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돈 조반니
타이틀: Don Giovanni (Il Don Giovai: Don Juan: Lord John). 전2막의 오페라 부파(Dramma giocoso). 대본은 역시 로렌쪼 다 폰테(Lorenzo Da Ponte)이다. 원작은 17세기 스페인의 극작가 티르소 다 몰리나(Tirso Da Molina).
초연: 1787년 프라하 국립극장. 1788년에 비엔나에서 수정본 초연(돈 오타비오의 아리아 Dalla suo pace등을 추가).
주요배역: 돈 조반니(방탕한 귀족), 콤멘다토레(늙은 귀족), 돈나 안나(콤멘다토레의 딸), 돈 오타비오(돈나 안나의 약혼자), 돈나 엘비라(부르고스의 귀부인), 레포렐로(돈 조반니의 하인), 마제토(농부), 체를리나(마제토의 약혼녀)
음악 하이라이트: 가짜니가(Gazzaniga)-돈 조반니의 건배의 테노리아(Tenoria), 돈 오타비오의 아리아, 돈 조반니의 샴페인 아리아, 돈 조반니의 세레나데, 레포렐로의 카탈로그의 아리아, 돈나 안나와 돈 오타비오가 복수를 다짐하는 듀엣, 체를리나의 아리아(1막과 3막), 돈 조반이와 체를리나의 못이룬 사랑에 대한 듀엣, 1막에서의 엘비라의 아리아, 미뉴에트, 농부들의 랜들러
베스트 아리아: Il mio tesoro[나의 보물](T), Dalla sua pace[그녀의 평화](T), Allara rinforzo...Or sal chi'l'onore[내 명예를 빼앗으려 한 자](S), Non mi dir(S), Ah, fuggi il traditor(S), Mi tradi quell'alma ingrata(S), La ci darem la mano[나와 결혼해 주시오, 사랑하는 이여](T), Batti, batti, o bel Masetto[때려줘요, 때려 줘요, 사랑하는 마제토](S), Vedrai, carino(S), Ah, pieta, signori miei(S), Madamina! il catalogo e questo[마님, 이것이 문제의 그 명단입지요](B), Deh, vieni alla finestra[창가로 나와 주시오](B), Finch'han dal vino[와인을 마시도록 놓아두시오](B), Or sai chi l'onore[당신은 분명히 알고 있지요](S)
인생이 고독하다고 생각하는 돈 조반니. 드레스덴
사전 지식: 어떤 형태의 오페라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작품. 한편으로는 웃기는 파트가 많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죄 값을 혹독하게 받은 희대의 호색한, 살인자, 섹스 편집증 환자에 대한 얘기이기 때문이다. 서로 다른 성격의 여러 사람이 동시에 거로 다른 멜로디로 중창을 부르는 것은 모차르트만이 만들어 낼수 있는 독특함이다.
에피소드: 로렌쪼 다 폰테는 17세기 스페인의 극작가 티르소 다 몰리나(Tirso da Molina)가 쓴 희대의 바람둥이 돈 후안(Don Juan)에 대한 희곡을 기본으로 오페라 대본을 작성했다. 그런데 당시에 이미 몰리나의 희곡을 바탕으로 주세페 가짜니가(Giuseppe Gazzaniga)라는 사람이 돈 조반니라 똑같은 제목의 오페라를 작곡하여 모차르트의 돈 조반니가 프라하에서 초연되던 같은 해에 베니스에서 무대에 올린 일이 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가짜니가의 돈 조반니는 가짜처럼 취급받았고 모차르트의 돈 조반니만이 찬사를 받게 되었다. 모차르트는 원래 제목을 Il dissoluto punito(처벌 받은 난봉꾼)으로 생각했으나 너무 노골적인 것 같아서 Il Don Giovanni로 고쳤다.
가면을 쓴 복수자들과 돈 조반니. 뒤셀도르프
이탈리아어로 된 오페라 제목을 살펴보면 주인공들의 호칭이 대개 Don으로 되어있다. Don은 요즘의 Mr와 같은 뜻이다. 당시에는 귀족에게만 사용하던 호칭이다 (Donna는 귀족부인에게만 사용하던 호칭). 그러고 보면 못된 사람들은 모두 귀족? 저명한 음악 평론가 아서 슈나벨(Arthur Schnabel)은 ‘모차르트의 오페라 아리아는 특이하다. 일반 사람들에게는 아주 쉽고 전문가들에게는 아주 어렵다.’라고 말한바 있다. 그가 대표적으로 든 예는 돈 조반니에서 돈 오타비오가 부르는 Il mio tesoro intanto(사랑하는 사람을 위하여)라는 아리아였다. 오페라 돈 조반니는 서곡부터 대단히 신랄하다. 석상 콤멘다토레가 복수를 하기위해 조반니에게 뚜벅뚜벅 다가오는 소리까지 들을수 있다. 한편, 돈 조반니의 주제 멜로디인 La ci darem la mano(나와 결혼해 주시오, 사랑하는 이여)는 모든 오페라 아리아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것으로 베토벤, 쇼팽, 리스트가 변주곡으로 만들 정도이다.
돈 조반니에게 복수코자 하는 돈 오타비오. 뉴질랜드 오페라. 현대적 연출
줄거리. 돈 조반니의 하인 레포렐로(Leporello)는 희대의 호색한이며 섹스머신인 주인을 모시게 되어 한심하다는 생각에 한탄 겸 불평을 털어 놓고 있다. 돈 조반니는 어떤 여인의 치마 자락을 쫓아서 그 집으로 들어갔으며 레포렐로는 집 밖에서 주인을 기다리며 망을 보고 있는 중이다. 갑자기 돈 조반니가 그 집에서 황급히 도망쳐 나온다. 뒤 쫓는 여인은 돈나 안나(Donna Anna)이다. 돈 조반니는 돈나 안나를 강제로 능욕하려다가 돈나 안나의 아버지 콤멘다토레(Commendatore: 퇴역장군?)에게 발각되어 뜻을 이루지 못하고 도망쳐 나오는 참이었다. 돈나 안나의 아버지가 ‘이런 죽일 놈!’이라고 하면서 돈 조반니와 결투를 벌인다. 하지만 ‘내가 누군데’라는 돈 조반니에게 그만 죽임을 당하고 만다. 돈나 안나의 약혼자 돈 오타비오(Ottavio)가 돈나 안나를 위로하며 대신 복수해 주겠다고 다짐한다. 돈나 안나와 돈 오타비오는 희생자 제1번과 제2번이다. (이제부터는 이름의 앞에 돈(Don)이나 돈나(Donna)라는 존칭을 생략하겠다.) 그런데 그런 끔찍한 살인사건이 일어났는데 경찰에는 어찌하여 신고도 하지 않았는지?
체를리나를 유혹하는 돈 조반니. 뒤셀도르프
조반니는 새로운 섹스 상대자를 찾아다니다가 우연히 길모퉁이에서 슬프게 울고 있는 어떤 미모의 여인을 발견한다. 엘비라(Donna Elvira)이다. 그런데 엘비라는 언젠가 조반니가 하룻밤을 재미로 보낸 후 언제 보았냐는 듯 발로 차버린 여인이었다. 희생자 제3번. 조반니는 그런 엘비라인줄 모르고 다시 유혹의 손길을 뻗히려가가 엘비라가 ‘아니, 이거 누구야? 조반니아냐?’하면서 일어나서 붙잡으려하자 깜짝 놀라 줄행랑을 친다. 뒤 따라 왔던 하인 레포렐로는 엘비라와 안면이 있기에 위로하면서 ‘마님, 우리 주인 조반니로 말씀 드리자면 지금까지 관계를 가진 여자가 이탈리아에서 640명, 독일에서 231명, 프랑스에서 100명, 터키에서 91명, 그리고 스페인에서 1,003명이라고 털어 놓으면서 원래 그런 인간이니 이제 그만 신경 쓰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내용의 유명한 ‘카탈로그의 노래’를 부른다 (조반니의 나이가 22세라고 하니 그렇다면 사춘기 이후, 매 주말마다 평균 3.9명의 여인과 동침했다는 계산이니 실상을 파악하기 힘들다).
레포렐로의 카탈로그의 노래
마을에서는 결혼식 축하 잔치가 한창이다. 대단히 섹시하고 귀엽게 생긴 체를리나(Cerlina)와 순박한 시골 양반 마제토(Masetto)의 결혼이다. 정력이 남달리 왕성한 조반니가 체를리나를 그냥 지나쳐 버릴 리가 없다. 조반니는 체를리나를 제외한 피로연 참석자 모두를 자기 저택으로 초대하여 즐겁게 지내라고 한다. 체를리나로부터 마제토를 분리하자는 기초 작전이다. 조반니는 의도한 대로 체를리나 유혹 작전에 성공한다. 체를리나는 조반니가 ‘손에 손잡고’ 행복하게 지내자고 달콤하게 유혹하는 바람에 넘어간 것이다. 희생예정자 제4번이다. 조반니와 체를리나 두 사람은 이제 떨어질 수 없는 한 쌍의 원앙처럼 희희낙락이다. 이때 희생자 제3번인 엘비라가 가면을 쓰고 나타나 체를리나에게 이 못된 젊은이를 조심하라고 경고한다. 설상가상으로 희생자 제1번 안나와 제2번 오타비오 역시 가면을 쓰고 나타나 조반니 저 놈을 조심하라고 경고한다. 조반니는 ‘어찌하여 오늘 일진이 이러한가?’라는 노래를 부르며 도망가기에 여념이 없다. 조반니를 잡지 못한 안나는 자기가 겪었던 그 무서운 밤을 회상하면서 이 오페라에서 가장 쇼킹하고 부르기 힘든 대단히 극적인 레시타티브를 부른다. ‘그가 다가왔어요. 그리고는 나를 껴안았어요. 몸부림을 치며 빠져 나가려 하자 그는 나를 더 꽉 조였어요. 있는 힘을 다해 소리를 질렀죠. 하지만 아무도 오지 않았어요. 그는 한 손으로 내 입을 막고 다른 한 손으로는 내 몸을 세게 조이기 시작했어요. 아, 이젠 어쩔 수 없이 당하는구나 라고 생각 했어요’라는 내용이다. 안나의 기억하기도 싫은 경험담이었다. 한편, 멋모르고 조반니의 침실까지 따라갔던 체를리나가 비명을 지르며 뛰쳐나온다. 조반니가 너무 조급하게 욕심을 채우려고 했던 것이고 당황한 체를리나가 그때서야 정신을 차리고 ‘아이고, 난 오늘 밤에 마제토와 결혼할 몸인데! 이게 아닌데!’라면서 놀래서 도망쳐 나온 것이다. 안나, 엘비라, 오타비오는 가면을 벗고 파티 참석자들에게 조반니의 악행을 준열하게 설명해준다. 하늘에서 천둥번개가 친다.
제2막. 도망가기에 여념이 없는 조반니는 그 와중에서도 한가지 꾀를 낸다. 하인과 자기의 옷을 바꾸어 입고 혼란 작전을 펴기로 한 것이다. 성난 마을 사람들이 총과 무기를 들고 조반니를 추격해 온다. 하인으로 변장한 조반니가 ‘저쪽으로 그 나쁜 놈이 갔어요!’라면서 마을 사람들에게 엉뚱한 방향을 가르쳐 준다. 마제토는 비교적 뚱뚱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보다 뒤쳐져 나타났다. 마제토는 조반니에게 총을 뺏기고 흠뻑 두들겨 맞는다. 마제토는 희생자 제5번이다. 이윽고 조반니와 하인 레포렐로가 도망에 성공한다. 그리하여 둘이서 만난 곳이 묘지였다. 그런데 묘지에 있는 어떤 석상이 느닷없이 움직이면서 말을 하기 시작한다. ‘나를 죽인 놈에게 하늘의 복수를 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노라!’는 것이었다. 조반니가 죽인 안나의 아버지 콤멘타토레였다. 돈 조반니는 ‘야, 뭐 이런 석상이 다 있어!’라고 생각하고 크게 웃으면서 ‘하고 싶은 얘기가 있으면 저녁이나 먹으면서 하자’고 그 석상을 만찬에 초대한다. 조반니가 자기 저택에서 저녁밥을 먹고 있는데 문제의 석상이 어느새 그곳까지 쫓아와 조반니에게 뚜벅뚜벅 다가온다. 마치 마지막 희생자를 찾아오듯! 무대에는 망령들이 뛰쳐나와 노래하며 춤을 춘다. 무대 한 가운데에는 불이 활활 타오르는 커다란 구덩이가 입을 벌리고 있다. 어둠속에서 그림자만 보이는 악마들이 조반니를 끌어당겨 구덩이에 밀쳐 넣으려고 한다. 조반니가 소리친다. ‘심장이 터질 것 같다. 뱃속의 내장들이 삐져나오는 것 같다. 이 고통, 공포, 절망....악~’ 돈 조반니는 이제 지옥에서 고통 중에 살아야 한다. 이 마지막 장면은 그후 19세기 까지 공연에서 삭제되기도 했다. 너무 무섭고 으스스해서였다. 대신에 모든 희생자들이 무대 앞에 나와서 나쁜 일을 한 사람은 결국 이런 벌을 받는다는 도덕적인 해설을 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지옥의 문으로 빨려 들어가는 돈 조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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