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오페라 집중 소개/남몰래 읽는 366편

224. Purcell, Henry (퍼셀) [1659-1695]-요정의 여왕

정준극 2007. 7. 4. 17:35

 헨리 퍼셀

 

[요정의 여왕] 

 

타이틀: The Fairy Queen. 5막의 세미-오페라(Semi-opera). 퍼셀이 1692년 작곡하였으나 이듬해 다시 수정하여 내 놓은 작품이다. 셰익스피어의 A Midsummer Night's Dream(한여름 밤의 꿈)을 대본으로 삼았다.

초연: 1962년 런던 King's Theatre

주요배역: 테세우스(아테네의 대공), 티타니아(요정의 나라 여왕), 오베론(요정의 나라 왕), 헤르미아(테세우스의 딸), 헬레나(헤르미아의 친구), 리산더(헤르미아의 연인), 데메트리우스(헬레나의 연인), 퍼크(오베론의 시종 요정, 당나귀 머리를 하고 있다)

음악 하이라이트: 겨울의 노래

베스트아리아: Hark the echoing air(S), Thus the ever grateful spring(S)

사전지식: 당시의 다른 오페라와 마찬가지로 이 작품도 오페라와 발레의 합작품이다. 이를 세미-오페라라고 부른다. 음악적 요소는 초자연주의적 등장인물들에 적합하게 표현되어 있다. 정령들이나 님프들의 춤은 나중에 마스크(가면극)의 기본으로 발전하였음은 주목할 만한 일이다. ‘요정의 여왕’ 줄거리는 벤자민 브리튼의 ‘한여름 밤의 꿈’의 내용과 같다. 하지만 퍼셀의 스토리는 셰익스피어의 드라마에 그리스 신화를 가미한 것이다. 이 오페라에는 수많은 신들과 정령들이 등장하며 화려한 무대장치 때문에 제작비가 엄청나게 드는 작품이다. 그래서 ‘요정의 여왕’ 초연이후 제작자가 파산하기까지 했다.


마인츠 극장


줄거리: 에게우스왕이 아테네의 테세우스(Theseus)대공을 만나러 온다. 에게우스(Egeus)는 그의 딸 헤르미아(Hermia)와 함께 테세우스의 궁전을 방문한다. 에게우스왕의 딸인 헤르미아는 리산더(Lysander)라는 청년을 사랑하여 결혼하고 싶어한다. 그러나 에게우스는 딸 헤르미아가 데메트리우스(Demetrius)와 결혼할 것을 바란다. 데메트리우스도 헤르미아와 결혼하고 싶어 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테세우스대공을 찾아온 것이다. 아테네의 법에 따르면 딸은 아버지가 정해준 사람과 무조건 결혼하도록 되어 있다. 또 다른 선택이 있다면 종교적인 계율에 따라 독신으로 살면서 금욕생활을 해야 한다. 말하자면 여신전의 사제가 되어 일생을 독신으로 살아야 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처형되어야 한다. 테세우스대공은 만인이 아테네의 법을 지키도록 하는것이 자기의 의무라고 말하고 모두에게 며칠간의 여유를 줄테니 마지막 결정을 하라고 선언한다. 그런데 데메트리우스는 헤르미아의 친구인 헬레나(Helena)를 유혹하여 애인으로서 삼았다가 차버린 일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헬레나는 아직도 데메트리우스를 사랑하고 있다. 한편, 헤르미아와 리산더는 아테네의 법이 미치지 않는 다른 나라로 도망가서 결혼키로 결심한다(아마 테세우스대공도 그렇게 할것을 은근히 바라고 있었는지 모른다). 헤르미아는 친구 헬레나를 만나 데미트리우스의 마음에 들도록 하여 그가 헤르미아를 포기토록 당부한다. 이윽고 헤르미아는 리산더와 함께 숲으로 도망한다. 이 사실을 안 데메트리우스가 두 사람을 추격한다. 그 뒤를 헬레나가 쫓아간다.

 

마인츠 극장


숲속에서 요정의 나라 오베론(Oberon)왕과 티타니아(Titania)왕비가 고아가 된 인도 소년을 누가 데리고 기를 것이냐를 두고 서로 말다툼을 벌이고 있다. 오베론왕은 측근 시종인 퍼크(Puck)에게 마법의 꽃을 찾아오도록 지시한다. 사랑의 신인 큐피드의 화살을 맞으면 사랑하는 마음이 생긴다. 원래 큐피드는 영국여왕 엘리자베스가 결혼하지 않고 독신으로 살겠다고 선포하자 그러면 곤란하다고 생각하여 엘리자베스여왕에게 화살을 쏘았지만 방향을 잘못 잡아 어떤 꽃을 맞춘다. 팬지꽃은 이렇게 하여 만들어졌다. 왜 엘리자베스여왕이 느닷없이 등장하느냐하면 셰익스피어가 활동하던 시절이 엘리자베스여왕 치하의 시절이었기 때문에 비유로서 언급한 것이다. 아무튼 큐피드의 화살을 맞은 팬지꽃의 액을 잠들어 있는 사람의 눈에 떨어트리면 깨어나서 처음 보는 사람을 사랑하게 된다고 한다. 또 하나의 ‘사랑의 묘약’이다. 오베론왕의 시종인 퍼크가 이 꽃을 가져온다. 오베론왕은 이 꽃의 액을 잠자고 있는 티타니아의 눈에 떨어트린다. 제발 남편인 자기를 사랑하여 바가지 좀 긁지 말라는 속셈에서이다. 계속하여 오베론왕은 퍼크에게 이 사랑의 묘약을 데메트리우스의 눈에 떨어트리라고 지시한다. 잠에서 깨어나 헬레나를 보면 사랑하게 될것이기 때문이었다. 숲속에서 헤르미아와 리산더가 피곤하여 잠에 빠져있다. 퍼크는 리산더를 데메트리우스로 잘못 알고 그의 눈에 사랑의 묘약을 떨어트린다. 마침 헬레나가 지나가다가 리산더를 보고 혹시 상처를 입은 것이 아닌지 걱정이 되어 깨운다. 잠에서 깨어난 리산더는 헬레나를 보자마자 사랑에 빠진다. 원작에서는 이 장면이 톡톡 튀는 대사로서 대단히 코믹하면서도 풍자적으로 처리되어 있다.

 

코벤트 가든


이제 또 다른 장면이 연출된다. 몇 사람들이 연극 연습을 하러 숲속으로 온다. 이들은 어떤 귀한 분의 결혼식에서 하객들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 연극을 공연키로 되어있다. 이들은 연극을 더 재미있게 하기위해 대본에서 신랑신부의 부모를 달과 별로 고쳐 쓴다. 오베론의 시종인 퍼크(Puck)가 나타나 당나귀머리 모양의 가면을 연극 연습하러 온 사람들 중의 한 사람인 옷감장이 보톰(Bottom)에게 씌어준다. 마침 왕비 티타니아가 잠에서 깨어나 당나귀 머리의 보톰을 보고 사랑에 빠진다. [엘리자베스 시대에는 숫당나귀가 아무에게나 섹스를 해주는 관대한 사람으로 비유되었었다. 이 장면에서 티타니아를 섬기는 요정들이 티타니아와 당나귀 머리의 사랑이 맺어지도록 하기위해 환상적인 춤을 추는 것은 참으로 아름답다.]


장크트 갈렌


데메트리우스와 리산더는 헬레나와 헤르미아를 만난다. 이 네 사람이 펼치는 사랑의 코미디는 정말 가관이다. 누군가 한 사람은 큰 낭패를 당할 입장이다. 이 광경을 본 오베론왕은 복화술로서 퍼크에게 우선 두 남자인 리산더와 데메트리우스를 떼어 놓도록  지시한다. 그리하여 리산더는 캄캄한 숲속에서 길을 잃는다. 리산더는 피곤하여 아무데나 쓰러져 잔다. 한편 데메트리우스도 피곤에 지쳐 잠에 떨어진다. 퍼크가 이들의 눈에 사랑의 묘약을 다시 떨어트린다. 오베론은 해독제와 같은 약을 리산더와 티타니아의 눈에 떨어트려 준다. 데메트리우스가 잠에서 깨어나 헬레나를 보자 사랑에 빠진다. 이윽고 테세우스대공이 나타난다. 대공은 모두 제 짝을 찾아 사랑하게 된것을 보고 다행으로 생각한다. 모두들 행복하다. 인간들은 한 여름 밤에 일어난 사건이 어떤 부분은 진짜이고 어떤 부분은 꿈인지 궁금해 한다. 숲속으로 연극 연습하러 왔던 사람들이 극중에서 극을 공연한다. 테세우스대공과 사람들은 비록 연극 공연이 형편없지만 모두 진지하게 열심히 공연했다고 하며 치하한다.

 

앙상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