요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떠돌이 약장수 겸 돌파리 의사인 둘까마라(Dulcamara)박사가 이른바 ‘사랑의 묘약’이란 것도 판다고 하자 순진한 네모리노는 주머니를 털어 한병을 산다. 실은 싸구려 와인이다. 둘까마라의 아리아 ‘자, 마을 사람들이여 들으시오!’(Udite, udite, o rustici)는 기막히게 재미난 곡이다. 어쨌든 네모리노는 이 ‘사랑의 묘약’ 한 병을 꿀꺽 다 마신다. 효과가 즉시 나타난다. 술에 취해 버린 것이다. 술 취한 사람이 하는 기본적인 행동은 다 똑같다. 제멋에 겨워 춤추고 노래하고 아무에게나 막말로 무식하게 말해서 기분을 상하게 한다. 술 취한 네모리노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타고난 멋쟁이 군인 벨코레(Belcore)하사와 곧 결혼하기로 되어 있는 아디나에게 무안을 주는 행동을 한다.
제2막. 아디나의 결혼식 날. 어쩐 일인지 아디나는 자꾸 결혼 시간을 늦추기만 한다. 평소에 그렇게도 자기를 따라다니며 애걸복걸하던 네모리노이지 않았던가?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이상해서 죽을 지경이다. 네모리노는 비싼 약을 한 병이나 사서 마셨는데도 아디나가 자기를 사랑하기 시작하기는커녕 대신 벨코레(Belcore)와 결혼한다니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 하고 궁금해서 죽을 지경이다. 둘까마라에게 불평을 하자 둘까마라는 한 병 더 사서 마셔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제 네모리노는 노랑 동전 한 푼도 없다. 지방순회 모병 담당관인 벨코레하사는 네모리노가 무슨 일인지 급하게 돈이 필요하다고 하니 군대에 들어오면 나라에서 신병에게 주는 격려금을 받을 수 있다고 제안한다. 종이에 서명만 하면 20 크라운을 준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여 네모리노는 rs대에 간다는 조건으로 받은 돈을 둘까마라의 호주머니에 바치고 두 병째 약을 사서 마신다. 결과는 전 보다 더 과감한 행동!
그날 저녁, 마을에서는 네모리노가 하루아침에 벼락부자가 되었다는 소문이 떠돈다. 도시에 사는 네모리노의 삼촌이 세상을 떠나면서 유일한 조카인 네모리노에게 막대한 유산을 남겨 주었다는 것이다. 실상 네모리노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 마을 아가씨들은 이제 부자가 된 네모리노에게 지대한 관심을 표명한다. 네모리노를 둘러싸고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춘다. 서로 ‘오빠! 오빠!’라면서 애교를 떨며 난리도 아니다. 이 모습을 본 아디나는 네모리노가 마을 아가씨들로부터 저토록 인기가 높으니 분명히 뭔가 훌륭한 점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여 네모리노에게 모처럼 관심을 기울인다. 네모리노는 약효 때문에 드디어 아디나가 자기에게 끌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네모리노의 아리아 Una furtiva lagrima는 아디나가 자기에게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자 감격하여 부르는 대단히 아름다운 곡이다. 두 사람은 이제 서로의 마음속에 있는 진짜 사랑을 확인한다. 두 사람의 사랑을 확인한 벨코레 하사는 네모리노의 자원입대서를 기분 좋게 되돌려준다. 둘까마라는 자기가 판 약 때문에 두 사람이 사랑에 성공했다고 자랑한다. 아디나는 네모리노의 팔에 안기며 모든 것이 준비된 결혼식장으로 간다.
샤무니의 린다
타이틀: Linda di Chamounix (Linda of Chamounix). 전3막의 멜로드라마. 아돌프-필립 당네리(Adolphe-Philippe d'Enney)와 귀스타브 르무안(Gustav Lemoine)가 공동으로 쓴 희곡 La grace de Dieu(신의 은총)을 기반으로 게타노 로씨(Gaetano Rossi)가 대본을 썼다.
초연: 1842년 비엔나 케른트너토르극장
주요배역: 린다(안토니오의 딸), 카를로(파리에서 온 화가 청년), 안토니오(가난한 소작 농부), 피에로토(고아 음악가)
베스트 아리아: O luce di quest'anima[오, 영혼의 빛이여](S), A consolarmi affrettisi[어서 나를 위로해 주세요](S+T), Ambo nati in questa valle[두사람 모두 이 골짜기에서 태어났지요](B)
사전지식: 샤무니는 프랑스 동남부 사부아 (Savoie, Savoy) 지방의 산간 마을이다. 가난한 소작인들이 어렵게 살고 있는 마을이다. 이 마을의 땅은 거의 모두 욕심 많은 후작(Marquis)의 소유이다. 여주인공인 린다는 마치 루치아, 레오노라처럼 비참한 운명을 맞이한다. 그러나 해피엔당이다. 젊은 고아로서 노래로 살아가고 있는 피에로또(Pierotto)는 원래 여성 콘트랄토가 맡도록 되어 있다.
에피소드: 이 오페라의 스토리는 너무나 유명하기 때문에 알프레도 피아티(Alfredo Piatti: 1822-1901)와 요셉 아쉐르(Joseph Ascher: 1829-1869)도 같은 제목의 오페라를 작곡한 것이 있다.
줄거리: 제1막. 이른 아침, 샤무니 마을 청년들이 파리로 떠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겨울철에는 할 일이 없기 때문에 파리로 가서 돈 벌려고 떠나는 것이다. 먼길을 떠날 안토니오(Antonio)는 가족 걱정이 태산 같다. 소작 계약이 끝났지만 지주가 재계약을 해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늙은 어머니는 병환중에 있다. 딸 린다(Linda)는 집에 남아 있도록 했지만 다 큰 처녀라서 무슨 일이나 생기지 않을까 걱정이다. 지주의 재산관리인이 안토니오를 찾아와 후작이 소작을 재계약할지 모른다는 소식을 전한다. 다만 후작이 린다의 후견인이 된다면 재계약을 고려하겠다는 것이다. 후작은 예쁜 린다에게 은근히 흑심을 품고 있다. 후견인이 되면 린다의 결혼문제에 관여할수 있다. 소작 문제와 린다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후작이 안토니오의 집에 찾아온다. 속셈은 린다를 만나기 위한 것이다. 안토니오는 린다가 성당에 갔다고 둘러댄다. 실은 어제밤 늦게까지 일하느라고 고단해서 자고 있다. 후작은 소작을 재계약해 주겠다고 약속하고 그 대신 린다가 후작의 성에 들어와서 교육도 받으면서 같이 지내야 한다고 내건다. 말하자면 자기 관리아래 두겠다는 것이다. 아버지 안토니오는 나중에 결정하자고 하면서 파리로 떠난다.
잠에서 깨어난 린다는 오늘도 파리에서 왔다는 젊은 청년 카를로(Carlo)와 만나기로 하여 서둘러 집을 나선다. 카를로는 화가로서 마을에 머무르고 있다. 린다는 길에서 고아처럼 살고 있는 피에로토(Pierotto)를 만난다. 피에로토도 다른 마을 청년들과 함께 파리로 갈 차비를 하고 있다. 돈을 벌어서 음악 공부를 하겠다는 생각이다. 피에로토는 노래도 잘 부르지만 작곡도 한다. 피에로토는 새로 작곡한 노래라고 하면서 돈 벌려고 도시로 떠났던 어떤 처녀가 도시에서 불행한 사랑을 겪은후 허무하게 집에 돌아와 보니 늙으신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다는 내용의 노래를 불러준다. 린다는 이 노래를 듣고 어쩐지 마음이 걸린다. 잠시후 린다가 자기를 기다리고 있는 카를로를 만난다. 카를로는 후작이 린다에게 흑심을 품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린다를 보호해 주기 위해 마을에 남고 싶지만 파리로 가서 돈을 벌어야 하기 때문에 그럴 형편이 아니라면서 함께 파리로 가자고 제안한다. 그러면 후작의 손길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실은 카를로는 후작의 아들이다. 하지만 린다에게는 그런 내색을 전혀 하지 않는다. 린다는 파리로 떠날 결심을 한다.
제2막. 카를로도 린다와 함께 파리에 왔다. 카를로는 자기의 신분을 밝히면서 두 사람이 결혼할 때까지 아무 걱정 없도록 돌봐 주겠다고 약속한다. 린다는 카를로가 자기를 사랑하고 있는 것을 확신하고 카를로의 호의를 받아들인다. 이제 린다는 호화로운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 그렇지만 고향마을의 어머니가 어떻게 지내시는지 아무런 소식을 듣지 못해서 무척 근심하고 있다. 마침 문 밖에서 누가 노래를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피에로토였다. 린다는 반가운 마음에 피에로토를 집으로 들어오라고 한다. 린다는 피에로토에게 카를로와 약혼한 사실을 얘기해 준다. 피에로토는 후작이 이 사실을 알고 있느냐고 묻는다. 린다는 아직까지는 비밀로 하고 있다고 설명해 준다. 피에로토는 약혼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아름다운 노래를 불러준후 떠난다. 마침 후작이 어떻게 알았는지 파리의 린다를 찾아온다. 후작은 린다의 거처를 알아내기 위해 벌써 며칠전부터 파리에 머물고 있었다. 후작은 린다가 어느 부자집 아들과 사랑하는 사이인줄 알고 자기가 더 좋은 아파트에 생활비도 넉넉히 줄테니 어서 이곳을 떠나 자기와 함께 가자고 말한다. 모욕을 당했다고 생각한 린다는 후작에게 당장 나가달라고 말한다. 린다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 카를로가 들어온다. 카를로는 풀이 죽어있다. 어머니인 후작부인이 자기가 린다와 약혼한 사실을 알고서는 가난한 소작인의 딸과는 절대로 결혼시킬수 없다고 난리도 아니기 때문이다. 더구나 후작부인은 아들 카를로를 위해 이미 적당한 혼처를 주선해 놓았다는 것이며 만일 아들 카를로가 린다와 결혼하겠다고 계속 주장한다면 린다를 감옥에 보내겠다고 위협까지 했다고 한다. 때문에 이일을 어찌 해야 할지 몹시 걱정하고 있다. 잠시후 린다가 들어온다. 하지만 카를로는 린다에게 차마 그런 얘기를 하지 못한다. 린다는 카를로의 행동이 이상하지만 아무 말도 없으므로 더 이상 묻지 않는다.
저 먼 고향마을에서 린다의 아버지 안토니오가 카를로를 만나기 위해 파리의 아파트를 찾아온다. 마음 나쁜 후작이 린다가 마을을 떠나 도망간 것을 알고는 린다의 아버지와 소작에 대한 재계약을 해 주지 않자 살길이 막막해진 안토니오는 후작의 아들이라도 만나 통사정을 해보려고 카를로를 찾아 온것이다. 안토니오는 카를로와 그와 함께 있는 귀부인에게 제발 소작을 재계약할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간청한다. 안토니오는 그 귀부인이 린다인줄은 전혀 알지 못한다. 이런 설명을 들은 린다는 마음이 괴로워서 안토니오에게 돈을 얼마쯤 주며 나중에 다시 만나자고 한다. 안토니오는 귀부인의 호의에 감사하며 눈물을 흘리면서 고향에 아내와 딸을 두고 돈이라도 벌려고 파리에 왔는데 딸은 어디로 사라져서 죽었는지 살았는지 알지 못하며 아내는 딸이 가출하자 화병이 도져서 앓아누워 있다는 말을 해준다. 이 말을 들은 린다는 도저히 참을수 없어서 자기가 바로 그 린다라고 밝히면서 아버지 안토니오에게 용서를 빈다. 사랑하는 딸이 귀족의 정부노릇을 하고 있는데 충격을 받은 안토니오는 잠시후 정신을 차리고 린다에게 자기는 당신을 용서해줄 아무 권한도 없으며 더구나 당신이 누구인지 알지 못한다고 잘라 말한다. 이 때 피에로토가 뛰어 들어와 카를로가 다른 여자와 결혼한다는 소식을 전한다. 이 말을 들은 안토니오는 견딜수 없어서 린다를 저주하며 떠난다. 린다는 이제 제정신이 아니다. 피에로토가 그런 린다를 부축하여 데리고 나간다.
제3막. 샤무니의 봄이다. 지난겨울 파리로 떠났던 마을 청년들이 돈을 벌어서 돌아온다. 마을에서는 잔치가 벌어진다. 다만 린다와 피에로토만이 보이지 않는다. 잔치가 한창일 때에 카를로가 마을을 찾아온다. 카를로는 자기 어머니가 다른 여자와 결혼시키려고 온갖 압박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끝내 마음을 굽히지 않았다. 결국 카를로의 어머니인 후작부인은 아들 카를로백작과 소작인의 딸 린다와의 결혼을 허락했다. 카를로는 이같은 기쁜 소식을 곧바로 전하려고 기쁜 마음으로 린다를 찾아온 것이다. 카를로는 마을 사람들에게 린다와 결혼하기 위해, 그리고 안토니오 집안의 명예를 회복시켜 주려고 왔다고 설명한다. 마을 사람들은 린다가 돌아오지 않았으며 린다 가족에게 있어서 린다는 이미 죽은 사람으로 친다는 말한다. 카를로는 린다가 어디에 있든지 세상 끝까지 찾아가겠다고 다짐한다. 언덕 너머로 두 사람의 모습이 보인다. 마을 사람들은 처음에 누구인줄 몰랐으나 피리소리를 듣고서야 그들이 피에로토와 린다인 것을 알아본다. 린다는 아직도 제정신이 아니다. 안토니오와 맛달레나(린다의 어머니)가 린다를 알아보고 달려가지만 린다는 아무도 알아보지 못한다. 린다가 마을로 돌아왔다는 소리를 듣고 카를로가 달려온다. 역시 카를로를 알아보지 못한다. 피에로토는 만일 옛날에 카를로와 린다가 데이트하면서 불렀던 노래를 다시 들려주면 혹시 기억이 되살아날지 모른다고 제안한다. 피에로토가 옛 노래를 부르자 과연 린다가 카를로를 알아보며 감격의 눈물을 흘린다. 마을 사람들이 두 사람의 결혼을 축하한다. 해피엔딩.
람메무어의 루치아
타이틀: Lucia di Lammermoor (Lucy of Lammermoor). 전3막의 비극(Dramma tragico). 영국의 문호 월터 스콧(Walter Scott)의 소설 The Bride of Lammermoor(람메무어가의 신부)를 기본으로 살바도레 카마라노(Salvadore Cammarano)가 대본을 썼다. 그러므로 이탈리아어 대본이다.
초연: 1835년 나폴리 산카를로극장
주요배역: 루치아(람메무어가의 처녀), 에드가르도(레이븐스우드가의 영주), 엔리코 애쉬튼(루치아의 오빠), 아르투로 버클러경(부유한 귀족), 라이몬디 비데벤트(람메무어가의 목사), 알리사(루치아의 유모), 노르마노(엔리코의 가신)
음악적 하이라이트: 에드가르도의 이별의 아리아, 1막에서 루치아의 콜로라투라 아리아, 루치아의 광란의 장면, 2막에서의 6중창, 결혼축하의 합창
베스트 아리아: Alfin son tua[드디어 나는 당신의 것](S, 광란의 장면), Spargi d'amore pianto(S), Regnava nel silenzio[밤의 장막이 드리울때](S), Il dolce suono mi colpi di sua voce[그의 사랑스런 목소리가 나를 감싸주었는데](S), Fra poco a me ricovero[죽음만이 나의 피난처](T), Lucia's cavatina(S), Ardon gl'incensi(S), Verranno a te[그대에게 향한 나의 눈길](S+T), Cruda, funesta smania[잔인하다, 얼마나 그리워했던가](T), Tu che a Dio spiegasti l'ali[하나님의 날개를 타고 떠난 그대](T)
사전 지식: 금지된 사랑으로 인한 두렵고 소름이 끼치도록 선혈이 낭자한 비극. 가장 유명한 장면은 루치아의 ‘광란의 장면’이다. 대단히 자주 연주되는, 그러면서도 가장 어려운 아리아의 하나이다. 그러므로 주역 소프라노(루치아)는 드라마틱한 음성과 콜로라투라의 화려한 음성을 모두 갖추어야 한다. 다른 오페라와는 달리 주인공 루치아는 이 아리아를 부른후 죽는 것으로 되어 있어서 이후 다시 무대에 등장하지 않는다. 루치아, 에드가르도, 엔리코, 아르투로, 알리스, 라이몬디가 부르는 6중창은 참으로 아름다운 곡이다. 결혼식 축하곡인 합창곡은 우리나라 찬송가 ‘삼천리반도 금수강산 하나님 주신 동산’으로 사용되고 있는 힘차고 경쾌한 곡이다. 루치아는 시간이 지날수록 로맨틱한 감성을 대표하는 최고의 작품으로 인정받게 되었다. 월터 스콧의 ‘람메무어가의 신부(루치아)’는 플로베르의 ‘보바리 부인’,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리나’와 함께 당대 최고의 로맨틱 비극으로 꼽히고 있다.
에피소드: 주인공들의 이름을 보면 이름은 모두 이탈리아식으로 바꾸고 성(姓)은 원래대로 영어로 남겨 놓았다. 예를 들면 원래는 Lucy of Lammermoor인데 Lucia di Lammermoor로 바꾸었듯이 Enrico Ashton, Edgardo di Ravenwood로 되어 있으므로 혼선이 없기를 바람. 1600년대 말, 스코틀랜드에서는 애쉬톤가문과 레이븐우드가문이 서로 원수가 되어 죽고 죽이는 싸움을 끊임없이 자행하고 있었다. 마침내 어느 때의 대접전에서는 애쉬튼가문이 우세하여서 레이븐우드가문은 모두 남김없이 죽임을 당했다. 단 한 사람만이 살아남았으니 그가 에드가르도였다. 이것은 실화이다.
줄거리: 제1막. 람메무어가의 엔리코 애쉬튼(Enrico Ashton)은 가세가 몰락하여 재산을 모두 잃었다. 가문을 회생시킬수 있는 유일한 희망은 누이동생 루치아와 부유한 귀족인 아르투로 버클러(Arturo Bucklaw)경을 결혼시키는 길 뿐이다. 아르투로는 루치아와 결혼하는 조건으로 람메무어 가문을 재정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루치아는 원수의 가문 레이븐스우드가의 에드가르도와 죽자, 살자하는 입장이다. 실은 두 사람이 서로 아는 사이가 아니었으나 어느날 루치아가 얼마전에 세상을 떠난 어머니의 무덤 부근을 거닐고 있을 때 갑자기 성난 황소가 달려드는 바람에 거의 죽기 직전이었으나 마침 그 부근에 있던 에드가르도가 총을 쏘아 황소를 물리쳐 루치아의 목숨을 구해준 일이 있다. 이후로 두 사람은 서로 사랑하는 사이가 되었다. 두 사람은 장래를 철석같이 약속했다. 그러던 중에 에드가르도는 국왕의 명령에 따라 외교 사절로 프랑스에 가게 되었다. 에드가르도와 루치아의 이별의 장면에서의 듀엣이 대단히 아름답다.
제2막. 루치아의 오빠 엔리코는 급기야 루치아와 아르트로의 결혼을 서두른다. 루치아가 원수집안의 에드가르도와 사귀는 것을 알아차린 엔리코는 루치아를 어서 속히 에드가르도와 떼어 놓아야 했다. 루치아와 부자 아르투로의 결혼식날. 하객들이 애쉬톤성에 도착한다. 루치아로서는 오빠 엔리코의 강요에 의해 사랑하기는커녕 단 한 번도 만나본 적이 없는 아르투로와 억지 결혼을 해야할 처지이다. 엔리코는 에드가르도가 프랑스에서 루치아에게 보낸 편지를 오는 족족 가로 채어 보여주지 않았었다. 한 술 더 떠서 오빠 엔리코는 에드가르도가 보낸 것처럼 만든 가짜 편지를 루치아에게 보여 주며 에드가르도가 프랑스에서 딴 여자와 결혼하게 됐다는 거짓을 믿도록 만들었다. 루치아는 믿었던 사람으로부터의 배신에 비탄에 빠진다. 오빠 엔리코와 부르는 이중창 Soffriva nel pianto, languia nel dolore(눈물로 고통 받고 아픔으로 괴로워하며)는 이때에 부르는 것이다.
결혼 하객들은 기쁨에 넘친 합창을 부른다. 유명한 합창곡이다. 번민 중에 제 정신이 아닌 루치아는 하라는 대로 결혼서약서에 서명을 한다. 그런데 서약서의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에드가르도가 들이 닥친다. 파리에서 급히 달려온 것이다. 루치아는 정신을 잃고 만다. 그런데 진짜로 정신을 잃은 것은 아닌것 같다. 왜냐하면 곧 이어 저 유명한 6중창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부르기 때문이다. 엔리코는 동생 루치아가 미워 죽을 지경이다. 험악한 일이 당장이라도 일어날 것 같은 상황이다. 손님들은 저주받은 이 결혼식이 어서 끝나기를 바라고 있다. 모든 것을 알아차린 루치아는 오빠에 대한 실망감, 사랑하는 에드가르도를 배반한데 대한 죄책감 등으로 절망적이다. 에드가르도는 루치아가 철석같은 약속을 깨트리고 자기를 배반했다고 믿어서 루치아의 손가락에서 자기가 준 반지를 빼어 던져버리고 떠난다.
제3막. 엔리코는 에드가르도에게 결투를 청한다. 이 장면은 일반적으로 공연에서 삭제된다. 한편, 루치아는 실성하여 방금 자기와 결혼한 아르투로를 신방에서 칼로 찔러 죽인다. 루치아의 하얀 웨딩드레스는 피로 물들어 있고 머리는 헝클어져 있다. 유명한 ‘광란의 장면’이다. 이 오페라에서 가장 중요한 대목이다. 루치아의 아리아 ‘그의 사랑스런 목소리가 나를 감싸주었는데’(Il dolce suono mi colpi di sua voce)는 바로 이 장면에서 나온다. 루치아가 절망과 비분 속에 실성하여 있는 것을 본 오빠 엔리코 마저 양심의 가책을 받아 가슴이 찢어질 것 같다. 루치아는 하늘에 올라가 사랑하는 그를 만나겠다는 노래 부른후 이윽고 쓰러진다. 종루에서 루치아의 죽음을 알리는 종소리가 구슬프게 울린다. 성 밖에서 루치아가 죽은 것을 안 에드가르도는 자기의 잘못을 크게 뉘우치며 천국에서나마 못 이룬 사랑을 이루자고 칼로 자기 가슴을 찔러 죽는다. 사람들은 하나님이 그를 용서해 줄 것을 기도한다.
[고난속의 루치아] 1835년 7월 도니제티는 자기의 옛 음악스승인 마이르(Mayr)에게 편지를 보내어 루치아가 완성되어 곧 무대에 올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루치아는 8월을 거쳐 9월 26일에 가서야 겨우 공연될수 있었다. 지연된 이유는 나폴리의 사정 때문이었다. 베스비우스산에서는 연기가 계속 올라오고 있었다. 언제 베스비우스가 다시 폭발할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때문에 사람들은 너나 할것 없이 삶에 대하여 두려워하고 있었다. 게다가 아시아에서 콜레라 전염병이 묻어 나폴리까지 들어와 사람들이 죽어갔다. 나폴리 사람들은 점잖게 오페라를 보며 시간을 보낼수 없었다. 먹는데에 더 관심을 쏟았다. 사정이 이러하니 나폴리극장의 책임자들도 극장에 남아 있을 필요가 없어서 부랴부랴 떠나고 있었다. 베스비우스와 아시아 콜레라는 8월말에 가서야 겨우 수그러들었다. 도니제티는 이제야 오페라를 무대에 올릴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에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산카를로극장이 파산했다. 성악가들은 급료를 받지 못하여 루치아의 리허설을 거부했다. 아마 도니제티도 루치아 작곡료를 받지 못했을 것이다. 다행히 나폴리의 왕이 직접 개입하여 루치아가 공연될수 있었다.
도니제티는 출연자 한사람 한사람을 정성들여 선정했다. 하지만 대부분 성악가들은 스코어를 본후에 너무 힘들다고 불평하며 역사적인 루치아의 세계 초연을 사양하였다. 다행한 것은 당시 최고 인기의 소프라노 홰니 타키나르디-페르시아니(Fanny Tacchinardi-Persiani)와 테너 길베르-루이 뒤프레(Gilbert-Louis Duprez)가 루치아와 에드가르도를 맡겠다고 선뜻 응해준 것이었다. 페르시아니와 뒤프레가 부른 2막 마지막 장면의 듀엣 Tu che a Dio spiegasti l'ali는 너무나 감동적이어서 관중들은 듀엣이 끝나자마자 모두 일어나서 최대의 갈채를 보냈다. 이후 루치아의 역할은 모든 콜로라투라 소프라노가 최고의 재능을 보일수 있는 시금석이 되었다.
루치아는 소프라노로서 최고 정상의 영예를 차지할수 있는 관건이다. 페르시아니 이후 역사에 기록될만한 루치아들은 베르디의 두 번째 부인인 주세피나 스트로포니(Giuseppina Strepponi), 말리브란의 처제인 유제니아 마이어-가르시아(Eugenia Mayer-Garcia)를 비롯하여 아델리나 패티(Adelina Patti), 일마 디 무르스카(Ilma Di Musrska), 에텔카 게르스터(Etelka Gerster), 크리스틴 닐쓴(Christine Nilsson), 엠마 알바니(Emma Albani), 마르첼라 셈브리히(Marcella Sembrich), 넬리 멜바(Nellie Melba), 셀마 쿠르츠(Selma Kurz), 루이사 테트라찌니(Luisa Tetrazzini), 프리다 헴펠(Frieda Hempel), 마리아 바리엔토스(Maria Barrientos), 아멜리타 갈리-쿠르치(Amelita Galli-Curci), 토티 달 몬테(Toti Dal Monte), 릴리 폰스(Lily Pons), 마리아 칼라스(Maria Callas), 조안 서더랜드(Joan Sutherland), 비벌리 실스(Beverly Sills) 등이다.
루크레지아 보르지아
타이틀: Lucrezia Borgia. 전2막(또는 3막)의 멜로드라마. 빅톨 위고의 희곡을 바탕으로 펠리체 로마니(Felice Romani)가 대본을 썼다. 악명높은 루크레지아 보르지아에 대한 전설을 기본으로 삼았다.
초연: 1834년 밀라노 스칼라극장
주요배역: 루크레지아 보르지아(악처), 알폰소 데스테(훼라라공작), 제나로(루크레지아의 아들), 마피오 오르시니(제나로의 친구)
베스트 아리아: Com'e bello! Quale incanto(S), Brindisi(MS), Di pescatore ignobile(T), Maffio Orsini, signora, son' io cui svenasto il doermente fratello(MS), Viene: la mia vendetta é mediatata e pronta(Bar)
사전지식: 배역중 마피오 오르시니는 남자이지만 콘트랄토가 부르도록 되어있다. 극적인 면은 부족하지만 전반적으로 아름다운 아리아가 많이 등장하는 오페라이다. 오페라에 나오는 소프라노 아리아 Com'é bello와 테너 아리아인 Di pescator ignobile는 가장 유명한 오페라 아리아에 속하는 것으로서 연주회의 단골 레퍼토리이기도하다.
에피소드: 이 오페라가 1840년 파리의 무대에 올려졌을 때 원작자인 빅톨 위고는 법원으로부터 오페라공연 강제중지 명령을 얻어냈다. 오페라의 스토리가 원작과 너무 차이가 나서 원작의 의도를 손상시키기 때문이란 이유였다. 대본을 다시 쓰지 않을수 없었다. 타이틀부터 La Rinegata라고 바꾸었다. 출연자중 이탈리아인들은 모두 터키인으로 바꾸었다. 그렇게 하여 겨우 공연을 재개할수 있었다. 나중에 극장측은 배상금을 내고 원작형태를 유지할수 있었다. 근년에 이르러 루크레지아 보르지아는 스타 소프라노들이 기량을 발휘할수 있는 작품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1980년 코벤트 가든의 공연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 조안 서덜랜드가 타이틀 롤을 맡은 것으로 이 때 취입된 음반은 과연 디바의 능력에 찬사를 보낼 수밖에 없는 훌륭한 것이었다. 그보다 앞서서 1965년 카네기 홀에서 스페인의 소프라노 몽세라 카바예가 타이틀 롤을 맡아 열연한 일이 있다. 카바예의 미국 데뷔 공연이었다. 카바예는 당대 최고의 콜로라투라 소프라노로 인정을 받았다. 이어 카바예는 메조소프라노 셜리 베레트, 테너 알프레도 크라우스, 베이스 에치오 플라젤로(Ezio Flagello)와 함께 음반을 취입하였다. 오페라 애호가들이 가장 애호하는 음반이다.
줄거리: 무대는 베니스공국에 속하여 있는 훼라라(Ferrara)이다. 훼라라의 공작 알폰소 데스테(Alfonso E'Este)는 어쩌다가 루크레지아의 네 번째 남편이 된 사람이다. 루크레지아는 전 남편들을 독살, 또는 다른 방법으로 처치했다고 믿어지는 악독한 부인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루크레지아의 아름다운 매력은 아직도 많은 남자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다. 알폰소는 루크레지아가 제나로(Gennaro)라는 미남 청년에게 관심을 보이자 질투심에 불타오른다. 제나로도 가면무도회에서 루크레지아를 처음 보고 정념을 태우지만 나중에 친구 마피오 오르시니(Maffio Orsini)로부터 루크레지아가 실은 자기의 어머니라는 얘기를 듣고는 오히려 증오감에 불탄다. 제나로는 마피오에게 자기의 신분이 탄로나는 것이 두려워서 아무에게도 얘기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한다. 그것도 모르는 루크레지아는 미남 청년 제나로에게 자기의 정부(情夫)가 되어 달라고 말한다. 제나로는 들은 척도 하지 않는다. 제나로의 친구인 마피오는 자기의 형이 루크레지아의 전남편중 하나였으나 의문의 죽임을 당한 일이 있음을 생각하고 루크레지아에게 복수할 마음을 품고 있다. 한편, 훼라라궁전의 문에 Borgia라고 금박으로 이름이 조각되어있는 것을 본 제나로는 적개심에서 칼로 첫 글자인 B를 지워버리고 orgia라는 글자만 남겨 놓는다. 이 장면을 목격한 알폰소공작은 Borgia라는 귀족의 이름을 불명예스럽게 만들었다는 죄목으로 제나로를 체포하여 감옥에 가둔다.
성문에 조각되어 있는 자기의 이름을 누군가 파괴했다는 얘기를 들은 루크레지아는 누구인지 알 필요도 없이 무조건 그자를 사형에 처하라고 남편 알폰소에게 요구한다. 남편 알폰소는 냉소를 띠면서 그렇게 하겠다고 대답한다. 잠시후 잡혀온 청년이 공작 앞에 끌려온다. 그가 제나로인 것을 안 루크레지아는 남편 알폰소공작에게 제나로가 젊은 혈기에 장난으로 그런 행동을 했으니 너그럽게 보아 그의 목숨을 살려 줄것을 호소한다. 그러나 공작은 이 호소를 단호히 거절한다. 루크레지아는 알폰소가 자기의 네 번째 남편인 것을 상기시키며 전 남편들이 의문의 죽임을 당했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알폰소도 그와 같은 운명이 될수 있다고 은근히 협박하지만 공작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잠시후 공작은 마치 제나로를 용서해준것처럼 친근하게 포도주를 권한다. 독포도주이다. 공작이 우선 자기의 잔에 든 포도주를 마신다. 공작에게는 해독제가 있으므로 걱정 없이 독포도주를 마신다. 루크레지아도 해독제를 가지고 있지만 단 한사람의 몫이다. 그러므로 제나로와 자기 중에서 누군가는 죽어야 한다. 공작은 두 사람을 남겨 놓고 유유히 방을 떠난다. 제나로의 죽어가는 모습을 루크레지아가 지켜보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마침 제나로의 친구들이 찾아 들어온다. 마피오가 루크레지아에게 제나로가 아들이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놀란 루크레지아는 아들 제나로를 살리기 위해 간직하고 있던 해독제를 주지만 제나로는 치욕스럽게 사느니 차라리 죽음을 택하겠다고 말하며 루크레지아의 제안을 거절한다. 죽어가는 제나로를 보고 루크레지아도 독포도주를 마시고 제나로의 몸위에 쓰러진다.
마리아 스투아르다 (메리 스튜어드)
타이틀: Maria Stuarda (Mary Stewart: 메리 스튜어트). 16세기 스코틀랜드여왕 메리 스튜어트의 비운의 삶을 그린 전2막의 서정적 비극(Tragedia lirico). 독일의 문호 프리드리히 쉴러의 희곡을 주세페 바르다리(Giuseppe Bardari)가 오페라 대본으로 각색하였다.
초연: 1835년 밀라노 스칼라극장
주요배역: 마리아 스투아르다(메리 스튜어트: 스코틀랜드여왕), 안나(한나 케네: 메리여왕의 시녀), 엘리사베타(엘리자베스: 영국여왕), 레이체스터(로버트 더들리: 레이체스터 영주), 탈보트(슈르스버리 영주), 세실(벌리경)
베스트 아리아: Da tutti abbandonata[우리 모두는 버려진 여인들](S+T), Deh! l'accogli...Morta al mondo, e morta al trono(Sextet), Un'altra colpa a piangere (S+T), Figlia impura di Bolena[앤 볼레인의 더렵혀진 딸](S), Ah! rimiro il bel sembiante[아, 다시 보는 아름다운 모습](T)
사전지식: 17-18세기에 영국을 통치했던 스튜어트왕조의 인물중에 헨리8세가 있다. 헨리8세는 6명의 왕비가 있었던 것으로 유명하다. 그중 두 번째 왕비가 앤 볼레인(Ann Boleyn)이다. 앤왕비의 딸이 나중에 영국의 위대한 여왕이 된 엘리자베스이다. 엘리자베스여왕은 평생 결혼을 하지 않았다. 한때는 프랑스왕과 결혼하려는 계획도 있었다. 그런가하면 레이체스터경인 로버트 더들리를 사랑하여 결혼상대자로 생각하기도 했다. 레이체스터경 로버트는 스코틀랜드의 여왕인 메리 스튜어트와 한때 사랑하는 사이였다. 메리 스튜어트는 반역죄로 영국여왕 엘리자베스에 의해 영국에 붙잡혀와 구금되었고 그후 엘리자베스의 질투심으로 비참한 죽음을 당하였다. 스코틀랜드의 메리 여왕(Mary, Queen of Scots)과 블라디 메리(Bloody Mary)라고 불리는 영국여왕 메리를 혼돈하는 경우가 있다. 두 사람은 사촌간으로서 거의 같은 시대를 살았을 뿐이다. 마리아 스투아르다 역할은 벨칸토 콜로라투라 소프라노의 전형이다. 지금까지 나온 음반중 가장 완벽하게 타이틀 롤을 맡은 소프라노는 에디타 그루베로바였다. 상대역인 엘리사베타는 아그네스 발차가 맡은 것이었다.
줄거리: 영국의 귀족들과 귀부인들이 프랑스 대사가 주선한 무술시합을 관람한후 웨스트민스터 궁전으로 돌아온다.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가 들어오자 귀족들과 귀부인들이 박수로서 환영한다. 엘리자베스는 프랑스왕이 청혼해 왔다고 하면서 자못 흥분된 모습이다. 여왕의 기분이 좋은 기회를 이용하여 슈르스버리(Shrewsbury)경 탈보트(Talbot)가 여왕에게 반역죄 명목으로 훠더링게(Fotheringhay)성에 갇혀있는 메리에게 관용을 베풀라고 간청한다. 그러나 메리여왕을 제거해야 한다고 보고있는 벌리(Burleigh)경 세실(Cecil)과 일당들은 엘리자베스여왕에게 자비를 베풀면 절대로 안된다고 주장한다. 여왕은 최종 결정을 내릴 때까지 시간을 달라고 말한다. 엘리자베스는 메리가 정치적으로 라이벌일 뿐만 아니라 레이체스터(Leichester)경 로버트 더들리(Robert Dudley)를 두고서도 서로 라이벌인 점을 생각하여 메리를 두려워한다.
탈보트가 로버트(Robert)를 은밀히 만난다. 탈보트는 훠더링게성에 다녀왔다고 하면서 감금되어 있는 메리가 로버트에게 도움을 청하는 편지 한장과 증표로서 메리의 초상화가 들어있는 작은 펜단트 한 개를 전한다. 메리에 대한 레이체스터경 로버트의 사랑의 마음은 초상화를 보는 순간 되살아난다. 이러한 마음은 로버트가 부르는 Ah, rimiro il bel sembiante(아, 다시 보는 아름다운 모습)라는 아리아로 표현된다. 로버트는 메리가 엘리자베스를 섬기고 있는 자기를 아직도 신뢰하고 있는데 대하여 감동하여 힘이 닿는데 까지 사랑하는 메리를 돕겠다고 약속한다. 탈보트가 자리를 뜨자 기다렸다는 듯이 엘리자베스여왕이 나타난다. 엘리자베스여왕은 탈보트와 로버트가 분명히 메리에 대한 비밀 얘기를 나누었다고 생각하여 의심한다. 로버트는 처음에 아무것도 아니라고 부인하다가 여왕의 집요한 질문에 신하로서 계속 속일수가 없어 메리가 편지를 보냈다고 밝힌다. 엘리자베스가 편지를 읽는다. 피를 나눈 사촌간인 것을 생각하여 제발 만나서 얘기를 나누자는 내용이었다. 엘리자베스는 처음에 마음이 움직이는 것 같았으나 로버트의 마음속에 아직도 메리가 자리 잡고 있는 것을 알고 매우 위협적이고 거친 소리로 메리를 만나겠다고 말한다.
메리가 훠더링게성에서 유모 안나(Anna)와 함께 옛날 프랑스에서 즐겁게 지내던 때를 회상하며 감상에 젖어있다. 메리가 자연의 아름다움을 노래하는 아리아는 콜로라투라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것이다. 멀리서 왕실의 사냥을 알리는 나팔소리가 들린다. 로버트가 나타나 사냥 나팔소리는 명분이며 실은 엘리자베스가 메리를 만나기 위해 오고 있다고 전한다. 로버트는 메리에게 제발 엘리자베스를 보면 그저 머리를 숙이고 순종하라고 당부한다. 그러나 메리는 엘리자베스에 대한 감정이 북받쳐 로버트의 당부를 거절한다. 로버트는 메리를 위해 죽을 각오까지 되어있다고 하며 다시한번 간청하자 그제서야 메리는 로버트가 죽는다는데 대하여 두려움을 느끼고 그렇게 하겠다고 대답한다. 엘리자베스가 도착하자 메리는 마지못해 엘리자베스 발아래 무릎을 꿇는다. 그러나 엘리자베스는 메리의 지난 일을 꾸짖으면서 자기의 안위만을 위해 로버트를 이용하고 있다고 비난한다. 로버트와 탈보트는 너무나 돌변한 상황에 대하여 두려움을 지나 공포심을 갖는다.
제2막은 웨스트민스터 궁의 엘리자베스 거실이다. 엘리자베스는 비록 메리에게 심한 말을 했지만 메리를 사형에 처한다는 서류에 서명하는 것만은 주저하고 있다. 로버트가 들어와서 다시한번 여왕의 관대함을 보이라고 간청하자 엘리자베스의 결심은 돌연히 확실해 진다. 여왕은 즉시 사형장에 서명을 하고 로버트로 하여금 직접 처형장면을 지켜보도록 명령한다. 세실과 탈보트가 사형집행의 명령서를 가지고 훠더링게 성을 찾아온다. 메리에 대한 사형집행이 준비된다. 세실이 개신교 목사님을 불러 마지막 기도를 하자고 제안하자 메리는 자기의 종교(가톨릭)로서 마지막 의식을 치루겠다고하며 거절한다. 메리는 탈보트와 둘이서만 있게 되자 고해성사를 하고 싶다고 말한다. 탈보트가 숨겨가지고 온 신부복으로 갈아입고 메리의 고해를 받는다. 메리가 처형장에 들어선다. 검은 옷에 왕관을 썼다. 메리는 가족들과 유모 안나에게 자기를 대신하여 기도문을 외우도록 한다. 세실이 들어오고 이어 탈보트가 들어온후 마지막으로 로버트가 들어온다. 로버트의 목소리는 눈물에 젖어있다. 메리는 로버트를 용서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처형장으로 조용히 발걸음을 옮긴다. 메리가 중얼거리듯 마지막 기도를 드리는 장면은 가장 깊은 감동을 준다. 메리는 고귀한 적막중에 죽음을 마지한다.
로베르토 드브로
타이틀: Roberto Devereux (Robert Devreux: 일명 The 2nd Earl of Essex). 도니제티의 55번째 오페라. 프랑소아 앙슬로(Francois Ancelot)의 비극 Elisabeth d'Angeleterre(영국의 엘리자베스)를 바탕으로 살바토레 카마라노(Salvatore Cammarano)가 이탈리아어 대본을 썼다.
초연: 1837년 나폴리 산카를로극장
주요배역: 로베르토 드브로, 엘리자베타(영국여왕), 더들리경(로베르토의 계부)
베스트 아리아: Vivi, ingrato(S)
에피소드: 도니제티의 오페라중 남성 이름을 붙인 오페라는 로베르토 드브로와 돈 파스쿠알레가 유일하다. 로베르토 드브로(1566-1601)는 영국 엘리자베스1세 시절에 살았던 실존 인물이다. 보통 에쎅스경(Earl of Essex)이라고 알려진 인물이다. 이 이야기는 ‘엘리자베스의 사생활’(The Private Lives of Elizabeth)이라는 영화로 제작된바 있다. 명우 베트 데비스(Bette Davis)와 에롤 플린(Errol Flynn)이 주연했다. 도니제티는 영국 튜도시기를 다룬 오페라를 여러편 작곡했다. Anna Bolena(안나 볼레나), Maria Stuarda(마리아 스투아르다), Il castello di Kenilworth(케닐워스성)이다. 로베르토 드브로도 이에 속한다.
줄거리: 아버지 월터 드브로경(엑세스경 1세)과 어머니 레티스 놀리스(Lettice Knollys) 사이에서 태어난 로베르토는 어린 시절을 아버지의 드넓은 영지가 있는 웨일스에서 자랐고 케임브리지에서 공부했다. 아버지 월터경이 세상을 떠나자 어머니 레티스는 레이체스터경 더들리(Dudley)와 결혼한다. 더들리경은 엘리자베스 여왕이 신뢰하는 신하이다. 로베르토는 군대 생활을 마친후 계부 더들리의 후광으로 궁정 출입을 하게 되었고 결국은 엘리자베타 여왕이 가장 총애하는 인물이 된다. 얼마후 로베르토는 프란세스 월싱감(Frances Walsingham)이라는 여인과 결혼한다. 프란세스는 로베르토가 상관으로 모셨던 군대의 지휘관으로 추트펜(Zutphen) 전투에서 전사했기 때문에 그의 부인이 로베르토와 결혼할수 있었다. 여왕의 신임을 계속 얻은 로베르토는 외무장관까지 된다. 그러나 너무나 자기 과시를 했고 건방졌기 때문에 결국 여왕으로부터 버림을 받아 아일랜드 토벌군의 장교로 파견된다. 로베르토는 이곳에서 반란군과 휴전을 맺으라는 명령을 어기고 반란군을 무자비하게 살육한다. 로베르토는 영국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이유로 비난을 받는다. 여왕으로부터 배척을 당한 로베르토는 무리하게 정치적 쿠테타를 시도하여 런던을 장악하고 여왕을 폐위시키려한다. 그러나 이 음모는 사전에 탄로된다. 로베르토는 체포되어 런던탑에서 처형된다.
▓ Dvořák, Anton (드보르작) [1841-1904]
루살카
타이틀: Rusalka. 전3막의 서정적 동화 오페라. 체코어 대본은 야로슬라브 크바필(Jaroslav Kvapil)이 프리드리히 드 라 모트 후케(Friedrich de la Motte Fouqué)의 소설 운디네(Undine)를 바탕으로 썼다.
초연: 1901년 프라하 국립극장
주요배역: 루살카(물의 님프), 왕자, 보드니크(호수의 정령), 예지바바(마녀), 외국왕자
베스트 아리아: Mêsiku na nebi hlubokém[오 은빛 달](S)
사전지식: 드보르작의 오페라는 한스 크리스챤 안델센, 게르하르트 하우프트만(Gerhardt Hauptmann), 그리고 드 라 모트 후케의 체코전래 동화에서 스토리를 가져왔다. 서곡은 호수가 열리는 듯한 느낌을 주는 음악이다. 왕자의 결혼식 장면에 나오는 폴로네이즈는 화려하다.
줄거리: 드넓은 호수에 살고 있는 인어(물의 님프)인 루살카(Rusalka)는 어떤 핸섬한 인간 왕자를 사랑하게 된다. 하지만 아무런 희망도 없을 뿐 아니라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저 가슴만 앓고 있다. 궁리 끝에 마녀 예지바바(Jezibaba)를 찾아가 도움을 청한다. 예지바바는 루살카에게 인간이 되어 왕자와 결혼할 수 있는 약을 만들어 주기로 약속한다. (☻ 디즈니 팬이라면 어딘가 스토리가 낯설지 않을 것이다. 슬로바키아판 안델센의 인어공주?) 하지만 인간이 되는 대신 조건이 있었다. 첫째 평생 벙어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알겠는데 둘째 만일 왕자가 다른 여자에게 한눈을 팔면 루살카뿐만 아니라 왕자까지도 영원한 저주를 받는다는 것은 색다른 설정이다. 또한 루살카가 왕자에게 키스를 하면 왕자를 죽게 만드는 것이라는 설정도 색다르다.
루살카를 만난 왕자는 이 말없는 미인에게 반하여 사랑에 빠진다. 루살카의 꿈이 이루어진 것이다. 두 사람은 사랑의 듀엣을 부른다. (실은 왕자 혼자만이 소리를 내어 부르는 노래이다.) 왕자와 루살카는 결혼하여 한동안 행복하게 지낸다. 하지만 왕자가 달리 왕자인가? 글래머 타입으로 말도 잘하고 노래도 잘하는 다른 나라 공주를 보자 마음이 달라진다. 왕자가 다른 마음을 먹자마자 갑자기 루살카의 머리칼이 노파처럼 하얗게 변한다. 그리고 얼굴은 어름처럼 차갑게 된다. 뿐만 아니라 그 시간부터 루살카는 유령처럼 비참하게 방황하게 된다. 모두가 마녀와의 계약에 따른 것이다. 왕자는 자기의 잘못을 크게 뉘우치고 루살카에게 용서하여 줄것을 간청한다. 그리고 용서의 표시로 자기에게 키스하여 달라고 말한다. 루살카가 왕자에게 키스한다는 것은 왕자의 죽음을 뜻한다. 루살카는 그런 사실을 알면서도 왕자를 사랑하는 나머지 키스를 한다. 그리고 영원히 허공을 방황하는 망령으로서의 생활을 한다.
✤ 루살카의 전설
루살카는 슬로바키아 자방의 전설에 나오는 물의 정령, 또는 님프를 말한다. 젊은 여인이나 소녀가 불행하게 물에 빠져 죽었거나 물가에서 살해되었으면 그 영혼이 루살카가 된다고 한다. 루살카는 아름다운 젊은 여자의 모습으로 나타나 남자를 유혹하여 물에 빠트려 죽인다고 한다. 루살카는 달 밝은 밤에 초원이나 숲속의 빈터에 나타나며 모습은 무척 아름답지만 말은 못하고 소리 내어 웃기만 하는데 그 기괴한 웃음소리로 사람을 죽일수 있다고 한다. 루살카의 운명은 자기를 죽음으로 몰고 간 사람에게 복수를 해야 끝난다고 한다. 호수나 강에서 목욕할 때에는 머리에 고사리 잎을 따서 덮어야 루살카가 끌어당겨도 물에 빠져 죽지 않는다고 한다. 드보르작의 오페라 루살카에서 여주인공 루살카가 부르는 ‘오, 은빛 달’은 신비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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