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게이 프로코피에프
수도원에서의 결혼
타이틀: Duenna (독일어 제목은 Die Verlobing im Kloster. 영어로는 Betrothal in a Monastery). 전3막. Duenna는 귀족 집에서 아가씨들을 돌보고 공부도 시켜주는 가정교사 겸 보모를 말한다. 이 오페라에서는 세빌리아의 귀족 돈 제롬의 딸인 루이자를 보살펴주는 중년의 보모를 말한다.
주요배역: 루이자, 안토니오(페르디난드의 친구), 클라라, 페르디난드(돈 제롬의 아들), 두엔나(보모), 이삭 멘도자(돈많은 유태인), 돈 제롬(세빌리아의 대공)
사전지식: 이 오페라는 롯시니의 ‘세빌리아의 이발사’와 모든 면에서 흡사하다. 우선 무대가 세빌리아라는 것도 같으며 엎치락 뒷치락 (Slapstick)하는 스토리도 거의 비슷하다. 여러 사람의 등장하므로 누가 누구인지 혼란스러울 것이다. 다음과 같은 공식만 확실히 알고 있으면 전체 줄거리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것이다. 결국 세 쌍의 남녀가 펼치는 해피엔딩의 코미디이기 때문이다. 제1커플: 루이자(Luisa)+안토니오(Antonio), 제2커플: 클라라(Clara)+페르디난드(Ferdinand), 제3커플: 보모(Duenna)+멘도자(Mendoza). 내용이 복잡하므로 설명이 길지만 재미있다.
에피소드: 토마스 린리(Thomas Linley)가 음악을 붙인 리챠드 셰리단(Richard Sheridan)의 코믹 오페라 The Duenna(보모)라는 오페라도 있다. 러시아의 미인 소프라노 안나 네트레브코(Anna Netrebko)는 프로코피에프의 현대적 감각의 오페라에 즐겨 출연하였으며 '수도원에서의 결혼'은 가장 적격의 역할이었다는 평을 받았다.
바닷가에서
줄거리: 제1막 1장. 세빌리아의 대공 돈 제롬(Don Jerome)은 호칭만 거창하게 대공이지 재산이 넉넉지 않아 빛 좋은 개살구이다. 이삭 멘도자(Isaac Mendoza)는 돈 많은 유태인으로 세빌리아 어시장은 대부분 그의 수중에 있다. 하지만 작위가 없어서 행세를 하지 못한다. 때문에 ‘귀족 멘도자’라고 써있던지 그렇지 않으면 하다못해 ‘아무개 귀족과 인척이 되는 멘도자’라고 써있는 명함을 가지고 다니는 것이 평생소원이다. 두 사람은 서로 목적하는 바를 보완적으로 이룰수 있다고 생각하여 의기투합한다. 제롬은 멘도자의 생선사업에 관여하여 돈을 벌고 그 조건으로 자기의 딸 루이자(Louisa)와 멘도자가 결혼하는 것을 합의한다. 아무리 ‘기브 앤 테이크’이지만 루이자가 가엽다. 그런데 두 사람만의 결혼 문제라면 스토리가 심심하다. 여기에 제롬의 아들 페르디난드(Ferdinand)가 등장한다. 마을에서 제일 예쁜 클라라(Clara)를 좋아하지만 별로 진전이 없어서 죽을 맛이다. 한 사람의 등장인물이 더 있어야 한다. 페르디난드의 친구인 안토니오(Antonio)이다. 당연히 예쁜 루이자를 무척 사랑한다. 안토니오가 루이자에게 사랑을 호소하기 위해 밤중에 발코니 아래에서 세레나데를 부른다. 세빌리아에서는 남들이 시끄럽다고 생각하던 말던 밤중에 세레나데를 부르는 것이 용납되고 있는 모양이다. 루이자가 기쁜 마음으로 세레나데를 감상하고 있는데 갑자기 아버지 제롬이 들어와 못마땅해 한다. 곧 멘도자라는 귀족에게 시집가야 하는데 웬 가난한 놈팡이의 세레나데나 들으면서 넋을 놓고 있으니 큰일이라고 생각한다.
마리인스키 무대
제1막 2장. 루이자는 아버지 제롬이 자기를 멘도자 영감에게 시집보내려는 속셈을 알고 속이 상해서 죽을 지경이다. 가난한 안토니오와 결혼하겠다면 당장 집어 치우라고 할텐데 이를 어찌하나 라면서 걱정이 태산 같다. 루이자는 경험 많은 보모의 자문을 받아 모종의 계획을 꾸미기로 한다. 루이자의 SOS를 받은 보모 역시 기분이 좋다. 보모는 멘도자와 같은 돈 많은 사람과 결혼하는 것이 소망이다. 때문에 루이자가 멘도자를 안중에도 두지 않는다면 자기에게 기회가 올수 있다고 생각하여 루이자를 적극 돕기로 한다. 루이자가 아버지 제롬에게 멘도자같은 사람과 결혼하기 싫다고 정색을 하고 말하자 아버지는 ‘아니, 무슨 잔소리가 그리고 많으냐! 그 양반으로 말하자면 신분도 높으며 재산도 넉넉하고...’면서 선전을 하지만 루이자는 들은체도 하지 않는다. 보모가 나서서 사람이 그럴수가 있냐고 대들자 화가난 제롬은 보모에게 당장 이 집에서 나가라고 한다. 보모는 ‘좋다! 나간다!’라면서 짐을 꾸린다. 루아지와 보모는 서로 옷을 바꾸어 입는다. 루이자가 보모의 옷을 입고 얼굴을 가린채 집을 나간다. 제롬은 보모가 집을 나간줄 안다. 그리고 루이자(보모)가 어디 나가지 못하도록 방문을 잠근다.
루이자와 보모
제2막 1장. 하녀 로지나와 함께 길을 가던 클라라(Clara)가 루이자를 만난다. 두 아가씨는 서로 결혼 문제 때문에 집을 나온 것을 알고 동료 의식을 가진다. 루이자는 안토니오를 만나 멀리 도망갈 결심이다. 클라라는 못된 계모가 싫어서 집을 뛰쳐나왔다고 한다. 루이자기 ‘아니, 우리 오빠 페르디난드를 좋아하지 않느냐? 그럼 둘이서 멀리 도망가면 될것 아니냐?’라고 말하자 클라라는 페르디난드가 예의 바르고 좋은 사람인줄 알았는데 밤에 몰래 자기 방으로 숨어 들어왔기에 내쫓았다고 말하면서 정말 실망이어서 수도원에나 가겠다고 말한다. 루이자는 ‘아니, 우리 오빠가 미쳤나?’라면서 의아해 한다. 마침 멘도자가 나타난다. 루이자는 클라라에게 자기가 자리를 피하는 동안 잠시 저 인간의 관심을 끌어 달라고 부탁한다. 클라라는 수도원으로 들어가기 전에 그런 부탁쯤은 들어 줄수 있다고 하면서 멘도자에게 다가간다.
가면을 쓴 루이자와 클라라
클라라는 멘도자에게 자기를 알만차의 돈나 클라라(Donna Clara d'Almanza)라고 소개하면서 전부터 멘도자를 존경해 왔다느니 하며 관심을 끈다. 멘도자는 귀족부인이 자기에게 관심을 갖고 있으니까 기분이 좋아서 어쩔줄 몰라 한다. 클라라는 안토니오라는 젊은이를 좀 만나게 해 달라고 부탁한다. 처음엔 클라라가 자기를 좋아하는 줄 알았다가 안토니오라는 사람에게 관심이 있는 것을 알고 기분이 언짢았지만 안토니오라는 녀석이 자기와 혼담이 있는 루이자를 쫓아다니는 것을 생각하고 ‘오호, 루이자가 안토니오에게 다른 애인이 있는 것을 알면 생각이 달라지겠지!’라고 생각해서 저녁에 안토니오를 자기집으로 데려 올테니 기다려 달라고 말한다. 멀리서 눈치를 보고 있던 루이자는 어시장 장사꾼들이 ‘멘도자 집 생선이오! 생선!’이라고 외치는 소리를 듣고 귀족처럼 행세하던 멘도자가 겨우 수산시장 생선가게 주인인 것을 알고 속으로 한심하다는 생각을 한다.
수도원에서의 결혼식
제2막 2장. 멘도자가 제롬의 집을 찾아온다. 말로만 듣던 예비신부 루이자를 처음으로 만나기 위해서이다. 제롬이 루이자를 방에서 나오라고 하자 방에서는 ‘아버지가 있으면 쑥스러우니 아버지가 없으면 나가겠다.’는 소리가 나온다. 제롬이 자리를 비키자 루이자로 변장한 보모가 방에서 나온다. 보모는 멘도자에게 ‘이렇게 잘 생긴 분은 처음 봅니다요!’느니 하면서 온갖 찬사를 다 보낸다. 멘도자는 처음에 ‘아니, 무슨 딸이 이렇게 늙었나!’라고 어이없어하다가 가만히 보니 상냥하고 자기에게 고분고분한 것이 아주 괜찮은 여자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부자집 대공의 딸이 아니던가? 멘도자는 돈 제롬대공이 자기에게 접근한 것이 돈 때문이라는 것은 생각지도 않고 대공이 아주 부자라고 믿고 있다. 멘도자가 곧 결혼식을 올리자고 말하자 루이자(보모)는 그 보다는 언제 날을 잡아서 남들 몰래 멀리 도망가서 결혼하고 사는 것이 더 로맨틱하지 않느냐고 하며 부추긴다. 멘도자가 그것도 멋있을것 같다고 생각하고 있을 때 돈 제롬이 들어오는 소리가 들린다. 루이자(보모)는 ‘자기야~약속 잊지 말아요!’라고 말하고는 얼른 사라진다. 제롬은 멘도자가 루이제에 대하여 대만족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이젠 됐다!’라고 생각하여 샴펜을 따서 한잔씩 마신다. 스토리는 점입가경이다. 제2막 3장. 집을 나온 루이자는 클라라의 주선에 따라 자기를 클라라라고 속이고 멘도자의 집에서 안토니오를 기다린다. 잠시후 멘도자가 안토니오를 데리고 들어선다. 안토니오는 친구 페르디난드가 사랑하는 아가씨인 클라라가 갑자기 왜 자기를 만나고자 하는지 의아해 한다. 안토니오는 루이자가 클라라로 변장한 사실을 알고 뛸듯이 기뻐하지만 사정상 내색을 하지 않는다. 클라라라는 아가씨와 안토니오가 서로 좋아하는 모습을 엿본 멘도자는 ‘이젠 루이자도 마음을 바꾸겠지! 자기가 사랑한다는 안토니오에게 다른 애인이 있으니 말야!’라면서 내심 안도한다. 그런 안토니오가 좋아진 멘도자는 오늘밤 자기가 루이자와 함께 멀리 도망갈 계획이라는 얘기까지 털어 놓는다. 안토니오와 클라라로 변장한 루이자는 우스워서 죽을 지경이지만 참는 자가 복이 있다고 하므로 잘 참는다.
파리 오페라 코미크의 무대
제3막 1장. 제롬은 멘도자의 힌트에 의해 멘도자와 루이자가 남들 몰래 멀리 도망갈 계획인 것을 알고 이상하기는 하지만 그럴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 때 멘도자의 친구가 편지 한 장을 가지고 찾아온다. 멘도자가 보낸 편지이다. 루이자와 함께 멀리 도망갈 것이니 양해하여 달라는 것과 두 사람의 결혼을 축복해 달라는 내용이다. 덧붙여서 돈 제롬대공에게 인사차 상당한 액수의 돈을 드리겠다는 내용이 적혀있다. 돈을 준다는 얘기에 눈이 번쩍 뜨인 제롬은 루이자의 결혼을 승낙한다며 서류에 서명한다. 잠시후 이번에는 어떤 소년이 루이자가 보낸 편지라고 하면서 가져온다. 아버지에게 자기의 결혼을 승낙해 달라는 서류였다. 제롬은 신랑이 될 멘도자에게 결혼 승낙을 해 주었으면 되었지 딸에게는 또 무슨 승낙이며 축복인가 라고 생각하다가 그래도 딸이 원하는 것이니 해주자면서 서류에 서명해 주고 축복해 준다. 제롬은 딸 루이자가 멀리 가서 결혼식만 올리고 집으로 돌아와 피로연을 할것이라고 생각해서 하인들에게 잔치 준비를 하도록 지시한다.
제3막 2장. 이제 클라라는 수도원에 들어와 수녀 옷을 입었다. 수녀가 된 클라라는 우울한 심정으로 정원을 거닐고 있다. 이 때 루이자와 안토니오가 들어온다. 이들은 ‘돈 제롬’의 결혼 승낙서를 목이 빠지게 기다리고 있다. 이윽고 어떤 소년이 ‘돈 제롬’이 서명한 결혼 승낙서를 가져온다. 두 사람은 기뻐하며 곧 결혼식을 올린다. 수심에 잠긴 클라라 앞에 페르디난드가 나타난다. 그는 어디서 들었는지 모르지만 자기가 사랑하는 클라라와 자기의 친구인 안토니오가 그렇고 그런 사이라는 얘기를 듣고 화가 나서 안토니오를 쫓아 수도원까지 온 것이다. 페르디난드는 멀리서 안토니오가 클라라로 보이는 여자와 함께 다정하게 있는 것을 보고 질투심과 분통이 터지지만 친구를 위해 눈물을 머금고 자리를 뜬다. 이 모습을 본 클라라는 페르디난드가 자기를 진짜 사랑하고 있는 것을 깨닫는다. 스토리가 여기세 끝나면 되겠지만 이제 보모가 남아있으니 더 계속될 수밖에 없다. 제3막 3장. 수도원에서 수도승들이 난장판으로 먹고 마시고 노래 부르고 야단이다. 수도원 옆에 있는 수녀원을 향해 축배를 들기도 한다. 어떤 신사 두분이 온다는 전갈이 있자 수도승들은 얼른 술잔을 치우고 거룩한 모습으로 찬미를 부른다. 안토니오와 멘도자가 수도승들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하면서 들어선다. 욕심많은 수도원장이 이들을 맞이한다. 수도원장은 이 두 신사에게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웠느니라!’하면서 마치 죄인 다루듯이 설교를 한다. 멘도자가 지갑에서 금화를 꺼내 보이자 수도원장의 태도는 당장 부드러워지며 ‘무엇을 도와 드릴까요?’라고 말한다. 루이자가 뛰어 들어오고 이어서 페르디난드가 들어온다. 페르디난드는 안토니오와 한판 싸울 결심을 하고 있다. 그때까지만 해도 페르디난드는 시력이 나쁜지 자기 여동생 루이자가 클라라인줄 알고 있다. 수도원에 들어선 페르디난드는 한 쪽에 수녀 옷을 입고 서 있는 진짜 클라라를 보고 놀란다. 이 때 루이자로 변장한 보모가 들어선다. 수도원장은 이 세 커플을 축복하고 이들의 식을 올리기 위해 제단으로 인도한다.
제3막 4장. 제롬은 신랑신부인 멘도자와 루이자가 결혼식을 간단히 올리고 집으로 돌아 오기만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대연회장에는 뷔페가 잘 차려져 있다. 멘도자가 도착한다. 신부인 루이자는 자기 아버지 집에 들어가는 것이 겁이 나서 밖에 기다리고 있다고 말한다. 제롬은 잘 이해가 되지 않지만 나가서 루이자를 데려 들어와야겠다고 생각한다. 돈 제롬이 루이자로 변장한 보모를 포옹하여 집으로 데려 들어오려는데 진짜 루이자와 안토니오가 나타난다. 뒤를 이어 페르디난드와 클라라가 따라들어 온다. 멘도자는 그 때서야 자기가 속은줄을 안다. 보모가 멘도자에게 자가야 말로 수도원에서 정식으로 결혼한 배우자라고 주장하자 멘도자는 보모에게 ‘아니, 이럴수가! 이럴수가! 사람 살려요!’라면서 도망간다. 두 젊은 커플이 정식으로 아버지 제롬의 축복을 요청하자 제롬은 사위 안토니오는 가난하지만 며느리 클라라는 부자이므로 ‘쎄임 쎄임’이라면서 이들을 축복해준다. 제롬은 축하객들에게 ‘자식들을 이해하는 사람은 현명한 사람이다.’라고 말한다. 막이 내렸지만 보모는 계속 멘도자를 쫓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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