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오페라 집중 소개/남몰래 읽는 366편

191. Offenbach, Jacques (오펜바하) [1819-1880]-아름다운 엘렌

정준극 2007. 7. 4. 14:40

 

자크 오펜바흐

 

[아름다운 엘렌]


타이틀: La Belle Helene (The Fair Helen). 3막의 오페라 부프(Opera Bouffe). 대본은 앙리 메일락(Henri Meilhac)과 루도비크 알레비(Ludovic Halevy)가 공동으로 썼다.

초연: 1864년 파리 바리에테극장

주요배역: 헬렌(엘렌: 스파르타의 왕비), 오레스트(오레스테스: 아가멤논의 아들), 파리왕자(파리스: 트로이의 프리암왕의 아들), 메넬라(메넬라우스: 스파르타의 왕), 아가멤논(왕중의 왕), 칼챠(칼챠스: 주피터신전의 신관), 아키유(아킬레스: 프티오티스의 왕), 바키스(헬렌의 시녀)

 

 

베스트 아리아: on me nomme Helene la blonde..Dis-mol Venus(S)

사전지식: 코믹 오페라이지만 내용이 코믹하다기 보다는 음악과 연기, 대사가 코믹하다. 유명한 트로이의 헬렌과 파리스 왕자에 대한 사랑의 이야기를 현대판으로 코믹하게 만든 것이다. 그러므로 실제 공연에서는 고대 그리스 시대의 무대장치를 할수 있고 현대적 무대를 만들수도 있다. 원작과 영화의 내용은 다를수 있다. 특히 고전적인 대서사시를 영화로 만들려면 제한된 시간 때문에 상당부분이 감추어지기 마련이다. 오펜바흐의 오페레타 내용도 원래의 대서사시의 내용과 약간 다르다. 하지만 큰 줄거리에는 변함이 없다.

에피소드: 헬렌이 미남청년 파리스왕자에게 마음을 주게 된것은 이다(Ida)산에서 세명의 여신들 사이에 미인대회가 있었던 결과 때문이라고 한다. 자세한 내용을 알려면 그리스신화 책을 읽어보아야 할것이다. 오펜바흐의 가벼운 오페라(오페레타)는 무거운 내용이라고 해도 놀랄 정도로 가벼운 내용으로 변한다. 다만, 대본과 음악은 고대의 스토리를 현대 사회에 풍자하는 것으로 처리되어 있다.

 

 

줄거리: ‘트로이의 헬렌’에 대하여는 누구나 다 잘 알고 있지만 기왕에 간단히 소개코자 한다. 제1막. 스파르타의 왕비 헬렌은 남편인 메넬라우스(Menelaus: 메넬라)왕을 죽여야할 운명이라는 신의 계시를 어떻게 해서든지 피하기 위해 신관(神官) 칼챠스(Clachas: 칼챠)와 함께 방법을 궁리하고 있다. 이와 함께 헬렌(Hélène: 엘렌)은 핸섬한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Pâris: 프랑스의 수도 파리와 혼돈하지 않기를)를 생각하며 혹시 그와 사랑의 도피를 하면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한다. 헬렌이 파리스왕자를 생각하고 있는 그 순간에 무슨 텔레파시가 통했는지 파리스왕자가 양치기 목동으로 변장하고 헬렌의 침실로 찾아온다. 파리스왕자는 헬렌에게 자기의 사랑을 받아 달라고 애원한다. 곧 이어 두 사람은 마치 수십년전부터 사랑해온 사이인 것처럼 찰떡이 된다.

 

 

다음날 스파르타왕궁에서는 무술시합이 열린다. 파리스왕자가 억지로 무술시합에 참가한다. 도저히 자신이 없어서 안나가겠다고 했지만 먹혀들어가지 않았다. 상대방은 크레테왕국에서 가장 용맹스런 장사이다. 코미디를 방불케 하는 결투 끝에 파리스왕자가 승리하는 이변이 일어난다. 신관들은 이것이 분명히 신의 계시(신탁)때문이라고 생각하고 다시한번 신전에 가서 신의 뜻을 물어본다. 신관이 받아온 회신은 스파르타왕 메넬라우스가 어서 속히 배를 타고 무작정 멀리 떠나야 한다는 것이었다. 메넬라우스왕을 멀리 쫓아내자는 수작이다. 한편 헬렌의 마음속에는 ‘이렇게 까지 해야 하나? 이러다가 내가 다치는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자꾸 든다. 헬렌은 운명을 극복하기 위한 하나의 방안으로 파리스왕자와의 관계를 없었던 일로 해야겠다고 결심한다. 그런데 바로 그날밤 파리스왕자가 신관을 매수하여 헬렌의 침실로 잠입한다. 이제 두 사람의 짙은 러브 씬이 펼쳐질 순간이다. 그러나 이 장면은 느닷없이 나타난 메넬라우스왕 때문에 커트된다.

 

파리스 왕자와 엘렌. 자크 루이-데이비드 작품. 1788년.


제2막. 헬렌이 남편 메넬라우스와 말다툼을 벌인다. 말다툼하는 장면을 음악으로 표현하는 것은 상당히 흥미있는 일이다. 두 사람의 언쟁은 일반적인 경우와 마찬가지로 점잖게 시작하다가 막바지로 치닫는다. ‘왕비여, 지금 방금 창문을 통해 빠져나간 저 목동 같은 사람은 누구인지요? 헛! 헛!’이라고 물었을 것이다. 이에 대하여 헬렌은 ‘왕이시여, 소첩의 눈에는 아무것도 보인 것이 없사옵니다. 아마 귀신을 보셨나 봅니다.’ ‘왕비시여, 그 무슨 말씀이십니까? 내가 귀신을 보았다니요? 그럼 나도 귀신이란 말입니까?’ ‘암요, 귀신같으니까 귀신이라고 그랬지요!’ ‘뭐라구? 뭐 이런 여자가 다 있어?’ ‘뭐라구? 이런 여자? 나 원 참! 정말 못 말리는 인간이네!’ ‘뭐라구? 인간이라구? 말 다했어?’ ‘그래! 다했다! 어쩔래? 오냐! 오늘 잘 만났다! 한번 해보자 이거지?’ 이런 언쟁을 헬렌과 메넬라우스가 벌이고 있었을 것이 틀림없었다. 아무튼 남편인 메넬라우스는 헬렌을 점점 더 의심하지 않을수 없었다. 너무 아름답게 생긴 것도 문제다. 이때 저 바다에서 황금빛 찬란한 갤리선(노예들이 노를 젓는 전함)이 미끄러지듯 들어온다. 뱃머리에는 신관이 서있다. 사실은 파리스왕자가 신관으로 변장한 것이다. 신관은 헬렌에게 비너스신의 신탁을 전한다. 아직도 신의 지시를 순종하지 않고 있으니 어서 속히 비너스 신전에 가서 희생물을 드리는 제사를 드리라는 내용이다. 신의 지시를 거역할수 없는 헬렌은 황금 갤리선에 올라타고 비너스 신전으로 향한다. 메넬리우스도 비너스 신의 신탁이라고 하는 바람에 꼼짝 못하고 헬렌을 보낸다. 비너스 신전이 어디 있는지 알턱이 없는 파리스왕자와 헬렌은 트로이를 향해 뱃머리를 돌린다. 오페라는 속은 것을 안 메넬라우스왕이 복수를 외치는 것으로 막을 내린다. 과연! 이로 인하여 역사적으로 유명한 트로이 전쟁이 일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