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오페라 집중 소개/남몰래 읽는 366편

209. Prokofiev, Sergey (프로코피에프) [1891-1953]-세 오렌지 사랑

정준극 2007. 7. 4. 14:59

세르게이 프로코피에프

 

세 오렌지 사랑


타이틀: Lyubov k Tryom Apelsinam (The Love for Three Oranges: L'amore delle tre melarance). 2막 4장으로 구성된 그랜드 오페라. 이탈리아의 카를로 고찌(Carlo Gozzi: 1720-1806)의 L'amore delle tre metarance(세개의 오렌지를 위한 사랑)라는 동화를 대본으로 작곡자 자신이 대본을 썼다. 카를로 고찌는 코메디아 델라르테(Commedia dell'Arte)의 후원자로서 유명하다.

초연: 1921년 12월 30일 시카고 루즈벨트대학교의 오디토리엄 극장(Auditorium Theater). East Congress Parkway 50번지 (어떤 자료에는 초연의 해를 1925년이라고 되어 있다.)

주요배역: 실비오(Sylvio: 환상왕국의 왕: 클로버 킹(♣K: B), 타르탈리아 왕자(Tartaglia: 클로버 킹의 왕자: T), 클라리사공주(Clarissa: 클로버 킹의 조카: MS),  레안드로(Leandro: 스페이드의 킹 ♠K: 총리대신: Bar), 판탈로네(Pantalone: 왕의 자문관: Bar), 첼리오(Celio: 마법사: 클로버 킹의 수호자: B), 화타 모르가나(Fata Morgana: 마녀: 스페이드 킹의 수호자: S), 트루팔디노(Truffaldino: 요리사 겸 익살꾼: T), 리네타 공주(Linetta: 오렌지공주: MS), 니콜레타 공주(Nicoletta: MS), 니네타 공주(Ninetta: S), 요리사(Cook: B), 스메랄디나(Smeraldina: 화타 모르가나의 흑인 노예: MS), 화르페렐라(Farferella: 악마: 댄서). 이밖에 비극의 팬들, 로맨틱 연극의 팬들, 코미디의 팬들, 비어있는 머리들, 의사들, 궁정 사람들, 궁정 하인들, 병사들, 서커서 멤버들, 네명의 전령이 나온다.

베스트 아리아: 오페라에 나오는 행진곡은 특히 유명하다.

사전지식: 서막에서는 또 다른 형태의 흥밋거리로서 클로버 킹과 스페이드 킹이 논쟁을 벌이고 내기를 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 내기에 대한 내용이 본편에 펼쳐지는 형태이다. 이것은 몬테베르디의 오페라에서도 그같은 짜임새를 볼수 있다. 몬테베르디의 오페라 중에는 신(神)들이 인간들의 행동에 대하여 내기를 하는 내용이 있다. R. 슈트라우스의 ‘그림자 없는 부인’에서도 서막에 신들이 내기를 하는 장면이 있다. 

 

뮌헨 개르트너플라츠극장 공연


1막. 1장. 프롤로그. 극장에서 어떤 오페라가 공연되는지를 두고 서로 다툰다. 비극적인 오페라를 선호하는 팬들이 있는가하면 다른 팬들은 코믹 오페라를 선호하며 또 다른 팬들은 로맨틱한 오페라를 좋아한다. 시동이 들어와서 오늘 저녁엔 코미디가 공연될 것이라고 전한다. 팬들은 말다툼을 그만두고 박스 좌석에 가서 앉는다. 무대가 잘 내려다 보이는 좌석들이다. 이들의 코멘트는 보컬 스코어의 한 파트를 이루어 합창으로 표현된다. 합창단을 리디큘(The Ridicules)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런가하면 간혹 한사람 또는 몇 사람이 오페라의 진행에 직접 참여하기도 한다.


마리인스키의 앙상블


2장. 타르탈리아 왕자의 침실이다. 타르탈리아 왕자는 실비오 왕의 아들이다. 실비오는 환상의 왕국의 왕이다. 실비오 왕은 이만저만 낙담이 아니다. 하나뿐인 아들이며 장차 왕위를 이어 받은 왕자가 병치레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왕자는 무슨 불만이 그렇게 많은지 의사들이 도무지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 리스트를 정리하기도 어려울 정도이다. 몇가지 예를 들어보면, 왕자는 간에 통증이 있다고 하는데 통증은 다른 곳에도 있다고 하니 어떤 말을 들어야 할지 모를 지경이다. 그런가하면 심장이 너무 빨리 뛰어서 이러다가는 심장이 멎지 않겠느냐는 걱정이 태산같다. 사실 의사들은 왕자의 병이 정신적인 문제라는 생각이다. 그래서 놀고 웃고 떠들지 않는한 치료할 방법이 없다고 생각한다. 만일 왕자가 죽는다면 왕국은 사악한 조카딸인 클라리사에게 넘어가야할 판이다. 실비오로서는 생각하기도 싫은 일이었다. 왕의 자문관인 판탈로네는 왕에게 트루팔디노를 소개하면서 그 어릿광대라면 왕자를 웃기게 만들수 있으니 그러면 병을 고칠수 있다고 진언한다. 트루팔디노는 유쾌한 친구이다. 하지만 누구도 어렵게 보지 않는다. 심지어는 왕이라고 해도 반드시 존경해야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트루팔디노는 자문관의 얘기를 듣고 당장 축제를 열어야 한다고 말한다. 왕의 자문관인 판탈로네가 트루팔디노의 아이디어를 들어주기로 한다. 그러나 왕은 총리대신인 레안드로가 트루팔디노의 도움을 받아서 축제를 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판탈레노는 왕의 그런 주장을 탐탁치 않게 생각한다. 왜냐하면 자문관과 총리대신은 오래전부터 심한 라이발이었기 때문이다. 판탈레노는 총리대신인 레안드로가 실은 왕자가 죽기를 바라고 있다는 생각이다.


왕자를 치료하려는 의사들


클라리사가 레안드로 총리대신의 축제준비에 동참한다. 클라리사는 사실 레안드로의 비밀애인이다. 클라리사는 레안드로에게 만일 왕자가 죽으면 왕국을 레안드로와 나누겠다고 약속한다. 합창단은 '이거야 말로 소름끼치는 일이네'라는 노래를 부른다. '그여자는 정말 사악하도다'라는 합창이 이어진다. 클라리사는 레안드로가 왕자의 죽음을 위해 지금까지 무슨 일을 해왔는지 알고자 한다. 클라리사는 별로 진행된 것이 없자 만족하지 못해서 안절부절이다. 클라리사는 어째서 독약을 사용하지 않았으냐고 다그친다. 그러면서 만일 독약을 사용하기가 어려우면 총알 한방이면 될 것이라고 말한다. 레안드로는 크랄리사에게 트루팔디노가 위험한 인물이라고 경고한다. 왜냐하면 웃기는 사람이므로 왕자가 웃음을 찾으면 건강도 찾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두 사람의 음모얘기를 테이블 밑에서 마녀 화타 모르가나의 하녀인 스메랄디나가 엿듣는다. 레안드로가 테이블 아래에 있는 스메랄디나를 끌어낸다. 스메랄디나는 단순히 염탐하러 온 사람이 아니다. 마녀 화타 모르가나의 메신저로 온 것이다. 악의 주축세력들이 한 편이 되려는 것이다. 이들에 맞선 세력은 어릿광대 트루팔디노와 점성술사인 첼리오이다. 이제 바야흐로 마법사들의 전투가 벌어질 판이다. 마침내 트루팔디노가 우스꽝스러운 몸짓과 기묘한 춤으로 왕자를 웃기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별로 효과를 보지 못한다. 이번에는 트루팔디노가 왕자를 서커스로 데리고 간다. 가기 싫다는 것을 거의 강제로 끌고 서커스로 간다.


니네타 공주


3장. 서커스가 무대이다. 말이 뛰어다니고 광대들이 텀블링을 하고 있다. 괴물들이 전투를 벌이고 있고 술주정꾼들과 게걸스러운 폭식가들이 음식과 마실 것을 두고 다투고 있다. 화려한 복장의 연예인들이 제각기 장기를 자랑하고 있다. 유명한 행진곡이 이때 연주된다. 난장판이 한창 진행될 때에 어떤 추악하고 괴이한 형상이 등장한다. 화타 모르가나이다. 트루팔디노가 화타 모르가나를 못마땅한듯 힘껏 밀어서 한 구석으로 몰아 붙인다. 왕자는 이 모든 난장판에 대하여 별로 즐거워하지 않는 모습이다. 그러다가 트루팔디노가 화타 모르가나를 몰아 붙이는 모습을 보고 재미가 있었던지 킥킥거리며 웃는다. 주위에 있던 궁신들은 왕자가 킥킥거리는 소리를 도저히 믿을수 없어한다. 모두들 왕자를 따라서 킥킥거리며 웃는다. 그러다가 아주 큰 웃음바다로 변한다. 웃음소리가 온 장내를 들어버릴것 같다. 높은 웃음소리도 있고 낮은 웃음소리도 있다. 웃음소리들이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것같다. 웃음소리는 너무나 커서 마치 장내를 들었다가 놓는것 같았다. 그러다가 마침내 수그러든다. 그때 사악한 마녀가 등장하는 바람에 장내가 한순간에 조용해 진다. 마녀는 왕자에게 무서운 저주를 내린다. 세개의 오렌지와 사랑에 빠져야 한다는 저주이다. 이 세개의 오렌지는 왕궁으로부터 수천리 떨어진 머나먼 곳에 있다는 것이다. 왕자는 사랑에 빠져야 한다는 얘기에 마음이 내킨다. 아무도 막을 사람이 없다. 왕자는 단당 떠날 생각이다. 왕이 제발 떠나지 말아 달라고 간청하지만 소용이 없다. 트루팔디노가 왕자를 수행하는 것으로 결정된다. 왕자와 트루팔디노는 악마 화르페렐로가 불러온 바람에 몸을 싣고 떠난다. 유명한 행진곡이 다시 연주된다. 이 행진곡은 콘서트에서 단독으로 자주 연주되는 것이다.



화타 모르가나가 니네타 공주를 쥐로 만드는 장면


2막. 1장. 사막이다. 두 나그네는 먼 길을 지나서 거인 크레온타(Creonta)의 왕국에 도착한다. 세개의 오렌지는 만만히 볼수 없는 쿡(요리사)이 지키고 있기 때문에 접근하기도 어렵다. 왕자가 어찌할줄을 몰라서 주저하고 있을 때 착한 요정이나 마찬가지인 첼리오가 나타난다. 첼리오는 왕자에게 오렌지를 열려면 반드시 물을 준비하라고 말한다. 또한 첼리오는 트루팔디노에게 거인을 현혹시킬수 있는 부적을 준다. 번쩍번쩍 빛나는 빨간 리본이다. 왕자와 트루팔디노는 용기를 내어 오렌지를 향해서 떠난다.


잠들어 있는 왕자와 트루팔디노, 그리고 오렌지에서 나온 공주들


2장. 크레온타의 주방 밖이다. 음침하고 무서운 곳이다. 왕자와 트루팔디노의 가슴에 공포가 몰려온다. 주방 안에서 괴이한 음성이 들린다. 바위처럼 무거운 음성은 '투덜거리는 자들이 누구냐?'고 묻는다. 잠시후 어둠 속에서 주방의 주인이 나타난다. 뚱뚱한 여자 쿡이다. 풀을 먹인 뻣뻣한 치마를 입고 있다. 머리에 쓴 불타는 듯한 붉은 가발은 당장이라도 흘러내릴 것같다. 쿡은 벌벌 떨고 있는 트루팔디노를 팔로 휘저어서 한쪽으로 몰아붙인다. 그러다가 트루팔디노가 가지고 있는 빨간 마법의 리본을 보고 대단한 흥미를 느낀다. 마녀는 '오 얼마나 사랑스런 리본인가. 정말 너무 좋다'라면서 리본을 들고 춤을 춘다. 자기의 임무가 무엇인지 잊어버린것 같다. 왕자가 기다렸던 것은 바로 이 순간이다. 왕자는 재빨리 주방에 잇는 세개의 오렌지를 집어 들고 스케르쪼로 도망나온다. 쿡은 아직도 빨간 리본을 쥐고 좋아서 죽을 지경으로 있다.


오렌지에서 나온 리네타 공주. 마리인스키


3장. 사막의 또 다른 곳이다. 두 나그네는 발이 아프고 피곤하다. 그리고 목이 마르다. 왕자는 고단해서 쓰러져 잠이 든다. 그러나 트루팔디노는 목이 너무 말라서 오렌지에 대한 유혹을 참기가 어렵다. 트루팔디노가 오렌지 한개를 자른다. 그런데 이것이 무엇인가. 평범하게 생긴 젊은 아가씨가 나오는 것이 아닌가. 트루팔디노의 실망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오렌지 주스를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오렌지에서 나온 아가씨는 리네타 공주이다. 리네타 공주는 트루팔디노보다 더 간절히 마실 물이 필요하다. 물을 마시지 못하면 당장 죽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변에는 마실 물이 한방울도 없다. 리네타 공주는 시들시들해지더니 곧바로 죽는다. 실망한 트루팔디노는 두번째 오렌지를 연다. 결과는 첫번째와 마찬가지이다. 죽은 공주이다. 잠시후에 왕자가 잠에서 깨어난다. 왕자는 젊은 공주 두 명이 죽어 있는 것을 보고 놀라서 어쩔 줄을 모른다. 왕자는 그저 아무데나 보고 도움의 소리를 지른다. 뜻밖에도 두명의 어릿광대가 나타나서 시신들을 어디론가 데려간다. 이제 오렌지는 하나밖에 남지 않았다. 왕자는  정성을 들여서 오렌지를 연다. 공주가 나타난다. 니네타 공주이다. 왕자는 기뻐서 어찌할줄을 모른다. 당장 니네타 공주와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왕자의 기쁨은 다음 순간 절망으로 변한다. 니네타 공주가 물을 마시지 못하면 마찬가지로 죽을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절박한 순간에 관중석의 사람들이 도움의 손을 뻗친다. 관중들은 두 커플이 고통받는 것을 안타깝게 여겨서 물을 한 통 길어와서 왕자에게 건네준다. 공주는 목숨을 건진다.


왕자를 웃기기 위한 서커스 장면


왕자는 니네타 공주에게 함께 왕궁으로 돌아가자고 권한다. 그러자 공주는 부끄러운 듯이 마땅히 입을 만한 옷이 없다고 말한다. 역시 여자는 여자이다. 왕자는 공주가 입을 만한 옷을 어디가서 구해와야 한다. 왕자가 길을 떠나는 것은 곧 화타 모르가나의 지원을 받고 있는 스메랄디나가 사악한 함을 사용해야 하는 시그널이 된다. 스메랄디나는 마법의 핀으로 공주를 찔러서 공주를 한마리의 쥐(또는 비둘기)로 만든다. 합창단은 이러한 마법은 사실상 아주 오래된 것이어서 요즘에는 이런 마법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노래를 부른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끝난 것이 아니다. 니네타 공주는 쥐(또는 비둘기)가 되었지만 스메랄디나는 공주의 모습으로 만든 것이다. 왕궁에 도착하자 왕이 왕자와 공주를 크게 환영한다. 그러나 왕자는 아무래도 니네타 공주가 이상해서 왕에게 결혼이고 무어고 잠시 생각할 여유를 달라고 부탁한다.


액상프로방스 페스티발의 무대


4장. 왕궁의 주방이 무대이다. 첼리오와 화타 모르가나가  서로 속였다고 주장하면서 심하게 말다툼을 하고 있다. 그때 어디선가 비밀스런 소리가 들리더니 화타 모르가나를 데리고 간다. 이제 첼리오 혼자만 남아 있다. 첼리오는 마법을 써서 비둘기가 된 니네타를 본 모습으로 되돌려 놓는다. 왕자가 크게 기뻐한다. 왕은 사악한 마녀들에게 어떤 죄를 줄 것인가. 세명의 사악한 인물들, 즉 레안드로와 화타 모르가나와 스메랄디나은 평생토록 주방 청소를 하도록 선고한다. 그러나 화타 모르가나가 레안드로와 스메랄디나를 은밀히 불러서 비밀문을 통해서 어디론가 사라진다. 그후 이들을 다시 보았다는 얘기는 들리지 않는다. 모두들 왕자와 공주를 찬양한다. 합창은 '얼마나 사랑스러운 쇼인가'라고 결론을 내린다.


화타 모르가나. 현대적 연출. 슈투트가르트


'세 오렌지 사랑'은 연출 방식에 따라 시놉시스가 달라진다. 또 다른 시놉시스를 소개한다. 서막이 있고 이어서 4막으로 구성되도록 한 연출이다.

[서막] 비극, 코미디, 리릭 드라마, 익살극(Farce)의 팬들이 연극의 막이 오르기 전에 서로 자기들이 좋아하는 형태에 대하여 말다툼을 벌이고 있다. '비웃는 사람들'(The Ridicules)이 이들의 말다툼을 끝내기 위해서 이들에게 '세 오렌지의 사랑'을 한번 보고 판단하라고 말한다. '비웃는 사람들'은 일부러 무대 앞의 객석에 자리잡고 있는 합창단이다.

[1막] 클로버의 왕이 자문관인 판탈로네에게 왕자의 병세가 심상치 않아서 걱정이라며 탄식한다. 의사들은 왕에게 왕자의 병은 히포콘드라(Hypochondria), 즉 우울증이라고 말하며 이 병은 웃음으로 치료할수 밖에 없다고 진언한다. 판탈로네는 광대인 트루팔디노를 불러와서 대규모 위로파티를 준비하라고 지시한다. 그런데 총리대신인 레안드로와 함께 준비하라고 덧붙인다. 판탈로네와 레안드로는 암암리에 서로 대단한 라이발이다. 왕을 지지하고 있는 마법사 첼리오(Tchelio)와 총리대신 레안드로와 왕의 조카딸인 클라리스를 지지하고 있는 화타 모르가나가 누가 성공할 것인지를 두고 카드 게임을 하고 있다. 왕의 조카딸인 클라리스는 레안드로의 비밀 애인이다. 마법사 첼리오가 화타 모르가나에 이어서 내리 세번이나 진다. 화타 모르가나는 스페이드 킹을 내놓아서 이긴다. 스페이드 킹은 레안드로를 말한다. 레안드로와 클라리스는 왕자를 죽이기로 음모를 꾸민다. 그래야 클라리스가 왕위를 차지할수 있기 때문이다. 비극 팬들은 사건이 반전되는 것 같아서 기뻐한다. 하녀인 스메랄디나도 레안드로를 지지한다고 밝힌다. 스메랄디나는 사실 화타 모르가나의 수족과 같은 인물이니 레안드로를 지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괴수와 왕자


[2막] 코미디 팬들의 후원이 대단했지만 왕자를 웃기려는 온갖 시도는 모두 실패로 돌아간다. 하지만 막판에 서광이 비쳤다. 트루팔디노가 장난 삼아서 화타 모르가나를 바닥에 쓰러트리는 바람에 화타 모르가나의 속옷이 보이게 되자 왕자는 드디어 웃음을 터트렸던 것이다. 왕자가 웃자 다른 모든 사람들도 이제야 안심이라면서 함께 웃음을 터트린다. 하지만 레안드로와 클라리스는 그렇지 않다. 창피를 당한 화타 모르가나는 왕자와 트루팔디노를 저주할 목적으로 세개의 오렌지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세 오렌지에 아가씨들이 한명씩 들어 있는데 그 중에서 한 명이 왕자와 결혼하게 될 것이라는 예언이다. 왕자와 트루팔디노는 당장 세개의 오렌지를 찾아서 먼길을 떠나기로 한다.

[3막] 마법사인 첼리오가 왕자에게 세개의 오렌지가 어디에 있는지 알려준다. 다만, 오렌지를 열 때에는 반드시 옆에 물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첼리오는 또한 트루팔디노에게 마법의 리본을 준다. 마녀 크레온테의 궁전에서 오렌지를 지키고 있는 거인 쿡(여자이지만 베이스 음성)을 유혹하는데 사용하라는 것이다. 첼리오는 악마 화르파렐로를 불러서 바람을 일으키도록 한다. 두 사람은 화르파렐로가 일으킨 바람을 타고 저 멀리로 날아간다. 마침내 크레온테의 궁전에 도착한 두 사람은 오렌지를 지키고 있는 거인 쿡을 마법의 리본으로 유혹해서 한눈을 팔도록 하고 그 사이에 세개의 오렌지를 가지고 달아난다. 달아난 곳은 아무것도 없는 사막이었다. 왕자가 너무 피곤해서 잠시 잠들어 있는 틈에 트루팔디노는 오렌지를 두개나 열어본다. 요정과 같은 공주들이 나온다. 하지만 물을 마시지 못해서 금방 죽는다. 합창단원 중에 한 사람이 왕자에게 물을 가져다 준다. 세번째 공주는 살려야 한다는 바램에서이다. 세번째 오렌지에서는 니네타 공주가 나온다. 물을 마시게 해서 죽음을 면한다. 왕자와 니네타 공주는 사랑에 빠진다. 잠시후 마치 약속이나 한듯 병사들이 등장한다. 왕자는 병사들에게 죽은 두 공주를 잘 묻어 주라고 지시한다. 니네타는 거의 벌거벗은 몸이다. 왕자는 니네타에게 입힐 마땅한 옷을 구하러 간다. 그래야 니네타를 데리고 왕궁에 돌아갈수 있기 때문이다. 왕자가 없는 틈을 타서 마녀 화타 모르가나가 나타나서 니네타 공주를 커다란 쥐로 만든다. 그리고 자기의 하녀인 스메랄디나를 공주로 대체한다.

[4막] 모두 왕궁으로 돌아온다. 왕과 왕비는 왕자에게 함께 온 여자, 즉 스메랄리다와 어서 결혼식을 올리라고 다그친다. 첼리오와 화타 모르가나가 만난다. 두 사람은 서로 속였다면서 비난을 멈추지 않는다. 싸움이 계속되자 합창단이 중간에 나서서 사악한 화타 모르가나를 쫓아낸다. 화타 모르가나가 사라지자 첼리오는 마법을 써서 커다란 쥐를 원래대로 니네타 공주로 환원한다. 못된 음모를 꾸민 사람들, 즉 스메랄디나 등은 잡혀서 처형될 위기에 처하지만 화타 모르가나가 비밀 통로를 이용해서 이들은 도망가게 만든다. 모두들 왕자와 공주의 결혼을 찬양하는 중에 막이 내린다.


오렌지에서 나온 공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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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지암바티스타 바실레(Giambattista Basile)의 원작 동화 줄거리. 황당무계하지만 동화이기 때문에 어쩔수 없다.


아들을 하나 밖에 두지 않은 왕은 왕자가 어서 결혼하기를 바란다. 어느날 왕자는 주방에서 치즈를 베어 먹으려다가 칼로 손가락을 벤다. 붉은 피가 하얀 치즈 위에 떨어진다. 왕자는 '치즈처럼 하얗고 피처럼 붉은 아가씨와 결혼하겠다'라고 선언한다. 그래서 그런 여인을 찾기 위해 길을 떠난다. 왕자는 세상 이리저리를 찾아다니다가 오그레스섬에 이른다. 무시무시한 괴물들이 살고 있는 섬이다. 왕자는 두명의 작은 노파들을 만난다. 노파들은 왕자에게 이 섬에서 그런 여인을 찾을수 있다고 얘기해 준다. 그러니 섬 안으로 더 들어가보라고 말한다. 왕자는 한참 걸어간 끝에 세번째 노파를 만난다. 그 노파는 왕자에게 세개의 레몬(어떤 버전에는 오렌지)을 준다. 다만, 샘에 도착할 때까지 절대로 자르면 안된다는 경고를 한다. 레몬을 자르면 그 안에서 요정들이 나올텐데 당장 마실 물을 주어야 한다는 점도 덧붙인다. 그렇지 않으면 요정들이 죽게 된다는 것이다. 왕자는 집으로 돌아온다. 샘가에 다달은 왕자는 세개의 레몬 중에서 첫번째와 두번째는 별로 내키지 않아서 그대로 두고 대신에 세번째 레몬을 자른다. 레몬 안에서 하얗고 빨간 여인이 나온다. 왕자는 이 여인을 잘 모시고 집으로 데려갈 생각이다. 왕자는 하인들에게 그 여인을 잘 모시도록 하고 적당한 옷도 마련해 준다. 그때 누가 샘가로 다가오는 소리가 들린다. 왕자는 우선 급한대로 그 여인을 나무 뒤에 숨도록 한다. 어떤 흑인 노예가 물을 길으러 왔다. 그러다가 물에 비친 여인의 모습을 보게 된다.


흑인 노예는 예쁜 그 여인을 자기의 것이라고 생각한다. 흑인 노예는 자기 대신에 그 여인에게 물을 긷도록 할 생각이다. 하지만 너무나 예쁜 그 여인은 물 긷기를 거절한다. 그러자 하녀가 나타나서 여인이 말을 듣지 않는다고 하면서 때린다. 여인은 몸을 피해 도망간다. 요정이 정원에서 여인을 보고 웃는다. 흑인 노예가 요정과 여인의 얘기를 나누는 모습을 지켜본다. 요정은 여인에게 그동안의 사연에 대해서 얘기해 달라고 부탁한다. 여인으로부터 얘기를 들은 요정은 왕자에게 여인의 머리칼을 전달해 주기로 한다. 여인이 머리핀을 꽂자 이상하게도 요정은 새가 되어서 도망간다. 왕자가 돌아오자 흑인 노예는 여인이 마법으로 변신되었다고 보고한다. 왕궁에서는 결혼식 준비가 한창이다. 새가 주방으로 날아와서 자기를 요리해 달라고 요청한다. 주방에 있는 부인이 새를 잡아서 요리를 한다. 주방 부인이 새를 깃털을 뽑았던 뜨거운 물을 창밖의 정원으로 내버린다. 그러자 사흘안에 레몬 나무가 자란다. 왕자의 신부가 되돌아온다. 왕자가 정원에 레몬 열매가 열린 것을 보고 레몬 세개를 따서 방으로 가져온다. 왕자는 첫번째와 두번째 레몬은 그냥 두고 세번째 레몬을 연다. 아름다운 여인이 나온다. 왕자는 여인을 잔치장소로 데려가서 모든 사람들에게 이 여인에게 어떤 벌을 주면 좋겠느냐고 묻는다. 사람들이 제각기 이런저런 제안을 한다. 흑인노예는 그 여인을 불태워 죽이는 것이 좋겠다고 말한다. 그러자 왕자는 '그렇게 하자'라면서 흑인노예를 불태워 죽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