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오페라 집중 소개/남몰래 읽는 366편

192. Offenbach, Jacques (오펜바하) [1819-1880]-라 페리콜

정준극 2007. 7. 4. 14:40

자크 오펜바흐

 

[라 페리콜]


타이틀: La Perichole. 전2막(또는 전3막)의 오페라 부프(Op?ra Bouffe). 프로스페 메리메(Proper Merimee)의 코미디 Le carrosse du Saint-Sacrement(성례의 마차)를 기본으로 앙리 메일락(Henri Meilhac)과 루도비크 알레비(Ludovic Halevy)가 공동으로 대본을 썼다.

초연: 1868년 파리 테아트르 데 바리에테(Theatre des Varietes)

주요배역: 페리콜(거리의 가수), 피퀴요(거리의 가수), 돈 안드레아스(페루 총독)

사전지식: 무대를 남미의 페루로 설정한 것이 이색적이다. 당시 페루는 스페인의 식민지였다. 스페인의 총독(Viceroy)은 페루의 국왕과 같은 존재였다. 대본은 당시 오페라 작곡가로서 이름을 떨치던 알레비(Halevy)가 썼다. J. 슈트라우스의 오페레타 ‘집시남작’과 줄거리가 비슷하다. 다만 주인공이 거리의 음악가라는 것만이 다르다.  아무튼 주인공 청년이 우여곡절 끝에 사랑하는 여인과 결혼하게 되고 과거 그의 명예와 재산을 되찾는다는 얘기이다.

 

                           

줄거리: 제1막. 페루의 수도 리마의 광장. 돈 안드레아스(Don Andreas)가 페루 총독이다. 광장 가운데에 있는 ‘세자매 캬바레’(Three Cousins Cabaret)에서 사람들이 ‘총독 만세!’를 외치고 있다. 총독의 이름으로 공짜 술한잔씩을 돌리라는 지시가 내렸기 때문이다. 술집 손님중에는 총독 자신도 신분을 숨기고 들어와 있다. 민생파악을 위한 암행시찰이다. 한편 거리의 한 쪽에서는 멋진 청년 피퀴요(Piquillo)와 아름다운 아가씨 페리콜(Perichole)이 ‘스페인 사람과 예쁜 인디오 아가씨’라는 노래를 부르고 있다. 노래를 불러 살아가고 있는 청춘남녀이다. 실은 어서 돈을 벌어 결혼할 꿈에 가득차 있다. 아무튼 페리콜이 노래하는 모습을 본 총독 양반은 페리콜을 총독궁에 두고 싶어 한다. 총독궁의 시녀로 삼으면 그 예쁜 얼굴과 예쁜 노래를 언제나 보고 들을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총독은 시종장을 시켜 페리콜에게 잘먹고 잘 지내게 해 줄테니 총독궁으로 들어오라는 서찰을 전달하며 유혹한다.

 


                                  

뜻하지 않게 총독의 서찰을 받은 페리콜은 기왕이면 잘먹고 잘 입자는 생각에 총독의 권유를 받아들이기로 한다. 이 사실을 안 바지씨 피퀴요는 페리콜이 없는 세상은 뭐 없는 세상이라면서 목매달아 비관자살을 시도하지만 그것도 걸상 다리가 부러지는 바람에 실패한다. 한편, 페리콜은 당장 ‘세자매 캬바레’에서 시종장의 배려로 맛있는 음식을 마음대로 먹고 얼큰하게 걸치기도 했지만 총독궁의 시녀로 들어오려면 반드시 결혼해야 한다는 법이 있다는 시종장의 설명을 듣고 (아마 총독이 총독부인 이외의 어떤 여자에게도 정신을 빼앗기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페루법률 76조 B항이 만들어졌던 것 같음) 우선 아무하고나 형식적이라도 결혼키로 한다. 그래서 아무 청년이든지 붙잡고 결혼 약속을 받아 낸다고 하는 노릇이 하필이면 피퀴요의 손을 붙잡는다. 하지만 페리콜은 얼큰하게 취한 마당에서 상대방이 누군지 확실히 모른다. 이렇게 하여 시종장의 주선으로 공증인이 달려오고 결혼서약이 이루어진다.

 


제2막. 총독궁내이다. 시종장은 아무래도 새로 들어온 시녀와 남편이라는 사람이 언젠가 거리에서 본 떠돌이 음악사라는 생각이 들어 은근히 불쾌하다. 다른 시녀들은 새로 들어온 시녀 페리콜이 원래 몰락한 백작가문의 여식이라는 사실이 밝혀져 곧이어 백작부인으로 임명된다는 얘기를 듣고 놀라 자빠지며 그렇다면 총독의 정부가 틀림없다고 야단들이다. 의자 뒤에 숨어있던 피퀴요는 귀부인 시녀들이 하는 얘기를 듣고 자기가 총독이 총애하는 애인과 결혼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 여자가 하필이면 자기와 사귀는 페레콜이라는 사실도 얼핏 알게 된다. 한편 페리콜은 총독에게 자기가 어떻게 하다가 옛날에 알고 지내던 피퀴요라는 청년과 법적으로 결혼했지만 적당히 알아서 처리하겠으니 걱정 말라고 안신시켜 준다. 그러면서 페리콜은 피퀴요에게 ‘자기야! 자기 머리는 말야, 돌로 만들었으니까 그저 본것도 못본척, 들은것도 못 들은척해야 해, 알았지?’라고 다짐한다. 그렇지만 순진, 정직한 피퀴요는 총독을 만나 양심선언을 하며 ‘페리콜은 예쁜 얼굴만큼 거짓말도 잘한다.’라고 털어 놓는다. 이같은 양심선언에 깜짝 놀란 총독은 오히려 고집센 남편인 피퀴요를 지하 감방에 가두도록한다.

 

가싱턴 페스티발의 무대

                            

제3막. 페리콜이 감방으로 찾아와 피퀴요에게 자기의 마음은 아직도 ‘자기’에게 있다고 말하며 안심시킨다. 두 사람은 어리숙한 감방장을 매수하여 탈출하려고 하지만 그것도 여의치 않아 사전발각된다. 총독은 두 남녀를 쇠사슬로 단단히 묶어 매너 놓으라고 명령한다. 궁측통? 옆감방에 무려 12년간 수감되어 있던 할아버지 죄수께서 이제 막 탈옥 터넬을 완성했으나 기운이 없어서 탈옥할수 없으니 어서 두 사람이라도 도망가라고 호의를 베푼다. 그런데 그 할아버지 죄수에게도 한가지 재주는 있어서 바쑨(화곳)이라는 악기를 아주 잘 분다. 마침 총독이 궁금해서 지하 감방에 내려왔으나 할아버지 죄수가 바쑨 악기로 연주는 하지 않고 있는 힘을 다해 총독을 내려치는 바람에 총독이 정신을 잃고 쓰러진다. 피퀴요는 총독을 잡아 단단히 묶어 놓는다. 그러나 좁은 바닥에서 도망가 봤자 삼천리라는 말처럼 두사람은 도망가다가 금방 잡힌다. 광장의 사형대에 올라선 두 사람은 마지막으로 함께 노래를 부르게 해 달라고 요청한다. 총독의 자비를 구하는 내용의 노래이다. 이에 총독이 감명을 받아(그만한 노래에 감동한것을 보니 진짜 음악 애호가임에  틀림없음) 페리콜과 피퀴요를 사면하고 두사람의 명예와 재산을 회복시켜 준다. 그리하여 피퀴요 백작과 페리콜 백작부인이 되어 잘 살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