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이야기/작곡가별 오페라 2

Verdi, Giuseppe (베르디) [1813-1901]

정준극 2007. 5. 21. 15:56

아이다


타이틀: Aida (Aida). 전4막의 그랜드 오페라. 아이다는 에티오피아 공주의 이름. 프랑스의 이집트학 전문가인 오거스트 마리에트(Auguste Mariette)의 개요에 의해 카미유 뒤 로클(Camille Du Locle)이 프랑서언 산문시로 썼으며 이를 안토니오 기스란조니(Antonio Ghislanzoni)가 오페라 대본으로 만들었다. 베르디 자신도 대본작성을 위해 기여했다. 

초연: 1871년 12월 24일 이집트의 카이로 오페라하우스

주요배역: 아이다(에티오피아의 공주), 라다메스(이집트군 사령관), 암네리스(이집트의 공주), 아모나스로(에티오피아의 왕, 아이다의 아버지), 람피스(이집트의 고승), 이집트 왕

음악 하이라이트: 라다메스의 로만짜, 아이다의 로만짜, 개선행진곡(승리의 송가), 3막 나일강변에서의 아이다의 로만짜, 아이다와 라다메스의 피날레 듀엣, 이집트 승려들의 합창, 나일의 음악(바이올린 모티프, 첼로 모티프, 플륫 모티프)

베스트 아리아: Celeste Aida[청아한 아이다](T), Ciel! Mio padre[하늘이여, 나의 아버지](S), Ritorna vincitor[이기고 돌아오라](S), O patria mia[오, 나의 조국](S), Fuggiam gli ardori inospiti[이 벌거벗고 뜨거운 사막에서 벗어나자](S+T)

사전지식: 고대 이집트를 무대로 한 3각 관계 사랑의 비극. 아이다는 베르디의 작품 중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작품으로 실제로 세계무대에서 가장 많은 공연을 기록한 작품이다. 대형 무대장치 때문에 제작비가 엄청나게 들어서 제작자를 괴롭히는 작품이다. 하지만 너무나 훌륭하기에 투자할만한 가치가 있다. 특히 라마메스장군의 개선장면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장관이다. 순수한 인간의 열정과 감성을 주제로 프랑스 스타일의 스펙터클한 무대 연출은 다른 오페라에 비하여 지루한 느낌을 거의 주지 않는다.

에피소드: 이집트 총독(Khedive)이 새로 짓는 카이로 오페라하우스의 개관을 기념하여 당대 최고의 오페라 작곡가인 베르디에게 당시로서는 거금 2만 달러를 주고 의뢰한 작품이다. 케다이브는 1년 앞서서 준공된 수에즈 운하를 기념하여 공연토록 요청하였으나 베르디가 시간을 맞출수 없다고 거절하였다. 카이로의 초연은 유명한 콘트라베이스 주자인 보테시니(Bottesini)가 지휘했다. 카이로에서의 초연 이후, 이탈리아에서의 초연은 베르디 자신의 지휘로 이듬해에 밀라노에서 있었다. 열광의 도가니였다. 관중들은 기립박수로 기록적인 32번의 커튼콜을 하였다.

아이다의 무대

 

줄거리: 제1막. 파라오의 이집트는 인접한 에티오피아와의 전쟁에서 승리하여 수많은 에티오피아 사람들을 포로로 잡아왔다. 그 중에는 에티오피아 공주인 아이다도 포함되어 있었다. 아이다는 이집트 공주인 암네리스의 노예가 되었다. 아이다가 에티오피아의 공주인 것은 아무도 모른다. 이집트에 항거하는 에티오피아가 또 다시 전쟁을 일으켰다. 분노로 광폭해진 에티오피아 병사들이 이집트의 수도 멤피스로 진군하고 있다. 민속음악과 같은 곡조와 비트가 이들을 더욱 몰아세운다 (그러나 이 장면은 간혹 삭제되어 공연되지 않는다). 늠름한 청년 장군 라다메스(Radames)는 자기가 이들을 물리칠 대장으로 선발되기를 기도한다. 이 전투에서 승리하면 국왕의 신임을 얻게 되어 자기가 사랑하는 아이다와 행복하게 지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라다메스는 저 유명한 ‘청아한 아이다’(Celese A?da)를 부른다. ‘왜 이집트 청년이 이탈리아어로 노래를 부르냐?’고 묻지 말아 주기 바란다. ‘왜 그 당시에는 사랑의 세레나데를 저토록 힘들게 불렀나?’라고도 묻지 말아주기 바란다. 그건 그렇고 사랑은 복잡하고 힘든 것이라는 말처럼 라다메스의 사랑에도 복잡하고 힘든 일이 자리 잡고 있다. 첫째는 국왕의 딸 암네리스(Amneris)가 청년 장군 라다메스를 열렬히 사모하고 있다는 것이고 둘째는 아이다는 바로 암네리스 공주의 개인 시녀라는 점이다. 라다메스는 암네리스공주가 자기를 아주 특별히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 채면서도 노예 처녀인 아이다만을 생각하고 있다. 이 삼각관계에서 불행의 싹이 움트기 시작한다. 라다메스가 토벌군 대장으로 선발된다. 적군은 아모나스로(Amonasro)왕이라는 대단히 거친 사람이 이끌고 있다. 우연의 일치라고나 할까? 바로 아이다의 아버지이다. 또다시 복잡함이 전개된다. 만일 아이다가 라다메스의 승리를 기원한다면 아버지의 죽음을 원하는 것이 되고 만일 아버지의 승리를 기원한다면 사랑하는 낭군님이 죽게 되는 것이다. 라다메스의 군대가 출정하자 군중들은 ‘이기고 돌라오라’(Ritorna vincitor)를 소리친다. 제1막은 화려하고 관능적인 이집트 댄스로 막을 내린다. 라다메스는 군대를 이끌고 출정한다.


제2막. 라다메스가 승리를 거두었다. 폭도와 같은 에티오피아 군대를 쓸어 버렸다. 무대는 병사들, 포로들, 트럼펫, 코끼리, 그리고 군대의 모든 휘장들로 가득하다. 개선행진곡이 장관이다. 이집트 국왕은 라다메스에게 소원이 있으면 무엇이던지 원하라고 말한다. 라다메스는 ‘폐하의 공주....의 노예 처녀인 아이다와 결혼하게 해 주십시오!’라고 요청할 생각이다. 우선 라다메스는 전쟁포로들을 모두 석방한다. 다만 아이다와 아이다의 아버지인 에티오피아왕만 남는다. 아이다의 아버지는 일반 병사처럼 보이게 변장하여 신분이 탄로 나지 않는다. 이집트 국왕은 개선장군에 대한 보상으로 라다메스에게 자기의 딸 암네리스 공주의 손을 잡도록 한다. 결혼의 상징이다. 군중들이 환호를 하며 ‘이집트에 영광을!’이라고 외친다. 라다메스와 아이다를 제외하고 모두 행복하다.


제3막. 나일강은 달빛에 고요하다. 강변에 우뚝 솟은 사원에서 아이다가 라다메스를 기다린다. 라다메스가 오기 전에 아이다의 아버지가 나타난다. 아버지는 딸 아이다에게 라다메스 장군을 설득하여 다음날 이집트 군대가 에티오피아를 총공격하려는 계획을 알아내도록 한다. 아버지는 만일 그런 정보를 알아내지 못한다면 조국 에티오피아의 군대는 전멸을 당할 것이며 아이다의 가족도 모두 살육될 것이라고 말한다. 아, 조국인가? 사랑인가? 아이다는 마지못해 아버지의 말대로 하겠다고 승낙한다. 라다메스가 달빛을 받으며 나타난다. 아이다는 모든 것을 버리고 자기와 멀리 떠나자고 애원한다. 마침내 라다메스도 그렇게 하자고 약속하고 이집트 군대에게 발각되지 않고 도피하려면 이러이러한 방향으로 가면 된다고 말한다. 이집트 군대가 에티오피아를 공략하지 않는 유일한 방향이라는 중요한 전략을 은연중에 말한 것이다. 암네리스공주는 라다메스가 자기를 만나지 않고 어디론가 혼자 가는 것을 보고 따라왔다가 두 사람의 사랑 현장을 목격하게 된다. 에티오피아의 왕이며 아이다의 아버지인 아모나스로가 숨어있던 곳에서 뛰쳐나온다. 이제 전략을 알게 된 것이다. 역시 숨어있던 암네리스도 뛰쳐나온다. 군사전략 이상의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제4막. 암네리스 공주는 그래도 라다메스의 목숨을 구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라데메스가 거절한다. 라다메스는 오로지 죽음을 택하겠다고 말한다. 사원의 승려들이 나와 라다메스에게 ‘배반자!’라고 외친다. 오페라는 유명한 더블 신으로 막을 내린다. 무대는 두 층으로 나뉜다. 위쪽에서는 암네리스 공주가 눈물을 흘리며 사원 안으로 몸을 던진다. 모든 것을 잊고 여승이 되기 위해서이다. 아래쪽에는 깊은 구덩이가 있다. 이 안에는 라다메스가 처형만을 기다리며 갇혀있다. 라다메스는 혹시 아이다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볼수 있을까 하지만 볼수가 없다. 아이다가 몰래 구덩이 안의 감방으로 숨어 들어갔기 때문이다. 아이다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죽을 결심을 하고 목숨이 다 할 때까지 잠시라도 더 있을수 있다는 기쁨에 차 있다. 두 사람은 마지막으로 기막히게 감동적인 듀엣을 부른다.


아이다 에피소드

이집트의 케다이브(Khedive: 1867-1914년 기간 동안 터키 제국이 임명한 이집트 총독)는 1869년 11월

17일 역사적인 수에즈 운하 개통을 기념하는 행사의 일환으로  카이로에 새로운 오페라 극장을 지었다. 1869년 11월 7일에 있었던 개관 기념 시범공연은 베르디의 리골레토였다. 사실 케다이브는 개관 기념

공연을 위해 베르디에게 새로운 작품을 부탁했었다. 하지만 베르디는 ‘무슨 기념행사를 위해 작곡한다는 데에는 익숙하지 않아서...’라면서 슬며시 거절했다. 케다이브는 체면도 있고 해서 여러 루트를 통해

베르디에게 끈질기게 접촉했다.


결국 카이로 오페라극장이 개관된 이듬해인 1870년 베르디는 특별히 이 오페라극장을 위해 이집트를

소재로한 작품을 쓰기로 승낙했다. 케다이브는 베르디와의 계약이 성공된것이 너무 기뻐서 공전에

유례가 없는 거금을 작곡료로 선지불했다. 여기에는 베르디의 친구 카미유 뒤 로클란 사람의 공로가

컸다. 베르디는 뒤 로클과 파리에서 돈 카를로를 위해 함께 일한 일이 있는 막역한 사이였다. 뒤 클로의 작전은 이러했다. 어느날 뒤 클로는 마치 우연인것처럼 베르디에게 시나리오 한권을 보냈다. 프랑스의

이집트학 전문가인 오거스트 마리에트가 쓴 소설을 바탕으로 만든 시나리오였다. 마리에트는 이집트의

케다이브를 위해 일하고 있던 사람이었다. 베르디는 뒤 로클이 보낸 시나리오를 훑어보고 상당히 구미가 당겼다. ‘야, 거저 이거 관찮은 스토리인데...’라고 생각한 베르디는 시나리오를 부분별로 나누어서 이

부분은 레시타티브로 하면 되고 이 부분은 무대 배경을 이렇게 하면 되며 아리아는 이 부분에서 하면

좋을것 같다는 식의 초안을 만들었다. 특히 소프라노 아리아는 자기의 반려자가 된 주세피나를 염두에 두고 배려하였다. 베르디는 곧 이 제작계획서를 대본가인 시인 안토니오 기스란초니에게 보냈다. 오페라 대본의 작업이 착수되었다. 베르디는 대본의 완성을 위해 신경을 무척 썼다. 직접 대사를 이곳저곳

뜯어 고치기도 했다. 결국 베르디는 자기가 원하는 방향으로 대본을 몰고 간 것이다.


카이로에서의 초연은 1871년 1월로 예정되어있었다. 그런데 그 전해인 1970년 7월에 프러시아(독일)가 프랑스에게 선전포고를 하였고 11월에는 프러시아가 파리를 점령하는 바람에 카이로 초연이 지연되지

않을수 없었다. 무엇보다고 문제는 아이다의 무대 장치 및 의상을 만드는 일이었다. 이 모든 제작을

뒤 로클과 마리에트가 직접 감독하여 만들어서 파리에서 배편으로 카이로로 가져가기로 되어 있었으나 전쟁 때문에 일할 사람을 구하지 못해 만들지 못했던 것이다. 베르디로서는 공연 지연이 다행이었다.

사실, 대본가인 기슬란초니로 말하자면 사람이 약간 게으른 구석이 있어서 베르디에게 대본을 제때에

보내주지 않기가 일쑤였다. 연습 날자는 다가오고...베르다는 거의 매일 성화를 해서 겨우 몇 장의

대본이 완성되면 번개처럼 가져와서 작곡을 계속하는 상황이었다. 결과, 성악 부분은 다 되었지만

오케스타라 파트는 거의 완성하지 못하고 있었다.


물론, 위대한 베르디 선생 역시 원래 만만디 성격을 가지고 있는지라 다른 오페라의 경우에도 오케스트라 부분을 연습도중에 작곡하는 전력이 자주 있었으므로 공연을 얼마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아이다의

오케스트라 파트가 완성되지 않았다고 해서 주위에서 크게 놀랄 일은 아니었다. 그보다도 베르디는

카이로 공연의 지연으로 시간에 쫓기며 직접 리허설에 가지 않아도 되었다. 집에 편안히 앉아서 부인과 함께 차도 마시면서 오케스트라 부분을 완성할수 있었다. 1871년 12월 24일 (크리스마스이브)의 아이다 초연은 글자그대로 대성공이었다. 터키 제국은 위대한 베르디 선생에게 ‘오또만 대 훈장’을 주기로 결정했다. 베르디는 다른 일 때문에 바빠서 훈장 수여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베르디는 카이로에서의 아이다 공연이 지연되자 완성된 스코어를 가지고 밀라노의 라 스칼라에서 우선 공연할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주위에서 ‘아니, 초연을 카이로에 약속했는데...’하면서 눈치를

주는 바람에 라 스칼라 공연은 이듬해 2월에나 실현될수 있었다. 무슨 일이든지 천천히 하면서도 

꼼꼼하기로는 자타가 알아주는 베르디인지라 출연진들이 연습하는 곳에 가서 자주 코치하였다. 특히 오케스트라는 대편성이므로 당시의 라 스칼라 오케스트라의 좌석으로서는 턱도 되지 않아 오케스트라

피트를 크게 확장토록 했다. 사실 베르디는 아이다의 밀라노 공연에 대하여 지나칠 정도로 신경을 썼다. 의상 디자이너까지 직접 선정한 것만 보아도 알수있다. 또 베르디는 원래의 전주곡대신 별도로 서곡을 작곡하여 붙이려고 작정했었으나 나중에 보니 원래의 전주곡이 아주 좋은 것 같아서 그대로 쓰는 것으로 마음을 바꾸었다. 아이다의 밀라노 초연은 오래전부터 밀라노 뿐만 아니라 온 이탈리아의 대단한

관심사항이었다. 티켓 값은 사상 최고였다. 무대 장치가 엄청났기 때문에 라 스칼라 극장에서 무대

장치를 하는 사람들만 해도 평소의 두배가 넘었다. 1872년 2월 8일 역사적인 공연이 이루어졌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공연을 보려고 몰려왔기 때문에 한 좌석에 두 사람씩 앉는 경우도 많았다. 표를 구하지 못한 사람들은 극장 문밖에서 서성거리며 집에 돌아가지 않았다.


이탈리아의 극장들은 서로 아이다를 공연하겠다고 아우성이었다. 그러나 실제로 아이다는 아주 특별한 극장에서만 공연될수 있었다. 대규모 무대장치, 대규모 출연진, 대규모 오케스트라, 게다가 코끼리까지 구해야 했기 때문에 웬만한 극장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 아이다 공연 요청이 들어오면 우선 베르디가

과연 그 극장이 아이다를 공연할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를 직접 검토하고 공연을 결정했다. 예를 들어

파르마극장은 베르디의 인정을 받아 아이다를 공연하여 대단한 성공을 거두었다. 그나저나 모든

사람들이 아이다를 무조건 다 좋아 한것은 아닌것 같았다. 어느날 베르디는 어떤 청년으로부터 편지

한 장을 받았다. 파르마에서의 아이다를 보기위해 먼 마을에서부터 기차를 타고 두 번이나 와서

보았지만 음악에 대하여 실망했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므로 베르디 선생에게 왕복 기차표 값 및 입장료, 그리고 공연에 들어가기 전에 요기나 해야겠다고 생각해서 기차역 식당에서 사먹었던 식사비를 갚아

달라고 요청했다. 그리고 자기 생각에는 아이다가 앞으로 다른 극장에서 두어번 공연하고 그만두게 될것 같다는 말도 덧 붙였다. 베르디는 전에 없었던 이같은 뜻밖의 이상한 주장을 일종의 모욕으로 간주했다. 그래서 공연 관계자에게 당장 그 청년이 요구한 돈을 갚아 주라고 지시했다. 단, 저녁밥은 집에 가서 먹을 수도 있는 문제이므로 갚아 주지 말도록 했다. 그리고 지불한 돈에 대하여 영수증을 보내주도록 요청하되 다시는 베르디의 신작 오페라를 관람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받으라고 했다. 이 청년의 예견은 빗나갔다. 아이다는 카이로 초연이후 1백 몇십년을 지나면서 세계 각국에서 가장 인기를 끄는 오페라의 하나가 되었다. 실제로 아이다는 초연이후 단 10년 동안에 세계 각 극장에서 155회 공연이라는 놀라운 기록을 세웠다.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이름난 음악 축제인 베로나 야외극장 음악제는 1913년 첫 음악제를 시작할 때에 아이다를 공연했다. 끝으로 한마디! 아이다가 수에즈운하의 개통을 기념하여 공연되었다는 설명이 있으면 그 말을 전적으로 믿지 말것!


알지라


타이틀: Alizra. 전2막. 계몽주의자 볼테르가 쓴 Alzire (또는 Les Am?riains)를 대본가 살바도레 카마라노(Salvadore Cammarano)가 각색했다. 카마라노와 협동한 첫 번째 오페라이다. 카마라노는 레냐노 전투, 루이자 밀러, 일 트로바토레의 대본을 썼다.

초연: 1845년 나폴리 산 카를로극장

주요배역: 알지라(페루족 추장의 딸, 자모라의 연인), 자모로(페루의 독립지도자), 구스마노(스페인총독 알바로의 아들로 아버지의 뒤를 이어 총독이 됨), 알바로(구스마노총독의 아버지), 오반도(스페인의 공작), 추마(알지라의 하녀), 오툼보(원주민 전사)

베스트 아리아: Da Gusmano sul fragile(S), Nell'astro pi? che fulgido(S), Non di codarde lagrima(T), Muoia, muoia coverto d'insulti(T)

사전지식: 베르디는 이 작품을 나폴리의 산 카를로 극장으로부터 의뢰받았다. 원래는 1844년까지 완성하는 것으로 계약되어 있었으나 몇가지 이유로 완성을 늦추고 있었다. 우선 자신의 건강이 좋지 않아서였다. 사실 베르디는 그 당시 밥맛이 통 없고 기운이 나른한 증세가 있어서 상당기간동안 침대에 누워 있어야 했다. 그때 베르디는 이제 더 이상 활동을 하지 못할 것으로 생각했었다. 그래서 친구에게 ‘걱정이야! 오페라 여섯 편을 더 써야하는데...그 일만 끝나면 더 이상 작곡을 하지 않겠다. 그런데말야, 그게 3년을 못 버틸것 같거든!’이라고 말한바 있다. 오페라 알지라는 베르디가 영감에 의하여 스스로 작곡한 것이 아니라 부탁에 의해 거의 억지로 작곡한 것이다. 또 다른 이유도 있다. 당시에는 새로운 오페라가 나오기도 전에 주역을 미리 정하고 연습토록 하는 것이 관례였다. 알지라역은 당대의 소프라노 유제니아 타돌리니가 맡기로 되어있었다. 그러나 얼마후 출산을 하게 되어 연습을 하지 못하게 되었다. 베르디로서는 시간을 번 셈이었다. 약속일보다 약 1년후, 베르디는 알지라의 악보를 들고 나폴리도 갔다. 초연은 그런대로 환영을 받았다. 그러나 초연이후 다른 곳에서다시 공연된 일은 없었다. 아마 남미 원주민들을 등장하는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아무튼 알지라는 베르디의 오페라에서 가장 알려지지 않은 작품이다.

에피소드: 베르디에게 그의 28편 오페라중 어떤 작품이 가장 마음에 들지 않느냐고 묻는다면 아마 알지라라고 답변할 것이다. 베르디는 이 작품을 미운(ugly)작품이라고까지 얘기했다. 베르디에게는 형편없을지 모르지만 우리에게는 이것도 대단히 훌륭한 작품이 아닐수없다. 원작은 남미의 페루를 배경으로 한 특이한 오페라이다. 알지라는 베르디와 대본가 카마라노(Cammarano)의 첫 연합이다. 이후 카라마노는 레냐노전투, 루이자 밀러, 일 트로바토레의 대본을 써서 베르디와의 인연을 계속하였다.


줄거리: 무대는 16세기의 남미 페루이다. 원주민인 페루족들이 정복자인 스페인으로부터의 독립을 위해 투쟁을 벌이고 있던 때였다. 오페라는 서막으로부터 시작한다. 페루족들은 페루총독인 늙은 알바로(Alvaro)를 붙잡아 감금하고 있고 대신 알바로총독의 아들로서 새로 총독이 된 구즈마노는 페루족의 지도자인 자모로(Zamoro)를 감금하고 있다. 자모로는 아탈리바(Ataliba)와 그의 딸 알지라(Alzira)를 구해내기 위해 총독궁에 잠입하였다가 발각되어 체포되었던 것이다. 아탈리바는 페루족의 추장으로서 딸 알지라(Alzira)와 함께 총독궁에 연금되어있었다. 자모로와 알지라는 서로 사랑하는 사이였다. 한편 젊은 구즈마노총독은 알지라의 미모에 반하여 마음에 두고 결혼코자 하고 있으며 이런 기미를 알아차린 아탈리바추장은 스페인과 페루족간의 평화를 위해 딸 알지라에게 자모로를 멀리하고 구즈마노총독과 잘해보라고 권고하던 터였다. 구즈마노총독에게 체포된 자모로는 모진 고문을 받은후 처형될 운명이었다. 이때 페루족들이 대거 총독궁을 공격하였다. 구즈마노총독은 전투를 피하기 위해 자모로를 석방하고 대신 페루족에게 잡혀있는 아버지 알바로를 석방해 달라고 요구했다. 돌아온 자모로는 약속대로 알바로총독을 석방하고 이어 구즈마노총독에게 연금되어있는 아탈리바추장의 석방을 요구하였다. 이에 따라 구즈마노도총독도 아탈리바추장을 페루족과의 평화를 위해 석방했다. 구즈마노총독이 아탈리바를 석방한 또 다른 이유는 아탈리바의 딸 알지라와 결혼코자 했기 때문이다. 구즈마노총독은 알지라가 페루반군의 지도자인 자모로와 사랑하는 사이인 것을 모르고 있다.


제2막에서는 자모로가 페루의 용감한 전사들을 규합하여 스페인의 억압에 대항한다. 그러한  때에 알지라는 스페인군과 반도들과의 전투에서 자모로가 죽었다는 소식을 전해 듣는다. 이제 알지라에게는 아무런 희망도 없다. 알지라로서는 죽기보다 싫은 일이지만 기독교로 개종해야 하며 스페인 총독 구스마노(Gusmano)와 결혼해야 한다. 그러나 자모로는 죽지 않았다. 자모로는 리마로 돌아와  스페인 군인으로 위장하여 총독궁에 잠입한다. 자모로는 폭군 구스마노와 결투를 벌여 그에게 중상을 입힌다. 하지만 매복하고 있던 스페인 병사들이 나타나 자모로를 에워싸고 총을 겨누어 자모로의 목숨은 위기에 직면한다. 그때 총독의 아버지 알바로(Alvaro)가 나타나 스페인 병사들에게 모두 물러나라고 지시하여 자모로는 목숨을 건진다. 한편, 중상을 당하여 죽음의 문턱에 있는 구스마노는 지금까지 자기의 잘못을 뉘우치며 자모로를 새로운 페루총독으로 임명한다. 처음에는 자모로가 수락하지 않았으나 구스마노의 아버지 알바로(Alvaro)의 간곡한 당부로 수락한다. 알바로는 알지라의 아버지의 친구로서 알지라를 어릴때부터 지켜보며 살아왔기 때문에 알지라의 행복을 위해서 자모로를 위험에서 구출하고 총독으로 삼도록 아들에게 권고한 것이다. 자모로는 알바로의 배려에 보답하는 의미에서 기독교로 개종한다. 알바로는 페루의 전사 자모로와 아름다운 알지라의 결혼식을 지켜보면서 행복한 회상에 젖는다.


아롤도


타이틀: Aroldo. 역시 프란체스코 마리아 피아베(Francesco Maria Piabe)가 그의 초기작품인 슈티펠리오(Stiffelio)를 기본으로하여 대본을 썼다. 전4막.

초연: 1857년 리미니(Rimini)의 테아트로 누오보(Teatro Nuovo)

주요배역: 아롤도(십자군의 장군: 색손의 기사), 미나(아롤도의 부인), 고드비노(고디바: 아롤도의 연적), 브리아노(아롤도의 친구), 에드베르토(켄트의 성주: 미나의 아버지), 브리아노(성자), 엔리코(미나의 사촌), 엘리나(미나의 사촌)

사전지식: 아롤도는 베르디가 1850년에 완성한 슈티펠리오(Stiffelio)를 개작한 작품이다. 슈티펠리오는 독일 등 다른 몇 나라의 검열에서 문제가 되었었다. 부인에게 배신당한 개신교 목사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내용이 종교적이지 아니하며 외설스럽다는 이유였다. 독일 관중들은 이탈리아 관중들처럼 음악에 몰두하지 않고 내용도 꼼꼼히 검토했던 모양이다. 어쨌든 1856년 베르디는 유명한 대본가인 친구 피아베(Piave)의 도움을 받아 슈티펠리오를 다시 쓰기로 결심했다. 피아베는 두편의 소설에서 영감을 얻었다. 하나는 월터 스콧트(Walter Scott)의 약혼자(The Betrothed)이며 다른 하나는 에드워드 벌워르-리튼(Edward Bulwer-Lytton)의 하롤드(Harold)였다 (에드워드 벌위르-리튼은 바그너의 리엔치의 원작소설인 Cola di Rienzi를 썼다). 피아베는 슈티펠리오의 여러 장면을 다시 고쳐 썼다. 뿐만 아니라 제4막을 추가하였다. 베르디는 1년간에 걸친 작업으로 아롤도를 완성하였다. 베르디는 볼로냐를 아롤도의 초연 장소로 내정하였다. 그러나 친구이며 유명한 출판업자인 리코르디(Ricordi)가 제발 리미니에서 공연할수 있게 해 달라는 부탁을 뿌리 칠수 없었다. 마침 리미니에는 테아트로 누오보(Teatro Nuovo)극장이 개관을 앞두고 있었다. 8월 16일 밤의 테아트로 누오보 극장 안은 날씨만큼이나 흥분의 열기에 넘쳐있었다. 위대한 베르디 선생의 아롤도가 세계 초연을 가졌기 때문이었다. 리미니에서의 성공적인 초연 이후 아롤도는 곧이어 볼로냐로 향했다. 베르디가 처음 생각했던 초연장소였다.

에피소드: 아롤도에서 개신교 목사인 슈티펠리오는 13세기의 십자군 기사로 모습이 바뀌었다. 오페라 아롤도는 그 슬프고도 아름다운 스토리 때문에 당시 최고의 인기를 끌었다.


줄거리: 제1막. 무대는 늙은 에그베르토(Egberto)가 성주로 있는 켄트성이다. 에그베르토의 사위인 아롤도(Aroldo)가 십자군 전쟁에서 승리하고 돌아온다. 무대 뒤에서는 사라센을 무찌르고 개선하는 아롤도를 환영하는 합창의 소리가 장쾌하게 흘러나온다. 에그베르토 성주의 딸이며 아롤도의 부인인 미나(Mina)의 마음은 말할수 없이 불안하고 죄책감에 빠져있다. 아롤도가 출전중 켄트 성에 손님으로 와있는 고드비노(Godvino)의 유혹에 빠져 부정한 일을 저질렀기 때문이다. 한편, 아롤도는 오랜만에 사랑하는 미나를 만나 기쁨에 넘쳐 있다. 그러나 미나의 손가락에 결혼반지가 없는 것을 보고 이상하게 생각한다. 미나는 더 이상 양심을 속일수 없어서 한때 자기가 부정했었음을 편지에 적어 남편 아롤도에게 고백하고자 하지만 아버지인 에그베르토가 말린다. 만일 아롤도가 미나의 부정했음을 알면 분노와 비탄에 빠져 스스로 죽음을 택할 것이므로 아롤도를 살리고 싶으면 편지를 보내지 말라는 얘기였다.   


한편 고드비노는 미나가 자기를 냉대하자 미나에 대한 욕망의 불길을 참을수 없어서 미나에게 자기의 마음을 전하는 편지를 보내기로 결심한다. 그는 편지를 써서 책속에 넣은후 책을 자물쇠로 잠그고 미나의 방 책상위에 놓아둔다. 이 모습을 아롤도의 친구 브리아노(Briano)가 우연히 먼발치에서 본다. 전쟁에서 아롤도의 목숨을 구해준 일이 있는 막역한 친구이다. 브리아노는 분명히 책속에 편지를 넣은 사람이 미나와 성실치 못한 관계에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모습만 보았을 뿐, 누구인지는 알지 못한다. 장소는 바뀌어 아롤도의 개선을 환영하는 축하연이 한창이다. 이 자리에는 미나의 사촌인 엔리코(Enrico)도 참석했다. 우정을 중시하는 브리아노는 미나의 정부를 찾아내어 아롤도의 명예를 깨끗이 해주고 싶었다. 브리아노는 아롤도에게 어떤 자가 미나의 방에 들어와 책속에 편지를 비밀스럽게 넣어 두고 간 것을 보았다고 말하며 모습으로 보아 미나의 사촌인 엔리코인것 같다고 얘기해 준다. 엔리코의 모습과 입은 옷이 고드비노와 바슷했기 때문이다. 아롤도의 가슴은 분노와 배신감으로 찢어질 것만 같았다. 아롤도는 미나를 불러 책상위의 책을 열어보도록 말한다. 책속에서 편지 한통이 떨어진다. 아롤도가 집어 들기 전에 미나의 아버지인 에그베르토가 집어서 보여줄수 없다고 한다. 아롤도는 자기 딸을 감싸는 늙은 에그베르토를 저주한다. 에그베르토의 마음도 비통하기가 한량없다. 그는 방에서 나가면서 고드비노에게 밤중에 묘지에서 만나자고 은밀하게 말한다. 결투를 하기 위해서이다.


제2막. 그날밤, 미나는 번민과 후회의 마음을 참을수 없어서 어머니 무덤을 찾아가 세상 떠난 어머니와 하나님에게 자기를 도와 달라고 눈물로서 간구한다. 이 모습을 고드비노가 본다. 미나는 고드비노에게 제발 어서 사라져 달라고 간청한다. 하지만 오래전부터 미나에게 연정을 품었던 고드비노는 오히려 미나에게 사랑한다고 고백하며 둘이서 멀리 도망가자고 말한다. 미나는 고드비노를 밀치며 자기의 반지를 되돌려 달라고 간청하지만 거절당한다. 이때 아버지 에그베르토가 나타나 칼을 빼어 들고 고드비노에게 결투를 청한다. 고드비노는 처음에 결투를 거절하지만 에그베르토가 모욕을 퍼붓자 참지 못하고 칼을 빼어든다. 아롤도가 칼싸움 소리를 듣고 나타나 두 사람의 결투를 중지시킨다. 두 사람이 무슨 영문으로 결투를 하는지 알지 못하는 아롤도는 우선 나이가 젊은 고드비노에게 먼저 칼을 내려놓으라고 부탁한다. 고드비노가 어쩔수 없이 칼을 내려놓자 아롤도가 고드비노의 손을 잡아 에그베르토와 화해시키려고 한다. 이 모습을 본 에그베르토가 너무나 기가 막힌듯 ‘어찌하여 자기를 배반한 사람의 손을 잡으려고 하는가?’라고 소리친다. 깜짝 놀란 아롤도가 마침 그 자리로 달려온 미나에게 고드비노와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것을 확실히 약속하라고 다그치지만 미나는 입을 열지를 못한다. 아버지 에그베르토가 절대로 사실을 말하지 말라고 했기 때문이다. 미나가 아무 말도 못하자 아롤도는 모든 것을 깨달은 듯 칼을 들어 고드비노를 내려 치려한다. 그때 마침 성당으로부터 ‘불쌍히 여기소서’(Miserese)라는 찬양이 들려온다. 친구 브리아노가 나타나 아롤도에게 ‘진실한 기독교인이면 용서할줄을 알아야 한다’라고 말한다. 괴로움에 어찌할줄을 모르는 아롤도는 그 자리에서 정신을 잃고 쓰러진다.


제3막. 딸의 명예를 더럽힌 고드비노에게 복수하지 못한 것을 후회하는 에그베르토는 가문의 명예를 위해 스스로 죽을 결심을 한다. 그때 브리아노가 들어와 도망가고 있는 고드비노를 병사들이 붙잡아 성으로 데려오고 있는 중이라고 말한다. 에그베르토는 이제야 복수를 할수 있겠다고 기뻐하며 죽음을 택하려던 칼을 집어넣는다. 아롤도가 붙잡힌 고드비노와 함께 나타난다. 아롤도는 고드비노에게 ‘내가 미나와의 결혼 관계를 무효로 돌린다면 어떻게 할것인가?’라고 묻는다. 하지만 고드비노는 그런 일이란 있을수 없으므로 그 말을 믿지 않는다. 아롤도는 고드비노를 잠시 옆방으로 가서 있도록하여 자기와 미나와의 대화를 몰래 들을수 있도록 한다. 아롤도는 잠시후 나타난 미나에게 자기들의 결합에는 사랑이 기본이 되어야 하지만 이제 사랑이 더 이상 남아 있지 않으므로 헤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하고 이혼서에 서명을 하라고 요청한다. 미나는 눈물을 흘리며 처음에는 거절하지만 이혼을 해야 아롤도의 마음이 편해질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하여 번민중에 결국은 아롤도의 요청을 받아들여 서명을 한다. 이제로부터 아롤도는 더 이상 미나의 남편이 아니게 되었다. 미나는 아롤도에게 자기의 고백을 들어 달라고 부탁하며 자기는 계략에 빠져 부정을 저지르게 되었으나 마음은 언제나 성실하였다고 말한다. 이 말에 마음이 움직인 아롤도가 고드비노를 처형해야 할지를 놓고 결정을 하지 못하고 있는데 에그베르토가 피묻은 칼을 들고 나타나 자기가 직접 배반자를 처형했다고 말한다. 성당에서는 아베 마리아가 흘러나온다. 아롤도와 브리아노는 성당에 기도하러 가고 미나는 다시한번 하늘의 용서를 구한다.


제4막. 스코트랜드의 로크몬드(Lochmond) 호수를 끼고 있는 골짜기이다. 목동들, 여인들, 사냥꾼들이 노래를 부르며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 이들 중에는 아롤도와 브리아노도 섞여 있다. 두 사람은 애증이 얽힌 속세를 떠나 이곳에서 하루하루를 힘들여 일하면서 보내고 있다. 이곳의 고요함은 아직도 부인 미나를 사랑하고 있는 아롤도의 비통한 번뇌와 좋은 대조를 이루고 있다. 갑자기 날씨가 변덕을 부려 먹구름이 몰려오더니 폭풍이 친다. 그때 작은 배 한척이 풍랑에 몸을 맡기고 호수를 건너오고 있다. 에그베르토와 미나가 타고 있는 배이다. 두 사람은 아롤도에게 용서를 구하기 위해 여러 곳을 찾아다니다가 이곳까지 오게된 것이다. 마을 사람들이 두 사람이 탄 배를 폭풍 속에서 겨우 구하여 호수가로 끌어 올린다. 에그베르토와 미나는 쉴곳을 찾아 어떤 오두막집의 문을 두드린다. 아롤도가 문을 열어준다. 뜻밖에도 미나를 본 아롤도는 순간 문을 닫아버리고 현실에서 도피코자 한다. 친구 브리아노가 디시 문을 열어주어 두 사람은 집안으로 들어온다. 에그베르토는 자기가 죽기 전에 사위인 아롤도로부터 용서를 받고자 몇 달을 고생하며 이곳까지 찾아 왔으니 부디 과거를 잊고 하늘의 자비로서 용서를 해 달라고 간청한다. 미나 역시 자기가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은 아롤도 한 사람뿐이라고 하면서 자기의 무지와 경솔함과 어리석음을 제발 용서하여 달라고 하며 눈물을 흘린다. 브리아노는 아롤도에게 서로 용서하라는 기독교인으로서의 사명을 말해준다. 하늘로부터 어떤 응답을 받았는지 아롤도는 드디어 미나를 용서한다. 두 사람은 서로 부등켜안고 감격적인 눈물을 흘린다. 서로 사랑하고 서로 용서하라는 하늘의 법이 승리한 것이다.

 

아틸라

 

타이틀: Attila. 서막과 3막으로 구성된 서정적 드라마. 대본은 베르디와 콤비를 이룬 프란체스코 마리아 피아베가 자카리아스 베르너(Zacharias Werner)의 소설 ‘훈족의 왕 아틸라’를 원본으로하여 썼다.

초연: 1846년 베니스 훼니스극장

주요배역: 아틸라(훈족의 왕), 오다벨라(아퀼레이아 총독의 딸), 에지오(로마의 장군), 포레스토(아퀼레이아의 기사), 울디노(아틸라의 노예), 레오네(늙은 로마인: 레오교황)

음악 하이라이트: 에지오와 아틸라의 듀엣, 포레스토의 카발레타

베스트 아리아: Oh! Nel fuggente nuvolo(S), Santo Di Patria ...Allor Che I Forti Corrono(S), Da te questo(S), Oltre quel limite, t'attendo, o septro(B), Mentre gonfiars l'anima parea(B), Cara patria gia madre e reina(T), Te sol quest'anima(S+T+B), Avrai tu l'universo, resta Italia a me[그대는 우주를 가지라, 나는 이탈리아를 가지겠노라](Bar)

사전지식: 아틸라는 실존 인물로서 역사상 가장 용맹하고 무서운 훈족의 장군이며 왕이다. 아틸라는 433년에 훈족의 스키티아국왕으로 즉위하여 20년을 통치한후 세상을 떠났다. 그는 유럽의 거의 전부를 침범하여 초토로 만들었다. 그이후 유럽에서는 어린아이가 울때 ‘아틸라가 온다!’라고 말하기만하면 울음을 뚝 그칠 정도로 공포의 대상이 되었다. 아틸라는 페르시아에서부터 중앙아시아 전역을 창검 아래 두었으며 서쪽으로는 독일과 프랑스까지 점령하였고 동로마 제국을 멸망시켰다. 대부분 유럽 나라들은 아틸라에 대한 전설을 가지고 있다. 어떤 나라에서는 위대한 용사이며 정의의 실현자로 그려져 있고 어떤 나라에서는 흉포한 전사로 그려져 있다. 그중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전설은 ‘니벨룽의 노래’(Niebeliungenlied)에 소개 되어 있는 것이다. 아틸라는 독일어로 에첼(Etzel)이라고 부루는 것도 알아둘 일이다. 오페라에 나오는 여주인공 오다벨라는 조국을 적군의 말발굽으로부터 구하기 위해 용맹하게 싸운 구국영웅이다.

에피소드: 베르디 당시의 이탈리아 정세로 보아 오페라 아틸라는 분명히 정치적인 연관성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에지오장군의 Avrai tu l'universo, resta Italia a me(그대들은 세계를 가질 것이며 이탈리아는 나의 것으로 남아 있다)는 이탈리아의 자유와 통일을 바라는 모든 사람들의 마음속에 메아리쳐 울리는 것이었다.


줄거리: 프롤르그. 서기 425년 훈족의 장군이며 왕인 아틸라(에첼)가 이탈리아의 아퀼레이아(Aquileia)를 침공하였다. 이퀼레이아의 여전사들이 죽음을 무릅쓰고 항전하였으나 중과부적이었다. 도시는 잿더미가 되었고 사람들의 시체는 언덕을 이루었다. 훈족들이 다른 동맹 부족들과 함께 전승의 잔치를 벌이고 있을 때 아틸라에게 투항한 울디노(Uldino)가 훈족에 대항하여 싸운 여전사들을 파티 장소에 끌고 들어온다. 아틸라는 오히려 이들 여전사들의 용기를 높이 치하하고 목숨을 살려준다. 잡혀온 여전사들 중에는 아퀼레이아총독의 딸인 오다벨라(Odabella)도 있다. 오다벨라는 조국을 파괴한 아틸라에게 복수를 다짐한다. 더구나 오다벨라의 아버지도 이번 전투에서 죽임을 당한바 있다. 잠시후 아틸라는 로마제국의 발렌티니안 황제가 보낸 사신인

에지오(Ezio)장군을 만난다. 에지오 장군은 아틸라에게 속히 이탈리아에서 물러가라고 요구한다. 그러나 아틸라는 살기 좋고 풍요로운 이탈리아를 모두 점령하겠다고 대답하며 아랑곳 하지 않는다. 아퀼레이아 전투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이 하나 둘씩 호수가의 피난처로 모여든다. 사람들은 아퀼레이아의 기사인 포레스토(Forresto)에게 전보다 더 강하고 든든한 새로운 도시를 건설하여 줄것을 당부한다. 포레스토는 오다벨라와 결혼을 약속한 사이이다. 사람들은 포레스토에게 오다벨라가 아직 보이지 않는 것을 보면 전투에서 장렬하게 전사한 것이 분명하므로 이제 그만 잊으라고 말한다.


제1막. 오다벨라가 아틸라의 진중에 억류되어 있는 것을 안 포레스토는 훈족 병사로 가장하여 아틸라(?이탈리아와 혼돈하지 말것!)의 진중으로 잠입한다. 적진에서 오다벨라는 아버지의 시신 곁을 지키며 슬퍼하고 있었다. 오다벨라와 포레스토는 서로 죽지 않고 살아있는 것을  알고 감격적인 포옹을 한다. 오다벨라는 포레스토에게 자기가 아버지의 시신이라도 지키기 위해 아틸라의 진중에 억류되어 있다는 설명해 준다. 두 사람은 아틸라를 죽이기로 결심한다. 한편 아틸라는 측근인 울디노에게 꿈 얘기를 해준다. 로마까지 파죽지세로 진군하였으나 로마의 성문에서 만난 어떤 노인이 그만 퇴각하라고 하는 바람에 잠에서 깨어났다는 것이다. 아틸라가 전군에 진격 명령을 내리고 출전하려 할때 어린아이들과 함께 교황 레오가 나타난다. 레오교황을 본 아틸라는 그가 바로 꿈에서 본 노인임을 생각하고 놀라서 자기도 모르게 급히 말에서 내려선다. 이 모습을 본 기독교도들이 하나님의 권능을 찬양한다.


제2막. 에지오장군은 황제로부터 전갈을 받는다. 훈족과 휴전을 했으니 속히 로마로 돌아오라는 내용이다. 에지오장군은 유약한 황제가 훈족과 싸울 생각은 하지 않고 강화조약만 체결하자 몹시 분개하며 혼자서라도 훈족과의 싸움을 다짐한다. 마침 아틸라가 강화조약을 기념하여 에지오장군을 성루로 초청한다. 에지오장군과 포레스토는 아틸라를 성루에서 만날 때 힘을 합쳐 함정에 빠트려 죽이기로 약속한다. 아틸라가 에지오장군을 만나로 성루로 나가려 하자 측근들이 적장과 만나는 것은 위험할수도 있으니 가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진언한다. 그러나 아틸라는 이러한 진언을 모두 물리친다. (?대본에는 아틸라를 만류한 사람들이 드루이드교도들이라고 되어있다. 드루이드교는 로마 점령지에 사는 사람들로 기독교로의 개종을 거부하고 미신적인 신앙을 가지고 있는 족속들이다. 벨리니의 오페라 노르마에 나오는 노르마는 드루이드교의 여사제로서 적군인 로마군 사령관을 사랑하여 비극적인 운명을 맞이하였다.) 아틸라를 만난 에지오장군은 함께 로마로 진격하여 유약한 발렌티느안 황제를 무너뜨리자고 제안해 보지만 거절당한다. 한편 그 이전에 포레스토는 울디노가 아틸라를 독약을 먹여 죽일 계획인 것을 알게 된다. 포레스토는 이 사실을 오다벨라에게 얘기해준다. 두 사람은 자기들이 죽여야할 아틸라를 다른 사람의 손에 맡길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오다벨라는 아틸라에게 포도주를 조심하라고 미리 일러준다. 성루에서 포레스토가 아틸라에게 포도주를 한잔 권한다. 아틸라는 그 포도주를 마시지 않고 노예로 하여금 먹어 보도록 한다. 독이 든 포도주인 것이 밝혀진다. 포레스토는 도망간다. 아틸라는 오다벨라에게 생명의 은인이라고 하면서 왕비로 삼겠다고 선언한다.


제3막. 다음날 아침 일찍, 포레스토는 숲속에서 우연히 울디노를 만난다. 울디노는 오다벨라가 아틸라와 결혼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전한다. 에지오장군은 아틸라를 기습할 병사들이 준비되어 있다고 얘기해준다. 한편, 이미 왕비의 상징물을 받아가지고 있는 오다벨라는 곧 결혼식에 나가야 할 입장이다. 결혼식장에서 아틸라는 포레스토의 모습을 본다. 아틸라는 오다벨라가 포레스토와 내통하여 자기를 죽이려는 것을 눈치 챈다. 그러나 이미 때는 늦었다. 한때 아틸라와의 결혼을 운명으로 받아들이려던 오다벨라는 로마인들과 아퀼레이아 사람들이 훈족 병사들을 공격하기 시작하자 마음을 돌려 먹는다. 이어 오다벨라의 칼날이 아틸라의 가슴을 찌른다(어떤 대본에는 포레스토의 칼날이라고 되어있음). 에지오장군은 아틸라가 없는 훈족의 진영을 마음껏 공략한다.


돈 카를로


타이틀: Don Carlo. (Don Carlos). 전5막. 1884년에 4막으로 개작. 프랑스어 대본은 프랑소와 조셉 메리(Fran?ois Joseph M?ry)와 카미유 뒤 로클(Camille du Locle)이 프리드리히 쉴러(Friedrich Schiller)의 Don Carlos, Infant von Spanien(스페인의 왕자 돈 카를로스)를 기본으로 하여 썼다.

초연: 1867년 파리 오페라극장

주요배역: 카를로 공자(스페인의 왕자), 필립페2세(스페인의 왕), 엘리자베타 드 발로아(펠리페2세의 왕비), 에볼리공주(왕비의 시녀), 티보(에볼리의 시종), 로드리고(로드리게, 포사자작), 종교재판관

음악 하이라이트: 필립왕의 독백 장면 음악, 엘리자베스 왕비의 로만짜, 에볼리 공주의 ‘베일의 노래’, 에볼리의 아리아, 카를로스와 포자의 자유에 대한 듀엣, 엘리자베스와 필립의 듀엣(사직의 멜로디), 필립왕의 오케스트라 모티프(필립왕과 종교재판관의 듀엣), 종교재판관의 모티프

베스트 아리아: O don fatale[오, 운명이여](MS), Au palais des fees[요정들의 궁전에서](베일의 노래)(S), Per me giunto e il di supremo...Che parli tu di morte?(B), O Carlo, ascolta...Ah! io morro(B), E lui...Dio, che nell'alma(T+B), Elle ne m'aime pas[그녀는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B), Suis-je devant le Roi?[내가 왕보다 높은가?](B)

사전지식: 공연 시간이 상당히 길기 때문에 마음 준비를 하고 가는 편이 좋을 것이다. 하지만 음악만은 기가 막히기 때문에 지루하게 느낄 일이 없다. 간혹 무어풍의 멜로디가 나오는 것은 매력이다. 쉴러의 원작소설 제목은 돈 카를로스이지만 이탈리아 버전으로 돈 카를로가 되었다.

에피소드: 파리의 오페라극장측은 베르디가 완성한 돈 카를로 악보를 보고 너무 길어서 공연에 오랜 시간이 걸릴테니 줄여 달라고 부탁아닌 부탁을 했다. 베르디는 생각다 못하여 당시 프랑스의 오페라에서 관례로 되어 있던 발레를 삭제했다. 그리하여 원래 제1막에 잠깐 나오며 제3막에서는 궁중 연회장면에서 공연토록 되어있는 발레를 삭제했다. 프랑스 사람들로서는 발레가 없어서 ‘아니, 하필이면 발레를 빼다니!’하면서 실망이었지만 베르디는 할 일을 한 듯 천연스러웠다.


줄거리: 스페인과 프랑스의 평화 조약에 의해 스페인의 공자(왕자) 카를로(Don Carlo, Don Carlos)와 프랑스의 공주 엘리자베타 드 발루아(Elisabeth de Valois)가 결혼하기로 되어있다. 카를로공자는 장차 자기의 신부가 될 엘리자베스공주를 만나기 위해 프랑스를 방문한다. 카를로공자는 엘리자베스공주를 보자마자 진정으로 사랑에 빠진다. 그후 두 사람은 파리의 볼로뉴공원을 거닐면서 앞날의 행복한 생활을 그린다. 그런데 참으로 어이없는 일이 생긴다. 불행하게도 양국간의 평화조약에 기록상의 착오가 생겨 엘리자베스공주가 결혼해야 할 상대는 카를로공자가 아니라 그의 아버지 필립페(Philippe)왕이라는 것이다. 당초에 양국간의 국가적 합의가 그렇게 되어 있으므로 변경할수 없다고 한다. 더구나 필리페2세왕이 엘리자베스공주와의 결혼을 요망하고 있다는 것이다. 엘리자베스공주는 프랑스와 스페인간의 평화를 위해 어쩔 수 없이 그 결혼을 수락한다.


엘리자베스공주는 나이 많은 필리페왕과 결혼한다. 사랑하는 카를로와 결혼 하려던 사람이 어느날 사랑하는 사람의 어머니가 된것이다. 카를로는 궁정에서 엘리자베스왕비를 볼 때마다 마음이 찢어질것 같다. 카를로의 절친한 친구인 로드리고(Rodrigo)는 카를로의 마음을 왕비로부터 벗어나게 하려고 플란더스 독립문제에 관련하도록 한다. 플란더스는 스페인의 지배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며 카를로공자를 지도자로 삼으려 한다. 카를로가 부왕인 펠리페에게 플란더스 문제를 자기에게 맡겨 달라고 하자 부왕은 이를 거절한다. 여러 가지 감정이 섞여 있던 카를로는 칼을 빼어 들고 부왕에게 대어든다. 카를로가 체포되어 감옥에 갇힌다. 친구 로드리고는 국왕의 병사들의 총에 맞아 숨을 거둔다.


필리페 국왕은 엘리자베타왕비의 수석시녀인 에볼리(Evoli)공주로부터 카를로와 엘리자베스왕비가 아직도 서로를 잊지 못하여 은밀히 내통하고 있다고 소문을 전해 듣는다. 실상 에볼리공주는 국왕이 엘리자베스와 결혼하기 전 까지는 정부였다. 그러나 국왕이 젊고 예쁜 엘리자베스와 결혼하고 나자 찬밥 신세가 되어 화풀이를 한 대상을 찾고 있었다. 에볼리공주는 카를로 왕자를 사랑하게 된다. 상심하며 지내는 카를로가 측은해서이다. 에볼리공주는 카를로의 마음을 자기에게 향하게 하기 위해 국왕에게 왕자가 왕비와 밀회하고 있다는 소문을 고해바친 것이다. 일이 이렇게 되자 엘리자베스왕비는 자기가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과는 결혼하지 못하고 사랑하지도 않는 사람과 정략적으로 결혼하게 된데 대하여 한탄을 하며 수도원을 찾아가 성모에게 괴로움을 호소한다.


카를로 왕자가 부왕으로부터 용서를 받고 풀려나와 멀리 플랜더스로 떠나게 되자 엘리자베스 왕비는 카를로 왕자를 마지막으로 만나 이별을 고한다. 필리페 국왕이 우연히 두 사람의 만남을 목격하고 격분한다. 이어 필리페왕은 엘리자베스왕비의 보석상자에 카를로의 초상화가 들어 있는 것을 보고 두 사람의 불륜을 확신한다. 이제 카를로공자는 중형을 피하지 못하게 되었다. 필리페국왕이 방을 나서자 에볼리공주가 양심의 가책을 받아서인지 엘리자베스왕비에게 이 모든 것이 자기의 음모였음을 고백하고 용서를 구한다. 엘리자베스왕비는 참으로 기가막혀 말이 나오지 않았지만 이제와서 어찌하랴? 에볼리공주를 용서하고 왕비의 수석시녀 직위에서 해제한다. 모두들 대성당에 모여 카를로공자에 대한 종교재판관의 판결을 기다린다. 당시의 관례로 보아 간통은 화형이었다. 카를로의 죽음은 거의 기정사실이었다. 그 때 대성당 안에 있는 카를로5세의 무덤에서 필리페 국왕의 잘못을 질책하는 카를로5세의 음성이 들려온다. 필리페국왕은 세상 떠난 부왕의 영혼이 아들을 죽이려하는 자기의 행위를 질책하는 말을 듣고 혼란에 빠진다. 실은 카를로공자에게 동정심을 가지고 있던 어떤 신부가 무덤 속에서 그런 소리를 냈던 것이다. 카를로는 신부의 도움으로 대성당에서 무사히 탈출한다. 카를로공자는 죽지 않고 살아 자기의 친구 로드리고가 이루지 못한 과업을 완수하려고 플란더스로 떠난다고 한다. 이렇듯 내용이 간단한 것 같지만 실은 대단히 복잡하다. 복잡하지 않으면 베르디가 아니기 때문이다. 종교재판관이 이단들을 화형에 처하는 장면은 마치 아이다의 개선장면과 마찬가지로 스펙터클하다. 에볼리공주가 가면무도회에서 카를로공자를 겨냥하여 부르는 ‘베일의 노래’ 또한 아름답고 멋있다. 사라센의 향기를 느낄수 있는 아리아이다.

 

에르나니


타이틀: Ernani. 4막의 서정적 드라마(Dramma lirico). 대본은 유명한 프란체스코 마리아 피아베(Francesco Maria Piave)가 빅토르 위고(Victor Hugo)의 희곡 에르나니(Hernani)를 기본으로하여 썼다.

주요배역: 돈 카를로(스페인의 왕), 돈 루이 고메즈 드 실바(스페인의 공작), 엘비라(실바공작의 조카 겸 약혼녀), 에르나니(아라곤의 후안, 산적), 돈 리카르도(카를로왕의 시종무관), 하고(돈 루이 고메즈의 시종무관)

음악 하이라이트: 에르나니의 카발레타

베스트 아리아: Come rugiada al cespiote[꽃봉오리에 이슬이 맺히듯](T. 에르나니의 카바티나), Ernani, Ernani, involami[에르나니, 에르나니, 내게 날아오라](엘비라의 카바티나, S), Infelice! e tuo credevi[불행! 나는 그대를 믿었도다](B), Oh de'verd'anni miei[아, 나의 젊은 시절](B)

사전지식: 에르나니가 전하고자 하는 중심 메시지는 복수와 사랑이다. 이같은 명제는 이미 서곡에 담겨있다. 1막에서 에르나니의 카바티나 Come...는 그의 사랑을 표현한다. 2막에서 엘비라의 카바티나 Ernani, involami도 사랑의 표현이다. 그 외에는 복수의 감정에 점철된 플롯이다. 그러나 결국은 용서로 결론을 맺는다. 돈 카를로 왕이 황제로 선출된후 에르나니를 용서하고 아라곤의 영토를 회복시킨 것은 좋은 예이다.

에피소드: 빅토르 위고의 희곡 Hernani를 바탕으로하여서는 여러 편의 오페라가 시도된바 있다. 벨리니도 에르나니의 작곡에 손을 댔으나 완성하지 못했다. 빈센쪼 가부씨(Vincenzo Gabussi)가 또 다른 에르나니를 작곡하여 파리에서 공연을 가졌다. 나부코의 대본을 쓴 도메니코 반칼라리(Domenico Bancalari)가 대본을 쓰고 알베르토 마쭈카토(Alberto Mazzucato)가 작곡한 Hernani도 있다. 이렇듯 여러 편의 에르나니 버전이 있기에 베니스 극장으로부터 새로운 작품을 의뢰받은 베르디는 이들과는 다른 작품을 쓰려고 마음먹었다. 원래 베르디는 셰익스피어를 존경했으므로 베니스의 요청에 부응하여 King Lear(리어 왕)을 오페라로 만들려고 했고 그것이 여의치 않으면 바이론의 I duo Foscari에 마음을 두고 있었다. 하지만 베니스의 훼니체극장장인 나니 모체니고(Nani Mocenigo)백작은 I duo Foscari를 오페라로 만든다면 포스카리가문의 후손들이 아직 생존해 있기 때문에 곤란하다고 거절했다. 베르디는 에르나니를 최종 택하였다. 나중에 에르나니 대본을 읽은 빅토르 위고는 베르디와 피아베라는 날나리들이 자기 작품을 형편없이 변형했다고 하면서 대단히 비난했다. 하지만 빅토르 위고의 비난은 날로 확대되어 가고 있는 베르디의 에르나니에 대한 인기에 파묻혀 이윽고 잠잠해지고 말았다. 아니, 오히려 빅토르 위고의 비난 때문에 베르디의 에르나니가 더 인기를 끌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줄거리: 제1막. 때는 1519년. 스페인 아라곤 지방의 산속이다. 아라곤의 영주였으나 반역죄로 추방당한 에르나니는 돈 카를로 스페인 국왕에 대하여 반기를 든 무리의 우두머리이다. 에르나니는 자기 아버지가 현재 국왕의 아버지의 손에 죽임을 당했으며 작위를 박탈당하고 영지도 몰수당했기 때문에 복수의 기회만 노리고 있다. 에르나니는 아름다운 엘비라(Elvira)와 사랑하는 사이이다. 하지만 엘비라는 카를로 국왕의 보호아래 카를로 국왕의 궁성에 머물고 있다. 카를로 국왕은 은근히 엘비라에게 마음을 두고 있었다. 에르나니는 카를로 국왕을 공격하기 전에 우선 엘비라를 구출하겠다는 의지를 자기를 따르는 무리들에게 선언한다.


운명은 복잡한 방향으로 달려가기 마련이다. 엘비라는 자기의 삼촌이 되는 늙은 실바(Silva)와 결혼하기로 약속되어있다. 엘비라를 아끼는 카를로 국왕도 이같은 사실을 은근히 싫어하고 있다. 어느날 밤, 카를로 국왕은 엘비라를 늙은 실바 백작과의 결혼으로부터 탈출시키려고 여자 갑옷을 입고 엘비라를 찾아와 그를 데리고 자기 궁성으로 데려 가려고 한다. 엘비라가 함께 가지 않겠다고 버티고 있을 때 에르나니가 엘비라를 구출하러 들어온다. 그러나 에르나니는 곧 국왕의 병사들에게 포위되어 잡힐 입장이 된다. 이 때 늙은 실바가 나타나 어떤 기사(騎士)와 에르나니가 함께 있는 것을 보고 수상히 여겨 칼을 빼어 든다. 카를로 국왕의 시종장이 나서서 이 기사분이 실은 국왕이라고 밝힌다. 실바는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빈다. 에르나니는 실바 때문에 위기를 모면하고 목숨을 건진다.


제2막. 실바의 궁성이다. 엘비라와 실바의 결혼식 준비가 한창이다. 그런 사실을 모르는 에르나니가 변장을 하고 실바의 궁성을 찾아온다. 에르나니는 자기를 따르는 무리와 함께 국왕을 공격하였으나 패배하여 순례자 복장을 하고 도피중이다. 실바가 에르나니를 알아보지 못하고 순례자로서 환대한다. 잠시후 에르나니는 그 늙은 귀족이 엘비라와 곧 결혼식을 올린다는 사실을 알고 분개한다. 에르나니는 실바에게 복수할 것을 다짐한다. 에르나니를 추격하여 온 카를로 국왕은 실바에게 도망자 에르나니를 내 놓으라고 명령한다. 그러나 원래부터 카를로 국왕에 대하여 감정이 좋지 않았던 실바는 오히려 에르나니를 감추어 준다. 카를로 국왕은 성채를 샅샅이 뒤졌으나 에르나니를 찾지 못하자 대신 엘비라를 강제로 데려간다. 에르나니와 실바는 자기들이 공통의 원수가 바로 카를로 국왕인 것을 알게 된다. 실바는 병사들에게 명령하여 잠시 에르나니를 살려두도록 한다. 두 사람이 합세하여 국왕에 대한 복수부터 하기 위해서이다. 에르나니는 실바에게 자기가 원수를 갚게 된다면 이는 실바의 덕분이므로 그 이후의 자기의 삶은 실바의 손에 맡긴다고 약속한다. 그리고 그 약속의 증표로 뿔나팔을 주며 언제든지 이 뿔나팔 소리가 울리면 스스로 목숨을 끊겠다고 약속한다.


제3막. 유명한 샬레마뉴 황제의 무덤이 있는 성당 안이 무대이다. 새로운 서유럽 황제를 선출하는 날이다. 실바, 에르나니 그리고 휘하 무리들이 카를로 국왕을 살해하기 위해 지하에서 기다리고 있다. 무리들은 누가 카를로를 칼로 찔러 죽일 것인지 제비를 뽑는다. 에르나니가 뽑힌다. 실바는 에르나니에게 에르나니의 목숨을 가지는 대신 자기가 대신 그 일을 맡겠다고 말한다. 에르나니가 거절한다. 카를로 국왕이 황제로 선출되어 대관식을 갖게 된다. 대관식장에는 엘비라의 모습도 보인다. 엘비라는 카를로 국왕에게 황제로 추대 되었으니 지금까지 적대관계에 있던 모든 사람들을 용서해 달라고 간청한다. 이에 감동한 카를로 국왕이 대사면의 영을 내린다. 그리고 관대하게도 에르나니와 엘비라의 결혼을 허락한다. 그리고 에르나니에게 귀족의 작위와 영지를 되돌려 준다. 사람들이 샬레마뉴 황제의 후계자로 선출된 카를로 신임 황제를 칭송하는 합창을 부른다. 하지만 실바는 기쁜 마음이 아니다. 카를로에 대한 복수의 일념을 더 불태운다.


제4막. 에르나니의 성이다. 이제 그는 아라곤의 영주이다. 엘비라와 에르나니의 결혼식이 진행된다. 그 때 하인이 들어와 어떤 검은 옷을 입고 복면한 사람이 성을 배회하여 침입코자 한다는 소식을 전한다. 잠시후 뿔나팔 소리가 들린다. 이 소리를 들은 에르나니는 얼굴이 창백해진다. 실바가 모습을 드러낸다. 에르나니에게 약속을 지키라고 한다. 에르나니가 실바를 설득하여 제발 지난 일은 모두 잊자고 간청하지만 실바는 듣지 않는다. 나팔소리에 대한 내용을 안 엘비라도 실바에게 간청하지만 역시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에르나니로서는 약속을 지킬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다. 에르나니는 명예를 위해서 칼을 들어 자기의 가슴을 찌른다. 

 

활슈타프


타이틀: Falstaff. 3막의 서정적 코미디. 원작은 셰익스피어의 The Merry Wives of Windsor and King Henry IV(윈저의 유쾌한 부인과 헨리4세)이다. 이탈리아어 대본은 오텔로의 대본을 쓴 아리고 보이토(Arrigo Boito)가 썼다. 오페라의 황제 베르디의 마지막 오페라 작품.

초연: 1893년 밀라노 스칼라극장

주요배역: 존 활슈타프경, 미시즈 앨리스 포드, 미시즈 메그 페이지, 휀튼, 난네트(포드씨 부부의 딸), 퀴클리 부인

음악 하이라이트: 보카치오에서 인용한 사랑의 듀엣, 활슈타프를 위한 간구의 기도, 펜튼의 소네트, 나네트의 동화 노래, 미뉴에트, 요정의 세계로 옮겨가는데 따른 배경 음악(바이올린 테마), 피날레의 코믹 푸가(Fugue)

 베스트 아리아: Tutto nel mondo e burla[세상만사 우수개소리](S), Quand'ero paggio       del Duca di Norfokl[노포크공작의 시동으로 있을 때](B), Del labbro il canto estasiato  vola[내 입술로 황홀한 노래가 날라가네](T)

사전 지식: 오페라의 황제 베르디의 마지막 오페라로서 유일한 코미디 성공작이다. 이미 노년에 접어든 베르디로서 지금까지 추구하지 못했던 코미디의 세계에 도전한 것이다. 때문에 어느 작품보다고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스토리는 귀족이면서 마음씨 나쁜 영감 활슈타프경이 시골 아낙네들을 우습게 보고 어떻게 하려다가 오히려 조롱만 당한다는 얘기이다.

에피소드: 셰익스피어를 존경한 베르디는 셰익스피어의 작품으로 몇 편의 오페라를 작곡하여 존경심을 표현하였다. 오텔로는 그 중의 하나였다. 베르디는 오텔로를 끝으로 더 이상 오페라를 작곡하지 않기로 마음 먹었었다. 그러나 주위의 강권에 못 이겨 오텔로 이후 6년만에 활슈타프를 완성했다. 그가 80세 때의 일이었다. 그리고 얼마후 세상을 떠났다. 아마 당시의 의술이 오늘날과 같았더라면 베르디는 더 오래 살았을 것이고 (푸치니도 마찬가지) 그러면 ‘더 위대한 작품들이 나오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인생의 말년을 보내고 있는 베르디는 지금까지의 비극적 오페라를 마무리하고 코믹 오페라를 구상하였다. 새로운 세계로의 도전이었다. 그러므로 대본에 있어서도 지금까지 그 어느 것보다 신중에 신중을 기하였다. 대본을 맡은 보이토는 그 자신 작곡가였고 오페라 메피스토펠레를 내 놓았지만 실패로 돌아간 경험이 있다. 그로부터 보이토는 다른 오페라 작곡가들을 도와서 대본을 쓰는 일에 전념했다. 보이토는 나중에 메피스토텔레를 수정하여 내놓았고 성공을 거두어 오늘날에도 공연되고 있다.


줄거리: 15세기 초, 영국의 원저. 뚱뚱하고 고약한 존 활슈타프경(Sir John Falstaff)이 천박하게 생긴 두어 명의 한 통속과 함께 어슬렁거리며 마을의 가터(Garter)주막에 들린다. 늙어 기운이 없는 닥터 카이어스(Caius)영감이 주막에 뛰어 들어와 활슈타프에게 욕을 퍼 붓는다. 자기 집에 몰래 들어와서 하인들을 구타했으며 나중에 알고 보니 자기 지갑도 슬쩍 훔쳐 갔다는 것이다. 활슈타프는 그런 일이 없다고 잡아뗀다. 카이어스영감이 별다른 항의도 하지 못한 채 그냥 나가자 활슈타프는 마을의 부자집 부인네들인 포드(Ford)부인과 페이지(Page)부인이 자기에게 완전히 반한 것 같다고 하면서 그렇다면 어떻게 한번 해 보겠다고 장담한다. 활슈타프는 자기 주제는 생각하지 않고 두 아낙네에게 각각 연애편지를 쓴다. 두 아낙네는 자기들이 똑 같은 내용의 편지를 받은 사실을 알게 된다. 두 부인은 활슈타프가 자기들을 얕보고 저런 수작을 벌인다고 생각해서 골탕을 먹이기로 한다. 실은 두 아낙네뿐만 아니라 자기 부인들에게 치근덕거리는 것을 안 미스터 포드와 미스터 페이지, 늙고 힘이 없어서 대들었다가 아무 성과도 보지 못한 카이어스영감, 그리고 휀튼(Fenton)이라고 하는 젊은이도 활슈타프 골탕작전에 참여하기로 한다. 청년 휀튼은 미스터 포드의 예쁜 딸 난네트(Nannette)와 목하 열애 중이며 장래까지 약속한 사이이다. 휀튼은 장래 장모가 될 사람이 활슈타프라고 하는 주책없고 욕심쟁이에다가 천박하기까지 한 사람에게 무시당하는 것을 앉아서 볼 수만은 없다는 생각에, 그리고 기왕에 점수도 딸 속셈에서 참여키로 한 것이다. 여기에 활슈타프와 어울려 다니며 못된 짓을 하던 친구 두 사람도 언제 활슈타프에게 당할지 몰라 적극 가담은 아니지만 앞으로는 활슈타프의 일이라면 돕지 않기로 한다. 두 아낙네에게는 미스 퀴클리(Quickly)라는 친구가 있다. 수단이 좋은 아낙네이다. 이들은 한국의 배비장전을 참고로 하여 활슈타프와의 미팅을 마련하고 활슈타프를 골탕 먹이기로 한다. 포드 씨를 비롯한 몇 남자들도 변장을 하고 현장에 나타나 거들기로 했다. 이들은 의기충천하여 각각 맡은바 소임을 잘 하자고 다짐하며 유명한 9중창을 부른다.


제2막. 수단 좋은 미스 퀴클리가 주막집에서 활슈타프를 만나 미시즈 포드와의 미팅을 오후 2시에서 3시 사이로 약속했다고 하며 잘 해보라고 짐짓 격려한다. 남편 미스터 포드가 그 시간에 출타중이어서 간신히 시간을 만들었다는 설명도 덧 붙였다. 활슈타프는 은근히 흥분한 상황이다. 다음번으로 나타난 사람은 브룩이라는 사람이다. 실은 미스터 포드가 변장한 것이다. 브룩은 활슈타프에게 이 마을에 미시즈 포드라고 하는 아주 관찮게 생기고 돈도 많은 부인이 있다고 하면서 그 부인과 당신이 궁합이 잘 맞을 것 같다고 늘어놓은 후 만일 잘해 보고 싶은 생각이 있으면 로맨스에는 아무래도 돈이 필요하므로 자기가 무이자로 빌려주겠다고 제안한다. 활슈타프는 이미 미시즈 포드와의 미팅이 주선되었으니 걱정 말라고 한다. 이에 미스터 브룩, 즉 미스터 포드는 ‘아, 여자들의 변덕이란!’이라고 탄식하면서 짐짓 활슈타프의 능력에 경의를 표한다. 브룩, 즉 미스터 포드는 활슈타프와 미시즈 포드의 미팅에 나중에 잠시 인사나 나누기 위해 합석하겠다고 한다. 얼마후 미시즈 포드를 만난 활슈타프는 자기가 젊었을 때 얼마나 날씬하였는지 모르겠다는 둥 그저 그런 얘기를 늘어놓는다(실은 아리아이다). 그러는 사이에 진짜 포드씨가 집으로 돌아온다. 미시즈 포드는 성미가 불같은 남편이 갑자기 돌아 왔으니 이젠 죽었다고 하면서 활슈타프를 처음에는 벽장 속에, 그 다음에는 빨래 통 속에 숨도록 한다. 남편 미스터 포드는 들으라는 듯이 큰 소리로 자기 부인을 난리도 아니게 야단치고는 어떤 놈이 분명히 숨어있다고 하면서 집안을 샅샅이 뒤지기 시작한다. 미시즈 포드는 하인들에게 활슈타프가 숨어있는 빨래 통을 남편에게 발각되기 전에 어서 강에 던져 버리라고 지시한다. 그러면서 모두들 속으로 이 장난을 무척 재미있어 한다.


제3막. 다시 마을의 주막집. 강물에 빠졌다가 겨우 기어 나온 활슈타프의 속상한 심정은 술 몇잔을 마시자 좀 가라앉았다. 마담 뚜 역의 미스 퀴클리가 다시 나타나 미시즈 포드의 심정은 그렇지 않으니 다시한번 만나라고 설득한다. 이번에는 사냥꾼으로 변장하여 한밤중에 숲속 계곡에서 만나도록 한다. 미시즈 포드가 자기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다는 미련을 버리지 못한 활슈타프는 밤중에 사슴뿔과 두터운 사냥 옷을 걸치고 숲속으로 간다. 활슈타프 골탕 먹이기 작전 참여자 전원은 유령이나 요정으로 분장하여 이리저리 뛰거나 날라 다니면서 활슈타트를 공포에 떨게 한다. 이들은 평소의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활슈타프를 짓궂게 때려주기도 한다. 급기야 활슈타프는 눈물을 흘리며 자비를 구한다. 모두들 가면을 벗고 한바탕 웃음을 터트린다. 활슈타프만 웃을 형편이 아니다. 미스터 포드는 금번 작전에 성공적으로 참여한 휀튼과 난네트의 결혼을 승낙한다. 활슈타프가 마지막으로 ‘세상이란 원래 웃기는 것, 그 웃기는 세상을 위해 사람은 바보로 태어났다’(All the world's a joke, and man was born a fool.)라는 푸가풍의 노래를 부르는 중에 막이 내린다.

 

죠반나 다르코 (쟌 다크)


타이틀: Giovanna D'Arco (Jean d'Arc, Joan of Arc). 전3막. 독일의 문호 프리드리히 쉴러(Friedrich Schiller)의 Die Jungfrau von Orl?ans(오를레앙의 처녀)를 원작으로 솔레라(T. Solera)가 대본을 썼다.

초연: 1845년 밀라노 스칼라극장

주요배역: 카를로 7세(샤를르 7세, 프랑스의 왕), 쟈코모(돔-헤미 마을의 양치기), 죠반나(쟈코모의 딸), 델릴(프랑스 장교), 탈보트(영국군 사령관)

베스트 아리아: Ai fidi itene tosto d'Orleans(T), Sotto una quercia[참나무 아래에서](T), Ben s'addice(S), O faridica foresta[오 앞날을 얘기해주는 숲](S)

사전지식: 베르디의 일곱 번째 오페라 작품이며 스칼라를 위해 쓴것으로는 다섯 번째가 된다. 미안한 말이지만 스칼라 공연은 실패였다. 베르디는 그로부터 30여년을 밀라노의 극장들과 떨어져 지냈다. 베르디가 다시 스칼라와 인연을 맺은 것은 1881년의 시몬 보카네그라였다. 이 오페라는 3악장 형식의 서곡으로부터 시작한다. 스토리는 역사적 사실과는 약간 차이가 난다. 카를로왕의 아리아 ‘참나무 아래에서’는 신비한 꿈을 얘기하는 것이며 죠반나의 아리아 ‘오 앞날을 얘기해 주는 숲’은 천진하던 어릴때의 꿈을 회상하는 아름다운 곡으로 서로 같은 주제를 말해주고 있다.

에피소드: 차이코브스키도 2879년에 The Maid of Orleans이라는 타이틀의 오페라를 작곡했다. 차이코브스키의 오페라는 프리드리히 쉴러의 소설뿐만 아니라 줄르 바비에르(Jules Barbier)의 Jeanne d'Arc(잔댜크)라는 소설을 바탕으로 했다.


줄거리: 쟌다크에 대한 스토리는 누구나 다 아는 것이지만 다시한번 음미하는 뜻에서 오페라의 내용을 소개한다. 우리가 보통 영화에서 본 내용과는 약간 다르다. 시기는 1429년. 영국이 프랑스를 침공하였고 프랑스의 전략적 요충지 오를레앙은 풍전등화의 위기에 놓여있다. 카를로(샤를르)7세 왕은 전쟁으로 피폐한 백성들을 위해 스스로 영국군에게 투항할 결심을 한다. 그러던 어느날, 카를로왕은 꿈속에서 성모마리아의 초상화를 본다. 하늘에서 왕에게 투구와 칼을 벗어 성모상의 앞에 내려놓으라는 소리가 들린다. 꿈에서 깨어난 카를로는 마을로 내려가 꿈에서 본 성모상이 어디 있느냐고 묻는다. 마을 사람들은 그 성모상이 숲속 외지고 어두운 곳에 있다고 알려준다. 마을 사람들은 그 숲 속에 악마와 마녀들이 살고 있기 때문에 아무도 가려하지 않는다고 덧 붙여 말한다. 카를로왕은 직접 가서 성모의 초상화에게 적에게 항복하려는 자기의 결심을 말하고 도움을 청하는 기도를 드리기로 작정한다. 장면은 바뀌어 숲의 어귀에 있는 성모성당 앞이다. 죠반나(Giovanna, Jeanne)의 아버지 쟈코모(Giacomo)는 마음이 편치 않다. 딸 죠반나가 기도하러 성당에 들어간지 며칠째이지만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쟈코모는 딸 죠반나가 자기의 영혼을 악마에게 팔아버리지 않았을까 하고 두려워하고 있다. 마침내 죠반나가 기도를 끝내고 성당에서 나온다. 죠반나는 조국 프랑스가 적군의 발아래 짓밟히는 것을 걱정하여 성모에게 무기를 들고 나가 싸울수 있는 용기와 힘을 달라고 기도했다. 카를로 왕이 도착한다. 카를로는 그곳이 꿈에서 본 곳과 똑같기 때문에 놀란다. 이번에는 성당 안에서 조용히 있던 죠반나가 꿈을 꾼다. 처음에는 마귀들이 나타나 죠반나에게 젊음과 아름다움을 엔조이하라고 유혹한다. 마귀들이 물러가자 이번에는 천상으로부터 소리가 들린다. 무기를 주겠으니 어서 가서 프랑스를 구하라는 천사들의 합창이다. 하늘의 소리는 죠반나에게 세상의 사랑을 멀리하고 마음을 순결하게 할것을 당부한다. 죠반나는 성모에게 했던 기도가 응답을 받았다고 믿어 기쁨에 넘친다. 꿈에서 깨어난 죠반나가 카를로 왕이 있는 것을 알아본다. 죠반나는 왕에게 자기가 선봉을 서서 적군을 물리치고 승리를 가져오겠으니 함께 전쟁터로 가자고 권한다. 이상이 프롤로그이다.


제1막. 영국군은 죠반나가 이끄는 프랑스군의 불같은 공격을 받아 패배하여 사기가 땅에 떨어진다. 영국군은 사령관 탈보트(Talbot)에게 후퇴하자고 주장한다. 죠반나의 아버지 쟈코모가 전선을 찾아온다. 쟈코모는 카를로가 딸 죠반나를 유혹했다고 믿어서 그런 부정한 딸은 조국을 위해 싸울 가치가 없으며 벌을 받아야 한다고 믿는다. 쟈코모는 죠반나를 영국군에게 넘겨주겠다고 약속한다. 죠반나는 조국을 영국의 침공으로부터 구하는 자기의 임무는 끝났다고 믿고 고향으로 돌아갈 생각이다. 카를로가 죠반나를 막으면서 실은 사랑하고 있다고 고백한다. 죠반나는 처음에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거부하지만 어느덧 자기의 마음도 카를로에게 향하고 있는 것을 깨닫는다. 드디어 죠반나는 카를로의 사랑을 받아들이며 자기도 그를 사랑하고 있다고 말한다. 순간, 죠반나는 세상 사랑을 포기해야할 운명이라는 하늘의 음성이 있었음을 기억한다. 죠반나는 당혹과 두려움으로 몸을 떤다. 그러나 하늘의 음성에 대하여 알지 못하는 카를로는 갑작스런 죠반나의 태도변화에 당황한다. 이때 백성들이 들어와 영국군이 모두 후퇴하였으므로 카를로왕에게 대관식을 가져야 한다고 주청한다. 카를로는 이 주청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죠반나에게 대관식에서 자기의 머리에 왕관을 직접 씌어 달라고 부탁한다. 카를로의 프랑스의 정식 왕으로 즉위토록 하는 것이 꿈이었던 죠반나는 아무 생각도 없이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한다. 순간, 사탄을 찬양하는 악마들의 합창 소리가 들린다. 불쌍한 처녀 죠반나의 순결이 무너진데 대한 승리의 찬양이다.


제2막. 백성들이 카를로왕의 대관식을 준비하며 용감한 처녀 전사 죠반나를 찬양하는 노래를 부른다. 카를로와 죠반나가 나란히 생 드니 성당에 들어선다. 성당 밖에는 죠반나의 아버지 쟈코모가 기다리고 있다. 쟈코모는 아직도 카를로가 순진한 죠반나를 유혹했다고 믿고 하늘을 대신하여 죠반나를 정죄할 작정이다. 대관식을 마친 카를로가 죠반나와 함께 성당에서 나온다. 갑자기 쟈코모가 뛰어나와 왕과 백성들 앞에서 죠반나를 부정한 여자라고 정죄하며 비난한다. 카를로가 죠반나에게 변호하라고 하지만 죠반나는 자기를 구하기 위한 어떠한 희망도 포기한다고 말한다. 하늘에서 천둥 번개가 친다. 마치 쟈코모의 비난을 확인해 주는것 같다. 두려움에 넘친 백성들은 죠반나를 마녀로 믿기 시작한다. 쟈코모는 죠반나에게 영혼을 구원할 유일한 방법은 화형장에 몸을 던지는 것뿐이라고 얘기한다. 카를로는 성나고 두려워하는 백성들로부터 죠반나를 구해주지 못하여 낙담하면서도 자기의 앞날을 위해 ‘저 여자가 프랑스의 영광에 먹칠을 했다.’고하면서 죠반나를 궁지로 몰아넣는다.


제3막. 사슬에 묶여 있는 죠반나는 화형의 시간만을 기다리고 있다. 죠반나는 하늘의 도움을 받아 전장에 나가서 싸워 승리를 거두었던 일을 생각한다. 그러한 죠반나에게 이번에는 카를로가 영국군에게 포위되어 있는 모습이 보인다. 죠반나는 카를로가 위기에 처하여 있음을 믿는다. 죠반나는 자기를 버리지 말아 달라고 하나님께 간구한다. 죠반나는 자기의 마음을 한때 사랑했던 카를로에게 잠시 동안만이라도 전해 달라고 기도한다. 그리고 자기는 영원히 순결한 마음으로 남아 있게 해 달라고 기도한다. 감방에 몰래 들어왔던 쟈코모는 딸 죠반나의 이 모습을 보고 자기의 잘못을 깨닫는다. 쟈코모는 죠반나를 구출하려 하지만 죠반나는 이를 거절하고 대신 자기에게 갑옷과 칼을 가져다 달라고 부탁한다. 죠반니는 백마를 타고 은빛 갑옷을 번쩍이며 적군 가운데로 뛰어 들어 프랑스군을 승리로 이끌고 카를로왕을 구출한다. 곧이어 영국군이 퇴각을 하고 있는 중에 죠반나가 전쟁터에서 죽었다는 소식이 전해온다. 죠반나의 시신이 성으로 운반되고 있다. 갑자기 죠반나가 마치 초자연적인 힘에 의한듯 눈을 뜨고 손을 뻗어 카를로의 손으로부터 프랑스의 인시그니아(프랑스왕을 상징하는 홀)를 빼앗아 이 세상의 영광으로부터 영원한 이별을 고하도록 한다. 그런후 죠반나는 다시 차디찬 시신으로 돌아간다. 하늘에서는 찬란한 광채가 내려 비치고 저주 받은 자의 고통으로부터 구원에 이르는 축복의 소리가 들린다.


포스카리의 두 사람


타이틀: I due foscari (The Two Foscari; 포스카리 가문의 두 사람; 두 사람의 포스카리). 전3막의 서정적 비극. 영국의 시인 조지 바이런(George Byron)경의 The Two Foscari를 유명한 대본가 프란체스코 마리아 피아베(Francesco Maria Piave)가 베르디를 위해 대본을 썼다.

초연: 1844년 로마 아르헨티나 극장

주요배역: 프란체스코 포스카리(베니스의 총독, 집정관), 야코포 포스카리(프란체스코의 아들), 루크레치아 콘타르니(야코포의 부인), 피사나(루크레치나 콘타리니부인의 시종)

음악 하이라이트: 야코포 포스카리의 테마 음악, 루크레치아의 테마 음악, 총독의 테마 음악

베스트 곡: Barcarola(뱃노래), Ah si, ch'io senta ancora..Dal piu remoto esiglio[아, 그렇다, 나는 다시 느낀다...먼 추방지로부터](T), Odio solo, ed odio atroce[혼자 있는 것이 싫다. 정말 싫다](T)

사전지식: 베니스 공국의 총독 프란체스코 포스카리와 그의 아들 야코포 포스카리에 대한 비극이다. 극중에서 총독의 나이는 80세이다. 그런 노인이 힘찬 아리아를 부르는 것은 특별한 일이다. 포스카리는 음료수의 이름이 아님.

에피소드: ‘두 사람의 포스카리’는 거장 베르디의 오페라로서는 별로 알려지지 않은 작품이다. 아마 다른 오페라에 비하여 극적인 효과가 미약하기 때문인것 같다. 베르디는 ‘두 사람의 포스카리’를 발표한 같은 해에 에르나니(Ernani)를 내놓았다. 에르나니는 대 성공이었다. 베르디는 대본을 쓰고 있는 피아베에게 편지를 보내어 Brevity is never a defect(간결함은 결점이 될수 없다)고 말했다. 아마 셰익스피어가 한 말인 Brevity is the soul of witness(간결은 위트의 진수이다)를 염두에 두고 그런 말을 한 것 같다. 아무튼 에르나니의 대본은 다른 어느 오페라보다 간결하다.


줄거리: 제1막. 무대는 15세기의 베니스공국. 총독궁에서 정부의 장관들과 10인 위원회(민간인으로 구성된 평의회)가 중요한 사항을 결정하기 위해 모인다. 10인 위원회의 위원장은 총독의 정적인 말리피에로(Malipiero)이다. 귀족들의 집권을 몰아내고 평민에 의한 통치를 주장하는 사람이다. 총독 프란체스코 포스카리(Francesco Foscari)가 회의장에 들어서자 모두들 베니스의 정의로운 법을 찬양한다. 총독 프란체스코의 아들인 야코포 포스카리(Jacopo Foscari)가 감옥에 갇혀있다. 야코포는 살인죄로 멀리 크레테 섬에 유배되었다가 다시 재판을 받기 위해 베니스로 돌아왔다. 간수가 재판을 받을 때 위원회의 자비를 구하라고 충고하지만 야코포는 자기는 흉악한 음모의 희생자일뿐이라면서 정의는 언제나 약한자 편이라고 말한다. 야코포의 아내 루크레지아(Lucrezia)가 남편을 위해 시아버지인 프란체스코 총독에게 자비를 구하지만 프란체스코는 자기가 어떻게 할수 없는 처지인것을 생각하여 하늘의 정의를 기대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대답한다. 마침내 위원회의 판결이 나온다. 야코포가 밀라노 공국과 내통한 것이 명백하며 또한 베니스 공국의 법은 만인에게 공평해야 하므로 사형에 처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총독의 입장을 생각하여 다음날 다시 모여 최종 판결을 내리기로 한다. 일부 위원들은 사형은 지나치므로 크레테 섬으로 다시 유배를 보내는 것이 마땅하다는 w장을 한다. 야코포의 아내 루크레지아는 이 모든 것이 권력욕에 눈이 멀어 자기 시아버지인 프란체스코 총독을 몰아내려고 하는 일부 10인 위원회 멤버의 음모라고 주장하면서 분노를 삭이지 못한다. 프란체스코는 자기의 권력이 약화되어 아들을 도와주지 못하고 있는데 대하여 한탄한다.


제2막. 어두운 감방안에 있는 야코포는 일시적인 정신 착란으로 위대한 사령관 카르마뇰라(Carmagnola)의 환영을 본다. 카르마뇰라 사령관은 억울한 누명을 쓰고 처형당했었다. 야코포가 정신을 잃고 쓰러져 있는데 루크레지아가 감방을 찾아온다. 사형에서 추방으로 선고가 변경되었다는 소식을 전하러 온것이다. 마침 아버지인 총독도 감방을 찾아온다. 세 사람은 서로 부등켜 안고 가혹한 운명에 대하여 눈물을 흘린다. 멀리서 뱃노래가 들린다. 곤돌라 경주를 준비하는 뱃노래이다. 장면은 바뀌어 총독궁의 회의장이다. 평의원들과 재판관들이 야코포에 대한 판결을 확인하기 위해 다시 모인다. 야코포가 입장하여 자기의 일에는 아버지 총독이 아무런 관련이 없으니 총독의 사임을 강요한다면 이는 부당한 것이라고 항변한다. 루크레지아가 두 아이들을 손을 잡고 회의장에 나타나 가족동원 읍소작전으로 위원회의 자비를 구한다. 그러나 위원회는 이러한 간청에도 불구하고 야코포에게 가족과 떨어져 혼자 크레테 섬에 가서 유배 생활을 하도록 명령한다. 야코포는 죽음의 그림자가 가까이 다가온 것을 느낀다.


제3막. 산 마르꼬 광장은 사람들로 발디딜 틈이 없다. 곤돌라 경주가 곧 시작되려고 하기 때문이다. 10인 위원회의 위원인 로레다노(Loredano)가 나타난다. 그는 백성들이 총독 프란체스코나 그의 아들 야코포에 대하여는 아무런 관심도 갖고 있지 않은 것을 보고 자신의 마음을 굳힌다. 로레다노가 곤돌라 경주의 시작을 알리는 손수건을 떨어트리자 갑자기 나팔 소리가 울리며 노예선과 같은 커다란 배 한척이 부두로 들어온다. 야코포를 크레테 섬으로 데려갈 배이다. 야코포가 루크레지아와 아이들과 애간장이 타는 작별을 고한다. 야코포는 루크레지아가 눈물을 흘리자 원수들이 좋아 할지도 모르니 눈물을 보이지 말라고 당부한다. 장면은 바뀌어 총독의 개인 거실이다. 총독은 자기의 비극적 운명에 대하여 비탄의 마음을 금할수 없다. 세 아들은 일찍 죽었고 이제 마지막 아들마저 쓰라린 유배의 길을 떠나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때 하인이 편지 한 장을 전해준다. 야코포는 아무런 잘못이 없고 모든 것은 자기가 저지를 일이라는 에르찌오(Erzzio)의 고백이 담긴 편지이다. 총독은 이 편지가 조금만 일찍 전달되었어도 그의 아들은 가족들과 영원히 이별하는 유배를 가지 않아도 되었을 것을 생각하며 한탄한다. 야코포의 아내 루크레지아가 들어와 방금전 남편 야코포가 처형되었다는 비참한 소식을 전한다. 야코포가 크레테로 떠나는 배를 타자마자 로레나도의 은밀한 지시에 의해 배안에서 처형되었다는 것이다. 루크레지아는 남편을 처형한 사람들에게 하늘의 영원한 저주가 함께 하기를 간구한다.


제4막. 로레나도를 선두로한 위원회 사람들이 총독을 찾아와 총독의 사임을 강력히 주장한다. 나이가 많아 사임할 때가 되었으며 더구나 아들의 죽음에 충격을 받았을 것이므로 휴식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총독은 더 이상 버틸 힘이 없었다. 과거에 벌써 두 번이나 사임 압력을 받았었기 때문이다. 총독은 죽을 때까지 총독의 임무를 수행하겠다고 다시한번 선언한다. 그러나 위원회 위원들은 당장 사임하라고 재촉한다. 더 이상 어찌할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총독은 총독의 반지를 빼어 이들에게 내어준다. 이 모든 상황을 목격한 루크레지아가 힘없는 총독을 밖으로 데리고 나갈 때 성 마르꼬 성당의 종소리가 들린다. 로레다노가 총독에게 다가와 말리피에로가 이미 새로운 총독이 정해졌다고 말해준다. 이 소식에 늙은 프란체스코는 숨을 거둔다.

 

코르사로 (해적선)


타이틀: Il Corsaro (The Corsair. 해적선). 3막의 비극. 원작은 조지 바이런(George Byron)경의 시 The Corsair이며 베르디와 명콤비인 프란체스코 마리아 피아베(Francesco Maria Piave)가 대본을 썼다.

초연: 1848년. 트리에스테 대극장(Teatro Grande)

주요배역: 코라도(해적선 선장), 굴나라(코라도를 돕는 그리스 여인), 메도라(코라도를 사랑하는 여인)

베스트 아리아: Egli non riede ancora!(S), Ne sulla terra...Ah conforte e sol la speme(S), Non so le tetre uimmagini(S), Fero ?(T), Pronti siate a seguitarmi(T), Eccomi prigionero[죄수는 여기 있소](T)

사전지식: 베르디의 오페라중 그다지 훌륭한 작품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편의 아리아는 눈부시게 아름답다. 특히 테너 코라도의 아리아 와 소프라노 메도라가 제1막에서 부르는 로만차는 뛰어나다.


줄거리: 그리스는 터키의 침공으로 위기에 처해있다. 그리스왕은 터키군을 물리칠 장수를 구하지만 감히 나서는 사람이 없다. 이오니아해로부터 지중해에 이르기까지 해적으로 악명을 떨치고 있는 코라도(Corrado)가 국왕에게 조국을 위기로부터 구하겠다고 약속한다. 다만, 터키군이 물러나면 자기와 부하들을 모두 사면해주고 국가를 위해 봉사할 기회를 달라고 요청한다. 하지만 터키군과의 전쟁은 자살과 같다. 국왕은 코라도가 터키군을 물리치면 국가를 위하여 극히 다행한 일이고 만일 코라도가 전쟁에서 죽더라도 골치 아픈 해적을 힘들이지 않고 제거한 것이 되기 때문에 기쁘다. 코라도는 은신처인 섬에서 부하들을 데리고 터키군과의 전쟁을 위하여 그리스군에 합류한다. 그리스군은 수적으로 열세이다. 코라도는 부하들에게 자기가 혼자 적의 진영에 침입하여 혼란스럽게 만든후 신호를 보내면 일거에 기습하라고 지시한다. 코라도는 터키군 복장을 하고 터키군 진영에 잠입하는데 성공한다. 터키군의 사령관은 세이드(Seid)총독(파샤)이다. 그는 그리스군이 기습해 올줄 알고 만반의 준비를 다하고 있다가 거짓 신호를 보낸다. 한편 그리스 진영에서 기다리고 있던 부하들은 터키군 진영에 잠입한 코라도가 신호를 보낸줄로 잘못 알고 일대 기습을 감행한다. 코라도와 부하들은 매복에 걸려 참패를 당하며 코라도는 부상을 입고 잡힌다. 코라도의 용기에 감동한 세이드가 코라도를 치료해준다. 하지만 적군이므로 지하감옥에 감금한다.


세이드의 후궁에는 미인들이 많이 있다. 그중의 하나인 굴나라(Gulnara)는 원래 그리스 출신으로 어쩔수 없이 터키의 하렘에 들어가 있지만 조국을 생각하는 마음은 지워지지 않고 있다. 굴나라는 지하감옥에 갇혀있는 코라도를 찾아가 세이드총독을 암살하자고 제안한다. 그러나 코라도는 이를 거절한다. 세이드 총독은 자기를 죽이지 않고 치료해준 진실한 사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도 있다. 만일 굴나라와 함께 세이드총독을 암살한다면 굴나라와의 인연 때문에 고향에 두고온 메도라를 사랑할수 없게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세이드총독을 암살하려는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지만 굴나라는 코라도의 탈출을 돕는다. 그리스에 돌아가서 군대를 재편성하여 공격해 오기를 바래서였다. 은신지인 섬에서 기다리고 있던 코라도를 사랑하는 메도라(Medora)는 코라도가 터키군과의 싸움에서 전사했다는 잘못된 소식을 듣고 슬픔에 못이겨 바다에 몸을 던져 죽는다. 무사히 살아서 돌아온 코라도는 메도라의 죽음을 알고 자신도 깊은 바다에 몸을 던져 메도라의 뒤를 따른다. 

 

롬바르디의 첫 십자군


타이틀: I Lombardi all prima criciata (The Lombardic ones to the first crusade, The Lobards at the First Crusade). 4막의 드라마 리리코(Dramma lirico). 코마소 그로씨(Tommaso Grossi)라는 시인이 쓴 ‘롬바르디의 첫 십자군’를 바탕으로 테미스토클 솔레라(Temistocle Solera)가 대본을 썼다. 제1차 십자군 전쟁에 참여한 이탈리아 북부 롬바르디 공국의 병사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초연: 1843년 밀라노 스칼라극장

주요배역: 아르비노(폴코의 아들), 파가노(폴코의 아들, 나중에는 수도승), 비크린다(아르비노의 부인), 지셀다(아르비노의 딸), 페이(어떤 대본에는 피로, 아르비노의 충복), 아키아노(안티옥의 폭군), 소피아(아키아노의 부인)

음악 하이라이트: 순례자의 합창

베스트 아리아: Salve, Maria[마리아를 찬양하나이다](S), Se vano e il pregare[기도가 첫되다면](S), Qual volutta[얼마는 즐거운가](트리오), O Signore dal teoot natio[오, 우리 조국의 주여](합창)

사전지식: 베르디는 오페라 ‘롬바르디의 첫 십자군’의 파리공연을 위해 제목도 제루살렘(J?rusalem)이라고 바꾸고 음악도 약간 손을 보았다. 파리공연은 대성공이었다. 밀라노에서의 나부코 이래 최대의 성공이었다. 오론테가 죽기 전에 지젤다, 파가노가 함께 부르는 트리오는 과연 아름다운 곡이다. 이 트리오에는 바이올린 오블리가토가 붙여져 있어서 더욱 감명스러운 장면을 연출해 주고 있다. 십자군 병사들이 부르는 합창 ‘오 우리 조국의 주여!’는 벅찬 감동을 주는 곡이다. 나부코에서 히브리 포로들이 부르는 Va pensiero(날아라, 나의 생각이여)를 연상케 해주는 합창곡이다. 베르디의 오페라 스토리는 등장 인물들의 은혜와 원한에 대한 인연이 얽히고 설킨다는 특징이 있다. ‘롬바르디의 첫 십자군’도 예외는 아니다. 출연자들간의 얽히고설킨 인연을 지면상 자세히 설명할수 없기 때문에 깊은 의미를 전달하지 못하는 것이 유감이다.


줄거리: 시기는 1095년부터 1099년까지의 약 4년. 밀라노가 무대이다. 제1막. 복수라는 부제가 붙어있다. 폴코공자의 두 아들인 아르비노(Arvino)와 파가노(Pagano)가 드디어 화해를 한다. 형제간의 싸움은 비클린다(Viclinda)라는 여인 때문에 비롯되었다. 비클린다는 아르비노의 부인이다. 이들 사이에는 지젤다(Giselda)라는 아름다운 딸까지 있다. 동생 파가노는 오래전부터 비클린다를 무척 사모하였다. 그러나 어찌하다가 비클린다의 아버지를 죽이게 된다. 순전히 사고였다. 형인 아르비노는 동생의 살인을 관용으로 용서해준다. 지젤다가 아버지인 아르비노에게 삼촌 파가노를 용서해 달라고 간청했기 때문이다. 지젤다는 삼촌인 파가노가 결백하다는 것을 직접 눈으로 보아 잘 알고 있다. 그로부터 동생 파가노는 집을 떠나 멀리 수도의 길을 걷는다. 파가노는 성지를 순례함으로서 속죄코자 하였다. 그러나 성지 예루살렘은 이교도들이 점거하고 있었다. 파가노는 기독교인들이 성지를 탈환할 날만을 기다리며 성지부근 어느 산속의 동굴에서 은거하고 있다. 이것이 서론이다.


롬바르디공국 밀라노의 산탐브로지오(Sant'Ambrogio)광장이다. 사람들이 페이(Pay 또는 Pirro)라는 사람에 대한 종교재판소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페이는 밀라노의 명망높은 아르비노(Arvino)의 친구 겸 충복이었다. 그러한 페이가 어느날 아르비노의 목숨을 노리는 음모를 꾸몄다. 하지만 음모는 실패로 돌아갔다. 페이는 저 멀리 팔레스타인으로 도망갔다. 그러다가 자기의 죄과를 뉘우치고 판결을 받기 위해 밀라노로 스스로 돌아왔다. 페이가 친구인 아르비노를 죽이려 했던 것은 아르비노의 부인인 아름다운 비크린다 때문이었다. 페이는 비클린다를 은밀히 사랑하여 남편인 아르비노를 죽이면 자기가 비클린다를 차지할수 있다고 생각했다. 아르비노는 진실로 회개하는 페이를 용서한다. 두 사람은 포옹하며 옛일을 잊자고 말한다. 그러나 비크린다의 생각은 다르다. 자기를 차지하기 위해 남편을 살해하려 했던 페이에 대하여 의심을 마음을 늦추지 않고 있다. 밀라노총독이 등장하여 첫 십자군 병사들이 성지 예루살렘으로 곧 떠날 것이며 아르비노를 롬바르디 십자군을 이끄는 사령관으로 임명한다고 발표한다. 이 소리를 들은 페이는 얼핏 비크린다에 대한 흑심을 다시 갖는다. 아르비노는 예루살렘을 탈환하는 선봉에 서게 된것을 영광으로 생각하고 있다. 곧이어 롬바르디의 첫 십자군들이 힘차게 성지로 향한다. 얼마후 비크린다와 딸 지셀다(Giselda)는 아르비노가 없는 밀라노에 남아 있느니 차라리 힘들더라도 팔레스타인 성지에 가고자 한다.  그러던 어느날 저녁, 페이가 못된 불량배들과 함께 아르비노의 저택에 몰래 숨어들어와 불을 지른다. 불길이 치솟는 틈을 타서 비크린다를 납치하여 자기 소유로 만들려는 속셈에서이다. 그러나 이같은 음모는 하나님이 도우셨는지 또다시 실패로 돌아간다. 비클린다와 지젤다는 하나님에 대한 감사와 아르비노를 보고 싶은 마음으로 드디어 집을 떠나 예루살렘을 향하여 길을 재촉한다.


제2막. 안디옥에 있는 아키아노(Acciano)의 궁전이다. 아키아노는 성지를 점거하고 있는 모슬렘의 폭군총독이다. 전령들이 들어와 아키아노에게 십자군이 가까이 다가오고 있음을 보고한다. 모두들 알라신의 가호를 빈다. 아키아노의 아들 오론테(Oronte)는 예루살렘 순례자 중 포로로 잡혀 있는 아름다운 기독교 여인을 보고 그를 사랑하게 된다. 오론테는 기독교로 개종하는 한이 있더라도 그 여인의 사랑을 얻고 싶은 마음이다. 장면은 바뀌어 안디옥 성밖 교외에 있는 동굴이다. 동굴에 은둔하고 있는 어떤 기독교 수도사도 십자군의 도착을 손꼽아 기다리고있다. 수도사는 기독교를 이곳 모슬렘 지역에 전파하고자 자원하여 나온 사람이지만 안디옥총독의 핍박으로 단 한사람도 기독교로 개종하지 못했다. 수도사는 자기 동굴에 피신해 있는 몇몇 사람들에게 안디옥의 성문을 비밀리에 열어 십자군이 입성토록 하자고 주장한다. 잠시후 안디옥을 공격하기 위해 아르비노장군이 안디옥 성밖을 시찰하다가 동굴에 도착한다. 수도사는 아르비노에게 그의 딸 지셀다가 모슬렘들에게 납치되어 하렘에 잡혀 있고 부인 비크린다는 세상을 떠난것 같다고 말해준다. 아르비노는 슬픔과 분노에 어찌할 줄을 모른다. 다시 장면은 바뀌어 안디옥 총독궁이다. 하렘의 여인들이 새로 들어온 지셀다의 아름다움에 경탄을 금치 못하고 있다. 지셀다는 어머니 비크린다가 무사하기를 하나님께 기도한다. 한편, 아르비노는 딸 지셀다를 모슬렘으로부터 구하기 위해 안디옥을 공격키로 작정한다. 하지만 지난번 전투에서 입은 부상으로 무척 힘들어한다. 아르비노가 안디옥 성을 앞장서서 공격코자 하자 수도승이 가로 막으며 자기에게 맡겨 달라고 부탁한다. 십자군은 안디옥을 점령하여 폭군 아키나오를 제거한다.


제3막. 예루살렘이 배경으로 보이는 무대이다. 순례자들이 찬미를 부르며 지나간다. 지셀다는 하렘에서 극적으로 빠져 나와 예루살렘 성지로 향하고 있다. 예루살렘에 가면 어머니 비크린다와 아버지 아르비노를 만날 수 있다는 희망에서이다. 지셀다를 잊지 못하는 안디옥 총독의 아들 오론테가 지셀다의 행방을 �아온다. 오론테는 이미 모슬렘 복장을 벗어던지고 롬바르디의 옷을 입고 있다. 오론테는 예루살렘으로 가는 도중 십자군에게 모슬렘이라는 것이 발각되어 싸움 끝에 중상을 입는다. 죽음을 앞둔 오론테는 지셀다를 단 한번만이라도 보고 싶다고 말한다. 드디어 지셀다와 오론테가 만난다. 지젤다는 지셀다가 부상을 당한 오론테를 끌고 십자군 진영을 찾아간다. 십자군들은 오론테의 정체를 알고 죽이려고 한다. 마침 들것에 들려 들어온 아르비노사령관은 모든 사실을 알고 딸 지셀다와 오론테를 안디옥 성밖의 수도승 동굴로 피신토록 한다. 한편, 아르비노는 십자군 진영에서 한때 친구였으며 충복이었던 페이를 발견한다. 아르비노는 페이의 음모와 야욕 때문에 모든 불행이 온것이라고 생각하여 페이를 처형하려 하지만 십자군들이 대결전을 앞두고 동족을 죽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하여 일단 감금해 둔다. 오론테를 데리고 동굴에 온 지셀다는 오론테의 부상이 악화되어 곧 죽음을 앞두게 되자 하나님을 원망한다. 수도승은 죠르다노(Giordano: Jordan)강물로 오론테에게 기독교도로서의 세례를 준다. 오론테가 숨을 거둔다.


제4막. 예루살렘(Gerusalemme) 부근의 동굴이다. 홀로 남은 지셀다는 꿈속에서 하늘의 환상을 본다. 지셀다는 찬양하는 천사들 사이에서 오론테의 모습을 본다. 이와 함께 십자군이 성지를 탈환하는 꿈을 꾼다. 잠에서 깨어난 지셀다는 십자군들을 인도하여 성지에 들어가기로 결심한다. 지셀다와 수도승과 아직도 부상당한 아르비노가 예루살렘 성전 밖의 실로암 샘물가에 도착한다. 십자군 병사들이 승리를 다짐하는 합창을 부른다. 치열한 전투 끝에 아르비노가 이끄는 십자군이 예루살렘에 입성한다. 예루살렘의 성벽에 십자군의 깃발이 휘날린다. 모두들 하나님의 위대하심을 찬양한다. 성지 탈환 전투에서 큰 부상을 입은 수도승은 숨을 거두기 전에 아르비노에게 자기가 동생 파가노임을 비로소 밝힌다.


일 트로바토레


타이틀: Il Trovatore (The Troubadour: 음유시인). 전4장. 안토니오 가르시아 구티에레(Antonio Garia Guti?rrez)의 희곡 El trovador(Il trovatore)를 바탕으로 살바도레 캄마라노(Salvatore Cammadore)가 대본을 작성했으며 이를 레오네 엠마누엘레 바르다레(Leone Emanuele Bardare)가 완성했다.

초연: 1853년 로마 아폴로극장

주요배역: 루나백작(아라곤의 공자에게 종사하는 젊은 귀족), 레오노라(아라곤 공주의 시녀), 아주체나(집시 노파), 만리코(우르겔공자 군대의 장교, 아주체나의 아들로 알려진 젊은이), 페란도(루나백작군의 장교), 이네스(레오노레공주의 시녀), 루이즈(만리코의 충성스런 병사)

음악 하이라이트: 만리코의 세레나데, 만리코의 카발레타, 아주체나의 칸초네, 화염에 대한 모티프, 아주체나의 대화체 장면의 음악, 지하감옥에서의 아주체나의 꿈 장면 음악

베스트 아리아: Di � figli vivea padre felice[옛날에 두 아들을 둔 행복한 아버지가 있었네](페란도의 해설)(B), Tacea la notte placida[조용한 것은 밤이라네](S), Deserto sulla terra[땅바닥에 버려진](T), Vedi! Le fosche notturne[보라, 밤의 어둠은 지나가고](대장간의 합창), Or co'dadi[이제 노름을 하세](백작병사들의 합창), Stride la vampa[불길은 치솟고](MS), Diorni poveri vivea[가난에 찌들려서](MS), Deh! Rallentate o barbari[아, 잔인한 사람, 이 쇠사슬을 느슨하게 해주오](MS), D'amor sull'ali rosee[사랑아, 장밋빛 날개로 날아라](S), Ah, si, ben mio...Di quella pira(T), Il balden del suo sorriso(B), Condotta ell'era in ceppi(MS)

사전 지식: 4막의 액션이 넘쳐흐르는 로맨틱 비극. 말할 수 없이 훌륭한 멜로디가 전편을 누비고 있는 중에 증오, 결투, 사랑, 복수가 끊임없는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일 트로바토레는 리골레토의 성공에 이은 또 다른 베르디의 히트작이다. 일 트로바토레는 같은 해에 공연되어 성공을 거둔 라 트라비아타에도 영향을 준 것이었다. 이로서 베르디는 오페라의 황제로서 만인의 추앙을 받게 되었다.

에피소드: 아마 지금까지 나온 오페라 중에서 내용이 가장 복잡하게 얽혀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오페라에 나오는 대부분 노래는 오늘날 세계 음악 팬의 한결같은 사랑을 받는 것이 되었다. 150년 전에는 생각도 못했을 일이었다.


배경스토리: 오페라의 막을 올리기 전에 오래전 옛날,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아는 것이 필요할것 같다. 몇 십년전, 어떤 가난에 찌든 집시 여인이 부유한 백작 집에 먹을 것이라도 훔치려고 숨어들어 갔다가 남자 아이 둘이 있는 것을 보았다. 그 집시 여인은 자기도 아들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에 그 중 한 아이를 안아 보았다. 이 장면이 사람들에게 들켰고 집시 여인은 곧 바로 붙잡혔다. 그 다음날부터 집시여인이 안았던 그 아이는 시름시름 앓기 시작했다. 집시여인 때문에 아이가 병에 걸렸다고 생각한 백작은 집시여인을 아무런 증거도 없이 마귀라고 판정하고 며칠후 끔찍한 화형에 처하였다. 얼마후, 억울하게 죽은 집시의 딸이 그 병든 아이를 납치하여 데려왔다. 자기 어머니가 당했던 것처럼 그 백작의 아이를 타오르는 불더미에 던져 복수할 심산이었다. 그러나 너무나 당황한 나머지 옆에 있던 자기 자신의 아이를 불더미에 대신 던져 넣었다. 평생에 씻지 못할 잘못을 저지를 집시여인의 딸은 후회하는 심정에서 원래 죽이려고 했던 백작의 아이를 기르기로 했다. 그렇지만 자기 어머니를 죽인 백작에 대한 복수심은 버리지 않고 살았다. 세월이 지나 아이는 음유시인(트로바토레)로 성장하였다. 그리고 집시여인을 화형에 처했던 원래의 백작은 세상을 떠나고 그의 아들이 백작이 되었다. 집시의 아들은 자기가 부유하고 권세 있는 젊은 백작과 형제간이라는 사실을 알 리가 없다. 오페라 일 트로바토레는 이러한 비극적 스토리를 배경으로 시작된다. 15세기의 스페인이다. 이 오페라의 또 하나 특징은 각 막마다 부제가 붙어있다는 것이다.


제1막 (결투). 루나(Il Conti di Luna)백작의 궁전이다. 루나백작은 아라곤의 공자를 섬기는 젊은 귀족이다. 아름다운 레오노라(Leonora)가 다른 시녀들에게 얼마전 우연히 만난 음유시인에게 마음이 끌린다는 얘기를 해 준다. 레오노라는 아라곤의 공주를 모시는 시녀이다. 정체를 알수 없는 검은 갑옷의 신비스런 기사 겸 음유시인이었다. 이와는 상관없이 젊은 루나백작이 레오노라에게 마음을 두고 결혼을 꿈꾸고 있다. 루나백작은 레오노라에게 그 음유시인이 누구냐고 다그친다. 만리코라고 밝혀지자 백작은 질투심과 권위로서 만리코에게 결투를 요청한다. 루나백작은 아라곤(Aragon)공자 군대의 장교지만 만리코는 적군인 우르겔(Urgel)공자 군대의 장교이기 때문이다. 두 사람의 결투가 벌어진다. 만리코가 루나백작을 결정적으로 죽일 기회가 있었지만 어쩐 일인지 주저하여 죽이지 못한다. 마찬가지로 루나백작도 만리코를 결정적으로 죽일 기회가 있었지만 무슨 일인지 주저하며 죽이지를 못한다. 두 사람의 결투는 결말이 없이 다음 기회를 기약하며 끝난다. 레오노라는 만리코가 결투에서 위기에 처한 장면을 보고 관례적으로 실신해서 쓰러진다. 실신에서 깨어난 레오노라는 만리코가 루나백작의 칼에 쓰러져 죽은줄로 믿는다.


제2막 (집시). 집시마을이다. 사람들이 마을 한가운데 화톳불을 지피고 둘러 앉아 있다. 검은 갑옷을 입은 만리코(Manrico)가 이제는 노파가 된 자기의 어머니와 함께 있다. 집시들이 ‘대장간의 합창’(The Anvil Chorus)을 부른다. 먹고 살기 힘들지만 어쩌겠느냐는 내용의 합창이다. 만리코의 집시 어머니인 아주체나(Azuzena)는 자기가 저지른 불행에 대하여 꿈을 꾸듯 얘기한다. 자기 아이를 불에 던진 끔찍한 이야기! 그 얘기를 들은 만리코의 마음에는 점점 의문이 증폭한다. 그렇다면 살아남은 그 아이는 누구란 말인가? 집시 어머니는 만리코에게 어찌하여 루나백작과의 결투에서 그를 죽이지 못했는가 하면서 질책한다. 메신저가 두가지 소식을 전해 온다. 하나는 만리코가 새로 점령한 카스텔로 성채의 방어 책임자로 임명되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레오노라가 만리코가 죽은 줄로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수녀가 되겠다는 결심하고 이미 수녀원으로 떠났다는 것이다. 만리코는 레오노라를 만류하러 급하게 달려간다. 마찬가지로 루나백작도 레오노라를 만류하러 수녀원으로 간다. 수녀원에서 만난 두 사람의 부하들이 전투를 벌인다. 그 혼란한 틈을 이용하여 검은 갑옷의 기사가 레오노라를 구출하여 요새로 되돌아간다. 만리코였다.


제3막 (집시의 아들). 루나백작의 부하들이 레오노라를 다시 잡이 오기 위해 만리코의 성채를 치열하게 공격한다. 이 와중에 루나백작의 병사들이 늙은 수상한 집시 여인 한 명을 붙잡아 온다. 만리코의 집시 어머니이다. 절망에 찬 집시 여인이 아들 만리코의 이름을 소리쳐 부른다. 루나 백작은 이 집시 여인이 만리코의 어머니인 것을 알고는 두 사람 모두에게 복수하겠다고 다짐한다. 한편, 성채 안 성당에서는 만리코와 레오노라가 결혼식 준비를 하고 있다. 만리코는 우연히 창문을 통해 루나백작의 병사들이 자기의 집시 어머니를 화형에 처하려고 준비하는 것을 본다. 만리코는 집시 어머니를 구하려고 결혼식을 뒤로 미룬채 급히 나간다.


제4막 (고문). 집시 어머니를 구하려던 만리코의 노력은 수포로 돌아갔다. 무모하게 공략을 감행한 만리코도 루나백작의 병사들에게 체포되었다. 이제 루나백작은 두 사람의 원수를 모두 붙잡아 두게 되었다. 만리코와 집시 여인이 쇠사슬에 묶여 루나 백작성의 감방에 갇혀 있다. 곧 화형에 처해질 운명이다. 만리코가 붙잡혔다는 소식을 들은 레오노라는 자기가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구하려면 자기를 희생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으로 백작의 성을 찾아간온다. 병사들이 만리코에 대한 사형 준비를 하면서 ‘비참한 운명’(Miserere)이라는 유명한 합창을 부른다. 레오노라는 백작에게 만리코를 살릴 거절 못할 제안을 한다. 백작과의 결혼하겠다는 제안한다. 백작은 자기의 오랜 소원이 이루어지게 되어 당장이라도 결혼식을 치루자고 하며 감옥에 갇혀있는 두 사람을 석방하겠다고 약속한다. 결혼을 약속하고 나서 레오노라는 반지 속에 숨겨 두었던 독약을 마신다. 어두운 지하 감방에서 집시 어머니 아주체나는 자기도 자기의 어머니처럼 불길 속에서 죽임을 당할 것을 생각하여 두려움에 넘쳐있다. 만리코가 위로한다. 두 사람은 산속의 집시 마을에서의 행복하게 지냈던 시절을 그리워하며 듀엣을 부른다. 집시 어머니는 잠이 든다. 레오노라가 감방으로 달려와 이제 만리코는 자유의 몸이 되었다고 말한다. 그러는 사이에 레오노라의 몸속에서 독약이 점점 퍼지기 시작한다. 만리코는 레오노라가 자기를 위해 지극한 희생을 한것을 알게 된다. 만리코는 절망과 비탄으로 어찌할 줄을 모른다. 백작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게 된다. 레오노라에게 속은 것을 안 백작도 절망과 비탄과 배신감에 빠진다. 레오노라가 만리코의 팔에 안겨 숨을 거둔다. 이를 본 백작은 만리코를 끌어내어 처형토록 한다. 잠에서 깨어난 집시 어머니는 만리코가 죽임을 당한 것을 알고 절규한다. 그러나 결국 자기 어머니의 복수를 이룬 셈이다. 집시 여인은 백작에게 그가 자기의 친동생을 죽였다고 밝힌다.


마스나디에리 


타이틀: I Masnadieri (The Robbers, 도적들). 전4막의 멜로드라마. 독일의 문호 프리드리히 폰 쉴러(Friedrich von Schiller)의 비극 Die R?uber(도적들)를 기본으로 안드레아 마페이(Andrea Maffei)가 대본을 썼다.

초연: 1847년 런던 여왕폐하극장(Her Majesty's Theater).

주요배역: 아말리아(카를로의 약혼녀), 카를로(마씨밀리아노의 아들), 프란체스코(카를로의 사악한 동생), 마씨밀리아노(무어인 총독)

베스트 아리아: Tu del mio Carlo al seno volasti[그대는 나의 카를로의 가슴에 날라 들었네](S), Arrestati! Gran Dio! Carlo vive?[(S), O mio castel paterno(T), La dolcissima effigie(T), L'anima ho stanca(T)

사전지식: 베르디는 플로렌스에서 맥베스가 초연된지 얼마후 다른 극장으로부터 오페라 작곡을 의뢰받았다. 이번에는 이탈리아가 아닌 영국이었다. 베르디는 런던을 방문키로 했다. 그는 영국으로 가는 도중 스위스에 있는 윌리엄 텔의 집을 방문하였고 그후 독일을 들렸다가 런던에 도착하였다. 베르디는 스위스와 독일에 머물면서 여왕이 의뢰한 작품을 구상하였다. 쉴러의 희곡인 I Masnadieri를 오페라로 만들기로 한것이다. 런던에 도착한 베르디는 환영연이나 파티와 같은 행사에 거의 참석하지 않은채 작곡에만 몰두하였다. 심지어 빅토리아 여왕이 접견하겠다는 것도 거절할 정도였다. 1847년 7월 22일 여왕폐하극장에서의 초연은 박수와 갈채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핀잔도 있었다. 예를 들어 서곡은 마치 여왕폐하극장의 수석 첼리스트인 알프레도 피아티(Alfredo Piatti)를 위한 미니 콘서트와 같은 것이었다. 총독이 아들 카를로의 뒤를 이어 죽음의 문턱에 있을 때 아말리아가 부르는 아리아 Tu del mio Carlo al seno volasti는 자기 자신의 죽음을 예견하는 듯한 것이다. 마지막 장면에 카를로, 아말리아, 총독이 부르는 트리오는 그동안의 모든 혼돈을 마무리하는 매우 인상적인 곡이다.

에피소드: 초연의 출연진은 1급이었다. 아말리아는 전설적인 제니 린드(Jenny Lind)가 맡았고 프란체스코는 당대의 바리톤 필리포 콜레티(Fillipo Coletti)가 맡았다.


줄거리: 무대는 18세기 초의 독일이다. 백성들의 생활을 배우기 위해 집을 빠져나와 백성들과 함께 지내고 있는 총독인 무어백작 마씨밀리아노(Massimiliano)의 아들 카를로(Carlo)는 어느날 그의 아버지가 보낸 것으로 생각되는 편지 한통을 받는다. 실은 그의 사악한 동생 프란체스코(Francesco)가 아버지의 이름으로 보낸 것이다. 편지에는 카를로가 집을 버리고 떠났기 때문에 모든 자격을 박탈하며 총독 상속권도 무효로 한다고 적혀있다. 카를로는 아버지로부터의 누명을 벗고 정의를 위해 반도(Masnadieri: 원래는 도적떼라는 뜻임)의 두목이 된다. 이 소식을 들은 사악한 동생 프란체스코는 반도들을 소탕하기 위해 군대를 파견한다. 카를로는 총독인 아버지의 군대와 맞설수 없기 때문에 스스로 반도들을 해산하고 종적을 감춘다. 프란체스코는 아버지인 총독과 카를로의 약혼녀 아말리아(Amalia)에게 카를로가 전투에서 죽었으며 죽을 때 아버지를 저주했다고 전한다. 프란체스코는 한술 더 떠서 카를로가 죽으면서 마지막으로 자기에게 아말리아와 결혼할 것을 당부했다고 전한다.


제2막은 아말리아가 총독과 카를로의 죽음을 애도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아말리아는 카를로가 반역을 꾀하는 전투에서 죽었다는 얘기를 듣고 놀람과 절망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어 카를로와 천국에서 만나려고 생각한다. 아말리아는 평소 프란체스코가 자기에게 흑심을 품고 있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더 이상 목숨을 유지할 이유가 없었다. 그때 총독의 재무담당관인 이르미니오(Arminioo)가 나타나 아말리아에게 총독과 카를로 모두 살아 있다는 소식을 전한다. 한편 프란체스코는 아말리아에게 결혼을 서두르자고 주장하지만 아말리아는 이같은 제안을 결단코 거부한다. 아말리아는 프란체스코로부터 가까스로 도망하여 천우신조로 카를로를 만난다. 한편 총독은 이 모든 난동이 작은 아들 프란체스코의 음모라는 것을 깨닫고 프란체스코를 제제하려 하지만 오히려 감옥에 갇힌다. 한편 카를로는 성안으로 잠입하여 늙은 하인으로부터 동생 프란체스코의 반역을 알게 되지만 그를 처벌할 힘이 없어 한탄한다. 그러나 어두운 지하 감옥에서 아버지를 발견한 카를로는 반도들의 힘을 빌어서라도 프란체스코를 처단하기로 결심한다. 프란체스코가 반도들에게 쫓김을 당한다. 마침내 도망갈 길이 없게된 프란체스코는 목을 매어 죽는다. 총독과 아말리아도 비극적으로 죽는다(다른 버전에는 반도들이 아말리아가 누구인줄 모르고 잡아서 감옥에 가두며 나중에 카를로에게 오해를 받아 칼에 찔려 죽는 것으로 되어있다). 아무런 희망도 없이 혼자가 된 카를로는 성을 지키는 병사들에게 자기가 반도였음을 고백하고 투항한다.

 

예루살렘


타이틀: Jer?salem (Gerusalemme, Jerusalem). 전 4막의 그랜드 오페라. 베르디의 초기 오페라인 I Lombardi alla prima crociata(롬바르디의 첫 십자군)을 기반으로 알폰스 로이어(Alphonse Royer)와 귀스타브 바에즈(Gustave Va?z)가 대본을 썼다. 초연 당시의 대본은 프랑스어로 되어 있다. 그러므로 오페라 예루살렘은 ‘롬바르디의 첫 십자군’의 후편, 또는 개작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초연: 1847년 파리 오페라극장, 1850년 Gerusalemme이라는 타이틀로 밀라노의 스칼라에서 다시 초연을 가졌다. 

주요배역: 엘렌(갸스통의 연인, 툴루스백작의 딸), 갸스통(베아른의 백작), 로저(갸스통의 동생), 이소르(엘렌의 시녀)

베스트 아리아: Ave Maria, ma voix te prie(S), Mes plaintes, mes plaintes sont vaines(S), Non, nonn votre rage(S), Oh dans l'ombre, dans la mystere...? jour fatal, ? crime(B), Je veux encore entendre(T)

사전지식: 오페라 예루살렘이 ‘롬바르디...’의 후속편이라고 하지만 다른 점은 프랑스의 십자군이 성지 예루살렘의 탈환을 눈앞에 두고 있는 스토리이다. 베르디는 파리 오페라극장과의 계약에 따라 이 오페라를 작곡했다. 예루살렘은 계약후 3개월만에 완성하여 파리 오페라에서 초연될수 있었다. 대성공이었다. 음악 출판으로 유명한 친구 리코르디(Ricordi)가 베르디에게 자문을 해주었다. 오페라 예루살렘이 다른 극장에서 공연될 때에 내용을 삭제한다든지 또는 변형시킨다면 1천 프랑의 벌금을 받도록 하라는 것이었다. 일반적으로 오페라 극장에서는 제작자의 마음에 따라 오페라를 단축하거나 내용을 변경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도 작곡가들은 제대로 항의 한번 하지 못했다. 베르디가 이 관례를 과감히 타파한 것이다. 다만, 프랑스에서 공연될 때에는 발레를 추가하는 등의 변형은 묵과하기로 했다. 왜냐하면 오페라 중에 발레는 프랑스에서 당근이었기 때문이다.

에피소드: 오페라 예루살렘은 나부코에 이어 베르디의 명성을 높여준 걸작이다. 그래서 이탈리아에서의 예루살렘(게루살렘)의 초연에는 나부코의 출연진을 모두 다시 기용하였다. 그러한 예루살렘이었지만 ‘롬바르디...’에 밀려 요즘에는 거의 공연되지 않고 있다. 더구나 엄청난 무대장치를 해야 하는 그랜드 오페라여서 공연에 부담이 되기도 했다. 게다가 베르디는 파리 초연 이후 대본과 음악을 여러번 고쳐 썼기 때문에 극장들이 베르디의 새로운 주문사항을 제대로 소화하기가 어려웠다. 물론 중심내용은 변하지 않았다. 살인을 부른 경쟁심이었다.


줄거리: 제1막. 툴루즈백작의 딸 엘렌(H?l?ne)과 베아른백작인 갸스통(Gaston)과의 결혼은 두 명문 귀족 가문의 해묵은 갈등을 끝내주는 것으로 주선되었다. 드디어 두 가문의 대표들이 모여 악수를 나누고 엘렌과 갸스통의 결혼을 약정한다. 다만, 툴루즈백작의 동생인 로저(Roger)만이 심통을 부린다. 조카인 엘렌을 은근히 사랑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로저는 자기가 좋아하는 엘렌이 원수 집안의 갸스통과 결혼하게 되자 질투에 넘쳐 밥을 못 먹을 지경이다. 삼촌인 로저가 조카인 엘렌을 이성으로서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 채고 있는 사람들은 불길한 예감을 갖는다.


그러던중 로마 교황의 특사인 아데마르(Adh?mar)가 툴르즈백작을 찾아와 그를 예루살렘 성지탈환을 위한 프랑스십자군의 사령관으로 임명한다. 툴루즈백작을 비롯한 모든 기사들이 성스러운 서약을 한후 예루살렘으로 떠날 준비를 한다. 인근 성당에서 수녀들이 시편을 낭송하는 소리가 들린다. 성당안에서는 툴루즈백작과 갸스통백작이 출전을 앞두고 함께 기도를 올리고 있다. 마음이 비뚤어져 있는 로저가 어떤 무지막지하게 생긴 기사 한 사람과 함께 나타난다. 로저는 무지막지 기사에게 성당에 들어가 짧은 겉옷(튜닉)을 입고 있는 사람은 살려두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죽이라고 지시한다. 잠시후 성당 안에서 ‘암살자!’라는 비명소리가 들린다. 툴루즈백작이 암살자의 칼을 맞아 쓰러진 것이다. 툴루즈백작은 두 가문의 평화를 다짐하기 위해 자기의 겉옷을 벗어 갸스통에게 입혀주었던 것이다. 그래서 갸스통은 목숨을 건질수 있었던 것이다. 다행히 툴루즈백작은 중상을 입었을 뿐이다. 로저는 추방을 당한다.


제2막. 팔레스타인에 있는 어떤 동굴이다. 죄책감으로 후회의 생활을 해온 로저는 이제 성스러운 은둔자가 되어 나그네들을 도와주고 있는 사람이 되었다. 엘렌과 시녀 이소르(Isaure)가 십자군 원정을 떠난 갸스통을 찾아 그 멀고 험난한 길을 마다하지 않고 성지로 온다. 두 여인은 갸스통이 이슬람의 점거지인 람라(Ramla)에 있다는 소식을 듣는다. 엘렌과 이소르가 갸스통을 찾으러 떠나자 프랑스 십자군들이 교황의 특사인 아메마르와 함께 등장한다. 툴루즈백작은 이제 상처가 거의 완쾌되어 갸스통과 함께 십자군을 진두  지휘하고 있었다. 마침 로저가 성지가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하게 생각하여 전쟁터를 찾아온다. 전쟁터에서 백작과 갸스통을 본 로저는 자기의 정체를 밝히지 않은채 이들과 함께 성지 탈환에 동참하여 싸우겠다고 요청한다. 자기가 지은 지난날의 죄를 속죄하기 위해서이다. 얼마후 람라 전투에 앞서서 정찰을 나갔던 갸스통이 아랍 에미르(왕과 같은 지위)에게 사로잡혀 감방에 갇혀있다. 이때 아랍 병사가 엘렌을 체포하여 데리고 들어온다. 엘렌도 역시 감방에 갇힌다. 뜻하지 않게 상봉한 두 사람은 감격적으로 포옹한다. 십자군의 람라(Ramla) 최후 공격이 임박해온다. 갸스통과 엘렌은 탈출을 시도하지만 다시 잡힌다.


제3막. 에미르의 하렘에 잡혀온 엘렌이 하렘의 여인들이 추는 선정적인 춤을 바라보고 있다. 잠시후 에미르가 나타나 만일 십자군이 자기의 궁전을 공격할 것 같으면 엘렌을 처형하겠다고 말한다. 밖에서 소란한 소리가 들린다. 십자군이 이미 람라에 진입한 것이다. 이틈에 갸스통과 엘렌은 탈출에 성공한다. 툴루즈백작이 교황청 특사, 그리고 수많은 십자군 병사들과 함께 에미르의 궁전에 진입한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툴루즈백작과 교황청 특사는 갸스통이 에미르와 내통했다고 믿고 갸스통이 신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엘렌의 눈물어린 간청에도 불구하고 갸스통을 다음날 광장에서 처형키로 결정한다. 절망에 빠진 갸스통은 한시라도 속히 죽고 싶은 심정이다. 그리하여 밤중에 혼자서 어디론가 사라진다. 제4막. 엘렌이 교황청 특사를 찾아와 억울하게 처형당할 갸스통을 도와 달라고 간청한다. 교황청 특사는 툴루즈백작이 십자군을 이끌고 최후의 결전을 위해 출전하였으니 기다려 보자고 말한다. 그러면서 교황청 특사는  동굴의 은둔자(로저)에게 전쟁터에 가서 상황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아보아 달라고 부탁한다. 얼마후 이윽고 툴루즈백작이 승전하여 돌아온다. 백작의 옆에는 투구로 얼굴을 가린 어떤 기사가 있다. 백작은 이 신비한 기사가 맹활약을 하여 전투에서 승리했다고 말하며 신분을 밝혀 줄것을 부탁한다. 갸스통이었다. 갸스통에 대한 모든 의혹이 씻어진다. 잠시후 중상을 입은 로저가 병사들의 부축을 받고 들어선다. 전선에 나갔던 로저는 예루살렘 탈환을 위해 스스로 전투에 참가했다가 중상을 입은 것이다. 로저는 모든 사실을 털어 놓은후 예루살렘 성지의 빛나는 탈환을 생각하며 눈을 감는다.


레냐노 전투


타이틀: La Battaglia di Legnano (The Battle of Legnano). 4막의 서정적 비극(Tragedia lirica). 대본은 요� 메리(Joseph M?ry)의 소설 La bataille de Toulouse(툴루스의 전투)를 기본으로하여 살바도레 카마라노(Salvadore Cammarano)가 썼다.

초연: 1849년 로마의 아르젠티나극장

주요배역: 프레데릭 바르바로싸(신성로마제국의 황제), 코모(Como) 시장, 롤란도(밀라노의 지도자), 리다(롤란도의 부인), 아리고(베로나의 군인), 마르코발로(독일 포로), 이멜다(리다의 시녀)

베스트 아리아: Ah, Rolando[아, 롤란도](S), Quante volte come un dono(S), A frenarti o cor nel petto(S), Ah, se di Arrigo e Rolando(S), Viva Italia[이탈리아 만세](합창), La pia materna mano(T)

사전지식: 베르디의 오페라 중에는 당시 오스트리아제국에 의해 점령당한 이탈리아의 해방을 위해 국민들에게 애국심을 고취하는 내용이 상당히 담겨있다. 죽음의 기사단이 조국을 위해 서약하는 대목은 오페라 문학에서 귀중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레냐노는 밀라노 서북쪽 스위스의 알프스 자락에 있는 도시이다. 10세기 이후부터 북쪽 독일의 공격을 저지하는 밀라노 공국의 전략적 거점이 되고 있는 곳이다. 스토리는 1176년 레냐노 들판에서 있었던 신성 로마 제국의 프레데릭1세와 밀라노공국을 주축으로 한 이른바 롬바르디 연맹간의 역사적인 전투를 다루고 있다. 당시 롬바르디 연맹은 북부 이탈리아의 상당 지역을 점령하고 있었던 독일왕이며 신성로마제국의 황제인 프레데릭1세(Frederick Barbarossa: 붉은 수염의 프레데릭)를 이탈리아에서 몰아내기 위해 힘겨운 저항을 하고 있었다. 프레데릭황제가 이탈리아 북부를 공격하여 점령한 것은 롬바르디 연맹국들이 로마 교황에게만 충성하고 신성로마제국에게는 충성을 맹세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베르디가 12세기의 사건을 주제로하여 이 오페라를 작곡할 때에는 이탈리아의 북부가 오스트리아의 점령 아래 있었다. 이탈리아 국민들은 베르디가 이 오페라를 작곡한 의도를 알고 환호하였다. 특히 제1막의 시작과 함께 병사들이 부르는 ‘비바 이탈리아!’는 국민들의 애국심을 저절로 고취시키는 감격적인 합창으로 나부코의 ‘히브리노예들의 합창’과 함께 이탈리아의 비공식 국가처럼 사랑받는 곡이 되었다. 베르디가 이 오페라를 처음 내 놓을 당시에는 열화와 같은 환호를 받았으나 그 이후 이탈리아가 통일을 이룩하자 자연히 관심이 적게 되었다. 그러나 서곡은 아직도 콘서트의 사랑을 받고 있다. 


줄거리: 제1막 (그는 살아있다). 롬바르디 연맹군이 이탈리아를 침공한 프레데릭 바바로싸(Frederick Barbassosa)에게 반격을 가할 준비를 하고 있다. 아리고(Arrigo)가 베로나로부터 기사들을 이끌고 밀라노로 돌아온다. 아리고는 밀라노에서 약혼녀인 리다(Lida)를 만날 수 있다는 희망에 부풀어 있다. 그러나 리다는  벌써 몇 년전에 있었던 큰 전투에서 아리고가 전사한줄 알고 죽어가는 아버지의 마지막 부탁에 못이겨 밀라노의 기사 롤란도와 결혼한 처지이다. 롤란도는 아리고와 함께 오랫동안 수많은 전투에 함께 참여했던 전우이다. 롤란도도 아리고가 죽은줄 알고 있다. 실상 아리고는 전투에서 큰 부상을 입고 기억상실증에 걸려있어서 그 동안의 일에 대하여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 한편, 롤란도는 베로나에서 온 기사중에 아리고가 있는 것을 발견하고 너무나 놀랍고 기쁨에 넘쳐 달려가 손을 잡는다. 기억상실증에 걸렸던 아리고는 어느덧 상당히 회복하여있었다. 오랜 친구 롤란도를 다시 만난 아리고는 전투에서 큰 부상을 당한 후 베로나에 있는 고향집으로 갈수 있어서 몇년동안 어머니의 간호를 받아 살아났다고 하며 이탈리아의 자유를 위해 다시 싸우러 왔다고 말한다. 두 사람과 주위에 있는 병사들은 이탈리아를 외세의 침략으로부터 지키자고 하며 ‘이탈리아 만세’라는 합창으로 각오를 다진다.


장소는 바뀌어 교외에 있는 롤란도의 별장이다. 리다는 또 다른 큰 전투가 준비되고 있다는 얘기 때문에 무척 걱정하고 있다. 지난번 전투에서 리다의 가족이 모두 세상을 떠난 것은 물론이고 사랑하는 아리고도 전사했기 때문이다. 사실 리다는 몇 번이고 죽을 결심을 했었다. 그러나 지금까지 죽지 못하고 사는 것은 어린 아들 때문이다. 롤란도의 집에는 얼마전 독일과의 전투에서 포로로 데려온 마르코발도(Marcovaldo)가 함께 살고 있다. 롤란도는 그가 이탈리아 사람이면서 어쩔수 없이 독일군대에 들어가서 있었다고 믿고 그를 자기 집에서 자유롭게 살게 했다. 그러나 본심이 사악한 마르코발도는 아름다운 리다에게 은근히 흑심을 품고 함께 멀리 도망가자고 종용하며 집요하게 접근해왔다. 마르코발도는 마치 리다의 일상을 감시하는 것 같았다. 잠시후 하녀 이멜다(Imelda)가 들어와 지금 남편 롤란도가 친구 아리고와 함께 오고 있다고 전한다. 리다는 아리고가 살아있다는 소식에 무척 놀라며 거의 실신할 지경이 된다. 하지만 정작 아리고를 보자 기쁨 마음을 억제치 못한다. 이 모습을 마르코발도가 놓칠리 없었다. 롤란도의 집에 온 아리고는 자기와 결혼하기로 약속한 리다가 롤란도의 아내가 되어 있는 것을 알고 죽고 싶은 심정이다. 롤란도가 잠시 자리를 뜬 사이에 아리고는 리다에게 자기의 사랑을 헌신짝처럼 져버린것을 크게 비난한다. 리다가 그렇게 할수밖에 없는 사정을 얘기하지만 아리고의 귀에는 들어오지 않는다. 리다는 눈물로서 아리고를 아직도 사랑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밖으로 뛰쳐나간다. 롤란도는 이 모든 것을 모르고 있다.


제2막 (바바로싸). 코모(Como)시는 밀라노와 독일 침략군과의 사이에 있는 도시이다. 코모시의 원로들이 시청사에 모여 롬바르디 연맹의 대표단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코모시는 전쟁의 재난을 피하기 위해 독일 침공군인 프레데릭 바바로싸와 이미 평화조약을 맺어 놓은바 있다. 롬바르디 연맹의 대표단에는 밀라노를 대표하여 롤란도와 아리고가 포함되어있다. 롬바르디 연맹의 대표단은 코모가 연맹에 가담하여 독일군을 몰아내는 일에 힘을 합치자고 설득한다. 롤란도와 아리고는 코모의 명예와 역사에 호소하여 코모 원로들의 마음을 거의 바꾸어 놓는다. 그때 갑자기 프레데릭 바바로싸가 회의장에 도착하여 부하 병사들에게 창문을 모두 열도록 명령한다. 창문 밖으로 내다보이는 평야에는 수많은 독일 군대가 운집하여 있다. 바바로싸는 만일 밀라노가 순순히 항복하지 않으면 밀라노를 잿더미로 만들겠다고 위협한다. 롤란드와 아리고가 그런 위협에 구애받지 않고 죽음으로서 대항할 것을 굳게 밝힌다.


제3막 (불명예). 코모의 기사들이 죽음으로서 적군과 싸울 특공대인 ‘죽음의 기사’(Knights of Death)들을 선발키 위해 모여 있다. 기사들은 베로나의 아리고를 ‘죽음의 기사’중의 한사람으로 선발한다. 엄숙한 의식과 함께 아리고에게 해골이 수놓아져 있는 검은 휘장과 홀(忽)이 주어진다. 다시 장면은 바뀌어 롤란도 성에 있는 리다의 방이다. 리다는 아리고가 죽음의 기사로서 다시 전투에 나간다는 소식을 듣고 아리고에게 제발 전투에 나가지 말아 달라고 간청하는 내용의 편지를 쓴후 그 편지를 하녀 이멜다에게 주어 아리고에게 전하도록 한다. 이때 롤란도가 들어와 아내 리다와 어린 아들에게 비장한 이별을 고한다. 롤란도는 자기가 죽더라도 아들만은 훌륭하게 키워서 훗날 복수를 하게 해 달라고 당부한다. 롤란도는 이미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칠 결심을 했다. 리다가 아들을 데리고 방을 나간후 아리고가 기사들과 함께 등장한다. 이라고는 기사들에게 오래전 전투에서 롤란도가 자기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죽음을 무릅쓰고 싸운 얘기를 해준다. 기사들은 롤란도를 죽음의 기사단을 이끌 대장으로 선정한다. 죽음의 기사단의 목표는 바바로싸를 급습하여 죽이는 것이다. 롤란도는 아리고가 죽음의 기사단에 선발된 것을 알지 못하고 아리고에게 만일 자기가 죽으면 친구로서 자기의 가족을 지켜 줄것을 부탁한다. 아리고는 죽지 않으면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한다.


한편, 마르코발도는 하녀 이멜다를 협박하여 리다가 아리고에게 보내는 편지를 빼앗아 롤란도에게 보이며 리다가 불륜을 저지르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한다. 롤란도가 편지를 읽어본다. ‘당신이 죽음의 기사단에 들어가 죽음으로서 싸울것을 서약한 것을 알고 있습니다. 남편이 죽음의 기사들을 이끌고 프레데릭 바바로싸를 공격하려고 합니다. 전투에 나가기 전에 꼭 한번 만나고 싶습니다. 당신에게 간청하노니 우리들의 옛 사랑을 생각하여...’라고 적혀있다. 롤란도는 더 이상 편지를 읽지 못하고 아리고와 리다에게 피의 복수를 할것을 다짐한다.


아리고는 성루에 있는 자기 방에서 고향의 사랑하는 어머니에게 작별의 편지를 쓰고 있다. 그때 리다가 아리고를 찾아온다. 리다는 아리고에게 마지막으로 한번 만나야 한다는 편지를 보냈는데 아무런 답장이 없자 직접 작별을 고하러 찾아온 것이다. 아리고는 리다가 자기를 더 이상 사랑할수 없는 처지가 된것을 비관하며 자기가 더 이상 살아갈 이유가 없음을 얘기한다. 리다는 아리고에게 그를 사랑하는 마음에는 변함없으나 그 사랑을 잊어야 한다고 말한다. 마침 누가 찾아오는 소리가 들린다. 롤란도가 아리고를 찾아온 것이다. 리다는 얼른 발코니에 숨는다. 그러나 롤란도는 이미 리다가 와서 있는 것을 알고 있다는 듯 창문을 열어 리다를 찾아낸다. 아리고와 리다는 두 사람사이에 아무 일도 없었으므로 오해하지 말아 달라고 간청하지만 롤란도는 이미 더 이상 변명을 듣고 싶지 않다는 듯 리다에게 부부로서의 인연을 끊겠다고 말하고 아리고를 죽이려고 칼을 빼어든다. 리다가 실신하여 쓰러진다. 그때 새벽에 출전할 죽음의 기사단을 부르는 나팔소리가 들린다. 롤란도는 이 자리에서 아리고를 죽이느니 보다는 모든 사람들 앞에서 아리고의 명예를 땅에 떨어지도록 하는 것이 더 합당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리하여 아리고를 방에 가두어 죽음의 기사단에 참여치 못하도록 한다. 잠시후 죽음의 기사단이 성루 밑을 지나간다. 아리고는 창문을 열고 죽음의 기사단의 검은 휘장을 흔들며 ‘이탈리아 만세!’를 외친후 창문을 통해 강물로 뛰어든다.


제4막 (조국을 위해 죽다). 성당에서 기도하는 소리가 들린다. 말라노의 시민들이 출전한 병사들이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군중속에 리다의 모습도 보인다. 리다는 아리고가 스스로 목숨을 끊기 위해 성루에서 강물로 뛰어 들었지만 살아서 죽음의 기사단에 합류한 사실을 알고 있다. 롬바르디 연맹군이 승리했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군중들은 이탈리아가 구원되었음을 일고 환호한다. 용감한 아리고가 프레데릭 바바로싸를 말에서 끌어내려 무찔렀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멀리서 장송곡이 들린다. 잠시후 살아남은 죽음의 기사들이 중상을 입은 아리고를 밀라노대성당에 데려온다. 아리고는 주위의 사람들에게 조국을 위해 명예롭게 싸웠음을 자랑으로 생각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롤란도에게 리다의 무고함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두 사람의 행복을 빈다. 롤란도와 리다는 화해를 한다. 아리고는 롬바르디의 깃발에 입을 맞춘후  숨을 거둔다.


운명의 힘


타이틀: La Forza del Destino (The Force of Destiny). 전4막. 대본은 리바스공작(Duke of Rivas)의 희곡 Don Alvaro, o La fuerza del sino(돈 알바로 또는 운명의 힘)를 바탕으로 라 트라비아타의 대본을 쓴 프란체스코 마리아 피아베(Francesco Maria Piave)가 썼다.

초연: 1862년 러시아의 생 페테르부르그 제국극장

주요배역: 돈나 레오노라 디 바르가스(레오노라, 칼라트라바 마르케세의 딸), 돈 카를로 디 바르가스(카를로, 레오노라의 오빠), 돈 알바로(알바로, 레오노라를 사랑하는 귀족), 프레치오실라(집시 여인), 파드레 과르디아노(프란치스코수도회 신부), 쿠라(레오노라의 시녀), 칼라트라바의 후작

음악 하이라이트: 4막에서 레오노라의 Pace 아리아, 과르디아노신부와 레오노라의 듀엣, 3막에서 알바로의 로만짜, 3막에서 카를로와 알바로의 우정에 대한 듀엣, 4막에서 알바로와 카를로의 빚진 것에 대한 듀엣

베스트 아리아: Madre, pietosa Vergine[성모시여, 자비로운 성보시여](S), La vergine degli Angeli(S), Pace, pace mio Dio[평화, 평화, 나의 하나님](S), O tu che in seno agli angeli[오, 천사의 가슴에 있는 그대여](T), Invano Alvaro - Le minaccie(T+B), Solenne in quest'ora[이처럼 엄숙한 시간에](T+B), Urna fatale del mio destino(S), Son Pereda, son ricco d'onore(T)

사전 지식: 끔찍한 비극. 주인공 모두가 죽는다. 주인공들이 서로 잠깐만 설명하면 이해할 수 있는 일인데도 서로 이해를 하지 못하여 끔찍한 비극으로 막을 내린다. 스토리는 길고 지루할지 모르지만 이를 상환이라도 하듯 아름답고 감동적인 멜로디가 전편을 수놓는다. 특히 2막 마지막 장면이 그러하다. 여주인공은 레오노라이다. 일 트로바토레의 주인공과 이름이 같다. 베토벤의 오페라 휘델리오의 주인공 이름도 레오노라이다. 하지만 이름이 같다고 해서 무슨 연관이 있다고는 생각할 필요가 없다. 다만, 휘델리오에서 레오노라가 남장을 하고 나온 것과 마찬가지로 이 오페라에서도 레오노라가 나중에 남장을 하고 나오는 것이 같을 뿐이다. 서곡에 나오는 단순한 테마 멜로디는 오페라의 전편을 통하여 모습을 보인다. 운명을 의미하는 테마이다.

에피소드: 처음 나온 이 오페라의 초안에는 주인공 모두가 죽는 것으로 되어있다. 알바로까지도 벼랑에 몸을 던져 죽음을 택한다. 베르디는 대본을 쓴 피아베에게 편지를 보내어 ‘주인공이 모두 죽어서 무대 위에 그 죽음들이 널려 있는 것은 좀 재고하기 바란다.’라고 요청했다. 그리하여 오늘날의 공연에서는 알바로가 죽지 않는 것으로 되어있다. 물론 남은 생애를 극심한 괴로움에서 살아야 하지만 말이다. 


줄거리: 제1막. 무대는 오페라의 단골 센터라고 할수 있는 스페인의 세빌리아이다. 1700년대 말. 아름다운 여주인공의 이름은 레오노라(Donna Leonora di Vargas)이다. 레오노라는 알바로라는 청년을 사랑한다. 두 사람은 축복받지 못하고 이루지 못할 사랑이라면 아예 야반도주하자고 의견을 모은다. 그리하여 어느 날 밤, 알바로는 다시한번 다른 방법을 생각해 보고 그래도 방법이 없다면 레오노라를 데리고 도주한다는 생각으로 레오노라의 방을 찾아간다. 운명의 힘은 이때부터 작용하기 시작한다. 딸 레오노라가 남자친구 알바로(Don Alvaro)와 침실에 함께 있는 것을 목도한 레오노라의 아버지(Marchese di Calatrava)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생각하여 분노를 참지 못한다. 레오노라의 아버지는 벌써 얼마전부터 알바로라는 청년이 레오노라와 만나는 낌새를 채고 알바로를 무척 싫어했었다. 레오노라의 방에서 레오노라의 아버지에게 들킨 알바로는 당황하여 ‘그게 아니고...’라고 설명하려고 해도 레오노라의 아버지는 들을 생각도 하지 않고 칼을 빼어 들고 알바로를 죽이려한다. 알바로는 앞으로 장인이 될 사람과 싸울 수는 도저히 없으므로 ‘저를 죽이던지 살리던지 마음대로 하십시오!’라는 생각에서 차고 있던 권총을 바닥에 내려놓았다. 운명의 힘은 이때로부터 위력을 발휘하기 시작한다. ‘불행한 우연 제1호’: 권총을 바닥에 내려놓는 순간, 방아쇠가 잘못 건드려져 레오노라의 아버지가 총알을 맞고 쓰러진다. 레오노라의 아버지는 숨을 거두면서 딸에게 복수를 당부한다. 알바로가 당황한 중에 멀리 도망간다.


제2막. 스페인의 어느 마을. 그날 이후 레오노라는 사랑하는 사람을 찾기 위해 집을 뛰쳐나와 남장을 하고 미친듯이 이곳저곳을 다니는 중 이 마을까지 오게 된다. 레오노라는 마을의 주막에서 역시 학생으로 변장한 오빠 카를로(Don Carlo di Vargas)를 발견한다. 카를로도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알바로를 찾아 나선 것이다. 오빠는 동생 레오노라가 알바로와 함께 도망간 것으로 생각하여 두 사람 모두 발견하는 대로 죽이겠다고 다짐한다. 레오노라는 오빠가 자기보다도 알바로를 죽이게 될것이 너무 걱정되어서 그 주막에서 빠져나와 부근의 수도원으로 찾아 들어가 성모 마리아에게 알바로를 지켜 달라고 간절히 기도한다. ‘성모시여, 자비로운 성모시여!’(Madre, pietosa Vergine!)라는 아름다운 아리아는 심금을 울리는 곡이다. 레오노라를 잘 아는 수도원의 인자한 신부(Padre Guardinano)가 레오노라를 부근의 동굴에서 몸을 숨기고 당분간 지낼수 있도록 도와준다. 제3막: 몇 년의 세월이 지났다. 그날 이후, 알바로는 죄책감과 번뇌를 이기지 못하여 자학하는 심정에서 가명으로 군대에 들어간다. 알바로도 나라를 위해 군대에 들어간다. ‘불행한 우연 제2호’: 어느 치열한 전투에서 알바로가 카를로의 생명을 구해준다. 그렇지만 서로 누군지 알지 못한다. ‘불행한 우연 제3호’: 잠시후 알바로가 중상을 입는다. 죽음을 눈앞에 두었다고 생각하는 알바로는 카를로에게 마지막 부탁을 한다. 자기 가방에 들어있는 편지를 모두 태워 달라는 부탁이다. 카를로가 맹세코 그 부탁을 들어준다고 약속한다. 카를로는 편지 뭉치 속에서 자기 여동생 레오노라의 사진을 발견한다. ‘아니, 그렇다면 이 군인이 바로 그 알바로? 어떻게 이럴수가?’ 카를로는 자기의 생명을 구해준 군인이 알바로인 것을 알고 미칠 지경이다. 알바로는 죽지 않았다. 겨우 건강을 되찾게 되자 카를로는 알바로에게 결투를 신청한다. 다른 병사들이 두 사람을 떼어 놓아 겨우 결투는 면하게 된다.


제 4막. 카를로가 수도원의 문을 두드린다. 과르디아노신부를 찾으러 온 것이다. 과르디아노신부는 얼마전 레오노라를 동굴에서 지내도록 안내해 준 사람이었다. ‘불행한 우연 제4호‘: 신부로 변장한 알바로가 당시에는 남장한 레오노라를 알아보지 못하였던 것 같다. 알바로를 찾아 헤매던 카를로는 사람들로부터 새로 온 신부가 있다는 것을 알아냈고 모습이 알바로라는 것을 확인한다. 그래서 수도원을 찾아 온 것이다. ‘불행한 우연 제5호’: 알바로가 자기의 신분이 알려지지 않게 변장했던 바로 그 신부였다. 알바로는 자기의 잘못 때문에 카를로의 아버지, 즉 레오노라의 아버지를 죽게 한데 대하여 깊이 사과하고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었다. 전쟁터에서 카를로의 목숨을 구해준 얘기를 하며 모든 것을 잊고 용서해 달라고 간청했다. 하지만 카를로는 자기가 지금까지 살아 온것은 아버지를 죽인 원수이며 누이동생과 도망친 알바로를 죽이기 위해서라고 말하며 용서를 비는 알바로를 비겁자라고 모욕한다. 비겁자라는 소리에 알바로가 격분한다. 두 사람은 무대 뒤에서 결투를 벌인다. 잠시후 카를로의 비명소리가 들린다. 알바로가 카를로를 찌른 것이다. 알바로는 자기가 레오노라의 아버지뿐만 아니라 레오노라의 오빠까지도 죽인 사실을 깨닫게 된다. 알바로는 황망 중에 부근의 동굴로 숨는다. 바로 레오노라가 숨어있는 동굴이었다. 그리하여 레오노라는 그토록 찾아 헤매던 알바로를 결국 만나게 된다. 알바로의 입에서 나온 첫 마디는 ‘내가 카를로를 죽였오!’였다. 너무나 뜻밖의 소리에 놀란 레오노라가 오빠를 찾으러 무대 뒤로 뛰쳐나간다. 그러나 죽어가는 카를로는 마지막 기운을 다하여 레오노라를 칼로 찌른다. 카를로는 레오노라를 죽이는 것이 아버지의 원수를 갚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레오노라는 마지막 숨을 가쁘게 내쉬면서 ‘이제 나의 죽음으로서 아버지의 저주는 끝났다’라고 절규한다. ? 앞에서도 설명했듯이 알바로가 벼랑에 몸을 던져 죽는 것이 원본이었고 1869년의 수정본에서는 죽지 않고 평생을 회한으로 생활한다.


라 트라비아타


타이틀: La Traviata (The Fallen Woman. 타락한 여인). 전3막. 알렉산더 뒤마(Alexander Dumas)휘스(아들)의 소설 La dame aux cam?lias(카멜리아꽃을 단 여인)을 바탕으로 프란체스코 마리아 피아베가(Francesco Maria Piave)가 대분을 썼다. 피아베는 베르디의 리골레토와 ‘운명의 힘’의 대본도 썼다. 일본에서는 동백꽃을 단 여인이라는 의미에서 타이틀을 춘희(椿姬)라고 번역했다.

초연: 1853년 베니스 훼니체극장(Teatro La Fenice)

주요배역: 비올레타 발레리(고급 창녀), 플로라 브르부아(비올레타의 친구), 아니나(비올레타의 하녀), 알프레도 제르몽(비올레타를 사랑하는 청년), 죠르지오 제르몽(알프레도의 아버지), 뒤폴남작, 그렌빌(의사), 쥬세페(비올레타의 하인)

음악 하이라이트: 알프레도와 비올레타의 브린디시(축배의 노래), 파티의 히로인으로서의 비올레타 테마음악, 간청하는 아버지 제르몽의 테마음악(프로방스), 2막에서 비올레타와 제르몽의 대화 장면 음악, 2막에서 비올레타가 희생키로 한데 대한 음악,

베스트 아리아: Ah, forse ? lui...Sempre libera[아, 내 마음이 원하는 것은 그 사람일 것이야](S), Di Provenza il mare, il suol[프로방스, 그 바다와 그 땅](B), Parigi, a cara[파리를 떠나서](S+T), De'miei, bollenti spiriti[환희속에 불타는 나의 꿈](T), Brindisi Libiamo[모두 마시자](T+S), E tardi...Addio del passato(S), Un Di Felice[어떤 행복한 날](S)

사전 지식: 라 트라비아타는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많이 공연되는 오페라의 하나가 되었다. 부드러우면서도 우수에 넘친 전주곡은 마치 비올레타의 죽음을 예견하는 것과 같다. 곧이어 활기에 넘친 축배의 노래(Brindisi, Libiamo)가 뒤따른다. 라 트라비아타에는 Brindisi 이외에도 주옥과 같은 수많은 아리아와 듀엣, 합창이 전편을 수놓고 있다. 알프레도의 아버지인 죠르지오 제로몽의 아리아 Di Provenza il mar, il soul은 바리톤 아리아중 가장 감동적인 것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스페인 무곡등이 나와 인생의 양면을 표명해 준다. 라 트라비아타는 사실주의의 요소를 지닌 수작이다. 

에피소드: 밤이면 밤마다 파리의 5대 극장 중 특별석에 나타나서 한 달의 25일 간은 흰 동백꽃, 나머지 5일간은 붉은 동백꽃을 가슴에 꽂음으로서 돈 많은 호색한들에게 자기의 생리일을 대담하게 표시해 온 리미트(On-limit)와 오프 리미트(Off-limit)를 밝혔던 고급 창녀가 1850년 전후, 파리에서 이름을 떨치고 있었다. 마리 듀프레시스라고 불리는 그 창녀는 시골, 가난한 홀아비의 맏딸로 태어나 열 살 때, 한 접시의 수프와 처녀를 바꾸기도 했다. 그리고 그녀는 열두 살 때 맨발에 누더기를 걸치고 파리로 올라왔다. 호색의 거리 파리에서 자기의 육체가 돈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된 마리는 1년에 10만프랑의 생활비를 탕진하는 고급 창녀가 되었다. 이 창녀를 한때 열렬히 사랑한 사람이 ‘삼총사’와 ‘몬테 크리스토 백작’으로 유명한 ‘알렉산더 뒤마’의 아들이었다. 그러나 아들 뒤마가 아버지와 함께 반년 동안 스페인 여행을 하고 돌아와 보니 안타깝게도 마리는 이미 저 세상 사람이 되었다. 당시 24세였던 뒤마 피스(아들이란 뜻)에게는 그의 지금까지 생애에서 그보다 더 슬프고 회한에 넘치는 날은 없었다. 그는 울면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것이 La dame aux camelias였다. 소설은 가히 폭풍적인 인기를 끌어 만인의 주목을 받았다. 뒤마 피스는 소설을 다시 극으로 고쳐서 상연했다. 마침 파리에 갔던 베르디는 이 극을 보고 감명을 받아 La Traviata라는 타이틀의 오페라를 만들었다. La Traviata는 방황하는 여자, 타락한 여자, 버림받은 여자라는 뜻이다.


줄거리: 제1막. 1849년대 또는 1799년대, 그렇지 않으면 제작감독이 설정하는 시기의 파리가 무대이다. 애수에 넘치는 전주로 막이 오르면 무대는 비올레타(Violetta Val?ry)의 살롱이다. 사교계 사람들이 모여들어 화려한 무도회가 열리기 직전이다. 갸스통(Gaston)자작의 안내로 알프레도(Alfredo Germont)가 들어온다. 사람들은 이 새 손님을 환영하며 알프레도에게 노래를 청한다. 그는 술과 사랑을 찬미하는 ‘축배의 노래’(Brindisi)를 부른다. 그의 노래에 이어 합창이 계속되고 마지막파트는 비올레타가 받아서 부른다. 노래가 끝나고, 옆방에서 왈츠가 들려오자 모두들 춤을 추러 건너간다. 비올레타는 갑자기 빈혈을 일으켜서 혼자 남는다. 비올레타는 이미 얼마 전부터 폐렴을 앓고 있었다. 알프레도가 비올레타를 염려하여 다시 나타난다. 그는 비올레타의 방종한 생활을 충고하면서 1년 전, 아니 아주 오래전부터 간직해온 애정을 고백한다. 비올레타는 순박한 청년의 말을 비웃는다. 그리고는 가슴에 꽂았던 동백꽃을 건네주며 자기는 지금의 분방한 생활에 만족한다는 아리아를 부른다. 무도회가 끝난 살롱 안은 갑자기 한적해진다. 혼자 쓸쓸히 소파에 몸을 던진 비올레타의 가슴을 알프레도의 그림자가 밟고 지나간다. 그것이 사랑임을 깨닫는 그녀! 비올레타의 저 유명한 아리아 Ah, fors' e lui(아, 그대던가)가 불리어지는 장면이다. 자기의 뛰는 가슴을 의아해하는 레시터티브에 이어서 그것이 사랑임을 깨닫게 되면서 충만해지는 기쁨. 하지만 그녀는 곧 자기 자신의 처지와 헤어날 길 없는 생활의 사슬을 돌이켜보고 스스로 단념하려고 자기를 비웃어본다. 그러나 멀리서 들려오는 알프레도의 ‘사랑은 신비롭고 숭고한 우주의 고동’이라는 노랫소리에 항거할 힘은 없다.


제2막 제1장은 파리 교외의 간소한 별장. 알프레도와 비올레타가 숨어사는 사랑의 보금자리다. 알프레도는 두 사람만의 행복한 생활을 찬양한다. 그러나 하녀로부터 생활비가 궁색해서 비올레타가 가진 것을 팔아 쓰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된 알프레도는 돈을 마련하려고 파리로 간다. 그 뒤에 알프레도의 아버지 제르몽(Giorgio Germond)이 찾아온다. 그는 아들에 대한 비올레타의 사랑이 순수한 것임을 알고 감명을 받지만 임박한 딸의 혼담이 아들의 스캔들로 인해 지장을 가져올 것을 말하고 비올레타에게 헤어져주기를 간청한다. 굳은 결심을 한 비올레타는 제르몽에게 자리를 뜨게 한 뒤, 희생을 각오하고 알프레도에게 전할 Dear Alfredo의 편지를 쓴다. 잠시후 알프레도가 돌아온다. 비올레타는 새삼스럽게 그와의 애정을 확인한 후 방을 나간다. 이상한 기분에 휩싸인 알프레도에게 하인이 편지 한 통을 전한다. 편지를 읽은 알프레도는 절망에 빠져 한탄한다. 이때, 아버지 제르몽이 나타나서 눈물을 씻고 명예를 회복하라면서 고향 프로방스의 바다와 육지를 생각하여 옛날로 돌아오라고 간청한다. 아버지의 정이 물씬 풍기는 정감 있는 노래다. 그러나 알프레도는 고향으로 돌아가자는 아버지를 뿌리치고 비올레타의 뒤를 쫓는다. 그는 그녀의 편지만 보고 비올레타를 오해해서 복수심에 사로잡힌 것이다.


제2막, 제2장은 비올레타의 친구인 플로라(Flora Bervoix)의 호화로운 저택이다. 화려한 가면무도회가 한창이다. 여러 사람과 함께 알프레도가 나타나고 이어서 비올레타가 늙은 친구 두뽈(Duphol)남작과 함께 들어온다. 알프레도는 친구들과 도박을 시작해서 연전연승을 울린다. ‘사랑에는 패했지만 도박에는 이긴다. 돈을 따면 여자를 사서 시골로 돌아갈 테다’라고 비올레타에게 들으라는 듯이 지껄이는 말에 그녀의 가슴은 메어질 것 같다. 손님들이 식당으로 물러간 뒤 비올레타는 알프레도를 불러 제발 자기를 그냥 놓아두고 돌아가 달라고 하지만 오히려 그는 비올레타의 배신을 추궁한다.  비올레타는 제르몽과의 약속 때문에 늙은 뒤폴남작을 사랑한다고 마음에도 없는 거짓말로 그를 단념시키려고 한다. 그러나 이 말에 더욱 흥분한 알프레도는 큰 소리로 손님들을 불러서 비올레타를 조소한 끝에, 도박에서 딴 돈을 그녀에게 던진다. 사람들이 알프레도의 비신사적인 행동을 비난하는 중에 비올레타는 격한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그 자리에 실신해 쓰러진다. 그 곳에 제르몽이 들어와서 알프레도를 위해 비올레타가 일부러 떠났음을 얘기해주며 아들을 몹시 책망한다. 알프레도는 자기의 추태를 뉘우친다. 한편, 비올레타는 자신의 저주스럽기만 한 처지를 애통해 한다.


제3막은 비올레타의 병실. 때마침 거리는 카니발로 들끓고 있건만 병실에서는 침울한 죽음의 장막이 드리운 듯하다. 비올레타의 병상 옆에서 하녀가 간호에 지쳐서 졸고 있다. 왕진 온 의사는 하녀에게 비올레타의 생명이 경각에 있다는 것을 귀띔해 주고 간다. 비올레타는 하녀를 심부름 보낸 뒤, 제르몽에게서 온 감사의 편지를 꺼내서 읽는다. 알프레도가 진실을 알게 되고 오해가 풀린 것은 반갑지만 이제 죽음을 앞두고 비올레타는 모든 것이 허망하기만 하다. 거울에 비친 수척한 얼굴을 보고 비올레타는 ‘지난 날의 아름다운 꿈이여, 안녕’이라는 한없이 애달픈 노래를 부른다. 밖에서 들려오는 카니발의 흥겨운 합창은 더한층 방의 적막감과 대비된다. 이때, 하녀가 뛰어 들어오면서 알프레도를 만났다고 한다.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알프레도가 들어와서 그녀를 포옹한다. ‘아! 나의 비올레타! 나는 죄 많은 사나이다!’.... 비올레타의 두 눈에서는 기쁨의 눈물이 하염없이 흐를 뿐이다. 두사람은 이제부터 다시 새로운 행복의 꿈을 맺어보자고 다짐하지만 이미 때는 너무 늦었다. 비올레타는 알프레도의 가슴에 힘없이 쓰러진다. 달려온 제르몽은 이 모든 것이 자기의 잘못으로 생각하여 괴롭다. 죽음의 그림자가 이미 짙어가고 있는 비올레타는 마지막으로 알프레도에게 자기의 초상화가 들어 있는 목걸이를 건네준다. 마치 자기와는 사뭇 다른 착하고 예쁜 아가씨를 만나 행복하게 살라고 당부하는 듯.


시실리의 만종


타이틀: Les V?pres Siciliennes (I Verpri Siciliani). 전4막. 베르디의 20번째 작품이다. 라 트라비아타 다음에 발표했다. 유제느 스크리브(Eug?ne Scribe)와 샤를르 뒤베이리어(Charles Duveryier)가 공동으로 대본을 완성했다.

초연: 1855년 파리의 Acad?mia Imp?riale de Musique(제국음악아카데미)

주요배역: 기 드 몽포르(몽포르테: 샤를르 당주[Charles d'Anjou] 치하의 시실리 총독), 나폴리의 왕, 그 시르 드 베튀느(프랑스 장교), 르 콩트 드 보데몽(프랑스 장교), 앙리(아리고: 젊은 시실리인), 쟝 프로시다(죠반니 다 프로치다: 시실리의 의사), 엘렌(엘레나: 공작부인), 니네타(공작부인의 시녀), 다니엘리(공작부인의 하인)

음악 하이라이트: 전주곡에서 대학살 장면을 암시하는 테마음악, 전주곡에서 몽프로테와 아리고의 듀엣, 타란텔라, 바르카롤레, 엘레나의 칸쪼네(볼레로), 몽포르테의 아리아

베스트 아리아: O patria[오, 나의 조국](B), Et toi, Palermo [그리고 그대 팔레르모](B), Au sein de la puissance[권력의 중심에서](Bar), Qaund ma bont? toujours nouvelle[언제나 새로운 나의 친절함](T), Bol?ro, Merci, jeunes amies[고맙도다! 젊은 친구여!](S)

사전지식: 시실리 사람들의 프랑스에 대한 항거를 주제로 삼았다. 베르디의 초기 작품들에서 볼수 있는 독립심, 통일에 대한 갈구, 압정에서의 해방을 이 작품에서도 그리고 있다. 베르디는 1953년부터 몇 년동안 파리에서 생활한 일이 있다. 첫 부인을 잃은 베르디는 파리에서 소프라노 주세피나 스트레포니를 만난다. 스트레포니는 실은 베르디의 첫 오페라 Oberto의 주역으로 출연한 일이 있다. 두 사람의 평생을 함께 할 반려자로 믿어 결혼한다. 베르디는 스트레포니와 결혼한 해에 ‘시실리의 만종’을 발표한다. 프랑스 군인들이 탈리아 사람들을 대학살한 내용이어서 파리에서의 공연이 큰 저항에 부딪칠 것으로 예상했지만 베르디의 위대한 명성이 그런 우려를 감싸고도 남았다. Vespri(Vespers)는 저녁기도를 위해 종을 치는 것을 말하기도 하며 저녁기도 그 자체를 뜻하기도 한다. 그러나 베르디의 오페라의 타이틀인 I Vespri Siciliani는 1282년 3월 30일, 부활절 다음 월요일의 저녁기도를 알리는 종소리와 함께 시실리의 팔레르모 주민들이 프랑스에 대항하여 일으킨 폭동사건을 말한다. 이 폭동(거사)로 시실리에 주둔하고 있는 프랑스 군인들 대부분이 학살되었다. 또한 이 폭동(거사)은 전 이탈리아로 번져 나폴리와 시실리공국의 샤를르1세(Charles d'Anjou)에 항거하는 운동으로 확산되었다. 당시 이탈리아의 나폴리와 시실리는 프랑스의 앙주(Anjou)왕가가 통치하고 있었다.

에피소드: 베르디가 파리 오페라극장을 위해 쓴 최초의 오페라이다. 서곡은 생각보다 길며 3막에서는 Le quatre saisons(사계)를 주제로 한 발레가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작품이다. 프로치다(Procida)의 아리아 O patrie(오 나의 조국)와 Et toi, Palermo(그리고 그대 팔레르모)는 이탈리아인들의 애국심을 표현한 것이다. 베르디는 스크리브의 대본에서 프로치다를 평범한 음모꾼으로 만들어 놓은데 대하여 불만이었다. 마지막 장면에서 프랑스 병사들이 이탈리아인들에 대하여 대학살을 하는 장면에서 프랑스측도 상당한 피해를 입은 것으로 되어 있는데 대하여 불만이었다. 그러나 당시 이탈리아에서 오스트리아 당국에 의한 검열이 심하여 제대로 수정하지 못했다.

 

줄거리: 제1막. 1282년 시실리의 팔레르모. 술 취한 프랑스 군인들이 대광장에서 사람들을 희롱하며 제멋대로 흥청거리고 있다. 이 모습을 본 시실리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적개심이 솟아나고 있다. 젊고 아름다운 엘레나(Elena: 엘렌, La Duchesse H?l?ne) 공작부인이 등장한다. 엘레나는 프랑스인들을 극도로 증오하고 있다. 엘레나의 오빠는 프랑스에 모반했다는 죄로 처형당한 일이 있다. 술취한 프랑스 군인들이 엘레나를 하찮은 여자로 생각하고 ‘야, 이리 와서 노래나 한마디 불러봐!’라며 주정을 부린다. 엘레나는 모든 것을 꾹 참고 노래를 부른다. 엘레나의 노래는 시실리 사람들의 용기있는 봉기를 은근히 부추기는 내용이다. 적개심에 불타고있던 군중들은 프랑스 군인들의 꼴같지 않은 행동을 도저히 참고 볼수가 없어서 프랑스 군인들에게 덤벼들려고 한다. 이때 프랑스 총독인 몽포르(Guy de Monforte)가 나타나서 군인들에게 군중들을 강제 해산토록 명령한다. 엘레나는 총독의 눈길을 피하여 사라진다. 총독은 군중속에 섞여 있는 어떤 시실리 청년을 보자 앞으로 나오도록 하여 이름과 집안 내력이 어떻게 되느냐고 묻는다. 총독에게 적개심을 품고있는 이 청년은 반항적인 말투로 어머니는 이미 세상 떠났고 아버지는 누구인지 모른다고 대꾸한다. 한순간 총독의 얼굴에 애증이 교차하는 모습이 스쳐간다. 총독은 청년에게 프랑스를 위해 충성하면 명예와 부를 회복시켜 주겠다고 설득한다. 하지만 청년은 이같은 제안을 단번에 거절한다. 총독은 이 청년이 엘레나 공작부인을 좋아하는 것을 눈치 채고 엘레나 공작부인이 반역의 의심을 사고 있으므로 가까이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당부하며 떠난다. 청년의 이름은 아리고(Arrigo: 앙리: Henri)이다.


제2막. 팔레르모 교외의 한적한 해안이다. 시실리의 독립투사인 프로치다(Procida)가 오랜 추방생활을 벗어 던지고 비밀리에 시실리로 돌아온다. 프로치다는 엘레나 공작부인과 청년 아리고(Arrigo)를 만나 시실리에서 프랑스를 몰아내기 위한 시실리 사람들의 봉기를 지원하기 위해 스페인 함선이 무기를 싣고 온다고 말한다. 그는 이 일에 대하여 아리고를 신뢰한다는 말을 남기고 자리를 뜬다. 두 사람만 남게되자 아리고는 엘레나에게 사랑을 고백한다. 엘레나는 자기 오빠의 죽음을 복수해준다면 결혼하겠다고 약속한다. 이 때 총독의 사자가 나타나 아리고에게 총독궁에서의 무도회에 초대한다는 총독의 메시지를 전한다. 엘레나는 어째서 총독이 아리고만을 초청하는지 궁금해 한다. 아리고가 무도회에의 초청을 거절하자 군인들이 아리고를 데리고 어디론가 가버린다.


제3막. 모든 것을 차지한 총독이지만 오래전 잃어버린 아들을 찾지 못한 것이 한으로 남아있다. 그러한 때에 우연히 아리고를 만난 총독은 그가 자기 아들인 것을 확신한다. 아리고가 군인들에게 끌려서 총독 앞에 선다. 총독은 자기가 아버지인 것을 밝히고 자기를 사랑해 줄것을 요청한다. 이 말을 들은 아리고는 충격을 받는다. 그리고 언뜻 자기와 엘레나와의 사랑에 장벽이 생길 것을 걱정한다. 아리고는 자기가 총독의 아들이라는 새로운 상황에 대하여 절망한다. 아리고는 총독에게 어머니를 죽게한 장본인이라고 하면서 극렬하게 비난하며 아버지로서 인정할수 없다고 말한다. 장면은 바뀌어 무도회장이다. 몇 몇 사람들은 초록색 리본을 가슴에 달고 있다. 총독 제거의 음모에 가담한다는 비밀 표식이다. 의사이며 독립투사인 프로치다(Giovanni da Procida: Jean Procida)가 아리고의 가슴에 리본을 달아준다. 아리고의 마음은 혼돈스럽다. 아버지를 배반할수 없다는 생각이 본능적으로 일어난다. 하지만 동료들을 배반할수 없다는 생각도 일어난다. 총독이 아리고에게 다가와서 가슴에 매달린 초록색 리본이 이상하다는 듯 떼어준다. 이를 신호로 하여 엘레나를 비롯한 비밀 결사요원들이 총독을 암살하기 위해 에워싼다. 하지만 총독은 순간적으로 무사히 포위를 빠져나간다. 그리고 군인들에게 저들을 모두 체포하라고 명령한다. 다만, 아리고는 자기를 구해준 사람이라고 하며 체포하지 말라고 지시한다. 시실리 비밀결사 요원들은 아리고의 배신에 격분하며 복수를 선언한다.


아리고는 아버지 총독에게 간청하여 지하 감옥의 죄수들을 만날 수 있는 통행증을 얻는다. 아리고의 마음은 이들 시실리의 독립투사들과 함께 있다. 문제는 이들이 아리고의 말을 들어줄지가 문제이다. 아리고를 만난 엘레나는 불쾌함을 표시한다. 아리고가 총독과의 관계를 밝히자 엘레나의 마음은 혼란스럽다. 아리고는 동지들과 한 마음임을 강조한다. 아리고의 본심을 안 엘레나는 아리고에 대한 자기의 사랑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한다. 군인들에게 잡혀 들어온 독립투사 프라치다는 엘레나에게 무기를 실은 스페인 함선이 방금 접선 장소에 도착했다고 귀속 말로 전해준다. 엘레나와 함께 있는 아리고를 본 독립투사 프라치다는 아리고가 적극적으로 총독 암살에 가담하지 못한 것을 후회하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서도 배신자라는 생각을 씻지 못한다. 이 때 총독이 들어와 자기를 암살하려는 모든 죄수들을 처형하라고 명령한다. 이 소리를 들은 아리고가 총독에게 만일 저들을 처형하겠다면 자기도 함께 죽겠다고 말하며 풀어줄것을 간청한다. 총독은 아리고에게 자기를 아버지로 인정하고 순종한다면 죄수들을 처형하지 않겠다고 약속한다. 아리고는 어쩔수 없는 상황에서  총독의 제안을 수락한다. 총독은 아들 아리고와 엘레나의 결혼을 프랑스와 시실리와의 화해의 증표로서 허락한다고 말하고 곧 결혼식을 준비하라고 지시한다. 독립투사 프로치다가 엘레나에게 ‘오빠를 죽게한 원수를 생각하라’고 슬며시 말해준다.


제4막. 산토 스피리토 성당 앞에서 사람들이 두 사람의 결혼을 축하하고 있다. 오늘의 신부 엘레나가 제단앞으로 천천히 걸어가면서 자기의 행복함을 노래한다. 제단앞에 이르기 전에 프로치다가 엘레나에게 다가와서 복수의 기회가 왔다고 얘기해 준다. 결혼식이 끝났음을 알리는 종이 울리는 것과 때를 같이하여 스페인이 보내준 무기로 무장한 군중들이 프랑스 군인들을 공격하도록 되어있다는 것이다. 엘레나는 결혼 서약을 하지 않음으로서 아리고를 배신할 것인지, 그렇지 않으면 결혼 서약을 해서 대학살의 신호로 삼을 것인지를 선택해야 한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엘레나가 결혼 서약을 주저하자 총독이 엘레나를 제단 앞으로 이끌고 와서 서약을 진행시킨다. 때를 맞추어 성당의 종소리가 울려 퍼진다. 무장한 시실리아 사람들이 성당안으로 몰려 들어와 닥치는 대로 프랑스 군인들을 학살한다. 이것으로 막이 내린다. 아리고와 엘레나가 어떻게 되었는지, 총독이 피살되었는지, 시실리 사람들이 패배하여 도주했는지 등등 아무도 모른다.


루이자 밀러


타이틀: Luisa Miller. 3막의 비극적 멜로드라마(Melodramma tragico). 독일의 문호 프리드리히 쉴러(Friedrich Schiller)의 희곡 Kabale und Liebe(카발과 사랑: Cabal and Love)를 바탕으로 살바도레 카마라노(Salvadore Cammarono)가 대본을 썼다.

초연: 1849년 나폴리 산카를로극장

주요배역: 발터백작, 카를로/로돌포(발터백작의 아들: 카를로로 변장), 페데리카(발터의 조카: 오스트하임 공작부인), 뷰름(발터백작의 집사장), 밀러(퇴역군인), 루이자(밀러의 딸), 로라(시골 처녀)

음악 하이라이트: 전주곡의 주테마음악, 발터와 부름의 듀엣, 악마(부름)의 모티프, 오텔로에서 이아고의 테마음악을 연상케 하는 모티프, 죽음을 바라는 루이자의 아리아, 피날레 트리오(루이자, 로돌포, 밀러)

베스트 아리아: Quando le sere al placido[지나간 저녁나절에](T), Tu punischimi, o Signore[주여, 나를 벌하소서](S), A brani, a brani, o perfido[갈기갈기 찢으라, 반역자여](S), La tomba e un letto[무덤은 침상이라네](S), Padre, ricevi l'estremo addio[아버지여, 나의 마지막 작별인사를 받으소서](S)

사전지식: 베르디는 1842년 밀라노에서 나부코가 대성공을 거두자 그의 생애에서 가장 찬란한 기간을 보낸다. 베르디는 나부코 이후 불과 9년이란 기간동안 14편 이상의 오페라를 작곡한다. 루이자 밀러는 베르디가 나폴리의 산카를로극장을 위해 쓴 두편의 오페라중 하나이다.  


줄거리: 이 오페라에는 사랑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17세기 초반, 무대는 발터(Walter)백작이 지배하고 있는 티롤지방의 어느 작은 마을이다. 마을 사람들이 모여 루이자의 생일을 축하한다. 루이자는 사랑하는 카를로(Carllo)가 아직 모습을 보이지 않자 초조해 한다. 그 지방의 영주인 발터백작에게는 로돌포(Rodolfo)라는 아들이 있다. 언젠가 로돌포는 친구들에게 자기가 카를로라는 이름으로 신분을 감추고 마을 처녀인 루이자와 사랑하는 사이가 되었다고 말한바 있다. 루이자의 아버지 밀러(Miller)는 왜 그런지 딸 루이자가 사랑한다는 젊은 카를로에 대하여 불안한 감정을 숨길수 없다. 카를로가 나타난다. 루이자와 카를로는 서로의 사랑의 다짐하는 아름다운 듀엣을 부른다. 백작의 충복인 뷰름(Wurm)이 밀러를 찾아와 그의 딸 루이자를 사랑하니 결혼을 승낙해 달라고 청한다. 밀러는 결혼이란 어떤 강압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하면서 자기 딸의 결혼 문제는 딸이 결정한 문제라고 말한다. 뷰름은 실망하여 떠나면서 그 카를로라는 젊은이가 실은 발터백작의 아들 로돌포라고 말해 준다.


발터백작의 궁성이다. 뷰름으로부터 로돌포가 루이자라는 마을의 아가씨와 결혼하려 생각이라고 말을 전해들은 백작은 아들 로돌포가 훼데리카(Federica) 공작부인과 결혼할 생각은 하지 않고 몰래 다른 여자와 결혼하겠다는 얘기를 듣고 분노한다. 훼데리카 공작부인은 남편이 전쟁터에서 전사하는 바람에 많은 재산을 상속받은 젊은 미망인으로 왕실에서의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백작에게는 매우 필요한 존재이다. 공작부인을 만난 로돌포는 그와의 결혼 얘기는 아버지 백작이 원하는 것일 뿐이며 자기에게는 따로 사랑하는 사람이 있으니 이해하고 용서해 달라고 말한다. 그러나 훼데리카는 심히 모욕당했다고 생각하여 로돌포를 용서할수 없다고 말한다. 장면은 바뀌어 밀러의 집이다. 루이자의 아버지가 루이자에게 발터백작의 아들 로돌포가 카를로이며 곧 훼데리카 공작부인과 결혼한다는 얘기를 해 준다. 마침 문 밖에서 이 얘기를 들은 로돌포가 뛰어 들어와 밀러에게 자기가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은 루이자이므로 당장 루이자와 결혼하겠음을 하나님께 약속한다. 루이자의 아버지는 ‘누가 발터백작의 분노로부터 이들을 구할수 있을 것인가?’라면서 걱정한다. 그러한 밀러에게 로돌포는 자기가 백작의 비밀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그 비밀을 발설한다고 하면 꼼짝 못할테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다. 이때 백작이 들어선다. 그는 이 부정한 두 사람의 관계를 막기 위해 왔노라고 말하면서 루이자에게 ‘남자를 유혹하는 악독한 여인’이라고 비난한다. 이 소리를 들은 로돌포가 참지 못하고 칼을 빼어 들어 자기의 아버지를 찌르려 한다. 루이자가 백작 앞에 무릎을 꿇고 용서해 달라고 간청한다. 백작의 병사들이 루이자를 체포하자 로돌포는 사람들에게 자기 아버지 발터가 어떻게 하여 백작이 되었는지 비밀을 털어 놓겠다고 말한다. 이 말은 들은 백작은 아무 말도 못하고 루이자와 로돌포를 석방한다.


제2막. 부정한 사랑이라는 부제가 붙어있다. 마을 사람들이 몰려와 루이자에게 아버지가 백작에게 잡혀 갔다고 전한다. 놀란 루이자가 백작을 찾아가려고 할 때 뷰름이 찾아온다. 그는 루이자에게 아버지가 백작에게 반항적이기 때문에 처형될 수밖에 것이라는 얘기를 한다. 그러면서 루이자가  ‘로돌포를 결코 사랑한 적이 없었으며 다만 그의 직분을 사랑했었고 뷰름과 결혼하겠다’는 내용의 편지 한 장을 써 준다면 아버지를 구할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뷰름은 이 편지가 아버지를 구하기 위한 형식적 것이라고 말해 준다. 루이자는 거짓 편지를 쓰는 것이 마음에 걸렸으나 어쩔수 없이 쓴다. 로돌포가 밝히겠다고 했던 백작에 대한 비밀은 다음과 같다. 백작은 자기 사촌으로부터 백작의 직위와 재산을 빼앗기 위해 뷰름과 공모하여 사촌을 죽였다. 이 모든 사실을 로돌포가 직접 목격했던 것이다. 발터백작은 공작부인에게 로돌포의 마음이 곧 바뀔 것이라고 말해 준다. 공작부인은 루이자가 로돌포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하자 안도와 함께 기뻐한다. 공작부인이 루이자를 만난다. 루이자는 아버지를 살릴 염원에 공작부인에게 로돌포를 사랑하지 않으며 뷰름을 사랑한다고 거짓으로 말한다. 장면은 바뀌어 성안의 교수대가 무대이다. 로돌포는 루이자가 뷰름의 강요에 의해 썼던 편지를 받아 보고 루이자의 배신에 분노한다. 로돌포는 루이자와 함께 보낸 별 빛이 반짝이는 밤을 회상하며 자가의 운명을 한탄한다. 발터백작이 들어와 로돌포에게 훼데리카와 결혼키로 한 것을 치하하며 대신 배신자 루이자에게는 복수를 안겨주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한다. 로돌포는 루이자와 결혼하지 못할 바에는 죽음을 택하겠다고 다짐한다.


제3막. 독약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교회의 종소리가 들린다. 로돌포와 훼데리카 공작부인의 결혼식이 준비되고 있다. 밀러가 감옥에서 풀려나 집으로 돌아온다. 밀러는 루이자에게 뷰름의 도움으로 석방되었다는 얘기를 한다. 루이자는 아무 말도 못하고 아버지 밀러에게 편지 한 장을 주면서 로돌포에게 전해 달라고 부탁한다. 그날 밤 묘지에서 만나자는 내용이다. 루이자는 스스로 목숨을 끊을 생각을 하고 있다. 편지의 내용을 안 밀러는 놀라면서 자살은 죄악이며 만일 루이자가 자기를 버리고 죽음을 택한다면 자기는 어떻게 살겠느냐면서 딸을 만류한다. 루이자는 아버지의 간곡한 만류에 로돌포에게 보내려던 편지를 찢어 버리고 아버지와 둘이서 저 멀리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떠나 살기로 한다. 루이자가 성당에서 기도하고 있다. 로돌포가 조용히 들어온다. 로돌포는 독약을 컵에 따른다. 기도를 끝낸 루이자는 로돌포가 들어와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란다. 로돌포는 루이자가 뷰름에게 쓴 편지를 보여주며 진짜 루이자가 쓴 것이냐고 묻는다. 루이자가 그렇다고 하자 로돌포는 기다렸다는 듯 독약을 마신다. 이를 본 루이자도 로돌포를 따라 독약을 마신다. 로돌포가 마지막으로 루이자에게 ‘뷰름을 사랑했는가?’라고 묻는다. 루이자는 이무런 죄가 없기에 죽음을 택한다고 말하며 발터백작과 뷰름의 음모를 말해준다. 로돌포의 분노가 폭발한다. 하지만 죽어가는 시간에 무엇을 어떻게 할수 있겠는가? 루이자는 죽어가면서 아버지에게 자기를 용서하여 줄것과 로돌포를 축복하여 줄것을 마지막으로 부탁한다. 백작과 뷰름과 마을 사람들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보려고 성당 안으로 들어온다. 루이자는 이미 싸늘한 몸이 되어 있다. 로돌포는 뷰름이 들어서는 것을 보자 마지막 힘을 다하여 그를 칼로 찌른다. 그리고 자기 아버지인 발터백작을 보고 ‘이 모든 하늘의 벌을 눈을 들어 보시오’라고 말하면서 숨을 거둔다. 


맥베스

 

타이틀: Macbeth (막베스). 4막의 비극. 대본은 셰익스피어의 원작을 바탕으로 베르디와 콤비인 프란체스코 마리아 피아베(FRanesco Maria Fiave)가 썼다.

초연: 1847년 플로렌스의 페르골라(Pergola)극장

주요배역: 맥베스, 레이디 맥베스(맥베스의 부인), 반코(반쿠오: 맥베스의 동료 장군), 던칸(던카노: 스코틀랜드의 왕), 맥더프(화이프의 영주), 말콤(던칸의 아들), 플레안지오(플린스: 반쿠오의 아들), 하인, 의사, 살인자, 반코의 유령

음악 하이라이트: 막베스의 독백장면 음악, 레이디 맥베스의 광란의 장면 음악, 마녀들의 춤 음악, 추방당한 자들의 합창

베스트 아리아: La luce langue(S), Perfide! Peita, rispetto, amore[친절함, 존경심, 사랑](B), Una machia[한군데 장소](S), Ah, la paterna mano[아, 아버지의 손](T), Nel di della vittoria[성공의 날에](S)

사전지식: 셰익스피어의 작품과 인연이 많은 베르디로서 맥베스는 셰익스피어에 대한 첫 번째 도전이었다. 베르디는 플로렌스에서의 초연이후 맥베스의 음악과 스토리의 일부를 계속 고쳤다. 처음 맥베스를 완성할 때로부터 거의 20년이 지난 1865년에 나온 프랑스 버전에는 제3막 시작 전에 발레가 추가되었다. 서곡은 제3막의 유명한 마녀들의 장면과 제4막에서 몽유병 장면과 깊은 관련이 있다. 맥베스부인(Lady Macbeth)이 편지 장면에서 부르는 Nel di della vittoria(성공의 날에)는 맥베스부인을 즉각 권력의 인물로 만들어주는 것과 같은 아리아이다. 말콤에게 추방당한 스코틀랜드인들이 부르는 Patria opperessa(억압당한 우리의 조국)는 이탈리아 독립운동에 애국적 감성을 불러 일으켜준 합창이었다. 맥더프가 자기 부인과 아이들이 살해당했다는 소식을 들은후 비탄에 빠져 부르는 Ah, l paterna mano(아, 조국이여!) 역시 이탈리아 국민들의 심금을 울려준 위대한 아리아이다.


줄거리: 너무나 잘 알려진 셰익스피어의 드라마이므로 스토리를 자세히 소개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아주 간략히 소개코자 한다. 세 마녀들의 예언대로 맥베스가 전쟁에서 승리하여 개선한다. 마녀들이 맥베스와 동료 장군인 반쿠오(Banquo: Banco)를 마중한다. 맥베스 부인이 남편이 보내온 편지를 읽고 있다. 스코틀랜드의 왕 던칸(Duncan: Duncano)이 온다는 내용이다. 맥베스부인은 던칸이 잠들어 있을 때 살해당한 사실을 알고 있으므로 남편이 전하고자 하는 내용이 무슨 뜻인지 알아챈다. 제1막은 화이프(Fife)의 영주인 맥더프(Macduff)가 살인이라고 발표하는 장면으로 막을 내린다. 제2막. 맥베스는 차후에 동료 반쿠오가 권세를 잡을 것이라는 마녀들의 예언에 대하여 대단한 질투심을 가진다. 맥베스는 사람들을 시켜 반쿠오를 암살한다. 이후 반쿠오의 혼령이 계속 맥베스에게 나타나 그를 번민과 고통에 빠지게 한다. 제3막에서는 마녀들이 다시 등장한다. 프랑스 버전에서는 제3막이 시작되기 전에 발레가 무대를 압도하게 되어 있다. 마녀들은 혼령들을 불러와 맥베스에게 어떤 운명이 닥쳐올 것인지를 얘기해 주도록 한다. 제4막은 영국 국경에서 벌어진다. 맥베스에게 살해당한 스코틀랜드 왕 던칸의 아들 말콤(Malcom)이 군사를 일으켜 맥베스에게 대적한다. 화이프의 영주 맥더프도 가세한다. 4막에서는 유명한 맥베스 부인의 몽유병 장면이 연출된다. 맥베스와 마찬가지로 맥베스부인도 양심의 가책을 받아 괴로워하고 있다. 말콤의 병사들은 마녀들의 예언대로 맥베스의 본거지를 점령한다. 맥베스부인의 시녀가 맥베스부인의 주검을 보고 비명을 지른다. 맥베스는 화이프 영주 맥더프와의 전투에서 단칼에 죽임을 당한다. 화무십일홍!


나부코


타이틀: Nabucco (Nebuchadnezzar). 전4파트. 서정적 드라마(Dramma lirico). 안토니오 코르테시(Antonio Cortesi)의 발레작품 Nabucodonosor(나부코도노소르)와 오거스트 아니스-부르죠아(Auguste Anicet-Bourgeois)와 프란시스 코르뮈(Francis Cormu)가 공동으로 쓴 희곡 Nabucodonosor를 기본으로 테미스토클 솔레라(Temistocle Solera)가 대본을 썼다.

초연: 1842년 3월 9일 밀라노 스칼라극장

주요배역: 나부코(느브갓네살: 바빌론의 왕), 이스마엘레(예루살렘왕의 조카), 자카리아(스가랴, 히브리족의 대제사장: 선지자), 아비가일(나부코왕의 첫째 딸로 생각되는 노예), 훼네나(나부코의 딸), 바알신전의 대제사장, 아브달로(나부코왕의 늙은 충복), 안나(스가랴 선지자의 여동생)

음악 하이라이트: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 이탈리아 국가의 테마음악

베스트 아리아: Ben io t'invenni...anch‘io dischiuso(S), Dio di Guida![잘못을 저지르시는 여호와](B), Va pensiero sull'ali dorate[날아라, 금빛 날개를 타고](Chor), Sperate, o figli[희망을, 나의 아들들아](B), D'Egitto la sui lidi[이집트의 해안에서](B), Gli arre야 festivi[축제의 잔이 떨어지고](Chor). Prode guerrier[담대한 전사여!](S)

사전지식: 베르디의 첫 히트작이다. 이로서 베르디의 찬란한 경력이 시작된다. 나부코가 대성공을 거둔 배경에는 주제를 잘 택한 이유가 있다. 당시 외세의 억압을 받고 있는 이탈리아의 정치적 환경으로 보아 대단히 적당한 내용이었기 때문이었다. 서곡의 주제음악은 나중에 막을 거듭할수록 계속된다. 억압에 대한 확고한 저항을 나타내는 음악이다. 막이 열리면 레위제사장들의 합창이 나온다. Gli arredi festivi(제사의 잔은 떨어지고)이다. 이 합창에 대하여 처녀들과 다른 그룹들이 합창으로 화답한다. 전체 오페라에서 합창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구성이다. 합창의 중요성은 제3막의 마지막에서 히브리 포로들이 유프라데스 강변에서 노역을 하며 부르는 Va, pensiero, sull'ali dorate(날아라! 금빛 날개를 타고!)에서 최고조를 달한다. 이 합창곡은 이탈리아 제2의 국가(國歌)라고까지 불리는 유명한 곡이다.


나부코의 스토리는 구약 성경에도 잠시 나오는 것이므로 비록 소설이지만 종교적 관찰과 흥미를 위해 비교적 자세히 소개코자 한다. 나부코는 구약 열왕기하에 나오는 앗수르(Assyria)왕 느브갓네살(Nebuchadnezzar)을 이탈리아식으로 표현한 말이다. 이스라엘 백성과 히브리 백성은 같은 의미이다. 그리고 앗수르 왕국이 곧 바빌론 왕국이며 유프라데스 강은 바빌론 강이라고도 부른다. 아비가일을 구약성서 사무엘 상권에 나오는 다윗의 아내 아비가일과 혼돈하지 말것. 다윗의 아내 아비가일은 원래 나발이라고 하는 부자의 아내로 나중에 다윗의 아내가 되는 여인이다. 성서에 의하면 총명하고 용모가 아름다운 여인이라고 되어있다.


줄거리: 제1막. 예루살렘의 솔로몬 성전에 모인 이스라엘 백성들이 자기들의 비참한 운명을 통곡하고 있다. 앗수르의 나부코(느브갓네살)왕이 군대를 거느리고 예루살렘을 침공해 왔기 때문이다. 대제사장 스가랴(Zaccaria) 선지자가 나부코의 딸 훼네나(Fenena)를 데리고 성전으로 들어온다. 훼네나는 유대인들의 포로로 잡혀있다. 스가랴 선지자는 백성들에게 동요하지 말라고 당부하며 여호와께서 자기 백성을 버리지 않을 것임을 약속한다. 예루살렘왕의 조카이며 이스라엘 군대 사령관인 이스마엘(Ismaele)이 들어와 나부코가 이스라엘 땅을 휩쓸며 예루살렘으로 향하고 있다고 보고한다. 선지자 스가랴는 여호와의 기적이 나타나기를 바라며 만일의 경우를 생각하여 이스마엘에게 훼네나를 맡긴다.


백성들이 여호와에게 찬미를 드리며 떠나자 성전에는 이스마엘과 훼네나만 남는다. 두 사람은 오래전부터 사랑하는 사이였다. 이스마엘이 바빌론에 예루살렘왕의 사절로 갔을 때 만나 사랑하게 되었다. 그 당시에도 두 사람의 사랑은 어려움이 있었다. 훼네나의 동생 아비가일(Abigaille) 때문이다. 질투심이 많은 아비가일 역시 이스마엘을 사랑했다. 이스마엘과 훼네나가 오랜만에 정다운 얘기를 나누고 있을 때 갑옷을 입은 아비가일이 히브리 병사들로 변장한 앗수르 병사들을 이끌고 성전 안으로 들어선다. 예루살렘 성전을 점령하기 위해 선발대로 쳐들어온 앗수르 병사들이었다. 아비가일은 이스마엘에게 비웃듯 인사를 한다. 그리고 만일 자기를 사랑한다면 이스라엘 백성들을 살육과 파괴로부터 구해줄수 있으며 새이스라엘 왕국의 왕으로 세워 줄수 있다고 말한다. 이스마엘은 아비가일의 이같은 제안을 거절하며 이스라엘 백성들을 구해주는 대신 자기 목숨을 가져가라고 말한다. 훼네나는 이스라엘의 신 여호와께 이스마엘을 지켜 달라고 기도한다. 히브리 백성들이 다시 모여든다. 백성들은 나부코가 바로 성전 앞까지 쳐들어왔기 때문에 두려움에 어찌할 줄을 모른다. 급기야 나부코가 성전문을 박차고 들어서자 선지자 스가랴가 그의 앞을 가로 막으며 하나님의 성전에 이방인이 들어 온것을 엄히 꾸짖는다. 그러면서 만일 당장 나가지 않으면 나부코의 딸 훼네나를 칼로 찌르겠다고 위협한다. 그러나 이스마엘이 스가랴의 뒤로 물러나도록 하고 훼네나를 그의 아버지 나부코에게 돌려보낸다. 스가랴와 다른 히브리 백성들이 이스마엘에게 욕설을 퍼 붓는 중에 나부코는 성전을 약탈하고 파괴하라고 명령한다.


제2막. 바빌론의 나부코왕 궁전이다. 아비가일이 양피지로 된 어떤 문서 하나를 찾아낸다. 이 문서에는 아비가일이 나부코의 딸이 아니라 히브리 노예의 딸이라고 기록되어있다. 만일 이문서가 공개되면 아비가일의 운명은 끝이 난다. 자기의 출생비밀을 알게된 아비가일은 나부코와 상속자인 훼네나에게 복수할것을 맹세한다. 그러면서도 만일 이스마엘이 자기를 사랑만 한다면 자기의 인생이 바뀌어 질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 때 바알(Baal) 신전의 대제사장이 들어와 훼네나가 히브리 포로들을 모두 풀어 주었다고 전한다. 제사장은 나부코 왕이 전쟁터에서 전사했다고 전하면서 다음 왕위는 훼네나의 반역 행위 때문에 아비가일에게 이관되도록 결정했다고 말한다. 아비가일은 노예의 딸이 대 앗수르 제국의 왕이 될것을 생각하고 기쁨에 넘친다. 바빌론에 포로로 잡혀온 스가랴는 앗수르 백성들이 우상을 버리고 여호와를 섬길수 있도록 하여 달라고 기도한다. 스가랴는 훼네나부터 개종시키기로 하고 레위인 두 사람을 훼네나에게 보낸다. 레위인들이 훼네나를 만나러 가는 도중, 추방당했다고 믿었던 이스마엘이 발견하고는 놀란다. 레위인들은 이스마엘이 백성들과 여호와를 배신하였다고 하면서 신랄하게 비난한다. 훼네나와 함께 나타난 스가랴는 이스마엘이 훼네나를 히브리의 신인 여호와 앞으로 인도했음을 알고 그를 용서한다. 바빌론 왕궁의 원로 신하가 훼네나를 찾아와 나부코왕이 전사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아비가일이 왕에 오를 것이므로 훼네나의 목숨이 위태롭다고 경고한다. 바알 신전의 대제사장이 앗수르의 새로운 왕으로 아비가일이 등극했음을 선포하고 새로운 왕의 칙령에 따라 모든 히브리 백성들을 처형할 것임을 전한다. 아비가일은 훼네나를 만나  바빌론 왕국의 상징인 홀을 내 놓으라고 한다. 그러나 훼네나는 이를 거절한다. 바로 그 순간 놀랍게도 전사한줄 알았던 나부코 왕이 나타난다. 나부코는 아비가일이 쓰고 있는 왕관을 빼앗는다. 모든 사람들이 두려움에 떨고 있는 중에 나부코는 자기가 왕일 뿐 아니라 바알신과 여호와를 무너트린 진정한 신이라고 천명한다. 나부코가 스가랴와 훼네나를 굴복시켜 자기에게 경배토록 하려는데 하늘로부터 번개가 내려 쳐서 나부코의 머리에 있던 왕관을 떨어트린다. 하늘의 벼락으로 나부코는 미치게 된다. 이 틈을 타서 아비가일이 왕관을 다시 빼앗아 쓴다.


제3막. 바빌론의 공중정원 (Hanging Garden)에서 바알 신전의 대제사장과 백성들이 새로운 통치자 아비가일에게 환호를 보내고 있다. 바알의 대제사장은 아비기일에게 바빌론의 모든 히브리 포로들을 처형할 것을 충동한다. 아비가일이 칙령에 서명하려는 순간 나부코가 나타나 왕좌에 앉으며 왕으로서의 위엄을 다시 보인다. 아비가일은 사람들을 물리치고 나부코에게 자기는 다만 나부코를 대신하여 잠시 통치할 뿐이라고 말하며 만일 나부코가 왕으로서 훠네나를 처형토록 서명한다면 왕관을 다시 내어 주겠다고 거짓 설득한다. 나부코가 결단을 내리지 못하자 아비가일은 나부코를 몹시 조롱하며 비난한다. 이에 나부코는 칙령에 서명을 한다. 그러나 훼네나를 사랑하는 나부코는 자기가 잘못 서명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아비가일이 노예의 딸이라는 사실을 밝히는 문서를 내보여주며 아비가일을 몰아내고자 한다. 나부코의 주머니에서 문서를 빼앗은 아비가일은 그 문서를 조각조각 찢어 버린다. 나부코가 근위병들을 부르지만 이제 그들은 더 이상 나부코에게 복종하지 않고 오히려 나부코를 궁성의 한 방에 가둔다. 유프라데스 강변에서 히브리 포로들이 잠시 강제노역에서 쉬고 있다. 그들의 생각은 금빛 날개를 타고 하늘로 올라가 잃어버린 고향 땅을 향해 날아간다. 스가랴는 백성들에게 언젠가는 포로에서 풀려나 고향 땅에 가게 되며 주 여호와의 능력으로 바빌론이 잿더미로 별할 것임을 예언한다.


제4막. 나부코가 창문 밖에서 훼네나의 이름을 외치는 백성들의 소리를 듣고 잠에서 깨어난다. 훼네나가 형장으로 끌려가고 있다. 자신이 억류되어 있어서 아무것도 할수 없는 신세라는 것을 안 나부코는 그 자리에 엎드리어 히브리의 신 여호와에게 자기를 용서하여 줄것을 간구한다. 그의 기도는 응답을 받는다. 그를 따르는 충성스런 병사들이 나부코를 구해낸다. 나부코는 칼을 잡고 왕위를 되찾기 위해 나선다. 바빌론의 공중정원에서 형리들이 스가랴와 히브리 지도자들을 처형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스가랴는 훼네나의 순교의 정신을 높이 찬양한다. 훼네나는 주께서 자기 영혼을 천국에 받아 줄것을 기도한다. 이 때 나부코가 병사들과 함께 나타나 처형을 중단토록 명령하고 아울러 바알 신상(神像)을 파괴하라고 지시한다. 그 말이 떨어지기도 전에 바알 신상은 저절로 무너진다. 모든 사태를 알아차린 아비가일이 독약을 마신다. 그리고 자기가 저지fms 죄를 고백하며 이스마엘과 훼네나가 결합되기를 바란다. 아비가일은 죽어가면서 이스라엘의 신 여호와에게 자기를 용서해 달라고 기도한다. 나부코는 온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고향으로 돌아가서 허물어진 성전을 다시 건축하도록 당부한다. 그리고 자기도 여호와를 섬기겠다고 선언한다. 백성들은 기적이 일어났음을 보고 하나님께 찬양한다.


오베르토


타이틀: Oberto, conte di San Bonifacio (Oberto, Count of St Bonifae: 산 보니파치오의 오베르토백작). 베르디와 콤비인 테미스토클 솔레라(T. Solera)와 안토니오 피아짜(A. Piazza)가 공동으로 대본을 썼다.

초연: 1839년 밀라노 스칼라 극장

주요배역: 오베르토(리카르도의 친구), 리카르도(젊은 백작), 쿠니자(리카르도와 결혼하려던 여인), 레오노라(오베르토의 딸)

베스트 아리아: Son fra voi! Gia sorto ? il giordo...Gi? parmi undire il fremito(T), L'orror del tradimento...Mi tu superbo giovane(B)

사전지식: 베르디의 첫 오페라 작품이라는 의의가 있다. 1835년, 아직 청년인 베르디는 첫 오페라를 만들어 밀라노의 필라르몬치니극장과 파르마공국의 궁정극장에 보냈다. 파르마 궁정극장은 무명의 청년 작곡가를 신임하기 어려워 공연을 거절하였다. 그러나 밀라노의 필라르몬치니극장은 이 작품을 유심히 본후 스칼라극장의 유명한 제작자 메렐리(Merelli)에게 주어 평가를 해 달라고 부탁했다. 스칼라극장은 제목을 Rochester로 바꾸고 대본도 수정하여 1839년 봄에 공연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주역을 맡은 어떤 성악가가 갑자기 병마와 싸우게 되는 바람에 초연이 지연되었다. 베르디는 그 시간을 이용하여 오케스트레이션을 다시 손질하여 완성했다. 스칼라극장은 대본도 다시 검토토록 했다. 그리하여 당대의 대본가 솔레라의 손에 의하여 대본이 다시 완성되었고 타이틀도 Rocherster에서 Oberto, conte di San Bonifacio로 변경되었다. 스칼라에서의 초연은 그해 11월이었다. 대단한 성공을 거두었다. 오페라의 황제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줄거리: 1228년 바싸노(Bassano) 지방의 에�리노(Ezzelino)성이 무대이다. 젊은 백작 리카르도(Riccardo)는 에�리노백작의 여동생 쿠니자(Cuniza)와 결혼할 예정이다. 그러나 친구 오베르토(Oberto)를 속여 그의 딸 레오노라(Leonora)를 유혹한다. 이 사실을 안 오베르토는 딸 레오노라에게 쿠니자를 만나 사실을 얘기해 주어 사기꾼 겸 난봉꾼인 리카르도의 가면을 벗기도록 당부한다. 레오노라의 얘기를 들은 쿠니자는 한없이 낙담하여 결혼을 없던 것으로 돌리고 위자료를 받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오베르토는 이같은 결정에 만족할수 없다. ‘악인을 지옥으로!’라는 캐치 프레이스를 내건 오베르토는 젊은 리카르도에게 결투를 요청하여 결국 리카르도를 다시는 돌아 올수 없는 지옥으로 보낸다. 레오노라가 힐 일은 수녀원으로 발길을 재촉하는 것뿐이다.


오텔로


타이틀: Otello (Othello). 전4막의 서정적 드라마. 셰익스피어 원작인 Othello, The Moor of Venice(베니스의 무어인, 오텔로)를 아리고 보이토(Arrigo Boito)가 이탈리아어 대본으로 썼다.

초연: 1887년 2얼 5일 밀라노 스칼라극장

주요배역: 오텔로(무어인, 베니스군 장군), 데스데모나(오텔로의 부인), 이아고(오텔로 휘하의 장교), 로데리고(베니스의 신사), 카시오(오텔로의 부관), 에멜리아(이아고의 부인), 몬타노(사이프러스총독, 오텔로의 전임자), 로도비코(베니스공국의 대사)

음악 하이라이트: 이아고의 축배의 노래, 이아고의 크레도(Credo), 오텔로의 입장 음악, 오텔로의 작별의 노래, 오텔로와 이아고의 복수의 듀엣, 데스데모나의 기도(아베 마리아), 데스데모나의 버들의 노래, 데스데모나와 오텔로의 사랑의 듀엣, 죽어가는 오텔로의 키스 모티프, 오텔로의 탄식과 고통에 대한 테마음악, 마지막 장면에서의 비극적 운명에 대한 모티프

 베스트 아리아: Ave Maria[아베 마리아](S), Salce, salce(S), Num mi tema(T), Credo in   un Dio crudel[잔인한 신을 믿노라](B), Era la notte[밤이되었다](T), Dio, mi potevi      scagliae tutti i mali della miseria[신이여, 당신은 비참한 모든 악을 나에게 던지시라](T),   Ora e per sempre addio, sante memorie[이제로부터 영원히 작별이다, 성스러운 추억     들]Una vela[돛이다](합창), Esultate![즐거워하라!](합창), Fuoco di gioia[기쁨의 불길](합창)

사전 지식: 셰익스피어의 유명한 비극을 3막의 뮤지컬 버전으로 만든 것. 사랑과 동경, 그리고 갈망의 감미로운 멜로디가 수놓은 가운데 오페라 배역 중에서 가장 악질이며 치사한 인물 (이아고: 아이고가 아님)이 나오는 작품이다. 물론 그 인물은 나중에 심판을 받는다.

에피소드: 일반적으로 오텔로는 베르디의 오페라 중에서 가장 훌륭한 작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74세의 노인이 작곡했다고는 믿어지지 않는 작품이라고나 할까? 아이다이후 16년만에 내놓은 대작이다. 대본을 맡은 보이토는 그 자신이 오페라 작곡가이다. 메피스토펠레(Mefistofele)를 작곡했다. 보이토는 오텔로에 이어 활슈타프로서 베르디와 셰익스피어의 걸작에 도전했다. 


줄거리: 너무나 잘 알려진 이야기이므로 줄거리 소개를 생략하려 했으나 그래도 오페라 무대를 연상하는 일은 즐거운 일이므로 간단히 소개코자 한다. 무대는 사이프러스 섬. 사람들이 항구에 모여 적과의 전투에서 승리를 거둔 오텔로가 폭풍을 헤치고 무사히 귀환할 것을 기원하며 기다리고 있다. 무어인인 오텔로는 사이프러스의 총독이다. 드디어 오텔로의 전함이 항구에 도착한다. 백성들은 환호하고 오텔로는 승리의 노래를 부른다. 그러나 오텔로의 부하 장교중 두 명은 축하할 기분이 아니다. 오텔로의 아름다운 부인 데스데모나(Desdermona)를 사모하고 있는 베니스의 한량신사 로데리고(Roderigo)는 만일 오텔로가 전투에서 패배한다면 데스데모나와 어떻게 해보려고 생각했으나 그렇지 못하게 되어 기쁜 마음이 아니다. 이아고(Iago)는 그토록 열망하던 장교 진급에서 오텔로의 부관인 카시오(Cassio: 전자시계 제조회사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음)가 승진되고 자기는 누락되었기 때문에 기분이 매우 나쁘다. 오텔로는 이아고가 성실치 않고 책임감이 없으며 다른 사람을 모함하기 잘 한다는 이유 때문에 진급시키지 않았다. 그러나 이아고는 자기의 부족함은 생각하지 않고 오텔로에게 반감을 갖는다. 병사들이 술집에 모였다. 이아고는 카시오의 진급을 축하한다면서 카시오에게 계속 술을 따라 준다. 술에 취한 카시오가 사소한 일 때문에 어떤 귀족을 칼로 찌른다. 이 소동을 오텔로가 알게 된다. 오텔로는 카시오의 직위를 박탈한다. 이아고가 바라던 일이었다. 사람들이 모두 흩어지자 오텔로와 데스데모나만 남는다. 두 사람은 모처럼의 시간을 가지며 유명한 사랑의 듀엣을 부른다. 오텔로는 자기 아내에게 세 번 키스를 한다 (Un bacio-un bacio-ancore un bacio).


제2막. 오텔로에게 반감을 지니고 있는 아이고는 또 다른 음모를 꾸민다. 자격을 박탈당한 카시오에게 ‘오텔로의 사모님에게 가서 사정을 얘기하고 부탁하면 사모님이 오텔로에게 잘 얘기해서 복직될 수 있지 않겠느냐’고 속삭인다. 이아고는 ‘나는 신의 추악하고 잔인한 이미지를 안고 태어났다’고 하면서 오텔로에 대한 증오심도 증오심이지만 그보다도 자기는 천성적으로 남을 모함하고 음모를 꾸미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고 독백한다. 이아고의 조언을 받은 카시오가 데스데모나를 만나러 간다. 오텔로는 카시오가 자기 아내와 만나 얘기를 나누는 것을 보고 의아해한다. 카시오가 데스데모나에게 자기의 복직을 부탁하는 모습은 마치 사랑을 고백하는 것 같았다. 이 모습을 숨어서 지켜보고 있던 오텔로에게 이아고가 다가와 두 사람은 전부터 아주 친했지만 요즘에는 아무래도 이상하다고 하면서 혹시 남들이 보면 오해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슬쩍 말한다. 얼마후 데스데모나가 오텔로에게 카시오의 복직을 부탁하자 오텔로는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하여 더욱 의심하는 마음이 생긴다. 왈칵하는 성미의 오텔로는 급기야 사랑하는 아내가 다른 사람과 내통하고 있다는 생각에까지 미친다. 그보다도 무어인이라는 자격지심 때문에 데스데모나를 더욱 의심했는지도 모른다. 오텔로의 얼굴은 상기되고 이마에는 땀이 흐른다. 이런 모습을 본 데스데모나가 딸기(웬 딸기?)를 수놓은 예쁜 손수건을 꺼내어 남편 오텔로의 이마에 있는 땀을 닦아 주려하자 오텔로가 이를 뿌리친다. 손수건이 바닥에 떨어진다. 당황한 데스데모나는 남편의 심기를 더 이상 건드리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해서 바삐 안채로 들어간다. 데스데모나의 시녀인 에밀리아(Emilia)가 바닥에 떨어진 손수건을 얼른 집어 들지만 아이고가 에밀리아의 손에서 손수건을 낚아채어 뺏는다. 에밀리아는 이아고의 부인이며 데스데모나의 시녀이다. 이아고는 아내를 의심하기 시작한 오텔로의 마음에 불을 지피기로 한다. 오텔로가 이아고에게 데스데모나와 카시오의 불륜에 대한 증거를 대라고 다그치자 이아고는 카시오가 잠결에 ‘데스데모나’라고 중얼거리는 소리를 들었다고 얘기해 준다. 불길 같은 성미의 오텔로는 카시오를 가만 두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이아고는 한술 더 떠서 데스데모나에게 손수건이 어디 있는지 물어보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말해준다. 딸기를 수놓은 손수건은 오텔로가 데스데모나에게 애정의 표시로 준 것이다.


제3막. 오텔로는 데스데모나에게 손수건이 어디 있느냐고 추궁한다. 데스데모나가 손수건을 찾아보지만 어디에 두었는지 알수 없다. 오텔로는 자기가 준 손수건을 함부로 잃어버리는 것은 자기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증거라고 하면서 화를 낸다. 데스데모나는 남편의 이상한 다그침에 당황하지만 자기는 누가 무어라고 해도 당신만을 사랑한다고 말해준다. 혼자 남은 오텔로는 자기가 왜 이런 상심을 해야 하는지 저주하지만 한편으로는 자기 아내가 딴 사람과 놀아난다는 생각이 환영처럼 떠올라 견딜 수 없다. 이때 카시오가 오텔로에게 집에 갔더니 웬 예쁜 손수건이 있기에 이게 도대체 어떻게 자기 집에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하면서 보여준다. 데스데모나의 손수건이 틀림없다. 한쪽 귀로만 얘기를 들어온 오텔로는 카시오에게 복수하기로 마음먹는다. 이아고가 나서서 자기가 대신 카시오를 처치하겠다고 말한다. 오텔로는 이아고의 진급을 약속한다. 마침 베니스의 사절단을 태운 배가 도착하여 오텔로에게 베니스(당시 사이프러스는 베니스공국의 영토였음)에 가도록 전한다. 승전으로 승진이 결정되었다는 것이다. 사절단은 오텔로의 출장 중 직무대리를 누구로 할 것인지 묻는다. 사람들은 성실하고 충성스러운 카시오가 되어야 한다고 외친다. 이 외침을 들은 오텔로는 갑자기 열을 받아 데스데모나를 떨쳐 밀어버린다. 그런후 정신을 잃고 쓰러진다. 군중들은 ‘베니스의 사자’라면서 오텔로의 승진을 축하한다. 하지만 진짜 축하의 웃음을 웃는 자는 이아고였다. 이아고는 ‘베니스의 사자의 사자는 바로 여기 있다!’라고 내뱉는다.


제4막. 데스데모나의 침실. 데스데모나는 시녀 에밀리아에게 침대 시트를 결혼 초야의 것처럼 하연 것으로 갈아 달라고 부탁한다. 만일 자기가 죽임을 당하게 되면 이 시트에 싸서 묻어 달라고까지 말한다. 오텔로가 들어와 데스데모나에게 세 번 키스를 한후 카시오와 불륜의 관계에 있음을 비난한다. 데스데모나가 그런 일 없다고 말하면 말할수록 오텔로의 마음은 것잡을수 없이 불길에 쌓인다. 오텔로는 그 힘센 팔로 연약한 데스데모나의 목을 조른다. 이때 시녀 에밀리아가 뛰어 들어와 지금 막 카시오가 로드리고와 결투를 하다가 로드리고를 죽였다고 전한다. 로드리고는 오래 전부터 데스데모나를 사모하던 사람이다. 전총독인 몬타나가 들어와 로드리고가 숨을 거두기 전에 이아고의 악독한 음모를 모두 고백했다고 전한다. 그리고 데스데모나와 카시오 사이에는 아무런 일도 없었음을 증언했다고 말한다. 오텔로는 비로소 정신을 차린다. 자기가 얼마나 우둔하였는지를 깨닫는다. 그는 단도를 빼어 들어 자기 자신을 찌른다. 그리고 이미 싸늘해진 사랑하는 아내 데스데모나의 몸에 엎드려 세 번 키스를 하고 숨을 거둔다.


리골레토


타이틀: Rigoletto. 전3막. 리골레토는 만토바공작의 궁정에 붙어살고 있는 어릿광대의 이름이다. 이탈리아어 대본은 프란체스코 마리아 피아베가 썼다. 원작은 프랑스의 문호 빅토르 위고(Victor Hugo)의 희곡 Le roi s'amuse(일락의 왕)이다.

초연: 1851년 베니스 라 훼니체극장

주요배역: 리골레토(어릿광대), 질다(리골레토의 아름다운 딸), 만투아공작(호색한), 스파라푸칠레(자객), 맛달레나(스파라푸칠레의 여동생), 죠반나(질다의 유모), 체프라노백작, 체프라노  백작부인, 몬테로네백작

음악 하이라이트: 리골레토의 감정 폭발을 표현한 음악, 궁정인들의 야상곡 합창, 질다와 리골레토의 마지막 장면 듀엣, 길다의 아리아(그리운 그 이름), 1막에서 공작의 아리아(이것도 저것도), 3막에서 공작의 아리아(여자의 마음)

베스트 아리아: Caro nome[사랑스런 그 이름](S), Questa o quella[이 여자든 저 여자든](T), La Donna ? mobile[바람에 날리는 갈대와 같은 여자의 마음](T), Pari siamo[우리는 모두 같은 처지](Bar), Cortigiani, vil razza dannata[궁정의 신하들이여, 죄악이 그대들을 저주하리](T+Bar), Bella figlia d'amore[사랑하는 딸이여](Bar), Piangi, fanciulla[울어라, 나의 딸아](Bar)

사전 지식: 비웃음과 신랄한 풍자의 꼽추 어릿광대 리골레토의 비극을 그린 작품. 테너가 주역을 맡아야 하는 통념에서 벗어나 바리톤(리골레토)이 주역이다. 팔리아치를 능가하는 어릿광대의 비극 이야기. 아무튼 오페라 리골레토는 베르디의 오페라 중에서 가장 잘 알려진 작품이다. 만투아공작의 아리아 La donna ? mobile는 모든 오페라 아리아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으로 이 오페라에서 특별한 작용을 한다. 마지막 장면에서 공작이 이 아리아를 부를때 리골레토는 공작이 아직 살아 있는 것을 알고 전율한다. 몬테로네의 저주는 이 오페라에서 자주 등장하는 테마이다. 서곡에도 나온다.  

에피소드: 이 오페라는 문호 빅토르 위고가 쓴 프랑스 국왕 프랑소아 1세를 비판하는 ‘일락(逸樂)의 왕’이라는 소설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베르디가 이 오페라를 작곡한 당시의 이탈리아는 오스트리아 제국의 영향아래 있었다. 그리고 오스트리아는 정치적으로 프랑스와 밀접한 관계에 있었다. 때문에 프랑소아 1세를 빗대어 쓴 ‘일락의 왕’이 오스트리아 검열당국을 통과할리 없었다. 베르디와 피아베는 무대를 프랑스에서 만투아(Mantua)로 옮겨 겨우 공연허가를 얻을수 있었다. 만투아는 공작이 통치하는 작은 공국이었다.


줄거리: 제1막. 16세기 이탈리아의 만투아 국. 만투아공작의 궁정에서는 춤과 함께 웃음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만투아공작은 돈 조반니에 필적하는 섹스광이다. 여성편력의 일인자, 게걸스런 쇼비니스트(Chauvinist), 파렴치한 인면수심의 호색한이다. 치마만 둘렀다하면 유부녀이든 처녀이든 상관하지 않고 욕심을 채우는, 부끄러움이 무엇인지 모르는 그런 인물이다. 만투아공작의 아리아 Questa o quella(이 여자든 저 여자든)은 그의 그런 습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아리아이다. 공작은 그의 명성을 입증이라도 하듯 파티에 참석한 여자 손님 미시즈 체프라노(Ceprano)를 바로 남편의 면전에서 반강제적으로 유혹하여 자기 침실로 데려간다. 하지만 체프라노백작은 계급에 눌려 한마디 항의도 못한다. 이 모습을 보고 리골레토가 특유의 풍자로 ‘오죽 못났으면 자기 와이프 하나 건사하지 못하느냐?’는 식으로 비웃는다. 평소 리골레토가 상전만 믿고서 그저 기회만 있으면 빈정대는 통에 못 마땅하게 생각하고 있던 다른 귀족들은 공작이 파티장에서 사라지자 ‘옳다! 때는 이때다!’라고 하면서 리골레토를 심하게 구박한다. 사람들은 리골레토에게 꼽추인 주제에 무슨 재주가 있는지 반반하게 생긴 어떤 젊은 애인을 숨겨 놓고 있다고 놀리다가 ‘당신도 언젠가는 눈에서 피눈물 날꺼야! 공작이 당신 애인인들 가만 놔둘 줄 아나?’라고 놀려준다. 이 말에 리골레토는 흠칫한다. 실은 자기에게 몰래 숨어 살게 하고 있는 어여쁜 딸 하나가 있기 때문이다.


제2막. 어두운 뒷골목. 스파라푸칠레(Sparafucile)라고 하는 자객이 리골레토에게 접근한다. ‘당신 무슨 고민이 있는 것 같은데 내가 해결해 줌세! 누군지 모르지만 돈만 주면 쥐도 새도 모르게 없애 주겠네!’라고 제안한다. 리골레토는 이 제안을 거절한다. 스파라푸칠레는 언제든지 찾아오라고 하면서 사라진다. 리골레토가 어느 집 앞에서 문을 두드린다. 바로 체프라노백작의 옆집이다. 그런 집 옆에서 살면 사람들의 눈길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안에서 아주 순진하게 생긴 어여쁜 아가씨가 나온다. ‘아빠!’ ‘오, 내 딸아!’ 두 사람은 반갑게 포옹한다. 리골레토가 이 세상에서 무엇보다도 귀중하게 여기는 딸 질다(Gilda)이다. 리골레토는 자기 딸이 이미 공작과 데이트한 것을 눈치 챈다. 공작은 리골레토가 몰래 찾아가는 집을 지키고 있다가 그 집에 어여쁜 아가씨가 살고 있는 것을 알게 되고 이 순진한 아가씨(질다)를 유혹하려면 역시 순진한 청년으로 변장하여 접근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하여 착실한 대학생으로 변장하고서 질다에게 접근하는데 성공했던 것이다. 순진표 질다는 공작을 진짜 대학생인줄로 믿고 그를 열렬히 사랑하게 되었다. 질다의 아리아 ‘사랑스런 그 이름이 나의 마음을 처음으로 세차게 두드렸네!’(Caro nome che il mio cor)는 대단히 아름다운 곡이다. 잠시후 체프라노백작과 공작의 하인들이 리골레토의 집에 나타난다. 하지만 백작은 아무도 자기를 알아 볼수 없도록 복면을 하고 왔다. 사람들은 리골레토에게 공작의 명령으로 궁정에서 도망간 체프라노 백작부인을 납치하려고 왔다고 하면서 아무래도 옆집에서 사는 사람의 도움이 필요할것 같아 들어왔다고 둘러댄다. 실은 궁정에서 리골레토에게 멸시 당한 것을 복수하기 위해 복면을 하고 리골레토의 애인이라고 생각되는 여자를 납치하러 온 것이다. 너도 한번 당해봐라! 체프리노백작은 아무도 알아 볼수 없도록 리골레토에게도 복면을 쓰도록 한다. 이렇게 리골레토를 속인 체프라노백작은 우선 리골레토를 꼼짝 못하게 묶고 집 밖에서 기다리도록 한다. 이어 부하들과 함께 방으로 들어가 질다를 납치해 간다. 이상한 느낌에 리골레토가 얼굴을 덮은 복면을 벗어 던지고 보니 이미 질다는 납치당한 뒤였다.


제3막. 공작의 하인들이 질다를 공작에게 데리고 와서 리골레토의 숨겨놓은 애인을 데려왔다고 보고한다. 공작은 자기가 유혹하려던 질다를 납치해 온 것을 알고 기뻐한다. 한편, 리골레토는 딸을 찾기 위해 미칠 지경이 된다. 궁정에서는 다시 파티가 진행되고 있었다. 자기의 직업이 남을 웃기는 것이라는 것을 잊지 않은 듯, 리골레토는 분함과 절망과 비탄의 마음을 삼키면서 ‘트라 랄 라’ 라고 노래를 부른다. 참으로 비통한 아리아이다. 리골레토는 질다가 공작의 침실에 붙잡혀 있는 것을 알게 된다. 리골레토는 죽음을 무릅쓰고 공작의 침실에 뛰어든다. 리골레토는 불쌍한 질다가 겁에 질려 떨고 있는 모습을 보고 ‘이 아이는 내 딸이요! 사랑하는 나의 딸이요!’라고 소리친다. 질다가 리골레토를 보고 뛰어와서 품에 안긴다. 사랑하는 대학생이 양의 가죽을 쓴 공작이라니! 질다는 울기만 한다. 리골레토는 분노를 삭이면서 딸을 위로한다. ‘딸아, 울지 마라! 모두 내 잘못이다. 내가 너를 지켜주마! 오늘 밤 우리 아무도 모르는 저 멀리 떠나자!’...리골레토는 주위의 귀족들을 쳐다보며 ‘아직 게임은 끝나지 않았다’라는 말을 던진다.


제4막. 리골레토와 질다는 교외의 한적한 스파라푸칠레의 집에 숨는다. 하지만 질다는 마음이 편치 않다. 자기를 멸시하고 능욕한 사람을 사랑하게 된 것이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는가? 여자의 마음을 누가 짐작이나 하겠는가? 리골레토는 이러한 질다의 마음을 알고서 고민한다. 이 한적한 주막집에 공작이 신분을 감추고 찾아온다. 스파라푸칠레의 여동생 맛다레나(Maddalena)를 유혹하려고 온 것이다. 스리 테너의 한 사람이라고 해도 무방할 공작은 저 유명한 La donna ? mobile를 부른다. (아마 이보다 더 유명한 오페라 아리아는 없을 것이다. 리골레토 공연을 본 사람이면 밤에 자면서도 이 아리아를 흥얼거릴 정도이다. 원래 가사는 갈대가 아니라 깃털이다.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이 아리아를 번역할 때에 깃털이라고 하면 어색하기 때문에 갈대라고 원문에도 없는 가사로 바뀌어졌고 그대로 오늘날까지 갈대가 통용되고 있다.) 문틈으로 공작과 맛다레나가 수작 부리는 것을 본 질다와 리골레토의 마음은 착잡하기만 하다. 집안에서는 공작과 맛다레나가 서로를 유혹하는 노래를, 집 밖에서는 질다의 애타는 마음, 그리고 리골레토의 불운을 한탄하는 노래가 어우러져 기막힌 4중창을 이룬다. 리골레토는 질다에게 남자의 옷을 입혀 저 멀리 베로나로 떠나라고 말하고 자기는 나중에 쫓아가겠다고 한다. 그리고 집안으로 숨어 들어가 자객 스파라푸칠레에게 돈을 주면서 저 남자를 죽여 달라고 부탁한다. 이 얘기를 엿들은 여동생 마닷레나는 어느새 공작을 사랑하는 마음이 생겨 오빠인 자객에게 저 청년은 죽이지 말고 대신 지금부터 이 주점에 처음 들어오는 사람을 죽여 부대자루에 넣어 리골레토에게 주면 되지 않겠느냐고 간청한다. 여동생이 간절히 바라는 바람에 자객도 그러겠다고 대답한다. 아무나 죽여서 부대자루에 넣어 주면 누군지 알겠느냐는 생각에서이다. 폭풍우가 몰아치는 그 때에 어떤 남자가 주막 안으로 들어온다. 어두운 주막 안에서 자객의 칼이 번뜩인다. 자객은 죽은 남자를 부대자루에 넣어 집 밖의 강에서 배를 타고 기다리는 리골레토에게 건네준다. 리골레토는 공작이 죽었으니 이제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해서 기쁜 마음이다. 그런데 아무래도 느낌이 좋지 않다. 급히 자루를 풀어보니 이게 웬 일인가? 사랑하는 딸 질다가 칼에 맞아 죽어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남장을 한 질다는 리골레토와 자객이 하는 말을 듣고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자기가 대신 죽기로 했던 것이다. ‘아, 이 못난 딸아! 아, 이 무슨 운명이란 말인가?’....리골레토의 울음 섞인 탄식에 강물도 숨을 죽이고 있다.


시몬 보카네그라


타이틀: Simon Boccanegra. 서막과 3막으로 구성된 비극. 그러나 해피엔딩. 베르디의 21번째 오페라. 안토노이 구티에레(Antonio Guti?rrez)의 희곡 Sim?n Bocanegra를 바탕으로 베르디와 콤비인 프란체스코 마리아 피아베(Francesco Maria Piave)가 대본을 썼다. 1881년의 밀라노 공연때의 대본은 아리고 보이토(Arrigo Boito)가 수정, 보완한 것이다.

초연: 1857년 베니스의 훼니체극장

주요배역: 시몬 보카네그라(제노아 총독), 마리아(아멜리아 그리말디: 시몬 보카네그라의 딸), 야코포 휘에스코(안드레아: 아멜리아의 할아버지), 가브리엘레 아도르노(제노아의 신사), 파올로 알비아니(시몬 보카네그라의 측근), 피에트로(궁정관리)

음악 하이라이트: 보카네그라와 아멜리아가 서로 알아보는 장면의 음악, 보카네그라의 의회 연설 장면의 음악, 의회에서의 평화의 기도 음악, 의회에서의 저주의 모티프, 1막에서 아멜리아의 아리아, 3막에서 바다를 표현한 음악, 3막에서 피에스코의 아리아

베스트 아리아: Il lacerate spirito[고문당한 정신](B), Fratricidi! Plebe! Patrizi![사제들이여, 평민들이여, 귀족들이여][(Bar), Sento avvampar nell'anima[나의 영혼이 타는듯하다](T), In quest'ora bruna[이 어두운 시간에](S)

사전지식: 일반적으로 1881년의 수정본은 시몬 보카네그라의 위치를 더욱 선명하게 부각한 것이다. 1857년의 원본에서는 시몬 보카네그라의 모습이 상당히 어두웠었다. 오늘날 공연되는 것은 거의 모두 수정본이다.


줄거리: 서막. 1300년대의 제노아공국이 무대이다. 시몬 보카네그라의 측근인 파올로(Paolo)와 제노아공국의 궁정관리인 피에트로(Pietro)가 현재의 귀족 출신 총독을 몰아내고 새로 시몬 보카네그라(Simon Boccanegra)를 총독으로 추대코자 음모를 꾸민다. 보카네그라는 평민출신의 유명한 해군장군으로 제노아공국 백성들 사이에서 매우 인기가 높다. 보카네그라는 사람들의 설득에 따라 이 제안을 수락한다. 총독이 되면 사랑하는 마리아(Maria)와 정식으로 결혼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얼마 전 마리아는 보카네그라의 딸을 낳은 일이 있다. 아멜리아(Amelia)이다. 이 사실을 안 보카네그라의 아버지 야코포 휘에스코(Jacopo Fiesco)는 가문의 망신이라고 분노하여 마리아를 감옥에 가두었다. 정식으로 결혼도 하지 않은채 아이를 낳은 마리아는 겨우 감옥에서 나와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마리아가 자살했고 어린 손녀딸이 있다는 사실을 안 보카네그라의 아버지 휘에스코는 자기의 잘못을 크게 뉘우친다. 한편, 마리아가 죽은 것을 모르고 전쟁터에 갔다가 돌아온 보카네그라에게 아버지 휘에스코는 무조건 어린아이가 자기 손녀이므로 내 놓으라고 한다. 보카네그라는 말로만 들어 알고 있는 그 아이가 사라졌기 때문에 자기도 찾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한다. 얼마 후 보카네그라는 마리아의 시신만을 발견하고 슬픔을 달래지 못한다. 밖에서는 백성들이 보카네그라를 총독으로 추대한다면서 환호를 보내고 있다. 아버지 휘에스코는 죄책감에 집을 떠나 어디론가 사라진다. 보카네그라의 아버지 휘에스코는 안드레아(Andrea)라는 이름으로 자신을 숨기며 지내는중 부모 없이 자라는 어린 여자아이를 알게 되어 모든 정성을 다하여 보살펴준다. 그러다가 아멜리아가 상당히 자랐을 때 무슨 사연으로 서로 헤어지게 된다. 그 이후에 아멜리아는 이상한 인연으로 보타네그라의 보호를 받으며 지내게 된다. 인생의 수레바퀴는 돌고 도는 모양이다.


제1막. 그로부터 25년이 흘렀다. 어느 바닷가에 면한 저택의 정원이다. 아름답게 성장한 아멜리아 그리말디(Amelia Grimaldi)가 제노아의 신사인 가브리엘레 아도르노(Gabriele Adorno)를 기다리고 있다. 두 사람은 서로 사랑하는 사이이다. 그 때까지도 보카네그라는 아멜리아가 자기의 딸인 것을 모르고 있다. 아멜리아는 가브리엘레와의 사랑이 맺어지지 않을 것같아 불안한 기분이다. 왜냐하면 총독 보카네그라가 파올로의 부탁을 들어준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파올로는 보카네그라를 총독으로 추대하는데 큰 공로를 세운 사람이다. 그런 파올로가 어느 기회에 아멜리아를 보고 그 아름다움에 반하여 보카네그라에게 아멜리아와의 결혼을 허락해 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보카네그라는 당시 정치적으로는 귀족과 평민간의 투쟁이 계속되고 있는 와중에 파올로의 세력을 무시할수 없어서 그 결혼을 승낙한 셈이다. 장면을 바뀌어 귀족들을 중심으로한 일단의 사람들은 보카네그라 총독을 몰아내기로 작정한다.  그 가운데에는 어느새 귀족 편으로 붙은 파올로가 있다. 어느날, 보카네그라를 만난 아멜리아는 자기가 가브리엘레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과 자기의 고독했던 과거에 대하여 얘기해 주며 세상 떠난 자기 어머니의 초상화를 보여준다. 아! 이 무슨 운명의 수레바퀴이던가? 아멜리아야 말로 어릴 때 사라진 보카네그라의 딸이 아니던가? 두 사람은 서로 붙잡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린다. 보카네그라는 파올로에게 아멜리아와의 결혼을 포기하라고 종용한다. 이에 굴복한 파올로는 부하들을 시켜 아멜리아를 납치한다. 그러나 아멜리아는 감시가 허술한 틈을 타서 탈출한다. 장면은 바뀌어 총독궁이다. 제노아와 베니스공국의 조약협상이 벌어지고 있다. 밖에서 성난 목소리가 들리더니 가브리엘레가 뛰어 들어와 보카네그라가 아멜리아를 납치하려는 음모를 꾸몄다고 비난한다. 그러면서 가브리엘레가 칼을 빼어 보카네그라를 찌르려 할 때 아멜리아가 가로 막으며 보카네그라에게 가브리엘레는 아무것도 모르고 흥분하여 저러하니 용서해 달라고 애원한다. 총독을 살해하려던 것은 중죄이기 때문이다. 가브리엘레가 그런 행동을 한것은 아멜리아가 보카네그라의 정부(情婦)인 것으로 오해하여서이다. 아멜리아는 사랑하는 가브리엘레에게 자기가 납치당할 때에 눈을 가려 아무도 볼수 없었지만 모든 정황으로 보아 파올로의 지시로 그렇게 된것 같다고 설명해 준다. 한편 아멜리아를 납치한 것이 차마 파올로의 짓인줄 모르는 보카네그라는 파올로에게 이번 납치에 가담한 사람들을 모두 엄벌에 처하라고 지시한다. 그러나 또 다시 파올로의 부하들이 밤중에 가브리엘레을 납치하여 감금해 둔다. 이번에는 아멜리아의 후견인인 안드레아(Andrea)라는 노인까지 납치한다.


제2막. 파올로는 가브리엘레와 안드레아를 일부러 석방한다. 파올로는 안드레아 노인에게 총독을 암살하도록 설득한다.자기의 말을 듣지 않으면 안드레아와 아멜리아를 죽이겠다고 위협한다. 한편 악랄한 파올로는 가브리엘레에게 총독과 아멜리아가 그렇고 그런 관계라고 넌지시 얘기해 주며 복수하라고 선동한다. 아멜리아와 총독이 방으로 들어오는 기미가 있자 파올로와 가브리엘레, 그리고 늙은 안드레아는 커튼 뒤로 숨는다. 아멜리아는 총독에게 사랑하는 가브리엘레를 용서해 달라고 간청하며 가브리엘레가 없으면 죽음을 택하겠다고 말한다. 총독 보카네그라는 아버지로서 딸의 간청을 물리칠수 없어서 가브리엘레를 용서하겠다고 약속한다. 다만 가브리엘레가 자기를 모함하는 일을 중지해야 한다는 조건을 붙인다. 모두들 나가자 총독은 술잔을 들어 마신다. 그리고 깊은 잠에 떨어진다. 보카네그라에게 앙심을 품은 파올로가 보카네그라의 술잔에 독약을 풀어 넣었던 것이다. 마침내 가브리엘레는 아멜리아가 총독의 딸인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자기의 경솔하고 무모한 행동을 용서해 달라고 한다. 독약 기운 때문에 잠에 들었다가 얼마후 잠시 깨어난 총독은 뉘우치는 가브리엘레를 용서한다. 제3막. 제노아 시민들은 파올로 일당에 의한 반란을 보카네그라총독이 진압한데 대하여 축하한다. 사형선고를 받은 파올로는 자기가 총독의 술잔에 독을 넣었다고 실토한다. 보카네그라는 독이 퍼져서 죽음을 앞두고 있다. 안드레아라는 노인이 나타나 자기가 보카네그라의 아버지 휘에스코임을 처음으로 밝힌다. 보카네그라로부터 아멜리아가 손녀라는 사실을 안 휘에스코(안드레아)노인은 회한의 눈물을 흘리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독약이 몸에 퍼진 보카네그라가 죽는다. 휘에스코는 가브리엘레와 아멜리아를 축복하며 가브리엘레를 보카네그라의 후계자로 지명한다.


슈티펠리오


타이틀: Stiffelio. 전3막. 에밀 수베스트르(Emile Souvestre)와 유제느 브루조아(Eugene Bourgeois)가 공동으로 쓴 희곡 Le pasteur(교구목사님), 일명 L'evangile et le foyer(교회와 단란한 가정)을 바탕으로 베르디와 콤비인 프란체스코 마리아 피아베(Francesco Maria Piave)가 대본을 썼다.

주요배역: 슈티펠리오(개신교 목사), 리나(목사의 사모), 라파엘라(귀족), 수탄카르백작(리나의 아버지: 퇴역대령), 요르그(원로 목사), 도로테아(리나의 사촌), 페데리코 디 프렌겔

음악 하이라이트: 무덤장면의 음악, 마지막 처형의 장면의 음악(가면무도회의 전주곡 참고)

베스트 아리아: Tosto ei disse!(S), Oh cielo! dove son io!(S), Di qua varcando sul primo albore(T), Vidi dovunque gemere(T)

사전지식: 오스트리아 잘츠바하(Salzbach)강변의 슈탄카르성이 무대이다. 슈티펠리오는 이 지역 교구장이다. 베르디의 오페라에는 거의 일반적으로 사랑, 배신, 복수, 참회의 요소가 점철되어 있다. 이 오페라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다만, 이번에는 주인공이 교구의 목사님이다.

에피소드: 베르디의 슈티펠리오는 가톨릭 관중에게는 환영을 받지 못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의 다른 가톨릭 국가에서는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그러나 근자에 들어와서는 음악적으로 찬란함이 돋보여 많은 관심을 끌게 되었다. 베르디는 13세기 색슨의 기사인 아롤도(Aroldo)의 스토리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줄거리: 제1막. 교구장인 슈티펠리오(Stiffelio)목사님이 먼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다. 교구 신도들이 모여 슈티펠리오의 무사 귀향을 기뻐하며 기도한다. 슈티펠리오는 집으로 돌아오는 도중 잘츠바하강의 뱃사공으로부터 이상한 얘기를 들었던 것을 생각한다. 뱃사공은 며칠전 교구장의 집에서 어떤 젊은이가 창문을 넘어 도망치다가 지갑을 떨어트렸기에 주워서 가지고 있다고 말하며 그 지갑을 교구장인 슈티펠리오 목사님에게 건네준다. 집에 돌아온 교구장은 지갑을 열어 보지도 않은채 벽난로의 불속으로 던져 버린다. 이를 본 교구장의 젊은 아내 리나(Lina)와 리나를 유혹한 젊은 라파엘레(Raffaele)백작의 마음은 일단 안심이다. 성주인 슈탄카르(Stankar)백작은 슈타펠리오에게 시집간 자기 딸 리나가 아무래도 바람둥이인 라파엘레와 정을 통하고 있는 것 같다고 생각하여 가만 두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오랜만에 아내와 마주한 슈티펠리오 교구장은 리나의 손가락에 자기가 준 결혼반지가 없는 것을 보고 의아해 한다. 리나가 대답을 못하고 머뭇거리자 교구장은 대답하지 못하는 것은 부정하다는 증거라고 생각한다. 교구장이 주일날 설교 준비를 위해 자리를 뜨자 리나는 자기의 잘못을 고백하는 편지를 쓰려고 한다. 마침 찾아온 리나의 친정아버지 슈탄카르백작은 딸의 경솔함과 마음 약함을 꾸짖으며 슈티펠리오가 담당하고 있는 교구는 이 지역에서 대단히 귀중한 위치이므로 경솔한 스캔들 하나 때문에 그 교구가 파괴되거나 교구장의 명예가 떨어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한다. 리나는 아버지의 말대로 편지를 쓰지 않기로 한다. 리나와 슈탄카르백작이 방에서 나가자 라파엘레가 몰래 들어와 리나에게 보내는 편지를 어떤 책속에 넣어두고 나간다. 리나와 라파엘레는 책을 통하여 비밀편자를 주고받아 왔었다. 이 모습을 교구의 목사인 요르그(Jorg)가 본다.


교구장 슈티펠리오의 무사 귀향을 축하하는 파티가 열리고 있다. 교구의 목사 요르크가 교구장에게 라파엘레가 어떤 책자 속에 아무래도 리나에게 보내는 것같은 편지 한통을 넣었다고 말해준다. 교구장은 다음 주일 설교 제목이 ‘예수를 배반한 가롯 유다’라고 말하면서 그런 터무니없는 얘기는 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한다. 그러면서도 계속 솟아나는 의심을 누를길 없어서 부인 리나에게 그 책을 열어 보라고 한다. 리나가 주저하자 슈티펠리오가 책을 억지로 열어보니 과연 편지 한 장이 떨어진다. 마침 들어온 리나의 아버지 슈탄카르백작이 얼른 편지를 집어 들어 찢어 버리면서 교구장에게 그저 아무것도 모르는 것이 모두에게 좋은것이라고 말한다. 한편 리나의 아버지 슈탄카르백작은 못된 라파엘레를 이대로 두었다가는 안될것 같다라고 결심하고 그에게 결투를 요청한다.


제2막. 그날 밤 리나는 얼마전 돌아가신 어머니의 무덤 앞에서 하나님께 속죄하는 기도를 드린다. 라파엘레가 나타나자 리나는 이제 더 이상 그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전에 사랑의 징표로 준 반지를 돌려 달라고 애원한다. 마침 이때 리나의 아버지 슈탄카르백작이 나타나 두 사람의 부정한 관계를 확인하고 라페엘레에게 결투를 요청한다. 그러나 라페엘레는 리나의 아버지와 결투를 할수 없다고 하며 거절한다. 때마침 교구장 슈티펠리오가 나타나 결투를 말린다. 슈티펠리오는 그 때까지만 해도 라파엘레가 배신자라 믿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자기 부인 리나가 라파엘레를 바라보며 말없이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보고 모든 상황을 확신한다. 그러나 교구장 슈티펠리오는 예수님께서 인류를 용서하시고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신 것을 생각하고 발길을 돌린다.


제3막. 리나의 아버지 슈탄카르백작은 가문의 명예는 죽음으로 끝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편 슈티펠리오는 라파엘레를 만나 만일 리나를 자기에게서 해방시켜 주면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묻는다. 라파엘레는 슈티펠리오의 뜻밖의 말에 대답을 찾지 못하고 죄책감 때문에 밖으로 뛰쳐나간다. 교구장은 불의를 저지른 두 사람을 용서할 작정이다. 그는 미리 작성한 이혼증서를 리나에게 내밀며 서명하라고 말한다. 리나를 자유롭게 해주기 위해서이다. 리나가 남편 슈티펠리오의 냉혹한 처사에 대하여 말도 안된다고 항의하며 자기는 남편 슈티펠리오를 영원히 사랑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슈티펠리오의 마음은 움직이지 않는다. 마침내 리나가 이혼증서에 사인을 한다. 그러면서 슈티펠리오를 남편이라고 부르는 대신 ‘하나님의 사람’이라고 부르게 해 달라고 요청한다. 리나는 남편 슈티펠리오에게 자기가 라파엘레의 유혹을 견디지 못하고 부정을 저질렀음을 고백한다.  슈티펠리오는 라파엘레가 자기의 죄값을 치루어야 할것이라고 말한다. 이때 슈탄카르백작이 피 묻은 칼을 들고 나타난다. 자기 딸을 유혹했던 라파엘레를 찔러 죽인 것이다. 리나는 하나님에게 자기를 불쌍히 여겨 달라고 울부짖으며 간구한다.


가면무도회


타이틀: Un Ballo in Maschera (A Masked Ball). 이탈리아어 대본은 안토니오 솜마(Antonio Somma)가 썼다.

초연: 1859년 로마

주요배역: 아멜리아, 구스타프 왕(보스톤 지사), 레나토(아멜리아의 남편), 오스카(구스타브왕의 시종)

음악 하이라이트: 어부로 변장한 구스타프왕의 아리아, 3막에서 구스타프왕의 아리아, 3막 무도회에서 오스카의 샹송, 1막에서 안카르스트룀의 아리아, 2막에서 아멜리아의 아리아, 구스타프와 아멜리아의 듀엣 카발레타, 구스타프가 아멜리아에게 사랑의 감정을 표현할 때의 오케스트라 음악, 웃음의 5중창, 무도회에서의 미뉴에트-마주르카 댄스곡, 죽음에 대한 모티프

베스트 아리아: Morro, ma prima in grazia(S), Volta la terrea fronte alle stelle(S), Ecco l'orrido campo(S), Ella e pura(T), Ma se m'e forza perderti(T), Eri Tu(B), Alla vita che t'arride(S), Di' tu se fedele(T), E scherzo od e follia(T), Ma se m'e forza perderti(T), La rivedra nell' estasi(T)

사전 지식: 드라마틱하며 로맨틱한 비극. 정치적 음모와 부정하다고 생각되는 사랑을 다룬 이야기.

에피소드: 이 오페라의 원제목은 ‘구스타프 3세’였다. 스웨덴 국왕 구스타프 3세에 대한 암살사건이 줄거리이다. 이탈리아 정부로서 매우 불편한 내용이었다. 왜냐하면 왕정 반대파가 나폴레옹 3세를 암살하려던 일이 있고 난 직후였기 때문이다. 검열 당국은 이 오페라의 공연을 금지했다. 베르디는 무대를 17세기 미국의 뉴잉글랜드 지방으로 바꾸었다. 주인공들의 설정도 바꾸었다. 예를 들어 쿠스타프국왕을 보스턴지사로 바꾼 것이다. 파리 초연 때에는 무대를 나폴리로 바꾸었다. 물론 이 때에도 주인공들의 이름을 모두 바꾸어야 했다. 오늘날에는 보스턴 버전이 주로 공연되고 있다.


줄거리: 제1막. 보스턴지사의 저택이다. 모두들 주지사의 업적을 찬양하지만 사뮈엘(Samuele)와 토마소(Tomaso)는 침묵이다. 두 사람은 주지사의 실정을 빌미로 암살하려고 한다. 오페라에서는 보스턴지사가 무슨 잘못을 했는지 설명이 없다. 그리고 비록 잘못을 했다고 해도 암살까지 기도하는 것은 지나친 일이다. 지사는 그날 밤의 가면무도회 초청자 명단에 아멜리아(Amelia)가 포함되어있는 것을 보고 기뻐한다. 아멜리아는 지사의 비서인 레나토(Renato)의 부인이다. 그런 아멜리아이지만 지사는 아름다운 아멜리아에 대하여 사모의 정을 끊지 못하고 있다. 판사가 들어와 시중에서 물의를 빚고 있는 어떤 여인을 마녀라고 주장하면서 추방할 것을 요청한다. 지사는 그 마녀를 한번 만나 본 후에 추방 여부를 결정키로 한다. 지사는 뱃사람으로 변장하고 측근 몇 사람과 함께 그 점쟁이를 찾아간다. 그보다 앞서서 아멜리아도 점을 치러 온다. 아멜리아는 자기가 지사와 사랑에 빠졌음을 말하고 도와 달라고 간청한다. 점쟁이는 교수대 아래에서 자라는 어떤 특별한 나무를 찾으라고 대답해준다. 이번엔 점쟁이가 지사의 운명에 대하여 얘기해 준다. 측근 중 한 사람으로부터 암살을 당한다는 것이며 지사에게 첫 번째로 인사하는 사람이 될것이라고 예언한다. 비서 레나토가 찾아와 지사와 반갑게 악수를 나눈다. 사람들은 저렇게 충성스런 비서가 지사를 암살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제2막. 아멜리아가 교수대 아래에서 그 신비스런 나무를 찾는다. 이때에 부르는 아멜리아의 아리아는 하이 C음까지 나는 격정적인 곡이다. 지사가 아멜리아가 있는 것을 보고 다가온다. 두 사람은 베르디의 오페라중에서 가장 감동적인 듀엣을 부른다. 아멜리아의 남편이며 지사의 비서인 레나토가 등장한다. 레나토가 나타난 것을 보고 아멜리아는 어둠속으로 숨는다. 그는 지사에게 암살 음모가 진행중이라고 말하며 주의하라고 일러준다. 지사가 저택으로 돌아가자 이번에는 암살을 주도하고 있는 사뮈엘과 토마소가 그 장소에 나타난다. 이들은 그곳에서 아멜리아를 발견한다. 나중에 두 사람은 레나토를 은밀히 만나 ‘당신의 그 아름다운 부인이 지사와 바람을 피우고 있다’고 말해준다. 레나토는 지사를 증오하며 지사 암살에 동참 하겠다고 말한다.


제3막. 레나토의 집. 그는 아내 아멜리아에게 지사와 간통을 했으니 죽이겠다고 말한다. 아멜리아가 순결을 주장하지만 레나토는 믿지 않는다. 그날 저녁, 지사의 저택에서 가면무도회가 열린다. 가면을 쓴 아멜리아가 지사에게 다가와 암살 음모가 있음을 경고해준다. 지사는 점쟁이의 예언대로 죽게 될 것임을 예감한다. 두 사람은 서로 이별의 노래를 부른다. 이때 레나토가 나타나 ‘이것이 나의 이별이다’라고 말하며 총으로 지사를 쏜다. 레나토는 곧 체포된다. 지사는 죽어가면서 레나토를 용서하라고 지시하고 아멜리아는 순결하다는 말을 남기며  숨을 거둔다.


왕궁의 하루


타이틀: Un giorno di regno (A Day in the Realm). 유명한 대본가 휄리체 로마니(Felice Romani)가 피노-뒤발(Pineau-Duval)의 소설 Le faux Stanilas를 오페라 대본으로 각색하였다.

초연: 1840년 밀라노 스칼라극장

주요배역: 벨휘오레(폴란드의 기사), 스타니슬라오(폴란드의 왕), 포지오후작부인(왕의 옛 애인)

베스트 아리아: Grave a core innamorato...Si, scordar sapro infido(S), Pietoso al lungo pinato(T)

사전지식: 베르디가의 첫 오페라 Oberto conte di San Bonifacio는 그런대로 성공이었다. 베르디의 재능을 높이 평가한 스칼라 극장의 음악감독 메렐리(Merelli)는 베르디에게 새로운 오페라 작곡을 의뢰했다. 다만, 오페라 부포(코믹 오페라)였다. 스칼라극장측은 베르디에게 당대의 대본가인 휄리체 로마니가 만들어 놓은 대본 중에서 하나를 고르도록 했다. 베르디가 고른 것은 이미 1818년에 어떤 무명의 작곡가가 Il finto Stanislao라는 제목으로 오페라를 작곡했던 대본이었다. 베르디는 제목을 Un giorno di regno라고 바꾸기로 하고 스칼라극장과 계약을 맺었다. 베르디가 스칼라극장으로부터 작곡 주문을 받은 1840년은 베르디로서 새로운 경력의 첫 스타트인 시기였다. 특히 모든 오페라 작곡가들의 등용문인 스칼라극장과의 유대관계는 베르디로서 대단히 중요한 것이었다. 하지만 1840년은 베르디에게 개인적으로 매우 불행한 해이기도 했다. 베르디는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운 형편이었다. 부인인 마르게리타 바레찌(Margherita Barezzi)의 친정아버지가 보내주는 생활보조비로 겨우 연명하던 시절이었다. 어떤 때는 몇 달동안이나 친정에서 돈이 오지 않자 베르디의 부인은 가지고 있던 약간의 패물을 처분하여 집세를 내야했다. 결국 베르디의 부인은 추운 방에서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지내다가 폐렴에 걸려 몇달후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베르디는 그때에 나름대로 후두염에 걸려 고생을 하고 있었다. 고생만 하다가 세상을 떠난 부인때문에 슬픔에 젖어있는 베르디로서, 후두염 때문에 만사가 힘든 베르디로서 아무리 스칼라 아니라 스칼라 할머니의 부탁이라고 해도 코미디를 작곡할 기분이 아니었다. 베르디는 스칼라의 메렐리에게 계약을 파기해 달라고 부탁했다. 스칼라 측은 펄쩍 뛰며 말도 안된다고 말했다. 그리하여 베르디는 자기의 본심과는 정반대의 가볍고 즐거운 내용의 이 오페라를 작곡했다. 스칼라에서의 초연은 9월초에 있었다. 별로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아무튼 Un giorno di regno는 청년 베르디의 유일한 코믹 오페라이다.


줄거리: 적군에게 쫓기는 신세가 된 폴란드의 왕 스타니스라오(Stanislao)는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자기의 모습이나 체격과 비슷한 기사(騎士) 벨휘오레(Belfiore)에게 왕으로 가장하여 왕의 역할을 하도록 지시한다. 왕의 역할을 맡은 벨휘오레는 너무나 기분이 좋고 흥분한 나머지 왕의 옛 애인인 포지오(Poggio)후작부인에게도 왕처럼 행동한다. 다행히 후작부인은 세월이 흘렀기 때문에 왕의 얼굴을 정확히 기억하지 못한다. 벨휘오레는 궁전에서 시종들의 극진한 대우를 받으며 지낼뿐만 아니라 궁전에 있는 여러 귀부인들과 날마다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그러던 며칠후 진짜 왕이 무사하며 곧 왕궁으로 돌아온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벨휘오레는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찾아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다. 마침내 스타니스라오왕이 돌아온다. 아무것도 모르는 왕은 벨휘오레의 충성심을 높이 치하하여 그를 대장군으로 임명한다. 벨휘오레는 포지오후작부인에게 자기의 진짜 신분을 밝히며 처분을 바란다. 포지오 후작부인은 그런 벨휘오레가 더 좋아져서 결국 결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