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오페라 집중 소개/남몰래 읽는 366편

220. 푸치니의 '마농 레스꼬'

정준극 2007. 7. 4. 15:06

쟈코모 푸치니

 

[마농 레스꼬]


타이틀: Manon Lescaut. 전4막의 서정적 드라마(Dramma lirico). 마스네의 마농과 마찬가지로 드라마의 바탕은 아베 프레보스트(Abbe Prevost)의 소설 L'Histoire du chevalier des Grieux et de Manon Lescaut(신사 데 그류와 마농 레스꼬의 이야기)이다.

초연: 1893년 토리노(튜린)의 레지오(Regio)극장. 푸치니는 밀라노의 스칼라극장 공연을 위해 오페라의 여러 부분을 수정하였다. 수정 번안의 초연은 밀라노에서 1894년에 있었다.

주요배역: 마농 레스꼬, 레스꼬(마농의 오빠, 근위대 하사), 데 그류(학생), 제롱트 디 라부아(재무장관), 에드몬도(학생), 여관주인, 가수, 댄스교사, 선장

음악 하이라이트: 미뉴에트, 마드리갈, 2막에서 마농의 아리아, 1막에서 데 그류와 마농의 사랑의 테마 음악, 2막에서 마농의 사랑의 테마 음악(데 그류와의 듀엣)

베스트 아리아: In quelle trine morbide[지루한 나날](S), Donna non vidi mai[그같은 여인은 처음](T), Tra voi, belle[모든 사람들중에 어여쁜 그대](T), Tu! tu amore, Tu?[그대, 내 사랑 그대?](S+T), Ah, Manon, mi tradisce il tuo folle pensier[아, 마농, 그대의 어리석은 생각이 나를 배반하네](T), Sola, perduta, abbandonata[홀로 외롭게 버려지다](S)

 

 제롱트

 

사전지식: 푸치니의 대본은 마스네의 것에 비하여 상당히 간결하다. 그래서 이해하기에 쉽다. 스토리의 전개에 일관성이 있으며 군더더기가 없다. 그러나 대본을 완성하는 데에는 무척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여러 사람들이 대본을 만드려고 손을 댔으나 별로 만족스럽지 못했다. 심지어는 레온카발로도 푸치니를 도와 이 오페라의 대본 작성에 도전한 일이 있다. 결국 푸치니와의 콤비인 루이지 일리카(Luigi Illica)와 도메니코 올리바(Domenico Oliva)가 공동으로 최종본을 완성했다. 마스네의 마농에서는 레스꼬가 마농의 사촌오빠로 등장하지만 푸치니의 마농 레스꼬에서는 친오빠로 나오며 직업은 근위대의 하사관이다.

에피소드: 푸치니는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이탈리아어 대본을 직접 썼다. 사람들이 푸치니에게 마스네가 아미 작곡한 내용을 왜 다시 작곡했느냐고 묻자 ‘왜 안 되느냐? 마농과 같은 여인을 사랑하는 사람이 한 명뿐이라면 말이 안된다.’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요나스 카우프만, 크리스티네 오플레



줄거리: 마스네의 마농과 줄거리가 크게 다를 바 없다. 그러므로 간단히 소개한다. 막이 오르면 무대는 아미엥(Amiens)마을의 광장이다. 젊은 학생 에드몬도(에드몽, Edmondo)와 그의 친구들이 지나가는 여학생들을 짓궂게 놀려대며 추근거리고 있다. 그런 모습을 본 젊은 데 그류는 학생들의  일이므로 상관하지 않는다. 잠시후 마을의 광장에 아라(Arras)로부터 마차 한대가 도착한다. 재무장관인 제롱트 디 라부아(Geronte di Ravoir)의 마차이다. 이 마차에 군인인 레스꼬와  레스꼬의 여동생인 예쁘게 생긴 마농이 타고 있다. 레스꼬는 마농을 에스코트하여 수녀원으로 가는 중이다. 마농의 아버지는 이제 처녀가 다 된 마농을 수녀원에 보내어 숙녀교육을 받도록 한후 좋은 혼처가 나오면 시집보내려는 생각이다. 마농은 한 쪽에 얌전히 앉아서 수녀원으로 갈 마차를 기다린다.

 

파리에서의 화려한 생활

 


데 그류는 여관에서 수녀원으로 가는 마차를 기다리고 있는 마농을 보자마자 너무나 신선 발랄한 모습과 아름다운 매력에 흠뻑 빠진다. 그래서 마농에게 은근히 접근한다. 마농도 그런 데 그류가 싫지 많은 않다. 한편, 탐욕스런 늙은 제롱트(Geronte)는 풋풋한 사과와 같은 마농을 도저히 그냥 놓아 둘수 없다는 생각에 마농의 오빠인 레스꼬와 짜고 마농을 납치할 계획을 세운다. 늙은 제롱트는 만일 오빠 레스꼬가 마농을 납치하는 일을 모른척만 해 준다면 상당한 대가를 지불하겠다고 약속했다. 레스꼬는 제롱트같은 부자라면 가난하게 살아온 마농을 마음껏 호사시켜 줄수 있다고 믿고 이런 음모에 동조한다. 이들의 대화를 데 그류가 우연히 엿듣는다. ‘이거 정말 안되겠다’라고 생각한 데 그류는 마농에게 단도직입적으로 수녀원으로 들어가지 말고 파리로 함께 가서 참다운 인생을 보내자고 부추긴다. 평범하고도 지루한 시골생활을 거쳤고 다시 수녀원에서 지루한 생활을 해야만 하는 마농은 그 말에 솔깃하여 결국 데 그류를 따라가기로 작정한다. 데 그류와 마농은 아무도 몰래 제롱트의 마차를 타고 급히 파리로 떠난다. 마차가 떠나는 것을 본 제롱트는 ‘저런, 저런!’하면서도 어찌 할줄을 모른다. 그러나 이미 두 사람의 종적은 보이지도 않는다. 오빠 레스꼬는 ‘두고 봐라! 데 그류인지 밥그릇인지 금방 싫증날 테니..’라고 생각한다.

 

데 그류와 마농의 피날레 장면


오빠 레스꼬의 생각이 옳았다. 2막에서는 마농이 가난한 학생 데 그류에게 싫증이 난다. 마농은 비록 음흉한 늙은이지만 자기를 화려하게 살게 해주겠다고 끈질기게 말한 제롱트가 생각난다. 제롱트를 만난 마농은 자기의 잘못된 생각을 용서해 달라고 말한다. 그리하여 마농은 부자 제롱트의 저택에서 여유 있는 생활을 한다. 하지만 마농은 늙고 음흉하며 난봉꾼인 제롱트에 대하여 점차 혐오감과 함께 싫증을 느낀다. 얼마후 마농은 오빠 레스꼬에게 ‘값진 보석도 좋지만 진정한 사랑이 더 좋다’고 털어 놓는다. 얼마후 데 그류가 마농을 찾아오자 마농은 아무래도 젊은 데 그류가 늙은 제롱트보다 천배만배 좋다고 생각하여 데 그류와 다시 사랑에 빠진다. 두 사람은 제롱트 저택을 탈출키로 한다. 마농이 집에 있는 보석들을 훔쳐가려고 하는 순간 제롱트에게 들킨다. 제롱트는 마농과 데 그류를 절도죄 및 간통죄로 고발한다. 두 사람은 경찰서로 끌려간다. 마농은 신천지 미국의 뉴오를레앙스로 강제 이송되는 선고를 받았다. 다만, 데 그류는 그의 아버지가 경찰에 줄을 대어 겨우 풀려났다.

 

마농에 안나 네트렙코



뉴 오르레앙스는 프랑스가 창녀나 도둑과 같은 여인들을 보내는 곳이다. 프랑스는 식민지인 뉴오를레앙스에서 여자들이 귀하기 때문에 창녀 등을 무더기로 보내어 남자들을 상대토록 해왔다. 마농도 다른 여인들과 함께 배에 탈 수밖에 없다. 마농을 잊지 못하는 데 그류가 마농을 죄수선에서 구출하기 위해 선장을 매수하여 아무도 모르게 배에 오른다. 얼마후 미국에 도착한 두 사람은 남들의 눈을 피하여 도망친다. 그러나 마농을 노리개로 쓰고 싶은 프랑스 총독의 아들에게 발각된다. 데 그류와 총독의 아들은 결투를 벌인다. 결투로 총독의 아들을 겨우 따 돌인 데 그류와 마농은 프랑스 영토를 떠나 영국 영토로 지친 발걸음을 옮긴다. 이제 조금난 더 가면 새로운 삶을 살수있는 영국 영토이다. 마농의 건강은 쇠약해질 대로 쇠약해져서 어떤 오두막집에서 더 이상 움직일수 없는 처지가 된다. 마농이 물을 찾는다. 데 그류가 물을 뜨러 밖으로 나간다(어떤 번안에는 사람을 부르러갔다고 되어 있음). 데 그류가 돌아왔을 때는 이미 늦었다. 마농은 이제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다.

 

카페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