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오페라 집중 소개/남몰래 읽는 366편

5. Balfe, Michael William (발프) [1808-1870]-집시 소녀

정준극 2007. 7. 3. 14:37

마이클 발프

 

집시 소녀

 

타이틀: The Bohemian Girl (보헤미아 소녀: La Zingara). 3막의 그랜드 오페라. 스페인의 문호 세르반테스의 낭만 소설 La gitanilla(집시소녀)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런던 드러리 레인(Drury Lane)극장장인 알프레드 번(Alfred Bunn)이 대본을 썼다.

초연: 1843년 런던 드러리 레인극장. 수정된 작품은 1853년 초연

주요배역: 아를리네(프레쓰부르크 총독의 딸), 타데우스(폴란드의 귀족), 아른하임백작, 데빌스후프, 플로레슈타인

베스트 아리아: Come with the Gypsy bride[나의 집시 신부와 함께 오라](S), Oh, what full delight[오, 말할수 없는 이 기쁨](S), I dreamt that I dwelt in marble halls[대리석 홀에 살고 있는 꿈을 꾸었네](S), It gone, the past was all a dream[지난날은 모두 한편의 꿈](Contralto), Without friends, and without a home...'Tis sad to leave our Fatherland[친구도 없고, 집도 없고, 고향을 떠날 수 밖에 없은 슬픔](T), A soldier's life[병사의 생활](B),Then you'll remember me(T), When other lips..(T)

사전지식: 원래 세르반테스의 이 소설은 프랑스에서 생 조르주가 작곡한 집시(The Gypsy)라는 타이틀의 발레곡으로 공연되어 인기를 끌었다. 발프는 잘 알려진 스토리이기 때문에 오페라로 만들면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제목은 바꾸고 싶었다. 대본가 번(Bunn)과 협의했지만 적당한 제목을 찾지 못했다. 처음에는 The Gypsy로 하려고 했다. 하지만 같은 이름으로 발레곡이 있다는 것을 알고는 ‘바르샤바의 타데우스’로 바꾸려 했다. 그러나 미쓰 포터라는 여류작가의 소설중에 나오는 주인공이 참으로 우연하게도 바르샤바의 타데우스 이므로 그것도 포기했다. La Bohemienne이라는 제목도 생각했다. 하지만 집시에만 너무 초점을 맞추는것 같아 마땅치 않았다. 영국에서 공연될 작품인데 왜 프랑스어 제목을 붙여야 하느냐는 항의를 받기도 했다. 그래서 The Bohemian(보헤미아 사람들)이라고 붙이기로 했으나 어딘지 남성만을 얘기하는것 같아 고민하던 중 반짝하는 아이디어로 The Bohemian Girl로 정했다. 이 오페라는 영국 발라드 오페라의 초기 전통을 충실히 따른 작품이다. I dreamt that I dwelt in marble halls와 같은 노래는 영국의 전통적 민요풍이어서 정겹다. 도니제티가 작곡한 La Zingara(집시소녀)라는 오페라가 있다는 것도 잊지 말기를! 도니체티의'집시 소녀'(La Zingara)도 있다. Fra l'erbe cosparse di rorido gelo 라는 소프라노 아리아가 유명하다.

 


줄거리: 무대는 오스트리아 프레스부르크(Presburg)총독인 아른하임(Arnheim)백작의 성이다. 성안에서는 최근 오스트리아 군대가 폴란드와의 전쟁에서 승리한 것을 축하하는 모임이 한창이다. 오랜만에 백작이 축하모임에 참석한 손님들과 함께 사냥을 떠난다. 그러한 때에 전투에서 패배한 폴란드의 청년 귀족 타데우스(Thaddeus)가 오스트리아 병사들의 추적을 피하여 이 마을에 숨기위해 찾아온다. 타데우스가 겨우 찾은 은신처는 집시들이 살고 있는캠프이다. 처음에 집시들은 타데우스를 내쫓으려 했지만 사정을 듣고 딱하게 생각한 집시 두목 데빌스후프(Devilshoof: 악마의 발굽이란 뜻)가 자기들 무리에 합류토록 하락한다. 집시들은 백작의 성밖에 있는 공터에 머물기 위해 텐트를 친다. 사냥 나갔던 사람들이 돌아온다. 이들은 얼마전 백작이 애지중지하는 딸인 아를리네(Arline)가 숲속에서 커다란 사슴으로부터 불의의 공격을 받아 거의 죽을뻔 하였으나 어떤 젊은 청년이 목숨을 걸고 달려 나와 사슴을 물리치고 아를리네를 구해주고 어디론가 사라졌다는 얘기를 한다. 바로 방금 이 마을로 도망온 타데우스였다. 백작은 집시 무리 중에서 타데우스의 얼굴을 알아보고 무척 감사하며 연회에 초청한다. 백작이 오스트리아황제를 위해 건배를 제의하지만 타데우스는 적국의 황제에게 축배를 들수 없어서 내색은 하지 못하지만 거절한다. 연회에 참석했던 사람들이 타데우스를 폴란드 첩자로 인정하고 칼을 빼어 들고 체포하려 할때 집시 무리들이 성안으로 들어와 혼란 중에 타데우스를 구하여 데리고 떠난다. 더 놀라운 사실은 이때 집시 두목 데빌스후프가 백작의 어린 딸인 아를리네를 납치하여 계곡의 좁은 골짜기로 도망간 것이다. 백작의 병사들이 어린 아를리네를 구출하려고 했지만 데빌스후프가 아를리네를 방패로 삼고 있어서 감히 총이나 화살을 쏘지 못하고 놓치고 만다. 백작의 슬픔은 한이 없다.

 

 집시소녀 아를리네 역의 전설적인 소프라노 제니 린드(Jenny Lind)


제2막. 그로부터 12년이 지난다. 집시들과 함께 자란 아를리네는 이제 어엿한 집시 처녀가 되고 타데우스와 서로 사랑하는 사이가 된다. 아를리네는 자기의 신분을 모른다. 하지만 집시가 아니라는 사실은 느끼고 있다. 아를리네가 기억하고 있는 어린 시절의 전부는 대리석 홀이 있는 집에서 살았었다는 것뿐이다. 여기에서 유명한 '나는 대리석 홀이 있는 집에서 살았다네'라는 아리아가 나온다. 아를리네가 누구인지 알고 있는 타데우스는 아를리네를 잃고 싶지 않아서 그의 가족이나 신분에 대하여 얘기를 해주지 못하고 있다. 어느날 아를리네가 자기 팔에 있는 상처가 어떻게 생긴 것인지 모르겠다고 하며 타데우스에게 묻자 타데우스는 어쩔수없이 옛날 자기가 커다란 사슴으로부터 아를리네를 구해주었다는 얘기를 해준다. 타데우스가 자기의 생명의 은인인 것을 알게된 아를리네는 타데우스를 더욱 사랑한다. 얼마후 집시 여왕이라고 하는 여자가 도착한다. 집시 무리들간의 단합을 위해 데빌스후프 무리와 연합하게 되었지만 데빌스후프 무리들이 자기에게 절대 복종하지 않자 못마땅하게 생각하여 불만을 가지고 있다. 집시 여왕이 데빌수후프와 연합코자 한 가장 큰 이유는 타데우스를 사랑하고 있어서이다. 그러나 타데우스와 아를리네가 서로 사랑하는 사이인 것을 안 집시 여왕은 상냥하고 품위있는 아를리네를 극도로 미워하여서 언젠가는 가만두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어느날 인근 마을에서 즐거운 축제가 열린다. 오랜만에 아를리네도 참석한다. 아를리네는 어떤 멋있게 차려입은 건방진 귀족의 눈길을 받는다. 아른하임백작의 조카인 플로레슈타인(Florestein)이다. 그는 아를리네가 오래전 집시에게 납치되었던 자기의 사촌인 것을 꿈에도 모르고 아를리네에게 접근한다. 아를리네는 플로레슈타인의 치근거림을 단호하게 거절한다. 이 모습을 본 집시여왕은 플로레슈타인과 아를리네가 친하게 되면 자연히 타데우스와 멀어질 것으로 생각한다. 집시 여왕은 그 방책의 일환으로 플로레슈타인의 몸에서 보석메달을 훔쳐서 아를리네에게 선물이라고 준다. 그러면 그 목걸이 때문에 서로 인연이 닿아 친하게 될것으로 생각한 것이다. 그러나 상황은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플로레슈타인이 아를리네의 목에 걸려있는 자기의 보석 목걸이를 보고 아를리네를 도둑으로 몰아 체포한 것이다. 아를리네는 재판을 받기위해 아른하림백작 앞으로 끌려온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 상황이 사랑하는 사이인 타데우스와 아를리에에게는 잘 된 일이었다.

바이올린을 들고 있는 집시소녀

 

10여년전 사랑하는 딸을 잃은 아른하임백작은 그 동안 딸을 찾느라고 온갖 노력을 기울였지만 아무런 보람이 없었다. 그리하여 지칠대로 지친 백작은 총독 자리를 사임하고 늙은 나날을 슬픔 속에서 보내고 있다. 아른하임백작은 자기 앞에 끌려온 집시 처녀를 보자 오래전부터 알고 있던 사람 같아서 내심 무척 궁금해 한다. 그러다가 아를리네의 팔에 있는 흉터를 보자 궁금증이 더하여 어떻게 생긴 흉터냐고 묻는다. 아를리네는 타데우스에게서 들은 대로 어릴때 커다란 사슴에게 공격당했을 때 생긴 흉터라고 설명한다. 아른하임백작의 눈에서는 기쁨에 넘친 뜨거운 눈물이 흐른다. 드디어 아버지와 딸이 만나게 된것이다. 아를리네는 당장 백작의 후계자로 인정되어 모든 직위를 회복한다. 아름답고 고귀한 아를리네를 보고 많은 귀족들이 아를리네에게 구혼한다. 하지만 아를리네는 타데우스를 생각하여서 모든 구혼을 거절한다. 백작의 성에서 아를리네의 귀환을 축하하는 대연회가 펼쳐진다. 타데우스가 아를리네를 만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연회장에 들어가 간신히 아를리네를 만난다. 타데우스를 본 아를리네는 언제나 그만을 사랑한다고 말한다. 타데우스는 사람들이 들어오는 바람에 얼른 커튼 뒤로 숨는다. 그때 집시여왕이 연회장에 들어와 지금 이 자리에 아를리네를 범하기 위해 침입한 무뢰한이 있다고 소리친다. 사람들이 크게 놀란다. 병사들이 연회장의 구석구석을 수색하는 바람에 타데우스는 스스로 커튼을 헤치고 나선다.

 

영화의 한 장면

                               

타데우스는 아른하임백작에게 아를리네와의 결혼을 승낙해 달라고 간청한다. 그러면서 타데우스는 자기가 폴란드의 귀족 출신임을 밝히고 가지고 있던 서류를 내보인다. 사람들이 적국 폴란드 사람이므로 아를리네와 결혼하는 것은 당연히 안된다고 주장한다. 특히 플로레슈타인은 타데우스를 당장 체포해야 한다고 입에 거품을 문다. 아를리네가 나서서 아버지 아른하임백작에게 타데우스만을 사랑한다고 눈물로서 호소한다. 이같은 호소에 감동한 아른하임백작은 사랑하는 딸의 행복을 위하여 타데우스와의 결혼을 승낙한다. 한쪽 구석에 있던 집시여왕은 질투심으로 미칠 지경이 된다. 집시여왕은 자기 부하에게 아를리네를 총으로 쏘라고 지시한다. 집시여왕의 부하가 막 총을 쏘려 할때에 데빌스후프가 번개같이 나타나 총부리를 낚아챈다. 빗나간 총알이 집시여왕의 가슴을 맞춘다. 데빌스후프는 제멋대로 부족을 통치하는 집시여왕에 대하여 감정이 많았었다. 아를리네와 타데우스는 행복한 포옹을 한다. 

 

집시 소녀 오페라 포스터

 

[도니제티의 ‘집시 소녀’(La Zingara: The Gypsy Girl]


2막의 오페라 세미세리아(semiseria)로서 1822년 나폴리의 테아트로 누오보에서 초연된 작품이다. 소프라노 아리아인 Fra l'erbe cosparse(초원에 물을 뿌리듯)는 사랑받는 곡이다. 베를린의 나이팅게일이라고 하는 밀리자 코르유스(Miliza Korjus)의 단골 레퍼토리였다. ‘집시 소녀’는 도니제티가 나폴리를 위해 작곡한 첫 작품이다. 대강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집시 소녀인 아르질라(Argilla)는 서로 사랑하면서도 어찌 할줄을 모르는 페란도(Ferrando)와 이네스(Ines)를 행복하게 맺어준다. 아르질라는 또한 위기에 처해 있던 공작의 목숨도 구해준다. 공작은 그의 동생과 불화하고 있었으나 아르질라의 권고에 따라 화해한다. 그리고 누명을 쓰고 있는 돈 세바스티아노(Don Sebastiano)의 석방에도 큰 역할을 한다. 돈 세바스티아노는 아르질라의 아버지로 밝혀진다. 돈 세바스티아노의 하인인 파파치오네(Pappacione)의 멍청한 익살은 한바탕의 코미디이다.

 

 집시 소녀에서 아를리네 역으로 당대에 가장 높은 인기를 차지했던

 소프라노 마리아 말리브란(Maria Malibr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