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오페라 집중 소개/남몰래 읽는 366편

3. Auber, Daniel François-Esprit (오버) [1782-1871]-프라 디아볼로

정준극 2007. 7. 3. 14:35

 다니엘 오버


프라 디아볼로

 

타이틀: Fra Diavolo. 또는 L'hotellerie de Terracine(테라치나의 여관)이라고도 부른다.  3막의 오페라 코믹. 대본은 유제느 스크리브(Eugène Scribe)가 썼다.

초연: 1830년 파리 오페라 코믹극장

주요배역: 프라 디아볼로(산적 두목), 로렌조(마을의 청년: 군인), 체를리나(여관주인의 딸),  록버그경과 레이디 록버그(다른 대본에는 콕부르[Cokbourg]라고 되어 있음), 여관주인, 베포와 쟈코모(산적들)

음악적 하이라이트: 체를리나의 쿠플릿(couplet), 프라 디아볼로의 바르카롤레

베스트 아리아: Je vois marcher sous ma bannière[군기아래 행진함을 보다](T), Ne craignes rien, Milord(S), Agnes, belle fleur[아네스, 아름다운 꽃](T)

사전지식: 프랑스의 오페라 작곡가 오버는 다른 어느 작곡가보다 행복한 생활을 한 사람이다. 그러므로 이 작품에는 그의 행복한 기질이 잘 표현되어있다. 음악이 명랑하고 쾌활하기도 하지만 그보다도 우아함과 매력이 넘쳐흐른다. 밝은 메들리의 서곡과 신나는 행진곡 풍의 음악은 사람들의 기분을 들뜨게 해주는 것이다. 심지어 말다툼 장면까지도 우아하고 매력적이다. 특히 체를리나를 위한 로만짜(세레나데)와 프라 디아볼로를 위한 바르카롤레(뱃노래 스타일의 음악)는 대단히 매력적이다. 그리고 피날레는 웅장하다. 좀 싱거운 스토리라고 생각될지 모르지만 음악만큼은 놀랍도록 훌륭하다.


로마 오페라극장 무대. 3D 세팅


줄거리: 무대는 이탈리아 나폴리 부근 테라치나(Terracina) 마을이다. 여관집 딸인 체를리네(Zerline)는 군인인 로렌조(Lorenzo)를 사랑한다. 그러나 로렌조는 가난하다. 여관집 주인은 체를리네를 돈 많은 농부에게 결혼시키고자 한다. 돈을 마련해야 하는 로렌조는 산적 두목의 목에 거금의 현상금이 붙은 것을 알고 프라 디아볼로를 잡을 생각이다. 바로 그러한 때에 화려한 옷차림의 영국인 록버그 경(Lord Rocburg)과 레이디 록버그(Lady Rocburg)가 여행하다가 프라 디아볼로 일당을 만나 지니고 있던 보석을 몽땅 털리고 겨우 마을의 여관에 들어선다. 두 사람은 몹시 흥분해서 다음번에 산적들을 만나면 죽음도 불사하고 처치해 버리겠다고 말하며 요란을 떤다. 이 말을 들은 로렌조는 산적 두목을 잡아 현상금도 받고 빼앗긴 보석들을 찾아 사례금을 받을 생각으로 곧 떠나려 한다. 이때 어떤 신사가 여관문을 밀치고 들어선다. 그는 자신을 산마로코(San Marco)후작이라고 소개하며 여관에 있는 사람들과 정중하게 인사를 나눈다. 실은 얘기로만 알려진 악명 높은 산적 두목 프라 디아볼로(Fra Diavolo)가 변장한 것이다. 하지만 아무도 그의 정체를 알지보지 못한다. 프라 디아볼로는 레이디 록버그를 보자 그 아름답고 지성적인 모습에 매혹되어 자기의 사랑을 받아 달라고 넌지시 간청한다. 그의 신사답고 예의 바른 행동에 레이디 록버그의 마음은 급기야 프라 디아볼로에게 쏠린다. 레이디 록버그는 도적떼들을 만났을 때 남편이 취했던 비겁한 행동에 대하여 아주 실망하고 있던 터였다. 그러던 차에 예의바르고 돈도 많아 보이며 잘생긴 프라 디아볼로가 사랑을 호소해오자 마음이 움직인 것이다.


로마 오페라극장 현대적 연출 


한편, 용감하게 산적들을 찾아 나선 로렌조는 우여곡절 끝에 20명이나 되는 산적들을 교묘히 물리치고 레이디 록버그의 보석들을 되찾아온다. 남편 록버그는 그의 용맹스런 행동에 감사하는 뜻으로 1천 두카의 상금을 건네준다. 로렌조는 거액의 돈을 받게 되자 이만하면 충분히 체를리나와 결혼할수 있다고 생각한다. 로렌조는 사례금을 체를리나에게 주어 소중히 간직하도록 한다. 이 모습을 은밀히 지켜본 프라 디아볼로의 부하들인 베포(Beppo)와 쟈코모(Giacomo)는 체를리나를 처치하고 숨겨 놓은 사례금 1천 두카를 훔칠 생각이다. 바로그 순간에 로렌조가 체를리나를 비밀스럽게 만나러 왔다가 프라 디아볼로와 맞부딪친다.  프라 디아볼로는 체를리나와 데이트하기 위해 왔다고 속여서 말한다. 로렌조는 체를리나의 정절에 대하여 실망한다. 아래층으로 내려온 로렌조는 영국인 록버그경과 여자의 정절에 대하여 일대 토론을 벌인다. 그통에 도둑들은 도망친다.


로마 오페라극장 3D 무대

  

(다른 대본에는 여관집 주인이 체를리나와 로렌조의 결혼을 못마땅하게 생각하여 반대하자 생각다 못한 로렌조는 친구 두어명과 함께 밤중에 몰래 체를리나를 납치하여 멀리 도망갈 계획을 꾸민다고 되어 있다. 그리하여 로렌조는 우선 체를리나의 침실 옆방에 숨어들어가 밤이 이슥해지기를 기다리지만 이 음모는 순찰 돌던 여관주인에게 발각되어 수포로 돌아간다고 되어 있다. 계속하여 스토리는 이렇게 진행된다. 사람들 앞에 끌려온 로렌조는 체를리나가 부탁해서 여관의 2층에 잠시 있었던 것이라고 말하지만 이 말을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특히 산마르코 후작(프라 디아볼로)은 자기의 부하들이 로렌조에게 당한 것을 알고 로렌조를 아주 몹쓸 파렴치한으로 몰고 가며 비난한다. 사람들은 산마르코 후작의 말에 동조한다. 로렌조는 산마르코후작이란 사람이 신사인줄 알았는데 목청을 높여 자기를 비난하는 소리를 듣고 도저히 참을수 없어서 산 마르코 후작에게 결투를 신청한다. 여관주인이 두 사람의 결투를 주선한다. 바로 그 때에 베포와 쟈코모가 여관을 찾아와 조심성 없이 두목을 찾는 바람에 산마르코 후작이 프라 디아볼로라는 사실이 탄로난다. 프라 디아볼로는 세상에서 알아주는 유명한 검객이다. 지금까지 그와 결투를 하여 살아남은 사람은 하나도 없다. 사람들은 로렌조가 결투에서 질것이 당연하므로 로렌조를 불쌍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로렌조는 명예를 위해 죽을 결심을 한다. 로렌조는 죽음의 결투에 앞서서 사람들에게 체를리나의 결백을 주장한다. 사람들이 로렌조의 주장을 믿고 체를리나에게는 아무런 혐의가 없음을 공표한다. 이 소리를 들은 로렌조는 안심하며 결투장으로 향한다. 멀리서 체를리나가 로렌조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틀림없이 요단강을 건너갔을 것이다. 아무튼 이렇게 하여 오페라의 막이 내려진다. 이상과 같다. 하지만 원래 대본에는 다음과 같이 결말이 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즉, 베포와 쟈코모의 실수로 프라 디아볼로의 정체가 들어나며 체를리나의 기지와 로렌조의 용맹성으로 결국 프라 디아볼로를 체포한다. 로렌조는 당국으로부터 두둑한 현상금을 받아 체를리나와 결혼하여 행복하게 산다는 내용이다. 아마 해피엔딩은 첫 번째 버전이고 비극적인 최후를 맞는 것은 두 번째 버전인것 같다.

 

산적들인 베포와 자코모의 코믹한 연기가 오페라를 보다 유쾌하게 만든다. 1996 비엔나 폭스오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