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오페라 집중 소개/남몰래 읽는 366편

26. Bizet, Georges (비제) [1838-1875]-쟈밀레

정준극 2007. 7. 3. 17:00

 조르주 비제

 

[쟈밀레]


타이틀: Djamileh. 단막의 로맨틱 오페라. 대본은 드 무쎄(De Musset)의 소설 나무나(Namouna)를 기본으로 루이 가예(Louis Gallet)가 썼다.

초연: 1872년 파리 오페라 코믹극장

주요배역: 쟈밀레(하렘의 여인), 하룬(왕), 스플렌디아노(하룬왕의 시종장), 알메(여자노예)

베스트 아리아: Nour-Eddin, roi de Lahore(S)

사전지식: 비제의 동양에 대한 동경심을 다시한번 보여주는 작품이다. 무대는 이집트(어떤 버전에는 터키로 되어있다). 마치 아라비안나이트의 한 장면을 보는 것과 같다. 비제 특유의 감미로운 멜로디가 흘러넘친다.

에피소드: 비제의 쟈밀레는 파리에서 잠깐동안의 성공만 거두었다. 하렘과 여자노예, 인신매매와 같은 내용이 나오므로 당시의 도덕기준으로는 곤란했으며 자녀교육에도 좋지 않았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사후 1백여년이 지난 오늘날 쟈밀레는 음악적으로 새로운 각광을 받고 있다. 비제는 쟈밀레에서 신비스럽고 이국적인 음악을 많이 사용했다. 한편 대화(레시타티브)에서도 반주를 사용하였다. 이것은 당시의 관습에 비추어 볼때 상당히 획기적인 조치였다.


줄거리:  카이로에 있는 하룬(Haroun)의 궁전이다. 하룬은 젊고 핸섬한데다가 많은 재산을 가지고 있다. 하룬은 이런 행운을 최대로 이용하여 인생을 즐기기로 마음먹는다. 그리하여 날이면 날마다 최대로 화려하고 난잡한 주색에 빠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족을 느끼지 못하며 진정한 행복을 얻지 못한다. 하룬은 새로운 쾌락을 찾는다. 그는 시종장에게 젊고 예쁜 여자노예를 한달에 한번씩 새로 사오라고 지시한다. 하룬은 이 여자노예들을 실컷 데리고 놀다가 이 인간장난감이 더 이상 즐겁지 못하면 다시 팔아버리면서 쾌락적인 생활을 계속한다. 이런 허랑방탕한 생활을 계속하는 바람에 그 많던 재산도 거의 바닥이 난다. 막이 열리면 하룬의 화려한 거실이다. 하룬이 침대에 비스듬히 앉아있고 그 앞에 시종장인 스플레디아노(Splediano)가 서있다. 시종장은 하룬에게 제발 정신 좀 차리고 이제 이런 생활은 그만하라고 설교를 늘어놓는다. 하룬은 귀찮은듯 듣지 않으면서 오히려 시종장에게 어서 시장에 가서 여자노예를 새로 사오라고 지시한다. 지난달에 데려온 쟈밀레(Djamileh)에게는 이미 싫증이 났기 때문이다. 시종장은 쟈밀레가 무척 아름답기도 하고 노래와 악기연주와 춤에 재능이 뛰어나기 때문에 하룬의 마음을 붙잡았을 줄 알았는데 한달이 지나자마자 다른 여자를 데려오라고 하니 놀란다. 쟈밀레의 뛰어난 미모와 재능을 감탄해온 시종장 스플레디아노는 하룬에게 쟈밀레를 버리려면 자기에게 달라고 청원한다. 하룬은 별뜻없이 그 청원을 허락한다. 시종장은 기쁜 마음으로 떠난다. 시종장은 노예시장에 가서 속히 새 여자노예를 사서 하룬에게 바치기로 한다. 그래야 혹시 쟈밀레에게 미련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새 여자 때문에 잊을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랑스런 쟈밀레의 매력적인 춤

 

이윽고 쟈밀레가 나타난다. 쟈밀레는 그동안 주인님인 하룬과 같이 지내면서 어느덧 그를 깊이 사랑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런 자기의 마음을 몰라주고 오히려 자기에게 무관심 한것 같아서 몹시 슬프다. 하룬이 들어온다. 하룬은 그래도 쟈밀레를 과거의 다른 여자노예들 보다 더 아끼는 편이어서 ‘아름다운 그대여, 어찌하여 얼굴에 수심이 가득한고?’라고 묻는다. 하룬은 쟈밀레에게 아름다운 보석을 선물로 주며 곧 자유를 주겠으니 슬픈 얼굴을 보이지 말라고 하며 위로한다. 그러면서 쟈밀레의 얼굴을 들여다보니 참으로 미인인 것을 깨닫는다. 그러나 하룬은 이미 시종장에게 새로운 여자노예를 데려오라고 지시했으므로 쟈밀레에게 더 이상 미련을 갖지 않기로 작정하고 방을 나간다. 쟈밀레가 슬프게 눈물을 흘리고 있는 모습을 본 시종장은 쟈밀레를 위로하면서 이번 기회에 솔직히 자기가 쟈밀레를 깊이 사모하고 있다고 고백한다. 시종장은 주인인 하룬이 새 여자노예를 대령하라고 지시했음을 얘기해 주며 오늘 내일이면 쟈밀레를 내버릴 것이라는 얘기도 해준다. 이 소리를 들은 쟈밀레는 크게 상심하여 죽고 싶은 심정이다. 하지만 정신을 차려 시종장에게 오늘 밤 새 여자노예 대신에 얼굴을 가린 자기가 하룬의 침실에 들어가 사랑하는 하룬과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개인적인 데이트 겸 인터뷰를 가질수 있게 해 달라고 간청한다. 시종장은 자기가 쟈밀레의 사랑을 차지할수 있는 확률이 줄어든다는 것을 알면서도 쟈밀레의 마음에 감동하여 그렇게 도와주기로 약속한다.

 

매력적인 쟈밀레의 춤


노예상인이 여러명의 아름다운 여자노예를 데리고 하룬의 집을 찾아온다. 면접시험을 본 후에 그 중에서 합격자 하나를 골라야 하기 때문이다. 여자노예들이 하룬의 앞에서 화려하고 에로틱한 춤을 춘다. 하룬은 그 중에서 알메(Almée)라고하는 제일 예쁜 여자노예를 사기로 결정한다. 알메는 자기가 합격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미치도록 정신없이 춤을 춘 결과 기운이 빠져 그만 정신을 잃고 쓰러진다. 그날 밤, 쟈밀레는 시종장의 도움을 받아 알메로 변장하고 하룬의 침실로 들어간다. 하룬이 새로 사온 여자노예에게 가까이 오라고 하며 손을 잡으려 하자 새 여자노예는 어쩐 일인지 거리를 두고 다가오지 않는다. 이상하게 생각한 하룬이 여자노예의 얼굴을 가린 베일을 벗기자 쟈밀레였다. 쟈밀레는 ‘그대 없이는 못 살아요!’를 분명히 선언한다. 그러면서 자기는 자유도 싫고 보석도 싫으니 제발 함께만 있게 해 달라고 간청한다. 하룬은 쟈밀레의 이런 행동에 감동한다. 사실 말이지 예쁘고 재주가 많은 여자가 최대로 즐겁게 해드릴테니 제발 함께 있게 해 달라고 간청하는데 감동하지 않을 남자가 세상에 어디 있겠는가? 하룬은 생전 처음으로 진실된 사랑과 진정한 행복이 어떤 것인지 깨닫고 그렇게 깨닫게 해준 쟈밀레에게 깊이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다. 하룬은 쟈밀레를 포옹하며 영원한 사랑을 약속한다.

 

'쟈밀레라는 오페라는 춤만 추나?' 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아무튼 이번엔 하렘 여인들의 관능적인 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