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세페 베르디
활슈타프
타이틀: Falstaff. 3막의 서정적 코미디. 원작은 셰익스피어의 The Merry Wives of Windsor and King Henry IV(윈저의 유쾌한 부인과 헨리4세)이다. 이탈리아어 대본은 오텔로의 대본을 쓴 아리고 보이토(Arrigo Boito)가 썼다.
초연: 1893년 밀라노 스칼라극장
주요배역: 존 활슈타프경, 미시즈 앨리스 포드, 미시즈 메그 페이지, 휀튼, 난네트(포드씨 부부의 딸), 퀴클리 부인
음악 하이라이트: 보카치오에서 인용한 사랑의 듀엣, 활슈타프를 위한 간구의 기도, 펜튼의 소네트, 나네트의 동화 노래, 미뉴에트, 요정의 세계로 옮겨가는데 따른 배경 음악(바이올린 테마), 피날레의 코믹 푸가(Fugue)
베스트 아리아: Tutto nel mondo e burla[세상만사 우수개소리](S), Quand'ero paggio del Duca di Norfokl[노포크공작의 시동으로 있을 때](B), Del labbro il canto estasiato vola[내 입술로 황홀한 노래가 날라가네](T)
부인들과 활슈타프. 신시나티 무대
사전 지식: 오페라의 황제 베르디의 마지막 오페라로서 유일한 코미디 성공작이다. 이미 노년에 접어든 베르디로서 지금까지 추구하지 못했던 코미디의 세계에 도전한 것이다. 때문에 어느 작품보다고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스토리는 귀족이면서 마음씨 나쁜 영감 활슈타프경이 시골 아낙네들을 우습게 보고 어떻게 하려다가 오히려 조롱만 당한다는 얘기이다.
에피소드: 셰익스피어를 존경한 베르디는 셰익스피어의 작품으로 몇 편의 오페라를 작곡하여 존경심을 표현하였다. 오텔로는 그 중의 하나였다. 베르디는 오텔로를 끝으로 더 이상 오페라를 작곡하지 않기로 마음 먹었었다. 그러나 주위의 강권에 못 이겨 오텔로 이후 6년만에 활슈타프를 완성했다. 그가 80세 때의 일이었다. 그리고 얼마후 세상을 떠났다. 아마 당시의 의술이 오늘날과 같았더라면 베르디는 더 오래 살았을 것이고 (푸치니도 마찬가지) 그러면 ‘더 위대한 작품들이 나오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인생의 말년을 보내고 있는 베르디는 지금까지의 비극적 오페라를 마무리하고 코믹 오페라를 구상하였다. 새로운 세계로의 도전이었다. 그러므로 대본에 있어서도 지금까지 그 어느 것보다 신중에 신중을 기하였다. 대본을 맡은 보이토는 그 자신 작곡가였고 오페라 메피스토펠레를 내 놓았지만 실패로 돌아간 경험이 있다. 그로부터 보이토는 다른 오페라 작곡가들을 도와서 대본을 쓰는 일에 전념했다. 보이토는 나중에 메피스토텔레를 수정하여 내놓았고 성공을 거두어 오늘날에도 공연되고 있다.
상자에 들어가서 숨어야 하는 활슈타프. 영국판 배비장전이다.
줄거리: 15세기 초, 영국의 원저. 뚱뚱하고 고약한 존 활슈타프경(Sir John Falstaff)이 천박하게 생긴 두어 명의 한 통속과 함께 어슬렁거리며 마을의 가터(Garter)주막에 들린다. 늙어 기운이 없는 닥터 카이어스(Caius)영감이 주막에 뛰어 들어와 활슈타프에게 욕을 퍼 붓는다. 자기 집에 몰래 들어와서 하인들을 구타했으며 나중에 알고 보니 자기 지갑도 슬쩍 훔쳐 갔다는 것이다. 활슈타프는 그런 일이 없다고 잡아뗀다. 카이어스영감이 별다른 항의도 하지 못한 채 그냥 나가자 활슈타프는 마을의 부자집 부인네들인 포드(Ford)부인과 페이지(Page)부인이 자기에게 완전히 반한 것 같다고 하면서 그렇다면 어떻게 한번 해 보겠다고 장담한다. 활슈타프는 자기 주제는 생각하지 않고 두 아낙네에게 각각 연애편지를 쓴다. 두 아낙네는 자기들이 똑 같은 내용의 편지를 받은 사실을 알게 된다.
활슈타프가 보낸 편지를 읽고 있는 부인들
두 부인은 활슈타프가 자기들을 얕보고 저런 수작을 벌인다고 생각해서 골탕을 먹이기로 한다. 실은 두 아낙네뿐만 아니라 자기 부인들에게 치근덕거리는 것을 안 미스터 포드와 미스터 페이지, 늙고 힘이 없어서 대들었다가 아무 성과도 보지 못한 카이어스영감, 그리고 휀튼(Fenton)이라고 하는 젊은이도 활슈타프 골탕작전에 참여하기로 한다. 청년 휀튼은 미스터 포드의 예쁜 딸 난네트(Nannette)와 목하 열애 중이며 장래까지 약속한 사이이다. 휀튼은 장래 장모가 될 사람이 활슈타프라고 하는 주책없고 욕심쟁이에다가 천박하기까지 한 사람에게 무시당하는 것을 앉아서 볼 수만은 없다는 생각에, 그리고 기왕에 점수도 딸 속셈에서 참여키로 한 것이다. 여기에 활슈타프와 어울려 다니며 못된 짓을 하던 친구 두 사람도 언제 활슈타프에게 당할지 몰라 적극 가담은 아니지만 앞으로는 활슈타프의 일이라면 돕지 않기로 한다. 두 아낙네에게는 미스 퀴클리(Quickly)라는 친구가 있다. 수단이 좋은 아낙네이다. 이들은 한국의 배비장전을 참고로 하여 활슈타프와의 미팅을 마련하고 활슈타프를 골탕 먹이기로 한다. 포드 씨를 비롯한 몇 남자들도 변장을 하고 현장에 나타나 거들기로 했다. 이들은 의기충천하여 각각 맡은바 소임을 잘 하자고 다짐하며 유명한 9중창을 부른다.
미시스 포드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활슈타프 영감
제2막. 수단 좋은 미스 퀴클리가 주막집에서 활슈타프를 만나 미시즈 포드와의 미팅을 오후 2시에서 3시 사이로 약속했다고 하며 잘 해보라고 짐짓 격려한다. 남편 미스터 포드가 그 시간에 출타중이어서 간신히 시간을 만들었다는 설명도 덧 붙였다. 활슈타프는 은근히 흥분한 상황이다. 다음번으로 나타난 사람은 브룩이라는 사람이다. 실은 미스터 포드가 변장한 것이다. 브룩은 활슈타프에게 이 마을에 미시즈 포드라고 하는 아주 관찮게 생기고 돈도 많은 부인이 있다고 하면서 그 부인과 당신이 궁합이 잘 맞을 것 같다고 늘어놓은 후 만일 잘해 보고 싶은 생각이 있으면 로맨스에는 아무래도 돈이 필요하므로 자기가 무이자로 빌려주겠다고 제안한다. 활슈타프는 이미 미시즈 포드와의 미팅이 주선되었으니 걱정 말라고 한다. 이에 미스터 브룩, 즉 미스터 포드는 ‘아, 여자들의 변덕이란!’이라고 탄식하면서 짐짓 활슈타프의 능력에 경의를 표한다. 브룩, 즉 미스터 포드는 활슈타프와 미시즈 포드의 미팅에 나중에 잠시 인사나 나누기 위해 합석하겠다고 한다.
나테느와 펜튼. 비엔나 슈타츠오퍼. 베르디의 성악 앙상블은 진정으로 뛰어나다. 각각 다른 사람들의 음성을 독특하게 빛나게 하는 테크닉은 과거 모차르트가 이탈리아 스타일의 오페라인 '피가로의 결혼' '돈 조반니' '여자는 다 그래'에서 보여준 다성 하모니의 재현이다.
얼마후 미시즈 포드를 만난 활슈타프는 자기가 젊었을 때 얼마나 날씬하였는지 모르겠다는 둥 그저 그런 얘기를 늘어놓는다(실은 아리아이다). 그러는 사이에 진짜 포드씨가 집으로 돌아온다. 미시즈 포드는 성미가 불같은 남편이 갑자기 돌아 왔으니 이젠 죽었다고 하면서 활슈타프를 처음에는 벽장 속에, 그 다음에는 빨래 통 속에 숨도록 한다. 남편 미스터 포드는 들으라는 듯이 큰 소리로 자기 부인을 난리도 아니게 야단치고는 어떤 놈이 분명히 숨어있다고 하면서 집안을 샅샅이 뒤지기 시작한다. 미시즈 포드는 하인들에게 활슈타프가 숨어있는 빨래 통을 남편에게 발각되기 전에 어서 강에 던져 버리라고 지시한다. 그러면서 모두들 속으로 이 장난을 무척 재미있어 한다.
부인들이 팔슈타프의 장례식을 치룬다. 라 스칼라 무대
제3막. 다시 마을의 주막집. 강물에 빠졌다가 겨우 기어 나온 활슈타프의 속상한 심정은 술 몇잔을 마시자 좀 가라앉았다. 마담 뚜 역의 미스 퀴클리가 다시 나타나 미시즈 포드의 심정은 그렇지 않으니 다시한번 만나라고 설득한다. 이번에는 사냥꾼으로 변장하여 한밤중에 숲속 계곡에서 만나도록 한다. 미시즈 포드가 자기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다는 미련을 버리지 못한 활슈타프는 밤중에 사슴뿔과 두터운 사냥 옷을 걸치고 숲속으로 간다. 활슈타프 골탕 먹이기 작전 참여자 전원은 유령이나 요정으로 분장하여 이리저리 뛰거나 날라 다니면서 활슈타트를 공포에 떨게 한다. 이들은 평소의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활슈타프를 짓궂게 때려주기도 한다. 급기야 활슈타프는 눈물을 흘리며 자비를 구한다. 모두들 가면을 벗고 한바탕 웃음을 터트린다. 활슈타프만 웃을 형편이 아니다. 미스터 포드는 금번 작전에 성공적으로 참여한 휀튼과 난네트의 결혼을 승낙한다. 활슈타프가 마지막으로 ‘세상이란 원래 웃기는 것, 그 웃기는 세상을 위해 사람은 바보로 태어났다’(All the world's a joke, and man was born a fool.)라는 푸가풍의 노래를 부르는 중에 막이 내린다.
비엔나 테아터 안 데어 빈의 현대적 연출. 피날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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