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여왕 엘리자베타
타이틀: Elisabetta, regina d'Inghilterra (Elizabeth, Queen of England: 엘리자베스 영국여왕). 전2막. 소피아 리(Sophia Lee)의 소설 The Recess(휴식)을 바탕으로 죠반니 슈미트(Giovanni Schmidt)가 오페라 대본으로 각색했다.
초연: 1815년 나폴리 산카를로극장
주요배역: 엘리자베타(엘리자베스 영국여왕), 레이체스터경(엘리자베스여왕의 연인), 마틸드(레이체스터의 약혼녀), 엔리코(헨리: 마틸드의 오빠), 노포크공작, 구글리엘모(근위대 대위)
베스트 아리아: Quant'? grato all'alma mia[얼마나 나의 영혼은 그대를 반기는가](S), Fellon, la pena avrai[반역자, 벌을 받으리라](S)
사전지식: 도니제티는 영국여왕 2명에 대한 오페라를 완성한바 있다. ‘마리아 슈트아르다’, ‘영국여왕 엘리자베타’이다. 반면 로시니는 ‘영국여왕 엘리자베타’ 한편 만을 남겼다. 이 오페라는 로시니가 나폴리의 산카를로극장을 위해 최초로 쓴 작품이다. 또한 로시니는 이 오페라에서부터 대사 부분에 현악기 반주를 처음으로 붙이기 시작했다. 서곡은 대단한 인기를 끌었다. 그래서 로시니는 ‘영국여왕 엘라자베타’의 서곡을 ‘세빌리아의 이발사’에서 다시 사용했다.
줄거리: 엘리자베타(Elisabetta)여왕이 총애하는 레이체스터경(Earl of Leichester)은 스코틀랜드의 마틸드(Matilde)와 비밀 결혼계약을 맺었다. 레이체스터경은 마틸드가 그저 어느 고귀한 귀족의 영애(令愛)로만 알았으나 나중에 알고 보니 공교롭게도 엘리자베스여왕의 라이벌인 스코틀랜드여왕 메리의 딸로 밝혀진다. 어느날 마틸드는 결혼계약을 실현키 위해 오빠 헨리와 함께 영국여왕의 궁전으로 온다. 두 사람은 마치 영국과 스코틀랜드간의 평화를 위해 서로 교환키로 되어있는 인질인 것처럼 변장하고 영국여왕의 궁전으로 들어왔다. 레이체스터경은 친구인 노포크공작(Duke of Norfolk)에게 자기의 비밀결혼계약을 털어 놓았다. 그러나 노포크공작은 레이체스터를 엘리자베타여왕의 총애로부터 떼어 놓기 위해 이 사실을 역이용하기로 했다. 레이체스터경과 마틸드는 체포되어 감옥에 갇히게 되었다. 그러나 두 사람의 진실한 사랑을 인정한 여왕은 이들을 사면한다. 레이체스터경은 엘리자베타여왕에게 더욱 진심으로 충성하고 나라를 위해 헌신키로 결심한다.
귀욤 텔
타이틀: Giullaume Tell (이탈리아어 버전에서는 Guglielmo Tell, 영어로는William Tell). 오리지널은 5막이었으나 나중에 3막을 삭제하고 4막과 5막을 합쳐서 3막이 되었다. 프리드리히 쉴러(Friedrich Schiller)의 희곡을 에티안느 드 주이(Etienne de Jouy)등이 합작하여 썼다.
초연: 1829년 파리 오페라극장
주요배역: 귀욤 텔(윌리엄 텔), 헤드뷔게(텔의 부인), 제미(또는 예미: 텔의 아들), 아놀드 멜크탈(스위스의 저항운동가), 마틸드(마틸다: 합스부르크의 공주), 게쓸러(슈비츠와 우리의 총독), 로돌프(게슬러 궁수들의 지휘관), 발터 푸르스트(스위스의 저항운동가)
베스트 아리아: Ah! Mathilde, idole de mon ?me[아, 마틸드, 내 영혼의 우상](T), Sois immobile![움직이지 마라!](Bar), Asile h?r?ditaire[세습적인 피난](T)
사전지식: 로시니의 마지막 오페라이다. 출연자들이 무척 곤혹을 치루는 작품이다. 특히 하이 테너(아놀드)는 고난도의 아리아를 오래 불러야 한다. 그래서 과연 오페라의 주인공이 귀욤 텔인지 아놀드 멜크탈인지 모를 정도이다. 오늘날 오페라 귀욤 텔(윌리엄 텔)은 거의 공연되지 않고 있다. 다만, 서곡은 연주회의 주요 레퍼토리로서 사랑받고 있다. 서곡은 다섯 개의 첼로가 서로 다른 솔로를 연주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러나 우리가 알고 있는 윌리엄 텔 이야기와 오페라의 스토리는 약간 다르다.
줄거리: 13세기 스위스가 무대이다. 오스트리아가 지배하고 있는 스위스에서는 항쟁의 불길이 일고 있다. 오스트리아 군대에서 복무했던 아놀드 멜크탈(Arnold Melchthal)은 합스부르크의 공주라는 칭호를 가지고 있는 마틸드(Mathilde)를 사랑하고 있다. 아놀드는 스위스의 애국자이며 존경받는 지도자인 멜크탈의 아들이다. 그러므로 그런 그가 오스트리아를 위해 군대에서 복무했다는 것부터가 사람들로부터 곱지 않은 눈길을 받는 이유가 되어 있다. 그러던 어느날 아놀드(Arnold)는 호수에 빠진 마틸드(Mathilde: 마틸다: Matilda)를 구해준다. 그로부터 두 사람은 사랑하는 사이가 된다. 마틸드는 학정 때문에 스위스 백성들이 몹시 증오하는 오스트리아 지배하의 슈비츠(Schwyz)와 우리(Uri)의 총독 게쓸러(Gessler)의 딸이다. 반오스트리아운동 지도자의 아들과 오스트리아 총독의 딸이 사랑하는 사이가 된 것이다. 무릇 스토리가 이렇게 진행돼야 흥미있는 법이다.
제1막. 눈부시게 아름다운 5월의 어느날 아침이다. 목동들의 축제가 열리고 있다. 전통에 따라 마을의 노인인 아놀드의 아버지 멜크탈이 마을의 젊은이들을 축복한다. 그러나 아들인 아놀드는 늙은 아버지의 축복을 바라지 않는다. 아버지 몰래 원수의 딸인 마틸드를 사랑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향과 조국에 대한 아놀드의 사랑에는 변함이 없다. 축제는 오스트리아 병사에게 쫓기는 로이톨드(Leuthold)가 가쁜 숨을 몰아쉬며 나타나는 바람에 잠시 중단된다. 그는 자기 딸이 오스트리아 병사에게 농락당하자 그 병사를 죽여 오욕을 씻으려다가 오히려 쫓기고 있다. 저만치에서 게쓸러의 병사들이 로이톨드를 추격하여오고 있다. 멜크탈은 즉각 로이톨드를 안전하게 도망가도록 해준다. 게쓸러 병사들은 로이톨드 대신에 아놀드의 아버지 멜크탈을 붙잡아 간다.
제2막. 루체른 호수가에서 아놀드와 마틸드가 만나 서로의 사랑을 굳게 약속한다. 사랑의 듀엣이 아름답다. 잠시후 아놀드는 텔(Guilaume Tell)과 발터(Walter Furst)로부터 아버지 멜크탈이 게쓸러의 명령에 의해 살해되었다는 소식을 듣는다. 아놀드는 분연히 복수를 맹세한다. 텔과 발터, 그리고 아놀드는 스위스가 오스트리아의 압정으로부터 해방되는 날 까지 투쟁할 것을 다짐한다. 이어 여러 마을의 지도자들이 모여 스위스로부터 오스트리아를 축출하기로 서약한다. 제3막. 알트도르프(Altdorf)마을의 시장이다. 스위스에 대한 오스트리아의 통치 1백주년을 기념하는 날이다. 게쓸러는 이 날을 축하하기 위해 자기의 모자를 높은 장대 끝에 매달고 누구든지 그 모자에 절을 하라고 명령한다. 마침 귀욤 텔이 아들 제미(Jemmy)의 손을 잡고 시장 거리에 나타난다. 게쓸러의 병사들이 텔에게 총독의 모자에 대하여 예의를 표하라고 강요하지만 텔은 단연 거부한다. 텔을 본 게쓸러는 얼마전 그가 로이톨드를 도와 도망가게 해준 사람중의 하나임을 알게 된다. 게쓸러는 ‘저런 놈은 벌을 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하여 중인환시리에 자기 딴에는 재미난 게임을 개발한다. 귀욤 텔이 아들 제미의 머리위에 사과를 얹어놓고 멀리서 활을 쏘아 맞히는 게임이다. 너무나 어려운 요구이므로 아들을 죽이거나 그렇지 않으면 텔 자신이 죽을 형편이다. 텔은 아들에게 움직이지 말고 가만히 있기만 하면 아무 일도 없을 것이라며 안심시킨다. 이 때의 아리아가 참으로 가슴에 와 닿는다. 텔의 화살은 보기 좋게 아들 제미의 머리위에 있는 사과를 맞춘다. 텔은 게쓸러에게 활을 겨누며 ‘만일 첫 번째 화살이 빗나가면 두 번째 화살은 네놈을 쏠 생각이었다’라고 말한다. 화가난 게쓸러가 텔을 체포하라고 명령하지만 무기를 든 스위스 민병대들이 노도와 같이 몰려 들어오는 바람에 아무런 효력이 없다. 마침내 텔의 화살이 게쓸러의 가슴에 꽂힌다. 모든 사람들이 스위스의 자유를 축하한다. 아직도 아놀드를 사랑하고 있는 마틸드는 아놀드의 품에 쓰러지며 피난처를 구한다.
세빌리아의 이발사
타이틀: Il Barbiere di Siviglia (The Barber of Seville). 전2막의 코미디. 대본은 보마르셰의 원작 Le Barbier de Seville을 기본으로 세자레 스테르비니(Sesare Sterbini)가 썼다. 워너 브라더스사의 만화 영화 ‘Bugs Bunny’는 바로 피가로의 얘기를 주제로 삼은 것이다. 로씨니는 오페라의 제목을 알마비바 또는 ‘필요없는 조심’이라고 하려했다. 당시 파이셀로(Paisello)가 같은 스토리를 가지고 ‘세빌리아의 이발사’라는 오페라를 작곡하여 큰 인기를 끌고 있었기 때문에 그의 작품과 구분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로씨니는 알마비바백작이 로지나에게 구혼하는데 초점을 두었다.
초연: 1816년 로마 아르젠티나극장
주요배역: 피가로(이발사), 로지나(바르톨로가 후견인인 아름다운 아가씨), 알마비바 백작, 바르톨로(세빌리아의 의사), 돈 바질리오(로지나의 성악선생), 피오렐로(백작의 하인), 암브로지오(바르톨로박사의 하인), 베르타(바르톨로 집의 가정부)
음악 하이라이트: 알마비바의 세레나데, 피가로의 카바티나, 알마비바의 칸초네, 알마비바와 피가로의 듀엣, 로지나의 카바티나, 바질리오가 비방하는 아리아, 바르톨로의 아리아, 1막 피날레에서 혼란한 장면의 음악(캐논)
베스트 아리아: Una voce poco fa[조금 전에 들은 소리](S), Largo al factotum[나는 이 마을의 만능 재주꾼](Bar), A un dottor della mia sorta(T), La calunnia[비방](Bar), Ecce ridente in cielo[보라, 하늘에서 웃으리](T)
사전 지식: 가장 인기 있는 로시의 반항적 로맨틱 오페라이다. 귀족중심의 당시 사회에서 귀족을 풍자하고 골탕 먹이는 내용이기 때문에 반항적이란 설명이 붙었으며 아름다운 로지나와 백작의 로맨스를 그렸기 때문에 로맨틱 오페라라고 부른다. 중단 없는 재미, 빠르게 전개되는 스토리, 그리고 유쾌한 멜로디가 전편을 누비는 아름다운 작품. 스토리로 보면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은 이 오페라의 전편이다.
에피소드: 로씨니는 뚱뚱한 만큼 게으른 면도 있었다. 물론 한번 작곡에 몰두했다하면 속전속결로 해 치우기도 했지만 ‘세빌리아의 이발사’는 전체적인 구도를 완성해 놓고서도 서곡은 마무리하지 않고 게으름을 피웠다. 공연이 임박하자 로씨니는 자기가 전에 써 놓았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어떤 오페라의 서곡을 가져다가(실은 ‘팔미라의 아우겔리아노’라는 오페라) 이 오페라의 서곡으로 삼았다. 그것이 오늘날까지 알려진 ‘세빌리아의 이발사’ 서곡이다. ‘세빌리아의 이발사’는 로씨니의 코믹 오페라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이다. 스토리가 재미있는 것은 물론이지만 음악 자체도 위트에 넘쳐 발랄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첫 공연은 성공적이지 못했다. 라이발인 파이셀로의 지지자들이 방해를 했기 때문이었다. 주인공 로지나는 소프라노가 아니라 메조소프라노이다. 만일 로지나가 콜로라투라 소프라노라면 성악 레슨을 받는 장면에서 부르는 아리아를 모든 성악적 기량을 다하여 한껏 뽐내며 부를 것이다.
줄거리: 알마비바(Almaviva)백작이 아름답고 돈 많은 로지나(Rosina)에게 청혼하고 싶어 안달이지만 로지나의 후견인인 늙고 치사한 의사 바로톨로(Bartolo) 때문에 접근조차 하지 못한다. 더구나 백작은 만일 로지나와의 사랑이 결실을 맺게 된다면 로지나가 자기의 신분을 보고 결심하지 않기를 바란다. 백작의 소원이 이루어지도록 돕는 사람은 백작의 오랜 친구 겸 전용이발사인 피가로(Figaro)이다. 만능 재주꾼이며 수단꾼인 피가로의 아리아 ‘나는 이 도시의 만능 재주꾼’(Largo al factotum della cita)은 그가 얼마나 유쾌하고 능력있는 인물인지를 잘 표현한 곡이다. 한편 로지나의 후견인인 바르톨로는 로지나가 유산으로 받은 돈이 탐나서 노골적으로 로지나와 결혼하고 싶어 한다. 백작의 SOS를 받은 피가로는 우선 백작과 로지나가 데이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피가로는 우선 로지나를 만나 어떤 젊은 대학생이 당신을 죽어라고 사모하니 한 번 만나 보라고 권한다. 로지나는 먼발치에서 그 대학생을 보고 마음이 움직인다. 그러나 바르톨로 때문에 데이트가 수포로 돌아간다. 다음으로 피가로는 백작에게 술취한 군인으로 변장해서 로지나에게 접근토록 한다. 그러나 바르톨로 영감의 막강한 저지로 로지나의 근처에도 가지 못하고 쫓겨나고 만다.
제2막. 이번에는 백작이 로지나의 음악교사로 변장해서 접근한다. 알폰소(Alfonso)라는 이름으로 로지나를 만나기 위해 집을 방문한다. 바르톨로는 이 음악선생이라는 사람이 수상하지만 어쩔수 없이 레쓴을 받도록 한다. 바르톨로와 음악선생으로 변장한 백작의 듀엣이 기막히게 재미있다. 서로 ‘안녕하신가?’만 반복하며 서로의 의중을 떠보는 그런 듀엣이다. 그러던중 로지나는 대학생이 음악선생으로 변장한 줄 알고 반가워서 죽을 지경이다. 두 사람은 결국 야반도주하기로 결정한다. 이 음모를 바르톨로가 엿듣는다. 바르톨로는 안되겠다고 생각해서 그 날 밤으로 당장 로지나와 결혼키로 마음먹는다.
마침내 백작은 로지나에게 자기의 신분을 밝히고 함께 도망 갈 것을 요청한다. 로지나의 놀라움! 그 대학생이 백작이었다니! 로지나는 백작의 신분을 사랑한 것이 아니라 대학생을 사랑했던 것이기 때문에 백작의 테스트에 합격했던 것이다. 한편, 음흉한 바르톨로의 요청으로 결혼공증인이 도착한다. 하지만 공증인의 머리에는 백작의 총구가 겨누어져 있다. 로지나와 바르톨로의 결혼을 성사시키지 말고 백작과의 결혼을 성사시키라는 주문이었다. 한편 바르톨로는 그 음악선생과 피가로를 무단 가택 침입죄로 체포토록하기 위해 경찰서에 신고하러 갔다가 돌아오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로지나와 백작의 결혼이 끝났기 때문이다. 오페라는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린다. 바르톨로는 진짜 자기가 원했던 돈을 백작으로부터 한 보따리 하사 받는다. 그동안 로지나의 후견인으로서 수고한데 대한 보답이었다.
휘가로역의 허만 프레이(Hermann Prey)
시뇨르 브루스키노
타이틀: Il Signor Bruschino (Mr Bruschino). 단막짜리 코미디. 알리싼 드 샤즈(Alissan de Chazet)와 모리스 구리(Maurice Ourry)의 희곡 Le fis par hasard(기회를 잡은 아들), 또는 Ruse et foile(속임수와 어리석음)을 바탕으로 쥬세페 마리아 포파(Giuseppe Maria Foppa)가 대본을 썼다.
초연: 1813년 베니스 성모세극장(Teatro San Mois?)
주요배역: 소피아, 플로빌, 브루스키노, 마리안나(하녀), 가우덴치오(돈많은 영감)
베스트 아리아: Oh! donate il caro sposo(S)
사전지식: 이른바 Operatic Farse의 전형이다 (Farse에 대하여는 용어설명 편을 참고하기 바람). 로씨니의 아홉번째 작품이지만 초연으로는 두 번째이다. 베니스의 산 모이세 극장이 로씨니에게 작품을 부탁하고 제발 빨리 완성해 달라고 재촉했다. 왜냐하면 어떤 다른 극장도 동시에 로씨니에게 오페라 작곡을 의뢰했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시뇨르 브루스키노가 일찍 완성되어 공연될수 있었다. 성공이었다. 다른 극장에서 의뢰한 작품은 로시니 최초의 비극적 오페라인 탄크레디(Tancredi)였다. 시뇨르 브루스키보다 더 성공이었다. 오페라 시뇨르 브루스키노를 이 책자에 포함한 이유는 이 오페라 가 중요하고 유명해서가 아니라 19세기 초반, 화르사 페르 무지카(Farsa per musica-Opera buffo)형식에 의한 오페라가 유행했었다는 것을 회상시켜주기 위해서이다. 푸치니의 쟈니 스키키의 플롯이 연상되는 작품이다.
줄거리: 가우덴치오 스트라파푸폴레(Gaudenzio Strappapuppole)영감의 저택이다. 이름이 대단히 길어서 곤란하지만 이름이 긴 만큼 돈도 많은 부자이다. 앞으로는 줄여서 ‘영감’이라고만 부르도록 한다. 플로빌(Floville) 청년은 영감이 후견인인 아름다운 아가씨 소피아(Sofia)를 사랑하고 있다. 플로빌 청년은 과거 영감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으므로 영감의 마음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여 찾아온다. 소피아와의 결혼을 승낙받기 위해서이다. 그러나 때가 늦은 것 같았다. 하녀 마리안나(Marianna)에 따르면 영감이 소피아를 다른 사람과 결혼시키기로 했다는 것이다. 브루스키노(Bruschino)라는 사람의 아들이 신랑될 사람이라는 것이다. 다만, 어느 누구도 그 브루스키노의 아들이란 사람을 본 일이 없기 때문에 어떻게 생겼는지 모른다는 것이며 더구나 온다고 하면서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소피아를 만난 플로빌은 정열적으로 포옹 및 키스를 하며 이미 혼처가 생겼다니 이게 웬 날벼락인지 모르지만 우리의 사랑은 영원불변할 것이라며 난리도 아니게 징징거린다. 소피아는 잠깐 소피를 보고 오겠다고 자기 방으로 올라가고 마리안나는 두 연인이 징징거리는 모습을 보고 말이 안나와 자기 방으로 돌아간다.
플로빌이 아무도 없는 영감의 저택에서 혼자 있는데 마침 마을 주막집 주인인 필리베르토(Filiberto)가 무슨 편지를 가지고 온다. 문제의 브루스키노의 아들이 영감에게 보내는 것이다. 영감을 만나러 오는 도중 목이 컬컬해서 주막집에 들려 한잔 하고 간다는 것이 술맛이 너무 좋아 그만 사흘이나 술독에 빠져 있게 되었는바 술값을 갚아야 보내준다니 바라건대 4백냥만 속히 보내주면 나중에 갚아드리겠다는 내용이다. 플로빌 청년은 이 기회를 잘만 이용하면 뭔가 이뤄질것 같아 머리를 굴린다. 반짝! 플로빌은 심부름 온 주막집 주인에게 자기로 말씀드리자면 이 집 주인 영감님의 법률고문 겸 현재 주막집에 볼모로 있는 술꾼 청년의 사촌으로 브루스키노라는 어르신의 아들이라고 소개한다. 이어 플로빌은 수중에 가지고 있던 돈을 주막집 주인에게 쥐어주며 그 술꾼 청년을 며칠만 더 꼼짝 못하게 데리고 있으면 후사하겠다고 말한다. 주막집 주인은 땡전 한푼 건지지 못할줄 알았는데 반타작을 한 이외에 앞으로 더 주겠다니 기분이 좋아서 돌아간다. 플로빌은 자기가 브루스키노의 아들 역할을 하기로 했다고 하며 소피아와 하녀 마리안나를 불러 계획에 협조하여 달라고 당부한다. 드디어 연극이 시작된다. 하녀 마리안나가 브루스키노 어르신이 보낸 편지라고 하면서 가짜 편지를 영감에게 전한다. 편지에 의하면 자기 아들놈이 돈만 사정없이 낭비하는 버릇이 있고 집에 가두어 두면 돈을 보는 족족 창문 밖으로 던져 버리는 습관이 있으므로 나타나는 대로 가두어 달라는 내용이다. 영감이 하인들을 보내 어서 그 브루스키노 어르신의 아들을 붙잡아 오라고 지시한다. 얼마후 하인들이 플로빌을 잡아 온다. 물론 플로빌은 가짜행세를 (다음부터는 가짜라고만 간단히 부르고자 함) 계속하고 있다. 가짜는 영감 앞에서 지금까지의 자기 행동을 크게 뉘우친다. 영감은 그런 그에 대하여 동정심을 가진다.
느닷없이 진짜 브루스키노가 찾아온다. 자기 아들이 낭비만 하고 다니는 것을 알고 화가 나서 쫓아 온 것이다. 영감은 그런 브루스키노에게 이제 그가 참으로 후회하고 있으니 그만 진정하라고 부탁하며 자기 딸 소피아와의 결혼에는 변함이 없다고 다짐한다. 영감은 플로빌에게 모두가 부족한 아들놈을 잘 가르치지 못한 애비의 잘못이므로 용서해 달라고 한다. 플로빌이 브루스키노 앞에 나서자 브루스키노는 ‘이놈은 내 아들놈이 아니다’면서 펄펄 뛴다. 영감은 브루스키노가 ‘아직도 화가 풀리지 않아서 저러나 보다!’라고 생각한다. 영감은 브루스키노의 고집에 손발 들었다면서 딸 소피아에게 ‘네가 직접 가서 좀 달래보라’고 부탁한다. 소피아는 브루스키노를 만나 저 청년으로 말씀드리자면 자기가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는바, 아버지로서 그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하지 마시고 자기의 행복을 위해 제발 협조해 달라고 간청한다. 이같은 소피아의 간청에 고집 센 브루스키노의 마음이 움직인다. 한편, 사람들은 자기 아들도 몰라보는 브루스키노가 미친게 아니냐고 수근 거린다. 마침 주막집 주인이 남은 외상값을 받으러 온다. 브루스키노는 플로빌을 가르키며 이 청년이 누구냐고 묻는다. 주막집 주인은 당연히 ‘아, 브루스키노의 아들이지요!’라고 대답한다. 모두들 플로빌을 브루스키노의 진짜 아들로 믿는다. 얼마후 진짜 브루스키노의 아들이 주막집에서 풀려나와 영감의 저택을 찾아온다. 아들은 아버지 브루스키노 어르신을 보자 자기의 잘못을 뉘우치며 집에 돌아가 아버지를 위해 열심히 일하겠다고 약속한다. 사람들은 이제 모든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소피아의 배필로는 플로빌이 제일 적합하다고 입을 모아 칭찬한다. 브루스키노는 사람들을 불러 저 청년이 자기 아들이 분명하니 곧 결혼식을 올리도록 한다. 모두들 브루스키노의 우악한 관대함을 찬양한다.
이탈리아의 터키인
타이틀: Il Turco in Italia (The Turk in Italy). 전2막의 드라마 부포(Dramma buffo). 다른 표현으로는 앙상블 오페라라고 부른다. 휄리체 로마니(Felice Romani)가 대본을 썼다.
초연: 1814년 밀라노 스칼라극장
주요배역: 셀림(터키인, 왕자), 휘오릴라(나폴리 여인), 제로니오(휘오릴라의 남편), 나르치소(휘오릴라를 사랑하는 사람), 프로스도치모(시인), 자이다(터키 여인), 알바자르(터키인)
음악 하이라이트: 파파타치(Pappataci) 트리오, 1막 휘날에의 벨 모티프
베스트 아리아: Final! Che! che finalone!(S), Perche mai se son tradito(T)
사전지식: 로시니의 오페라중 제일 위트가 있고 사랑스러우며 가장 짜임새 있는 오페라라는 평을 받고 있는 작품이다. 터키인...은 모차르트의 Cosi fan Tutte로부터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Cosi...는 스칼라 극장에서 터키인...이 초연되기 직전에 공연되어 열광케 한 일이 있다. 사실 스토리는 별것 아니다. 약간 바람둥이인 터키의 공자(왕자와 같음)가 유럽의 문화를 알기위해 나폴리를 찾아온다. 셀림이라는 이 사나이는 휘오릴라라고 하는 변덕스러운 여인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 셀림은 나폴리에서 한때 사랑했던 집시 여자도 만난다. 아무튼 그렇고 그런 평범한 러브 스토리이다. 하지만 음악만큼은 산뜻하게 재미있다. 그런데 첫 공연을 본 관중들은 ‘알제리의 이탈리아 여인’의 제2탄을 작곡한줄 알았다. 수많은 오페라를 작곡한 로시니는 간혹 전에 작곡했던 음악 파트를 새로운 오페라에 슬쩍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터키인...은 과거의 작품에서 빌려온 멜로디가 하나도 없다. 물론 나중에 작곡한 오페라 오텔로에서 터키인...의 음악을 약간 빌려오기도 했지만 터키인...은 전혀 새로운 음악이었다. 오늘날 터키인..은 자주 공연되고 있지는 않지만 서곡만은 연주회의 인기 레퍼토리로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
줄거리: 무대는 나폴리의 휴양지에 있는 돈 제로니오(Don Geronio)의 별장이다. 시인 프로스도치모(Prosdocimo)는 새로운 시상(詩想)의 발굴을 위해 고심중이다. 시인은 우연히 자이다(Zaida)라고 하는 매력 만점의 집시 아가씨를 만난다. 자이다는 시인에게 자기의 신세 얘기를 해준다. 자이다는 원래 터키왕자 셀림(Selim)의 애인이었다. 그러나 셀림 주위에 있는 여자들이 너무 질투를 하는 바람에 아니꼽고 더러워서 터키를 뛰쳐나와 나폴리로 왔다. 자이다는 나폴리에서 제로니오라고 하는 그럴듯한 남자를 만난다. 제로니오는 물론 기혼남이다. 그런데도 자이다를 보자마자 정신을 치리지 못한다. 자이다는 나중에 제로니오가 어떻게 될지 빤히 알고 있으므로 우스워 죽겠다는 입장이다. 왜냐하면 그의 부인 휘오릴라는 동네에서 알아주는 질투심 챔피언이기 때문이다. 이런 서론적인 얘기를 들은 시인은 ‘야, 이거 재미난 소재를 찾았는데...’라는 생각을 하며 무슨 일이 터지기를 바란다. 마침 터키의 왕자 셀림이 잠시후 나폴리를 방문한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겉으로의 명분은 유럽의 관습을 찾아보자는 역사기행이다. 셀림은 돈많은 왕자이고 생기기도 워낙 괜찮게 생긴지라 벌써부터 나폴리 여자들이 잘 보이려고 난리이다. 시인은 자이다가 셀림의 여친이었으므로 잘하면 두 사람이 잘될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뜻하지 않은 사태가 발생한다. 나폴리에 온 셀림은 휘오릴라(Fiorilla)를 보자마자 정신을 못차린다. 휘오릴라는 변덕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여인이지만 미모만은 따라올 사람이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여인이다. 그런데 제로니오의 부인이다. 아무튼 휘오릴라를 본 셀림은 휘오릴라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온갖 실력을 다 발휘한다.
나르치서스(Narcissus)라는 젊은이가 있다. 휘오릴라를 보호하는 역할의 기사이지만 실은 죽어라고 좋아하는 한량이다. 셀림이 휘오릴라에게 눈독을 들이자 나르치서스는 자기가 뭐 진짜 나르시스나 된 것처럼 안달이다. 그건 그렇고 휘오릴라는 돈많은 멋쟁이 터키인 셀림과 한번 놀아 보려고 커피나 마시자고 청한다. 수많은 여인들이 셀림과 데이트하고 싶어서 안달인데 자기가 셀림과 커피 타임을 가지면 우쭐해 질수 있기 때문이다. 커피를 마시고난 셀림은 이번에는 휘오릴라에게 2차로 배를 타고 놀러가자고 한다. 실은 배를 타고 아예 터키로 돌아가려는 생각이다. 셀림은 뜻밖에 강에서 자이다를 만난다. 두 사람은 옛정을 되살리려는듯 반가움에 포옹한다. 휘오릴라의 질투심이 발효된다. 제2막. 시인 프로스도치모 주최의 가면무도회가 열린다. 전원 터키인으로 변장해야하는 파티이다. 무도회장에서 사람들은 한량인 나르시서스를 셀림이라고 생각한다. 자이다는 휘오릴라 행세를 한다. 그렇게 하여 셀림과 자이다, 휘오릴라와 나르서스가 손에 손을 잡고 좋아서 춤을 춘다. 제로니오만이 혼자이다. 그러나 시인을 별로 재미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또 다른 음모를 꾸민다. 이번에는 셀림과 자이다, 회오릴라오 제로니아가 한쌍이 되어 사랑한다고 난리이다. 정말이지 셀림은 자이다에게서 진정한 사랑을 느낀다. 나르시서스만이 혼자이다. 시인은 너무나 재미난 소재를 얻어서 기쁘기 한량없다. 가면무도회가 끝나자 셀림과 자이다는 함께 배를 타고 터키로 돌아간다. 휘오릴라는 남편 제로니오에게 ‘자기야, 나야 나!’라면서 오랜만에 애교 비슷한 것을 떤다.
렘으로의 여행
타이틀: Il Viaggio a Reims (The Travel to Reims). 단막의 오페라 부파(드라마 지오코소). 마담 드 스타엘(Madame de Sta?l)의 소설 Corinne(코린나), 또는 L'Italie(이탈리아)을 기본으로 루이지 발로키(Luigi Balocchi)가 대본을 썼다. 이 오페라는 L'albergo del giglio d'oro(황금 붓꽃 여관)이라는 타이틀로 불린다.
초연: 1825년 파리 이탈리아극장
주요배역: 코리나, 멜리베아 후작, 폴레비유 백작부인, 카인드 마다마(여관 주인), 벨피오레, 리벤스코프 백작, 트롬보노크의 시드니, 알바로, 프루덴치오, 루이지노, 체피리노, 안토니오, 델리아, 맛달레나, 모데스티나, 젤소미노 기타 다수
베스트 아리아: 어떤 아리아를 특별히 베스트 아리아라고 할수 없을 만큼 여러 아리아가 나온다.
사전지식: 이 오페라는 원래 단 1회의 공연만을 위해 작곡된 것이었다. 당시 프랑스의 샤를르10세의 대관식을 위해 작곡된 것이므로 사실 다른 경우에는 필요 없는 작품이었다. 그래서 로시니도 다시는 이 작품이 공연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결국 초연이후 150년만에 악보가 발견되어 리바이벌되었다. 한편, 로시니는 이 작품이 다시는 공연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여 대부분의 음악을 Le Comte Ory(오리 백작)에 인용하였다. 대신 ‘렘으로의 여행’에 사용한 음악을 대부분 ‘오리백작’(1828)에 사용하였다. 그리고 1848년에 쓴 ‘파리로 가려는가?’라는 가곡과 1854년에 쓴 ‘비엔나로의 여행’에도 ‘렘으로의 여행’의 아리아를 사용했다. 오늘날 ‘렘으로의 여행’은 원본이 잘 보존되어 있기 때문에 여러 곳에서 공연되고 있다. 물론 실제로 스테이지에 올리려면 어려운 점이 있기 때문에 갈라(Gala)형태로 자주 연주되고 있다.
프랑스의 국왕 샤를르10세의 대관식은 1825년 6월 1일 렘(Reims)에서 거행될 예정이었고 파리의 이탈리아 오페라극장은 이 대관식을 축하하기 위해 대관식으로부터 거의 반년 전인 1824년에 11월 공연을 위해 로시니에게 오페라를 의뢰하였다. 로시니가 32세 때였다. 로시니는 단짝이었던 루이지 발로키에게 대본을 의뢰하였다. 스토리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대관식 축하를 위해 일단의 배우들이 렘으로 가는 도중 우연한 사고로 더 이상 여행을 하지 못하고 중도의 어떤 여관에 머물게 된다. 이들은 대관식에 참석할수 없게 되자 여관에서 축하 공연을 갖는다. 각국에서 온 배우들과 성악가들은 세계평화를 위해 샤를르왕이 많은 기여를 하게 되기를 바란다는 내용이다. 오페라는 3시간이나 걸리는 대작이다. 로시니 특유의 위트에 넘친 아리아, 듀엣, 중창등이 나오며 여기에 각각 다른 사람들간의 사랑, 배신, 갈등이 표출되어 대서사시적 양상을 보여준다. 오페라에 나오는 즉흥시인은 바로 극본을 쓴 루이지 발로키 자신을 표현했다. 사실 내용치고는 별 볼일 없다.
에피소드: 세상의 모든 오페라 중에서 이 오페라만큼 지극히 어려운 작품도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 오페라를 공연하려면 적어도 15명 정도의 정상급 성악가들이 서로 다투지 않고 함께 출연하여 전체 팀과 앙상블을 이루어야 하기 때문이다.
줄거리: 황금붓꽃여관집(L'albergo del giglio d'oro) 주인 카인드 마다마(친절한 부인)는 샤를르10세의 대관식에 축하하러 가던 사람들이 우연한 사고로 여행을 계속하지 못하게 되자 모두를 자기 여관에 모두 초청하여 쉬어 가도록 한다. 파리에서 온 폴레비유(Folleville) 백작부인은 패션에 남달리 신경을 쓰는 여인으로 벨피오레(Belfiore)라는 청년을 은근히 사랑한다. 백작부인은 파리에서 트렁크들이 도착하지 않아 전전긍긍이다. 백작부인의 사촌인 돈 루이지노(Don Luigino)가 들어와 백작부인의 짐을 싣고 오던 마차도가 수렁에 빠져 짐들이 모두 부셔졌다고 전한다. 뒤이어 백작부인의 하녀가 겨우 짐하나를 챙겨서 들어선다. 이어 독일의 귀족으로 음악에 미친 트롬보노크(Trombonok)남작이 등장하며 골동품에 정신 나간 스페인의 돈 알바로(Don Alvaro)도 등장한다. 돈 알바로는 트롬보노크남작에게 아름다운 폴란드 아가씨인 멜리베아(Melibea)를 인사시킨다. 실은 멜리베아를 사랑하고 있는 사람은 돈 알바로이다. 잠시후 리벤스코프(Libenskof)백작이 도착한다. 점잖은 러시아 귀족이다. 리벤스코프는 멜리베아 아가씨를 보자 당장 좋아하게 된다. 이런 상황을 본 돈 알바로가 몹시 질투한다. 두 사람의 갈등은 마침 영국여인 코린나(Corinna)가 들어서는 바람에 중단된다. 이들 여섯 사람이 부르는 6중창이 그럴듯하다. 여기에 코린나를 사랑하는 시드니(Sydney)경이 들어선다. 시드니경은 코린나를 사랑하는 마음의 고뇌를 노래한다. 여기에 시인이 가세한다.
좋지 않은 소식을 전해진다. 말들을 구할수 없어서 렘으로 가는 것은 포기해야 한다는 얘기이다. 모두들 대합창으로 난처한 상황을 노래한다 (Ah, To such unexpected blow). 여관집 주인 카인드 마다마가 렘으로 가는 대신 파리로 가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내세우며 이들을 위로한다. 파리에서 대관식을 축하하기 위한 공연이 있으므로 여기에 참석하면 된다는 얘기이다. 모두들 다음날 떠나기로 결정한다. 저녁에 대연회가 펼쳐진다. 독일에서온 트롬보노크남작이 왕과 왕족을 위한 축배를 제안하며 부드러운 노래를 부른다. 시인은 프랑스의 미래와 샤를르왕을 위한 시를 읊는다. 영국에서온 코린나도 샤를르 왕을 신격화시킨 노래를 부른다. 이상이 이 오페라의 줄거리이다.
(후기) 파리의 이탈리아 극장은 원래 이 오페라를 대관식 전해의 11월에 공연할 계획이었으나 한꺼번에 여러명의 최정상급 성악가들을 모으기 어려워 다음해인 1825년 6월 19일 초연되었다. 대관식은 6월 1일 이었으므로 대관식이 치루어진지 18일 후에 공연된 것이다. 샤를를 왕과 왕족들이 대거 참석한 대성황의 공연이었다. 공연에 대하여 매우 흡족한 샤를르 왕은 며칠후에 두번더 공연토록 허락하였고 한달후에 다시 한번더 공연을 허락하였다. 이후 로시니는 이 작품의 공연을 더 이상 승낙하지 않았다. 내용이 일반적이지 않기 때문이었다. 이 오페라에서 로시니의 재능이 가장 뛰어난 대목은 마지막 장면으로 14 중창이 나오는 것이다. 또 한가지 특기할 사항은 오페라 중에 7개국의 국가가 나온다는 것이다. 하이든의 현악4중주곡 주제에 의한 유명한 독일 국가는 폴란드 아가씨 벨리베아에게 축배를 들때 나온다. 스페인, 러시아, 이탈리아, 폴란드 국가가 나오며 God Save the King이라는 영국 국가는 시드니경이 부른다. 프랑스 국가의 일부분은 영국에서 온 코린나가 부른다.
체네렌톨라 (신데렐라)
타이틀: La Cenerentola (Cinderella). 2막의 드라마 지오코소(Dramma giocoso). 이탈리아어 대본은 샤를르 페로(Charles Perrault)의 신데렐라 동화에 기본을 두어 야코포 훼레티(Jacopo Ferreti)가 썼다.
초연: 1817년 로마 발레(Valle)극장
주요배역: 안젤리나(체네렌톨라), 돈 마그니피코(안젤리나의 아버지, 몬테 피아스코네의 남작), 클로린다(돈 마그니피코의 큰딸), 티스베(돈 마그니피코의 둘째딸), 돈 라미로(살레르모의 왕자), 알리도로(왕자의 가정교사, 철학자), 단디니(왕자의 시종)
베스트 아리아: Come un ape...Ma al finir(S), Nacqui all'affanno, al pianto[걱정하고 불평하기 위해 태어났네](MS)
사전지식: 로시니가 3주만에 완성했다고 하는 이 멋지고 위트에 넘친 오페라에는 유리 구두, 호박으로 만든 마차, 못된 계모, 마음씨 좋은 요술 할머니 등등은 나오지 않는다. 그건 디즈니 만화이다. 이 오페라는 원작에 매우 충실했다. 다 아는 대로 체네렌톨라I(신데렐라)는 화로 앞에서 너무 일만 했기 때문에 재가 묻어있는 아가씨라는 의미이다. 이 오페라의 특징은 주인공 체네렌톨라의 배역을 콘트랄토(또는 메조소프라노)가 맡도록 한 것이다. 모나코의 그레이스 켈리 왕비, 영국의 다이아나 왕세자비, 일본의 마사꼬 왕세자비를 사람들은 신데렐라라고 부른다. 심하게 말해서 재를 뒤집어 쓴 여인들이다.
줄거리: 체네렌톨라(신델렐라)는 못된 이복 언니들이 서로 잘났다고 다투는 중에도 묵묵히 벽난로에 불을 지피며 하녀처럼 집안 일만 하고 있다. 벽난로에서 흩어져 나온 재가 체네렌톨라의 옷을 먼지더미 회색으로 물들이고 있다. 그러한 때에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살레르모 돈 라미로(Don Ramiro)왕자의 가정교사 겸 철학자인 알리도로(Alidoro)는 일부러 거지 복장을 하고 돈 마그니피코(Don Magnifico)의 저택을 찾아와 동냥을 청한다. 다른 모든 사람들이 거지 알리도로를 거들떠 보지도 않았지만 체네렌톨라는 그를 상냥하게 대접한다. 왕궁에 돌아온 알리도로는 돈 라미로 왕자에게 체네렌톨라야 말로 왕자님의 배필로 최고라고 추천한다. 왕자는 궁전에서 무도회를 열도록 하고 많은 귀족 아가씨들을 초대한다. 왕자는 부모님의 성화에 못이겨 무도회를 통하여 신부감을 찾기로 한것이다. 못생긴 신데렐라의 의붓 언니들과 주책없는 아버지 돈 마그니피코는 궁전 무도회에 가기 위해 정신이 없다. 하지만 신데렐라는 집안에서 할 일이 많아 갈수 없다. 게다가 어느 누구도 무도회에 가자고 권하지 않는다. 한편 왕자는 가정교사인 알리도로가 신데렐라라는 아가씨(실제 이름은 안젤리나)가 그렇게도 마음에 든다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자 한번 슬쩍 만나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그래서 시종 단디니와 단 둘이서 마을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다만, 왕자는 자기의 신분을 들어 내놓고 싶지 않아서 시종 단디니(Dandini)와 서로 옷을 바꿔 입는다. 왕자라는 신분을 들어 내 놓지 않고 다니면 가장 훌륭한 신부 후보자를 찾을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인으로 변장한 왕자와 신데렐라는 첫눈에 서로를 좋아하게 되어 사랑의 2중창을 부른다. 왕궁의 철학자인 알리도로(Alidoro)가 왕자에게 신데렐라가 그렇게 좋으면 왕궁으로 몰래 들어오도록 하여 무도회에 참가토록 하고 그 자리에서 신부로 선택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제안한다. 물론 남루한 차림이 아니라 화려한 공주의 복장을 하면 된다는 것이다. 알리도로의 임무는 사람들에게 사실을 잘 알리도록 하는 것인가? 무도회가 열리고 있다. 시종 단디니는 아직도 왕자 행세를, 진짜 왕자는 시종 행세를 하고 있다. 신데렐라는 철학자 알리도로의 도움으로 왕궁에 들어와 무도회에 참석할수 있었다. 가짜 왕자가 신데렐라에게 춤을 추자고 청한다. 신데렐라는 자기는 왕자님의 시종과 사랑하는 사이라고 하면서 거절한다. 이제 시종으로 변장한 진짜 왕자가 신데렐라에게 춤을 추자고 청한다. 그러나 신데렐라는 왕궁의 무도회에 참석한 것만해도 대단한 행운인데 또 다시 자기에게 늠름하고 멋진 청년(비록 왕자의 시종이지만)과 사랑하게 되는 등 갑자기 한꺼번에 많은 행복이 찾아오는 것 같아 마음이 불안하다. 신데렐라는 시종의 마음을 다시 확인하기 위해서 시종에게 팔찌를 주면서 자기를 다시 찾아오라고 말한 후 사라진다. 만일 진정으로 자기를 사랑한다면 다시 찾아 올 것으로 믿었기 때문이다.
동화에서처럼 모두 해피엔딩이다. 왕자가 왕자의 신분으로서 신데렐라를 찾아간다. 그리고 자기야 말로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하면서 팔찌를 보여준다. 두 사람은 결혼 서약을 하러 성당의 제단으로 향한다. 사람들은 이제야 행운의 수레바퀴가 멈출 곳에서 멈추었다고 하며 환호한다. 신데렐라는 대단히 멋진 아리아를 부르고 난후 자기에게 못 되게 굴었던 가족들을 모두 용서한다.
가제타
타이틀: La Gazzetta (The Gazette, The Newspaper, 신문). 전2막. 로시니가 작곡하고 쥬세페 팔롬바가 대본을 쓴 드라마 지오코소(Drama giocoso: 코믹 드라마) 스타일의 오페라. 원작은 골도니(Goldoni)의 Il matrimonio per concorso(경쟁 결혼)이다. 로시니와 팔롬바는 원작을 약간 개작하여 유머와 위트가 가득한 대단히 멋진 오페라를 창조해냈다.
초연: 1816년 9월 26일 나폴리의 테아트로 델 피오렌티니(Teatro del Fiorentini)극장
주요배역: 돈 폼포니오, 리세타(폼포니오의 딸), 필리포(호텔 주인), 도라리체(안셀모의 딸), 알베르토(리세타를 사랑하는 청년)
사전지식: 두명의 아버지가 자기 딸들을 결혼시키기 위해 별별 코믹한 활동을 다 하는 유쾌한 내용. 그중 한 아버지는 딸의 신랑감을 찾기 위해 신문광고까지 내지만 그 딸은 이미 그들이 묵고있는 여관집 주인 청년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이 기둥 줄거리이다.
에피소드: 주인공 돈 폼포니오에게 코믹한 연기와 아리아를 안겨준 것은 뛰어난 발상이다. 상이다. 이 오페라에 나오는 아리아, 듀엣 등은 과거 다른 오페라에 나왔던 것을 인용한 것도 있지만 전혀 새로운 곡도 많이 포함되어있어서 듣는 사람들을 즐겁게 해준다.
줄거리: 무대는 파리에 있는 어떤 호텔이다. 오페라에 나오는 주인공들은 모두 이 호텔에 숙박하고 있다. 그중 한 사람은 돈 폼포니오(Don Pomponio)이다. 예쁜 딸 리세타(Lisetta)에게 어울리는 멋진 신랑감을 찾기 위해서 파리에 왔다. 폼포니오는 신랑감을 찾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시민가제트(신문)에 광고를 내기로 한다. 광고가 나가자마자 응모가 쇄도한다. 그런데 리세타는 젊은 호텔 주인인 필리포(Filippo)와 사랑에 빠진다. 이때 알베르토(Alberto)가 나타나 리세타에게 열렬히 구혼한다. 알베르토는 아내감을 찾기 위해 속절없이 세계를 돌아 다니는 젊은이이다. 여기에 또 다른 아버지-딸 콤비가 호텔을 찾아온다. 안셀모(Anselmo)와 딸 도라리체(Doralice) 커플이다. 이들도 역시 참한 신랑감을 찾아 파리에 왔으며 같은 호텔에 머물게 된것이다. 이 사람들 역시 폼포니오의 자문을 받아 신문에 신랑 찾는 광고를 낸다. 그로부터 웃지못할 사건들이 속속 터진다. 한쪽 커플이 외출하면 다른 한쪽 커플이 들어오고....신랑 응모자들은 리세타와 도라리체인지 구별하지 못하고 그저 이들 아가씨의 사랑을 얻기 위해 별별 수단과 방법을 다 동원하지만 일은 뜻대로 진행되지 않는다. 어느날 저녁, 폼포니오가 가장무도회를 주최한다. 서로 누가 누군지 몰라서 난장판이 되었음은 물론이다. 포복절도한 스토리는 생략하고 결론을 말하자면 리세타는 현실주의 호텔주인 필리포와 결혼하며 도라리체는 이상주의 방랑 청년 알베르토와 결혼한다. 아가씨들의 아버지들은 공연히 신문 광고 값만 썼다고 후회한다.
오리백작
타이틀: Le comte Ory (Count Ory). 전 2막의 코미디. 대본은 원작을 쓴 유제느 스크리브(Eugene Scribe)와 샤를르-가스파르(Charles Gaspard)가 썼다.
초연: 1828년 파리 오페라극장
주요배역: 오리백작(바람둥이 귀족), 아델레(백작부인), 이솔리에(오리백작의 시종), 랭보(아델레에 충성하는 기사), 라공드(아델레의 시녀)
베스트 아리아: A la faveur de cette nuit obscure[검은기사에게 감사를](Trio)
사전지식: 로시니의 위트는 이 오페라를 통해 다시한번 찬란하게 빛을 발했다. 이 오페라는 전형적인 파리의 극장에 적합한 작품이었다. 파리의 무대를 위해 완벽한 형식을 보여준 작품이었다. 이탈리아 페사로 출신의 로시니가 파리에 와서 활동하면서 내놓은 세 번째 작품이다. 그 전에 파리에서 쓴 작품은 ‘코린토의 승리’(Si?ge de Corinthe)와 ‘모세와 바로’(Moise et Pharaon)이다. 로시니의 파리 활동은 대성공이었다. 오페라를 내놓을 때마다 박수를 받았다. 오늘날 로시니의 파리 작품 중에서 프랑스 국왕 샤를르 10세의 대관식을 축하하기 위한 ‘렘으로의 여행’(In viaggio a Reims: The Travel to Reims)은 잊혀 졌으나 나머지는 아직까지 많은 환영을 받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렘으로의 여행’은 대단한 작품이었다. 그런데도 이 오페라가 오늘날 거의 공연되지 않고 있는 이유는 우선 출연진의 구성에 있다. 최소한 15명의 세계 정상급 성악가가 동시 출연해야만 한다. 한꺼번에 그만한 오페라 성악가들을 동원한다는 것은 절대로 쉬운 일이 아니다. ‘렘으로의 여행’의 특징은 출연진들의 아리아, 듀엣 등으로 계속 이어지는 것이다. 오페라이면서도 여러 성악가에 의한 ‘오페라 아리아의 밤’ 과 같다. 또 다른 이유는 스토리가 빈약하다는 것이다. 원래 국왕의 대관식을 축하하기 위해 작곡한 것이므로 스토리가 복잡하다거나 심각할 필요가 없었다. 다시 ‘렘으로의 여행’ 얘기를 좀 더 하면, 애초에 로시니는 이 오페라를 샤를르국왕의 대관식에 즈음한 일회성 공연 목적으로 작곡한 것이어서 재공연은 생각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아리아 등이 너무 아까워서 다음 작품에 활용키로 했다. 가장 많이 활용한 오페라가 ‘오리백작’이다. ‘오리백작’이라고 하여 집에서 기르는 오리를 생각하면 곤란하다. 주인공 백작의 이름이 오리(Ory)일 뿐이다.
줄거리: 제1막. 13세기, 프랑스 뚜렝지방의 포무티에(Formoutiers)백작은 누이동생 아델레(Adele) 백작부인을 뒤로하고 병사들과 함께 십자군 전쟁에 출전한지 오래이다. 전국에 있는 행세깨나 하는 기사와 귀족들이 아델레에게 구혼하기 위해 빈번하게 찾아온다. 실은 아델레보다는 지참금에 다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다. 바람둥이 젊은 백작 오리(Ory)는 이 기회를 놓칠수가 없었다. 더구나 평소 마음에 두고 있던 아델레가 아니던가? 오리백작은 아델레에게 접근하기 위해 여러가지 방법을 모색하다가 아델레의 신앙심이 남다르다는 사실을 알고 순례하는 수녀로 가장하여 접근키로한다. 오리 백작은 하인들도 수녀로 변장시켜 드디어 백작성의 성문을 두드린다. 아델레를 보호하는 임무를 지닌 기사 랭보(Raimbeau)는 순례하는 수녀들을 친절하게 성안으로 초대한다. 가짜 수녀들은 아델레의 시녀인 라공드(Ragonde)로부터 식사 대접을 잘 받는다.
라공드가 아델레의 유일한 말동무라는 사실을 안 오리 백작은 어떤 때는 성모 마리아를, 또 어떤 때는 지옥의 불길을 내세우며 라공드를 신앙심으로 위협한 끝에 마침내 자기편으로 끌어들인다. 라공드는 마치 모차르트의 ‘여자는 다 그래’에서 데스피나와 비슷한 인물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결국 라공드의 주선으로 오리 백작과 아델레와의 만남이 주선된다. 한편 오리 백작의 젊은 시종인 이솔리에(Isolier)도 전에부터 아델레를 대단히 숭모하고 있는 입장이다. 이솔리에는 주인인 오리백작이 설마 아델레를 마음에 두고 있다는 것을 믿으려 하지 않고 있다. 이솔리에는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에서 케루비노와 같다. 역시 기사 랭보의 초청으로 성안에 들어온 이솔리에는 백작부인의 방에서 수녀로 변장한 주인나리 오리 백작을 보자 오리백작의 속셈을 파악하고 ‘아니, 주인어른님!’이라고 소리친다. 이 소리에 오리백작의 신분이 들통 난다. 오리백작은 이솔리에에게 옐로우 카드를 보이면서 한번 더 소리치면 레드카드를 선사하겠다고 경고한다. 저녁쯤 되어서 이윽고 아델레가 순례하는 수녀들을 영접하러 나타난다. 아델레는 오리백작보다는 소녀처럼 예쁘게 생긴 이솔리에에게 마음이 끌려 얘기나 나누자면서 자기 방으로 오라고 말한다. 오리백작은 마음이 쓰려서 죽을 지경이다. 아델레와 이솔리에가 사랑을 속삭이는 모습이 참으로 귀엽다. 다음날 아침, 포르무티에백작이 십자군 전쟁에서 돌아온다는 전갈이 도착한다.
제2막. 성으로 돌아온 기사들은 십자군 전쟁에서 보여준 포르무티에백작의 무용담을 얘기하기에 정신이 없다. 날씨가 변하여 폭풍이 몰아친다. 그 와중에 몇 명의 수녀들이 성으로 찾아와 잠시 쉬어가게 해달라고 청한다. 오리백작의 하인들이다. 이들은 어제 자기들을 인솔한 수녀 대장(오리백작)이 자기들을 버려두고 어디로 가버렸다고 비난을 퍼부으면서 성모께서 그런 못된 수녀는 벌주실 것이라고 하며 난리도 아니다. 포르무티에백작은 모든 수녀들에게 친절하게 대하여 준다. 이솔리에는 그런 수녀들 틈에 어느틈에 오리백작이 끼어 있는 것을 보고 놀란다. 이솔리에가 오리백작의 정체를 다시한번 밝히자 오리백작은 쥐구멍을 찾기에 바쁘다. 포르무티에백작은 아델레가 이솔리에를 사랑하고 있는 것을 알고 두 사람의 결혼을 승낙한다. 물론 이솔리에는 지체 높은 집안의 귀족 자제인 것으로 밝혀진다.
알제리의 이탈리아 여인
타이틀: L'Italiana in Algeri (The Italian Girl in Algiers). 전2막의 코믹 오페라. 대본은 안젤로 아넬리(Angelo Anelli)가 썼다.
주요배역: 이사벨라(이탈리아 여인), 무스타파(알제리의 총독), 엘비라(무스타파의 부인), 린도로(이사벨라를 사랑하는 이탈리아 청년, 무스타파의 노예), 타데오(이사벨라를 쫓아다니는 영감), 출마(무스타파의 신하), 할리(알제리아 해적 선장)
베스트 아리아: Languir per una bella[아름다운 여인을 위한 번뇌](T), Cruda sorte(MS), Viva il grande Kaimakan[위대한 카이마칸 만세](Bar), Ho un gran peso[나는 너무나 무겁다](Bar), Pensa all patria[그대의 조국을 생각하라](S)
사전지식: 국제 오페라무대에서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이 오페라는 대단히 활기찬 서곡으로 시작하여 아름다운 아리아가 전편을 감돈다. 이사벨라의 콜로라투라 아리아는 일품이다. 하지만 감동을 주거나 새로운 사상을 심어주는 작품은 아니며 다만 재미있게 즐기라고 만든 오페라. 인생이란 어차피 너무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감상하면 제격.
줄거리: 제1막. 알제리아(알제리)는 오스만 터키 제국의 관할아래 있는 영토이다. 왕인 술탄이 임명한 현지인 통치자를 베이(Bey)라고 한다. 무대는 베이인 무스타파(Mustafa)의 궁전이다. 무스타파는 부인 엘비라(Elvira)에게 더 이상 흥미가 없다. 아름답고 정숙하지만 더 이상 엘비라를 사랑하지 않는다. 그저 궁전에서 내보고 싶어 안달이다. 무스타파는 좋게 말하여 새롭고 신선한 것을 추구하는 사람이며 나쁘게 말하여 조강지처를 버리고 젊은 여인을 찾는 호색한이다. 엘비라는 분통이 터지지만 어쩔수 없다. 알제리에서는 여인이 고통을 감수하며 태어난다는 속담 때문이다. 무스타파는 어디서 들었는지 이탈리아 여인이 예쁘기도 하거니와 재미도 있고 남자를 위해 아주 서비스가 좋다고 알고 있다. 그래서 해적 출신 신하인 할리(Haly 또는 Ali )에게 어디든지 가서 반반하게 생긴 이탈리아 여자 하나를 구해 오라고 명령한다. 무스타파에게는 린도로(Lindoro)라는 이탈리아 청년 노예가 있다. 어떤 연유로 해서 알제리의 총독집에 잡혀와 있는지는 잘 모른다. 하지만 워낙 영특하고 생기기도 잘 생겨서 총독에게 신임을 받고 있다. 린도로는 실은 이탈리아에 있을 때 이사벨라(Isabella)라고 하는 아가씨와 사랑하는 사이였다. 하지만 지금은 알제리에서 시종 노릇이나 하고 있으며 그것도 언제 풀려날지 모르는 신세이므로 이젠 아예 이사벨라를 잊고 살기로 한 입장이다. 그런 린도로에게 무스타파가 아주 이상적인 부인감을 찾아 놓았으니 잔말 말고 결혼 준비나 하라고 말한다. 린도로로서는 ‘황당무지로소이다!’였다. 후보자는 무스타파의 관할하에 있는 엘비라였다.
장면은 바뀌어 왕궁에서 멀지 않은 어느 해안. 이탈리아 배 한척이 풍랑에 밀려 도착한다. 배에는 예쁜 이사벨라, 그를 죽어라고 좋아하며 쫓아다니는 나이 지긋한 타데오(Taddeo)도 타고 있었다. 타데오는 애인 린도로를 찾아야 한다는 이사벨라의 성화에 못이겨 알제리로 오다가 풍랑을 만나 무스타파가 살고 있는 해변에 도착하게 된것이다. 무스타파의 하인인 할리는 예쁜 이탈리아 여인 이사벨라를 보자마자 불문곡직하고 잡아다가 무스타파에게 바치기로 했다. 함께 잡힌 타데오는 조금이라도 궁지를 모면해 보려고 자기로 말하자면 이사벨라의 삼촌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타데오도 인간인지라 이 알제리 해적놈들이 이사벨라를 하렘에 집어넣고 왕인지 총독인지의 노리개로 만들면 어떻게 하나라면서 걱정이 태산 같다. 이사벨라는 ‘내가 누구인데!’라면서 걱정일랑 붙들어 매어 놓으라고 말하며 오히려 타데오를위로한다. 한편 무스타파는 린도로를 은근히 불러서 ‘자네에게 엘비라라는 여인을 줄테니 멀리 가서 같이 살겠다고 하면 자유를 주고 돈도 주겠다.’고 말한다. 린도로는 우선 도망갈 심산에 그렇게 하겠다고 승낙한다. 무스타파는 난파선 승객중에 예쁜 이탈리아 여인이 있어서 잡아 왔다는 보고를 받고 ‘이게 웬 떡이냐! 알라신이 내 소망을 들어 주셨구나!’라면서 즐거워한다. 이사벨라가 무스타파 앞에 끌려온다. 무스타파는 단번에 이사벨라에게 반한다. 이사벨라는 이 궁성에서 빠져나가려면 무스타파의 비위를 건드리지 않는 것이 상책이라고 생각한다. 그럴 즈음, 마침 린도로와 엘비라가 들어와서 이제 두 사람은 저 멀리 떠나려고 한다며 작별을 고한다. 이사벨라와 린도로는 단번에 서로를 알아보지만 자칫하면 각자의 계획에 차질이 있을것 같아 내색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린도로와 엘비라의 사정을 안 이사벨라는 린도로를 자기 시종으로 삼게 해 줄것과 엘비라라는 여자는 아가씨가 아니라 결혼한 부인이므로 원래 남편에게 돌려 줄것을 강력히 요청하고 그렇지 않으면 무스타파를 인간으로 여기지 않겠다고 주장한다. 이사벨라에게 정신을 뺏긴 무스타파는 앞뒤 생각없이 그저 하자는 대로 하겠다고 약속한다.
제2막. 궁성 사람들은 아무도 말릴수 없었던 무스타파가 이사벨라의 노예처럼 순순한 사람으로 변한데 대하여 놀란다. 하지만 이사벨라와 린도로는 밤중에 몰래 도망칠 계획을 세운다. 이사벨라는 도망가기 전에 엘비라와 무스타파가 다시 결합할수 있도록 궁리를 세운다. 어느날 무스타파가 하렘의 이사벨라를 만나러 온다. 여종들이 이사벨라에게 화려한 터키 의상을 입힌다. 이사벨라는 엘비라를 옆방에 몰래 숨어 있도록 한 후 자기를 대신하여 무스타파를 만나도록 꾸민다. 그러나 무엇도 꿈틀거리는 재주는 있다는 식으로 무스타파는 자기가 이사벨라에게 농락당했다는 것을 알고 화를 내며 복수를 다짐한다. 한편 타데오는 이사벨라가 린도로에게 관심이 없는 것처럼 생각하며 이사벨라가 자기를 진짜 사랑하고 있는줄 믿는다. 타데오는 무스타파의 환심을 사기 위해서 자기는 이탈리아의 왕족이라고 내세우고 이탈리아 왕의 이름으로 무스타파에세 파파타치(Pappatachi)의 작위를 내리니 받으라고 한다. 파파타치는 다른 사람으로부터 무슨 선물을 받았어도 안 받은 척 하는 사람을 뜻한다. 무스타파는 작위를 준다는 바람에 대단히 기뻐하며 파파타치의 의무가 무엇인지 궁금해 한다. 타데오와 린도로는 무스타파에게 그저 가만히 앉아서 먹고 마시고 잠만 자면 그것으로 의무를 다하는 것이라고 설명해 준다. 이사벨라는 궁성에 있는 이탈리아 노예들을 다 불러다 놓고 애국심에 호소하여 자기들과 함께 도주하자고 권면한다. 모두들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한다. 잠시후 무스타파의 파파타치 임명 축하연이 벌어진다. 이사벨라는 파파타치의 의무를 테스트한다고 하면서 린도로와 함께 무스타파 앞에서 서로 사랑하느니 하면서 애정을 표현한다. 하지만 무스타파의 임무는 그저 먹고 마시는 것이므로 자기가 좋아하는 이사벨라가 다른 남자와 해해거리는 모습을 보고서도 아무소리를 하지 못하고 그저 먹고 마시는 일만 한다. 이 틈을 타서 이사벨라와 린도로, 그리고 궁성에 잡혀와 있는 이탈리아 노예들이 배를 타고 도망가려 한다. 타데오는 자기가 이사벨라의 계략에 속은줄 알지만 궁성에 남아 있다가는 목이 달아날지도 모르므로 어쩔수 없이 모두와 함께 이탈리아행 배를 탄다. 무스타파는 결국 자기가 이사벨라를 감당할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구관이 명관이라는 생각에 엘비라와 화해한다.
마오메토2세 (마오메토 세군도)
타이틀: Maometto II (Mehmed II: Maometto Segundo: Mohamed the Second). 바이론경의 The Siege of Corinth(고린트 공격)에 영향을 받은 안나 에리초(Anna Erizo)의 산문극복을 세자레 델라 발레(Sesare della Valle)가 오페라 대본으로 썼다.
초연: 1820년 나폴리 산카를로극장
주요배역: 마오메토2세(터키의 왕), 파올로 에리쏘(네그로폰테의 지사), 안나(파올로 에리쏘의 딸), 칼보(장군), 콘둘미에로(장군)
배스트 아리아: Ohime! qual fumine[아, 이 어찌된 천둥번개인가](트리오), Ah! che invan qual questo coglio[아, 이 눈에는 모두 허사로 보인다](S), Giusto Cielo, in tal periglio[하늘, 그같은 위험](S), Non temer: d'un basso affetto[두려워하지 마라]
사전지식: 로시니는 마오메토2세를 Le siege de Corinthe(코린트 공격)이라는 타이틀의 오페라로 개작하였다. ‘코린트 공격’에서는 네그로폰테의 무대를 그리스로 옮겼다. 그리스독립전쟁 당시의 환경을 반영한 것이다. 마오메토2세가 나폴리에서 공연될 때에는 터키군이 베니스를 침공하여 함락시키는 내용으로 되어있다. 그러나 이 오페라가 베니스에서 공연될 때에는 로시니가 베니스군사들이 터키군을 몰아내고 승리하는 내용으로 바꾸어 해피엔딩을 보여주었다. 못 말리는 로시니!
줄거리: 1476년, 베니스공국의 식민지 네그로폰테(Negroponte)가 터키의 침공으로 함락된 역사적 사건이 일어난 해이다. 베니스공국의 지사인 파올로 에리쏘(Paolo Erisso)는 아름다운 딸 안나(Anna)가 베니스군의 칼보(Calbo)장군과 결혼하기를 바란다. 칼보장군은 터키의 침공에 대비하여 베니스공국을 지킬 사람이다. 그러나 안나는 코린트에서 만난 우베르토(Uberto)라는 늠름한 사람을 사랑한다. 나중에 우베르토는 터키의 마오메토2세 왕이라는 것이 밝혀진다. 안나는 의무와 사랑사이에서 갈등한다. 터키는 베니스공국의 적이기 때문이다. 결국 안나는 의무를 위해 칼보장군과 결혼한다. 곧이어 터키가 네그로폰테를 노도와 같이 침공하여 함락시키자 안나는 스스로 목숨을 끊어 의무를 다한다.
이집트의 모세
타이틀: Mos? in Egitto (Moses in Egypt). 또다른 타이틀로는 Mo?se et Pharaon이라고 한다. 3막의 종교적 비극. 1818년 완성하였으나 이듬해에 수정하여 다시 완성했다. 구약성경 창세기의 이야기와 프란체스코 린기에리(Francesco Ringhieri)의 희곡 L'Osiride(오시리스)을 바탕으로 안드레아 레온 토톨라(Andrea Leone Tottola)가 대본을 썼다.
초연: 1818년 나폴리의 산카를로극장
주요배역: 모세, 엘치아(아나이스), 아말테아(이집트의 여왕), 아메노시(미리암, 모세의 누이), 아론느(아론, 모세의 형), 오시리드(아메노피스, 파라오의 아들), 파라오느(파라오)
음악 하이라이트: 모세의 기도 장면 음악
베스트 아리아: Dal tuo stellato soglio[당신의 수많은 별과 같은 권좌로부터](B), Eterno! immenso! imcomprensibil Dio![영원하도다! 광대무변하도다. 불가해한 여호와의 뜻](B)
사전지식: 홍해를 앞둔 모세의 기도인 Dal tuo stellato soglio는 나폴리 산카를로극장을 위해 다시 쓴 부분이다. 훌륭한 곡이므로 별도로 콘서트의 프로그램을 장식하기도 한다. 프랑스 버전에는 모세가 ‘영원하도다, 광대무변하도다, 불가해한 여호와의 뜻’이라는 아리아가 마지막 부분, 어둠의 역병을 종료할 때에 부르는 것으로 되어있으나 이탈리아 버전에는 이 아리아로서 오페라를 오픈하는 것으로 되어있다.
줄거리: 이집트는 어둠의 재앙으로부터 고통 받고 있다. 파라오(바로)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자유롭게 해 준다는 약속을 한다. 그러나 파라오(파라오느)의 아들 아메노피스(Amenophis, Osiride)가 이스라엘 백성들의 출애급을 막으려한다. 왜냐하면 이스라엘 족속의 아나이스(Ana?s, Elcia)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파라오가 약속을 어기려하자 모세는 우박과 불의 재앙을 내리도록 한다. 파라오는 아들 아메노피스를 아르메니안공주와 결혼시키려고 한다. 그러나 아네모피스는 아나이스와 함께 도망갈 계획을 세운다. 이에 모세는 여호와의 뜻에 따라 장자의 죽음이라는 재앙을 내린다. 파라오는 왕위에서 물러나 아들 아메노피스에게 왕위를 전하고 모세를 처형하라고 말한다. 아메노피스가 모세를 죽이려하자 모세는 아메노피스를 내리쳐 죽도록 한다. 아나이스는 낙담한다. 이스라엘 백성들을 이끌고 나선 모세는 홍해를 갈라 이스라엘 백성들이 안전하게 건너도록 한다. 이스라엘 백성들을 추격하던 파라오의 군대는 모두 홍해에 빠져 죽임을 당한다.
세미라미데
타이틀: Semiramide (Semiramis). 2막의 비극. 볼테르 원작의 Semiramis(세미라미스)를 바탕으로 게타노 로씨(Gaetano Rossi)가 대본을 썼다.
초연: 1823년 베니스 훼니체극장. 파리 초연은 약 40년후인 1860년이었다.
주요 배역: 세미라미데(바빌론 여왕, 니노왕의 미망인), 아르사체(아르사체, 아씨리아군 사령관), 아쑤르(바알의 후손 왕자), 아제마(바알의 후손 공주), 이드레노(인도의 왕), 오로에(마기의 대제사장)
베스트 아리아: Serbami Ognor Si Fido(S+MS), Ah, quel giorno ognor rammento[아, 언제나 그날을 기억하리](C), Bel raggio lusinghier[희망의 아름다운 한줄기 빛](C)
사전지식: 세미라미데는 로시니가 이탈리아를 위해 작곡한 마지막 오페라로서 당대의 소프라노인 자기의 부인 이사벨라 콜브란(Isabella Colbran)을 타이틀 롤로 삼아 작곡한 것이다. 이 오페라는 주역 소프라노와 콘트랄토의 재능이 탁월해야 한다. 아쑤르군 사령관인 아르사체는 남성이지만 여성 콘트랄토가 맡도록 되어있다.
줄거리: 바빌론제국의 왕비 세미라미데(Semiramide)는 남편 미누스(Minus, 어떤 버전에는 Nino)왕을 살해하고 제국의 권세를 휘어잡는다. 이 일에는 야심 있는 왕족중의 한 사람인 아쑤르(Assur)의 도움이 컸다. 아름다운 세미라미데를 사랑하고 있는 아쑤르는 이 기회에 왕관을 쓰고 제왕이 되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세미라미데의 생각은 다르다. 용맹한 귀족청년 장군인 아르사체(Arsace, Arsaces, 아씨리아군 사령관)와 결혼하여 그에게 왕좌를 넘겨줄 생각이다. 아르사체는 왕족이 아니다. 그러나 최근 적국과의 전쟁에서 혁혁한 전과를 올렸기 때문에 백성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아르사체가 스키타이 사람이라는 소문이 있다. 순수 바빌론 사람은 아닌 것이다. 야심 많은 아쑤르는 여차하면 이 점을 내걸고 아르사체가 바빌론의 왕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할 셈이다. 그런데 실은 아르사체로 말하자면 세미라미데 여왕의 아들이다. 세미라미데가 옛날 바빌론의 어떤 왕족과 간통하여 낳은 아들이다. 세미라미데와 아르사체는 어릴때 헤어졌다. 때문에 현재는 서로 누군지 모른다. 아무튼 세미라미데는 아르사체에게 사랑을 고백하고 제국을 함께 통치하자고 제안한다. 그러나 아르사체는 ‘마마, 통촉하여 주시옵소서!’라고 말하며 한마디로 거절한다. 아르사체가 사랑하는 여인은 따로 있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아제마(Azema)공주이다. 아르사체는 아제마공주에게 청혼할 기회만 보고 있는 처지이다. 문제는 아르사체에 대한 세미라미데의 사랑이 더욱 강력하고 집요하다는데 있다.
백성들이 바빌론의 대사원에 모여 세미라미데여왕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자리에서 세미라미데는 아르사체가 자기를 도와 섭정왕이 된다고 발표한다. 이 놀라운 선언에 미누스 왕의 살해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야심찬 아쑤르가 가만히 있을리 없다. 아쑤르는 라이벌인 아르사체를 살해하기로 결심한다. 백성들은 백성들대로 왕족이 아닌 평범한 귀족으로 신분도 분명치 않은 아르사체를 섭정왕으로 선정한데 대하여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그러나 이러한 놀라움은 미누스왕의 관 뚜껑이 열리면서 ‘아르사체가 짐의 뒤를 이어 새로운 왕이 됨이 마땅하도다.’라는 소리가 들리자 경외와 두려움으로 바뀌어 그 말에 순종키로 다짐들을 한다. 하지만 아르사체는 아무리 미누스왕의 혼령이 자기를 차기 왕으로 지목했다고 해도 사악한 세미라미데와 결혼할 생각이 추호도 없다. 아르사체는 모든 일을 결정하기 위해 세미라미데에게 밤중에 미누스 왕의 묘소에서 만나자고 한다. 아르사체는 세미라미데를 만나 자기가 아제마(아줌마가 아님)공주를 사랑하고 있음을 분명하게 밝힐 생각이다. 세미라미데와 아르사체가 밤중에 만나기로 했다는 첩보를 입수한 야심가 아쑤르는 ‘옳다, 기회는 이 때!’라고 생각하여 묘지를 찾아간다. 아쑤르가 칼을 들어 아르사체를 찌른다. 그러나 캄캄한 밤중이어서 대신 세미라미데를 찌른다. 불의의 공격에 놀란 아르사체장군이 번개같이 범인, 즉 아쑤르를 칼로 베어 버린다. 그 때에 바빌론 제국의 장관들과 귀족 대표들이 아르사체를 찾아온다. 이들은 아르사체가 바빌론 왕족의 피를 이어받은 사람이라는 것이 밝혀졌다고 말하며 왕위에 오를 것을 주청한다. 신임 바빌론국왕 아르사체가 사랑하는 아제마 공주와 결혼했음은 물론이다.
탄크레디
타이틀: Tancredi. 전2막의 멜로드라마. 볼테르의 소설 Tancr?de를 바탕으로 게타노 로씨(Gaetano Rossi)가 대본을 썼다.
초연: 1813년 베니스의 훼니체(Fenice)극장
주요배역: 탄크레디(추방당한 시라큐스의 기사), 아메나이데(탄크레디를 사랑하는 시라큐스왕의 딸), 아르지리오(아메나이데의 아버지), 오르바짜노, 이사우라(아메나이데의 시녀), 로지에로(탄크레디의 친구)
음악 하이라이트: 탄크레디의 입장 아리아
베스트 아리아: Di tanti palpiti[그토록 심장이 뛴 후에](C)
사전지식: 당시의 대부분 오페라가 그랬듯이 로시니도 탄크레디를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것으로 작곡했다. 그러나 로시니는 마치 양심상 문제인듯 원작에 충실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악보를 수정하여 몇달후 다시 공연토록 했다. 비극으로 끝나는 내용이었다. 예상대로 사람들의 인기를 얻지 못했다. 비극으로 끝나도록 만든 탄크레디 악보는 더 이상 햇빛을 보지 못했고 그 이후 수십년동안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져 있었다. 원본에서는 탄크레디가 사라센과의 전투에서 아무런 부상도 당하지 않은채 개선하여 사랑하는 아메나이데와 행복하게 오래 오래 사는 것으로 되어 있다. 하지만 오늘날 공연되는 수정본에서는 탄크레디가 죽어가면서 사랑하는 아메나이데와 결합하는 것으로 되어있다.
줄거리: 제1막. 무대는 11세기경의 시라큐스(Syracuse)왕국이다. 시라큐스를 이끌고 있는 두 가문인 오르바짜노(Orbazzano)가문과 아리지리오(Arigirio)가문은 해묵은 숙적관계를 청산하기로 결정했다. 왜냐면 사라센제국의 솔라미르(Solamir)대왕이 머지않아 시라큐스를 공격할 것이므로 힘을 합쳐 대비하기 위해서였다. 시라큐스의 왕인 아리지리오는 오르바짜노와의 화해를 위해 자기의 딸 아메나이데(Amenaide)를 늙은 오르바짜노에 시집보내기로 한다. 그러나 아름다운 아메나이데는 얼마전 추방당한 기사 탄크레디(Tancredi)를 사랑하고 있는 입장이다. 아메나이데는 조국 시라큐스의 위기를 보고 탄크레디에게 몰래 서한을 보내 어서 잘못하면 자기가 다른 사람과 결혼할지도 모르므로 어서 시라큐스로 돌아와 달라고 간청한다. 아메나이데와 결혼하게 될 오르바짜노는 아메나이데가 자기와의 결혼 얘기가 나오면 이핑게 저핑게로 자꾸 오케이 대답을 하지 않으므로 수상하게 여겨 첩자(옛날 용어대로라면 세작)를 풀어 알아본 결과 아메나이데가 반역죄로 추방당한 탄크레디와 내통한다는 사실을 알아낸다. 오르바짜노는 아리지리오왕에게 ‘에 또, 확실한 증거는 없지만 아메나이데공주가 반역자인 탄크레디와 은밀히 연통하는 모양인데 주의 좀 주시구려!’라고 은근히 얘기해준다. 아메나이데의 아버지인 아리지리오왕은 만일 반역죄로 추방당한 탄크레디(Tancredi)가 시라큐스로 돌아온다면 눈에 띠는 즉시 체포하여 처형토록 명령한다(물론 탄크레디는 누명을 쓰고 반역죄로 몰린것일뿐 실제로는 반역이란 단어와는 거리가 멀다). 한편, 탄크레디를 발견하는 즉시 죽이라는 소리를 들은 아메나이데는 탄크레디가에게 지금은 사정이 이상하게 돌아가니 돌아오지 말고 기회가 오면 연락할테니 그때 와 달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낸다.
기다려 달라는 편지를 받지 못한 탄크레디가 아메나이데를 만나기 위해 부하 병사들을 이끌고 시라큐스왕국의 해안에 도착한다. 탄크레디는 자기의 신분을 밝힐 처지가 아니므로 사라센을 대적하여 싸울 평범한 용병으로 가장한다. 마침내 시라큐스왕국에 사라센이 침공한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이어 탄크레디가 시라큐스에 돌아온다는 소문도 전해진다. 아리지리오왕은 사라센과의 전쟁에 오르바쪼나의 협력이 중요하므로 바로 그날로 아메나이데와 오르바쪼나와의 결혼식을 서두른다. 결혼식 소식을 들은 탄크레디가 궁성에 나타난다. 아직 용병으로 가장한 상태이다. 탄크레디를 알아본 아메나이데는 만일 탄크레디의 신분이 밝혀지면 죽음을 면치 못할 것으로 생각하여 탄크레디를 보고도 모른척한다. 결혼식이 진행된다. 하지만 아메나이데는 오르바쪼나와의 결혼 서약을 거부한다. 이에 격분한 오르바쪼나는 아메나이데가 사라센 적장에게 보낸 편지를 발견했다고 하면서 아메나이데를 반역자로 처형할 것을 주장한다. 이 편지는 실은 아메나이데가 탄크레디에게 보내려고 썼던 것이다. 기회가 오면 연락할테니 그 때 오라는 내용이다. 이 편지를 오르바쪼나가 손에 넣었던 것이다. 아메나이데로서는 그 편지가 탄크레디에게 보내려던 것이라는 변명을 할수 없었다. 그 동안 탄크레디와 은밀히 내통하였다는 것이 들통 나면 자기뿐만 아니라 탄크레디도 죽음을 면치 못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반역을 의미하는 편지가 공개되자 아버지인 시라큐스왕이 딸을 처형하지 않을수 없게 되었다. 평범한 전사로 가장한 탄크레디로서도 사랑을 약속했던 아메나이데가 적장과 내통하려 했을 뿐만 아니라 오르바쪼나와 결혼식을 올리려 했던 것을 보고 아무런 말을 하지 않는다. 시민들은 반역자 아메나이데를 당장 처형하라고 소리친다.
제2막. 아메나이데가 자기의 무고함을 주장하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다. 처형이 시작되려 하자 오르바쪼나가 그나마 자비를 베푸는 셈으로 누구든지 아메나이데의 무죄를 변호하려는 기사가 있으면 자기와 결투를 하여 결판을 내자고 내세운다. 당연히 우리의 흑기사 탄크레디가 아메나이데를 변호하는 기사로 자청하여 나선다. 결투에서 탄크레디는 오르바쪼나를 죽이고 승리한다. 아메나이데가 적장과 내통했다고 믿는 탄크레디는 시라큐스를 떠나기로 한다. 아메나이데는 탄크레디에게 아직도 자기의 진심을 믿어줄수 없다면 자기를 죽여 달라고 말하지만 탄크레디는 듣지 않는다. 아메나이데는 자기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자기를 따르는 병사들과 함께 사라센과의 전쟁터로 떠난다. 이를 본 탄크레디가 사라센과의 전투에 합세한다. 전투가 끝났다. 사라센을 물리쳤다. 하지만 탄크레디는 중상을 입는다. 모든 사실을 알게 된 아리지리오왕이 탄크레디에게 용서를 구한다. 탄크레디는 아메나이데와 결혼식을 올려 달라고 부탁한후 아메나이데의 손을 잡고 숨을 거둔다. (원본인 해피엔딩 버전에는 탄크레디에게 패배당한 솔라미르 사라센왕이 아미나이데의 결백함, 탄크레디의 애국심과 용맹심을 밝히고 아메나이데와 탄크레디의 결혼을 주선하는 것으로 되어있다. 모두들 기뻐 노래를 부르는 것으로 막을 내리도록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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