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오페라 집중 소개/남몰래 읽는 366편

217. Puccini, Giacomo (푸치니) [1858-1924]-토스카

정준극 2007. 7. 4. 15:04

자코모 푸치니

 

[토스카]


타이틀: La Tosca. 전3막의 멜로드라마. 빅토리안 사르두(Victorien Sardou)의 희곡 라 토스카(La Tosca)를 쥬세페 지아코사(Giuseppe Giacosa)와 루이디 일리카(Luigi Illica)가 오페라 대본으로 만들었다. 토스카는 오페라 가수인 아름답고 정열적인 여인의 이름이다.

초연: 20세기가 시작되는 첫 해인 1900년 1월 14일 로마 코스탄치(Costanzi)극장

주요배역: 플로라 토스카(유명한 소프라노), 카바라도씨(화가: 토스카의 애인), 스카르피아남작(경시총감), 세자레 안젤로티(전 로마공화국 집정관), 스폴레타(경찰 요원)

음악 하이라이트: 목동의 노래, 2막에서 토스카의 아리아, 토스카의 운명 테마 음악, 카바라도씨의 초상화 아리아, 카바라도씨의 편지의 아리아, 카바라도씨의 승리 환상 음악

베스트 아리아: Vissi d'arte, vissi d'amor[예술에 살고, 사랑에 살고](S), E lucevan le stelle[별은 빛나건만](T), Ricondita armonia[비밀스런 조화](T)

 

전설적인 토스카 역의 마리아 칼라스. 런던 코벤트 가든. 마리아 칼라스는 영국 최초의 토스카에서 토스카의 이미지를 창조한 이래 지금까지 가장 완벽한 최고의 토스카 역할로 인정받고 있다. 당시 스카르피아는 전설적인 베이스 티토 고비였다.

 

사전 지식: 폭력적 및 비극적 멜로드라마. 무대에서 고문, 살인, 자살, 배반을 그대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푸치니는 이 모든 요소들을 아름답고 매력적인 멜로디가 넘쳐흐르며 감정이 용광로처럼 끓어오르는 한편의 예술로서 승화시켜 놓았다. 그래서 비록 잔인하고 비인간적인 플롯 때문에 비난을 받긴 했지만 오페라의 역사에 있어서 찬란하게 빛나는 레퍼토리로 우뚝 서게 되었다.

에피소드: 마지막에 토스카가 형무소 지붕에서 뛰어 내리는 장면이 있다. 당연히 죽지 않을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떨어진 후에도 노래를 부르도록 되어 있다. 분명히 바닥에 쿠션을 준비해 놓았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이지는 못하다. 분명히 그 높은 데서 떨어진 연약한 여자가 어떻게 죽지 않고 계속 노래를 부를 수 있는지는 퀘션 마크이지만 오페라이므로 그저 그렇거니 하고 넘어가야 할 것이다. 그건 그렇고 이 오페라에서는 프리마 돈나인 토스카가 오직 아리아 한곡만을 부른다. 2막에서의 Vissi d'Arte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뒤이어 진행되는 매우 극적인 역할 때문에 토스카는 단 한곡의 아리아로서도 여러 곡 이상의 박수를 받는다.

 

스카르피아를 살해안 토스카


줄거리: 제1막. 1800년의 로마. 정치범으로 수배된 전(前)로마공화국의 집정관이었던 안젤로티(Angelotti)가 경찰의 추격을 피해 화가인 친구 마리오 카바라도씨(Mario Cavaradossi)가 작업을 하고 있는 산 안드레아 델라 발레(San Andrea della Valle)성당으로 숨어든다. 카바라도씨는 성모 마리아의 초상화를 그리는 일을 하고 있다. 라 보엠에서도 예술가들이 등장하더니 토스카에서도 오페라 가수와 화가가 등장한다. 카바라도씨는 자기가 그리고 있는 성모 마리아의 모습이 사랑하는 플로라 토스카(Flora Tosca)와 비교할 때에 눈이나 머리 색깔도 다르고 스타일도 다르지만 어쩐지 닮은 점이 많다고 생각하면서 ‘참으로 묘한 조화’ (Recondita armonia)라는 아리아를 부른다. 카바라도씨는 자기를 찾아 성당으로 피신해 온 친구를 숨겨 준다. 카바라도씨를 ‘Mr 카바라도’라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굳이 우리말로 번역하자면 카바로도씨씨가 된다. 마침 토스카가 카바라도씨를 만나러 성당으로 들어온다. 토스카는 카바라도씨가 그리고 있는 성모의 모델이 누구냐고 따지면서 은근히 질투심을 보인다. 카바라도씨와 토스카가 부르는 2중창이 대단히 멋있다. 결론적으로 카바라도씨가 토스카에게 ‘그 누구도 당신보다 아름다울 수 없다’고 말해주자 그제서야 마음이 누그러진다. 질투는 사랑의 필수요소이다. 성당에서는 합창단의 연습이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갑자기 들이닥친 스카르피아(Scarpia) 일행 때문에 방해를 받는다. 스카르피아(Scarpia)남작은 경시총감이다. 악랄하고 잔혹하며 치사하고 비열하다고 알려진 사람이다. 스타 워즈의 다스 베이더(Darth Vader)를 연상하면 된다. 그렇지 않으면 독충 스코르피온을 생각하면 된다. 스카르피아는 도망자를 어디다 숨겼냐고 추궁하지만 의리가 있는 카바라도씨는 입을 열지 않는다. 스카르피아는 오래전부터 미모의 토스카에게 흑심을 품고 있었으므로 애인이라고 하는 카바라도씨가 가시와 같은 존재였다. 경시총감은 토스카의 마음을 카바라도씨로부터 떨어트리기 위해 카바라도씨가 어떤 미모의 여자와 썸씽이 있다고 귀띰해 준다. 과연 토스카는 금방 울음을 터트리며 ‘마리오 카바라도씨씨! 자기 미워!’라면서 뛰쳐나간다. 토스카가 나가자 스카르피아는 카바라도씨를 범인 은닉 혐의로 체포하여 연행한다. 성당 합창단이 장엄한 성가 데 테움(De Teum)을 부르는 중에 1막의 막이 내린다. 데 테움은 정말 인상적이다.     

   

토스카에게 야욕을 품고 있는 스카르피아


제2막. 경시총감 스카르피아는 카바라도씨를 체포해서 가두어 놓은후 이제 어떻게 하면 토스카에 대한 야욕을 채울수 있을지만 궁리하고 있다. 스카르피아는 토스카에게 편지를 보내어 카바라도씨가 걱정되면 한번 경시청으로 찾아오라고 한다. 미끼를 던지는 것이다. 걱정이 태산 같았던 토스카가 허겁지겁 달려온다. 경시총감실 옆방에서는 카바라도씨에 대한 고문이 난리도 아니다. 토스카는 사랑하는 사람이 지르는 비명소리를 듣고 그만 정신이 나갈 지경이다. 스카르피아는 ‘때는 바로 이 때다!’ 라면서 도망자가 어디 숨었는지 말하면 남자 친구를 풀어주겠다고 제안한다. 토스카는 앞뒤 가릴 것 없이 도망자가 숨어 있는 장소를 말해준다. 이 사실을 안 카바라도씨는 친구가 붙잡혀 처형당할 것을 생각하고 토스카를 원망한다. 경시총감은 카바라도씨의 범인 은닉죄가 확실히 들어나자 이참에 가시를 제거하려고 부하들에게 총살토록 명령한다.

 

스카르피아에게 카바라도시를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토스카


이 소리를 들은 토스카는 충격을 받고 제발 카바라도씨의 목숨만은 살려 달라고 애원한다. 그러자 스카르피아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만일 자기와 하룻밤을 지내면 남자친구를 살려주겠다고 말한다. 토스카는 이 무슨 운명의 장난인가를 한탄하면서 저 유명한 Vissi d'arter, vissi d'amor를 부른다. ‘예술을 좋아하고 남을 도와주기를 좋아하며 하나님을 열심히 섬겼는데 어찌하여 이런 시련을 주시나이까?’ 라는 내용의 아리아이다. 토스카는 카바라도씨를 살리기 위해 악마 플러스 돼지와 같은 스카르피아의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되었다. 스카르피아는 이미 총살 명령을 내렸기 때문에 취소할 수 없으므로 부하들에게 가짜 총알을 쏘도록 지시하겠다고 말하고 총소리가 나면 일단 쓰러졌다가 사형집행관들이 나간 후 데리고 오면 된다고 말해준다. 탐욕에 넘쳐있는 스카르피아가 토스카를 범하려고 다가서자 토스카는 순간적으로 ‘안돼!’를 외치며 책상위에 있던 칼을 집어 들어 스카르피아를 찔러 죽인다. 토스카는 정신을 차려 흐트러진 머리를 매만지고 나서 경찰서장 시체 옆에 촛불을 가져다 놓고 가슴에 성호를 그은 다음 바삐 카바라도씨를 만나러 나간다. 한편 도망자 안젤로티는 믿었던 친구가 자기를 배반하여 밀고했다고 생각하고 경찰에 체포되기 전에 자살한다.   

 

아드리아나 피촌카 


제3막. 형무소 간수가 카바라도씨에게 한 시간후 처형된다고 말해준다. 지옥에 갔다가 탈출한 토스카가 나타나서 묶여 있는 카바라도씨에게 총살할 때에는 가짜 총알을 사용하게 되어있으니 총소리가 나면 그저 죽은 듯 쓰러져 있으라고 당부한다. 두 사람은 ‘우리도 한번 잘 살아보세!’라고 다짐한다. 카바라도씨가 총살대원 앞에 선다. 토스카는 멀리서 지켜보고 있다. 총소리가 난다. 그러나 쓰러진 카바라도씨는 일어설 줄을 모른다. 진짜 총알이었다. 스카르피아가 토스카에게 거짓말을 한 것이었다. 토스카가 분노와 허탈과 절망으로 떨고 있을 때에 경시총감 살해사실이 알려지고 경찰이 토스카를 잡으러 달려온다. 이제 토스카는 진정으로 운명의 궁지에 몰리게 된다. 순간 토스카는 형무소 지붕으로 올라가 아래로 떨어져 꽃다운 인생을 마감한다. 이 장소는 현재 로마 시내에 있는 Castel Sant' Angelo(천사의 성)이다. 아무튼 스카르피아라는 정상적이 아닌 사람 하나 때문에 아까운 재능의 무고한 사람들이 여러 명이나 목숨을 잃었다. 과연 진짜 누구 책임인가?

 

토스카와 카바라도시, 그리고 스카르피아. 라이프치히 오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